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야오위7단, 방심의 역전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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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제1국
[총보 (1~260)]
白·중국 胡耀宇 7단 | 黑·중국 王 磊 8단

이 바둑은 결국 흑이 4집반을 이겼다. 20세의 신예 후야오위7단이 최후까지 젖먹던 힘을 다해봤으나 왕레이8단은 오히려 차이를 더 벌려나갔다. 종반에 강한 왕레이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다.

사실 이 판은 胡7단이 줄곧 앞서나갔다. 그러나 중앙 백대마가 너무 쉽고도 훌륭하게 수습되면서 그는 방심에 빠져든다.

이런 정도면 이기지 않았겠느냐 하는 기분으로 풀어진 수를 둔 것이다. 王8단의 무서운 추격전은 바로 이때 시작됐다.

<참고도>를 보자. 실전의 108부터 117까지를 다시 놓아본 것인데 여기가 바로 승부를 뒤바꾼 장면이다. 중앙 대마는 흑이 111로 지키면서 선수로 살았다.

이 대목에서 胡7단이 한번 힘을 내 113 자리에 붙여 흑의 실리를 파괴했더라면 백은 큰 차로 앞설 수 있었다.거의 결정타라고 할 수 있었다.흑이 A로 나와 B로 끊으면 C로 죽 몰아 줘버려도 하등 손해볼게 없었다.

그러나 胡7단은 112로 지켰고 실리의 요소인 113은 흑의 수중에 떨어졌다.

곧 이어 117로 공격당해 좌상귀를 잃고 역전당하고 만다. 경험 부족의 胡7단이 단 한순간의 방심으로 패배한 아쉬운 한판이었다.(2백60수끝, 흑4집반승)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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