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아듀! 빅리그"...칼 립켄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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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년 동안 그라운드에서 후회없는 삶을 보냈다. 이제 그토록 사랑했던 야구를 떠나 더욱 사랑하는 가족에게 충실하고자 한다. "

메이저리그 연속 출장 기록(2천6백32)을 보유한 '철인' 칼 립켄 주니어(41.볼티모어 오리올스)가 7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캠든야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통산 3천1번째였던 은퇴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립켄은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 4만8천여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났다.

1981년 데뷔 이후 오리올스 유니폼만 입었던 립켄은 수비 부담과 잦은 부상 위협에 시달리는 유격수로 뛰면서도 82년부터 98년까지 2천6백32경기를 연속 출장, '철인' 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3천 안타 - 4백 홈런 클럽에도 가입한 그는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네 차례 올스타전 MVP에 선정됐다.

립켄은 성실하고 근면하고 겸손하면서도 뛰어난 리더십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은퇴식에서 "그는 미국의 모든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이 보고 배우기를 희망하는 인물" 이라고 치켜세울 만큼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스타였다.

98년 연속경기 출장 기록을 스스로 중단한 뒤 잦은 부상에 시달린 립켄은 올시즌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며 명예로운 은퇴를 결심했다. 그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려는 수많은 팬들로 경기 입장권은 경매에서 최고 1천달러(약 1백30만원)까지 치솟았다.

립켄의 등번호 8번은 영구 결번으로 남겨졌고 그는 고향인 메릴랜드주 애버딘에 리틀야구 구장을 짓고 꿈나무들을 지도하며 '제2의 야구 인생' 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72개로 끌어올린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대타로 나섰으나 우전 안타를 기록, 홈런을 보태지 못했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1 - 0으로 꺾고 시즌 1백16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승(1906년.뉴욕 양키스) 타이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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