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새내기 가드 "코트가 좁아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요즘 프로농구 감독들은 쓸 만한 가드가 없다고 불만이 많다. 5년쯤 후면 이런 불평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고교졸업반 선수들 중 가드는 대풍년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졸업도 하기 전에 농구대잔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세대에 입학하는 김태술(부산동아고)이 가장 돋보인다. 체구는 작지만 눈짓과 발동작으로 상대를 속이고 현란한 드리블과 상대 수비를 한번에 깨는 패스로 코트를 활보한다. "강동희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태술의 아기자기한 스타일은 실제로 17년 전 농구대잔치에 첫선을 보인 강동희와 닮았다.

역시 연세대에 입학하는 슈팅가드 이광재(용산고)도 재목으로 꼽힌다. 왕년의 여자농구 스타 홍혜란의 아들로 예쁘고 재간이 넘치는 농구를 한다.

중앙대에 입학하는 정병국(제물포고)은 청소년대회에 출전하느라 팀 훈련을 거의 못했으면서도 주전자리를 바로 꿰찼다.

고교시절엔 별로 빛을 못 봤으나 농구대잔치에서 서너살 많은 형들을 상대로 내.외곽에서 30득점에 가까운 공격력과 패스 능력을 보였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직하고 안정된 경기 운영이 장점이다.

고려대는 고교 명문 휘문과 용산의 포인트가드인 신제록과 임휘종을 데려왔다. 신제록은 힘과 신장(1m91㎝)이 좋고 폭발적인 득점력에 자신감이 철철 넘친다. 임휘종도 좋은 체구와 안정된 경기력으로 거함 고려대의 부활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두 선수 모두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 역할을 겸비할 수 있는 다재다능형이다.

건국대의 슈팅가드 정영삼(계성고)과 단국대의 박구영(삼일상고), 명지대의 정정구(명지고), 동국대의 박세원(부산중앙고)도 벌써부터 소속팀 감독으로부터 "팀의 대들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