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철강업 3위업체 베들레헴 법정관리 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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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3위인 베들레헴철강이 심각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키로 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회사측이 지난 14일 저녁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으며, 법정관리를 통해 채무를 동결한 뒤 인수자를 물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철강업계는 1999년 이후 약 20개 업체가 도산하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했는데, 이중 베들레헴의 덩치가 가장 크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철강수요가 줄어들고 있으나 가격이 낮은 외국산 제품이 계속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과잉 탓에 현재 국제 철강시세는 최근 20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베들레헴철강은 올 상반기에 1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현재 현금이 1억달러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최근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로버트 밀러를 최고경영자(CEO)로 긴급 영입했지만 사태를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수입철강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 가드)를 발동하기 위한 예비단계로 현재 외국 업체들의 덤핑으로 미국 업계가 피해를 보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일본 철강업체들은 불황 극복을 위해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신일본제철(新日鐵) 등 일본 5대 철강회사들이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조강생산량을 1년 전보다 10% 가량 줄이기로 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 4~9월에 생산량을 2% 줄인 데 이어 이번에 감산폭을 더욱 늘리는 것이다.

신일철의 경우 올 10~12월 생산목표를 지난 7~9월보다 40만t 줄인 6백20만t 정도로 잡았으며, 내년 1~3월에는 생산량을 더 줄일 예정이다.

NKK.가와사키(川崎)제철.스미토모(住友)금속.고베(神戶)제강 등 4개사는 합쳐서 올 10월~내년 3월 생산량을 1년 전보다 1백30만t 줄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올 회계연도(지난 4월~내년 3월)조강생산은 2년 만에 다시 1억t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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