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오래]고기 빠진 샤부샤부 밀키트지만 괜찮아…인생도 그런 것

    [더오래]고기 빠진 샤부샤부 밀키트지만 괜찮아…인생도 그런 것

     ━  [더,오래] 한재동의 아빠는 밀키트를 좋아해(10·끝)   ‘만원의 행복’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새천년이 밝았을 무렵 인기를 얻었는데, 연예인들이 만원으로 일주일을 버티는 형식이었다. 불과 십수 년 전에는 만원으로 일주일을 버텼다는데(물론 그 당시에도 무리한 컨셉이었다) 지금은 점심 한 끼에도 만원으로는 영 부족하다. 후식으로 커피까지 곁들인다면, 점심값도 상당한 부담이다.   밥벌이의 유일한 낙을 점심 시간으로 여기고 살아왔지만, 올라버린 물가에 가성비를 생각하게 된다. 가성비를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메뉴가 있다. 바로 샤부샤부 체인점의 점심 특선이다. 만 원 남짓한 가격으로 약간의 고기와 채소, 만두, 두부 등을 먹을 수 있었다. 준비된 재료를 다 먹으면 이어서 우려진 국물에 칼국수를 삶아 먹는다. 아직 끝이 아니다. 남은 국물에 밥과 달걀 등을 풀어 죽을 만들어 먹어야 비로소 제대로 샤부샤부 코스를 먹었다고 할 수 있다. 한 끼의 식사지만 마치 만화영화 속 로봇처럼 3단 변신을 한다. 왠지 모르게 크게 이득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칼국수와 죽까지 샤부샤부는 한끼에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사진 이마트몰] 풍성한 샤부샤부를 기대하고 고른 밀키트지만, 뼈아픈 실수가 있었다. 내가 산 밀키트는 고기나 해산물 등 메인 재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샤브샤브 재료’ 밀키트였다. 처음에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대충 보고 사버린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일었다. “어쩐지 싸다 했어!” 그리고 남 탓이 이어진다. “밀키트는 편하게 해먹으려 사는 건데 번거롭게 따로따로 사게 만들면 어떻게 해!” 그러나 어쩔 것인가, 이미 집에는 왔고 날씨도 쌀쌀해서 도저히 다시 고기 사러 나가지는 못하겠다.   그냥 채식한다고 생각하고 고기 없이 샤부샤부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차라리 밀키트에 ‘채식 샤부샤부’라고 쓰여있었다면 나았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든다. 고기는 없지만, 아직 칼국수와 달걀죽은 해먹을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조리를 시작했다. 다행히 밀키트에는 생칼국수 면이 있었다. 집에 있는 찬밥과 달걀로 죽도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샤부샤부 밀키트 조리법 「   ① 들어있는 채소와 버섯을 깨끗이 씻고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② 물 1500mL에 동봉된 샤부샤부용 소스를 넣고 끓인다. ③ 채소와 버섯을 국물에 익혀 동봉된 간장소스 / 칠리소스에 찍어 먹는다. ④ 남은 육수에 칼국수를 넣고 5분간 끓여서 먹는다. 」    사실 채소와 버섯을 씻어 준비하는 것 말고는 조리라고 할만한 게 없다. 이 밀키트를 사야 하는 이유를 말해야 한다면 아마도 육수 소스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머지는 채소, 버섯, 간장소스, 칠리소스로 집에 있거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샤부샤부는 먹으면서 조리하는 음식이기에 우선 채소부터 먹기 시작했는데, 먹다 보니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았다.   배가 찼다고 칼국수를 포기할 순 없다. 들어있던 육수 소스 덕에 국물이 짭짤해서 그냥 끓여도 좋지만,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추가하길 권한다. 빨갛게 우러난 국물에 마늘 향이 배인 칼국수를 먹으면 명동칼국수가 부럽지 않다. 고기가 빠진 아쉬움이 조금 달래지는 것 같다. 오히려 채식하는 분께는 꽤 괜찮은 한 끼로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칼국수를 다 먹어도 국물이 상당히 남게 되는데, 적당량을 덜어서 찬밥과 달걀을 넣고 죽을 끓이면 이게 또 별미다. 육수가 짭짤하기 때문에 죽에 따로 소금으로 간하지 않아도 된다. 샤부샤부 전문점에서 넣어주는 다진 채소가 빠진 것이 아쉬웠는데, 다음에 또 먹는다면 샤부샤부용 채소를 조금 덜어서 죽을 할 때 넣어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채식 샤부샤부를 먹게 되었다. [사진 한재동]   그간 밀키트를 사면 되도록 레시피에 적힌 대로 조리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항상 메뉴얼 대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고기 빠진 샤부샤부 밀키트 덕에 채식 샤부샤부를 해먹게 되었다. 계획은 틀어지고 기대했던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오히려 정해진 조리법에서 벗어나 이것저것 추가하다 보니 나만의 요리가 된 것 같다.   밀키트 요리하면서 말하기에는 너무 거창한 것 같지만 어쩌면 인생이 그런 것이 아닐까? 계획대로만 되는 삶이 어디 있으며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바보 같은 실수를 덮으려는 헛소리라고 타박하는 분도 있겠지만,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귀여운 실수로 자책하고 싶지는 않다. 세상에 나를 토닥여주는 건 자신 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련기사[더오래]남 먹는 것 보면 식욕이 솟구치는 음식, 라면과 '이것'개그맨 김준현의 최후 만찬 메뉴는 돼지갈비…당신은? [더오래][더오래]해외여행 못가는 슬픔 나라별 밀키트로 위로해볼까 직장인 겸 작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25 14:00

  • 강남 아파트 사는 사람이 부암동 집 보러오는 이유 [더오래]

    강남 아파트 사는 사람이 부암동 집 보러오는 이유 [더오래]

     ━  [더,오래] 김현정의 부암동 라이프(14·끝)     “언니, 20억원 있으면 사. 가격 정말 괜찮게 나왔어.” 부암동 주민센터 골목길 끝자락에 사는 동네 엄마가 한 말이었다. 시댁과 한 대문 안에 각각의 집을 지어 사는 그녀는 시부모가 아파 아파트에 살다 이사를 왔다고 한다. 주변에 단독주택에 사는 아이 친구들 집은 대다수 그렇게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를 낳고 한 사람의 손이 아쉬운 아이 엄마들이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고, 한 대문 안에 두 집으로 혹은 아래, 위층으로 나눠 사는 집이 많았다.   아이 친구네 엄마 집에 놀러 갈 때마다 새로 지은 단독주택에 넓은 마당이며 부암동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에 감탄을 했다. “우리 남편도 나도 작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사는 게 꿈인데….” 그 말에 윗집에 집이 나왔다고 한 것이다. 부암동에 집은 자주 나오지 않는다. 부암동에 매물이 있지만 적당한 위치에 좋은 풍경을 품은 집을 찾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괜찮은 집은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알음알음으로 직접 거래하는 게 많아 부동산까지 가는 경우도 드물다. 까다로운 분은 자기가 애착을 가지고 살던 공간에 올 다음 주인을 아주 섬세하게 따져서 정하기도 한다.   부암동에서 적당한 위치에 좋은 풍경을 품은 집을 찾기는 쉽지 않다. 괜찮은 집은 주민들 사이에서 알음알음으로 직접 거래하는 게 많아 부동산까지 가는 경우도 드물다. [사진 김현정]   그 친구가 정보를 준 게 4년 전이다. 이때만 해도 강남 아파트가 10억 내외할 때였다. 지금은 가격이 더 올랐지만 그 당시에는 풍경이 좋고 제대로 된 집을 구하려면 20억원 정도 들었다. 우리 주머니 사정에는 힘들었다. 그럼에도 코로나 전까지는 틈틈이 집을 보러 다녔다. 주변 엄마들 사이에서 괜찮은 집 정보를 듣고 소개를 받아 집을 보러 다니기도 했다. 어느 골목길에 어떤 풍경과 어떤 집이 있는지 파악이 됐을 때는 코로나가 와서 더 이상 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힘들어졌다.   작년 부동산이 들썩이며 전국의 아파트 값이 올랐다. 특히 강남에 10억원 내외하던 아파트 값은 불과 3년 사이에 20억~40억원을 하게 됐다. 오랫동안 이 동네에서 산 분들은 허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1986년 우리 빌라가 지어졌을 때부터 살아온 어르신 중에 한 분은 이런 얘기를 해줬다. 비슷한 시점에 그의 여동생은 비슷한 돈으로 은마 아파트를 샀다고 한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부동산 가격 차이가 10배 넘게 차이가 난다고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짓는다.   이 분 뿐만 아니라, 평창동, 구기동 오랫동안 사셨던 분은 모두 지금의 상황이 다 황당하다는 얘기를 한다. 주택을 매입할 때마다 해도 강남 아파트 값보다 훨씬 비싼 돈으로 집을 샀는데 지금은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을 하나 팔아도 강남의 아파트 한 채 사기가 어렵다는 말을 한다.   강남 아파트를 전세 주고 그 돈으로 단독주택을 사거나 전세로 들어오는 사람도 늘었다. 단독주택에 전세를 얻어 살아보고는 큰 매력을 느껴 집을 지으려 알아본다고 한다. [사진 김현정]   최근에 더 두드러진 재미있는 현상도 볼 수 있다. 아파트 값이 오르자 굳이 비싼 집에 살 필요가 있나 하는 분이 많아졌다. 우리 동네로 집을 보러 많이 온다고 한다. 주로 강남 대치나 방배동 살았던 사람들이 아이들이 대학 들어가고, 은퇴를 앞두고 우리 동네 부동산 정보를 얻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 동네 부동산을 운영하는 분들 에 따르면 강남 아파트를 전세 주고 그 돈으로 단독주택을 사거나 전세로 들어온다.  최근에 아는 사람 몇 분도 부암동과 구기동으로 전입했다. 그중 한 분은 구기동 단독주택 3층 건물을 통으로 전세를 얻어 살아보고는 큰 매력을 느껴 본격 집을 지으려 한다고 한다.   부암동을 비롯해 구기동, 평창동 등 동네 주민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파트가 대저택을 팔아도 살까 말까 할 정도로 훨씬 비싼 게 말이다. 물론 세상의 흐름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학군이나 지하철 역세권, 인프라의 편리함을 무시할 수 없음에도 그러한 현상이 안타까워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풍경은 말할 것도 없고, 층간소음 신경 쓸 필요 없이 넓은 마당이 있는 2~3층 단독주택보다 비쌀 수 있을까.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아마 집에 대한 다양한 욕구들이 발현되고 인구가 줄어 사교육 수요가 줄어들면 이 동네의 집값도 강남 아파트 값 못지않게 오르지 않을까. 관련기사[더오래]도룡뇽 산다는 부암동 계곡…능금마을서 만난 할머니 방공호용? 부암동 집집마다 지하실이 있는 뜻밖 이유 [더오래][더오래]장례 2번, 결혼 3번, 출생 3명…2년새 몰아친 관혼상제 작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25 11:00

  • [더오래]소득·종소세에 증여세까지…세금지옥된 소액주주 '차등배당'

    [더오래]소득·종소세에 증여세까지…세금지옥된 소액주주 '차등배당'

     ━  [더,오래] 택슬리의 슬기로운 세금 생활(39)     ‘차등배당’이란 회사에서 이익잉여금 배당 시 주주의 지분율에 따라 배당하지 않고 주주간 배당에 차등을 두는 것을 말한다. 보통은 대주주가 소액주주에게 배당권리의 일부를 양보 또는 포기함으로써 소액주주가 보다 많은 배당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세법에서는 ‘초과배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최대주주 등이 지급받을 배당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포기함에 따라 그 최대주주 등의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에 비해 높은 금액을 받는 것을 초과배당이라 한다.   세법이 개정된 후에는 초과배당을 하는 경우 소득세를 부담한 뒤 무조건 증여세 신고·납부하는 의무가 생겼다. 따라서 초과배당을 계획하고 있다면 늘어나는 세금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사진 pxhere]   종전에는 중소기업에서 가족간 차등배당을 이용해 자녀에게 높은 배당을 몰아주면서 증여세를 절세하는 방법이 실무적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세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초과배당 금액에 대해 소득세상당액과 증여세 중 큰 금액만 과세함에 따라 일정 수준의 금액까지는 수령한 배당금에 대해 소득세만 납부하면 증여세는 부담시키지  않았다. 초과배당은 자녀들에게 배당을 몰아주어 부를 이전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월 1일부터 상속·증여세법이 개정되면서 증여세 부담이 생겼다. 초과배당금액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고, 초과배당금액에서 소득세액을 공제한 금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해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개정된 것이다.   초과배당금 소득세와 증여세.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개정된 내용에 따라 초과배당 시 세금신고 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 (초과배당 – 소득세 상당액)에 대한 증여세 신고 초과배당을 지급받은 시점에서 소득세가 확정되지 않은 경우 소득세 상당액을 가계산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한다. 초과배당을 지급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하며, 가계산 시 소득세 상당액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초과배당-소득세 상당액)에 대한 증여세 신고.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② 배당소득세액 확정을 위한 종합소득세 신고 수령한 배당금이 2000만원을 초과해 초과배당금액이 종합과세되는 경우 초과배당이 발생한 연도의 다음 연도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하면서 실제소득세액이 확정된다. 배당소득 외에 다른 소득이 있다면 초과배당금액에 대한 실제소득세액은 종합소득세액에서 다른 소득에서 발생한 세금을 제외하고 계산한다. 배당소득이 2000만원 이하로 초과배당금액이 분리과세되면 해당 세액을 실제소득세액으로 한다.   배당소득세액 확정을 위한 종합소득세 신고.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③ 확정된 배당소득세액에 따라 증여세 정산 신고 초과배당에 대한 소득세가 확정되면 실제소득세액을 반영한 정산증여재산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신고한다. 증여세를 정산해 최초 신고한 증여세액과비교해 정산금액을 납부하거나 환급받게 된다. 정산증여재산가액의 증여세 신고기한은 초과배당이 발생한 연도의 다음 연도 5월 31일(성실신고확인대상자는 6월 30일)이다.   정리하자면 종전에는 초과배당을 하는 경우 일정 수준까지는 소득세 금액이 크기 때문에 증여세 부담이 없었지만, 세법이 개정된 후에는 소득세를 부담하고 나서 무조건 증여세 신고·납부 의무가 생긴 것이다. 다가오는 결산시즌에 초과배당을 계획하고 있다면 늘어나는 세금부담을 고려해야 할 것이며, 뜻밖의 가산세를 부담하지 않으려면 신고기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더오래]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 피하는 법[더오래]자산 10억 이상 ‘은수저’, 상속세 폭탄 미리미리 대비를[더오래]법인 취득 오피스텔, 주거용·업무용에 따른 세금차이 더클회계법인 이영현 회계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24 14:00

  • [더오래]도룡뇽 산다는 부암동 계곡…능금마을서 만난 할머니

    [더오래]도룡뇽 산다는 부암동 계곡…능금마을서 만난 할머니

     ━  [더,오래] 김현정의 부암동 라이프(13)     드라마 ‘커피프린스’에 이선균 집으로 나오기도 했던 산모퉁이 카페를 끼고 쭉 걸어가다 보면 여시제가 나오고 백사실 계곡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도롱뇽, 버들치가 산다는 1급수인 계곡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능금 마을이 있다. 부암동이 서울 도심에 시골이라는 별칭이 있지만 이 마을이야 말로 강원도 어느 시골 마을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산속에 텃밭이 여기저기 있고, 오래된 집들이 띄엄띄엄 보인다. 우리 가족은 이 동네에 오면 만나는 할머니가 있다. 아이와 산책길에 마을에 들어섰다 만난 할머니를 몇 년째 만나고 있는 것이다. 여름철에 가면 직접 딴 오이를 몇 개 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와 산책길에 마을에 들어섰다 만난 할머니를 몇 년째 만나고 있다. 여름철에 가면 직접 딴 오이를 몇 개 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사진 김현정]   조선시대 인조의 셋째 아들인 인평대군이 중국에서 능금 씨를 가져다가 심었다 해서 능금 마을이라고 이름이 붙였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는 이 마을은 임금에게 바치는 귀한 능금이 생산되었다고 한다. 1970년대까지는 살구, 자두 등도 키우는 과수원 마을이었다고 한다.   연희동에 살던 할머니는 26살 이 마을에 와서 76살인 지금까지 40년 동안 살았다고.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던 마을은 ‘박정희 대통령을 죽이려 왔다’ 던 ‘김신조’가 내려오고 나서 한 동안 시끄러웠다고 한다. 어려운 시절, 방 한 칸 만들어 집이라고 살면서 꽤 많은 가구가 있었는데, 김신조 사건 이후 서류상으로 땅이 아닌 사람은 다 내쫓겼다고 한다. 근처에 군부대가 주둔하고 민감한 지역이 되면서 군사보호구역 및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기 시작했다. 주민의 재산권이 제한되고 지금과 같은 마을이 된 것이다. 할머니는 “지금은 25가구 정도만 남았는데 이제 다들 나이가 들어 한 사람씩 가”라고 말한다. 얼마 전에도 능금마을에서 태어나 여기서 계속 살았던 80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자식들은 다 강남에 살아 빈집으로 남겨뒀다 한다. 그렇게 빈집이 몇 집이 있는데 자식들이 팔지는 않고 가끔 텃밭만 몇 가지 심어 두고 왔다 갔다 한다고.   5살인 우리 딸은 할머니만 사는데 왜 이렇게 차가 많은지 물어본다. 그러고 보니 자동차가 5대 정도 보인다. “할머니 차는 없고, 저 위에 사는 집 차도 있고, 저 아랫집 차도 있어. 저 차는 요 앞에 산 위에 있는 집 차고” 설명해주신다. 할머니들은 텃밭에 농사를 짓고 오가는 등산객에게 팔기도 하고, 아랫집 할머니는 도로가에 두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팔기도 한다고 했다. 부암동 주민센터 옆에 매일 자리 잡고 철마다 나오는 야채나 나물을 파는 할머니 세 분이 능금마을에서 온다는 얘기를 들은 참이었다.   70-80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다 묻어있는 것 같다. 한 사람 인생에 대하드라마 한 편이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 김현정]   할머니 집 앞에는 평상이 하나 놓여있고 옆에는 계곡이 흘렀다. 우리는 평상에 나란히 앉아 오이를 서걱 서석 잘라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자기가 자라고 싶은 데로 꼬부라진 오이는 수분이 제법 꽉 차서 맛이 좋았다. 70~80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다 묻어있는 것 같다. 한 사람 인생에 대하드라마 한 편이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이렇게 생겨먹어도 우리 집안의 ‘유’씨에 유관순 열사도 있고, 나의 큰 아버지가 초대 국회의원을 하며 헌법을 만들어 놓으셨지”로 시작해 지금으로는 생각지도 못할 일들을 묵묵하게 뱉어내신다. “우리가 살 때는 마마나 홍역이나 유행병도 길게 가봐야 6개월이었는데 코로나는 2년을 가니, 원 참…” 하며 요즘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도 한 마디가 뼈가 있다.   한참을 앉아 수다를 떨다가 일어서는 김에 “할머니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었고 오이 좀 사 갈게요” 했더니 어디서 잔뜩 들고 오신다. “식구가 3명이라 다 못 먹어요, 조금만 주세요”해도 “다 들고 가”하며 바구니에 있던 오이를 다 털어내신다. 여기가 서울인가 착각이 든다. 어디 인심 좋은 촌구석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인사를 여러 번 하고 올라온다. 능금마을과 끝자락에 영화 ‘은교’를 촬영한 곳이 있다. 능금마을의 풍경과 좀 동떨어져 보이는 이 집은 제법 마당이 넓고 집도 번듯하다. 지난번 할머니가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크게 하는 분이 사는 곳이라 했던 것 같다. 관련기사여름엔 시위대, 겨울엔 빙판길…부암동 더는 아름답지 않았다 [더오래][더오래] 몸속에 저장된 자연주의 출산의 기억[더오래]장례 2번, 결혼 3번, 출생 3명…2년새 몰아친 관혼상제 작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23 11:00

  • [더오래] 증여 순서, 할머니가 먼저냐 엄마가 먼저냐

    [더오래] 증여 순서, 할머니가 먼저냐 엄마가 먼저냐

     ━  [더,오래] 택슬리의 슬기로운 세금 생활(38)     양 모씨는 조부모와 부모로부터 결혼자금을 증여받기로 하였다. 조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을 때는 세대생략증여라고 해 할증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양 모씨는 증여세가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이렇게 조부모와 부모 모두에게 증여를 받을 경우 순서를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한다. 도대체 증여의 순서를 달리했을 뿐인데 증여세가 달라질 수 있는 걸까?    ━  세대생략 증여 할증과세   상증세법 제57조 ‘직계비속에 대한 증여의 할증과세’에서는 증여자가 증여자의 자녀가 아닌 직계비속, 즉 조부모가 손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증여세 산출세액에 3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한다. 산출세액에 30% 가산된다는 것은 세율이 30%만큼 증가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대생략 증여가 열풍이 불었던 이유는 아래와 같은 이유가 있다.   증여 순서를 고려하면 증여하는 금액이 클수록 절세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 pexels]   첫 번째로는 상속·증여세는 받는 사람별로, 받는 금액별로 구간별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아주 단순하게는 여러 사람에게 금액을 나눠 증여하면 한 사람에게 전부 증여하는 것보다 세금이 저렴해질 수 있다. 자녀 한 명에게 100억원을 주는 것보다 자녀 1, 2와 손자녀 1, 2, 3 이렇게 다섯명에게 20억을 나눠 주는 것이 할증세율을 고려하더라도 더 낮아지는 구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향후 가치가 높아질 재산은 가격이 조금 더 낮을 때 미리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손자녀 증여는 좀 더 어린 나이부터 자산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재산증식에 더 유리하게 된다. 그리고 상속까지 고려하는 경우 할아버지 할머니 입장에서 손자녀에게 물려준 재산은 상속일 5년 이내 준 재산만 상속 재산에 합산되기 때문에 10년 이내 준 재산이 합산되는 자녀보다 절세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있다.    ━  증여받는 순서 달리하면 증여세 어찌 되나   사례의 양 모씨가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결혼자금 명목으로 1억원씩 받는다고 했다고 가정해보자. 올해에는 어머니가, 내년 할머니가 1억원씩 증여하는 경우 어머니가 증여할 때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이 적용되는데, 이는 10년간 5000만원이 공제되는 것이므로 내년에 할머니로부터 증여를 받을 때는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이 경우를 간단히 계산해보면 2년간 증여세는 총 1800만원이 산출된다.     할머니가 먼저 주는 경우는 어떨까? 할머니가 줄 때 5000만원이 공제되고, 이후 엄마로부터 증여받을 때는 공제를 적용할 수 없고, 증여세는 총 1650만원이 산출된다.     엄마보다 할머니한테 먼저 증여받으면 150만원만큼 절세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차피 10년 내 할머니와 엄마가 한 번씩 증여할 것이라면 할머니가 먼저 하는 것이 손자의 절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증여 순서에 따라 증여세가 달라지는 이유는?   세대생략증여를 할 때는 30% 할증이 되어 할머니로부터 받는 증여재산에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하는 것이 공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 어머니한테 받을 때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하는 것보다 세금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단순한 것 같지만 순서를 고려하면 증여하는 금액이 많을수록 이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관련기사[더오래]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 피하는 법[더오래]자산 10억 이상 ‘은수저’, 상속세 폭탄 미리미리 대비를[더오래]법인 취득 오피스텔, 주거용·업무용에 따른 세금차이 다율회계법인 전서희 회계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21 14:00

  • [더오래]남 먹는 것 보면 식욕이 솟구치는 음식, 라면과 '이것'

    [더오래]남 먹는 것 보면 식욕이 솟구치는 음식, 라면과 '이것'

     ━  [더,오래] 한재동의 아빠는 밀키트를 좋아해(9)     짜장면 영상이 식욕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처음 먹방이라는 장르가 생겼을 무렵 보다 보니 잃었던 밥맛이 돌아왔다는 인터뷰를 본 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와닿지 않았다. 내가 먹는 게 중요하지 남이 먹는걸 왜 보느냐는 부정적인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사실 내게는 예전부터 남이 먹고 있으면 참지 못하고 기어코 먹게 되는 음식이 2개 있다. 첫 번째가 라면이고 두 번째가 짜장면이다. 무한도전, 1박2일 등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이 전성기일 때 강호동이 라면을 크게 한 젓가락 입에 넣거나 정준하가 짜장면을 순식간에 해치우는 장면에서는 참지 못하고 냄비에 물을 끓이거나 중국집에 전화하고 말았다.   짜장면은 대한민국 어디서나 시켜먹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서민 대표 음식이다. [사진 면사랑홈페이지]   짜장면을 무슨 밀키트로 먹느냐고 반문하실 분들도 계실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면 어디서나 간단히 시켜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서민 음식의 대표 명사격으로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밤중에도 영화 ‘기생충’으로 글로벌 유명세를 가지게 된 짜장라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밀키트를 구매하게 된 것은 배달앱이 보편화된 후 중국집에서 짜장면 한그릇만 배달시켜 먹기는 어려워졌고, 한우를 넣은 짜장라면이라도 짜장면의 풍부한 소스를 재현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깊은 밤 TV에서 짜장면을 맛깔나게 먹는 장면을 보게 되는 비상 상황을 상상해보자. 물론 언감생심 짜장라면으로 달랠 수도 있다. 하지만 양파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차진 짜장면을 먹기 위해서는 밀키트가 필요했다. 과연 밀키트 안에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다져진 양파와 돼지고기가 들어있었다.     ■ 짜장면 밀키트 조리법 「 ① 끓는 물에 면을 넣고 3분 50초간 삶은 후 체에 밭쳐 찬물에 헹군다 ② 강한 불에 동봉된 향미유를 넣고 돼지고기를 2분간 볶는다 ③ 팬에 양파, 호박을 넣고 2분간 더 볶는다 ④ 짜장 소스를 넣고 1분간 골고루 섞으며 볶는다 ⑤ 뜨거운 물에 데친 면을 그릇에 담고 소스를 담아주면 완성 」    보통의 밀키트는 채소들이 잘 다듬어져 있더라도 씻어서 먹으라는 문구가 있기 마련인데, 짜장면의 경우 양파와 주키니호박을 별도로 씻을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다만 면을 삶을 때 물이 자꾸 넘쳤는데, 레시피에 친절하게도 면을 삶을 때 찬물을 조금씩 넣으라는 셰프의 팁이 적혀있었다. 돼지고기는 레시피대로 2분을 강한 불에 볶으면 거의 타는듯해 걱정했지만, 막상 완성되었을 때 식감이 좋다고 느꼈다.   면도 두툼해 정말 중국집에서 배달시켜 먹는 짜장면의 느낌을 제대로 살린 것 같다. 다만 2인분이라고 했는데, 막상 짜장면 곱빼기 정도의 양이었다. 더욱 아쉬운 건 동봉된 단무지가 터무니없이 적었다. 요즘은 자차이를 주는 곳도 많다지만 라면에 김치가 단짝이듯 짜장면에는 역시 단무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짜장면 밀키트는 면도 두툼하고 고기도 충분해 배달시켜 먹는 짜장면의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있었다. [사진 한재동]   새로 생긴 유명호텔 중식당에 5만 원이 넘는 짜장면을 판매한다고 해서 화제다. 트러플오일과 최고급 한우가 들어있다고 한다. 인터넷에도 자랑섞인 인증샷과 유튜버들의 리뷰가 있지만, 먹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저 돈이면 우리 동네 중국집 짜장면이 몇 그릇일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짜장면이라는 음식에 기대하는 것이, 최고급 식자재를 쏟아부어 만든 고급스러움이 아니라서 인 것 같다. 당구장에서 내기에 이겨서 얻어먹는 짜장면, 이삿짐을 나르고 방바닥에 주저앉아 먹는 짜장면, 그 옛날 졸업식을 마치고 먹었다는 짜장면 등 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짜장면은 사실 맛보다는 장소와 상황에 따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개그맨 김준현의 최후 만찬 메뉴는 돼지갈비…당신은? [더오래][더오래]해외여행 못가는 슬픔 나라별 밀키트로 위로해볼까[더오래]고마운 밀키트…중국집선 찾기 힘든 중국의 대표 집밥 직장인 겸 작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8 14:00

  • 방공호용? 부암동 집집마다 지하실이 있는 뜻밖 이유 [더오래]

    방공호용? 부암동 집집마다 지하실이 있는 뜻밖 이유 [더오래]

     ━  [더,오래] 김현정의 부암동 라이프(12)   우리 빌라에는 집집마다 지하실이 있다. 그러고 보면 부암동, 구기동, 신영동, 평창동 집을 보러 가면 집마다 지하실이 하나씩 있었다. 지하실 크기도 제법 커서 아파트 알파룸 두 세배 규모로 짐도 넣을 수 있고 서재나 공부방으로 쓰는 집도 있었다.   우리 빌라를 분양할 당시부터 살았던 어르신의 말에 따르면 80년대 후반 부암동, 구기동, 평창동에 ‘중앙하이츠’, ‘현대’ 등등의 이름을 달고 빨간 벽돌의 빌라가 많이 지어졌다고 한다. 빌라마다 지하실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당시 만들어진 고급빌라는 지하실을 운전기사 대기실로 썼다고 한다.   우리 동네 빌라에는 집집마다 지하실이 있다. 지하실은 다용도 공간으로 쓰기도 하고, 바를 만들거나 당구대를 놓아 사람을 불러 파티를 하는 집들도 봤다. 어느 집이나 지하실은 유용했다. [사진 김현정]   90년대에 들어서 일부 집은 지하실에 싱크대를 넣고 화장실을 만들어 상명대학교 대학생 자취방으로도 내주고, 전세로 집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집 지하실에도 주방으로 썼을 싱크대와 작은 화장실이 있었다. 이후에는 대다수 창고로 쓰면서 필요한 짐을 두거나 다용도 공간으로 쓴다고 한다.   단독주택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지하실이 있다. 다용도 공간으로 쓰기도 하고, 바를 만들거나 당구대를 놓아 사람을 불러 파티를 하는 집들도 봤다. 어느 집이나 지하실은 유용했다. 특히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미술 재료나 작품을 보관할 수도 있어 요긴했다. 물건을 판매하거나 재료를 저장해야 하는 자영업자도 지하실은 중요했다.   그래서인지 지하실을 보고 집을 결정했다는 사람도 많았다. 때로는 페인트칠을 하고 공간을 개조해 책을 읽거나 공부방으로 쓰는 집도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집도 쓰지 않는 아이 물품이나 미리 산 용품들을 임시로 두기에 좋았다.   '방공호처럼 전쟁이 났을 때 대피하는 곳 아닌가'라고 의심했지만, 언덕길에 건물을 짓다 보니 기울기가 있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지하 공간을 만들어진 것이었다. [사진 김현정]   어느 날 나는 궁금해졌다. 도대체 지하실이 왜 있는 걸까. 청와대 근처라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공격을 받는 공간이지도 않은가. ‘방공호처럼 전쟁이 났을 때 대피하는 곳 아니야?’라는 나름의 합리적인 의심을 했다. 영화 기생충을 보고는 그 의심은 더 구체적으로 변했다. 그래, 이건 분단의 아픔이 드러나는 공간이야. 종종 남편에게 생생한 눈빛으로 그런 이야기를 늘어놓고는 했다. 아니, ‘김신조’도 이 동네로 내려왔잖아. 그때 법으로 지하실을 반드시 만들라고 하지 않았을까. 별소리를 다 하며….   그런데 그 이유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 궁금한 나머지 구청 건축과에 문의를 해봤다. 지하실이 있었던 이유는 산을 따라 집을 지었기 때문이라고. 언덕길에 건물을 짓다 보니 기울기가 있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지하 공간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친절하게 알려줬다. 나의 어설픈 추측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관련기사[더오래]장례 2번, 결혼 3번, 출생 3명…2년새 몰아친 관혼상제 [더오래] 몸속에 저장된 자연주의 출산의 기억여름엔 시위대, 겨울엔 빙판길…부암동 더는 아름답지 않았다 [더오래] 작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8 11:00

  • [더오래]중기 공장장 시절 춤으로 인기 끌어…노사분규도 해결

    [더오래]중기 공장장 시절 춤으로 인기 끌어…노사분규도 해결

     ━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75·끝)   나는 과묵하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다. 겉보기에는 내가 춤을 추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하기는 했다. 빡빡머리 고등학교 시절, 경주로 수학여행 갔을 때 여관 마당에서 모여 여흥의 시간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휴대용 야외전축이란 게 있었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자마자 용수철 튀듯 뛰어나가 몸을 흔들었는데 곧바로 학우들이 열광했다. 그날 밤 열화 같은 초대에 방마다 돌아다니며 춤 특강을 했다. 장판은 뜨겁고 마구 발바닥을 비비다 보니 발바닥, 발가락에 물집 잡혀 다음날 토함산 일출 보는 일정에 못 간 학우들이 많았다. 그전까지는 타교 출신이라고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는데 이 일로 학내에서 유명해졌다. 졸업 때까지 ‘춤선생’으로 불렸다.   춤을 일찍 배운 것은 동네 친구들 덕분이다. 학교에 다니면 출입이 금지되었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또래들이 동네 극장에 쇼 프로그램이 들어오면 가서 보고 흉내 낸 것을 보고 배운 것이다. 요즘처럼 유튜브나 동영상이 없을 때이므로 춤을 배울 데도 없었고 춤을 춘다는 것은 대단한 재주였다.   정동에 있던 TV 방송국에서 ‘젊음의 행진’이라는 하드록 연주 프로그램이 있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방청석에 들어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지 카메라에 자주 잡혔다. 무대로 내려와서 추라고 해서 본격적으로 춤을 춘 적도 있다. 다음날 학교에 가면 나는 영웅이었다. 당시만 해도 TV에 얼굴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었다.   대학에 진학하고는 신입생 환영회 무대에서 춤 솜씨로 유명해졌다. 그로 인해 졸업 때까지 4년간 역시 춤 선생이었다. 나이트클럽에 가면 자리에 앉지 않고 아예 플로어로 나가 통행금지가 풀리는 새벽까지 춤을 추고 오는 날이 많았다. 새벽 해장국집 할머니가 해장국을 말아 팔면서도 혀를 끌끌 차던 모습이 생각난다. 한심하게 봤을 것이다.   이때까지의 춤은 소위 막춤이었다. 트위스트, 소울 춤과 응용동작으로 춤을 만들었다. 귀를 찢는 듯한 음악도 좋았고 그에 맞춰 몸을 흔들 때의 쾌감 때문에 춤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프랑크푸르트 강가의 폐선에 춤추는 클럽에서 현지인들이 추는 춤을 보게 됐다. 우리나라 나이트클럽의 막춤과도 다르고 뭔가 매력이 있었다. [사진 pxhere]   20대에 미국 회사에 다녔었는데 그때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미국 사장이 추는 디스코를 처음 봤다. 그간 배운 막춤으로는 이상하게 음악과 맞지 않는 희한한 춤이었다. 춤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30대 젊은 나이에 중소기업에 임원으로 근무했다. 다른 임원들은 나보다 10년 연상이라 과묵하고 근엄하게 행동하던 시절이었다. 회사 창립 기념일에 외부에서 연예인을 초빙해 춤 경연대회를 했는데 내가 우승했다. 사장을 비롯해서 생산직 공원들까지 모두 놀랐다. 사회자가 소속을 묻는데 공장장이라고 하니까 믿지 않았다. 공장장은 나이도 많고 근엄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일로 회사에 노사분규의 큰 태풍이 불 때도 인기 있는 공장장으로서 무난히 노동조합 측과 잘 수습해 나갈 수 있었다. 춤은 세대, 계층을 불문하고 친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댄스스포츠를 처음 접한 것은 80년대 중반 서독에 주재원으로 나가 있을 때였다. 프랑크푸르트 강가의 폐선에 춤추는 클럽이 있었다. 혼자 있으니 밤마다 갔었는데 현지인들이 추는 춤을 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나이트클럽의 막춤과도 다르고 뭔가 매력이 있었다. 알프스 산맥 아래 농부들이 초원에서 축제를 벌일 때 추는 포크 댄스도 그리 어렵지는 않은데 뭔가 규칙이 있어 품격이 있어 보였다. 우리 일행이 섞여 들어가 막춤을 추는데 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격이 달랐다. 그리고 라인 강 로렐라이 언덕 근처의 와인촌에서 충격적인 춤 사위를 보고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와 십대의 손녀가 손님으로 와서 플로어에서 춤을 추는데 넋을 잃고 구경한 것이다. 알고 보니 자이브라는 춤이었다. 할아버지와 손녀가 같이 추는 춤이라는데 더 매력이 있어 보였다. 저 춤을 언젠가 기어이 배우고 말리라는 결심이 섰다.   직장에서 자리가 잡히고 우리나라에도 댄스스포츠가 정식으로 들어왔다. 90년대에 중앙문화센터와 동아문화센터에서 부부 볼룸댄스로 화려하게 선을 보인 것이다. 거기까지는 집이 멀어 가까운 백화점문화센터에서 댄스스포츠에 입문했다.   그 후 더욱 정진해 경기대 댄스스포츠 코치 아카데미를 거쳐 댄스스포츠의 본고장 영국까지 가서 댄스스포츠를 배워 왔다. 올림픽공원 스포츠 센터 등 여러 곳을 거치며 댄스가 곧 생활이 됐다. 댄스엔조이라는 댄스 동호회도 만들어 절정의 한 시기를 보냈다.   가장 뜻깊은 일은 ‘댄스스포츠코리아’라는 잡지사에 편집 기자로 채용되어 일한 것이다. 전국 각종 댄스경기 대회에 잡지사 기자 자격으로 초대받고 댄스계에 발이 넓어졌다.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을 만나 인터뷰한 것은 빛나는 훈장이었다.   마무리는 서울시 장애인댄스연맹에서 시각장애인들을 가르치며 같이 경기대회에 참가하면서 했다. 댄스를 봉사에 활용하고 선수로 활동하니 댄스에 입문한 보람을 느꼈다.   계속 춤을 배우며 끼를 발산하고 싶다. 사람은 몸을 움직여야 한다. 댄스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선택이다. ‘한 우물을 파라 그러면 결국 이긴다’라는 내 좌우명도 여기서 나왔다. [사진 pxhere]   그간 댄스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한 것이 많았다. 여기저기 물어봤으나 만족할만한 답변을 듣기 어려웠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댄스스포츠 관련 책 9권을 냈다. 그중 3410페이지 책 ‘캉캉의 댄스이야기’는 내 대표작이다. 춤은 몸으로 설명하는 것이지 글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만든 책이다. 댄스는 문화사적, 심리적, 체육적 요소를 다 갖고 있다.   댄스에 발을 들여놓으면 패가망신한다는 편견 때문에 입문하지 못한 사람에 비해 행복한 시대를 누렸다. 희소가치 때문에 특별하다는 것과 건강에 좋다는 이유 덕분에 내 인생에서 댄스스포츠는 가장 나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이제 가능하다면 다시 혼자 추는 힙합댄스 등을 배우며 끼를 발산하고 싶다. 사람은 몸을 움직여야 한다. 댄스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다. ‘한 우물을 파라 그러면 결국 이긴다’라는 내 좌우명도 여기서 나왔다. 종로3가 전철역 12번 출구 쪽 유리벽에 캘리그라피로 장식되어 있다.   댄스 칼럼니스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8 07:00

  • [더오래]부모 집에 공짜로 살고 있는 아들 내외…증여세 낼까

    [더오래]부모 집에 공짜로 살고 있는 아들 내외…증여세 낼까

     ━  [더,오래] 택슬리의 슬기로운 세금 생활(37)   최근에 집값이 상승하면서 부모나 친척 집에 무상으로 거주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적정한 전세나 월세를 지불하면서 거주하고 있지 않다면 증여세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중에 특히 무상으로 거주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주의를 필요로 한다. 바로 부동산 무상사용에 따른 이익의 증여라는 증여세 규정 때문이다.   집값이 상승하면서 부모님이나 친척의 집에 무상으로 거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부동산 무상사용에 따른 이익의 증여라는 증여세 규정으로 무상으로 거주하는 경우에 주의를 요한다. [사진 pxhere]    ━  증여 과세요건     - 타인의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할 것 - 무상사용하는 부동산이 소유자와 함께 거주하는 주택과 그에 딸린 토지가 아닐 것 - 증여이익이 1억원 이상일 것   주의할 점은 임차인, 임대인 간의 관계가 특수관계가 아니어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타인’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특수관계에 있는 부동산이 대상이었으나, 개정되면서 범위가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모든 거래가 증여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특수관계인 외의 거래에서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 한정해 적용한다.    정당한 사유는 두 가지 기준으로 판명된다. 거래 당사자들이 각기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대등한 관계인지, 거래 당사자들이 거래와 관련된 사실에 대해 합리적인 지식이 있는지, 강요에 의하지 않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거래를 하였는지 등 전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별하게 된다. 예를 들면, 토지와 지상 건물의 소유자가 구분되어 있고 소유권 행사가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어 저가 양수한 경우 등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납세자의 입증책임이므로 조심스럽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부동산의 소유자와 함께 거주하는 주택과 그에 딸린 토지는 증여세 과세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경우 해당 부동산은 증여세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증여이익을 계산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각 연도의 부동산 무상사용이익은 부동산가액의 2%로 계산하게 되며, 부동산가액은 상속·증여세법상 재산의 평가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n(경과연수)는 5년 기준으로 나눠 생각하면 쉽다. 무상사용 기간이 5년 이하라면 그대로 경과연수를 사용하면 되고, 5년을 초과하는 경우 그 무상사용을 개시한 날부터 5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새로 해당 부동산의 무상 사용을 개시한 것으로 보면 된다. 만약에 부동산 무상사용을 중단하게 되는 경우에는 이미 과세한 증여세를 정산해 경정청구 또한 가능하다.    ━  증여시기   증여시기는 사실상 부동산의 무상사용을 개시한 날로 본다. 다만 무상사용기간이 5년을 초과하는 경우 무상사용을 개시한 날로부터 5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 새로이 당해 부동산의 무상사용을 개시한 것으로 보면 된다.    ━  증여세 납세의무자   부동산을 무상 사용하거나 수익하는 자가 납세의무를 지게 된다. 다만 여러 명이 부동산을 무상사용하고, 각 부동산 사용자의 실제 사용면적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해당 부동산사용자들이 각각 동일한 면적을 사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대표 사용자가 지정되는데, 이는 해당 부동산 사용자들 중 부동산 소유자와 최근친인 사람이다.    ━  타 세법과의 관계   - 부가세 : 임대인의 경우 부가세 대상일지 헷갈릴 수 있다. 사업자가 대가를 받지 아니하고 타인에게 용역을 공급하게 되면 공급으로 보지 않아 부가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그러나 특수관계인에게 사업자가 사업용 부동산의 임대용역을 공급하는 것은 공급으로 보아 부가세가 과세되니 주의해야 한다.   - 소득세 : 임대인의 소득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부당행위계산 부인규정에 따라서 소득세가 과세된다. 즉, 부동산 소유자가 사업자라면 특수관계인에게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 조세의 부담을 낮춘 것으로 보게 되고, 따라서 해당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과세 소득세를 부과하게 된다.   - 법인세 : 만약에 임대인이 법인이라면 법인세가 과세되게 된다. 판례를 보면, 내국법인이 특수관계자인 주주에게 부동산을 무상 제공했다면, 이는 부당행위계산 부인규정이 적용돼 해당 자산의 시가에 50%에서 보증금을 뺀 값에 정기예금이자율을 곱한 만큼 소득으로 잡고 있다.   관련기사[더오래]자산 10억 이상 ‘은수저’, 상속세 폭탄 미리미리 대비를[더오래]법인 취득 오피스텔, 주거용·업무용에 따른 세금차이[더오래]“형 회사주식 싸게 샀는데 증여라고?”우리가 몰랐던 증여 하이엔드 택스 강혜민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7 14:00

  • [더오래]'가랑비에 옷 젖는' 구독료, 가계 재정 좀먹는다

    [더오래]'가랑비에 옷 젖는' 구독료, 가계 재정 좀먹는다

     ━  [더,오래] 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16·끝)     단기간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를 참고 견딜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생긴다. 물건도 마찬가지다. 나와 맞지 않으면 오래 쓸 수 없다. [사진 pxhere] 연애, 직장, 사업, 성공 등의 중요한 단어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인간관계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나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간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를 참고 견딜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생긴다. 물건도 마찬가지다. 나와 맞지 않으면 오래 쓸 수 없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부모는 고민이 생긴다. 점점 자라나는 아이의 발사이즈에 딱 맞는 신발을 사야 할지 아니면 넉넉한 신발을 사야 할지 고민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아이가 다 자랄 때까지 끝나지 않는 고민이다.   옷은 크게 입어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신발은 그렇지 않다. 신발이 작으면 오래 걷기가 어렵고 발이 불편하다. 불편한 신발을 계속 신으면 물집이 잡히고 심하면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신발이 크면 빨리 걷거나 달릴 수 없다. 때로는 큰 신발 때문에 넘어지기도 한다. 한정판 운동화, 에어 디올 조던1. [사진 나이키]   오산세종병원 박범석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신발의 경우 유행이나 미적 감각을 위해 신발을 작게 신거나 높은 굽을 신을 경우 근저족막염과 같은 염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고 한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신발 브랜드와 모델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예쁘고 명품 신발이라도 딱 자기 발에 맞고 편해야 오래 신을 수 있다. 구독서비스도 마찬가지로 나랑 맞아야 한다. 구독경제에서도 신발처럼 본인에게 맞지 않는 서비스를 사용하면 돈과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아무리 혜택이 좋은 구독서비스가 생겨도 나와 관계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자신의 상황과 경제 규모도 고려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좋은 구독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영양가 없는 구독서비스도 생기고 있다. 구독자는 본인에게 필요한 양질의 구독서비스를 선별할 수 있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   자신과 맞는 구독서비스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용해 보는 것이다. 일정한 기간을 정해두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판단을 너무 섣부르게 하면 안 된다. 적응하는 기간도 없이 제품을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최근에는 무료 체험 기간을 제공하는 구독서비스도 많다. 이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주의할 점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    ━  가랑비에 옷 젖는다   당신은 몇 가지 구독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습니까? 생각보다 자신이 몇 개의 구독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드물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구독서비스도 많다. 스마트폰을 보통 2년 약정으로 구독하고 있지 않은가? 정기적으로 금액을 내는 휴대전화 보험에 가입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나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이외에도 건강을 위해서 피트니스 구독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많아지고 있다. 구독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잠깐만 주위를 돌아봐도 이미 구독서비스는 우리의 일상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용하는 구독서비스가 많아질수록 구독자는 지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옛말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구독서비스 하나의 구독료는 대부분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막상 사용하고 있는 구독서비스 요금을 모두 합쳐보면 생각보다 지출 규모가 크다. 구독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 불어난 구독료는 재정적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   구독서비스의 특징 중 하나는 한 번에 큰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적은 금액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받아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는 자신이 지불하는 구독료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지속적인 관심을 갖기엔 적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되려 구독서비스가 가성비가 좋다는 말을 한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구독서비스에서 금액은 시간에 비례하여 늘어나는 성격을 지닌다.   그렇다고 모든 구독서비스를 해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우리 생활에 필요한 좋은 구독서비스는 계속 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구독서비스를 신청하고 소액이라고 해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일정한 기간을 정해 전체 지불 구독료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구독서비스가 있는지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구독서비스를 신청하기 전에 각종 부채와 공과금, 필수 생활비 등의 다른 지출 부문을 살핀 후 구독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  ID 및 계정 공유 주의보   그 외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많다. 혹시 자신이 중복되는 구독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는 가족과 공유해서 사용할 수 있는 구독서비스가 있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특정 요금제는 제한된 숫자의 디바이스에서 사용가능하다. 이 요금제에 가입하면 가정에 있는 컴퓨터, 휴대전화 등 다양한 기기에서 가족과 함께 시청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가족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약관에는 ‘가족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경우 회원 서비스 사용을 종료시키거나 제한할 수 있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가족이 아닌 타인과 계정을 공유할 경우 약관, 형법, 저작권법 등의 위반 소지가 생길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불법 계정 공유에 대해 구독 서비스 회사들이 구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한 지금은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느 순간 소비자를 상대로 법적인 조치 및 계정 정지 등 다양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순 없다. 특히,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이와 관련되어 지속해서 환기가 필요하다. 또한 구독경제 세상의 도래에 따른 다양한 이슈에 대해 선제적인 입법 및 정책의 선행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  하늘을 날려면 나에게 맞는 신발 찾아야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아버지의 피살이라는 가슴 아픈 일로 인해 정상의 자리에서 미련 없이 은퇴해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린 야구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농구 천재라 할지라도 그에게 맞지 않은 신발을 신었기 때문에 마이너리그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 인생이고 구독경제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가 선보인 '마이클 조던:더 라스트 댄스' 다큐멘터리.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소속팀 시카고불스의 1990년대 황금기를 다뤘다. [사진 넷플릭스]   마이클 조던도 자신에게 딱 맞는 농구화를 신고 돌아왔을 때 비로소 그는 농구장을 날아다닐 수 있었다.    당연한 하루 없다. 매 순간이 감사하다. 햇수로 3년동안 ‘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을 기고하였다. 아쉽게도 이번 칼럼이 마지막회다. 구독경제라는 여정에 함께 해 주신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당부의 말씀을 전하며 마지막 칼럼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우리가 삶을 영위함에 수많은 생명의 희생이 수반한다. 오늘 우리가 먹었던 수많은 음식은 산에서 바다에서 강에서 목장에서 활기차게 살았던 식물과 동물들이다. 사회의 운영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편하게 오늘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전혀 모르는 선대와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고생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 순간 남에게 친절하고 삶에 감사해야 한다. 다들 자기만의 전쟁터에서 버티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숨을 쉬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게 됐다. 당연한 하루도, 당연한 순간도 없다. 매 순간이 감사하다.   감사함에서 신뢰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인 구독경제는 신뢰자본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신뢰자본이 부족하다. 만약 각자가 서로의 신뢰자본이 되어 서로를 응원해준다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서로 구독해줘야 한다.   관련기사[더오래]쿠팡 구독료 연말 기습 인상…아마존과 차이점은친구랑 본 넷플릭스 영화, 어느날 손배청구서 날아올지도 [더오래][더오래]넷플릭스 구독료 아끼려고 친구와 공유하면 불법일까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6 15:00

  • [더오래]예술창작물에 주어지는 면세혜택…복제한 판화는?

    [더오래]예술창작물에 주어지는 면세혜택…복제한 판화는?

    [더,오래] 택슬리의 슬기로운 세금 생활(36)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매출규모가 14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3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MZ 세대가 해외 여행이나 명품 소비 대신 미술품 투자를 선택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이번 호에서는 미술품 투자에 관련된 세금 제도를 소개합니다.   작가, 갤러리, 컬렉터들이 늘 궁금해합니다. 미술품은 면세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내지 않아도 되는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합니다. 면세란 국가가 과세권을 포기하여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부가가치세법에서는 미술, 음악, 사진, 연극 또는 무용에 속하는 창작품 (골동품 제외)의 공급에 대하여 면세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차별없이 문화를 창조하고 참여하며 향유할 권리, 즉 문화권을 갖는다. 미술품 면세 이유는 예술 접근성의 격차를 줄여 문화권을 널리 구현하려는 의도에 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왜 이런 혜택을 줄까요? 문화기본법에 의하면, 문화는 국민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영역이고, 모든 국민은 차별없이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권리, 즉 문화권을 갖습니다. 따라서 면세를 통해 예술 접근성의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 문화권을 널리 구현하려는 의도입니다. 어려운 말로 역진성 완화라고도 합니다.   이때 미술품은 면세를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예술창작품입니다. 예술창작품이라는 물적 속성은 처음 작가의 손에서 탄생하여 컬렉터나 갤러리의 손에 들어가는 1차 시장, 다시 컬렉터들 사이에서 재판매되는 2차 시장, 3차 시장을 불문하고 계속 유지됩니다. 부가가치세 여부에 따라 매 거래가격의 약 10% 정도가 좌우되기 때문에 미술품이 면세인지는 작가, 갤러리, 컬렉터를 통틀어서 중요합니다.   무엇이 예술창작품일까요? 미학자들조차 이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창작품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세법 판례에서 저작권법의 독창성 개념을 차용하여 창작품 여부를 판정하기도 합니다. 저작권법에 의하면, 창작물이라 함은 저자 자신의 작품으로서 남의 것을 베낀 것이 아니라는 것과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뜻 보기에 창작성이 없어 보이는 기록사진도, 피사체의 선정, 주변 대상의 배치, 촬영 각도, 빛 조절 등에 촬영자의 개성이 있다고 보아 창작성을 인정한 판례도 있습니다. (대구고법2013누1127, 2014.10.24) 전통 기법을 계승하여 비슷하게 반복적으로 만들어진 공예품은 어떨까요? 이것도 예술창작품의 요건을 갖추면 면세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미술품 등의 창작품을 모방하여 대량으로 제작하는 작품은 예술창작품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러면 판화가 문제입니다. 판화는 복제를 전제하고 있지만 미술 고유 장르로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작가가 사인과 함께 작품 하단에 일련번호를 표기한 경우, 단순한 복제품으로 볼 수 없습니다. 판화 매수를 통제하는 경우에는 오리지널리티와 희소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판례에서는 판화가 예술창작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창작자, 제작방법, 시설, 하청제작 여부, 다량의 기계적 복사, 복제 여부 등의 사실에 따라 판단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예술가의 손에 의하여 원판으로부터 직접 제작된 흑백 또는 채색의 판화는 예술창작품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위 요건을 갖추어 예술창작품이기만 하면 다른 요건과 관계없이 부가가치세 면세가 적용됩니다. 파는 사람이 개인 아트딜러이든, 갤러리이든, 경매회사이든 상관없습니다. 파는 사람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지, 자선을 목적으로 하는지도 상관없습니다. 예술창작품이 갤러리가 아닌 백화점이나 유통센터를 통해 판매된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국내에서 유통하든 해외로 반출하든 상관없습니다. 오직 작품의 물적 속성에만 주목하여 예술창작품 여부만 묻습니다.   예술창작품을 수입할 때는 관세에 따라 부가가치세도 정해진다. [사진 Pxhere]   미술품은 해외와 국내를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술창작품을 수입하는 때에도 이런 혜택이 유지될까요? 세법에서는 먼저 관세가 면제되는 경우인지 살펴보고, 관세가 면제이면 부가가치세도 면세하라고 합니다. 관세가 일부 감면이면 부가가치세도 일부 감면하라고 합니다. 이때 관세법에서 오리지널 미술품은 관세를 무세로 정해놓았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도 면세됩니다. 관세가 무세가 되면 결과적으로 국내 미술시장으로 창작자들이 모이고, 미술시장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예술창작품에 부수되는 재화와 용역은 주된 재화나 용역의 성격을 따릅니다. 주된 재화나 용역이 면세면 부수되는 재화나 용역이 원래 과세품목이어도 면세로 바뀝니다. 예술창작품의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함께 제공되어야 하는 액자나, 영상미술/설치미술처럼 작가의 설치용역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말합니다. 이때는 전액에 대하여 면세가 적용됩니다. 반대로 미술품의 설치를 하도급할 수 있는 경우 등 반드시 부수되지 않아도 괜찮다면, 그 설치용역이 면세로 되지는 않습니다. 관련기사[더오래]자산 10억 이상 ‘은수저’, 상속세 폭탄 미리미리 대비를[더오래]법인 취득 오피스텔, 주거용·업무용에 따른 세금차이[더오래]“형 회사주식 싸게 샀는데 증여라고?”우리가 몰랐던 증여 세무사 권민 사무소 대표세무사 권민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4 14:00

  • [더오래]’연민의 리더십’…애인과 이별한 직원의 슬픔 공유하라

    [더오래]’연민의 리더십’…애인과 이별한 직원의 슬픔 공유하라

     ━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118·끝)   “구성원 개개인의 처지를 고려하자니 업무 진행이 안 되고, 업무 위주로만 회사를 경영하자니 냉혈한 같아 보일까 염려되고 구성원 이탈이 가속화한다”는 고민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성원에 대한 연민과 업무 책임 중심의 경영은 마치 상반된 별개의 이슈로 보이지만, 창업가에게는 둘 다 모두 갖춰야 하는 요소다. 이번 글은 연민으로 가득해 세상을 밝힐 역량을 충분히 갖춘 스타트업 리더를 위한 것이다.   전 세계가 참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건강 위협, 고용 불안, 경제적 정치적 혼란 등이 가까운 가족 간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주변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잘 나가는 기업의 구성원으로 홀연히 일하고 있다고 해도 힘든 다수의 이웃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정서적·물질적으로 적지 않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 경영에서도 ‘연민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한 요즘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연민의 리더십이 중요해지고 있다. 연민의 리더십은 구성원을 늘 지지하고 다양성과 다름을 장려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사진 pxhere]   연민(compassion)은 다른 사람의 고통(passion)을 자신도 함께(com) 느껴, 그 고통을 덜어주려고 애쓰는 행동이나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을 이르는 말이다. 연민의 리더십(compassionate leadership)이 있다. 연민의 리더십은 친절하고 사려 깊으며, 구성원을 늘 지지하고,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에 관심이 많으며, 개방적이고, 다양성과 다름을 장려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연민의 리더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구성원이 처한 상황과 현실에 대한 인식 능력, 구성원의 감정 상태 인식 능력, 리더가 구성원의 성공과 발전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다는 공감대 형성 능력을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고 한다.   위기의 시기일수록 리더는 구성원의 안위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며, 동시에 연민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값싼 동정이나 위선으로 오해되기 십상이다. 리더가 위기에 처한 구성원에게 연민을 보이는 순간 조직의 결속력은 매우 강해진다. 결속력은 위기시는 물론 평상시에도 협력과 신뢰, 구성원간 충성도를 배가시켜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놀라운 힘을 가져다주므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뿐만 아니라 연민의 능력을 보유한 리더는 구성원에게 강하고 뛰어난 리더로 인식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연민만으로는 기업을 경영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스타트업과 같이 하루하루 언제 망할지 모르는 극단적 환경에 처한 기업일수록 냉철한 목표 지향적 리더십과 연민의 리더십을 창업가가 균형 있게 갖추지 못하면 성과를 만들어 내기 힘들며, 설령 수 년간 반짝 놀랄만한 성과를 냈더라도 하루 아침에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   연민만으로 성공적인 기업을 경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냉철한 판단으로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아야 하며 드물게는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 등의 고통을 요구해야 하기도 한다. 냉철한 경영 판단과 실행으로 구성원의 고통을 외면하는 바람에 냉소와 좌절 심지어는 절망과 적대감을 안겨주는 일도 목격한다. 경영 목표를 달성한다는 미명하에 구성원의 필요와 고통을 일부러 외면하는 일도 있다. 반면에 상처받을 상대를 생각하는 연민이 앞서 꼭 해야 할 의견 제시와 행동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고통을 끌어 안으면서도 어려운 과업을 수행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창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   하버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구성원의 고통을 끌어안지 못하거나 외면하면서 결과만 달성하는 리더보다, 고통을 끌어안으면서도 결과를 달성하는 지혜로운 연민을 발휘하는 리더가 훨씬 더 능력을 인정받고 성과도 좋다 한다. 또한 이 연구에 따르면 지혜로운 연민에 탁월한 역량을 보이는 리더는 규칙적인 마음챙김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마음챙김을 통해 자기 및 주변 상황 인식능력과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인식하는 능력 모두 향상되기 때문에 지혜로운 연민을 갖춘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창업가 스스로 개인적인 일상 생활을 통해 배가해야 하는데, 간단한 팁을 공유한다면 다음과 같다. 마음챙김에 효과적인 3대 활동으로는 지식이 아닌 성찰 중심의 독서, 판단과 분석을 배제한 자기 감정과 생각 표현 중심의 글쓰기, 마음챙김에 효과적인 소리·음악 등의 청취라고 한다. 이런 활동에 도움을 주는 활동으로는 다양한 명상 및 종교 활동을 들 수 있겠다.   지혜로운 연민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주기적인 '마음챙김'이 필요하다. 마음챙김은 창업가 스스로 개인적인 일상 생활을 통해 배가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다시 스타트업 창업가 주제로 돌아와 하버드대학이 제시한 지혜로운 연민을 갖춘 창업가가 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필자의 재해석을 바탕으로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냉철한 판단과 실행에는 강하지만 연민을 잘 못 느끼는 창업가를 위한 대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자기 연민에 관대하라=타인에게 연민을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 연민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대장부가 무슨 그 따위 일로 고통을 느끼며 쳐져 있어. 참아!”라는 생각만큼 자기 연민을 방해하는 요소도 드물다. 타인의 고통을 포용하고 배려하며 인정하는 것처럼 자신의 고통에도 모질게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 행위에 대한 과도한 자기 비판을 멈추자. 과거의 실패와 고통을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통해 성장을 위한 경험으로 인식하고 미래에는 어떻게 개선하여 다른 행동을 할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연민을 얻을 수 있는 상대를 영입하여 함께 일하거나 곁에 머물게 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예측하라=항상 상대방의 입장을 분석하고 무엇이 상대 이익에 도움이 될지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다루기 힘든 피드백을 전달할 때도 이미 파악한 상대방 이익을 증대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달하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내용이라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전달이 가능할 것이다. ◇연민을 연습하라=연민도 연습을 통해 없던 것도 생기게 하며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 늘 상대방의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매 팀 미팅 또는 개별 미팅 때마다 “당신의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알려달라”등과 같이 상대방 필요를 채우기 위한 의견을 상대에게 일상적으로 묻는다. 별 것 아닌 간단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언제든 상대의 필요와 고통에 동참할 분위기와 자세를 체질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구성원의 개인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라=애인과의 결별부터 가족의 유고까지 구성원의 개인사를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리더가 연민을 느껴야 한다. 구성원의 개인 사생활을 창업가가 모두 파헤쳐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심각한 개인사는 회사 업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므로 회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구성원의 심각한 개인사는 오히려 회사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방법만으로는 개인사가 회사 업무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음을 창업가가 인지하고 구성원의 고통과 문제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개인사 공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달해야 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구성원이 보다 투명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리더를 대하게 될 것이다. ◇구성원과의 일상 속 대화에 힘써라=급작스럽게 구성원의 심각한 개인사를 리더와 공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평소 구성원의 개인 관심사 비전 등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문화를 정착시킨다. 구성원의 관심사를 이해할수록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책무를 부여하고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핵심 행동 가치를 설정하라=협력, 존중, 개방, 포용, 혁신 등과 같은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행동 가치를 설정하고 이에 위배되는 모든 기업 문화를 배제한다.   흥미로운 것은 창업가들 대부분이 자기가 가장 구성원을 잘 이해하려 하고 있으며 자기만큼 그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회사 내에 없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 pxhere]   반대로 풍부한 연민으로 가득 채워져 있지만 냉철한 판단과 실행의 지혜가 부족한 창업가를 위한 대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솔직하게 공개하라=힘들 때나 쉬울 때나 상관없이 구성원에게 적절한 방향성과 가이드라인을 투명하고 확실하게 제시하는 것은 리더의 의무다. 정직은 언제나 최선이자 강력한 무기임을 확신해야 한다. 무례한 돌직구가 문제인 것이지, 돌직구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돌직구로 보이지 않기 위해 과도한 친절의 언행을 리더가 보이면 오해가 발생해 리더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도 어렵다. 솔직하고 공개적인 정직한 소통은 사랑과 연민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루 한 명의 구성원과 솔직한 관계를 맺어라= 매일마다 하루 한 명의 임직원과 회사의 현 상황 및 상대의 업무 현황, 창업가와 회사가 설정한 기대치, 개선점 등을 솔직하게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라. 과잉 친절의 행동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민은 연약함을 의미하지 않는다=연민은 확고한 자기 기준을 토대로 힘들고 어려운 고통에 공감하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고통을 공감한다는 간단한 증표는 함께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명확한 목표와 과정을 설정하고 구성원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특히 평상시 회사가 구성원 개개인에게 기대하는 기대치가 명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창업가가 제시한 목표와 과정이 구성원을 향한 기대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여 공감도 얻고 필요한 개선점 및 도움 요청도 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창업가가 사실과는 다르게 본인은 따뜻함과 냉철함을 겸비한 지혜로운 연민의 소유자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창업가들 대부분은 자기가 가장 구성원을 잘 이해하려 하고 있으며 자기만큼 그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회사 내에 없다고 굳게 믿고 있다. 창업가의 믿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실제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은 착각은 본인 스스로가 번아웃에 빠지거나 구성원의 업무 저하 또는 이탈 등이 발생해서야 깨닫게 되기 쉽다.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연민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연민과 냉철한 판단, 둘 모두를 균형감 있게 숙지해야 한다. [사진 pxhere]   스타트업은 존재 목적인 ‘Why’ 중심의 기업이다. 이 ‘Why’에 창업가 본인은 물론, 구성원의 강력하게 공감 정도를 바탕으로 적절한 써포트가 이루어느냐에 따라 스타트업 성장 로켓의 성능이 결정될 정도다. 공감 능력을 갖고 있는 창업가만이 공감 능력을 갖고 있는 구성원을 모을 수 있다. 그리고 공감 정도의 측정은 연민 능력을 통해서 가늠할 수 있다.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연민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연민 중심으로만 또는 연민을 배제한 냉철한 판단 중심으로만 스타트업을 경영할 수 없다. 둘을 모두 함께 균형감 있게 숙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창업가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필요도 있다.   스타트업이 무엇보다 멋진 이유는 유명해져서도 투자를 받아서도 돈을 많이 벌어서도 아닌, 다른 어떤 기업 형태보다 성장과 변화 주도에 집중하면서도 항상 긍정적으로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과 문화의 정착과 발전에 매진해야만 살아남는 속성을 가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2017년부터 시작한 약 5년간의 “반짝이는 스타트업”을 이제 마무리한다. 필자의 이름은 무수한 별들이 함께 모여 주변을 밝히는 형상을 묘사하고 있다. 진정성으로 가득한 스타트업은 항상 필자에게 감사와 동경과 존경과 응원의 대상이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가치와 혁신을 창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공간을 마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관련기사[더오래]성장 감당할 역량 없는 기업, 먼지처럼 사라질지도 [더오래]기업 인생에서 다르거나 비슷한 성장과 확장 [더오래]3M은 어떻게 용접을 접착테이프로 대체했을까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 경희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3 08:00

  • [더오래]사진은 우리의 삶 닮았다…기다려야 하므로

    [더오래]사진은 우리의 삶 닮았다…기다려야 하므로

     ━  [더,오래] 조남대의 은퇴일기(34·끝)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지 4년이 되었다. 어렵지 않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공부를 할수록 그렇지만 않다는 것을 알았다. 수많은 사진을 촬영해도 마음에 드는 사진 한장 얻기도 어려웠다. 멋진 장면을 촬영하려면 여러 번의 출사와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지난 크리스마스 휴일에 2박 3일 일정으로 아내와 함께 영종도로 갔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카메라를 메고 떠났다. 처음 건너보는 인천대교는 길이가 21.38㎞나 되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다리로 규모나 웅장함에 입이 벌어졌다.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촬영한 검은 구름 사이로 비치는 빛 내림 현상. [사진 조남대]   을왕리해수욕장 선녀 바위 쪽에서 해넘이 풍경을 촬영하려고 기다렸지만, 구름이 자욱해 빛 내림 사진 몇장 찍는 데 그쳤다. 아무리 캄캄한 어두움이 있을지라도 한 줄기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코로나와 추운 날씨로 인해 바닷가 식당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내 마음마저 허전하고 쓸쓸했다. 용유하늘전망대에 올라가자 인천공항을 비롯해 샤크섬과 무의도, 영종남로해안도로, 용유역 등이 눈 아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기온이 낮은 데다 바람까지 강해 버티고 서 있을 수가 없을 정도다.   물 빠진 갯벌 가운데에 ‘샤크섬(원래 이름은‘매도랑’이지만 상어 등지느러미를 닮았다고 하여 샤크섬으로 불린다)’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샤크섬의 일출이 멋지다고 해 다음 날 아침 일찍 거잠포선착장으로 갔다. 새벽이라 선착장으로 들어가는 쪽문만 열려 있지만 벌써 20여 명 이상의 사진가가 삼각대에 카메라를 장착한 채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날씨가 추울 것 같아 옷을 두툼이 챙겨입었지만, 장갑을 미처 가져오지 않아 셔터를 누르려고 손을 꺼내자 금방 얼얼해진다.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것이 금방 후회된다. 샤크섬으로 떠오르는 태양. [사진 조남대]   수평선에 내려앉은 옅은 구름 속에 저 멀리 뿌옇게 보이는 송도신도시 부근이 불그스름해지더니 빨간 태양이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손톱만 하던 해가 공이 튀어 오르듯 순식간에 하늘에 걸린다. 상어 지느러미 안쪽으로 들어오는 멋진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평상시는 상어 지느러미처럼 보이지만 각도를 잘 잡은 덕에 바닷속에서 솟아오르는 상어가 여의주를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처음 와서 경이로운 모습을 포착한 것은 크나큰 행운이다. 샤크섬 앞에는 조그만 배까지 떠 있어 한 폭의 그림 같은 사진이 되었다. 어느 정도 사진을 촬영하자 주변에 있던 동호회원들은 인천대교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석산곶으로 간다며 서둘러 이동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인천대교의 일출 장면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다음날 새벽에 올까 하고 일기를 살펴보니 구름이 많을 것으로 예보돼 있어 추후 다시 날을 잡아 찾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기상을 보며 출사 날짜를 물색하다 12월 마지막 날 새벽에 출발했다. 7시경 석산곶에 도착하니 대여섯 대 주차할 수 있는 조그만 주차장에는 벌써 차가 빼곡하다. 모퉁이에 겨우 주차를 하고 인천대교 방향으로 둑길을 따라 1㎞ 정도를 걸어가자 많은 사람이 삼각대를 세워놓고 해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일출 시각이 7시 47분이니 아직 30분 정도 여유가 있다. 모두가 삼각대에 카메라를 장착해 놓고 있는데 나 혼자 카메라만 달랑 들고 온 모습이 프로들 틈새에 아마추어가 끼어 있는 것 같아 좀 창피하기도 했다. 적절한 곳에 자리를 잡고 기다렸지만 해가 어느 쪽에서 떠오를지 가늠이 되지 않아 대부분 우왕좌왕한다.   일출 직전의 인천대교와 그 뒤로 보이는 송도신도시. [사진 조남대] 인천대교 주탑 위에 떠있는 태양. [사진 조남대]   한참을 기다리자 송도신도시가 마치 불에 타는 듯하더니 인천대교 주탑 좌측 부분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사진가들은 삼각대를 들고 달리기 시작한다. 기동력에서는 삼각대가 없는 내가 유리하다. 얼른 자리를 잡자 다른 사람들이 내 주위로 몰려든다. 아침 해는 주탑 좌측에서 솟아 서서히 떠오르면서 우측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태양이 주탑 꼭대기에 올라있는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조금씩 움직이며 촬영해야 한다. 처음보다 100여m 이상 이동하며 촬영한 결과 주탑이 횃불을 든 듯한 모습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옅은 구름이 낀 하늘로 인해 태양의 모습이 선명하지 않고 퍼진 모습이어서 한 번 더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새해 첫날은 해돋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몰려올 것 같아 둘째 날인 1월 2일 비슷한 시각에 다시 석산곶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다. 조금 더 지나자 몇 사람이 도착하는데, 사진 전문가가 아닌 일반 관광객이다. 바다 건너다보이는 송도신도시는 안개 속에 잠겨 있다. 일출 시각이 지났는데도 해는 얼굴을 내밀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애타는 심정을 부여안고 좀 더 기다리자 인천대교 한참 위쪽으로 해가 불쑥 튀어 오른다. 의욕이 넘쳐 기상도 점검해 보지 않고 무작정 나오다 보니 원하는 장면을 담지 못했다. 그 이후에도 인천대교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두 번이나 더 나갔지만, 일기예보와 현지 해안가 사정이 달라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촬영하지는 못하다 다섯 번의 출사 끝에 드디어 인천대교 주탑 사이로 떠오르는 멋진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도전하고 기다린 끝에 얻은 뿌듯함이 이런 기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인천대교 2개의 주탑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 [사진 조남대]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간에 쫓겨 지내다 보니 아직도 서두르는 습성이 남아있다. 사진은 기다리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원하는 장면의 사진을 카메라 앵글에 담기 위해서는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고 그냥 지나가 버릴 수도 있지만, 최고의 한순간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멋진 한장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기다리는 것은 괴로움이 아니라 희망이 있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사 나가서 촬영한 수백장의 사진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이 한장이라도 있으면 뿌듯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도 한다. 준비하고 때를 기다려 도전하는 것은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결정적인 기회를 포착하여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환희와 즐거움 때문에 사진 공부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관련기사[더오래]“다음 생도 어머니의 아들로…”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더오래]황혼육아, 자식 키울 때 느끼지 못한 기쁨 있다 [더오래]서울 단골도…제주서 68년째 한우물 파는 80세 이발사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행정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2 13:00

  • [더오래]가보지 않은 길에 미래 있다… 청개구리식 역발상하라

    [더오래]가보지 않은 길에 미래 있다… 청개구리식 역발상하라

     ━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96·끝)   스콧 갤러웨이 교수가 쓴 『더 포(The Four)』란 책이 선풍적 인기다. 더 포는 애플,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이다. 세상 사람의 일상을 지배하는 기업들이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궁금한 질문에 즉시 답을 제공한다. ‘디지털 글로벌 신’이라 불린다. 페이스북은 친구, 가족 등 커뮤니티가 소통하는 디지털 공간이다. 세계 인구의 6분의 1이 연결돼 있다. 애플은 핸드폰 생산기업으로 삼성과 더불어 세계 최고를 다툰다. 아마존은 음식, 패션, 책, 기술 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공급하며 미국 전체 가구의 50% 이상이 멤버십을 가지고 있다. 한국도 이와 유사한 성격의 기업이 우리의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   '빅 4'의 등장은 우리가 의존해온 전통적인 제도와 방식이 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문명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사진 pxhere]   위 ‘빅 4’의 등장은 우리가 의존해 왔던 전통적인 제도나 방식이 사라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사람들은 유튜브를 지상파 TV보다 더 많이 본다. 방송사 매출이 지난 몇 년 새 절반으로 떨어졌다. 인터넷 뱅킹으로 은행 창구에서 입출금 하는 사람은 전체 거래의 10%가 채 안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 점포를 폐쇄하려 하자, 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거셌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 매출이 감소한 지 오래고, 모바일 쇼핑이 대세가 되었다.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한다. 그런데, 요새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 부른다. 폰(Phone)과 사피엔스(Sapiens)의 합성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문명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 국민의 90%. 전 세계 인구의 4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미래는 포노족을 상정하지 않는 비즈니스나 서비스는 성공할 수 없다.   미래엔 포노 사피엔스가 좋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ICT 기술이 접목되지 않으면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없다. 미국의 일류 사립학교는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다. 구글이 만든 ‘미네르바 스쿨(혁신대학)’은 캠퍼스가 없다. 온라인으로 수업한다. 책 속에는 새로운 길이 없다. 현장에서 노하우를 배우는 인턴 수업이 50% 넘는다.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흡수하고 변화된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는 게 경쟁력이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해킹 동아리 활동을 한 친구가 국제 슈퍼 컴퓨팅 대회에 참가, 본선까지 오른다. 김태훈이라는 청년으로 AI 개발자다. 자신이 개발한 AI 오픈 소스를 공개하자, AI 최고 권위자 구글의 제프 딘이 같이 일하자고 제안할 정도였다. 그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세운 비영리 AI 연구기업 ‘오픈 AI’에 합류했다. 세계 정상급 AI 기술자가 모이는 곳이다. 26세 때 그의 초봉은 33만 달러(3억 7000만 원)이었다. 그는 “무엇을 하든 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 제가 넘어야 할 것은 세계의 인재입니다”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이용자가 5억 명이 넘는다. 우버 택시가 세계적인 추세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는 과거와 완전히 다른 시대다. 온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사람-사물-공간이 실시간으로 연결된 초연결 세상이 되었다.   모험하고 도전해야 도태되지 않는다. 청개구리식 역발상도 필요하다. 익숙하지 않은 길에, 과감한 선택 뒤에 풍성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사진 pxhere]   미래 시대에 돈 버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만 죽으라고 하는 단순 근로자는 고생만 한다. 대신 가치 창출자가 되어야 한다. 단순한 일은 인공지능이나 로봇 같은 디지털 기술로 언제든 대체될 것이다. 스펙보다는 차별화한 창조적·감성적 능력이 중요해진다. 바뀐 게임의 룰에서는 꼭 필요한 재능을 가진 대체 불가능하고 모방이 불가능한 가치 창출자가 되어야 한다. 세스 고딘은 이런 사람을 ‘린치 핀’이라고 한다.   하버드를 졸업하고 유명 대학교수가 되는 게 나을까, 하버드를 중퇴하고 창업을 하는 게 나을까.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할지 모른다. 그러나 중퇴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보라. 이제 세상은 풀 타임 편한 일자리에 안주하기보다는 스스로 길을 찾아 도전하는 사람에게 돈이 몰리고 자본을 대주는 시대가 되었다. 이것이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업도, 돈 버는 방법도, 살아가는 방법도 완전히 달라졌다. 개방과 변화를 거부하는 대원군식 사고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디지털과 ICT가 파괴한 세상의 변화는 충격적이다. IT계 거장 조나 버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선언한다. 안전한 항구를 떠나 바다로 나가면 태풍과 폭풍우로 배가 침몰할 수 있다. 그래서 바다로 나가지 않았던 조선과 중국은 그 위험한 배를 타고 쳐들어온 서구 열강에 힘없이 무너진 역사가 있다.   진정 부강하고 싶은가. 나라도 개인도 ‘오픈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모험하고 도전해야 도태되지 않는다. 청개구리식 역발상도 필요하다. 두 갈래 길에 서서 어느 길을 갈지 망설이고 있는가. 그렇다면, ‘익숙하지 않은 길, 가보지 않은 길’을 과감하게 선택해보기 바란다. 거기에 풍성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관련기사[더오래]“사교성 있는 나라 되라”…강대국들에 낀 한국이 갈 길 연 1억 벌었다, 평범한 29세 우편배달원이 돈 버는 비결 [더오래] [더오래]고소득 필요없다…지구위기의 탈성장 해법이 몰고올 변화 청강투자자문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2 08:00

  • [더오래]전체 국토의 70%가 스키장인 관광국가

    [더오래]전체 국토의 70%가 스키장인 관광국가

     ━  [더,오래] 연경의 유럽 자동차여행(23·끝)      안도라공국은 피레네 산맥 깊숙이 들어앉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수도가 있는 나라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00km 떨어져 3시간이면 갈 수 있고, 프랑스 툴루즈에서도 비슷한 거리다. 공항이 없으므로 대개는 이들 두 도시에서 진입하면 되고, 스페인과 남프랑스를 묶어 여행하는 사람은 한번 찾아가 볼 만하다.   지도상으로도 엄청난 산속에 들어가 있는 것도 알았고 서울의 4분의 3 정도 되는 작은 나라고 면세 국가라 유럽의 슈퍼마켓이라고 불린다는 정도만 알고 호기 있게 차를 끌고 겨울에 간 나는 가는 길이 상당히 험난해 진땀 흘려야 했다. 굽이굽이 산길을 넘어가는데, 이 동네 차들은 어찌나 빨리 다니는지 연방 내 차에 똥침을 놓는다. 비켜주면 금세 다음 차가 붙고 또 다음 차가 붙고 어쩌라고! 이 깊은 산속 나라를 혼자 운전해 갔던 일이 지금도 아찔하다.   바르셀로나에서 안도라 공국 가는 길. [사진 연경]   안도라는 스페인 카탈류나 지방과 붙어있는 나라고 가톨릭 국가이며 언어도 카탈류나어를 주로 사용하고 대외적으로는 프랑스 대통령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교구인 우르젤의 주교가 공동 군주로서 지배하는 나라다. 유로를 사용하며 전체 국토의 70%가 스키장이란 점도 독특하다.   안도라가 역사에 등장한 것은 8세기다. 이미 이베리아 반도는 사라센 제국 치하라 이슬람화했다. 사라센을 물리치러 온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가 안도라에 머물면서 기독교를 지키고 있는 안도라의 공을 높이 치하해 독립 지위를 인정하는 문서를 만들어 아들 루이 왕에게 주었다고 한다. 1993년 신헌법이 제정되기까지 유럽에서 중세스타일의 유럽 봉건국가를 유지한 유일한 나라라고 한다.   1278년 9월 8일 우르젤 주교와 푸아 백작 간에 파레아제스(Pareatges) 협정 체결로 말미암아 독립한 이후 계속 공동 영주제가 되었다. 16세기에는 푸아 백작이 주권을 프랑스 왕실에 넘겨줌에 따라 안도라의 주권을 프랑스와 스페인 카탈루냐의 우르젤 주교가 가지게 되었다.   즉 안도라는 명목상 군주가 둘인 국가다. 실제 통치는 총독이 하고 의회를 구성한 의회민주주의 국가이고 수도는 안도라라베야다. 모나코 같은 작은 도시 국가인가 했는데, 웬걸 자연 속에 들어앉은 나라였고 국경 진입해서는 게이트에서 여권에 도장도 찍어주던 나라다.   수도 안도라라베야는 어찌나 교통체증이 심하고 도로가 좁은지 호텔을 빤히 보고도 잠시 정차를 못해 작은 시내를 몇 바퀴 돌았는지 모르겠다. 평지도 아니어서 곡예운전을 해야 한다.   안도라에서는 도심에 호텔을 정할 때는 반드시 주차장을 확인해야 한다. 내 경우도 분명히 주차장이 있는 호텔이라는 것을 알고는 갔는데 어떻게 진입하는지 직관적으로 알 길이 없어 복잡한 도심을 몇 바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돌다가 가까운 주차장에 주차하고 호텔 체크인을 하러 갔었지만 호텔 뒤에 전용 주차장이 있어 차를 다시 옮겨야만 했다. 혼자 했던 여행의 서글픔을 절실히 깨달았던 안도라였다.   안도라에 60개나 되는 빙하호수가 있고 또 온천이 유명하므로 도심을 살짝 비켜 온천이 있는 리조트 호텔을 예약하는 것도 안도라를 즐기는 방법이다. 또 안도라는 주변 자연환경이 좋으므로 겨울철이면 스키를 즐겨보고 여름철이면 트레일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유럽 사람들은 안도라에 쇼핑을 하러 가거나 스키를 타러 많이 간다고 한다. 위스키값이 그렇게 싸다고 했지만 흥미가 없어 사 볼 생각은 안 했고 스키는 더더욱 타 볼 생각도 못 했다. 휘발유 값이 상당히 싸서 안도라에서 나올 때 차를 빵빵하게 기름을 먹여 나오기는 했다. 호텔 투숙객의 대부분이 스키어이었고 안도라를 빠져나올 때도 길에 스키어 천지였다.     ■ 안도라 안도라라베야의 주차장(Aparcament Vinyes) 「 주차장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는다. 단지 도심은 길이 아주 좁고 복잡했다. 주소 Carrer Prat de la Creu, 52, AD500 Andorra la Vella, 안도라 」    스키와 온천과 쇼핑을 하지 않는다면 볼거리가 많지는 않아 호텔 주변의 성당을 돌아보는 정도로 안도라 여행을 마쳤지만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산을 바라만 봐도 청정지역임을 알 수 있다.   잠깐 머문 안도라에 대한 인상이 참 좋았던 것이 이 사람들의 친절도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찾아간 호텔은 도심에 있었고 그다지 좋은 호텔이 아니었는데도 이방인을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융숭해 따뜻한 기억이 오래 남았던 안도라였다. 20세기 이후에 관광으로 먹고사는 안도라답다.   에스글레시아 데 산 에스테베.. [사진 MARIA ROSA FERRE on flickr] 안도라라베야 올드 타운. [사진 연경]   관광안내소 부근이 올드타운 중심이라 광장에 위치한 성당 부근과 상점만 둘러보았다. 성당은 안도라의 문화재에 등록된 유산이고, 11~12세기에 지어졌으나 20세기에 복원되었다 한다. 겨울이라 도심에서 보이는 산 쪽으로 난 트레일을 걸어보지 못했다.   안도라 전경. [사진 관광 홈페이지]   프랑스 툴루즈에서 안도라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간다면 베살루(besalu)와 절벽마을(Castellfollit de la Roca. 스페인 예쁜 마을 중 하나) 거쳐 우리나라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과 ‘왕좌의 게임’ 촬영지였던 히로나를 거쳐 가면 좋은데, 그 이야기는 후에 기회가 있으면 해보려고 한다.    안도라라베야에서 툴르즈로 가는 길. [사진 연경]   내가 처음 안도라에 간 것은 2월이었다. 체인도 없고, 있다 해도 감을 줄도 모르건마는 면세 국가 안도라에서 주유를 가득하고 엉금엉금 시속 20~30km로 기어가는데, 마을마다 스키어들이 꽉 차 있었다. 프랑스 국경 가까이 오니 길에 눈이 제법 많이 쌓여 바짝 긴장됐다. 프랑스 쪽으로 넘어오자마자 길가에 체인 감기 위해 정차한 차가 늘어서 있는 걸 보고서야 안심이 되었다. 체인 없이 올만 했던 거고 참다 참다 결국에는 체인을 감고 있는 셈이었다. 차 속에 들어앉아 있으니 저 사람들이 넘어갈 안도라 쪽은 이미 제설이 끝나 있음을 알려줄 수가 없었다.   인생사가 그렇다. 저 너머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있다면 지금의 수고를 미리 덜 수도 있고, 지금의 걱정을 미리 안 할 수도 있겠다마는 앞일을 알 수 없기에 조바심을 내고 준비도 하면서 맞아보는 것이다. 때로는 무방비로 맞닥뜨려 한 대 얻어터지고서야 정신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준비 잘해 무사히 넘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 준비도 안 했건만 조화 속으로 행운이 오기도 한다. 2월 안도라는 비 오고 눈 오고 날씨가 험상궂었음을 기억하며 안도라 이야기를 마친다.   관련기사[더오래]성모 마리아가 18번 발현한 가톨릭 성지[더오래]붉게 물든 툴루즈…2200년 된 프랑스 제4도시[더오래]파리 닮은 남프랑스 도시, ‘노스트라무스 소나무’로 유명 여행 카페 매니저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1 15:00

  • 개그맨 김준현의 최후 만찬 메뉴는 돼지갈비…당신은? [더오래]

    개그맨 김준현의 최후 만찬 메뉴는 돼지갈비…당신은? [더오래]

     ━  [더,오래] 한재동의 아빠는 밀키트를 좋아해(8)   찹스테이크  삼십 년 전 나는 대전에서 사는 초등학생이었다.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가족 중 누군가의 생일에 다 같이 외식을 하러 갔다. 당시에는 한국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생기기 전이라, 으레 그런 날은 크림수프가 나오는 경양식집에 가고는 했다. 그런데 그날은 목적지가 달랐다. 아버지는 우리를 빵집 2층에 있는 푸드코트로 데려가셨다. 지금은 전국구 유명 빵집이 된 성심당이었다.   나는 돈가스, 엄마는 오므라이스를 골랐던 것 같은데 아버지는 처음 보는 메뉴를 고르셨다. 바로 찹스테이크 였다. 어린 나이에 처음 보는 요리이기도 하고, 요리사가 화려하게 프라이팬으로 조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추억 때문인지 나에게는 찹스테이크가 축하 파티에 먹어야 하는 특별한 음식 같이 느껴졌다.   찹스테이크는 파티에 어울리면서도 조리법이 간단하다. [사진 WTABLE] 글을 쓰기 전에 찹스테이크의 배경지식에 대해 알아보려 했지만, 레시피 외에는 놀라울 정도로 정보가 없었다. 그나마 발견한 것은 서양에서의 찹스테이크는 우리의 떡갈비와 비슷한 형태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찹스테이크는 ‘Steak Bites’라는 깍둑썬 고기와 채소볶음이라는 것이다. 요리평론가도 아닌데 그런 것을 아는게 무슨 상관이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가족들에게 찹스테이크를 해주며 아는 체를 좀 해보고 싶었는데 그게 아쉬울 뿐이다.   밀키트를 산 것도 곧 발렌타인 데이인데 뭔가 파티분위기를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었다. 미리 말하자면 조리법은 그간의 밀키트 중에 가장 쉬운 편이었다. 밀키트에는 잘려져 있는 소고기 부채살과 각종 채소, 시즈닝을 위한 오일과 허브솔트 그리고 소스가 들어있었다. 채소를 씻는 것 외에는 재료 준비가 없다고 보면 된다.     ■ 찹스테이크 밀키트 조리법 「   ① 핏물을 제거한 소고기를 오일과 허브솔트로 시즈닝한다. ② 웍이나 팬을 중불에 1분간 예열한 뒤, 강불로 소고기를 1분간 굽는다. ③ 채소를 넣고 강불에 2분간 볶은 뒤, 소스를 넣고 1분간 더 볶으면 완성 」    강한 불로 볶기 때문에 고기가 탈것 같았지만, 채소에서 물이 나와서 타지도 않고 소스를 섞는 것도 어렵지 않다. 다만 잘려져 있는 부채살 크기가 균일하지 않다. 어느 정도 고기가 익으면 큰 고깃덩이는 가위로 잘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너무 큰 고깃덩이들은 찹스테이크 소스가 잘 배어 들지 않은 느낌이었다.   밀키트 소스의 빛깔은 시판하는 스테이크 소스와 비슷한데, 맛은 훨씬 새콤했다. 특히 양송이버섯과 궁합이 좋았다. 다음번에는 양송이버섯을 별도로 더 사서 추가해 봐야겠다. 전체적으로 요리가 새콤달콤하므로 만약 와인을 곁들인다면 달콤한 것보다는 드라이한 맛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으니, 파티를 준비한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밀키트에는 부채살 200g이 들어있다. 찹스테이크 2인분 양이다. [사진 한재동]   인터넷에 검색하다 보면 정말 스테이크 전문가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야르 반응 같은 생소한 단어부터 정밀한 구이법까지 배울 점이 참 많다. 다만 소스를 찍어 먹으면 고기 맛을 모르는 무식한 짓이라는 등의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거슬린다. 물론 파인다이닝에서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조리법이 중요시된다라고도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 요리의 우열을 나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회에 초장 찍어 먹는 사람에게 맛을 모른다며 무시하는 꼰대처럼 여겨질 수 있다.   개그맨 김준현 씨는 최후의 만찬 메뉴로 돼지갈비를 먹겠다고 했다. 돼지갈비에 소주 먹다가 미련 없이 가겠다는 그의 말이 웃기면서도 동시에 침이 넘어간다. 사람들이 본인 최후의 만찬을 고를 수 있다면, 아마도 가장 비싸고 맛있다는 파인다이닝 요리 순으로 고르지는 않을 것이다. 본인이 가장 즐겨 먹었거나, 추억이 깃든 음식을 고르지 않을까? 어릴 적 추억덕에 발렌타인 기념 요리로 찹스테이크 밀키트를 고른 것처럼 말이다. 관련기사[더오래]해외여행 못가는 슬픔 나라별 밀키트로 위로해볼까[더오래]고마운 밀키트…중국집선 찾기 힘든 중국의 대표 집밥[더오래]몸 으슬으슬, 콧물 살짝…이럴 때 당기는 육개장 칼국수   직장인 겸 작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1 14:00

  • [더오래]현명한 투자자는 강세장 두려워하고 약세장 좋아한다

    [더오래]현명한 투자자는 강세장 두려워하고 약세장 좋아한다

     ━  [더,오래] 백만기의 은퇴생활백서(105·끝)   한 남자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는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져 몹시 추울 땐 하와이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소원 하나 들어주세요”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하와이까지 가는 다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자동차로 갈 수 있도록.   하느님은 바다 밑까지 교각이 닿아야 하니 얼마나 많은 콘크리트와 철근이 들겠느냐며 “할 수는 있는데 꼭 필요한 것 같지 않으니 다른 소원을 말해 보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는 한참 생각하다 입을 열었습니다. “하느님, 전 주식 투자를 잘하고 싶습니다. 도대체 바닥이 어디인지 알려주세요.” 하느님은 숨도 안 쉬고 말했습니다. “하와이까지 가는 다리를 4차로로 해주랴, 8차로로 해주랴?”   지하철은 그 운행시간이 비교적 정확해 약간 늦게 출발해도 도착시간을 대충 짐작할 수 있으나, 코코넛은 언제 그 열매가 떨어질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증시가 패닉상태에 빠지는 시점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사진 pixnio]   얼마나 주가 예측이 어려우면 하느님께서 하와이까지 가는 다리를 건설해주겠다고 반문했겠습니까. 물론 유머이지만 주가 예측이 그만큼 어렵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와 관련한 참고서 중 『지하철과 코코넛』이란 투자심리학 책이 있습니다. 지하철은 그 운행 시간이 비교적 정확하여 약간 늦게 출발하더라도 도착 시각을 대충 짐작할 수 있으나 코코넛은 언제 열매가 떨어질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걸 비유한 책입니다.   어느 날 자수성가한 남자가 이젠 사업을 그만두고 인생을 좀 즐겨야겠다고 생각해서 유명한 휴양지로 휴가를 갔습니다. 그리고 모처럼 기분 좋게 술 한잔 걸치고 코코넛 나무 그늘에 누워 낮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코코넛 열매 하나가 그 사람 머리 위로 떨어졌습니다. 그는 충격으로 그만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이제부터 인생을 즐기려고 했는데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그런데 하필 왜 그 시간에 코코넛 열매가 떨어졌냐는 얘기입니다. 그가 이 사건을 예측할 수 없었듯이 9·11사태나, 금융위기, 그리고 얼마 전처럼 주식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는 경우를 우리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비유한 것입니다. 시장을 예측한다는 건 신이나 가능할까, 인간이 하기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그건 신에게 맡겨 놓고 우린 그저 기본에 충실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명한 투자자는 약세장을 좋아한다. 주식을 더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pixabay]   요즘 많은 사람이 주가가 폭락하자 두려움에 젖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명한 투자자는 오히려 이런 시장을 환영합니다. 워런 버핏의 스승이며 전설적인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에 의하면 현명한 투자자는 강세장을 두려워합니다. 왜냐하면 주식을 비싸게 사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약세장은 좋아합니다. 주식을 더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핏도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평생 그걸 먹는다면 고깃값이 오르는 걸 좋아할까요, 아니면 내리는 걸 좋아할까요 하며 우리에게 우회적으로 묻습니다. 당연히 후자를 좋아할 거란 얘기입니다.   최근 이웃이 자기 지인의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그처럼 주식 투자를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가 처음에는 주위의 권유로 소액을 투자해서 재미를 좀 보았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집을 사려고 모아 두었던 돈에다가 빚까지 내어 주식을 몽땅 샀다는군요. 그런데 최근 시세가 폭락하며 울상이 되었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책 『현명한 투자자』에서 얘기했듯이 투자를 해야지 투기를 하면 끝이 좋지 않습니다.   그럼 투자는 무엇이며 투기는 무엇인가요? 그에 의하면 투자는 철저한 분석 하에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고 투기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행위입니다. 주가가 폭락하자 정부에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적이 있는데 이런 공매도나 빚을 내어 투자하는 행위도 일종의 투기라 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이런 형태의 투기는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주식 투자는 반드시 여윳돈으로 해야한다. 이런 원칙을 정해놓으면 감정에 휩쓸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주식 투자는 심리전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손실을 봐도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좀 더 느긋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 유리한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식 투자를 하는 돈은 반드시 여윳돈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돈도 전액을 투자하지 말고 반 정도만 투자하기를 권합니다. 만약 총액이 100이라면 50 정도가 되겠네요. 이렇게 하면 주식시세가 떨어질 땐 주식의 비중이 50 이하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럼 그때는 주식을 좀 더 사는 겁니다. 반대로 주식시세가 올라 주식의 비중이 50 이상이 되면 그땐 주식을 좀 파는 거고요. 이런 원칙을 정해놓으면 감정에 휩쓸리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식은 어떻게 해서든지 싸게 사야 합니다. 즉 제값에 사서 비싼 값에 파는 게 아니라, 싸게 사서 제값에 파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투자하고 싶은 욕심을 자제하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한편 얼마 전처럼 과매도로 주가가 폭락했을 땐 투자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그렇지만 주식 투자도 신중하게 접근한 후 결정을 했으면 그땐 자기의 판단을 믿고 남의 말에 부화뇌동하지 않는 뚝심도 필요합니다.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당부입니다.     ■  「 [더,오래]서비스가 종료됨에 따라 2018년부터 연재했던 ‘은퇴생활백서’는 이번 회차가 마지막이 될 듯합니다.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어느 곳에서 여러분을 마주할지 모르지만 좋은 인연이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신의 은총이 늘 주위에 깃들기를 빌며. 백만기 드림. 」 관련기사[더오래]은퇴 후 하고 싶은 일 1위 여행…실제는 TV시청[더오래]가난하지만…하루종일 웃음 넘치는 세네갈 마을임종 직전에야 알았다, 호주 환자들이 땅치고 후회한 5가지 [더오래] 아름다운인생학교 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1 09:00

  • [더오래]원하는 댄스파트너 만나고 싶다고? 꿈 깨!

    [더오래]원하는 댄스파트너 만나고 싶다고? 꿈 깨!

     ━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74)   댄스를 배우면서 싱글 남자가 원하는 여성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은 대단히 희박하다. 내가 원하는 파트너란 내가 바라는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춘 이성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이성을 찾았다 하더라도 그 이성이 내게 호의를 보여 같이 춤을 추게 될 확률은 더 희박하다. 남자는 대개 여성의 외모를 중시한다. 얼굴도 예쁘고 몸매까지 좋으면 당연히 인기가 있다. 인성까지 좋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그런 여자가 어디 있을까?   댄스를 배우면서 원하는 여성 파트너를 만날 확률은 기차여행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여성과 좋은 인연으로 발전할 가능성처럼 희박하다. [사진 pixabay]   경우는 다르지만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있다. 장거리 기차 여행을 하는데 옆자리에 젊은 여자가 앉을 확률이다. 한국 영화 ‘그날의 분위기’를 보면 주인공이 젊은 남자인데 옆자리에 젊은 여성이 앉는다. 티격태격하지만 결국 좋은 인연으로 맺어진다는 줄거리다. 남자는 장거리 여행을 할 때마다 그런 꿈을 꾼다.   KTX 전체 승객 중 대부분의 남성이 기대하는 젊은 여성은 전체 승객 중 17% 정도란다. 남자의 그 나잇대 승객 비율은 34%란다. 단순 비율로 봐도 여자 승객이 남자 승객보다 50% 적다.   하지만 이 수치만으로는 좀 수긍 안 되는 게 18%면 확률적으로 6번 중에서 1번은 만나야 한다. 서울에서 부산을 10번 정도 왕복하면서 20번 KTX를 탔다면 3번 정도는 옆자리에 젊은 여성이 앉았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기회가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이건 여성승객의 열차 이용 패턴을 보면 답이 나올 듯하다. 기차의 젊은 여성승객 중 홀로 여행하는 여성은 눈에 띌 정도이다. 대부분 부부 동반이거나 미혼이라도 일행이 있거나 커플 동반이다. 업무상 단독으로 출장을 가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기업은 여성을 적게 뽑는 데다 출장도 남자만큼 자주 보내지 않는다. 나 홀로 여행하는 여성이 많지 않으니 옆자리에 앉는 여성도 드물 수밖에 없다.   대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 아저씨, 아줌마, 청년이 옆에 앉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젊은 여성은 친구와 함께 기차를 타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률상으로도 내 옆자리에 앉을 사람이 내가 바라는 젊은 여성이며 내게 호감을 가질 경우의 수는 몇 광년의 오차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댄스 파트너를 만난 사람들은 수많은 변수를 헤치고 만난 큰 행운이다. '있을 때 잘하라'는 얘기를 명심해야한다. [사진 pixabay]   댄스 파트너도 마찬가지다. 댄스스포츠는 커플 댄스이므로 남녀 비율이 반반이지만, 댄스계에는 여성은 절반이 넘는다. 남자는 댄스 외에도 할 게 많다. 여자가 남자보다 댄스를 더 좋아하는 것인지, 여성에게 잘 맞아서인지 모르겠으나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렇다면 댄스계는 소위 ‘물 반 고기 반’이다. 싱글 중년 남자의 시각으로 보자. 20대 젊은 나이의 여성은 완전히 세대 차이가 나서 상대가 안 되고 30대~40대 정도라고 보자. 그 나이면 결혼해 아이가 어릴 때라 바깥 활동이 여의치 못할 때다. 부부가 같이 나오는 경우도 많고 혼자 나오더라도 저녁 시간은 부담되므로 낮에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성 중에 낮을 할애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남편이 있는 여성들이 다른 남자와 파트너가 되어 춤을 출 용의가 있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단체 강습에서야 어차피 파트너를 바꿔가면서 춤을 추게 되지만, 고정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내가 마음에 들어도 상대방도 같이 호감을 가져야 하므로 커플이 될 확률은 더 희박해진다. 혼자만의 짝사랑에 그칠 수도 있다. 더구나 다 좋더라도 춤은 체격 조건도 맞아야 하고 실력이나 열정, 성격 등이 맞아야 한다. 또한 집까지의 거리, 가용 시간, 가정 사정, 경제 사정 등 여러 여건이 맞아야 한다. 그러므로 댄스파트너를 만난 사람은 수많은 변수를 헤친 행운아다. 파트너가 있는 분은 ‘있을 때 잘하라’는 얘기를 명심해둬야 한다.   그러나 여성은 남자가 생각하는 만큼 그리 만만하지 않다. 건방진 여자, 오만한 여자. 지나치게 예민한 여자, 가르치려는 여자, 남자관계가 복잡한 여자 등은 보통 남자가 감당하기 힘들다.    그래도 댄스를 하다 보면 파트너가 생긴다. 자천 타천으로 파트너로 맺어지기도 하고 서로의 호감이 맞아 떨어져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   댄스계 밖에서 여자를 만나 같이 입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여성이 댄스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가능하다. 같이 시작하는 것보다는 남자가 먼저 시작해서 기초를 익히고 나서 여성을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자가 배워야 할 것들이 많고 여성은 뒤늦게 배워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편이다.   천신만고 끝에 그나마 원하는 조건에 맞는 여성 파트너가 생겼다 치자. 그다음부터는 관리가 중요하다. 여성이 불만이 없도록 끊임없이 배려해줘야 한다. 호감을 사야 하므로 돈도 많이 들여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몇십만 원짜리 레슨비나 몇 백만 원짜리 드레스도 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법적으로 남남이니 언제라도 헤어지면 그만인 사이다. 그만큼 헤어질 확률이 더 많이 상존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여자가 나타났다고 해서 기존 파트너와 쉽게 헤어질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다. 기존 파트너 개인의 감정도 중요하다. 엄연히 그간 자타공인 파트너였는데 마음대로 파트너를 바꿨다가는 세인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부가 파트너가 되는 방법이다. 키도 맞고 어차피 여러 가지로 잘 맞아서 부부가 된 것이다. 스킨십도 문제없고 귀가 시간이 늦어도 같이 갈 것이므로 아무 문제 없다. 그런데 부부라 할지라도 댄스 때문에 오히려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댄스를 하기 전에는 남편이 밖에서 뭐든지 잘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댄스를 시작하고 보니 남자가 몸치인 경우가 많다. 평소 하늘같이 존경하던 남편이 댄스에서는 죽을 쑤고 있으면 존재가치가 떨어진다. 서로 격의가 없으므로 거친 말도 쉽게 오간다. 내 경우에는 아내와 둘이 부부댄스반을 재미있게 오래 다녔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는 댄스 때문에 골프 등 다른 종목을 즐길 시간이 없다며 그만둔다고 해 낭패를 본 적도 있다. 부부 반인데 혼자 그 반에 남아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관련기사[더오래]댄스에서 힘의 원천이 되는 ‘이곳’[더오래]건강 위해서라면… 라틴댄스 보단 모던댄스[더오래]교사는 춤을 좋아한다?…교원부 따로 두는 국내 댄스대회 댄스 칼럼니스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1 07:00

  • [더오래]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 피하는 법

    [더오래]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 피하는 법

     ━  [더,오래] 택슬리의 슬기로운 세금 생활(35)     소득세법 제104조 제7항에 의해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기본세율 6~45%에 20%(3주택자 30%)를 더한 ‘중과세율’을 적용한다.     ■ 소득세법 제104조 [ 양도소득세의 세율 ] 「 ⑦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주택(이에 딸린 토지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을 양도하는 경우 제55조 제1항에 따른 세율에 100분의 20(제3호 및 제4호의 경우 100분의 30)을 더한 세율을 적용한다. 」    조정대상지역 외 지역의 주택은 양도하더라도 중과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3주택자가 양도차익이 10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양도하면 기본세율 45%에 30%포인트를 더한 75% 중과세율이 적용되며, 여기에 국세의 10%인 지방소득세를 합하면 최고 82.5%의 양도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수십년을 보유 및 거주했던 주택이라도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경우 추가공제 없이 양도차익 그대로 세금을 납부해야한다. 따라, 다주택자의 경우 중과세율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검토한 뒤 양도해야한다. [사진 pixabay]   이뿐만이 아니다, 중과세율이 적용되면 장기보유에 따른 추가 공제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다. 즉, 수십 년을 거주했던 주택이더라도 추가공제 없이 양도차익 그대로 세금을 납부 해야 한다.   여기에 보유 기간 동안 중과된 종합부동산세까지 감안하면 결국 남는 돈은 더 적다. 보유하면서 납부한 종합부동산세는 양도소득세 계산 시 필요경비에서도 제외된다.   따라서 다주택자는 시세차익의 대부분이 세금으로 나가게 되므로 중과세율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검토한 뒤 양도를 해야 한다. 세금을 줄이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다.    ━  3주택 이상 보유시 중과세 배제 주택   3주택자가 소유하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으로서 다음의 항목에 해당하는 주택은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일반세율을 적용한다.     ■ 소득세법시행령 제167조의3 [ 1세대 3주택 이상에 해당하는 주택의 범위 ] 「 ① 법 제104조 제7항 제3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1세대 3주택 이상에 해당하는 주택"이란 국내에 주택을 3개 이상(제1호에 해당하는 주택은 주택의 수를 계산할 때 산입하지 않는다) 소유하고 있는 1세대가 소유하는 주택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않는 주택을 말한다.   ※ 참고로 1세대 2주택자의 중과세 배제 주택은 소득세법시행령 제167조의10에서 규정하고 있다. 」    지역기준 및 금액기준에 따른 일정 주택 조정대상지역 내 소재 주택이라고 하더라도 다음의 지역기준 및 가액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주택은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① 지역기준 서울특별시, 광역시(군지역 제외), 경기도(읍, 면지역 제외), 세종시(읍, 면지역 제외)   ② 금액기준 지역기준 외의 지역에 소재하는 주택으로서 주택과 부수토지의 기준시가 합계액이 3억원을 초과하는 주택   장기임대주택 소득세법 제168조에 따른 사업자등록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5조에 따른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거주자가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해 임대하는 주택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장기임대주택은 양도 시 중과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임대기간 : 10년 이상(2020년 8월18일 이후 등록분) -임대개시일 당시 기준시가 6억원 이하(수도권 외 3억원)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2020년8월18일 이후 등록분) -임대료 증액제한 5% 준수 -취득 당시 비조정대상지역 주택 또는r 2018년9월13일 이전 취득한 조정대상지역 주택   민간임대주택법의 개정으로 2020년 8월 18일 이후 등록분부터 아파트는 더 이상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없으며, 임대유형도 단기임대주택이 폐지돼 장기임대주택(의무임대기간 10년)으로만 등록할 수 있다.   2020년 8월 17일 이전에 등록한 임대물건들도 개정 전의 요건들을 충족한다면 중과세 배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적용 주택 조세특례제한법에는 정책 목적에 따라 일부 양도소득세를 감면받는 주택들을 규정하고 있다. 이중 조세특례제한법 제77조, 제98조의2, 제98조의3, 제98조의5~8, 제99조~3 각각에 해당하는 주택은 양도하더라도 중과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상속주택으로서 상속개시일로부터 5년 이내 주택 소득세법시행령 제155조 제2항에 해당하는 주택으로서 상속개시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는 주택은 중과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상속주택 중에서도 소득세법시행령 제155조 제2항에 해당하는 주택이어야 하므로 피상속인의 상속주택이 2채 이상인 경우 피상속인이 소유한 기간, 거주한 기간, 상속개시 당시 거주한 주택의 순서로 이에 해당하는 1채의 주택만 중과세 배제가 적용 가능한 것을 유의해야 한다.   그외 소유 1주택 위에서 언급한 주택을 제외하고 1개의 주택만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해당 주택을 양도할 때 중과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  「 [사례]   다음의 3개의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가 B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A아파트 : 서울시 강남구 소재(장기임대주택으로서 요건을 충족함) B아파트 : 부산시 해운대구 소재 C아파트 : 경기도 분당구 소재(상속으로 취득한 주택으로서 소령155조 2항 해당주택)   ※ 위 사례에서 B주택을 양도한다면 원칙적으로 3주택자 중과세율이 적용되지만, A와 C주택이 〈1〉~〈4〉에 해당하므로 해당 주택 외 소유 1주택인 B주택을 양도하더라도 중과세 배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 계약 주택 조정대상지역의 공고가 있은 날 이전에 해당 지역의 주택을 양도하기 위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 받은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후 양도시기가 도래하더라도 중과배제 적용이 가능하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비과세 1세대 3주택자가 조세특례제한법상 감면 주택을 보유한 자로 일시적 2주택에 해당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받지만 9억원 초과분(개정 전)에 대해서는 중과세율이 적용됐다. 하지만 2021년 세법 개정으로 지난해 2월 17일 이후 양도하는 주택으로 비과세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9억 초과분에 대해서도 중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일시적 2주택 등 비과세 규정의 중복 적용으로 비과세가 되는 경우에도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중과세가 적용되어 논란이 있었으나, 세법 개정을 통해 중과 문제를 해결했다.   관련기사[더오래]자산 10억 이상 ‘은수저’, 상속세 폭탄 미리미리 대비를[더오래]법인 취득 오피스텔, 주거용·업무용에 따른 세금차이[더오래]“형 회사주식 싸게 샀는데 증여라고?”우리가 몰랐던 증여 당신의 자산코디네이터 이상웅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0 14:00

  • [더오래]'꼰대 리더'의 무능 들통났다…비대면 시대의 인사 반전

    [더오래]'꼰대 리더'의 무능 들통났다…비대면 시대의 인사 반전

     ━  [더,오래] 이태호 대표의 직장 우물 벗어나기(35·끝)      주요 일간지에서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나를 뽑아준 사람이자, 입사하고 퇴사하기 전까지 모셨던 전 직장 상사가 전무로 승진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 상사는 팀원들의 평가가 호불호로 극단적으로 나뉠 정도로 열정적인 직장인이었기 때문이다. 밑에서 모시기에는 절대 쉽지 않은 분임은 틀림없었지만, 위에서 보기엔 이만한 사람은 없어 보였을 것이다.   사실 여느 회사와 마찬가지로 전 직장 역시 무능력한 리더가 해야 할 일을 제때 하지 않고, 자기 사리사욕 채우기에만 급급해하는 몇 명 때문에 조직은 안에서부터 곪기 시작했다. 내가 재직할 당시만 해도 그런 리더가 승승장구하며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름이 옳음이 되어버렸다. 전전긍긍할 필요 없이 속 편하게 승진할 수 있는 지름길이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뒤에는 젊은 동료들은 일할 동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회사는 조직이고, 조직은 룰을 따르는 사람을 원한다. 조직이 클수록 인간성도 나쁘고 능력도 없는 리더가 ‘숨어 있기 좋은 곳’이 된다, 한때는, 직급이 낮은 내 눈에도 다 보이는 걸 경영자는 왜 솎아내지 못할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예전 동료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밀릴만한 사람은 밀렸고, 떨어져 나갈 사람은 떨어져 나갔다. 늘 구설수에 휘말리고, 불성실해보였던 상사는 퇴사하거나 인사에서 제외되었단다. [사진 pixnio]   눈치 빠른 자는 벗어날 궁리를 하고 이직을 준비했었다. 물론, 엉덩이가 무거운 친구는 아직도 승승장구하며 그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 엉덩이 들썩거렸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엉덩이 들썩거리는 사람치고 잘되는 사람은 잘 본 적이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렸다.   그때의 상사들의 안부도 궁금해졌다. 아직 전 직장에 몸을 담그고 있는 예전 동료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밀릴만한 사람은 밀렸고, 떨어져 나갈 사람은 떨어져 나갔다. 늘 구설에 휘말리고, 불성실해 보였던 상사는 승진에서 제외되었다.   팀원들의 공을 다 자신의 치적으로 갈아치우기에 급급해하던 상사는 일반 팀원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한참 아래였던 팀원이 팀장이 되었다. 결국 얼굴마담에 불과했던 그 상사는 비대면 시대로 전환되면서 ‘진짜 실력’이 요구하는 횟수가 늘면서, 실력이 들통났을 것이다. 많은 것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는 시대에 변화하지 않고 본인의 경험담만 늘어놓는 ‘꼰대 리더’는 아마 내년에도 인사 명단에서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관련기사[더오래]내년 사업 계획, 1개월 단위로 목표는 작게 [더오래]'을'이면서 ‘갑'처럼 보이는 해결사…그 이름 사장에게 [더오래]코로나 위기 속에서 리더가 해야 할 일 올댓메이커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10 09:42

  • [더오래]반토막 난 넷플릭스 주가…위기의 구독경제 어디로 가나

    [더오래]반토막 난 넷플릭스 주가…위기의 구독경제 어디로 가나

     ━  [더,오래] 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15)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지난 1월 28일 공개된 후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1위를 하였다. 강남 센트럴시티 지하에 ‘지금 우리 학교는’ 팝업 존에 지난 3일 방문하였다. 개장 전임에도 불구하고 줄을 섰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강남 센트럴시티 지하에 설치된 '지금 우리 학교는'팝업존. [사진 전호겸]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성공으로 넷플릭스가 웃고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구독경제의 대표 주자인 넷플릭스의 주가는 2022년 1월 21일 22% 폭락한 데 이어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6% 하락, 387.15달러로 마감했다. 2021년 11월 기록한 장중 최고치 대비 약 45% 폭락하였다. 블룸버그에서 기사의 헤드라인으로  뽑을 정도로 코로나 19의 수혜주였던 구독서비스 기업들의 위기감은 고조 되고 있다.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기업인 넷플릭스와 펠로톤이 팬더믹으로 인해 성장했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구독자 가입률 성장이 둔화하고 있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종섭 퍼시픽투자운용 투자본부장은 “구독서비스 기업의 주가 폭락은 전체적인 주식 시장의 하락에서 기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가는 구정 전에 요동쳤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크 윌슨은 지난 1월 20일 보고서에서 “나스닥을 포함해 미국의 주요 지수가 지금보다 10% 이상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윌슨은 “기업 실적이 이미 둔화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으로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닷컴 버블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언했던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도 지난 1월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미국 증시에 심각한 슈퍼 버블이 생겼다”며 “슈퍼 버블이 터지면 S&P500 지수가 향후 45% 가까이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  ESG의 필수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30조원   전직 애널리스트인 보림 인터내셔널 김형탁 대표는 “구독서비스 기업의 주가 하락은 성장률 둔화뿐만 아니라 구독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의구심과 시장의 우려도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등 큰 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중국어 교육전문가 유혜선 작가는 “넷플릭스가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공식 루트가 아닌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을 활용해 불법으로 콘텐트를 시청하거나 불법 다운로드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로서는 중국에서 경제적 수익창출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연 구독경제 시장은 말 그대로 ‘하락장’인가? 우선 구독경제 시장의 성장 규모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몇 달 전에 영국 시장조사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구독 시장은 2021년 약 260조원에서 올해는 약 330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확실한 건 구독경제 시장이 지속해 성장하고 있으며, 더 성장하리라는 것이다.   또한 구독경제는 ESG, 메타버스가 화두가 될수록 더 성장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탄소 중립, RE100 등을 실현하려면 전처럼 다품종 대량생산 또는 다품종 소량생산도 아닌 딱 필요한 만큼 생산하여야 한다. 이런 비즈니스모델은 구독경제뿐이다.   구독경제는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미리 구독 신청하기 때문에 물건을 다량 생산하여 유통하면서 발생하는 폐기물, 탄소 발자국 등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제는 기업과 친환경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고, 환경문제는 자연스레 맞춤형 서비스 즉 구독경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지속성장 위한 구독서비스 기업들의 3가지 선택지   구독경제 시장은 나날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구독서비스 기업의 수익성에 대해 시장이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2021년 11월 애플의 통합 구독서비스인 애플원과 디즈니플러스가 뒤늦게 한국 구독경제 시장에 동시에 뛰어들었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경우 넷플릭스와 토종 OTT의 경쟁이었다. 그런데 작년 11월에 세계적인 OTT 강자인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플러스가 동시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한국의 구독경제 시장도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해외 글로벌 기업도 한국의 구독경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구독경제 시장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막 시작된 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즉, 구독 시장이 무한경쟁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구독경제 전문가로서 수익확대 및 지속성장을 위해 구독서비스 회사들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로 보인다. 구독료 인상과 더 많은 파생 서비스 판매, 그리고 오픈 콜라보를 통한 새로운 생태계 조성(플랫폼화)이 그것이다.    구독서비스 기업들은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지속적인 매출 확대 및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쉬운 길은 구독료 인상일 것이다. 이미 넷플릭스 등이 일부 구독 상품 금액을 인상했다.    그다음에 파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게임을 개발해 제공 중이다. 이미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자체적으로 넷플릭스 숍을 열고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했다.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 IP를 활용한 상품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작년에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와 함께 운영하는 넷플릭스 허브에서 ‘오징어 게임’의 트레이닝복 등 자체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독점 콘텐트를 바탕으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노리는 마케팅 전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 번째는 오픈콜라보를 통해 스스로 일종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넷플릭스와 유통업계 글로벌 기업인 월마트와 함께 넷플릭스 허브를 만든 것도 그중 하나로 보인다. [자료 월마트 홈페이지 Netflix - Walmart.com]   구독서비스 기업들은 오픈콜라보를 통해 다른 기업이 구독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수도 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자주 사용하게 되는 비대면 화상회의 앱 중에 줌(Zoom)이 있다. 줌은 마켓플레이스용 앱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줌 앱 마켓플레이스’ 등록 앱은 작년 초에 이미 1000개를 돌파하였다. 줌 앱 마켓플레이스에는 게임, 프로젝트 관리 및 메모 작성 앱을 포함한 수십 개의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구독서비스 기업들은 구독료 상승을 통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파생서비스와 오픈 콜라보를 통한 새로운 구독 생태계를 조성해 갈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구독자가 있는 넷플릭스 같은 OTT 회사들도 이커머스 플랫폼 회사로의 진화가 가능하다. 넷플릭스는 콘텐트 저작권을 구매한 후 구독자에게 제공하는 비즈니스로 엄밀히 따지자면 플랫폼 사업자로 보기 힘들다.   하지만, 넷플릭스도 자체 커머스 및 월마트와의 콜라보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하였다. 넷플릭스, 줌 등 구독서비스 기업들은 궁극적으론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업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2022년은 구독경제 회사들의 무한 경쟁의 원년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승승장구하던 구독경제 관련 기업들이 과연 코로나19 엔더믹 시대에도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1990년대에 DVD 구독서비스 회사였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의 발전에 발맞춰 진화하여 글로벌 OTT 기업이 되었다. 상상력과 오픈콜라보를 기반으로 진화하는 구독서비스 기업들에는 더 큰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 고 처칠은 말하였다. 지금 우리는 기회를 보고 있는가? 위기를 보고 있는가?   관련기사[더오래]쿠팡 구독료 연말 기습 인상…아마존과 차이점은친구랑 본 넷플릭스 영화, 어느날 손배청구서 날아올지도 [더오래][더오래]넷플릭스 구독료 아끼려고 친구와 공유하면 불법일까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09 15:00

  • [더오래]건물주가 재건축한다며 권리금 못 주겠대요

    [더오래]건물주가 재건축한다며 권리금 못 주겠대요

     ━  [더,오래] 김용우의 갑을전쟁(51)     2018년 개정된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되는 세입자는 한번 임대차계약을 하면 10년간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건물주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10년간 임차인의 임대차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한번 세입자와 임대차 관계로 엮이면 좋든 싫든 최대 10년을 봐야 하고, 월세나 보증금도 한 번에 5%밖에 못 올리는 상황이니 애초 세입자를 받는 것에서부터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건물주가 구체적인 철거나 재건축 계획이 마련되어 있다면 합법적으로 세입자와의 계약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진 pixabay]   물론 10년이 안 돼도 건물주가 합법적으로 세입자와의 계약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상가임대차법상 임대인이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로는 임차인이 3기 이상 월세를 안 내거나, 제3자에게 다시 임대를 놓거나 파손하는 경우 등 주로 세입자가 잘못했을 때입니다. 즉, 세입자의 잘못으로 건물주와 세입자의 신뢰가 깨졌다면 10년이 안 돼도 건물주가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세입자도 법상 주어진 10년의 임대차기간을 충분히 보장받으려면 3번 이상 월세를 미납하는 등 불찰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외에 세입자 잘못이 없어도 건물주가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건물주가 상가건물을 철거 또는 재건축할 때입니다. 상가임대차법상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에 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7호 가목)임차 기간을 10년을 채우지 않아도 건물주는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세입자 입장에서는 월세도 밀리지 않고 잘 내고 있는데 재건축 때문에 10년의 기간을 보장받지 못해 다소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만, 반대로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재건축을 하지 못해 재산권 행사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는 측면을 고려해 법은 예외적으로 건물주에게 재건축할 때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도록 허용한 겁니다.   건물주가 재건축할 계획이 있다고 무조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상 건물주가 갱신을 거절할 시점에는 구체적인 재건축 계획이 마련되어 있어야 할 것이고 이런 사유를 임차인에게 고지하고 그대로 따르는 경우에 한해 인정됩니다. 실제 실효성은 다소 의문입니다. 설사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고지한 재건축 계획을 그대로 진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임대차를 갱신하지 못한 손해를 배상받으려면 이미 상가 건물을 떠난 임차인이 건물주를 상대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소송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세입자가 큰맘 먹고 소송을 한다 해도 건물주가 자신에게 고지한 계획을 준수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할 것인데, 이 또한 만만치 않은 문제겠지요.   더 큰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재건축하면 새로운 임차인을 받지 못할 테니 기존의 세입자가 투입한 권리금을 회수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습니다. 그런데 2018년 상가임대차법이 개정되면서 임대인은 법에 명시된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기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기존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손해배상으로 물어주어야 합니다(법 제10조의4). 그러나 법상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의무를 면할 정당한 사유에 재건축은 없습니다. 따라서 건물주가 구체적인 재건축 계획을 마련한 후 임대차 종료 시에 기존 세입자에게 고지하여 임대차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해도,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유치해 임대인에게 그와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요구하며 권리금 회수를 주장하면 임대인은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을 해야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상가임대차법상 인정된 정당한 사유에는 (임대인이)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제2항 제3호)가 포함됩니다. 재건축되는 건물은 당연히 영리 목적으로 이용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재건축에 든 기간을, 임대인이 신규 임대차 계약체결을 거절할 수 있는 ‘1년 6개월 이상 상가건물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그 경우 건물주는 세입자가 데리고 온 신규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필요는 없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위 1년 6개월의 조항은 임대차 목적물이 존치됨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철거 후 재건축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관한 규정은 아니기 때문에 재건축으로 인한 기간은 1년 6개월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판례가 많았습니다. 그 경우 건물주는 기존 임차인에게 적정한 권리금 또는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분쟁이 정리될 겁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은 ‘건물주가 상가건물의 임박한 재건축 계획을 이유를 고지해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 체결이 결렬된 상태에서 공실 상태가 유지된 후 철거되어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경우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2항 제3호의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다272346 판결).   위 사례에서 건물주는 임대차 기간이 지난 후에 건물을 제3자에게 매도했는데, 대법원은 ‘상가 건물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상태가 새로운 소유자의 소유 기간에도 유지될 것을 전제로 처분하고, 실제 새로운 소유자가 그 기간에 상가건물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며, 임대인과 새로운 소유자의 비영리 사용 기간을 합쳐서 1년 6개월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경우 건물주가 세입자의 권리금을 가로챌 의도가 없다고 보고, 건물주의 의무를 면해 준 겁니다.   반면 대법원은 얼마 전 건물을 재건축 또는 대수선할 계획이 있다면서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거절하고 1년 6개월 동안 건물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 건물주는 신규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배상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85257 판결). 이 사건에서는 건물이 실제로 재건축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임대인이 재건축을 이유로 임차인에 대한 권리금 지급을 면하려면 임대차계약 체결 거절 당시 고지된 재건축계획이 어느 정도 구체화되었는지, 실제로 재건축이 이루어졌는지 등이 주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앞으로 임대인은 구체적인 재건축계획이 있고 이를 그대로 실행함으로써 1년 6개월 이상 상가건물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임차인의 임대차 갱신 요구도 거절하고 권리금도 물어줄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관련기사[더오래]권리금 놓고 6번 재판벌인 자영업자와 건물주…승자는?잘못 입금된 코인 100억, 맘대로 썼는데…대법 판결 '충격' [더오래][더오래]잠자는 제자 2명 강제추행한 교수님 무죄라네요, 왜?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09 13:00

  • [더오래]50만 달러 있으면 미국 이민 가는 기회 곧 생긴다

    [더오래]50만 달러 있으면 미국 이민 가는 기회 곧 생긴다

     ━  [더,오래] 국민이주의 해외이주 클리닉(46·끝)     전문가들이 2022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전문 종합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 전문가 69명에게 올해 1분기 전망치를 조사했습니다. 이들은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노동력 부족과 인플레이션으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조사 때보다 1.2%포인트 낮춘 3%로 전망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올해 미국 경제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0월 5.2%보다 1.2%포인트 낮은 4.0%로 낮춰잡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끌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는 금리인상은 미국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IMF는 또한 한국의 2022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3%포인트 낮춘 3.0%로 수정했습니다. 이 전망치는 일본의 예상 경제성장률 3.3%보다 0.3%가 낮아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저치라고 합니다. 한국의 대내외 경제환경에는 오미크론 확산, 물류대란, 유가와 원자재값 급등, 환율 불안 등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녹록잖은 환경을 뒤로하고 한국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전문가들이 연달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과감하게 추진되고 있는 금리 인상 등이 그 이유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지금까지 한 해 평균 100억 달러 이상 공격적인 미국 투자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과 보험업이 29%를 차지하고, 이어 부동산 17%, 제조업과 도소매업이 각각 16%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미국 정부와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제조업 분야의 비중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또 예전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를 중시했다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등에 더욱더 공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에 미국 내 한국인 기술개발자와 핵심인력 그리고 2차 협력사업장이 이들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미국 내에서도 지난해 6월 30일 이후로 중단된 미국 투자이민(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을 하루라도 빨리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제까지 대부분의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은 대체 투자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1992년부터 현재까지 370억 달러(대략 45조원)가 미국으로 유입되었습니다. 더욱이 미국의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 금리보다 훨씬 저렴하게 투자이민 자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비영리 산업 무역 협회인 IIUSA(Invest In USA)가 있습니다. IIUS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EB-5리저널센터 프로그램의 재승인을 진행 중이며, 2월에 프로그램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아주 반가운 뉴스입니다. EB-5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 1일 미국 연방 정부 회계연도가 시작될 때 의회가 ‘임시예산(CR, Continuing Resolution)’을 통과시키지 않았다면 재승인했을 것입니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 3일 ‘2022년도 통합 예산법안’을 다시 한번 통과시킬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이 동의하지 않았기에 두 번째 임시 예산안이 처리되었는데, 오는 18일 끝나게 됩니다. 회계연도 1998년에서 2019년 사이에 해마다 제정된 임시예산의 기록을 살펴보자면, 각 해의 최종 통합 예산에 동의하기 전 의회에서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민 전문가들은 올해 11월 중간선거가 있는 점을 고려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임시예산이 이번 회계연도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1월 중간선거에서는 임기 2년의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임기 6년의 연방 상원의원 34명을 선출합니다. 따라서 미국 의회가 이달 18일을 전후해 통합예산안을 전격 통과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국 투자 이민을 원한다면 투자금 50만 달러의 자금출처에 소명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출처 구성에 따라 잘못된 서류 제출로 인해 투자자 가족의 이민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사진 pixabay]   현재 미국 이민국(USCIS : United State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에서는 EB-5 리저널센터 프로그램만을 위한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 법안에서 논의되는 투자금액은 70만~80만 달러 안팎이 될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예상합니다. 그렇게 되면 2022년 통합 예산안이 통과돼 미국 이민국의 금액 인상 법안이 나오기 전에 미국 투자 이민을 50만 달러로 진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됩니다.   이와 관련해 제가 있는 사무실로도 투자자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오는데, 가장 많은 질문이 50만 달러 투자 이민을 위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 지입니다. 이민 변호사의 입장에서 우선 미국 이민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자금출처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을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예를 들어 같은 50만 달러의 투자금이지만 출처에 따라서 불필요한 서류나 잘못된 서류 제출로 후에 투자자 가족의 이민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관련기사[더오래]미국이민 도전해 볼만한 핫한 직군 뭐가 있을까?[더오래]사업과 영주권 두마리 토끼 잡는 ‘EB-5’ 직접투자[더오래]미 투자이민 ‘50만 달러 프로그램’ 재가동 움직임 국민이주 이유리 미국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09 11:00

  • 韓 행복도 꼴찌…인생 3막은 '발룬티코노미스트' 삶 사세요 [더오래]

    韓 행복도 꼴찌…인생 3막은 '발룬티코노미스트' 삶 사세요 [더오래]

     ━  [더,오래] 한익종의 함께, 더 오래(80·끝)      2021년이 마무리되어 가는 10월과 11월 두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우리 헌정사에서 수많은 논란과 갈등을 빚었고 이제 다시는 기억의 페이지를 들추고 싶지 않은 두 대통령의 죽음을 다시 소환하는 이유는 그들이 남긴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다 알다시피 오랜 친구이자 정권찬탈의 동지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한달여 만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하게 된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노 전 대통령은 권력 찬탈의 계기가 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10월 26일에 세상을 떠났고, 또 한 사람은 정권찬탈과정에서 지었던 과오를 뉘우친다며 백담사로 들었던 그날인 11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내 생각으로는, 우연치고는 필연에 더 가까운 종말이다. 어떤 필연일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온다는 속담대로 그 콩과 팥이 나만 잘살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 사고가 낳은 결과가 아닐까. 이 세상에 거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내 신념이다. 모태신앙을 갖고 있는 내가 자주 강조하는 얘기, 벌을 받더라도 가끔 신의 존재를 의심할 때가 있지만 인간을 포함한 삼라만상은 반드시 소멸한다는 것과 이 세상에 ‘거저’는 없다는 사실만은 절대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 세상에 거저, 자연적으로 되는 게 어디 있는가? 두 전직 대통령의 암울한 말로는 나 혼자만 잘살면 된다는(소아적 이기주의) 생각과 행동이 낳은 필연적 결과다.   한라산 위로 떠 오른 태양. 새해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기원해 본다. [사진 한익종]   오래전에 나쁜 놈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나쁜 놈의 어원은 ‘나 뿐인 놈’ 아니었나 싶다. 나만의, 내 가족만의 이익을 위해서는 못된 일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나쁜 놈이다. 선의 결과는 선이고 악의 결과는 악이다. 이를 두고 사필귀정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을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무모한 짓을 인간은 왜 반복할까? 자기합리화 증후군에 빠진 고양이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괜찮다’, ‘나는 아니다’는 고양이 심리. 그래서 제임스F 웰스는 ‘인간은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않는다’고 개탄했나 보다.   자본주의의 미래 저자 폴 콜리어는 자본주의의 성공사례로 꼽히던 한국이 이젠 낮은 출산율, 포퓰리즘정책의 득세, 빈부격차의 심화, 사회갈등 등으로 인해 자본주의의 병폐와 자본주의의 고장이라는 사례의 대표적 국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류사회학자인 조한혜정 선생은 ‘선망국(先亡國)’이란 표현을 들어 오늘의 우리를 경고한 바 있다. 기업, 사회, 국가라는 공동체 이익을 위해 함께 했던 ‘이타’라는 공동체 의식이 사라지고 사회 구성원 저마다 나만의 이익을 (우리끼리) 추구하는 개인이기주의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꼬집었다. 더욱 암울한 미래는 이렇게 세계적 석학들이 우려 깊은 시선을 보내고 사회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건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고,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는 사고 때문이다. 그러나 명심하자. 순망치한이다. 이웃이, 사회가, 국가의 한 축이 무너지면 나 또한 무너진다는 사실을. 여기서 우리는 ‘이타가 곧 이기’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어딘가?   얼마 전 ‘세계 가치조사’가 실시됐는데. 그 결과가 우리나라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듯해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다. 세계 80개국의 성인들에게 11가지의 가치를 제시한 후 후손들에게 가르쳤으면 하는 5가지의 가치를 골라보게 한 결과, 이타심을 가르쳐야 한다는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것이다. 행복도 조사에서 ‘어려울 때 찾아갈 만한 지인이 있는가?’라는 조사에서도 우리나라가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세대에게 환경의 중요성, 창의적 삶에 대해 설명하는 필자. 은퇴후 삶은 발룬티코노미스트적(봉사,경제활동) 삶이 필요하다. [사진 한익종]   베이비 부머 세대를 ‘오팔세대’라고도 한다. 보석 오팔은 수많은 균열을 통과한 빛이 무지갯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를 칭송(?)하는 의미로 쓰인다. 이대로 우리 세대가 끝난다고 가정하면 나는 오팔은커녕 인류 역사상 후손들로부터 가장 ‘비난받는’ 세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큰 이유는 나만 잘살겠다고 똘똘 뭉쳤고, 그 결과 후손들에게 이기주의적 가치관을 건네줌으로써 개인적 불행은 물론 환경파괴, 사회적 병폐의 양산 등 치유할 수 없는 미래를 남겨주는 세대로 남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아직 기회는 있다.   니체는 삶을 낙타, 사자, 어린아이와 같은 삶이라 은유적으로 말했다. 나는 그에 빗대 인생을 3막이라 말한 바 있다. 인생3막은 인생1, 2막과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인생3막은 인생2막인 직장생활의 투쟁적이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삶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인생2막과 다른 삶은 ‘함께’이며 함께의 기본은 ‘이타를 통한 이기의 달성’이다. 그런 측면에서 ‘발룬티코노미스트(봉사+경제활동)’의 삶을 제안한다. ‘한익종의 함께 더 오래’의 연재 마지막 글을 ‘인생3막은 발룬티코노 미스트의 삶이다’로 정한 이유다.   관련기사[더오래]‘고독부’ 둔 선진국…나랏님이 노인 외로움 해결해준다?[더오래]두가지 은퇴 삶, ‘아, 옛날이여’vs‘오라는 데 많네’[더오래]'오팔세대' 원죄 떠안은 40대 교사 3명의 대화 푸르메재단기획위원 theore_creator@joongang.co.kr

    2022.02.09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