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매리너스, 홈런 3방으로 끝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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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1차전의 타격 부진으로 인한 심리적 공황을 홈런포 3방으로 깔끔하게 날리며 5-1로 승리, 디비전 시리즈 성적을 1-1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62년생 동갑나기 투수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이날 경기에서 매리너스는 1회말에 제구력이 잡히지않은 인디언스의 선발 투수 척 핀리를 집중 공략, 손쉽게 승기를 잡았다.

매리너스는 1회말 스즈키 이치로가 핀리로부터 볼넷을 골라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이어 나온 2번 마이크 카메론이 핀리의 몸쪽 높은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레프트 펜스를 넘어가는 선제 2점포를 쏘아 올렸다.

매리너스의 집중력은 여기서 끊어지지 않았다. 3번 브렛 분의 중전안타로 다시 무사 1루의 찬스에서 4번 에드가 마르티네스는 핀리의 아웃코너 낮은 직구를 걷어올려 센터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투런포를 다시 터트려 스코어는 4-0.

5회말에는 선발타자로 나온 8번 데이비드 벨이 핀리를 상대로 다시 솔로홈런을 작렬시켜 5-0으로 멀찌감치 달아나며 인디언스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졌다.

인디언스도 찬스는 있었지만 그 찬스를 무산시킨 것이 오늘의 패인. 7회초 공격에서 5번 엘리스 벅스와 6번 짐토미의 연속안타로 선발 모이어를 강판시키고 7번 트래비스 프라이먼이 릴리프 제프 넬슨으로부터 볼넷을 얻어 무사만루의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8번 마티 코르도바가 친 타구가 유격수앞 땅볼이 되면서 6-4-3의 병살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1점을 뽑는데 그쳐 사실상 승기를 넘겨줬다.

매리너스는 제이미 모이어-제프 넬슨(7회)-아서 로즈(8회)-사사키 가즈히로(9회)로 이어지는 깔끔한 투수교체 패턴을 선보이며 단 6안타만을 허용해 불펜의 강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향후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이기는 경기에서의 교체 패턴은 이 날과 같을 것임을 엿볼수 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6이닝동안 산발 5안타만을 허용하면서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선발 모이어와 8번타자로 출전 3타수 2안타(솔로홈런 포함), 1타점을 기록한 3루수 데이비드 벨.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라는 속담이 이번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기대가 컸던 만큼 2차전에서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척 핀리 vs 제이미 모이어', 62년생 동갑나기 두 투수의 완급조절을 바탕으로 한 팽팽한 투수전을 감상하러 온 많은 팬들은 대 매리너스 통산 17승8패, 방어율2.81을 기록했던 핀리가 1회초에 예상밖으로 쉽게 무너지는 바람에 아쉬움을 접어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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