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메르츠 은행 130년만에 첫 감원

중앙일보

입력

1백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4위의 코메르츠은행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원을 단행한다. 이런 결정을 내린 주인공이 올해 5월부터 경영사령탑을 맡은 클라우스-피터 뮐러(56.사진)회장이다.

코메르츠은행은 명성과는 달리 1992년부터 매년 주당 영업이익이 평균 4%씩 감소하는 등 경영부진을 겪어 왔다.

이 은행 이사였던 뮐러는 올해 지휘봉을 잡자 마자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발표부터 했다. 정보화시스템 구축작업도 취소시켰다. 이같은 구조조정으로 올해만 2억2천1백만달러의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그러나 뮐러는 이 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그래서 내린 조치가 전직원 4만명 가운데 프랑크푸르트 본사 직원을 중심으로 2천5백명을 감원키로 한 것이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단안이 코메르츠은행으로선 유례없는 일이지만 뮐러의 평소 발언으로 볼 때 어느 정도 예견됐다고 말한다. 그가 "경영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하면 감원도 할 수 있다"는 말을 심심찮게 해왔기 때문이다.

뮐러는 이번에 실적이 나쁜 자산관리.프라이빗 뱅킹 담당 이사를 물러나게 하는 등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는 한편 사내 인사를 우대했던 관행도 깨고 외부 전문가를 스카웃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66년 코메르츠은행에 들어온 그는 기업금융통으로 알려졌다.

홍수현 기자 shi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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