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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반토막 난 넷플릭스 주가…위기의 구독경제 어디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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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15)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지난 1월 28일 공개된 후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1위를 하였다. 강남 센트럴시티 지하에 ‘지금 우리 학교는’ 팝업 존에 지난 3일 방문하였다. 개장 전임에도 불구하고 줄을 섰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강남 센트럴시티 지하에 설치된 '지금 우리 학교는'팝업존. [사진 전호겸]

강남 센트럴시티 지하에 설치된 '지금 우리 학교는'팝업존. [사진 전호겸]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성공으로 넷플릭스가 웃고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구독경제의 대표 주자인 넷플릭스의 주가는 2022년 1월 21일 22% 폭락한 데 이어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6% 하락, 387.15달러로 마감했다. 2021년 11월 기록한 장중 최고치 대비 약 45% 폭락하였다. 블룸버그에서 기사의 헤드라인으로  뽑을 정도로 코로나 19의 수혜주였던 구독서비스 기업들의 위기감은 고조 되고 있다.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기업인 넷플릭스와 펠로톤이 팬더믹으로 인해 성장했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구독자 가입률 성장이 둔화하고 있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종섭 퍼시픽투자운용 투자본부장은 “구독서비스 기업의 주가 폭락은 전체적인 주식 시장의 하락에서 기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가는 구정 전에 요동쳤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크 윌슨은 지난 1월 20일 보고서에서 “나스닥을 포함해 미국의 주요 지수가 지금보다 10% 이상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윌슨은 “기업 실적이 이미 둔화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으로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닷컴 버블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언했던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도 지난 1월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미국 증시에 심각한 슈퍼 버블이 생겼다”며 “슈퍼 버블이 터지면 S&P500 지수가 향후 45% 가까이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ESG의 필수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30조원

전직 애널리스트인 보림 인터내셔널 김형탁 대표는 “구독서비스 기업의 주가 하락은 성장률 둔화뿐만 아니라 구독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의구심과 시장의 우려도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등 큰 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중국어 교육전문가 유혜선 작가는 “넷플릭스가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공식 루트가 아닌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을 활용해 불법으로 콘텐트를 시청하거나 불법 다운로드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로서는 중국에서 경제적 수익창출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연 구독경제 시장은 말 그대로 ‘하락장’인가? 우선 구독경제 시장의 성장 규모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몇 달 전에 영국 시장조사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구독 시장은 2021년 약 260조원에서 올해는 약 330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확실한 건 구독경제 시장이 지속해 성장하고 있으며, 더 성장하리라는 것이다.

또한 구독경제는 ESG, 메타버스가 화두가 될수록 더 성장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탄소 중립, RE100 등을 실현하려면 전처럼 다품종 대량생산 또는 다품종 소량생산도 아닌 딱 필요한 만큼 생산하여야 한다. 이런 비즈니스모델은 구독경제뿐이다.

구독경제는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미리 구독 신청하기 때문에 물건을 다량 생산하여 유통하면서 발생하는 폐기물, 탄소 발자국 등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제는 기업과 친환경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고, 환경문제는 자연스레 맞춤형 서비스 즉 구독경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속성장 위한 구독서비스 기업들의 3가지 선택지

구독경제 시장은 나날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구독서비스 기업의 수익성에 대해 시장이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2021년 11월 애플의 통합 구독서비스인 애플원과 디즈니플러스가 뒤늦게 한국 구독경제 시장에 동시에 뛰어들었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경우 넷플릭스와 토종 OTT의 경쟁이었다. 그런데 작년 11월에 세계적인 OTT 강자인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플러스가 동시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한국의 구독경제 시장도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해외 글로벌 기업도 한국의 구독경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구독경제 시장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막 시작된 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즉, 구독 시장이 무한경쟁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구독경제 전문가로서 수익확대 및 지속성장을 위해 구독서비스 회사들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로 보인다. 구독료 인상과 더 많은 파생 서비스 판매, 그리고 오픈 콜라보를 통한 새로운 생태계 조성(플랫폼화)이 그것이다.

구독서비스 기업들은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지속적인 매출 확대 및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쉬운 길은 구독료 인상일 것이다. 이미 넷플릭스 등이 일부 구독 상품 금액을 인상했다.

그다음에 파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게임을 개발해 제공 중이다. 이미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자체적으로 넷플릭스 숍을 열고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했다.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 IP를 활용한 상품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작년에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와 함께 운영하는 넷플릭스 허브에서 ‘오징어 게임’의 트레이닝복 등 자체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독점 콘텐트를 바탕으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노리는 마케팅 전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 번째는 오픈콜라보를 통해 스스로 일종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넷플릭스와 유통업계 글로벌 기업인 월마트와 함께 넷플릭스 허브를 만든 것도 그중 하나로 보인다.

[자료 월마트 홈페이지 Netflix - Walmart.com]

[자료 월마트 홈페이지 Netflix - Walmart.com]

구독서비스 기업들은 오픈콜라보를 통해 다른 기업이 구독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수도 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자주 사용하게 되는 비대면 화상회의 앱 중에 줌(Zoom)이 있다. 줌은 마켓플레이스용 앱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줌 앱 마켓플레이스’ 등록 앱은 작년 초에 이미 1000개를 돌파하였다. 줌 앱 마켓플레이스에는 게임, 프로젝트 관리 및 메모 작성 앱을 포함한 수십 개의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구독서비스 기업들은 구독료 상승을 통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파생서비스와 오픈 콜라보를 통한 새로운 구독 생태계를 조성해 갈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구독자가 있는 넷플릭스 같은 OTT 회사들도 이커머스 플랫폼 회사로의 진화가 가능하다. 넷플릭스는 콘텐트 저작권을 구매한 후 구독자에게 제공하는 비즈니스로 엄밀히 따지자면 플랫폼 사업자로 보기 힘들다.

하지만, 넷플릭스도 자체 커머스 및 월마트와의 콜라보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하였다. 넷플릭스, 줌 등 구독서비스 기업들은 궁극적으론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업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2022년은 구독경제 회사들의 무한 경쟁의 원년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승승장구하던 구독경제 관련 기업들이 과연 코로나19 엔더믹 시대에도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1990년대에 DVD 구독서비스 회사였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의 발전에 발맞춰 진화하여 글로벌 OTT 기업이 되었다. 상상력과 오픈콜라보를 기반으로 진화하는 구독서비스 기업들에는 더 큰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 고 처칠은 말하였다. 지금 우리는 기회를 보고 있는가? 위기를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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