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계, 중국으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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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장비업계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대만, 일본 등에서 반도체투자를 축소하거나 설비를 줄이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대대적인 반도체 설비투자에 나서는 중국에 장비업계의 발걸음이쏠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클린룸 설비업체인 신성이엔지[11930]는 최근 현지인으로구성된 연락사무소를 중국 상하이(上海)에 세운데 이어 내년에는 직원들을 중국으로파견할 예정이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현재 해외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지만내년에는 60%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별 차질이 없을 경우 현지지사와 생산공장도 내년에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스캐비넷 및 세정장비 전문업체인 케이씨텍[29460]은 지난해까지 중국시장 매출이 미미했으나 올들어 중국 비중이 크게 높아져 전체 수출의 45%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대중국 수출액(240만달러)보다 많은 많은 370만달러어치의 수주를 중국에서 올렸다.

케이씨텍 관계자는 "다른나라의 반도체투자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중국은 장비업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금은 중국계 에이전시를 이용, 영업을 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직접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칠러(자동온도조절장치) 및 항온항습기(THC) 전문업체인 코삼[36170]은 국내 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올해부터 중국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그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코삼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중국시장에서 월 2억-3억원의 수주가 예상되며 내년에는 월 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장기적으로 수출의 절반 정도는 중국시장에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삼의 납품처는 현재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는 중국 상하이의 SMIC, GSMC 등으로 미국과 일본의 세계적인 장비업체들과 동반진출하고 있다.

트랙시스템 및 테스터 전문업체인 실리콘테크[47600]는 중국 상하이에 지사나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실리콘테크 관계자는 "남아있는 반도체장비 시장중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지나쳐서는 성장을 꾀할 수 없다"며 "중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날 경우 현지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의 쯔왕장(張江)첨단산업지구에서는 대만과의합작법인인 SMIC, GSMC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반도체 설비투자 붐이 일고 있으며상하이에서만 2010년까지 30개의 반도체 생산라인이 들어설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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