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김영철, 원반던지기 6연패 위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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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육상 원반던지기의 간판 김영철(34.부국산업)이 전국체전 6년연속 정상에 오르며 또 하나의 '작은 역사'를 만들었다.

김영철은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82회전국체육대회 남자일반부 원반던지기에 전남대표로 출전, 51m41을 던져 서인철(강원.50m83)을 가볍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영철이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모두 10번째. 특히 96년 이후에는 한번도 정상을 내 주지 않았을 정도로 철옹성을 쌓았다.

그러나 김영철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고 경쟁자가 많을 때 기록이 향상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6연패를 일군 현실이 기쁘지만은 않다는 표정이다.

여기에는 세계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한국 원반던지기의 수준이 주는 서글픔과 함께 다른 프로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국민적 관심도 적고 생계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다시 운동을 하게 된다면 야구를 하고 싶다"는 말이 한국기록(55m91)을 보유하고 있는 그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 손이 크다는 이유로 광주체고(당시 전남체고) 1학년때 포환던지기로 육상에 입문한 그는 이듬해 원반던지기로 전향한 뒤 원반이 손 끝을 떠날 때의 짜릿함을 잊지못해 17년동안 필드를 지키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과의 격차 때문에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등에는 아예 출전도 해보지 못한 김영철은 내년에는 현역생활을 청산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에 도전해 봐야죠. 그리곤 일선 학교에서 유능한 선수들을 발굴하는 데 남은 인생을 보낼 계획입니다 (천안=연합뉴스) 체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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