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웹 서핑] 프로바둑기사 조훈현 9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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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컨대 나는 인터넷 초보자다. 인터넷을 시작한지 6개월 남짓 밖에 안되는데다 웹서핑에 투자하는 시간도 얼마 되지 않는다. 타자 실력도 변변찮아서 가족들로부터 종종 놀림을 당한다.

내가 바둑포털업체 타이젬(http://www.tygem.com)의 주주이자 비상임 사장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포털엔 내 얼굴이 나오는 개인홈페이지(http://cho.tygem.com)까지 있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인터넷엔 굼벵이라니, 가족들의 장난섞인 핀잔에 대꾸할 처지가 못된다.

하지만 나라고 좋아하는 웹사이트가 없겠는가. 내가 심심찮게 접속하는 곳은 이게임넷(http://www.e-gamenet.com)의 마작게임이다.

마작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점은 알지만 마작은 내가 일본에서 바둑 유학할 때부터의 취미다. 온 몸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치열한 한 판의 바둑이 끝난 후 나는 역설적으로 또 하나의 승부 게임인 마작에서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그 취미가 그대로 인터넷으로 옮겨진 셈이다. 여기엔 부수익도 있다. 프로기사에게 필수적인 승부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료기사들의 동정이나 바둑팬들의 동향을 알려 주는 한국기원사이트(http://www.baduk.or.kr)도 즐겨 찾는다. 아사히신문(http://www.asahi.com) 등 일본어 사이트에도 간혹 접속하는데, 일본어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초보다보니 배우고 볼게 많아서 오히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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