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인재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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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경기 침체로 기업체의 고급인력 채용이 크게 줄면서 국내외 유수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우수 인재들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으로 몰리고 있다.

15일 대덕연구단지 내 출연연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경우 이달중 신입 연구원을 공개 채용키로 하고 최근 정보기술(IT)을 전공한 석.박사 학위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원서를 접수한 결과, 60명 모집에 702명(석사 622명, 박사 80명)이 응시, 11.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응시자 중에서는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 등 국내 4개 대학 출신과 해외에서 학위를 받은 고급 두뇌가 전체의 16.7%인 117명이나 포함돼 있다.

ETRI 관계자는 "이런 경쟁률은 수시 모집을 통해 신입 연구원을 채용한 지난해와 단순 비교할 수 없지만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 치열한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이번 공채가 IT를 전공한 석.박사 학위자에 한정된 것임을 감안하면 관련 분야 인재 대부분이 응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도 지난달 말 실시한 박사급 이상 연구원 공채에서 18명 모집에 75명이 몰려 4.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같은 시기에 신입 연구원을 뽑은 한국원자력연구소도 30명 모집에 255명이 지원, 8.5대 1의 경쟁률 보였다.

이 밖에 지난 3월 신입 연구원을 채용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역시 각각 19.1 대 1(20명 모집에 381명 지원), 30대 1(5명 모집에 150명 지원)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고급 인력들이 출연연으로 몰리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체들이 고급인력 채용을 대폭 줄인 반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최근 2-3년간 구조조정을 마치고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라며 "이는 최근 출연연의 분위기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연합뉴스) 이은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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