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문화와 사상의 '상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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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대한 문화적 탐구' 란 주제는 얼마나 흥미로운가. 너무나 통속적이고 대중적인데다가, 개인의 선호도를 넘어서 사회의 문화와 사상을 드러내고 상징하는 과정을 분석하는 것 말이다.

이 책 『패션의 얼굴』은 여성 의상과 남성 의상에서 화장품, 향수, 패션모델과 잡지에 이르기까지 패션의 영역에 속하는 모든 것을 논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옷을 통해 몸을 입는다" 가 이 책이 취하는 기본적인 관점. 그렇기에 사회 관습에 개인을 적응시키는 기제로서 패션을 분석하는 일을 책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인간의 몸을 사회화.외부화시키는 패션을 '바디 테크닉' 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이런 몸에 대한 관심은 패션과 몸 사이에 은폐와 노출이라는 숨바꼭질을 만들어 내며 이는 성적 매력을 부여하는 주요한 방법 중의 하나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패션사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서구의 유명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해 하이패션 위주로 기술된 패션의 역사에, 일상복과 비서구권의 복식을 또 하나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하이패션과 일상패션 사이의 갈등과 긴장 관계를 통한 패션읽기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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