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남편이나 어머니의 호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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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상관·선배·은사 등의 부인을 「사모」님이라 하는데, 그렇다면 이들의 부군, 어머니를 어떻게 호칭합니까? ②형·형님·선생님의 호칭도 뉘앙스가 다른데? <충남 홍성군 광천읍·계림목장·김목부>
【답】① 「사모」란 원래 「사부」의 대어, 곧 예전 「군·사·부 일체」의 관념에 비겨 「가르침의 깊은 은혜를 입은 스승」을 높여 「사부」(「스승아버지」 「스승이자 아버지」, 「스승의 아버지」가 아님)라 하고 그의 아내를 같이 높여 「사모」(「스승 편으로 준 어머니, 「스승의 어머니」가 아님)라 함인데, 엄격히 말하자면 「스승의 아내」에게만 쓰여질 말이나 최근(아마 해방 후) 상관·선배 등의 부인에게까지 널리 이 말이 쓰여집니다. 워낙 제격의 용어가 아니니 만큼 그 유래는 다소 아유의 기풍을 나타냄이 사실이나, 과히 탓할 것도 없는, 감칠 맛 있는 호감을 주는 말이라 생각됩니다. 부인이 「사모님」이니 그 남편이야 이론상 「사부님」이라야 하겠으나 「사부」는 어감이 딱딱하여 쓰여지지 않으매, 그저 「선생님」쯤이 좋겠지요. 그리고 그의 「어머님」을 뭐라 부를까가 문제인데, 「사모」의 뜻을 「스승의 어머니」로 오해하여 「사모님」이라 해서는 큰 실수. 그렇다고 「사할머님」이라 할 수도 없고 하는 수없이 늙지 않은 부인이면 그저 「어머님」. 노부인이면 「할머님」 하는 수밖에 없겠지오.
②다음 「형」 「형님」 「선생님」의 구별은 상식적으로 판단되지 않겠읍니까. 요컨대 정작 형제간이 아닌 남남끼리의 애칭·경칭인데, 「형」은 평교 내지 그 이하(편지에선 연하 자에도 「형」)에 범연히 쓰는 말이요, 「형님」은 예전엔 「10년 장지 형사지」라 했으나 지금은 4, 5년 내지 10년 장쯤의 평교 이상 특히 자별한 뜻을 표하는 존칭 겸 애칭이요, 「선생님」은 준 스승격의 10년 장 이상의 존장에 대한 경칭이 아니겠읍니까.<문박 양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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