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 출시로 64MB메모리 PC `퇴출'

중앙일보

입력

오는 26일 예정된 윈도XP 출시로 상반기 국내 PC시장에서 주력 기종을 차지했던 기본메모리 64MB급 PC가 사라질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5930], 삼보컴퓨터[14900] 등 국내 주요 PC제조사가 윈도XP 출시에 대비해 이미 64MB급 PC를 단종했거나 내달중으로 생산을중단하고 128MB나 265MB급 PC만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로부터 사양을 주문받아 생산하는 저가형 PC `인터넷 맞춤PC' 기종에서 64MB급 메모리를 원하는 소비자가 없어 현재 128MB급 이상만을 주문받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윈도XP가 출시되는 이달부터 128MB급 메모리를 장착한 PC와 256MB급 메모리를 장착한 PC를 절반씩 생산키로 했으며 내달에는 512MB급 메모리를 가진 고급 PC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윈도XP와 펜티엄4가 맞물려 기본메모리의 용량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윈도XP를 사용해 본 전문가들에 따르면 윈도XP를 무리없이 사용하려면 최소 128MB급 메모리를 갖춰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달 64MB급 PC를 단종하고 전모델을 128MB급 PC로 교체했으며256MB급 PC 1개 모델과 국내 처음으로 판매하는 512MB급 PC 1개 모델 등 고급사용자를 위한 모델 2개를 이달부터 판매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64MB급 PC의 수요가 거의 없어 이를 단종했다"며 "윈도XP와 3차원 그래픽 게임,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무난히 사용하기 위해서는 128MB급 이상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제적으로 메모리 칩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PC업체들이 메모리 용량을 쉽게 증가시키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LGIBM은 펜티엄Ⅲ 기종의 일부 모델이 64MB급 메모리이긴 하지만 추가 생산을하지 않고 이달안으로 재고량을 소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메모리 용량을 증가시키는 데 생산비용 부담이 들지 않아 64MB급 PC를 단종했다"며 "윈도XP가 PC의 메모리 용량 증가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주컴퓨터[38960]도 지난 8월에 이미 64MB급 PC를 단종하고 현재 128MB급 PC만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안으로 생산비용면에서 경쟁력을 잃은 64MB PC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128MB급과 256MB급 PC가 주력기종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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