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대, ‘소프트웨어 우수인재 양성 대학’ 명성 날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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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형 스키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제10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공모대전’ 결선에 오른 한기대 ‘판타스키팀’의 임은정(맨 왼쪽·컴퓨터공학부 4년)씨가 연구에 동참한 학부생들과 함께 시뮬레이션을 시현하고 있다. [사진 한기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총장 이기권)가 전국적으로 권위 있는 소프트웨어 공모대전에 출전,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기대는 지난달 29일 서울 상암동 누리콤 스퀘어에서 열린 ‘제10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가 주최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공모대전은 단체상과 개인상으로 나눠진다. 단체상은 이전 대회 실적과 함께 가장 많은 작품을 결선에 진출시킨 대학에게 주어진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국 대학에서 400개 팀이 참가해 78개 팀이 결선에 진출했다. 한기대는 이 가운데 무려 7개 팀이 결선에 진출, 최우수대학의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된 한기대에 이어 한국외대(6개 팀 결선 진출)와 건국대(5개 팀 결선 진출)가 다수의 팀을 결선에 올려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지경부는 결선에 진출한 한기대 7개 팀을 포함해 모두 78개 팀 가운데 우수한 작품을 선정, 이달 중순 개인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키 체험 작품인 ‘Variety Ski 2012’로 결선에 진출한 체감형 스키 시뮬레이터는 현실에서 스키를 탈 때 느끼는 감각을 공간과 시간에 상관없이 실제와 흡사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김상연 교수 연구팀은 모터를 이용, 스키를 타는 사람을 좌우 또는 전후로 이동시켜 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실제 스키를 타며 좌우 이동 시 느끼는 가속감과 슬로우프 하상 시 가속감, 경사면에 따른 기울기 등 3가지에 초점을 맞춰 해외 논문과 국내 논문을 찾아 이론과 실제 현실감각을 연계, 시스템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앞서 지난 2010년 8회 대회 때에도 김상연 교수 연구팀이 출품한 ‘체감형 카약게임’이 영예의 대상(개인상)을 받아 상금 2000만원을 받았다. 당시 컴퓨터공학부 윤지환·김재민·윤인호·천창현씨가 개발한 작품이다. 물 위에서 카약을 즐기는 것과 같이 느끼는 체감형 시스템(햅틱 카약 시뮬레이터)으로 노를 젓는 방향으로 카약이 움직이고 파동에 따라 카약이 요동치는 햅틱 느낌을 그대로 전달받을 수 있는 원리다. 이와 함께 김 교수가 지도한 ‘시각 및 촉각 정보를 활용한 몰입형 레이싱게임’ 역시 장려상을 받은 바 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공모대전’에서 대상을 받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굴지의 대기업을 갈수 있는 혜택이 주어질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실제 2010년 작품을 만든 학생 4명 가운데 3명은 삼성에 취업했으며 나머지 1명은 대학원(김상연 교수 연구실)에 진학했다. 이듬해인 2011년 대회에서도 김상연 교수 지도로 컴퓨터공학부 학생들이 개발한 ‘서부형 슈팅게임’이 장려상(상금 200만원)을 수상했는데 이 작품의 경우 국제학술대회와 스코퍼스(국제논문인용색인)급 국제저널(Lecture Notes in Computer Science, Lecture Notes in Electrical Engineering)에 논문으로 게재되기도 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하는데 공헌한 김상연 교수는 “방학도 반납하고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에 노력한 학생들의 땀이 최우수상을 받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며 “학생들의 노력이 곧 대학의 발전과 인재양성에도 부합하는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한기대가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학생들을 배출하고 있는 점이 대외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앞으로도 학생들을 잘 지도해 미래의 엔지니어를 길러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키 체험 작품을 출품한 임은정(컴퓨터공학부 4)·박원형(컴퓨터공학부 대학원생)씨는 “컴퓨터공학뿐 아니라 기계 등 다른 전공분야의 지식을 접목시키고 실제 스키장에도 가보면서 작품을 제작하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전반적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었다”면서 “개인상 심사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전자기기 시스템에 내장돼 제품에 요구되는 특정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휴대폰·텔레비전·세탁기·엘리베이터와 같은 제품 안에 내장된 시스템에서 하드웨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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