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조망권 따라 '2억' 왔다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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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공원 등의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값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 조망권이 좋은 가구와 옹벽에 가린 저층 부의 값이 2억원 이상 벌어진 곳도 있다.

주택공급이 웬만큼 이뤄져 주거의 질을 따지는 수요 층이 는데다 가격 상승률도 높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이희연 전무는 "조망권이 좋은 물건은 찾는 이에 비해 매물이 적어 적정 가치 이상으로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단지 안에서 수급에 따른 가격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http://www.joinsland.com)

아파트 수요 층도 싼 값을 선호하는 실수요자와 주거의 질과 수익률을 따지는 투자 층으로 양분되고 있다.

◇ 강.산 조망권 값 비싸져=지난 5월 입주한 서울 용산구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40평형 가운데 한강을 볼 수 있는 곳의 매매값은 6억원을 호가하는 반면 한강이 보이지 않는 곳은 4억5천만~5억원 선이다.

지난 2월 조합원 동.호수 추첨 직후 한강이 잘 보이는 가구는 1억원 넘게 올랐지만 저층 부는 2천5백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대우 44평형도 한강 조망권이 좋은 곳은 5억5천만원을 부르지만 앞에 가려 한강을 볼 수 없는 곳은 3억5천만~4억3천만원이다.

한강조망권 값이 2억원인 셈이다.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42평형의 경우 남산 조망권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지난 6월 1억원에서 현재 최고 2억2천만원까지 벌어졌다.

내년 12월 입주하는 남양주시 와부읍 두산힐스빌 53평형은 한강조망이 좋은 남향 로열층은 1천만원의 웃돈이 붙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분양가보다 낮은 값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의왕시 내손동 반도보라빌리지는 전철역이 멀어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데도 모락산 조망권 덕에 분양권 프리미엄이 3천5백만~6천만원에 이른다.

최근 분양한 용인 죽전택지지구에서는 극동미라주와 한라프로방스Ⅱ가 근린공원과 한성골프장 조망권에 따라 분양권의 웃돈 차가 크다.

이달 말 공급하는 죽전 LG빌리지는 골프장 조망권을 내세워 다른 아파트보다 평당 분양가를 1백50만원 가량 더 받을 계획이다.

◇ 조망권도 옥석 구별이 필요하다=그러나 조망권을 얻기 위해 비싼 비용을 치르기 전에 실제로 강과 산을 시원스레 볼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조감도만 보고 구입했다가 입주 후 '반쪽 조망권'탓에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

우선 현장조사를 통해 조망 거리를 확인하는 게 좋다.

한강이 보이더라도 한강과 거리가 멀다면 입주 때 실망매물이 나와 조망권 프리미엄이 약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있다.

구리 토평지구는 한강과의 거리가 1.2㎞나 돼 앞 동의 높은 층에서만 멀리서 한강 줄기를 볼 수 있다.

앞 건물 사이로 겨우 조망을 할 수 있는 단지는 유의해야 한다.

9차 동시분양에 나온 서울 마포구 현석동 H아파트의 경우 밤섬현대아파트와 CJ빌라 등에 가리는 데다 층 높이가 낮게 설계돼 일부 가구에서만 건물 사이로 한강을 볼 수 있다.

조망권 프리미엄이 있더라도 분양가가 높다면 투자 수익률은 낮아진다. 통행량이 많은 곳은 소음 여부를 살펴야 한다.

강변북로변의 아파트는 한강 조망권은 좋지만 소음과 먼지공해가 심해 환경 프리미엄이 빛을 잃는 곳이 적지 않다.

성종수 기자 sjssof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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