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54/55형 도태…'신형 폭풍전차' 실전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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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당국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관련 시설들을 포착해 집중 감시에 나섰다. 국방부 당국자는 21일 “한·미가 공동으로 여러 가지 영상 첩보를 분석한 결과 HEU 시설들, 농축 동향들이 식별된다”며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미국의 과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에게 공개한 농축 시설 외에 여러 가지를 보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감시 대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다른 국방부 당국자는 “해커 박사가 목격한 영변의 농축공장 이외의 시설은 영상정보로 획득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우라늄 광산이나 우라늄 광석 제련시설 등도 북한 핵활동의 동향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간한 『국방백서 2012』는 “2009년 외무성 대변인의 우라늄 농축에 대한 언급과 2010년 11월 우라늄 농축시설의 공개 등을 고려해 볼 때 HEU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전보다 북한의 핵활동이 진전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2년마다 발간되는 백서의 2010년판엔 “HEU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표기됐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 2년 동안 지상군 장비를 대거 보강하고, 전방지역 전력을 증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백서는 북한이 최근 전차, 장갑차, 야포를 각각 100여 문씩 늘려 전력을 대폭 증강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차의 경우 기존 T-54/55형 전차를 도태시키고 신형 폭풍 전차 등을 실전배치해 전투력이 훨씬 강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90개였던 사단의 숫자는 2개 줄였지만, 병력은 119만여 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방지역의 전력이 대폭 증강된 결과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다만 북한은 기존 5100여 문이던 다연장포와 방사포를 300여 문 폐기한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폐기된 장비 중 상당수가 140㎜와 170㎜포”라며 “사거리도 짧고 오래된 장비여서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서는 이 밖에도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 “1953년 8월 30일 설정된 이래 지켜져 온 남북 간의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으로 NLL 이남 수역은 대한민국의 관할수역”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는 NLL에 대한 공식적인 규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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