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KBS1 '폴 뉴먼의 평결'

중앙일보

입력

■ KBS1 '폴 뉴먼의 평결'

폴 뉴먼의 평결 (KBS1 밤 11시20분) =원제(The Verdict) 의 앞 머리에 주연 배우의 이름을 덧붙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뉴먼의 빛나는 연기가 큰 몫을 한 작품이다.

언뜻 법정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재판관 앞에서 변호사들끼리 언쟁하는 장면보다는 폐인(廢人) 상태까지 갔던 주인공이 갱생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시드니 루멧 감독은 장면이나 대사를 화려하게 꾸미진 않지만 차분한 구성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갤빈(폴 뉴먼) 은 한 때 잘 나가는 변호사였다.그러나 어떤 사건에 말려 명성을 잃고 하루하루 술독에 빠져 나약한 생활을 이어간다.그러던 중 의료 과실로 식물인간이 된 여자의 언니가 병원을 제소한 사건을 맡게 된다.

별 사명감없이 사건을 맡은 갤빈은 막상 환자를 마주 대하고는 생각을 달리한다.갤빈은 스승이자 동료였던 노 변호사 미키(잭 워든) 의 협력을 받아 사건 해결에 나서지만 증언해 줄 의사가 상대편에 매수되는 등 난관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게다가 갤빈이 한 눈에 반해 깊이 사귀게 된 로라(샤롯 램플링) 도 상대편 변호사사무실에 고용된 '첩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뉴먼의 연기도 좋지만 비열한 변호사 역의 제임스 메이슨도 볼만하다.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자세히 보면 무명 시절의 브루스 윌리스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 EBS '거울 살인 사건'

거울 살인 사건 (EBS 오후 2시) =추리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깨어진 거울』이 원작이다.'제시카의 추리극장'의 주연배우 제시카 랜스버리가 탐정인 미스 마플로 출연한다. 엘리자베스 테일러.킴 노박.록 허드슨 등 쟁쟁한 배우들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하다.

전성기가 지난 여배우 마리나(엘리자베스 테일러) 는 정신박약아를 낳은 뒤 충격으로 정신쇠약증으로 몹시 고생한다.남편이자 감독인 제이슨(록 허드슨) 은 마리나를 주연으로 영화를 찍기로 한다.이들은 촬영지가 될 마을에 찾아와 파티를 연다.

그런데 파티에서 벱콕 부인이 독이 든 술을 마시고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골드 핑거'등 007 시리즈를 연출했던 가이 해밀튼이 감독했다.1980년작.원제 The Mirror Crack'd.★★★

■ MBC '꼬방동네 사람들'

꼬방동네 사람들 (MBC 밤 12시25분) ='고래사냥''깊고 푸른 밤''적도의 꽃'등으로 1980년대 한국영화계를 풍미했던 배창호 감독의 데뷔작.한 때 국회의원을 지냈던 이철용씨의 원작을 배감독이 멜로 드라마의 틀을 빌어 영상으로 옮겼다.

당시 정치적으로 억눌린 상황에서 사회비판적인 영화가 나오기 힘든 때에 도시 변두리를 살아가는 이들의 한(恨) 과 잡초같이 억센 생활력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안성기.김보연.김희라 주연. 1982년작. ★★★

■ BS '리셀 웨폰3'

리셀 웨폰3 (SBS 밤 10시50분) ='리셀 웨폰' 1.2편을 연출한 리처드 도너가 감독을,'스피드'의 감독 얀 드봉이 촬영을 맡았다.

전편을 능가하는 화려한 액션이 볼만하다.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의 호흡이 훨씬 농익었고 전체적으로 스태프들의 팀웍이 좋아진 듯하다. 영화 도입부의 건물 폭파 장면은 특히 박진감 있다. 92년작. 원제 Lethal Weapon3.★★★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