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2002 핫이슈] 7. 투기 과열지구 아파트 분양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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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전매제한에서 풀리는 서울.수도권 알짜지역 아파트의 분양권이 올해 속속 시장에 나온다.

투기과열지구는 입지 여건이 좋아 대부분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곳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서울 전지역▶인천 부평 삼산1지구▶경기도 고양시 대화동.탄현동 및 풍동.일산2지구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지정 이후 분양받는 경우 1년간 전매가 금지되고, 지정 전 분양의 경우도 계약일로부터 1년간 한차례밖에 팔 수 없다. 따라서 지난해 과열지구에 나온 아파트 분양권이 계약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전매가 자유로워지게 됐다.

◇해제 임박 분양권도 썰렁=지난해 1월 분양 당시 최고 1백51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서울 상도동 삼성 래미안 3차(1천6백56가구)의 경우 이달 30일 전매가 되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42평형 분양권 값은 4억4천만~4억5천만원으로 분양가(3억5천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올랐으나 지난해 9월에 비하면 오히려 5백만~1천만원 떨어졌다. 상도래미안뱅크 부동산중개사무소 손형종 사장은 "재개발아파트인 이 아파트의 경우 전매가 자유로운 조합원분이 많아 그동안 이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져 왔다"며 "전매제한이 풀린다 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매제한 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분양권 값은 오리무중이다. 올들어 분양권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거래가 되지 않아 시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정도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지난해 4월 나온 동부센트레빌 45평형(1순위 경쟁률 3백56대 1)의 웃돈은 전매 제한 조치 이전과 비슷하다.

분양권 시장의 냉기 영향으로 불법 전매도 사라졌다. 서울 강남구 K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약서 공증 등을 통한 불법거래가 적지 않았으나 요즘 매수세가 줄면서 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 시세차익 힘들 듯=전매 제한이 풀리더라도 재개발.재건축아파트가 주류를 이루는 서울지역은 일반분양분 이 많은 20평형대를 제외하곤 전매제한에 따른 수혜를 받기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상대적으로 일반분양분이 많았던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공장 부지 일대 등은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부동산 시장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지난해와 같은 단기 시세차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개혁성향의 새 정부 출범, 경기 불안 등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 위축이 하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고양시 소망공인중개사무소 김근영 사장은 "경기 침체기에는 단기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하락할 가능성도 크다"며 "대출부담 없이 여윳돈으로 멀리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적극적인 매수보다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텐 커뮤니티 정요한 사장은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에선 전매제한 해제 2~3개월 전에 미리 중개업소에 예약해 둘 만하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전문가가 짚어본 체크 포인트>

★중도금 대출 부담 등에 따라 나온 급매물을 찾으면 싸게 살 수 있다.부동산값 상승기에는 급매물을 구하기 어렵지만 약세 때는 많다.

★중도금 연체, 가압류 또는 가처분 여부를 분양업체에 확인한다. 중도금이 연체돼 있으면 매매계약서에 '잔금지급 전에 연체된 중도금과 이자를 매도자가 완납한다'는 조건을 단다.

★턱없이 싼 분양권은 위험하다. 분양가 이하로 거래되는 것은 입지여건이 떨어지거나 분양가격이 높게 책정된 경우가 많다. 웃돈을 주더라도 입지여건이 좋고 로열층을 구입해야 더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입주 후 아파트 가격은 건설업체의 브랜드 가치와 교통.교육.문화시설 등 생활 기반시설에 따라 달라지므로 세심히 따져본다.

★분양권을 사기 전에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입지조건이나 발전 가능성 등을 점검한다. 신뢰성 있는 중개업소를 선택해야 뒤탈이 없다.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영업한 중개업소를 이용하는 게 좋다.

고종완 투자 체크 포인트 RE멤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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