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선」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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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방송의 「공중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치열해 가고 있다. 금년엔 종래의 판도를 뒤엎는 현상까지 빚어냈다. 상업국의 대담한 진출에 눌려 관영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다. 상업국들은 또 그들대로 열전을 벌이고 있다.
금년 11월 현재 정부의 방송청취율조사에 따르면(서울중심으로) JBS(중앙라디오방송)가 30%로 최고율의 전파를 장악하고 있으며 그 뒤를 DBS(동아=27.8%)가 따르고 있다.
문화방송은 17.5%, KBS가 17.4%의 순위이다. 「클래식·서비스」가 많은 기독교방송은 2.7%. 아뭏든 이런 상황은 방송「프로」의 「매너리즘」이나 안일한 평가에 반발하게 했다. 걸핏하면 「프로」개편이 단행되고 또 그것은 「아이디어」의 일대「챔피언쉽」을 노리고 「모니터」전쟁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틈바귀에서도 방송윤리는 용케 궤도의 순행을 저마다 기도했다. 「방윤위」의 집계는 작년보다 66건이나 적은 [낙진]을 지적하고 있다. 그만큼 「자율」의 긍지가 높아진 것이다. 이것은「방송가요심의회」「방송드라머자문회」가 이즈음에 발족했다는 사실과 함께「해피·뉴스」다.
「프로」의 경향도 퍽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라디오」가 「혼자 떠드는」 식의 편성은 벌써 낡은 「아이디어」로 치부되고 있다. 금년엔 청취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리퀘스트·프로」들이 경쟁이나 하듯 서로들 대폭으로 늘여놓았다. 그밖에 「프로」들도 어느 때보다 생활적이고 가정적이다. 「홈·스위트·홈」을 파고드는 작전들이다. 역시 생활인들의 「필드·워킹」속에도 그 작전은 퍼지고 있다. 「택시」운전사나 「이용인」들을 위한 「서비스·프로」가 그 예.
한·일 「무드」의 「붐」속에서 금년처럼 [왜색]타령이 쏟아진 해도 없다. 때로는 「신경과민」할 정도로 서로 「순결성」에 집착하려 드는 일까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청교도」적인 자각은 「고운 노래」「밝은 노래」를 많이 퍼뜨려 놓았다.
KY는 어느 때나 한결같이 「고고한 음악에의 길」을 산책한다. 「저속」을 멀리한 [선도]에는 박수를 보낼만하다.
그러나 밝은 이야기는 가요부문에서 그치지 않는다. 「코미디언」들의 유쾌한 1년이 역시 65년이었다. 「서영춘 최고의 해」를 이룰 정도였으니까. 「익살꾼」들의 독무대는 「쇼·스테이지」도 「스크린」도 아닌, 「네트워크」였다. 서영춘 곽규석의 「프로」는 「성우의 전성기」에 도전-아니, 압도했다.
시사「뉴스」도 「고지」식은 벗어났다. 「드라머틱」한 「터치」로 「아나운서」들이 멋지게 처리하는 수법들이 생겼다. JBS의 「매스콤·센터」를 활용한 시도였다.
「텔리비전」도 관·민국이 서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JBS·TV는 복작거리던 환경을 벗어나 새 옥사로 옮겨 앉으면서 풍성한 시설과 분위기를 누리게 되었다. KBS도 역시 국영을 「백본」삼아 시설의 확충에 노력한다. 그러나 「탤런트」나 「활보」의 능력은 아무래도 민방편이 훨씬 유리한 입장이다. VTR의 등장은 TV「스크린」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재단하고있어 지루하질 않고.
한가지 어두운 구름은 아직도 해안을 따라서 북한방송이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출력의 증강은 66년의 큰 과제로 이월한다.
또 다른 한가지는 민방의 지방확장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제한되고 있는 의혹이 풀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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