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 책광장] '나비를 잡는 아버지'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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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를 잡는 아버지(현덕 지음, 김환영 그림, 길벗어린이, 7천5백원) 〓땅을 매개로 신분이 다른 두 집안 아이들의 갈등과, 소작농 아버지의 애틋한 부성애가 리얼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진 동화. 먹색과 황색을 주조로 한 모노톤의 섬세한 그림들도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잘 잡아내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


◇ 까만 나라 노란 추장(강무홍 글, 한수임 그림, 웅진닷컴, 6천5백원) 〓1971년 서울대 교수라는 직업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떠나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나이지리아의 요루바족 추장이 된 농학박사 한상기씨의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는 동화. '타인' 을 위해 살아간 인물들을 그려갈 '웅진 큰인물 그림책' 첫 권이다. 유아용으로 내놓았지만 오히려 단어나 내용이 초등학교 저학년생 정도에게 적합할 듯 싶다.


◇ 호롱불(아트 슈피겔만.프랑수아 뮬리 기획, 김난령 옮김, 소금창고, 1만3천원) 〓만화잡지 스타일과 고전 동화가 만난 독특한 형식. 유대교의 우화를 차용해 교육과 문명이라는 주제를 다룬 '수탉왕자' 라든가 숨은 그림찾기나 퍼즐을 연상시키는 '이 그림 뭔가 이상하잖아' 등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가.삽화가들의 개성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앞뒤 표지 안쪽의 그림은 게임용이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책.


◇ 깡딱지(강무홍 지음, 양혜원 그림, 사계절, 7천원) 〓학기 초 새로운 짝과 사귀며 소박한 우정을 싹틔우는 아이들의 모습이 수채물감의 번짐을 이용한 아름다운 그림들과 함께 싱그럽게 느껴진다. 깡딱지-병뚜껑 가장자리를 돌맹이로 편 뒤 달리는 기차바퀴에 눌리게 해 빳빳하게 만든 딱지-를 매개로 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잔잔히 그려진다. '사계절 중학년 문고' 첫 탄.


◇ 여우 꼬리별의 전사/돼지풀꽃이 필 때면/바람을 따라 달려라(톰 맥커런 지음, 지넷 던 그림, 우순교 옮김, 소년한길, 각 권 8천원) 〓아일랜드 아동문학의 백미를 보여주는 '붉은여우 이야기' 3부작. 모피사냥꾼들의 총과 덫을 동반한 집요한 추적 속에 붉은여우의 3대에 걸친 생존투쟁을 극적으로 묘사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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