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권은주, 춘천마라톤서 다시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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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주(삼성전자)에게 한국 여자마라톤의 `희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은 지도 어느덧 4년. 97년 춘천마라톤에서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2시간26분12초의 한국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이래 온 국민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왔지만 거듭되는 부상으로 실망만을 안겨줬고 `희망'이라는 단어 앞에 얼굴을 들지 못했다.

그러던 권은주가 21일 열리는 춘천마라톤에서 한국 여자 마라톤의 가능성을 꿈꾸며 다시 뛴다.

연달아 세계기록이 깨지며 2시간20분대의 벽도 무너졌지만 2시간30분대의 기록조차 힘겨운 것이 한국 여자 마라톤의 현실. 그 이유가 마치 자신의 부진탓인양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지만 권은주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최고기록 경신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이 마라토너로서 인정을 받은 이 무대에서 발목 부상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을 확인하며 2시간30분대의 기록으로 완주해 자신감을 회복한다는 소박한 목표를 세웠다.

임상규 감독도 "이번 대회는 시험 무대"라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본격적인동계훈련을 거쳐 내년 봄에 한국 기록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권은주의 재기 무대라는 의미 외에도 마라톤 명가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코오롱의 자존심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여자부에서는 올해 동아마라톤에서 3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김옥빈(20.코오롱)과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재목으로 평가하고 있는 임경희(20)가 패기의 레이스를 펼친다.

남자부에서는 김제경(삼성전자)이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故 정봉수 감독의 `유작'인 지영준(코오롱)이 풀코스 데뷔전을 치른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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