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실종 설에 「나 여기 있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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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7일 신문마감시간을 몇 분 앞두고 UPI의「텔리프린터」가 요란스럽게「키」월남수상이 실종됐다는 미 확인보도를 전하자 각 신문사와 방송국은 초긴장 방송국들은 즉각 이를 보도했으며 신문사들은 이 실종 설이 사실이라면 1면「톱」으로 취급하기 의해 마감시간을 늦추고 속보를 목마르게 기다렸다.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9번의「쿠데타]가 일어났으며, 반정부음모가 있을 때는 종종 고위관리나 군장성들이 자기사무실에 나타나지 않는지라 외국기자들이 이들의 일거일동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7일 하루종일 아무런「스케줄」도 없이 수상실에 나타나지 않은「키」수장의 행방을 수상히 여긴 UPI기자는 그의 비서들과 측근자들에게 따졌으나 그들도 그의 거처를 모른다는 대답.
이기자가 쓴 문제의 실종기사는 삽시간에 전세계에 퍼지자 당황한 월남공보상과 심리작전상은 수상의 실종은 사실무근이며 단지 격무에서 오는 과로로 자택에서 쉰다고 해명했지만 기자들에게는 믿어지지 않았다. 보통 후진국의「쿠데타]가 처음에는 이런 식으로 시작되니까. 뒤늦게 이 뜻하지 않은 보도를 자기 집에서 전해들은「키」수상은 오후 늦게「사이공」시대로 를 활보,「쇼핑」까지 하며 자기가 건재 하다는 사실을 과시하였다.
「키」수상은 문제의 UPI기자를 부르면서『오늘은 내가「레이디·킬러」(난봉장이)가 아니라「루머·킬러」(소문을 가라앉히는 사람)가 됐지』라고 농담 섞인 한마디. 「키] 수상의 실종소동 촌극은 그가 일부러 대로를 활보함으로써 싱겁게 끝났지만 이 통에 골탕먹은 것은 신문사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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