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박원순' 한판 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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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이석연 사무총장과 참여연대 박원순 사무처장이 시민운동 방향을 놓고 한판 붙었다. 대표적 시민운동가로 꼽히는 두 사람이다.

1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민운동발전을 위한 대토론회' .

충돌은 '시민단체의 정치 참여' 대목에서 빚어졌다.

李총장은 "지역갈등 구도가 엄존하는 후진적 정치풍토에서 시민단체의 정치참여는 시민운동의 방향감각을 상실케 할 우려가 있다" 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정파.정당과 연계해 시민운동의 방향을 왜곡시키면서 공직에 진출하는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총선때 낙선.당선운동을 주도한 참여연대를 겨냥한 듯한 발언이었다.

이에 朴처장은 "시민들의 영향력 증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체계적인 참여방법과 수단이 강구돼야 한다" 고 맞받았다.

낙선.당선운동에 대해 그는 "유권자 운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변론하고 "시민단체가 2만여개에 달하는 만큼 정치참여가 다원성을 띄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연대기구화도 쟁점이 됐다.

"시민단체들이 윤리강령을 만드는 등 같이 활동하고 논의하는 공간과 기회가 필요하다" 는 朴처장을 李총장은 "상설적 연대기구를 만들어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센세이셔널하게 밀어붙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고 비판했다.

이런 대립은 끝내 "李총장의 집요한 시민단체 비판은 일종의 상업주의" (朴처장) "나에 대한 모든 비판의 근원은 朴처장" (李총장) 등의 상호 공격으로 이어졌다.

"시민운동을 법 테두리안에서 해야한다"는 李총장의 주장을 朴처장은 "공안검사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때문에 청중들이 "빨리 진행합시다" 등으로 두 사람을 말리는 일도 빚어졌다.

토론회는 시민운동지원기금이 주최하고 중앙일보 시민사회연구소가 후원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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