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포스트시즌, 명암 엇갈린 선수들

중앙일보

입력

'중요할때 한 방'.

팬들과 덕아웃에서 바라는 스타를 향한 기대다. 그러나 제 아무리 수퍼스타라고 해도 막상 힘이 필요할때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를 경우가 많다.

고개숙인 스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곳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그 해 최고의 선수들만이 뛰는 무대에서도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상반된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선수들로는 올시즌 세기의 홈런 쇼를 선보인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유명하다. 본즈는 페넌트레이스에서 3차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완벽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웃음띤 얼굴을 찾기 힘들만큼 부진했다.

현재 포스트시즌에 나가있는 선수들중에도 이런 징크스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대표적인 선수는 '킬러 B'로 유명한 제프 베그웰·크레이그 비지오(이상 휴스턴 애스트로스). 데릭 벨(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까지 포함했던 타선은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97, 98, 99년까지 세 번의 포스트시즌에서 3년내내 망신을 당했고 팀도 탈락했다.

새로운 시즌을 맞아 벨 대신 랜스 버크먼을 보강해 새롭게 탄생한 킬러 B는 애스트로스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상대는 기력이 쇠한 것으로 평가받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그러나 배그웰만이 7타석 5타수 3안타로 분전했을뿐 남은 두 선수는 각각 8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애스트로스는 홈에서 2연패를 당했다.

11일(한국시간) 포스트시즌 7연패를 당한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같은 케이스. 존슨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2승 7패 3.67. 운이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확실히 정규시즌보다 못하다.

반면 짐 토미(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매니 라미레스(현 보스턴 레드삭스) 등은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면 한층 빛을 발한다. 토미는 현재 디비전시리즈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8개의 홈런을 기록중이다.

인디언스가 거포 유망주 리체 섹슨(밀워키 브루어스)을 트레이드한 결정적인 이유도 토미를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라미레스 역시 지난 99년만 부진했을뿐 10월엔 보다 강력함을 자랑한다.

10월에 잘하는 선수가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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