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LG화재, "드래프트 땐 선수선발 보이콧"

중앙일보

입력

'거포' 이경수(한양대4) 영입을 둘러싼 실업팀들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LG화재 남자배구단은 15일 대한배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협회가 드래프트제를폐지하고 자유계약제로 환원하지 않을 경우 선수를 뽑지 않겠다"는 조건부 선수선발포기 의사를 통보했다.

LG화재는 공문에서 "95년부터 선수 선발과 관련해 불이익을 감수해 왔다"면서 "지난 2년간 실업팀간 전력 평준화의 장애물이었던 드래프트제 대신 자유계약제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구협회측은 "LG화재가 사실상 팀 해체 검토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으나 LG화재 노진수 감독은 "올해만 선수선발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팀해체는 아니다"고 해명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협회에 공문을 보내 드래프트제가 폐지될 경우에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팀 해체를 암시한 바 있다.

현재 이경수 영입을 위한 선수선발 문제와 관련해 현대캐피탈과 LG화재는 자유계약제 환원을, 대한항공과 삼성화재는 현행 드래프트제 유지를 고집하며 첨예하게대립하고 있어 자칫 이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수 하나를 둘러싸고 이해가 다른 양측이 이와 같은 '제로섬 게임'을 계속한다면 결국 남자실업배구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조영호 배구협회 전무이사는 "18일 전체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결론짓지 못하더라도 좀 더 시간을 갖고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