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가의 원천지 「비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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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고요한밤」노래의 원천지인 「오스트리아」의 성탄절은 성탄일 4주전의 강림절부터 시작된다. 수도 「빈」시청 앞에는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크리스트·바움」으로 그해 해당된 주에서 가장 웅장하고 싱싱한 「탄넨바움」(전나무) 을 잘라 강림절 첫 주일에 세워진다. 그런데 이곳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12월 5일 밤에 「크람푸스」(악마의 사자)가 든 두 뿔과 긴 붉은 혀, 큰 두 눈알을 가진 시커먼 생김새로 그해 부모 말을 잘 듣지 않은 어린애들에게 찾아와 밤새도록 나쁜 어린애들에게 채찍질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6일 새벽에는 성「니콜라우스」할아버지가 착한 어린애를 찾아와 선물을 주고 간다나. 성탄절에 세계 방방곡곡에서 울려 퍼지는 고요한밤, 거룩한밤의 노래의 원천지인 「살츠부르크」주 「안스도루푸」와 「오반도르푸」를 기자는 찾아 그 유래를 알아보았다. 1770년대 「안스도루푸」엔 불과 20여 호의 집뿐이었다. 이 마을에 있던 교회 사찰(메스너) 은 1807년 소학교로 인가되었고 처음으로 취임한 선생이 20세의 「프랑츠·그루베르」씨였다.
1818년 성탄절을 앞둔 어느 날 「그루베르」 선생은 성당 쥐새끼들이 「오르간」을 갉아먹어 소리가 안 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는 밤새 한 곡을 작곡하고 이 성당의 보좌신부「조셉·모르」씨는 생전 처음 시를 썼다. 드디어 성탄 밤 이들은 「그루베르」가 치는 「기타」반주에 맞추어 「고요한밤」을 소리 높이 불러댔다. 그 후 「그루베르」는 무료로 성당 「오르간」을 고쳐준 수리공에게 감사의 뜻으로 이 곡을 선사했다.
얼마 후 이 곡은 「라이프지히」에서 「베를린」 대 성당 성가대에 의해 왕 앞에 합창 되었을 때 왕보다도 온 백성들이 이 아름다운 무명의 성탄가를 사랑하게 됐고 즐겨 부르게 됐다. 24년간 가난한 마을에서 소학교 선생을 지낸 「그루베르」 는 약 40년 후에야 자기 곡이 유명해진 것을 알게됐다. 1865년 일생을 마칠 때까지 90여 곡을 작곡했고 「할라인」이란 소도시의 성당 합창 지휘자로 지냈다. 오원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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