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해군812·51함|부두엔 그리운 얼굴들|흥겨운 가락타고 만국기 펄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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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월남해역에서 7개월동안 비둘기부대·맹호부대·청룡부대의 군수물자수송 및 경비지원작전을 마치고 해군812함(LST)이 1일 상오 10시30분 진해에 무사히 돌아왔다. 함장 김삼중중령이하 1백15명의 812함 승무원과 51합(TCE)등을 맞는 진해군항제 1부두에는 아침 일찍부터 그리웠던 남편, 아들, 아우와 형을 기다리는 가족들로 붐비고 있었다.
날씨는 쌀쌀했으나 하늘은 맑았고 파도 또한 잔잔했다.
기함 91함을 비롯한 여러 함정과 VICTORY라고 영어로 뱃머리에 쓴 상륙 주정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입항하는 812함, 51함의 뱃머리에 해군살수함이 물을 뿌리며 그들을 맞이하는 길을 닦아주었고 진해만에 정박중인 각가지 함정들은 만국기를 달고 이들을 환영했다.
흥겨운 농악대의 가락과 해군 및 해병대의 국악대가 연주하는 군악이 울려퍼지는 속에 서로 껴안고 볼을 비비는 늙은 어머니와 시꺼멓게 탄 얼굴의 아들, 그리고 남편과 아내의 반가와 하는 흐뭇한 모습이 여기저기 빚어졌고 "오, 참 컸구나"하며 어린 아들을 높이 치켜들고 웃음꽃을 피우고 젊은 장교 옆에서 그의 아내는 기쁜 얼굴에 눈물진 웃음을 그리기도 했다.
제2부대에는 함명수해군참모총장, 김영관한국함대사령관등 많은 인사들이 돌아온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박수를 보냈다.
지난 3월3일 부산항에서 비둘기부대를 싣고 출항, 4월15일 월남에 도착한 이래 지난 11월17일까지 [다낭]·[퀴논]·[나트랑]·[자이공]등 월남해안선을 따라 1만3천3백여[마일]을 항해하며 1만5천여[톤]의 군수물자를 수송하고 아울러 해안경비까지 마치고 전원 무사히 돌아온 812함의 함장 김삼중중령은 "지난 4월중순께 월남[퀴논]에서 하역작업을 하고 있을때 월남경찰로부터 [베트콩]]들이 [티·엔·티]를 싣고와서 함정과 부딪쳐 침몰시킬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밤잠도 못하고 꼬빡 열흘동안을 뜬눈으로 경비했다"고 고생담을 털어 놓았다.
또한 고기곤(27)하사는 "월남의 [다낭]이나 [나트랑]에는 부두가 없어서 하역작업을 하면서 부두까지를 만들어주었다"고 자랑하면서 "지금도 우리의 손으로 만든 부두가 있는 [다낭] 이나 [나트랑]항구는 눈앞에 선하다"고 벌써 월남에 그리움을 보냈다. 그리고 정평화(31)중사는 "우선 햅쌀밥에 김치를 실컷 먹고 마음놓고 잤으면 좋겠다"고 검게탄 얼굴에 흰 이를 드러내며 웃어보였다.
1백63일동안에 아내로부터는 91통의 편지를 받았었다는 주영배(30)중사는 "본국의 사정을 몰라 몹시 궁금했다"면서 "신문을 빨리 볼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병들은 "아직 월남에서 한국PX의 혜택을 받지못해 돈을 많이 쓰게된다"고 불평을 말하면서 본국에서 보내오는 위문품엔 항상 감사했지만 학교나 단체에서 집단으로 보내오는 위문품을 받을 때는 그 위문품을 보내기 위해 국민학교나 중학생들이 돈을 내느라고 애썼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언짢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돌아온 해군장병들은 11시 제2부두에서 간단한 환영식이 끝난 다음 진해시가를 행진했고 곧 가족들과의 즐거운 자유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한국함대 당국자는 월남에서는 아직도 우리 해군 함정3척이 계속 군수물자 수송과 경계임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812함에서 장병칠·이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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