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주변 전셋값 강세 이유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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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요즘 전세시장에서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 이른바 명문 학군으로 꼽히는 지역보다 더 인기를 끄는 곳이 있다.

물론 절대적인 전셋값은 대치동이나 서울 양천구 목동 등 전통적 인기 지역에 비해서는 싼 편이다. 전셋값에는 학군 외에도 각종 기반·편의시설 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흥 인기 지역의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눈에 띌 정도다. 대학 수학능력평가 시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쉽게 출제되면서 대치·목·중계동 등 전통적 학군 인기 지역의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는 것과는 딴판이다.

자리 잡아가는 혁신학교

바로 혁신학교 주변 얘기다. 정부가 지정하는 혁신학교는 기존의 교육 환경에서 벗어나 보다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교육을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서울에만 초교 31곳 등 모두 61개의 혁신학교가 있다.

경기도에는 초교 20곳 등 총 41곳이 있다. 혁신학교는 정부 지원 덕에 일반교 교육비로 사립교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학부모 사이로 확산되면서 혁신학교 주변 전셋값이 뛰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같은 지역이라도 혁신학교 배정 여부에 따라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차이를 보인다. 실제로 혁신학교 중에서도 손꼽히는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보평초의 경우 이 학교 배정이 가능한 단지가 주변 다른 단지보다 전셋값이 1억원이상 비싸다.

보평초 배정이 가능한 봇들마을7단지 전용면적 84㎡형은 45000만원 선에 나오지만 주변 봇들마을2단지 같은 주택형은 34000만원 선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보평초 배정이 가능한 봇들마을7·8·9단지는 특히 겨울방학 때면 전세 수요가 줄을 설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은 추가 지정 없을 듯

광명시 소하동 구름산초 주변도 마찬가지다. 이 학교는 토론 방식의 커리큘럼을 핵심으로 운영 중인 혁신학교로 4명이 마주보며 문제를 토론하고 발표하는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학무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소하휴먼시아 등 주변 아파트 전셋값도 꾸준히 오름세다.

소하휴먼시아 5단지 전용면적 84㎡은 올 들어 5000만원 정도 올라 26000만원을 호가한다. 고양시 행신동 서정초 주변도 전셋값 상승세가 눈에 띄는 곳이다. 학교 주변 서정마을5단지는 서정초로 배정받기 위해 대기수요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아파트 전세가격은 입주 당시보다 두 배 이상 올라 전용면적 84㎡형이 26000만원 정도에 나온다. 혁신학교 바람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당분간 혁신학교 추가 지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12·19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예정자는 혁신학교의 확대보다는 혁신학교의 문제점을 수정·보완하는 쪽으로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혁신학교가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 수요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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