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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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문예중앙이 우리 현대문학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두 거인, 미당 서정주 시인과 소설가 황순원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제1회 미당.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품집이 나란히 출간됐다.


두권은 21세기 문학의 새 길을 모색하기 위한 현단계에서의 텍스트로 적절할 듯싶다.

수상작인 박완서씨의 '그리움을 위하여' 를 표제작으로 한 『제1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품집』(수상자 박완서 외 지음, 중앙일보.문예중앙, 8천5백원) 은 본선에 오른 10편의 중.단편을 통해 우리 시대의 내면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이 소설들이 작품집에 게재되기까지 거쳐온 과정만 봐도 지난 1년간 발표된 한국 중.단편 소설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소설집을 빼꼼히 열어보면 유장한 필력의 최일남.박완서씨 등의 '노(老) ' 와 반고비 인생을 넘기고 있는 김원일.윤후명.박범신씨 등의 '장(長) ' 이 보인다. 여기에 성석제.이혜경.전성태 등 '청(靑) ' 의 작가들이 가세해 연배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인 정현종씨의 당선작을 위시해 고재종.김명인.김혜순.나희덕.송수권.정진규.최하림.허만하.황동규 시인 등 본선에 오른 10명의 시를 모은 『제1회 미당 문학상 수상작품집』(수상자 정현종 외 지음, 중앙일보.문예중앙, 7천원) 도 우리 시의 열정을 맛보기로 훑기에 제격이다. 일정한 서사를 지닌 소설을 읽는 맛과는 달리 "시가 노래라는 원초적 인식 아래 명민한 감각이 잘 드러나고 상상력과 이미지 사이의 역동적 힘을 보여주는" 이란 심사 기준에 부응하는 게재시들은 한국 현대시의 정부(政府) 격인 미당의 시편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인의 정서를 드러내는 수준작들이다.

시집 한 권 이상을 낸 시인 1천5백명이 지난 한 해 동안 펴낸 6천5백62편을 대상으로 한 사상 유례없는 선정 과정은 상상을 뛰어넘는 그 시도만으로도 과히 시적이며, 따라서 동시대 시인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심도깊은 시선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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