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에 가겠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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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영덕과 신용균은 「마닐라」에 간다. 가서 한국야구의 진가를 다시 한번 보인다.
제6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한국 대표선수로 선발된 것을 자퇴하겠다고 하여 한때 물의를 일으켰던 「크라운」의 주전투수 김·신 양군은『조국의 명예를 위해 힘껏 싸울 뿐』이라고 자퇴설은 극구 부인했다.
실업 연맹전에서의 성적 부진으로 고민했으나 『제5회 대회에서 우승했던 감격을 살려 남은 1개월 여의 합숙 훈련 기간을 피의 훈련으로 삼아 꼭 이기고 오겠습니다』고 감상을 털어놓은 신용균군.
한국야구의「아시아」재패를 위한 마음가짐도 단단하다. 『나를 아껴주는「팬」들을 실망시켜서야 되겠습니까?』라고-.
옆에서 미소짓던 김영덕군도 한마디-『지금까지 익힌 기술을 발휘해야 할 마당에 자퇴라니요? 우리들은 가서 꼭 이겨야 되겠다고 서로 격려하고 있습니다. 금년도「페넌트 레이스」에서 우승도 차지했으니 앞으로는 훈련에 온몸을 쏟아 넣을 작정입니다』-항간에서 무엇이라고 하던 간에 설욕전을 다짐하고 나올 일본을 꺾는 데만 전념할 것이라고-. 『우리의 자퇴설보다는 이기고 오라는 성원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두 사람의 한국 대표선수는 자못 서운한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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