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수도권 표밭 집중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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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6일 경기도 안산시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유세 지원에 나선 조카 은지원씨가 박 후보 뒤에서 박수 치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열흘째인 6일 안산·부천 등 경기 서남권을 찾았다. 지난달 2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세 번째 수도권 방문이다. 박 후보는 7일에도 서울 강북 지역을 도는 등 남은 선거운동 기간의 절반을 수도권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지지층은 상당 부분 결집했다는 판단 아래 최대 표밭인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이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정권교체’ 구호에 대응해 ‘책임 있는 변화’를 내세웠다. 그는 경기도 안산시 중앙역 앞에서 유세차에 올라 “이번 대선은 책임 있는 변화와 무책임한 변화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변화를 가장해서 국민을 분열시키는 무책임한 변화는 민생을 더 어렵게 하고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이 되면 국민의 애환을 챙기는 현장 대통령이 되겠다. 가계부채·전셋값 등 민생부터 챙기겠다”며 ‘민생정부’를 강조했다.

 수도권을 겨냥한 공약들도 제시했다. 수도권 전철역 주변에 임대료를 대폭 낮춘 ‘행복주택’을 건설하고, 낙후된 도심을 재건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식이다. 박 후보는 성남 모란시장 유세에선 “뉴타운 사업의 진행이 어려운 지역이 있다. 이 경우 뉴타운을 해제해도 자체적인 주거환경 관리사업이 가능하도록 예산을 편성해 적극 지원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박 후보는 문 후보를 직접 거론한 네거티브는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민주당 정부가 등록금을 역대 최고로 폭등시켜 놓았다”거나 “민주당 정권이 붕괴시켜 버리고 무너뜨린 중산층 복원을 제 정책의 제1과제로 삼겠다”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을 겨냥한 공세를 계속했다. 그는 연설문을 손에 들고 담담하게 연설하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연설 도중 “4대 악을 뿌리뽑겠습니다”는 대목에선 주먹으로 단상을 세 차례 내려쳤고, “5살까지는 국가가 보육을 책임지겠습니다”고 할 때는 손가락 5개를 쫙 펴는 식이었다.

 몸동작이 커진 박 후보의 유세에 대해 수행단 관계자는 “박 후보의 연설이 다소 단조롭다는 지적이 있어서 적극적인 동작을 보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유세에는 박 후보의 5촌 조카인 방송인 은지원씨도 동행했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빨간 목도리를 맨 은씨는 박 후보보다 먼저 무대에 서서 “감사한다. 사랑한다. 믿고 도와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은씨에 이어 단상에 오른 박 후보는 그의 손을 잡고 웃었다.

 당에선 문 후보에게 다소 밀린다고 평가되던 수도권 지역 판세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 또는 우세 양상으로 바뀌면서 수도권 공략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는 유세 동안 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의 회동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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