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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연민의 리더십’…애인과 이별한 직원의 슬픔 공유하라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118·끝)

“구성원 개개인의 처지를 고려하자니 업무 진행이 안 되고, 업무 위주로만 회사를 경영하자니 냉혈한 같아 보일까 염려되고 구성원 이탈이 가속화한다”는 고민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성원에 대한 연민과 업무 책임 중심의 경영은 마치 상반된 별개의 이슈로 보이지만, 창업가에게는 둘 다 모두 갖춰야 하는 요소다. 이번 글은 연민으로 가득해 세상을 밝힐 역량을 충분히 갖춘 스타트업 리더를 위한 것이다.

전 세계가 참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건강 위협, 고용 불안, 경제적 정치적 혼란 등이 가까운 가족 간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주변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잘 나가는 기업의 구성원으로 홀연히 일하고 있다고 해도 힘든 다수의 이웃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정서적·물질적으로 적지 않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 경영에서도 ‘연민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한 요즘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연민의 리더십이 중요해지고 있다. 연민의 리더십은 구성원을 늘 지지하고 다양성과 다름을 장려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사진 pxhere]

기업 경영에서도 연민의 리더십이 중요해지고 있다. 연민의 리더십은 구성원을 늘 지지하고 다양성과 다름을 장려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사진 pxhere]

연민(compassion)은 다른 사람의 고통(passion)을 자신도 함께(com) 느껴, 그 고통을 덜어주려고 애쓰는 행동이나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을 이르는 말이다. 연민의 리더십(compassionate leadership)이 있다. 연민의 리더십은 친절하고 사려 깊으며, 구성원을 늘 지지하고,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에 관심이 많으며, 개방적이고, 다양성과 다름을 장려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연민의 리더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구성원이 처한 상황과 현실에 대한 인식 능력, 구성원의 감정 상태 인식 능력, 리더가 구성원의 성공과 발전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다는 공감대 형성 능력을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고 한다.

위기의 시기일수록 리더는 구성원의 안위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며, 동시에 연민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값싼 동정이나 위선으로 오해되기 십상이다. 리더가 위기에 처한 구성원에게 연민을 보이는 순간 조직의 결속력은 매우 강해진다. 결속력은 위기시는 물론 평상시에도 협력과 신뢰, 구성원간 충성도를 배가시켜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놀라운 힘을 가져다주므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뿐만 아니라 연민의 능력을 보유한 리더는 구성원에게 강하고 뛰어난 리더로 인식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연민만으로는 기업을 경영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스타트업과 같이 하루하루 언제 망할지 모르는 극단적 환경에 처한 기업일수록 냉철한 목표 지향적 리더십과 연민의 리더십을 창업가가 균형 있게 갖추지 못하면 성과를 만들어 내기 힘들며, 설령 수 년간 반짝 놀랄만한 성과를 냈더라도 하루 아침에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

연민만으로 성공적인 기업을 경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냉철한 판단으로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아야 하며 드물게는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 등의 고통을 요구해야 하기도 한다. 냉철한 경영 판단과 실행으로 구성원의 고통을 외면하는 바람에 냉소와 좌절 심지어는 절망과 적대감을 안겨주는 일도 목격한다. 경영 목표를 달성한다는 미명하에 구성원의 필요와 고통을 일부러 외면하는 일도 있다. 반면에 상처받을 상대를 생각하는 연민이 앞서 꼭 해야 할 의견 제시와 행동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고통을 끌어 안으면서도 어려운 과업을 수행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창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

하버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구성원의 고통을 끌어안지 못하거나 외면하면서 결과만 달성하는 리더보다, 고통을 끌어안으면서도 결과를 달성하는 지혜로운 연민을 발휘하는 리더가 훨씬 더 능력을 인정받고 성과도 좋다 한다. 또한 이 연구에 따르면 지혜로운 연민에 탁월한 역량을 보이는 리더는 규칙적인 마음챙김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마음챙김을 통해 자기 및 주변 상황 인식능력과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인식하는 능력 모두 향상되기 때문에 지혜로운 연민을 갖춘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창업가 스스로 개인적인 일상 생활을 통해 배가해야 하는데, 간단한 팁을 공유한다면 다음과 같다. 마음챙김에 효과적인 3대 활동으로는 지식이 아닌 성찰 중심의 독서, 판단과 분석을 배제한 자기 감정과 생각 표현 중심의 글쓰기, 마음챙김에 효과적인 소리·음악 등의 청취라고 한다. 이런 활동에 도움을 주는 활동으로는 다양한 명상 및 종교 활동을 들 수 있겠다.

지혜로운 연민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주기적인 '마음챙김'이 필요하다. 마음챙김은 창업가 스스로 개인적인 일상 생활을 통해 배가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지혜로운 연민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주기적인 '마음챙김'이 필요하다. 마음챙김은 창업가 스스로 개인적인 일상 생활을 통해 배가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다시 스타트업 창업가 주제로 돌아와 하버드대학이 제시한 지혜로운 연민을 갖춘 창업가가 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필자의 재해석을 바탕으로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냉철한 판단과 실행에는 강하지만 연민을 잘 못 느끼는 창업가를 위한 대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자기 연민에 관대하라=타인에게 연민을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 연민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대장부가 무슨 그 따위 일로 고통을 느끼며 쳐져 있어. 참아!”라는 생각만큼 자기 연민을 방해하는 요소도 드물다. 타인의 고통을 포용하고 배려하며 인정하는 것처럼 자신의 고통에도 모질게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 행위에 대한 과도한 자기 비판을 멈추자. 과거의 실패와 고통을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통해 성장을 위한 경험으로 인식하고 미래에는 어떻게 개선하여 다른 행동을 할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연민을 얻을 수 있는 상대를 영입하여 함께 일하거나 곁에 머물게 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예측하라=항상 상대방의 입장을 분석하고 무엇이 상대 이익에 도움이 될지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다루기 힘든 피드백을 전달할 때도 이미 파악한 상대방 이익을 증대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달하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내용이라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전달이 가능할 것이다.

◇연민을 연습하라=연민도 연습을 통해 없던 것도 생기게 하며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 늘 상대방의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매 팀 미팅 또는 개별 미팅 때마다 “당신의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알려달라”등과 같이 상대방 필요를 채우기 위한 의견을 상대에게 일상적으로 묻는다. 별 것 아닌 간단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언제든 상대의 필요와 고통에 동참할 분위기와 자세를 체질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구성원의 개인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라=애인과의 결별부터 가족의 유고까지 구성원의 개인사를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리더가 연민을 느껴야 한다. 구성원의 개인 사생활을 창업가가 모두 파헤쳐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심각한 개인사는 회사 업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므로 회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구성원의 심각한 개인사는 오히려 회사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방법만으로는 개인사가 회사 업무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음을 창업가가 인지하고 구성원의 고통과 문제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개인사 공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달해야 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구성원이 보다 투명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리더를 대하게 될 것이다.

◇구성원과의 일상 속 대화에 힘써라=급작스럽게 구성원의 심각한 개인사를 리더와 공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평소 구성원의 개인 관심사 비전 등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문화를 정착시킨다. 구성원의 관심사를 이해할수록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책무를 부여하고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핵심 행동 가치를 설정하라=협력, 존중, 개방, 포용, 혁신 등과 같은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행동 가치를 설정하고 이에 위배되는 모든 기업 문화를 배제한다.

흥미로운 것은 창업가들 대부분이 자기가 가장 구성원을 잘 이해하려 하고 있으며 자기만큼 그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회사 내에 없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 pxhere]

흥미로운 것은 창업가들 대부분이 자기가 가장 구성원을 잘 이해하려 하고 있으며 자기만큼 그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회사 내에 없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 pxhere]

반대로 풍부한 연민으로 가득 채워져 있지만 냉철한 판단과 실행의 지혜가 부족한 창업가를 위한 대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솔직하게 공개하라=힘들 때나 쉬울 때나 상관없이 구성원에게 적절한 방향성과 가이드라인을 투명하고 확실하게 제시하는 것은 리더의 의무다. 정직은 언제나 최선이자 강력한 무기임을 확신해야 한다. 무례한 돌직구가 문제인 것이지, 돌직구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돌직구로 보이지 않기 위해 과도한 친절의 언행을 리더가 보이면 오해가 발생해 리더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도 어렵다. 솔직하고 공개적인 정직한 소통은 사랑과 연민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루 한 명의 구성원과 솔직한 관계를 맺어라= 매일마다 하루 한 명의 임직원과 회사의 현 상황 및 상대의 업무 현황, 창업가와 회사가 설정한 기대치, 개선점 등을 솔직하게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라. 과잉 친절의 행동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민은 연약함을 의미하지 않는다=연민은 확고한 자기 기준을 토대로 힘들고 어려운 고통에 공감하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고통을 공감한다는 간단한 증표는 함께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명확한 목표와 과정을 설정하고 구성원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특히 평상시 회사가 구성원 개개인에게 기대하는 기대치가 명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창업가가 제시한 목표와 과정이 구성원을 향한 기대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여 공감도 얻고 필요한 개선점 및 도움 요청도 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창업가가 사실과는 다르게 본인은 따뜻함과 냉철함을 겸비한 지혜로운 연민의 소유자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창업가들 대부분은 자기가 가장 구성원을 잘 이해하려 하고 있으며 자기만큼 그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회사 내에 없다고 굳게 믿고 있다. 창업가의 믿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실제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은 착각은 본인 스스로가 번아웃에 빠지거나 구성원의 업무 저하 또는 이탈 등이 발생해서야 깨닫게 되기 쉽다.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연민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연민과 냉철한 판단, 둘 모두를 균형감 있게 숙지해야 한다. [사진 pxhere]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연민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연민과 냉철한 판단, 둘 모두를 균형감 있게 숙지해야 한다. [사진 pxhere]

스타트업은 존재 목적인 ‘Why’ 중심의 기업이다. 이 ‘Why’에 창업가 본인은 물론, 구성원의 강력하게 공감 정도를 바탕으로 적절한 써포트가 이루어느냐에 따라 스타트업 성장 로켓의 성능이 결정될 정도다. 공감 능력을 갖고 있는 창업가만이 공감 능력을 갖고 있는 구성원을 모을 수 있다. 그리고 공감 정도의 측정은 연민 능력을 통해서 가늠할 수 있다.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연민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연민 중심으로만 또는 연민을 배제한 냉철한 판단 중심으로만 스타트업을 경영할 수 없다. 둘을 모두 함께 균형감 있게 숙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창업가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필요도 있다.

스타트업이 무엇보다 멋진 이유는 유명해져서도 투자를 받아서도 돈을 많이 벌어서도 아닌, 다른 어떤 기업 형태보다 성장과 변화 주도에 집중하면서도 항상 긍정적으로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과 문화의 정착과 발전에 매진해야만 살아남는 속성을 가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2017년부터 시작한 약 5년간의 “반짝이는 스타트업”을 이제 마무리한다. 필자의 이름은 무수한 별들이 함께 모여 주변을 밝히는 형상을 묘사하고 있다. 진정성으로 가득한 스타트업은 항상 필자에게 감사와 동경과 존경과 응원의 대상이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가치와 혁신을 창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공간을 마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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