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8조원 증발...증시 최악 기록 속출

중앙일보

입력

미국 테러쇼크가 세계금융시장을 강타한 12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각종 최악의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지수가 사상 최고로 폭락했고 종목별로도 하한가까지 떨어진 종목들이 속출하며 기록을 세웠다.

또 이날 하루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27조7천억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날라갔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2.02%와 11.59% 폭락, 기술주 거품붕괴 우려가 촉발했던 지난해 4월17일 '블랙프라이데이'때 기록했던 종전 최고치 11.63%와 11.40%를 모두 넘어섰다.

또 거래소 종합지수 하락률은 이날 아시아지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일본 닛케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6.63%와 9.52%씩 급락하는데 그쳐, 국내증시가 미국 증시 상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온 속성을 다시 입증했다.

종합지수는 이날 폭락으로 인해 오랫동안 지켜온 박스권을 벗어나며 475선으로 주저앉음으로써 98년 12월4일(466.34)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주가하락 종목수도 거래소가 844개, 코스닥시장이 646개를 각각 기록하며 거래소는 98년이후 최다, 코스닥시장은 사상최다를 나타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하한가 종목수도 종전 사상최다인 364개를 크게 웃도는 591개에 달했다.

이같은 양대 시장 주가 폭락으로 이날 하루만 거래소에서 23조4천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조3천억원 등 모두 27조7천억원의 시가총액이 미 테러쇼크로 날라갔다.

한편 거래소시장은 올들어 처음이자 사상 세번째로 현물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즈(매매거래 일시중단)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종합지수는 동시호가부터 매도주문이 쏟아진 탓에 장출발부터 폭락세를 보이며 거래개시 2분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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