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씁쓸한 피날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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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승11패, 방어율 3.50.

박찬호(28.LA 다저스.사진)가 올시즌을 끝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시즌 최종등판이었다. 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 박찬호는 배리 본즈에게 연타석 홈런을 내주는 등 4이닝동안 7안타 8실점(7자책)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상대가 전통의 라이벌 자이언츠였고, 본즈의 홈런 신기록 여부까지 걸려 있어 미 전역의 관심이 모아진 경기였지만 스스로 다짐했던 '유종의 미' 와는 거리가 멀었다. 초반 활발히 터진 팀 타선의 지원 덕분에 9 - 8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패전투수가 되진 않았지만 '특급투수' 다운 면모는 보여주지 못했다.

박찬호는 5 - 0으로 앞선 1회 말 선두 마빈 버나드에게 2구째 슬로커브를 던지다가 허리를 삐끗했고, 이후 위력을 잃었다. 2사후 본즈의 첫 타석, 볼카운트 0 - 1에서 바깥쪽 투심패스트볼을 제대로 구사했으나 본즈의 스윙이 워낙 날카로웠다.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꿔놓는 71호 홈런이었다.

박찬호는 8 - 4로 앞선 3회 말 첫 타자로 등장한 본즈에게 볼카운트 1 - 1에서 밋밋한 변화구를 던지다가 72호 홈런을 허용했다. 승리투수 자격을 위해 근근이 버티던 박찬호는 4회말 3점을 더 허용한 뒤 5회초 타석에서 대타 브루스 에이븐으로 교체, 16승의 희망을 접었다.

박찬호는 이날 시즌 36경기 출장에 35회 선발, 2백34이닝 투구, 2백18 탈삼진을 기록해 이들 부문에서 모두 자신의 기록을 경신한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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