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댓글센터 십알단 실체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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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통합당은 14일 대변인 브리핑에서 “마침내 ‘십자군 알바단’(십알단)과 ‘일간 베스트’(일베·보수 성향 네티즌이 이용한다는 온라인 게시판의 명칭)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공격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유사 선거사무실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을 단 혐의로 관련자들을 고발함에 따른 후속 공세다. 십알단이란 박 후보는 옹호하고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비방하는 댓글을 다는, 모 종교인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들을 말한다. 이 말은 ‘나꼼수’가 처음 썼다. 나꼼수는 이날 고발된 윤씨를 ‘십알단’의 지도자로 지목했었다. 그러자 민주당도 인터넷에 떠돌던 이른바 ‘십알단’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윤씨의 이름으로 된 수십 장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 미디어본부장 명함, 윤씨가 캠프 관련 인사란 사실, 해당 부서가 SNS 전략을 담당하는 곳이었다는 점, 임차료를 박 후보 캠프가 부담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논란이 돼 왔던 ‘십알단’의 존재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고문은 “불법 콜센터에서 진화한 신종 댓글센터”라고 새누리당을 야유했다. 2011년 4월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가 미등록 홍보원을 펜션에 모아 놓고 전화로 불법 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된 사례에 비유한 것이다.

 윤호중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에 적발된) 사무실이 ‘일베’나 ‘십알단’을 조종하는 사무실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며 “트위터에 ‘팔로어’나 ‘팔로잉’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유령계정’이 수천 개 만들어져 문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이 리트윗되는 현상이 있었는데 (십알단이) 활동한 흔적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했다. 윤 실장은 “그런 유령계정을 ‘로봇계정’이라고 하거나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달걀귀신’이라고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제기한) ‘안철수 테러설’이라는 것도 저희가 추적해 보니까, 소위 ‘일베’와 ‘십알단’이라고 하는 것을 통해 유포한 것이었고, 그것을 가지고 다시 또 총괄본부장이라는 사람이 ‘이런 테러설이 있다’며 자작극 운운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후보 캠프는 ‘십알단’은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란 입장이다. 안형환 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운영자(윤씨)에게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도 없고 운영비를 지원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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