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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 수고했시요" 북한 당대회 피로 씻어준 '맥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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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부터 시작된 북한 노동당 7차 당대회를 치른 뒤 북한 주민들의 피로를 씻어준 것은 맥주였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인민들에게 생산량 증강을 위한 대대적인 초과 근무를 독려하고 '70일간의 충성 캠페인'을 실시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헌신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당대회 맞이 행사의 리허설도 수 십 차례 반복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인민들의 노고를 씻어주는 일종의 '카드'가 맥주라는 것이다. AP통신은 지난 7일 대동강 맥주와 함께 말린 생선과 땅콩 등을 안주로 당 대회 준비기간 동안 쌓였던 피로를 푸는 손님들로 평양의 식당들이 북적이었다고 보도했다.

[맥주를 마시며 피로를 푸는 북한 주민들, 출처=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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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에서 판매중인 대동강 맥주는 1리터당 북한 돈 500원이었다. 북한의 고액 연봉자 월급이 한 달에 북한 돈 60만원(미화 75달러, 8만7000원) 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맥주 값이 아주 싼 편은 아니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 달에는 중국 식품점에서 판매중인 대동강 맥주가 중국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중국에서는 대동강 맥주 한 병이 20위안(3500원)에 팔리고 있다. 중국의 일반적인 맥주 가격이 5위안(900원)을 감안하면 4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북한은 2000년 영국 양조회사로부터 인수한 양조장 설비를 이용해 대동강 맥주를 제조하고 있다.
독일 일간지 발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프랑스산 코냑을 즐겼다면 김정은은 맥주를 즐긴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맥주 사랑은 유명하다. 김정은이 후계자가 된 이후 주도한 것 중 하나가 2009년 관영 조선중앙TV에 방영됐던 대동강 맥주 동영상 광고였다. 그는 2013년 양조장을 갖춘 독일 맥주집 비어가르텐을 평양에 열어달라고 독일 맥주회사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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