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세모…바쁜 걸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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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사다난했던 을사년도 막을 내린다. 두 동강이가 난 국토 통일의 숙원, 그 밖의 이루어야 할 많은 숙제를 그대로 안은 채 또 한해를 보낸다. 총총이 저물어 가는 세모의 거리엔 삶에 쫓기고 일에 바쁜 발걸음들이 숨가쁘게 내닫고 있다.
돌이켜보면 겨레의 진통이 큰 을사년이었다. 한·일 협정을 에워싼 소용돌이, 사상초유 외국 지원부대파견, 60년래의 혹심한 가뭄과 홍수, 갖가지 흉악사건 등. 일제의 굴레를 벗은 지 20년이 되었지만 하루도 시름을 놓을 수 없었다.
이제 14년이나 끌어오며 승강이하던 한·일 문제도 매듭짓고 일장기가 서울한복판에 나붙게됐다. 해마다 소원이지만 오는 새해에는 통일을 이룩하고 온 겨레에게 만복이 깃들이기를 경건히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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