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인디언스, 하위 타선에서 승부 갈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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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리블랜드 vs 시애틀 1차전 리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대결에서 올 시즌 전적 2승 5패로 뒤지던 인디언스가 매리너스를 '셧아웃'시키는 2001 포스트시즌 최초의 이변을 낳았다.

매리너스의 우세를 점친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인디언스는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바탕으로 매리너스를 5-0으로 물리치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시리즈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인디언스는 0-0의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 지속되던 4회초, 선두타자 3번 로베르토 알로마가 매리너스의 선발 프레디 가르시아로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렸다.

이어 나온 '타점기계' 4번 후안 곤잘레스는 가르시아의 한가운데 높은 직구에 타이밍이 늦었으나 힘으로 밀어부쳐 2루수 뒤를 넘어가는 행운의 안타를 기록, 0-0균형을 깨는데 성공했다.이후부터 가르시아의 제구력은 흔들려 5번 짐 토미는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가르시아의 볼은 한 가운데로 쏠리기 시작했다.

6번 엘리스 벅스의 3루 깊숙한 내야 안타가 이어져 무사 만루의 찬스.7번 트래비스 프라이먼과 8번 마티 코르도바의 연속 중전 안타가 작렬,3-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인디언스는 무사 만루의 찬스에서 선발 가르시아를 강판시킬 수 있었으나 후속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 더 이상의 득점을 추가하는데는 실패.

인디언스는 6회초 1사 1,2루의 찬스에서 디아스의 내야안타로 추가 득점,4-0으로 스코어를 벌리며 선발 가르시아를 강판시키는데 성공했고 8회초에는 엘리스 벅스가 좌중간 2층 스탠드에 떨어지는 금지막한 쐐기 솔로포를 터트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인디언스의 선발 바톨로 콜론은 최고 구속 159m/h에 달하는 묵직한 직구를 그 로케이션을 변경하는 단조로운 투구패턴만으로도 8이닝동안 6피안타와 2볼넷만을 허용하면서 10개의 탈삼진을 뺐는 뛰어난 피칭으로 1차전 승리의 '히어로'가 되었다.

인디언스 타선도 11개의 장단타로 세이프코 필드를 초토화시켜 콜론의 호투를 뒷받침했다.특히 벅스, 프라이먼, 코르도바, 디아스로 이어진 하위타선은 의외로 8개의 안타를 몰아쳐 사실상 '위타선의 응집력'에서 1차전의 승부는 판가름났다.

1차전 승리의 주역을 꼽자면 투수로는 콜론 타자로는 4타수 3안타(1홈런),1타점을 기록한 벅스를 꼽을 수 있다.

한편 매리너스의 '야구천재' 스즈키 이치로는 콜론을 상대로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팀이 기록한 6안타의 절반을 쳐내 '역시 이치로'라는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 2차전 양팀 선발투수 분석

인디언스는 좌완 척 핀리(8승7패 방어율5.54)이에 맞서 매리너스는 좌완 제이미 모이어(20승6패 방어율3.43)를 내세워 완급 조절능력을 갖춘 62년생 동갑나기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 척 핀리(대 매리너스전,승패없이 2이닝투구.방어율0)

정규 시즌동안 핀리가 매리너스와 맞붙어 선발대결을 펼친 적은 없고 단지 중간 계투로 등판해서 2이닝투구한 것이 올 시즌 대결의 전부.

핀리는 원정경기의 방어율이 7.32로 홈경기의 방어율 3.62에 훨씬 못미치는 기록을 보여 세이프코필드에선 고전이 예상된다.또 우타자를 상대로 한 피안타율이 0.299로 좌타자를 상대로 한 0.250보다 월등히 높으므로 매리너스는 선발 라인업 구성상 우타자 중심으로 2차전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볼카운트 2-0 이후의 승부에서 피안타율이 5할에 이르고 있다는 점은 핀리의 결정구가 그리 예리하지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유인구에 손쉽게 헛방망이질만 않으면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 제이미 모이어(대 인디언스전,2승0패,방어율0.64)

올 시즌 인디언스를 상대로 한 모이어의 성적에서 볼 수 있듯 한마디로 시즌 맞대결에선 인디언스의 강타선을 농락했다.

하지만 모이어에게도 약점은 존재한다.루상에 주자가 있을 경우에 모이어의 투구 안정성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점이 그것.모이어는 시즌 동안 루상에 주자가 없을 경우의 피안타율은 0.213이었음에 반해,루상에 주자가 있을 경우에는 0.290이라는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올 시즌 '인디언스 킬러'인 모이어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인디언스 타선은 루상에 주자를 출루시킬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모이어의 세밀한 투구 패턴에 교란을 줄 수 있는 변칙공격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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