[배구] 협회, `이경수 파동' 해법 모색

중앙일보

입력

대한배구협회는 18일 한전 본관에서 `이경수 파동'과 관련해 상임이사회와 전체이사를 잇따라 열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차세대 거포 이경수(한양대4)가 어떤 방식으로 실업팀에 가는 것이 옳으냐를 놓고 배구계의 명분과 현실을 모두 충족시키는 해법 찾기에 나서는 것. 이경수를 둘러싸고 실업과 대학 등 이해 당사자들간 대립이 첨예해 자칫 한국배구가 파멸의 늪으로 빠질 수 있어 이경수 문제는 한국배구의 미래이자 `뇌관'으로평가받고 있다.

우선 이경수 본인과 한양대 송만덕 감독은 "자유계약제가 아니면 유니폼을 벗겠다"는 단호한 입장이고, 우승에 목마른 현대캐피탈과 LG화재도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실업팀간 협약인 드래프트제 폐지로 기수를 돌렸다.

더구나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우승치 못한 LG화재는 "자유경쟁에 의한 스카우트가 아니면 선수를 뽑지 않겠다"고 밝혀 배구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에 맞서는 대한항공은 협회가 자유계약으로 돌아서면 팀을 해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에서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업계 불황으로 수천억의 정부 지원금을 받는 회사 사정은 접어두고라도 선수 하나 때문에 불의와 타협하는 협회와는 더 이상 손을 잡을 수 없다는자세다.

만약의 경우 대한항공이 해체되면 남자실업팀은 삼성화재 등 3개만 남게돼 당장 올겨울 슈퍼리그 개최가 어려워지고 배구계의 숙원인 프로화 작업도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

여기에 삼성 고위층 또한 "대한항공이 없어지면 배구팀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며 삼성화재에 팀 운영 재검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는 17일 한개정 대한항공 단장을 만나 "순리대로 문제를 풀겠지만 결과에는 무조건 승복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모든 결론은 이사회에서 나올 것"이라는 엄정 중립을 천명했으나 "어떤 제도를 바꾸더라도 후유증이 있어 이를 줄이는 데 노력해야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협회 일부는 계약금 상한선 폐지 등 자유경쟁을 가미한 드래프트제의 골격유지란 절충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