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학생과 매일 밥 먹고, 난독증 학생 책 읽어주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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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신대초는 학생 50명에 평교사 7명인 작은 학교다. 교육여건도 여느 시골학교처럼 도시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 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대도시 학교도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성과다.

 비결은 헌신적인 교사들이었다. 심미수(47·사진) 교사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는 반 아이와 매일 점심을 함께 먹는다. 수업 중엔 읽기를 자주 시키고 ‘제때 등교하기’ 같은 약속을 정해 집중력 향상도 돕고 있다. 다른 교사들도 ‘맞춤 지도’에 열성이다. 난독증을 겪는 학생이 있으면 방과후 따로 만나 낱말 등을 가르친다.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잘 가르치는 학교’들엔 교장·교사의 열정과 노력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대구 중리초는 2010년 학생 학력이 시내 초교 213곳 중 최하위권인 211위였다. 충격을 받은 박동규(61) 교장은 통학차량까지 마련해 기초부진 학생을 방학 중에도 학교에 나와 수업을 받도록 했다. 박 교장은 “5학년을 맡은 교사는 다음 해 6학년을 맡는 ‘학교 연임제’를 도입해 아이의 성격·재능·소질에 따른 지도를 하게 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평가에서 중리초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없었다.

 광주광역시 삼정초는 지난해 2.1%였던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올해 ‘0’으로 떨어졌다. 부진 학생을 위주로 진행한 ‘티 데이(Tea-Day)’가 주효했다. 김지현(25) 교사는 “전통 다도를 배우며 주인과 손님으로 나눠 대화하도록 했다”며 “참여한 6학년 여학생들은 모두 성적이 올랐다”고 말했다.

천인성·이유정 기자

◆학업성취도 평가=매년 전국의 초등 6학년, 중 3학년, 고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교과부가 실시하는 평가.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결과에 따라 기초학력 미달, 기초학력, 보통학력 이상의 3단계로 분류한다. 학교별 3단계 분포비율은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공시된다.

◆학력 향상도=개별 학생의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이 과거 평가 결과에 비해 얼마나 나아졌는지 계산한 수치. 고2는 중3 때 성적을, 중3은 초등 6학년 때 성적을 비교한다. 개별 학생의 향상도를 모아 평균을 낸 것이 학교별 학력 향상도다. 학교가 학생을 얼마나 잘 가르쳤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정부의 학교 지원 등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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