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 만에 9위→1위’ 포브스 선정 대만 新 최고 부호

    ‘3개월 만에 9위→1위’ 포브스 선정 대만 新 최고 부호

    대만 최고 부호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콴타 컴퓨터(Quanta Computer·廣達電腦) 회장 배리 램(Barry Lam·林百里)의 순위가 3개월 만에 9위에서 1위로 수직 상승한 것이다. 7월 21일 15시 기준, 배리 램은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Forbes Real-Time Billionaires List)에서 자산 가치 102억 달러로 세계 188위, 대만 1위를 차지했다.  콴타 컴퓨터(Quanta Computer·廣達電腦) 회장 배리 램(Barry Lam·林百里). 사진 디지타임스 캡처 뒤를 이어 컨버스,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 신발을 위탁 제조하는 화리그룹(華利集團) 창업자 장충위안(張聰淵)이 77억 달러로 2위(세계 296위),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郭臺銘)이 74억 달러로 3위(세계 333위)에 올랐다.   지난 4월 발표된 2023년 포브스 대만 상위 50대 부자(Forbes Taiwan’s 50 Richest) 명단에서 배리 램은 자산 가치 56억 달러로 9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3개월 만에 자산 가치가 무려 41억 달러나 뛰어 단숨에 대만 최고 부호에 등극했다. 3개월간 배리 램과 콴타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23년 포브스 대만 상위 50대 부자(Forbes Taiwan’s 50 Richest)’ 명단 에서 9위에 오른 배리 램. 포브스 캡처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Forbes Real-Time Billionaires List)’에서 세계 188위, 대만 1위를 차지한 배리 램. 포브스 캡처  ━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 엔비디아가 택한 파트너     배리 램이 ‘깜짝 1위’로 올라선 데에는 그가 경영하는 콴타 컴퓨터(2382.TW)의 주가 상승 영향이 크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 6개월간 콴타의 주가도 170% 넘게 상승했다.   셔터스톡 원래 콴타는 노트북 및 전자 하드웨어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대만의 컴퓨터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기업이다. 1988년 설립 이래 애플, 델(Dell), 도시바(Toshiba), 소니(Sony), 에이서(Acer), 레노보(Lenovo) 등 글로벌 전자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애플의 맥북(Mac) 조립업체로 유명하며, 2021년 출하량 기준 전 세계 노트북 4대 중 1대를 생산한다. (2021년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 2억 6800만대 중 콴타가 제조한 노트북은 7530만대로 28%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PC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침체가 본격화하자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용 네트워크 솔루션 ▲스마트 홈 ▲스마트 헬스케어 ▲IoT ▲AR/VR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사업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좌)QCT (우)Techman Robot 또한 엔비디아의 서버 파트너로 유명한 QCT(Quanta Cloud Technology), 협동 로봇을 전문 개발하는 테크맨 로봇(Techman Robot)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며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배리 램은 일찍이 6년 전 AI의 밝은 미래를 예견하고 이 분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그는 “AI는 아주 좋은 아이템”이며 “앞으로 30년은 AI가 큰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콴타의 주가는 AI 컴퓨팅 기술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지난 5월 열린 ‘컴퓨텍스 2023’ 기조연설에서 QCT를 주요 파트너로 소개하며 고공행진 하기 시작했다. QCT는 오는 8월 다양한 가속 컴퓨팅 요구를 충족하는 엔비디아의 MGX 설계를 적용한 제품을 처음으로 시장에 출시할 전망이다.     ■ ‘배리 램’ 깊이 들여다보기 「 1949년 상하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직후 국공 내전을 피해 부모와 함께 상하이에서 홍콩으로, 홍콩에서 대만으로 이주했다. 어렵고 가난한 환경에도 학업에 열중해 국립대만대학 전기공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열심히 컴퓨터를 배워 1988년, 동업자와 함께 콴타 컴퓨터를 창업했다.     창업 당시 주위에서는 노트북보다 전망이 밝은 데스크톱을 하라는 조언이 넘쳐졌다. 그러나 10년 동안 뚝심 있게 ‘노트북’이라는 한 우물만 팠다. 외부와의 연락도 거의 단절해 초기에는 그와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콴타 컴퓨터의 낮은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해 직접 노트북을 메고 고객들을 찾아다녔다고도 한다. 이러한 노력은 서서히 빛을 발해 1997년 델(Dell)로부터 거액의 수주를 따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노트북 OEM 분야 최강자로 올라선다.   배리 램은 ‘거북이 철학’으로도 유명하다. 직원들에게 본인을 거북이라고 생각하고, 토끼가 아닌 스스로와 경쟁한다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라고 조언했다는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 

    2023.07.26 07:00

  • 세계 최초 챗 GPT 탑재 전기 자전거, 베일 벗었다

    세계 최초 챗 GPT 탑재 전기 자전거, 베일 벗었다

    올해 들어 챗 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의 한 스타트업이 만든 ‘생각하는 자전거’가 주목받고 있다. 챗 GPT를 탑재한 이 전기 자전거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에게 최적 운행 경로, 자전거 수리, 영양 플랜 등 정보를 제공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동시에 챗 GPT와 대화가 가능한 셈이다.      ━  ‘생각’하고 ‘말’하는 자전거   사진 Urtopia 중국 매체 타이메이티(鈦媒體)에 따르면, 세계 최초 챗 GPT 전기 자전거 퓨전(Fusion)은 지난 7월 2일 공개됐다. 퓨전의 개발사는 자사의 제품을 ‘생각하는 자전거’라 형용한다. 스피커가 내장된 자전거에 탑승자가 음성으로 질문을 던지면, 그에 해당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어서다. 공식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자전거를 운전하며 직접 챗 GPT에 주변 관광명소 등 질문을 하면, 시스템이 몇 초 내에 구체적인 답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또 이 자전거는 애플의 헬스 앱과 협업을 진행, 탑승자가 자전거 운전 중 자신의 심장 박동수 등 건강 데이터를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자전거 차체에는 AI 알고리즘이 탑재되어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기록되며, 미세 조정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장거리 주행을 실현한다.   사진 量子位 내장된 챗 GPT는 이용자에게 자전거 수리, 영양 플랜, 다양한 여행 노선, 부상 회복 제안 등 정보를 제공하며, GPS와 도난 방지 시스템, 안전장치도 탑재되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제품 디자인에는 프로그 디자인(Frog Design)의 창립자 하르트무트 에슬링거(Hartmut Esslinger)와 BMW의 디자이너였던 마티스 헬러(Mathis Heller)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제작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챗 GPT 탑재 자전거의 무게는 약 15kg에 불과하다. 전체가 탄소섬유로 만들어졌으며, 첨단기술과 환경친화적 이미지를 모두 녹여냈다. 이 자전거의 가격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해당 업체의 다른 제품의 가격대를 고려할 때 저렴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3개 모델 가운데 가장 저렴한 제품의 가격이 1799달러(약 266만원)다.      ━  챗 GPT 전기 자전거, 중국 회사가 만들었다   세계 최초 챗 GPT 탑재 전기 자전거는 중국의 유토피아(Urtopia)라는 브랜드에서 만들었다. 유토피아는 지난 2021년 설립된 선전(深圳) 저룬커지(哲輪科技) 산하의 브랜드다. 유토피아의 창립자 장보(張波)는 칭화(清華)대학 출신으로, 자전거를 워낙 좋아해 미국 유학에서 돌아오자마자 회사를 설립했다.   주력 제품은 전기 자전거(E-bike)이며, 순수 전기 스쿠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탑승자가 페달을 굴려야 하며 전기는 주행을 보조한다는 점이다. 중국 국내에서는 가성비가 떨어진다며 전기 자전거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지만, 유럽과 미주 시장에서는 환영받고 있다. 전기 스쿠터는 차량 관리 규정을 지켜야 하며 주행 가능한 도로가 제한적이지만, 전기 자전거는 이러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유토피아가 주로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잡고 유럽, 미주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이유다. 사진 Urtopia 보도에 따르면, 유토피아는 앞서 설립 3개월 만에 첫 번째 모델 E-bike Carbon 1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Indiegogo)에 2500달러(약 315만원)의 판매가로 업로드됐으며, 첫 번째 모금 달성액은 300만 달러(약 37억 8100만원)를 넘어섰다. 이처럼 잠재력을 드러낸 유토피아는 이어 2022년, 창립 1년 만에 천만 달러 규모의 프리 시리즈 A(Pre-A)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다.     사실 유토피아의 전기 자전거는 오픈 AI(Open AI)와 협력하기 이전에도 자체적으로 언어 인식 보조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차선변경 등의 기초적인 지령을 내리는 수준에 그쳤고, 이용자와 자전거 간 인터랙션 측면에서는 그다지 이상적이지 못했다. 그리하여 오픈 AI와의 협력을 결정, 2023 ‘유럽 국제 자전거 박람회(유로바이크⋅EUROBIKE)’에서 오픈 AI와의 협력을 정식으로 발표하기에 이른다.     유토피아 관계자는 “챗 GPT 탑재 전기 자전거는 스마트폰 등 별도 기기 없이도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며, “챗 GPT가 늘 동반자처럼 자전거 주행을 돕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가속하는 시점에도 안전하게 실시간 조작 및 질의응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생성형 AI가 각광받음에 따라, 그 활용 범위가 업무 전반 외에 자동차, 드론, 로봇 등과의 결합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도 챗 GPT 접목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과 차량 간 인터랙션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 최초 챗 GPT 전기 자전거를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자전거에 굳이 생성형 AI가 탑재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등 각종 스마트 기기로 비슷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와는 달리 자전거는 생성형 AI로 얻을 수 있는 부가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챗 GPT의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다. 2021년까지 학습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실시간 교통상황과 일기예보 등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3.07.25 07:00

  • 미국 뒷마당 파고드는 인민해방군

    미국 뒷마당 파고드는 인민해방군

    중남미에 2010년대 들어 중국이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 호의적 경제 협력과 원조를 통해 중국의 매력도를 끌어올렸다. 셔터스톡 중남미는 흔히 미국의 ‘뒷마당(backyard)’으로 불린다. 미국 스스로도 아메리카 대륙의 맹주를 자처해 왔다. 1823년 미국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선언한 ‘먼로 독트린’은 흔히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불간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주에 대한 미국의 종주권 선언’이기도 했다. 저명한 국제정치학자 존 미어셰이머는 미국은 세계 패권국이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의 패권국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중남미에 2010년대 들어 중국이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 호의적 경제 협력과 원조를 통해 중국의 매력도를 끌어올렸다.  미국 입장에선 경계심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 바둑으로 치면 미국이 지어놓은 대마를 중국이 무너뜨리려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중남미에 대한 중국의 접근은 최근 경제 분야를 넘어 안보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티에라델푸에고 제도는 남미 최남단 지역으로 구대륙 최남단 희망봉과 같은 곳이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경계 짓는다. 이곳의 구스타보 멜레야 주지사가 지난달 새 법령을 세워 중국이 건설, 운영하는 ‘다목적’ 항만 시설을 승인했다. 멜레야는 “이번 건설의 원활한 진행은 중국 기업들이 아르헨티나 남부에 투자하는 데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법령은 같은 날 주 의회에서 곧바로 통과됐으며, 중앙 정부의 최종 승인을 남겨둔 상태다.   항구 건설은 표면적으로 민간 프로젝트를 표방한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산하 기업인 산시화학공업그룹이 참여한다. 남극에 가장 가까운 육지라는 점은 중국에 큰 전략적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극지 궤도에 있는 위성과 통신할 수 있는 기지국·항구를 보유할 경우 지구 전체를 관측하는 데 이상적인 커버리지가 확보된다. 적도 쪽 위도에서 측량하기 어려운 지역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측 범위를 넓힐 뿐만 아니라 신호 선명도, 전송 능력도 높일 수 있다.   티에라 델 푸에고는 인구 15만 명에 불과한 최남단 오지다. 아르헨티나 정부나 미국의 간섭과 감시망을 피해 보안을 요하는 행위들을 하기에 적합한 장소이기도 하다. 주요 화학 물질이나 광물, 무기 등을 운반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이미 아르헨티나 네우켄 지역에 인민해방군 산하의 우주연구소를 설치해 운영 중이기도 하다.   티에라 델 푸에고. 셔터스톡 미국 국무부는 당연히 우려를 표명했다. 3월 로라 리처드슨 미 남부사령부 사령관 등은 최근 남미 대륙에서 일어나는 중국의 공격적인 확장세가 미국에 장기적인 위협이 아니라 “지금 이미 일어나고 있는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리처드슨은 “중국은 항구 건설, 자원 추출, 약탈적 투자 관행을 통해 정부를 조종하고 잠재적 민군 겸용 우주 시설을 건설하는 능력을 키워 왔다”고 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아르헨티나 내부 사정은 혼란스럽다. 한국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아르헨티나 일부 연방하원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멜레야 주지사가 승인한 법령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멜레야와 아구스틴 로시 아르헨티나 수석장관, 외교장관, 국방장관 등을 국가 안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반면 집권 세력인 좌파 포퓰리즘 ‘페론주의’ 정권(‘모두의 전선’)은 중국의 열렬한 우방이다. 자칭 전투적 페론주의자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 부통령은 2007~2015년 대통령에 재임하며 현재 아르헨티나가 겪고 있는 천문학적 인플레이션의 씨앗을 뿌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올해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147%에 달할 것인데 반해 GDP는 3.5%까지 하락하리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치네르. 셔터스톡   이런 상황에서 키르치네르 부통령에 대한 지지는 정치인들과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굳건하다고 나타나는데 ‘키르치네르주의’의 핵심 철학 중 하나가 친중이다. 멜레야 주지사 역시 철저한 키르치네르주의자로 꼽힌다.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고 고갈로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과 추가 대출 및 상환 연장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IMF는 아르헨티나에 구제금융 53억 달러(약 70조원) 지원을 예정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 부족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수준이다. 외국의 투자와 원조가 절실하고 중국은 그럴 용의와 충분한 능력이 있다.   아르헨티나 국민의 중국에 대한 태도는 둘로 갈린다. 반정부 성향 국민들은 “현 페론주의 정권은 미군이 자국에 군사 기지를 건설한다면 ‘아르헨티나 주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하고, 중국군 산하 기지일 경우 ‘환영할 일’이라고 할 것”이라며 선택적 애국심이라고 꼬집는다.   쿠바도 중국의 군사 전초기지화 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쿠바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감청기지 4곳이 가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에 중국의 군수 보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 ‘141 계획’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처음에 보도를 부인했던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은 2019년부터 쿠바에 스파이 기지를 두고 있다”며 뒤늦게 인정했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과 쿠바는 그간 공식적으로도 군사 협력을 이어왔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더 깊은 수준의 안보 관여가 공산주의 쿠바 정부의 권력과 국가 장악력을 더욱 굳건히 유지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평가한다. 2021년 7월 쿠바 국민들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을 때 중국 기업들이 쿠바 내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는 주장이 공공연히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은 2010년대 들어 전 세계에 걸쳐 항만 등 군사 인프라를 건설해 왔다. 수단은 일대일로였다. 2015년 아프리카 지부티에 군사 기지 건설을 시작했고 스리랑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탄자니아, 예멘, 그리스 등에 인프라 건설이나 차관을 제공했다. 돈이 아쉬운 나라들이었다. 빚을 갚지 못하면 항만 이용권은 중국 기업들이 인수했다. 중남미도 현재 44개국(멕시코 제외) 중 21개국이 일대일로 참여국이다. 아르헨티나, 쿠바 등 사회주의 성격이 강한 나라들 중심으로 친중 노선을 걷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미국의 뒷마당에서 미·중 간 ‘집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이나랩 이충형 특임기자(중국학 박사)

    2023.07.24 07:00

  • 中 관객, 역대 최고 티켓값에도 “콘서트 재미있어”

    中 관객, 역대 최고 티켓값에도 “콘서트 재미있어”

    밴드 우위에톈의 콘서트 현장. 사진 바이두 올여름 중국에서 콘서트 경제의 열기가 뜨겁다. 7, 8월에만 22명이 넘는 유명 아티스트의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다. 글로벌 뮤지션 주걸륜(周杰倫·Jay Chou)부터 중화권 최고의 록밴드로 꼽히는 우위에톈(五月天·Mayday), 싱가포르 출신 가수 린쥔제(林俊傑·JJ Lin)에 이르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콘서트에 대한 높은 수요와 함께 티켓값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콘서트 티켓값 상승 폭이 10~15%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중국의 콘서트 티켓 최고 판매가는 2580위안(약 46만 5277원)에 달한다.   티켓팅 역시 사상 최고로 치열해졌다. 중국 SNS에서는 티켓팅 난이도와 ‘복불복’ 식 좌석 시야, 프리미엄 티켓(암표상이 정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파는 티켓)에 관한 불만의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콘서트의 흥행이 중국에 커다란 경제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하이커우(海口)시 문화여행국의 발표에 따르면 ‘주걸륜 2023 카니발 월드투어 콘서트·하이커우’가 진행되는 나흘 동안 15만 4600명이 하이커우에 방문해 9억 7600만 위안(약 1761억 원)을 소비했다. 이는 하이커우 단오절 연휴 기간 관광 수입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콘서트가 호텔 숙박, 식사 등의 관광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  中 10대, 콘서트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어   최근 중국 온라인 매체 유이쓰보고(有意思報告)는 콘서트에 관한 중국 관객들의 실제 반응을 조사했다.   총 1184명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이 중 25~35세가 60%를 차지했다. 또한, 절반 이상이 일선도시(一線城市·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을 포함한 중국의 대도시) 거주자다.   조사 결과, 현대 중국인에게 콘서트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특별한 의미를 가진 문화생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해 콘서트에 몇 번 갔느냐?"라는 설문 조사에 1~3회라고 답한 비율은 48.9%, 3회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6.5%로, 올해 이미 콘서트를 방문한 인원이 과반수(설문조사 참여 인원의 55.4%)였다. 사진 유이쓰보고(有意思報告) 2023년이 중반을 넘겼다고는 하지만 이미 콘서트를 다녀온 인원이 절반을 넘었으며, 3회 이상 다녀온 인원의 비율은 6.5%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18~25대가 콘서트를 다녀온 경험이 가장 많았고, 45세 이상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에서 콘서트는 과거 '일부 젊은 세대의 취미활동’에서 ‘전 국민적 문화생활’로 발돋움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18세 이하 청소년의 양극화 현상이다. 아예 가지 않았다고 대답한 비율과 3회 이상 다녀온 비율이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3회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당신이 콘서트에 가는 목적은?(중복 선택 가능)’이라는 설문조사에 ‘좋아하는 스타를 보려고’가 1위를 차지했다. 사진 유이쓰보고(有意思報告) 관객들이 콘서트를 방문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좋아하는 스타를 보기 위해서’가 72.8%로 1위를 차지했으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가 54.3%로 2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심신 완화 및 오락’과 ‘정신적 가치를 얻을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각각 43.41%와 39.27%를 차지했다. 중국인에게 콘서트가 힐링으로 여겨진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中 관객, 콘서트 1회에 36만 원 쓴다   콘서트 1회 방문에 드는 총비용(티켓값 포함)에 관한 설문에는 1000~2000위안(약 18만 원~ 36만 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유이쓰보고(有意思報告) 앞서 언급했듯 콘서트는 숙박, 교통, 음식 등 부가적인 소비를 끌어낸다. 콘서트 1회 방문에 드는 총비용(티켓값 포함)에 관한 설문에는 1000~2000위안(약 18만 원~ 36만 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위안(약 36만 원) 이상의 지출을 하는 비율도 30.74%를 차지했다.   티켓값, 교통비, 식비, 숙박비가 콘서트 지출의 4대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히 살펴보면 ‘콘서트 장소 근처 관광(27.36%)’이 ‘아티스트 서포트(14.44%) 월등히 높다. 중국 관객들은 스타보다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소비성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관객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티켓값은 얼마일까?   관객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콘서트 티켓값을 묻는 설문 조사. 사진 유이쓰보고(有意思報告)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가 티켓값으로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은 500~800위안(약 9~14만 원)이다. 한 응답자는 “즐기려고 가는 콘서트인데 500위안 이하의 '하느님석(신처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좌석)'에서는 아티스트가 보이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공연 애호가들은 샤오훙수 등 SNS에 '좌석 위치만 잘 고르면 500-800위안 대 표는 한 단계 위의 표와 큰 차이가 없다’는 관람 꿀팁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공연 관람 꿀팁이 중국 SNS에 많은 것도 티켓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설문 참여 인원 10명 중 9명은 콘서트 티켓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켓팅 자체가 치열해지면서 암표상에게 정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을 주고 프리미엄 티켓을 사야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공식 판매 플랫폼은 여전히 가장 많이 사용되는 티켓 구매 경로이지만, 중고 거래 플랫폼, 소셜 네트워크 양도 및 암표 구매의 비율도 45.27%로 적지 않다.   '콘서트에 어떤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서 암표상 단속, 티켓팅 난도 낮추기, 강제 실명제 등이 소비자들의 공통된 답변으로 선정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  中 관객, "티켓값 비싸도 가치 있어"   티켓이 비싸고 구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많지만, 막상 콘서트를 보러 간 사람들의 평가는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참가한 콘서트에 점수를 매겨라'라는 설문에 참여 인원의 33.45%가 '제값을 한다'를 선택했다.사진 유이쓰보고(有意思報告) '참가한 콘서트에 점수를 매겨라'라는 설문에 33.45%가 '제값을 한다'를, 19.68%가 '기대를 초월한다'라고 답해 긍정적인 평가가 절반을 넘었고 합격점 이상은 무려 응답자의 80%를 넘었다.   그러나 콘서트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 10명 중 3명꼴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아티스트의 가창력, 퍼포먼스, 상호작용, 태도, 스타일링, 조명, 공연장 시설 수준' 등 콘서트 경험과 관련된 요소 외에도 '환불 정책', '선택 가능한 좌석', '접속 서비스', '보안 조치' 등 관리 서비스의 수준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콘서트 참여 여부는 어떤 요소에 달려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체험(분위기/세트리스트/공연장 시설 등)'은 6위에 그쳤다.   결국,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사람 간의 감정적 연결이다. 10명 중 9명은 좋아하는 스타를 보기 위해 콘서트에 가고, 과반수는 연인, 친구와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콘서트에 간다. 밴드 우위에톈. 사진 바이두 현재 콘서트 시장에 대해 아이미디어리서치(艾媒咨詢·iiMedia Research) CEO 겸 수석 분석가 장이(張毅)는 "콘서트는 관객과의 상호작용이 매우 강한 엔터테인먼트"라며 "지난 3년간 (코로나 19로 인해) 억눌렸던 수요가 올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다 콘서트장 대관, 홍보, 조명, 보안 등의 비용이 많이 들어서 올해 콘서트는 인기는 물론 가격까지 모두 상승했다"라고 지적했다.   콘서트 티켓값이 비싸도 젊은 세대가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교감'에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현장에서 소통하고, 친구와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는 행위는 오랜 시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에 지쳐있던 이들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한다.     그러나 콘서트 수준과 티켓 가격 사이에 과도한 격차가 있어서는 안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콘서트가 더 다양하고 더 혁신적으로 변해야 하며, 무대연출과 상호 작용에 주의를 기울이고, 공연 기술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2023.07.20 07:00

  • ‘반한감정 때문만은 아냐’…한국 화장품 중국서 안 팔리는 이유

    ‘반한감정 때문만은 아냐’…한국 화장품 중국서 안 팔리는 이유

    한때 한국 화장품을 대량 사가던 따이궁(代工·보따리상)이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중국 번화가에서 볼 수 있었던 한국 로드샵 브랜드도 대부분 사라졌다. 2019년까지만해도 중국 전역에 600여 곳의 매장이 있었던 이니스프리도 올 상반기 중국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한류 열풍으로 함께 인기를 얻었던 에뛰드하우스, 헤라, 아이오페, 마몽드도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닫았다.     한류가 더이상 통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한중 관계 냉각기가 길어짐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리오프닝 이후에도 실적 회복을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반한(反韓)감정 때문만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 산하의 빅데이터 분석 뉴미디어 DT재경(DT財經)은 몇 년 사이 중국 화장품의 수준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며 한국 화장품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바로 경쟁력 있는 중국 토종 브랜드의 출현이다. 화시쯔(花西子·플로라시스), 완메이르지(完美日記, 퍼펙트다이어리), 커라치(珂拉琪·컬러키)등의 중국 메이크업 브랜드가 제품력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브랜딩, 마케팅도 영리하게 해낸 것. 이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인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22년 중국 메이크업 시장 점유율 상위 20개 브랜드 가운데 중국 브랜드는 6곳, 한국 브랜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CE는 로레알그룹에 인수돼 한국 브랜드에서 제외함) 2022년 중국 메이크업 TOP20 브랜드 시장점유율. 빅데이터 분석 뉴미디어 DT재경(DT財經)/유로모니터   최근 몇 년 사이 한듯 만듯 자연스러운 한국식 투명 메이크업이 아닌 화려함을 부각하는 중국식 메이크업이 틱톡에서 수억 뷰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네티즌의 주목을 끈 것도 주효했다. 21세기 중국 최고의 아웃풋인 틱톡(중국명 더우인)을 통한 C-뷰티 확산이 중국 메이크업 제품을 향한 관심에 불을 붙인 것. 중국식 화장의 화려함 때문인지 동일 인물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변화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중국 틱톡에서 유행했던 메이크업 쇼츠. 비포애프터 차이가 확연하다. 틱톡 @sunnydwk8m3   이 무렵 등장한 화시쯔는 화장품에 중국 전통 문양 등을 새겨 중국식 미학을 가감없이 표출했다. 화시쯔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장품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품으로 통하기 시작했고 이내 중국 색조·향수 분야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완메이르지는 명품 코스메틱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맡겨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반 이상 낮춰 인기를 얻었으며, 커라치는 중국의 심미관과 중국 여성의 피부타입에 적합한 가성비 제품을 내놨다.         여기에 화장품 주요 소비층인 중국 Z세대의 애국주의 소비 성향이 더해지며 성장에 가속이 붙었다.   화시쯔(花西子·플로라시스). 화시쯔 공식홈페이지   완메이르지(完美日記, 퍼펙트다이어리). 완메이르지 공식홈페이지 커라치(珂拉琪·컬러키). 커라치 공식홈페이지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선택 기준이 높아진 것도 한국산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외면받는 이유로 꼽힌다. 아이미디어리서치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소비자의 53.9%가 화장품을 구매할 때 제품 성분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스킨케어 브랜드는 이 지점을 공략해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두루 내놨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프로야(珀莱雅), 위노나(薇诺娜), 쿼디(夸迪)다.   프로야는 과학적인 스킨케어를 콘셉트로 핵심 성분, 유효 성분을 연구하는 자사 연구소를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안티에이징 라인인 '더블 안티에이징 세럼'과 '루비 안티링클 퍼밍 에센스'는 프로야 매출 성장의 일등 공신이다. 또 아침에는 비타민C, 저녁에는 비타민A가 함유된 아이크림(早C晚A)으로 미백과 리페어를 동시에 잡아준다는 제품도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로야의 자오C완A(早C晚A)제품. 아침에는 비타민C, 저녁에는 비타민A가 함유된 아이크림을 바르는 콘셉트다. 프로야 공식홈페이지   위노나(薇诺娜)는 민감성 피부를 연구하는 콘셉트로 유명해진 브랜드다. 민감성 피부 문제를 다량 연구한 연구개발(R&D)팀이 활성 성분을 포함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니스프리가 유채, 녹차, 화산송이 등 제주의 자원을 활용한 것처럼 위노나는 청정 지역인 윈난성의 쇠비름, 청과자 등의 식물 자원을 활용한다. 특히 공식홈페이지에 사용 전후 피부 변화를 비교해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의 신뢰를 보강하고 제품력을 강조하고 있다.   쿼디(夸迪)는 히알루론산을 메인으로 향료와 방부제를 넣지 않는 스킨케어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다. 인공눈물처럼 개별 소분된 무균 용기에 1회분을 넣어 판매한다. 유해 성분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소비자들에게는 한 번쯤 써보고 싶은 콘셉트의 상품인 것.   위노나(왼)와 쿼디(오)의 제품. 위노나, 쿼디 공식홈페이지 지난해 중국 최대 소비 축제인 광군제에서 위노나는 기초화장품 분야 판매액 2위, 프로야는 6위, 쿼디는 8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병풀추출물 마스크팩으로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호평받고 있는 푸얼자(敷爾佳), 여드름 피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스킨케어 브랜드 푸칭(芙清)도 다크호스로 떠오른 화장품 브랜드다.   이렇게 중국 자국 브랜드의 역량이 높아지다보니 수분, 보습 등의 기본 기능에만 치중해 있는 한국의 중저가 스킨케어 브랜드의 경우 경쟁력과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중국 화장품 시장의 판도가 달라진데다 해외 명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며 한국의 고급 스킨케어 브랜드인 설화수(아모레퍼시픽)와 더 히스토리 오브 후(LG생활건강)마저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보장할 수 없어졌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베트남, 유럽 및 북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매출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여전히 중국 시장이다. 한류 찬스가 끝난 지금, 중국 소비자의 니즈를 철저히 분석해 새로운 판을 짜지 않으면 중국에서 더이상 회복할 기회가 없을 지도 모른다.   임서영 차이나랩 에디터

    2023.07.19 07:00

  • ‘1위는 비야디’ 2023 상반기 전기차 판매 실적 나왔다

    ‘1위는 비야디’ 2023 상반기 전기차 판매 실적 나왔다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전기차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비야디(比亞迪⋅BYD)와 테슬라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나머지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2023년 상반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어땠을까. 상반기 판매량과 목표 달성률을 바탕으로 업체별 발전 현황을 알아본다.    박경민 기자  ━  비야디 “판매량 절대 우위 차지”   2023년 상반기, 비야디는 판매량 125만 대를 달성했다. 월평균 판매량은 20만 8000대로 집계됐다. 앞서 비야디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300만 대로 잡았다. 상반기에 목표치의 41.9%를 달성한 셈이다. 연간 목표량을 달성하려면, 하반기 월평균 29만 대 이상을 판매해야 한다. 상반기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텅스 D9. 사진 텅스 홈페이지 캡처 이 가운데 텅스(騰勢⋅DENZA) 브랜드의 상반기 판매량은 6만 6554대로 집계됐다. 텅스는 비야디와 독일 다임러 벤츠의 합작 브랜드다. 올해 텅스 브랜드의 판매 실적은 전기 MPV(다목적차량) 텅스D9 모델이 이룬 성과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텅스의 목표 판매량은 15만 대인데, 하나의 모델만으로 44%를 달성했다. 하반기 텅스 N7 모델이 인도되면 순조롭게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현재 비야디는 판매량 측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목표 달성률에서는 테슬라와 리샹(理想⋅Li Auto)에게 선두를 내주며 3위에 그쳤다.      ━  테슬라 “가격 전쟁, 목표 달성률 1위”   테슬라는 올해 목표 판매량으로 180만 대를 제시했다. 상반기 총 88만 9000대를 판매하며, 달성률 49.4%를 기록했다. 판매량에서는 비야디에 밀렸지만, 목표 달성률에서는 1위에 올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테슬라는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42만 2875대와 46만 614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 시장 상반기 판매량은 47만 6539대로, 전체의 53.6%를 차지했다.     상반기 테슬라의 선전은 연초부터 진행된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 덕분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올해 수차례 가격을 인하하며 업계 경쟁에 불을 붙였다.      ━  아이안 “판매량, 달성률 모두 잡았다”   광저우 자동차(廣汽) 산하 전기차 브랜드 아이안(埃安⋅Aion)은 올해 전기차 시장의 최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상반기 판매량은 20만 9336대로, 월평균 4만 대 이상을 판매한 셈이다.   아이안. 사진 Auto Lab 캡처 그러나 목표 달성률은 34.9%에 그쳤다. 지난 6월 아이안의 판매량은 5월과 동률을 기록하며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아이안은 2023년 연간 목표 판매량으로 60만 대를 제시했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월평균 6만 5000대 이상 판매해야 한다.      ━  리샹 “달성률 2위, 다소 낮은 목표”   올해 상반기, 리샹은 13만 90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샹의 연간 목표 판매량은 30만 대로, 테슬라에 이어 달성률 2위(46.3%)에 올랐다.     현재 리샹의 월평균 판매량은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6월 3만 2000대를 판매했으며, 4분기에도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연간 목표 판매량을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앞서 리샹은 제품, 인도, 생산능력 측면에서 40만 대를 인도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언급해, 현시점에 이미 한계치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웨이라이⋅샤오펑 “상반기 저조, 하반기 노린다”   올해 상반기, 웨이라이(蔚来⋅NIO)와 샤오펑(小鹏⋅Xpeng)은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웨이라이는 5만 4561대를, 샤오펑은 4만 143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두 업체의 연간 목표량은 각각 24만 5000대와 20만 대로, 달성률은 22.3%와 20.7%로 집계됐다. 현재 반기가 지나간 시점, 양사의 목표 달성률은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샤오펑 G6. 사진 샤오펑 홈페이지 캡처 상반기의 부진을 씻기 위해 웨이라이와 샤오펑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현재 웨이라이의 월평균 판매량은 1만 대 이상으로 회복했으며, 샤오펑 역시 반등하는 추세다. 하반기 웨이라이는 월평균 판매량을 2만 대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며, 샤오펑의 경우 G6 모델을 통해 판매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2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3.07.18 07:00

  • 中 상반기 증시 ‘나홀로 700% 상승’, 어디서 뭐하는 회사길래

    中 상반기 증시 ‘나홀로 700% 상승’, 어디서 뭐하는 회사길래

    연초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와 다르게, 올 상반기 중국 A주 증시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이 30% 이상 오르는 동안, 상하이지수는 3.6% 올랐으며, 선전지수는 0.10% 상승하며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유통되는 A주의 평균가격을 추종한 OA지수도 작년 말 대비 0.32%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도 다크호스는 존재했다. 상반기에만 누적 주가 상승률 772%를 기록한 롄터커지(聯特科技·301205.SZ)다. 롄터커지는 안갯속 중국 증시에서 독보적인 ‘강세주’로 떠올랐다. 연초 1주당 주가 38위안(약 6700원)으로 시작한 롄터커지는 6월 29일 308위안(약 5만 4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반기 롄터커지의 주가 동향(2023.01.03~2023.06.29). 사진 롄터커지 홈페이지  ━  롄터커지 어떤 회사?     롄터커지(聯特科技·301205.SZ)는 2011년 설립된 중국의 광 송수신기 모듈 제조사다. 본사는 중국광구(中國光谷·Optics Valley of China)에 있으며, 광전자집적회로, 광디바이스, 광모듈 등을 개발·생산한다.               400G 제품. 사진 롄터커지 홈페이지   ■ 중국광구(中國光谷·Optics Valley of China) 「 중국의 광섬유, 집적회로(IC),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하이테크 허브다. 우한(武漢)광구 또는 우한둥후(東湖)신기술개발구로도 불린다. 롄터커지를 포함해 입주한 기업만 11만 개가 넘는다. 이곳에서 생산된 광섬유 케이블은 중국 시장의 66%, 세계 시장의 25%를 차지한다.        」  롄터커지는 데이터 센터, 장거리 전송, 무선 네트워크 등의 분야에 필요한 광통신 제품을 공급한다. 다양한 규격(SFP+, QSFP+, OSFP, AOC 등)과 전송 속도(1G~400G)를 커버하며, 제품 종류는 1000개에 달한다. 설립 이래 안정적인 품질과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노키아(NOKIA), 아리스타 네트워크(Arista Networks), 중싱통신(中興通訊 ·ZTE) 같은 국내외 유수 통신·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롄터커지는 중국 내 특허 18건, 중국 내 실용신안 87건, 해외 특허 6건을 획득했다. 또한 ISO9001(품질경영시스템), ISO14001(환경경영체제), RoHS(유해물질 제한지침) 같은 국제 인증도 취득했다. 사진 롄터커지 홈페이지 ‘세계 최고 광모듈 공급업체’를 꿈꾸는 롄터커지는 2018년 미국에 전액 출자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센터와 서비스센터를 갖추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롄터커지의 매출 대부분은 해외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2018~2021년 상반기, 롄터커지의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4.83%, 92.34%, 80.49%, 90.27%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로도 세력을 확장해, 연간 111만 개의 광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시설을 짓고 있다.     롄터커지는 중국 광모듈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통한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우한둥후신기술개발구관리위원회로부터 4년 연속 ‘가젤기업(瞪羚企業 ·창업 후 데스밸리를 넘어 고성장기에 진입한 중소기업)’ 칭호를 받았으며, 2021년에는 후베이성 ‘전정특신(專精特新) 작은 거인(小巨人)’기업으로 선정됐다.     경영 실적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2020년~2022년, 롄터커지의 매출은 5억 1700만 위안(약 917억 3600만원)에서 6억 9800만 위안(약 1238억 5300만원), 8억 2500만 위안(약 1463억 8800만원)으로 안정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기업 귀속 순이익 역시 4300만 위안(약 76억 3000만원), 1억 600만 위안(약 188억원), 1억 1300만 위안(약 200억 5000만원)으로 적자를 내지 않고 꾸준히 상승했다.      ━  800G 광모듈로 주가 고공행진 이어가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술 혁신과 함께 광통신 산업도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특히 챗 GPT 같은 대규모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관련 응용 프로그램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전송하는 ‘광 트랜시버’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광트랜시버(Optical Tranceiver) 「 광통신망을 연결하는 광케이블과 데이터전송을 담당하는 전송장비 사이에서 전기신호를 빛의 신호로, 빛의 신호를 전기신호로 변화시키는 것. 」  대규모 인공지능을 이용하기 위해선 최소 800G 이상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필요하다. 롄터커지가 최근 몇 년간 800G 광모듈 개발에 힘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라이트 카운팅(Light counting)은 AI의 영향으로 2025년부터 800G 광모듈이 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광대증권(光大證券)은 이보다 더 이른 올해 하반기부터 800G 광모듈 출하량이 폭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6월, 롄터커지는 회사의 800G 광모듈이 고객 테스트 및 검증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일찍이 2020년부터 800G 기술 개발에 들어갔는데, 상용화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거침없는 주가 상승으로 중국 투자자들을 놀라게 한 롄터커지. 롄터커지가 800G 광모듈 시장까지 잡아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관련기사 中 상반기 증시 ‘안갯속’?… ’700%’ 오른 종목도 있다

    2023.07.17 09:34

  • 中 도시 청년들 사이에 부는 ‘남은 음식 뒤지기’ 열풍

    中 도시 청년들 사이에 부는 ‘남은 음식 뒤지기’ 열풍

    잔반 랜덤 박스. 사진 계면신문(界麵新聞) 중국 대도시 밤거리에서 두리번거리는 젊은 세대를 보게 된다면 그들은 술집이 아니라 ‘남은 음식’을 찾아 헤매고 있을 수도 있다.      최근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잔반 랜덤 박스(剩菜盲盒)’의 인기가 심심치 않다. '잔반 랜덤 박스'란 자영업자들이 매장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랜덤으로 포장하여 온라인 앱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지칭한다. 이용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구매하고, 매장이 곧 문을 닫을 시간에 방문하여 음식을 수령한다.     '잔반 랜덤 박스'는 시스모파다이(惜食魔法袋), 미리허즈(米粒盒子) 등의 식당 마감 할인 앱에서 구매할 수 있다. 100위안(약 1만 8030원)대의 초밥도 30위안(약 541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이 열광하는 것이 놀랍지 않다.   잔반 랜덤 박스를 구매할 수 있는 마감 할인 앱 '시스모파다이'. 사진 텅쉰신문(騰訊新聞)    ━  ‘소비 절약+환경 보호’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잔반 랜덤 박스’는 특히 높은 물가에 시달리는 도시의 젊은 세대에게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일선도시(一線城市·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을 포함한 중국의 대도시)는 물론 청두(成都), 충칭(重慶) 등 여러 도시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중국 SNS 샤오훙수에 '잔반 랜덤 박스'를 검색하면 수많은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사진 샤오훙수(小紅書)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샤오훙수(小紅書)에 '잔반 랜덤 박스'를 검색하면 수천 개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抖音·TikTok)에는 ‘잔반 랜덤 박스’로 하루 세 끼를 해결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무지출 챌린지(하루 지출을 0원에 가깝게 만들고 SNS에 인증하기)’처럼 ‘잔반 랜덤박스’가 중국의 ‘돈 없는 젊은 세대에게 적합한 절약 꿀팁’으로 자주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잔반 랜덤 박스’는 신선함을 무기로 샤오훙수, 비리비리(嗶哩嗶哩), 틱톡 등 중국 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중국 언론 매체 신커두(鋅刻度)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음식이라는 단어가 주는 인상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잔반 랜덤 박스는 남들이 먹고 남은 것이 아니라 그날 구운 빵인데 다 안 팔렸을 뿐"이라고 강조하며 자신은 마감 할인 앱을 통해 유명 제빵 프랜차이즈 위드위트(原麥山丘·WithWheat)의 80위안(약 1만 4385원)짜리 빵을 27위안(약 4855 원)에 사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서 식당에서 그날 팔리지 않는 음식을 폐기한다는 사실이 신경 쓰였다”라며 “그래서 중국에 '잔반 랜덤 박스'가 등장하자마자 열혈 이용자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잔반 랜덤 박스’는 합리적인 소비는 물론, 음식물 쓰레기 감소 효과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  ‘잔반 랜덤 박스’의 원조는 덴마크?   사진 소후(搜狐) '잔반 랜덤 박스'의 원조는 ‘Too Good To Go’다. 2015년 덴마크에서 시작되어 유럽 지역을 주요 사업 범위로 삼은 식당 마감 할인 플랫폼이다. 3~4유로(약 4247원~ 5662원)의 저렴한 가격에 디저트와 음식을 많이 구매할 수 있어서 빠르게 대중화됐다. 스타벅스 등 유명 브랜드도 입점해있다. Too Good To Go는 유럽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미국, 호주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 17개국에서 활약하고 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도시 물가까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에 Too Good To Go를 벤치마킹한 여러 플랫폼이 등장했고, 단숨에 중국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심지어 한정된 수량의 '잔반 랜덤 박스'를 '쟁취'하기 위해 '오픈런'에 나선 젊은 세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다.      ━  리뷰도 입점 매장 수도 아직은 ‘부족’   짧은 기간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마감 할인 플랫폼. 중국에서는 이제 막 시작한 사업인 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다.   첫 번째로 리뷰가 적다. 이는 곧 이용자들이 쉽게 좋은 매장을 고를 방법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Too Good To Go의 이용자들에게는 5점 만점의 평점이 평가 지표가 된다. 많은 이용자가 4.5점을 ‘괜찮은 식당’의 기준으로 삼고 구매를 결정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 마감 할인 플랫폼은 누적된 리뷰 수가 적어 이용자가 도전정신을 발휘해 직접 체험해 봐야 좋은 매장인지 알 수 있다.   또한, 마감 할인 시스템이 성숙하지 않아 랜덤 박스 품질의 편차가 크다. 한 네티즌은 샤오훙수에 “어떤 가게는 랜덤 박스에 서너 개의 빵이 들어있을 정도로 가성비가 좋지만, 어떤 가게는 저렴한 금액마저 아까울 정도로 대충 담는다"라는 글을 남기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랜덤 박스로서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한 이용자는 “한 가게에서 랜덤 박스를 두 번 샀는데, 두 번 다 같은 구성이었다”라며 “식상하다”라고 평했다. 이외에도 “첫 방문 때 랜덤 박스 구성이 괜찮아서 다시 방문했더니 빵 한 개만 주더라”라며 “내가 물어봤더니 마지못해 하나 더 줬다”라고 밝힌 이용자도 있었다.   랜덤 박스의 품질을 일정하게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 외에도 플랫폼에 입점 업체가 적다는 것 역시 큰 문제다. 이는 많은 이용자가 단기간에 플랫폼에서 탈퇴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 네티즌은 샤오훙수에 청두에서 잔반 랜덤 박스 플랫폼 ‘미리허즈’를 사용한 후기를 올렸다. 그는 "반경 1km 이내에 잔반 랜덤 박스를 파는 가게는 한두 곳 정도가 전부고, 이마저도 수령 시간이 다른 경우가 많아 동시에 여러 개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시장 구조적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중국 음식점들은 자체적인 잔반 처리 규정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일괄 폐기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잔반 랜덤 박스는 오프라인 마감 세일보다 할인율이 훨씬 높고, 플랫폼 이용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아직 플랫폼 이용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자발적으로 입점하려는 업체가 많지 않다.    ━  잔반 랜덤 박스, 중국에서의 전망은?   사진 소후(搜狐) 현재 중국의 젊은 세대는 '잔반 랜덤 박스'라는 새로운 문화에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잔반 랜덤 박스'는 이제 막 시작한 사업인 만큼 이용자의 선택 범위가 한정적이고, 새로운 시스템에 완벽하게 적응한 판매자들 역시 적다. ‘잔반 랜덤 박스’의 신선함이 사라져도 지속적인 사용을 이끌려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잔반 랜덤 박스’가 환경친화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새로운 소비 형태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잔반 랜덤 박스’는 소비자의 비용을 절감하고 상인들의 피해를 줄이는 일석이조의 사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앞으로 중국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2023.07.15 07:00

  • 中 상반기 증시 ‘안갯속’?… ‘700%’오른 종목도 있다

    中 상반기 증시 ‘안갯속’?… ‘700%’오른 종목도 있다

    연초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로였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난 데다 미·중 갈등까지 악재로 작용해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중국 본토 A주 시장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중국 금융정보 업체 윈드(Wind)와 경제 매체 차이롄서(財聯社)자료를 종합해 전반적인 흐름을 조명해봤다.    ━  나스닥 30% 오르는 동안 상하이지수 3.6% 상승   올 상반기 중국 A주 주요 지수는 등락이 엇갈렸다. 커촹50(科創50,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좋은 커촹반 종목 50개로 구성)과 상하이종합지수는 6개월 동안 각각 4.71%, 3.65% 상승했지만, 촹예반지수는 5.61% 하락했다. 이밖에, 선전종합지수는 0.10% 상승, 후선300 (滬深300,상하이와 선전증시의 우량주 300개로 구성)은 0.75% 하락했다.   ■ 촹예반과 커촹반 「 촹예반(創業板): 선전증권거래소에 설치된 중소·벤처기업 전문 증시 커촹반(科學創業板):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설치된 기술·벤처기업 전문 증시. 촹예반보다 상장 요건이 더 낮다.  」  상반기 A주 시장의 총 주식 거래액은 111조 2000억 위안(약 2경 1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주식 거래액은 점차 회복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주식 거래액이 크게 회복하며 1분기보다 14.67% 증가한 59조 4000억 위안(약 1경 692조원)을 기록했다.   김영옥 기자 산업별로 보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업의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중국 금융정보 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32.88%), 통신 서비스(26.98%), 기술 하드웨어 및 장비(25.44%) 등 섹터는 상승했고, 유통(-14.0%), 부동산(-14.49%), 소비자 서비스(-29.36%) 등 섹터는 하락했다.     ━  A주 상장사 5223개, 800% 가까이 상승한 종목도 있어   6월 말 기준, A주에 상장한 기업 수는 5223개로 집계됐다. 이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89조 9873억 위안(약 1경 6197조 7140억원)이었다. 그중에서 시가총액 1위는 불변의 대장주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600519)가 차지했다. 구이저우마오타이의 몸값은 2조 1242억 위안(약 382조 3569억원)으로, 1주당 주가도 1691위안(약 30만 4900원, 6월 30일 종가 기준) 정도라 중국에서 가장 비싼 주식으로 꼽힌다.  김영옥 기자 개별 종목으로는 드물게 800% 가까이 상승한 종목도 있었다. 2011년 설립된 광 모듈 전문 제조업체 롄터커지(聯特科技·301205)가 그 주인공이다. 인공지능 시대, 데이터 전송 용량과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롄터커지 외에도 젠차오커지(劍橋科技·603083), 중지쉬촹(中際旭創·300308)같은 광통신 기업들이 덩달아 수혜를 보았다.  김영옥 기자 마지막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1분기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에 유입된 북향자금(北向資金, 홍콩을 통한 A주 투자)은 1859억 5000만 위안(약 33조 5360억원)을 기록했다.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연간 순 유입액인 900억 2000만 위안(약 16조 2351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2분기에는 26억 6000만 위안(약 4797억원)이 순매도 돼 북향자금이 순 유입에서 순 유출로 역전됐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2023.07.12 07:00

  • “기대 이상의 결과”… 중국서 맞붙은 ‘AI vs 인간 의사’

    “기대 이상의 결과”… 중국서 맞붙은 ‘AI vs 인간 의사’

    안녕하세요. 나이와 성별, 그리고 어디가 불편한지 말씀해 주세요. 사진 셔터스톡 인간 의사와 AI 의사가 동일 환자를 진찰하고 병에 대한 진단을 내리면, 그 결과는 같을까?   중국에서 최초로 AI 의사와 실제 의사의 진료 대결이 진행됐다. 지난 6월 30일 청두(成都) 하이얼선(高新海爾森)병원에서 실시한 AI 의사와 실제 인간 의사 간의 일관성 평가다.    실제 의사는 쓰촨대 서중국병원 소속 원장과 부원장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AI 의사 역할은 중국 인터넷 의료기업 협회가 출시한 ‘MedGPT’가 담당했다. 평가는 정형외과, 내분비내과, 심장내과, 신장내과,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및 비뇨기과 등 7개 과목으로 구성됐다. 이 평가에 참여한 환자는 총 120명. 실제로 지병을 가진 환자들과 진찰이 이루어졌다.   평가의 합리성과 과학성을 보장하기 위해 문진 단계는 특수하게 설계됐다. 환자는 진찰 과정에서 실제 의사도 AI 의사와도 직접 만나지 않는다. 청두(成都) 하이얼선(高新海爾森)병원에서 실시된 AI의사 테스트. 환자가 보조원에게 증상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홍싱신원(紅星新聞) 상담 데스크에는 환자의 증상을 AI 의사에게 텍스트 형태로 전송하는 보조원이 배치됐다. 실제 의사도 대면이 아닌 텍스트 형태로 환자의 건강 정보를 확보하게 된다. 보조원과 환자는 여러 차례 의사소통을 거치게 되고, 해당 정보는 두 의사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정보를 수집한 두 의사는 환자에게 임상 진단과 치료 계획을 제공한다. AI와 인간 의사의 진료 내용 역시 실시간으로 비교·송출된다.     이후 환자는 의사가 내린 진단을 토대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다. 모든 조건이 기본적으로 같다는 전제 하에, 실제 의사와 AI 의사는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인 진단을 내렸다.   문진 시작부터 진단 결과까지, 전 과정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결과는 어땠을까?   인간 의사의 종합 점수는 10점 만점에 7.5점, AI 의사의 점수는 7.2로 나타났다. 두 의사의 점수 결과 일치율은 96%에 달했다.   평가는 베이징대 인민병원, 중일우호병원 등 7명의 전문 교수들이 진행했으며 이들은 AI 의사의 진찰, 진단의 정확성을 목표로 했다. 평가항목은 문진 정확도, 진단 정확도, 치료 권장 정확도, 보조 검사 계획의 정확성, 데이터 분석 정확도, 해석 가능한 정보 제공, 자연어 문진 및 상호 작용의 7가지로 구성됐다.   이날 심사 과정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AI 의사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MedGPT가 여러 차례의 질문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의료 정확도가 보장되고 오진 및 진단 누락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았다. 사진 셔터스톡 AI는 전문의와 달리 진료 과목에 속하지 않는 질병을 진단하며 기존의 전문 상담에서는 어려운 다른 가능한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Ai 의사가 일부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실제 의사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대 인민병원 정형외과 주임 의사인 쉐펑(薛峰)은 “기대 이상”이라고 평했다. 쉐펑은 “MedGPT는 환자의 발바닥 통증에 따라 신경 압박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지만 실제 의사는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MedGPT는 일반적인 질병 및 기저 질환의 진단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 매우 유망한 기술이며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중일우호병원 심장내과 주임 의사 런징이(任景伊)는 같은 질병에 대한 진단・치료 과정에서 색다른 수단과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AI가 인간 의사를 따라잡을 수 없는 4%는 뭘까. AI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한계점이다. AI의사는 인간 의사와 달리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검사를 하지 못한다. 정형외과의 경우 관절의 움직임, 압통점 유무 등의 요인을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대상이 충분하지 않고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평가에 참여한 베이징대 인민병원 신장내과 주임 의사 차이메이순(测美順)은 “AI가 비교적 포괄적이어서 개념 오류가 있다”며, 이번 일관성 평가의 표본 크기가 충분히 풍부하지 않으며 전반적으로 인공지능이 우리 작업에 ‘일부’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AI의사 도입 문제는 글로벌 과제다. 암 분야, 진단분야, 약물 발견 및 개발, 원격 환자 치료 등 다방면의 의학 분야에서 잠재적인 이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여러 위험도 존재한다. AI 시스템의 품질과 학습, 데이터 편견, 불평등, 비용 효용성 등 수많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이제 AI는 의료영역에서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전문가들은 “AI 의사가 당장은 의사를 대체하지는 못하겠지만, 여러 기업의 데이터를 잘 축적하면 의료진을 돕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입 모은다.   로어 와이넌츠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교수는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AI 의사’ 모델들은 서로 매우 유사하다.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같은 실수를 하고 있다”며 “만약 새로운 개발을 하는 대신 모든 개발자가 이미 개발된 모델을 연구했다면 지금쯤 의료현장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2023.07.10 11:01

  • 중국서 창업 15만에 빛 봤다…역주행 중인 '밀크티집' 승부수

    중국서 창업 15만에 빛 봤다…역주행 중인 '밀크티집' 승부수

    요즘 중국에서 역주행 중인 밀크티 브랜드가 있다.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양분화된 중국 밀크티 시장에서 디테일의 차이로 조금씩 매장을 늘렸다. 창업 15년, 매장 수는 7000곳을 돌파했고, 기업 가치는 180억 위안(약 3조 2371억원)에 달한다. 이 역주행 신화의 차바이다오(茶百道)는 지난 2008년 첫 영업을 개시했다. 창업 15년 만에 비로소 빛을 보고 있는 셈이다. 사진 aibecoo 캡처  ━  “한 잔도 무료 배달” 1인 가구 잡았다     차바이다오가 주목받는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사실 시작은 여타 밀크티 브랜드보다 더 빨랐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우후죽순 들어선 밀크티 업체들 사이에서 차바이다오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저 중국의 여러 밀크티 업체 중 하나일 뿐이었다.   일단 포지셔닝이 애매했다. 중국의 밀크티 시장은 크게 시차(喜茶·희차), 나이쉐더차(奈雪的茶)로 대변되는 프리미엄 라인과 미쉐빙청(蜜雪冰城)으로 대변되는 가성비 라인으로 나뉜다.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차바이다오는 이른바 ‘국민 밀크티’가 되기에는 경쟁력이 다소 부족했다. 사진 샤오훙수 캡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바이다오는 소소한 디테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1잔 무료 배달’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사실 음료 배달의 경우 인건비 문제로 최소 2잔 구매가 전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차바이다오는 1잔이라도 배달료 없이 구매 가능하도록 했다. 덕분에 1인 가구를 포섭했고, 온라인 판매(배달 앱)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차바이다오가 배달료 출혈을 감수하면서 영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공급라인을 확보한 덕분이었다. 이는 극가성비 밀크티의 대표주자 미쉐빙청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한 점이다. 차바이다오는 일찍이 지난 2015년 창고 시스템과 공급라인을 갖췄고, 이를 기반으로 비용을 절감했다.    ━  중저가 라인 속 “히트 상품으로 승부”   밀크티 시장에서 차바이다오는 가격대가 가장 저렴한 것도, 그렇다고 최상의 맛을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중저가 라인의 업체들 사이에서는 꽤 많은 히트 상품을 가진 브랜드로 꼽힌다. 그만큼 제품 개발에 신경을 쓴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차바이다오는 소비자, 공급업체, 연구개발부, 구매부 인원으로‘제품위원회’를 구성해 신제품 개발과 관련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린다. 복잡한 연구개발 과정을 거친 터라, 제조법이 분명히 제시됐음에도 똑같은 맛을 내기 힘들다는 내부 인력의 푸념도 나온다. 제품 업데이트 주기도 빨라서 기존 제조법을 외우고 나면 다시 새로운 제조법을 익혀야 한다. 사진 차바이다오 홈페이지 캡처 최근 차바이다오는 과거 힘을 쓰지 못했던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세를 불리고 있다. 7000 매장을 돌파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중국의 밀크티 업체 가운데 7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곳은 단 4곳뿐이다. 1만 매장을 보유한 미쉐빙청에 이어, 3개 업체가 7000개 안팎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그중 하나가 차바이다오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차바이다오는 지난해(2022년) 매출 40억 위안(약 7000억원)을 기록하며 약 9억 위안(약 1620억 3600만 원)의 이윤을 냈다. 수익률이 22.5%에 달하는 셈이다. 규모로 보면 미쉐빙청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수익률로만 보면 미쉐빙청을 앞선다. 사진 청두 판다 연구기지 캡처 한편, 쓰촨(四川) 청두(成都)에서 출발한 차바이다오는 지역 명물 자이언트 판다를 브랜드 마스코트로 선택하여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쓰촨 판다 기지에서 자이언트 판다 ‘차차(茶茶)’를 입양했다. 차바이다오의 음료 패키지에도 판다 도안이 박혀 있다. 반려동물 동반 매장을 20곳 개장하는 등 동물 친화적 이미지 구축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차바이다오는 10억 위안(약 1800억 4000만 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후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첫 번째 펀딩이다. 자본 시장에서도 차바이다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식품 산업 애널리스트 주단펑(朱丹蓬)은 “차바이다오는 중저가 브랜드로 소비층이 넓다”며, “차바이다오는 포지셔닝과 브랜드⋅규모의 효과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앞서 언급했듯, 차바이다오의 역주행 신화는 디테일에 기반을 둔 차별화 노선 덕분이었다. 공급라인 경쟁력으로 비용을 절감해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품 개발에 투자하여 히트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또 지역 명물 판다를 브랜드의 상징으로 내세워 동물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차바이다오가 느지막이 주목받음에 따라, 향후 미쉐빙청의 뒤를 이어 1만 매장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3.07.09 07:00

  • “가격 보고…” 손님 저격한 中 유명 과일 체인, 수박 한 통으로 보상?

    “가격 보고…” 손님 저격한 中 유명 과일 체인, 수박 한 통으로 보상?

    바이궈위안 매장 내부. 사진 바이두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과일 소매 체인 '바이궈위안(百果園)'이 논란이 됐다.     한 고객이 바이궈위안에서 6.89위안(약 1253원)의 저렴한 공동구매권으로 3근짜리 수박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점원이 "가격 보고 사는 수박은 안 달다"고 비아냥거렸다는 것이다. 해당 고객은 틱톡에 바이궈위안의 서비스 태도에 불만을 표하는 영상을 올렸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네티즌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며칠 후 해당 고객은 바이궈위안이 자신에게 “수박 한 개를 보상하겠다”고 연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작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배상을 거부했고 다시는 바이궈위안의 과일을 소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이궈위안의 성명서. 사진 바이궈위안 웨이보 논란이 커지자 바이궈위안 측은 공식 웨이보(微博)를 통해 사건 성명을 내고 해당 고객의 연락처를 알지 못해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사건이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임이 밝혀졌다고 강조하며 직원 관리 및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바이궈위안은 허위 정보를 유포하여 브랜드 평판을 훼손하는 행위는 법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과 바이궈위안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바이궈위안의 서비스와 과일 품질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쳤다. 특히 바이궈위안 과일의 높은 가격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  A,B,C… 과일 질에 따라 등급 나눴다     사진 바이두 바이궈위안은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사과 한 개가 10위안(약 1818원), 블루베리 작은 상자가 30위안(약 5456원), 수박 반 통이 40~50위안(약 7274~9093원)가량이다. 모 네티즌은 바이궈위안에 가서 과일을 조금 담다 보면 100위안(약 1만 8180 원)은 우습게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동구매권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점원들에게 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바이궈위안은 실제로 과일을 대표급, A급, B급, C급 총 4등급으로 나눈다. 60종 이상의 과일을 취급하며 모든 과일을 크기, 색깔, 결함 여부는 물론 당도, 신선도, 아삭함, 풍미, 안전성 항목까지 포함해 평가한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이 있다. 바로 등급이 높은 과일일수록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사실이다. 바이궈위안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급과 A급 과일의 매출은 전체 매장 판매 수익의 약 70%를 차지한다.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비싼 가격에 불만을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바이궈위안은 연간 수입을 100억 위안(약 1조 8180억 원) 이상으로 늘렸다. 그뿐만 아니다. 올해 초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며 과일 소매 체인으로서는 처음으로 IPO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 어떻게 가능했을까? 」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의 과일 소비량을 살펴봐야 한다. 중국 통계연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거주자의 1인당 과일 소비량은 40.5kg에서 55.5kg으로 증가했다. 이를 증명하듯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 데이터는 중국 과일 소매 시장의 시장 규모가 2016년 8273억 위안(약 150조 4197억 원)에서 2021년 1조 2290억 위안(약 223조 3585억)으로 증가했으며, 복합 연간 성장률은 약 8.2%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과일에 대한 중국인들의 수요 자체가 대폭 증가한 것이다. 붉은용과. 사진 잔쿠 두 번째로, 희소성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났다. 몇 년 전 중국에 붉은용과가 처음 들어왔을 때 농민들 사이에서 붉은용과 농사는 ‘지폐 인쇄기’라는 농담이 돌 정도로 높은 이윤을 자랑했다. 그런데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과 인기 역시 줄어들었다. 즉 품종, 원산지, 계절, 재배 난이도 등의 이유로 현재 시장 재고가 적은 과일이 높은 가격에 불티나게 팔리는 셈이다. 농업학 석사 쉬항(徐航)은 과일값은 파는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시장과 소비자가 얼마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바이궈위안은 브랜드화한 고품질 과일을 선보였고, 건강에 대한 인식과 소비 능력이 높아지고 있는 주류 인구를 소비자로 끌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바이궈위안은 고품질 과일 공급업체, 특히 대표급 및 A급 표준 과일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업체를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승승장구하는 바이궈위안, 그 전망은?   바이궈위안의 마스코트. 사진 바이궈위안 웨이보 그러나 바이궈위안의 장래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신선 식품과 마찬가지로 과일 역시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되기까지 수많은 단계를 거친다. 그 과정에서 지속해서 손실이 발생한다.   아이리서치(艾瑞咨詢)에 따르면 생산자에서 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오기까지 신선 제품의 가격 인상률은 100% 이상이며, 그중 채소와 과일의 손실률은 약 30% 이상으로 가장 높다. 과일을 따고, 분류하고 포장하고 운송하는 모든 과정이 계속해서 과일값을 높인다.   문제는 바이궈위안이 과일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유통한다는 점이다. 바이궈위안은 과일을 구매하는 데 큰 비용을 쓰고 있다. 지난해 회계 보고서에 따르면 과일 구매 비용이 기업 전체 판매 비용의 95.2%를 차지한다.   바이궈위안은 지난해 영업수익은 113억 1200만 위안(약 2조 539억  원)이었으며 총이익은 약 13억 1400만 위안(약 2385억)으로 총이익률 11.6%를 달성했다. 농지에서부터 매장에 이르는 산업 체인을 형성하여 높은 회전율과 낮은 손실률을 자랑한다. 그러나 순금리는 여전히 2.7%에 불과하며 4년 연속 3%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바이궈위안의 주고객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가맹 업주라는 점이다. 지난해 영업수익 중 과일 및 기타 식품 판매 수익은 97.1%를 차지했는데, 이 수익의 80.6%가 가맹점에서 나왔다. 4577개의 가맹점이 바이궈위안에서 88억 5000만 위안(약 1조 6065억) 상당의 과일을 사들인 것이다. 또한, 특허 가맹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가맹점으로부터 로열티 및 프랜차이즈 수입을 받는다.   바이궈위안은 가맹점이 매장 경영의 최종 결정권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본사의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매장 운영이 규범화되지 않아 브랜드가 언제든지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 바이궈위안이 세 번째 IPO에 도전했을 때, 매장 직원이 규정을 위반하고 하룻밤 지난 과일을 잘라 판 것이 알려지며 기업공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높은 수익률로 중국 최대 과일 기업으로 거듭난 바이궈위안이지만, 유사한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입지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2023.07.08 07:00

  • 중국이 '서조선'으로 불리게 된 까닭은

    중국이 '서조선'으로 불리게 된 까닭은

    김정은과 시진핑. 셔터스톡 서른한 살이나 차이가 나는 두 영웅은 각자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지 6년 만인 2018년 3월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북대청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통통한 얼굴과 복장, 마치 아버지와 아들처럼 보였다. 일본인 저널리스트 곤도 다이스케가 중국의 신조어들을 소개한 책 『요즘 중국』에서 ‘시차오셴(西朝鮮·서조선)’ 항목의 한 부분이다.   ‘두 영웅’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저자는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에게는 공통점이 많다”며 다섯 가지 사례를 들었다. 책 내용을 소개해 본다.   첫째, 시진핑과 김정은은 둘 다 장남이 아니라 차남이지만 어릴 때부터 ‘위대한 아버지’를 보고 자라며 제왕학을 익혔다.   둘째,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정권을 집단 지도 체제에서 1인 지도 체제로 바꿔놨다. 당내 서열 2위였던 리커창 총리는 도지사 격인 리 성장(省長)이라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약해졌다. 북한에서도 한때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후견인 노릇을 하며 위세를 부렸지만 김정은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셋째, 둘 다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군사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강국 강군’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시진핑은 ‘강군몽’을 앞세워 군비 증강에 매진하고 있고 김정은은 미사일, 핵실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넷째,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안과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는 둘 다 한때 국민 가수였다.   다섯째, 육류를 즐겨 먹는 것으로 유명한 시진핑처럼 김정은도 매일 스테이크 300g을 먹어 치울 정도로 고기를 좋아한다. 일본인 저널리스트 곤도 다이스케가 중국의 신조어들을 소개한 책 『요즘 중국』. 세종서적   이와 함께 시진핑 집권 이래 중국 사회의 전체주의 체제는 북한을 나날이 닮아가고 있다고 저자는 덧붙였다. 2016년 2월 19일 시진핑은 중국 매체들에 “언론의 활동은 곧 중국 공산당의 활동이다. 모든 언론은 당과 정부를 위한 선전 진영이며 당성을 밝히는 것이 필수다”라고 ‘뉴스 미디어의 당성 원칙’을 강조했다.   한 달 후 열린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은 “앞으로 미디어가 반(反)당, 반(反)마오쩌둥 보도를 내보내는 것은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 개인 숭배를 금지한 덩샤오핑의 결정을 35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저자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는데 ‘마오쩌둥 주석은 전부 옳다’ → ‘시진핑 주석은 마오쩌둥의 후계자다’ → ‘시진핑 주석은 전부 옳다’라는 논법”이라고 평했다. “이는 ‘김일성 주석은 전부 옳다’ → ‘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직계 자손이다’ → ‘김정은 위원장은 전부 옳다’라는 논법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지식인들은 자국을 자학적으로 ‘서조선’이라고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34개 신조어들을 설명하고 있다. 컨라오쭈(啃老族)는 ‘캥거루족’이란 뜻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경제적능력과 자립심이 부족해 부모에 의지해 사는 젊은이들을 뜻한다. 포시(佛系)는 마치 득도한 것처럼 돈벌이와 출세에 관심도 없이 욕망을 억제하며 사는 중국 청년들을 가리킨다. 서쿵(社恐)은 ‘사회관계 공포증’이란 뜻으로 오프라인 사교 활동을 기피하고 온라인으로만 사회관계를 맺는 젊은이들이다. 아름답고 이기적인 젊은 여성은 바이롄화(白蓮花)라고 부른다. 못생긴 남성이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하는 건 주궁바이차이(猪拱白菜)라고 한다. ‘돼지가 배추를 껴안았다’는 뜻인데 중국에서 배추는 미인을 가리키는 의미가 있다. 컨라오쭈(啃老族)는 ‘캥거루족’이란 뜻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경제적능력과 자립심이 부족해 부모에 의지해 사는 젊은이를 뜻한다. 바이두   신조어, 유행어, 은어는 그 나라의 문화와 현재 국민들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텍스트다. 한국에서도 ‘헬조선’, ‘흙수저’, ‘영끌’ 같은 말들이 생겨나고 유행했다. 저자 곤도 다이스케는 일본 출판사 고단샤의 베이징 부사장을 거쳐 고단샤 특별편집위원, ‘겐다이 비즈니스’ 칼럼니스트로 일했다. 그는 “30년에 걸쳐 중국 소식통을 담당하고 있는데 ‘시진핑 신시대’라고 하는 요즘이 중국을 이해하기 가장 어렵다”며 “이 책에 소개된 중국 신조어, 유행어, 은어가 독자들에게 중국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차이나랩 이충형 특임기자(중국학 박사)

    2023.07.07 07:00

  • 만드는 회사마다 ‘잭팟’… 중국의 연쇄 창업마, 누구?

    만드는 회사마다 ‘잭팟’… 중국의 연쇄 창업마, 누구?

    K-디스플레이 업계의 실적이 심상치 않다. 한국 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이 올해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은 올해 한국의 디스플레이 출하량(면적 기준) 시장점유율이 9%로 전년보다 3% 포인트(p)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19%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2021년 14%, 지난해에는 12%로 점유율이 급감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LCD 패널 사업을 접거나 출하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생산 점유율은 2020년 53%에서 지난해 65%까지 상승했다. DSCC는 올해 중국의 점유율이 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에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7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같은 해 한국의 점유율은 올해보다도 더 줄은 8% 수준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사진 behance/adam shi 중국 점유율을 끌고 가는 디스플레이 업체는 ‘BOE’(京東方·징둥팡)다. 세계 최대의 LCD, OLED 및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중 하나다.     중국 업체라고 마냥 무시할 수 없다. BOE는 2023년 1분기 플렉시블 폴더블 OLED 시장에서 2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과의 격차를 좁혔다. BOE는 전년도 대비 81% 성장했으며 올 1분기에만 약 3천만 개의 패널을 출하했다 (스톤파트너스).     2022년 중소형 아몰레드(AMOLED) 시장에선 삼성이 4억 2900만 개 패널을 출하하며 1위 자리를 지켰지만. 그 뒤로는 BOE가 1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에 올라섰다. LG 디스플레이는 11%의 점유율에 그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지난해 4분기 61.2%에서 올해 1분기 54.7%로 하락했다. 반면 BOE 점유율은 이 기간 13.9%에서 19.2%까지 오르며 2위를 차지했다.  ━  BOE 만든 왕둥성, 대체 그는 누구인가?   2018년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BOE 창업자 왕둥성(王東昇). 인민일보 중국 디스플레이의 강자, BOE를 만든 사람은 왕둥성(王東昇)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부침을 겪으며 60여 년을 버텨낸 거인이다. 1993년, 파산 직전의 베이징진공관공장(北京電子管廠)을 인수해 지금의 BOE를 설립했다.     당시 경험이 풍부했던 왕둥성은 ‘인수 합병, 소화 흡수, 재혁신’의 3단계 전략에 따라 2002년 하이닉스의 LCD 자회사 하이디스를 인수했다. 주기적인 테스트와 반복적인 개선·확장 과정을 거쳐 박막트랜지스터(TFT) LCD 생산 라인을 10.5세대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이어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와 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홍콩의 모니터 제조업체인 TPV 테크놀로지의 주식을 26% 취득하며 세력을 강화했다. LCD 생산기술과 네트워크, 공장을 확보한 뒤 대량 생산과 저가 물량 공세로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1위로 도약했다.     2015년부터 애플에 맥북, 아이패드용 LCD 패널 납품을 시작했다. 글로벌 최대의 LCD 패널 제조사로 입지를 확고히 한 뒤 OLED 시장에도 손을 뻗는다. 이후 중국 최초로 6세대 플렉시블 OLED 양산(대량생산) 개시를 선언하면서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2018년에는 플렉시블 OLED 양산에도 성공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만 15곳의 공장을 두고 있으며, 올 초 베트남에 2개의 신규 공장 설립 추진 계획을 밝혔다. 그렇게 업계 거물들과 어깨를 견주며 세를 키웠던 왕둥성은 2019년, 20년 넘게 이끌어온 BOE를 내려놓게 된다.  ━  상장, 또 상장… 왕둥성 손 닿는 곳마다 ‘잭팟’    그러나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왕둥성은 디스플레이의 신화를 다시 써 내려 가게 된다. 2019년 칩 분야의 발전 잠재력을 확인하고 베이징 에스윈(ESWIN·奕斯偉) 설립을 고안해냈다.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한때 부회장으로 영입됐던 바로 그곳이다.   사진 에스윈 공식 홈페이지 에스윈은 OLED 구동칩셋 등 시스템반도체를 설계·생산하는 업체로, ‘리스크 파이브(RISC-V)’를 핵심으로 하는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칩 및 솔루션을 제공하며 스마트 홈·스마트 파크·지능형 교통·무선에 중점을 뒀다.   에스윈은 설립 이후 무려 7차례의 자금 조달을 완료했다. 제일재경(第一財經)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에스윈은 2020년 6월 레노버 모기업인 레전드홀딩스 계열 벤처캐피털과 미국 IDG가 주도한 20억 위안(3642억 2000만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마쳤다. 지난해 12월엔 25억 위안 규모의 C라운드 자금 조달을, 올해 6월엔 30억 위안 이상의 시리즈 D 투자를 마쳤다.     베이징 에스윈은 2023년 글로벌 유니콘 기업 리스트 705위에 오르며 105억 위안(약 1조 8979억 원)의 가치 평가를 받았다.     베이징 에스원뿐만 아니다. 왕둥성에겐 대형 실리콘 제품 제조 기업도 있다. 같은 ‘에스윈’ 간판을 달고 있는 시안에스윈 재료과학기술회사(西安奕斯偉材料科技股份)다.   시안에스윈 재료과학기술회사(西安奕斯偉材料科技股?). 에스윈 홈페이지 시안 에스윈은 반도체용 12인치 대형 실리콘 웨이퍼 제품 및 서비스 제공 업체다. 중국의 집적회로 산업의 부족한 생산능력을 보완하며 5G·신에너지차 등 산업의 대형 실리콘 웨이퍼 수요를 만족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안에스윈은 생산에 박차를 가해 현재 월간 실리콘 웨이퍼 생산량이 36만 개에 달한다. 이로써 반도체 실리콘 재료 기술 수준과 집적회로 산업 사슬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안에스윈은 40억 위안에 육박하는 시리즈C 투자를 완료하여 중국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산업에서 최대 단일 사모 투자 자금 조달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월, 시안에스윈은 CITIC증권과 상장지도계약을 체결하고 IPO 절차를 밟고 있다.   이처럼 왕둥성의 두 에스윈은 벤처 캐피털 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베이징 에스윈은 4년간 6회의 투자를, 시안 에스윈은 4년간 7차례의 투자를 받으며 두 회사의 기업 가치는 모두 유니콘 급에 달한다. 그는 어떻게 세 기업을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이끌었을까. 사진 에스윈 왕둥성은 ‘창의적 기술’과 ‘제품 혁신’을 줄곧 제창해왔다. 업계는 BOE 설립 당시 그가 제안한 ‘왕의 법칙’이 지금의 BOE와 에스윈을 이끈 원동력이라 평가한다.     그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존 법칙’을 제시하며 디스플레이 산업의 ‘왕의 법칙’ 개념을 제시했다. “LCD 패널 가격은 3년 주기로 절반씩 떨어지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 주기는 짧아질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주기(36개월)마다 성능을 2배 이상 높여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해 내야 한다”   한때 BOE도 2008년~2012년에 걸쳐 5년 연속 손실을 보며 만성 적자 늪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왕둥성이 제시한 생존 법칙으로 BOE는 기술 개발에 전념하며 적자 구조에서 벗어났다.     그의 생존 법칙은 비단 BOE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왕둥성의 반도체와 실리콘 분야는 글로벌 산업의 화두로, 경쟁 업체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여러 차례 에스윈은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워 반도체 기술 혁신과 자립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다. 게다가 현재 두 에스윈은 투자 기관과 지역 산업의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 왕둥성의 법칙은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까?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2023.07.06 07:00

  • 중국 공대남이 만든 ‘여심 저격’ 에슬레저 브랜드

    중국 공대남이 만든 ‘여심 저격’ 에슬레저 브랜드

     ━  우산 하나로 중국 시장 접수   베네언더 매장 내부. 사진 허쉰 10년 전만 해도 아무도 우산을 팔던 ‘베네언더(蕉下, Beneunder)’가 중국에서 룰루레몬의 적수가 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비록 실패로 돌아가긴 했지만, 베네언더는 중국 내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이미 두 차례나 IPO를 시도한 바 있다.   베네언더는 초기 자금 조달 단계에서 세쿼이아 캐피털(紅杉資本, Sequoia Capital), 코스톤 캐피털 (基石資本, Costone Captital) 등 유명 투자 기관의 투자를 받았다. 2015년 11월, 세쿼이아 캐피털은 586만 달러(한화 약 76억 5316만 원)를 투자하며 베네언더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 유치에 참여했다. 당시 베네언더의 투자 후 평가액은 2900만 달러(약 378억 7400만 원)였다.   그 후 베네언더는 수많은 히트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지난해 베네언더의 총 소매액과 온라인 소매액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0%와 12.9%(이 중 온라인 소매액은 2위 브랜드의 5배)를 차지하며 중국 1위 자외선 차단 의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월 베네언더는 첫 번째 C라운드 파이낸싱을 완료했으며 차이나 르네상스(華興資本, China Renaissance)는 4500만 달러(한화 약 587억 7000만 원)를 투자했다. 이후 2월 그랜드 블레싱 홀딩스(宏祺控股, Grand Blessing Holdings)가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600만 원)를 투자하여 두 번째 C라운드 파이낸싱을 완료했다. 이때 베네언더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30억 2600만 달러(약 3조 9519억 5600만 원)에 달했다. 베너언더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2015년 2900만 달러(한화 약 378억 7400만 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무려 100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사진 베네언더 수익 면에서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베네언더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베네언더의 수입은 24억 700만 위안(한화 약 4515억 7727만 원)이었는데, 순손실은 54억 7300만 위안(한화 약 1조 267억 8953만 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황은 기적처럼 바뀌었다. 베네언더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22억 위안(한화 약 4127억 42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1.3% 증가한 수치다. 2022년 상반기 베네언더의 순이익은 4억 9100만 위안(한화 약 921억 1651만 원)으로,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  공대남들이 만든 여심 저격 브랜드   2012년 베네언더의 창립자 마롱(馬龍)은 홍콩에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당시 저녁 시간이 되면 여학생들이 길거리에 나와 자전거를 타고 조깅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마롱은 시중에 이들을 위한 제품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때 처음으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애슬레저 브랜드를 구상했다.   마롱은 절친한 친구 린쩌(林澤)를 설득해 함께 창업에 뛰어들었다. 1년의 고군분투 후 베네언더가 탄생했다. 베네언더는 초기에 자외선 차단 기능 상품의 연구 및 개발에 전념했다. 당시 브랜드 최고 인기 상품은 이중(二重) 검은 우산이었는데, 우산 제품은 2019년까지 베네언더 총매출의 86.9%를 차지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베네언더의 자외선 차단 기능성 양산 겸 우산. 사진 베네언더 베네언더는 다양한 시리즈의 자외선 차단 기능성 우산을 출시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3000만 위안(한화 56억 2,83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아이템은 22개 배출해냈다. 그중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219위안(한화 약 4만 1087원)의 높은 가격을 자랑하는‘과일잼 시리즈’ 양산 겸 우산이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은 베네언더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했다.   ‘과일잼 시리즈’ 양산의 특징은 제품에 자체 개발한 L.R.C 코팅을 추가하여 열을 내리고 자외선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우산 내부 디자인은 꽃과 과일 패턴으로, 우산을 든 사람이 귀여운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베너언더 우산의 핵심기술인 L.R.C 코팅은 자외선 차단율이 99%에 달한다. 또한, 단열 및 차광 효과가 일반 블랙 젤 코팅보다 훨씬 높다. 베네언더가 동종업계를 뛰어넘는 L.R.C 기술을 보유하게 된 배경에는 두 창립자가 있다.   창립자 마롱은 화둥공대(華東理工大學) 고분자 소재 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베네언더를 창업하기 전 전동칫솔 브랜드 웨이브베터(wavebetter)를 창업한 바 있다. 공동창립자 린쩌(林澤)는 절강대학(浙江大學)에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했으며 노키아 솔루션즈 앤 네트웍스(Nokia Solutions and Networks)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두 공대 출신 창립자들은 에어루프(AirLoop) 원단부터 원사 자외선 차단 기술, L.R.C 코팅 기술, 벌집 전면 푸시 풀링 기술(양산 골격 폴딩 기술), 플렉스코어 (FlexCore) 경량 신발 바닥 기술에 이르기까지 베네언더가 다양한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도록 했다. 자체 연구 기술 덕분에 베네언더의 제품군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  우산부터 코트까지, 무한 확장하는 제품라인   사진 베네언더 베네언더는 창립 이래 기능성 우산 제품 판매에 주력했다. 2017년부터는 우산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모자, 토시 등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의류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 마스크 등 액세서리로 제품 라인을 확장했으며 2021년 하반기에는 기능성에서 벗어난 일반 의류 제품군을 선보였다. 셔츠, 바지, 코트, 목도리, 신발,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다.   베네언더는 자외선 차단 기능성 제품을 넘어 방수 및 방풍 등 기능을 가진 아웃도어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있다. 시작은 ‘검은 우산’이었지만 모자, 의류, 액세서리 및 방수 기능 제품까지 출시하면서 산업 체인의 확장을 실현한 것이다.   무서운 기세로 확장 중인 베네언더. 룰루레몬, 유니클로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는 또 어떤 실적을 보일지 주목된다.   차이나랩 박고운 에디터  

    2023.07.05 07:00

  • ‘해외 활약’ 구글 선정 中 최고의 글로벌 브랜드는?

    ‘해외 활약’ 구글 선정 中 최고의 글로벌 브랜드는?

    중국 업체들이 해외로 적극적으로 진출함에 따라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중국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2023년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국 브랜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구글이 발표한 중국 글로벌 브랜드 50강 명단을 바탕으로 중국 글로벌 브랜드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지난 6월 15일, 구글은 시장조사기관 칸타(Kantar)와 함께 ‘2023 BrandZ 중국 글로벌 브랜드 50강 명단’을 발표했다. 올해 명단에서 1위는 틱톡(抖音)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字節跳動)에게 돌아갔다. 이어 샤오미(小米)와 레노버(聯想)가 2~3위에 올랐으며, 쉬인(SHEIN), 알리익스프레스(全球速賣通), 화웨이(華爲), 오포(OPPO), 하이얼(海爾), 하이센스(海信), 비보(vivo)가 차례로 10위권에 랭크됐다. 차준홍 기자 2022년 명단과 비교해 보면, 상위 10위권은 큰 변화가 없었다. 바이트댄스가 작년에 이어 다시 1위 왕좌를 차지했다. 숏 비디오 앱 틱톡은 미국의 제재와 안보 이슈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분위기다. 또 바이트댄스는 올해 소셜미디어 앱 레몬8(Lemon8)을 영미권에서 출시했다. 레몬8은 인스타그램+핀터레스트를 결합한 형태로, 이 앱 역시 틱톡 CEO가 맡아 운영하며 향후 바이트댄스의 해외 판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알리바바(阿里巴巴)는 올해 알리익스프레스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알리바바 산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전면 위탁 관리 모델을 도입, 한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때 한국 쇼핑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 알리익스프레스 패스트패션 쇼핑몰 쉬인은 해마다 순위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11위와 10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쉬인은 중국 글로벌 브랜드 10강 가운데 유일한 온라인 패션 브랜드이기도 하다. 지난 5월, 쉬인은 펀딩을 통해 20억 달러(약 2조 6030억원)의 자금을 새로 조달했다고 알려졌다. 제3자 업체의 입점을 허용한 쉬인은 빠르게 세를 확장하며 패스트패션에서 종합쇼핑몰로 거듭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한편, TOP10을 제외한 나머지 40개의 브랜드는 순위가 크게 요동쳤다.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새롭게 이름을 올린 브랜드도 눈에 띄었다. 올해 50강 명단 가운데 전자제품, 모바일게임, 자동차, 콘텐트⋅엔터테인먼트 앱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순위 상승 폭이 크거나 새로 진입한 브랜드 역시 이 4개 업종이 가장 많았다. 브라질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콰이서우 해외판 Kwai. 사진 Kwai 2022년 순위와 비교했을 때 순위가 가장 크게 상승한 브랜드는 각각 콰이서우(快手·Kwai, 43→17), 창청자동차(長城, 31→20), 리얼미(realme, 50→21), 웍스(WORX, 45→24), 마이지타이원(麥吉太文·Magic Tavern, 41→28) 등이었다. 이 가운데 콰이서우의 순위 상승은 남미 시장에서의 활약과 관련이 깊다. 콰이서우 해외판의 월간 액티브 유저가 약 2억 명에 달하는 가운데, 브라질의 일일 액티브 유저는 3000만 명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쇼트 비디오 앱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밖에 리얼미, 웍스, 마이지타이원은 2022년 처음 명단에 합류한 이후 지난 1년 사이 순위가 크게 올랐다.   모바일게임 브랜드 중에는 텐센트(騰訊)의 순위가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미호요(米哈遊)의 글로벌 브랜드 호요버스(HoYoverse)였다. 미호요는 메타버스에 대한 비전을 드러내며 지난 2022년 호요버스라는 브랜드 이름을 출범시켰다.   자동차 브랜드도 대거 순위가 상승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브랜드 이미지 수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예를 들면, 소형 전기차로 이름난 우링(五菱)의 경우 이번 명단에는 들지 못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대표 전기차 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명단에서는 스마트기기 브랜드 수가 약 2배 가까이 늘어났다. DJI(大疆)와 에코백스(ECOVACS·科沃斯) 외에 인스타360(Insta360)과 로보락(roborock·石頭科技)이 처음으로 합류했다. 이들 브랜드는 각각 드론, 360도 카메라, 로봇 청소기 제품으로 유명하다. 그 밖에 전자기기 부속품 관련 브랜드로는 앵커(Anker), 티피링크(TP-Link), 에코플로우(EcoFlow) 등 3개 브랜드가 명단에 올랐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3.07.05 06:00

  • 여름 빌런 ‘모기’로 돈 번다, 14억 중국 지갑 연 기업 어디?

    여름 빌런 ‘모기’로 돈 번다, 14억 중국 지갑 연 기업 어디?

    모기에 대한 적개심은 고대부터 이어져 왔다. 장자(莊子)의 천운편(天運篇)에는 '모기가 살갗에 붙어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구절이 등장하며, 송나라의 천재시인 구양수는 모기를 얼마나 싫어했던지 모기를 증오한다는 내용을 담는 시 〈증문(憎蚊)〉을 남겼다. 이렇듯 증오해 마지 않는 모기를 쫓기 위한 노력 또한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서주 시대에는 망초(莽草)를 태워 모기를 쫓았다고 전해지며 제나라 환공(桓公)은 모기를 피하기 위해 장막(帱)을 둘러쳤다고 한다. 송대에 이르러서는 약쑥풀을 꼰 노끈인 화승(火绳)에 불을 붙여 모기를 쫓는 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14억 중국인이 한뜻으로 퇴치를 염원하는 모기와 관련된 용품을 만드는 기업은 어디일까. 바이두바이커 현대는 어떨까? 모기 쫓기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국 산업 연구기관 중금기업신용국제컨설팅(中金企信国际咨询)은 2024년 중국의 모기 기피제 및 살충제 시장의 소매 판매액이 120억 6000만 위안(약 2조 17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이 발표한 여름 인기 상품 목록에는 모기 퇴치 팔찌를 포함한 관련 제품들이 올랐다. 특히 액체형 제품의 월간 판매 개수는 1000만 개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14억 중국인이 한뜻으로 퇴치를 염원하는 모기와 관련된 용품을 만드는 기업은 어디일까.     중국 가정에 하나쯤은 있는 모기향, 모기 살충제, 전기 모기향 제품 브랜드인 차오웨이(超威). 차오웨이는 광저우 차오윈그룹(朝云集团, 06601.HK)의 대표 브랜드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 내 모기 퇴치제 시장에서 8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았다. 2021년에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차오웨이는 모기로 인한 질병 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도 중국 관영 CCTV, 즈후, 틱톡 등 유력 매체들과 전개할 만큼 대중적인 브랜드다. 지난 5월에는 중국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모기'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있다.   차오웨이 브랜드의 다양한 모기 퇴치 제품들. 차오윈그룹 공식홈페이지 뿌리는 모기 기피제로 명성이 높은 브랜드는 리우션(六神)이다. 리우션을 생산하는 상하이자화(上海家化, 600315)는 1990년 6가지 한약 성분을 함유한 액체형 모기 기피제인 '화루수이(花露水)'를 출시했다. 출시 직후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모기 예방뿐만 아니라 가려움 증상을 완화해주는 효과를 동시에 갖췄다는 입소문이 나자 제품을 사기 위해 공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섰고 전성기 시장 점유율은 70%에 이르렀다. 2001년에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업계 선두로 입지를 굳혔다. 화루수이는 30년이 훌쩍 흐른 지금도 중국인 여름 필수 아이템으로 통한다. 리우션은 토일렛 퍼퓸, 샤워젤, 비누, 손소독제 등 다양한 퍼스널 케어 제품을 통해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상하이자화는 1990년 6가지 한약 성분을 함유한 모기 기피제 브랜드 리우션(六神)을 론칭했다. 상하이자화 홈페이지   영유아 한방 케어 브랜드인 런번(润本)은 모기 퇴치 제품으로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6년 설립된 런번바이오는 유아용 모기 퇴치제, 모기 진정 밤, 식물 에센셜 오일 패치 등을 판매한다.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인 만큼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으로 입소문이 났다. 런번바이오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티몰에서 런번의 모기 퇴치제 제품의 판매 비중은 각각 16.42%, 18.32%, 20.52%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 퇴치제 제품은 2022년 런번바이오 전체 매출액의 41.75%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으로, 관련 상품으로만 1억 8300만 위안(약 329억 47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유아 한방 케어 브랜드인 런번은 모기 퇴치 제품으로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런번바이오 공식홈페이지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 치차차(企查查)에 따르면 중국 내 모기 기피 상품 관련 기업은 5700여 곳에 이른다. 진입 문턱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효과가 있으면서 안전성을 갖춘 제품은 소수에 불과하다. 2021년 중국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양한 모기 기피 제품군의 성분이 화학 혹은 식물 유래 성분인 경우 농약류에 속하므로 '농약관리규정'에 따라 관리돼야 한다고 발표했으나, 대부분의 영세 업체는 기준에 맞게 관리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에는 '모기 잡으려다 사람까지 잡을 것 같은' 독한 향에 대한 유해성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성분을 따지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천연 혹은 무독성 등을 강조한 제품의 경우 실제 모기 퇴치 효과가 있는지를 알 수 없다는 맹점이 존재한다.    중국 최초로 전기 모기향을 제조한 광둥성의 란쥐(榄菊)는 모기의 습성을 관찰하기 위해 전국에 서식하는 모기를 구입하는 데 연간 100만 위안(약 1억 8000만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개발한 모기 기피제가 올해의 모기를 쫓아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제품군도 스프레이나 모기향에서 패치(스티커), 전자 기기, 태양광 램프 등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 언제든 선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된 모기 기피제 제조 산업. 오래된 브랜드일지라도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14억 인구가 한마음 한뜻으로 박멸을 원하는 '모기'가 어떤 기업 제품에 가장 먼저 사로잡히게 될까.    상위 업체들의 순위권 싸움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023.07.04 07:00

  • 도시 사는 中 2030, 저축 얼마나 했을까?

    도시 사는 中 2030, 저축 얼마나 했을까?

    “서른 살에 3000만원 모은 거면 잘 모은 건가요?”   “그 정도면 잘 모았네”   “적은 거 아님?”     “빚만 없어도 선방이지”       계속되는 고물가·고금리에 MZ세대를 중심으로 ‘거지방(절약 노하우를 공유하는 SNS 오픈 채팅방)’, ‘무지출챌린지(하루 지출 0원으로 살기)’ 등이 유행하고 있다. 동시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축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받으려는 글들이 넘쳐난다. 옆 나라 중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른 살에 모은 돈이 얼마나 되어야 정상인가요? (30歲多少存款算正常?)” “27살에 30만 위안(약 5500만원) 모았으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27歲存款30萬,算什麼水平?)” 등. 언어만 다를 뿐,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청년들의 질문이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 산하의 빅데이터 분석 뉴미디어 DT재경(DT財經)이 내놓은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DT재경은 중국 청년 1852명(남녀 비율 4:6, 90년대생 비율 70%)을 대상으로 저축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90%는 1선, 신(新)1선, 2선 도시 출신으로, 중국 도시 거주 청년들의 저축 실태를 보여준다.    ━  5명 중 1명, 모은 돈 180만원 안 돼   김영희 디자이너 ‘현재 모아둔 돈은 어느 정도 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5명 중 1명(21.5%)이 ‘1만 위안(약 180만원) 이하’라고 답했다. ‘저축한 돈이 아예 없다’고 답한 비율도 12.2%나 됐다.    응답자가 가장 많이 몰린 구간은 ‘1~10만 위안(약 180만원~1800만원)’이었다(32.2%). 이어 ‘11~20만 위안(약 2000~3600만원)’이 15.2%, ‘21~30만 위안(약 3800~5400만원)이 10.4%, ‘31~50만 위안(약 5600~9000만원)’이 7.8%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51~100만 위안(약 9200만원~1억 8100만원)’과 ‘100만 위안(약 1억 8100만원) 이상’을 모았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6.6%, 6.3%에 달했다.           ■ 여기서 잠깐 「 참고로 2022년 중국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92492위안(약 1677만원, 출처: 국가통계국), 2021년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월급은 5688위안(약 103만원, 출처: 중국 구인구직 플랫폼 즈롄자오핀(智聯招聘))이다. 」  사진 셔터스톡 기본적으로 연차가 쌓일수록 청년들의 저축액이 늘어났다. 그러나 사회생활 5년 차부터는 결혼을 하거나 차나 집을 사기도 해 일시적으로 모아둔 돈이 바닥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저축이 어렵게 느껴지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또는 ‘그런 편이다’라고 답한 비율은 1년 차 직장인이 가장 높았다(66.9%). 이들은 초봉은 낮은데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감당해야 할 지출은 커서 저축을 특히 어렵게 생각했다. 반면에, 3년 차 직장인은 실감하는 저축의 난도가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아직 부양할 가족이나 큰 빚은 없으나, 연봉은 계속 상승 중에 있어 비교적 쉽게 돈을 모았다.          ━  우리는 왜 돈을 모으지 못하는가     얼마 전 즈후(知乎)를 비롯한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왜 아버지 세대는 돈을 모았는데 우리 세대는 돈을 못 모으냐”는 짤이 화제가 되었다. 한 네티즌이 아버지 세대와 우리 세대의 저축관을 짤막하게 비교 묘사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내용 일부를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 아버지 세대 VS 우리 세대 「 아버지 세대: 물 우리 세대: 스타벅스,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이디야, …   아버지 세대: 아이를 고생시킬 순 없다 우리 세대: 나를 고생시킬 순 없다   아버지 세대: 돈을 모으자, 언젠가 필요할 테니 우리 세대: 돈을 왜 모아, 내일 죽을 수도 있는데 」  DT재경도 설문조사에서 이와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복수 답변 허용). “아버지 세대보다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러자 ‘생활비가 더 많이 필요해서(80.7%)’라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소비 채널이 더 많아져서(57.6%)’, ‘소비 욕구가 더 강해져서(55.6%)’, ‘수입이 더 불안정해져서(21.7%)’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짤과 다르게, ‘저축 의식이 더 약해져서(19.8%)’라고 답한 사람은 의외로 적었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2023.07.03 09:22

  • 프리고진이 안녹산? 러시아 사태를 중국이 주목할 이유

    프리고진이 안녹산? 러시아 사태를 중국이 주목할 이유

    무장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텔레그램 영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는 자신들은 애국자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반역자로 규정한 것을 정면 반박했다. 콩코드그룹 제공 영상 캡처. AFP=연합뉴스 러시아 연방공화국이 역사적 사건을 맞았다. 건국 이후 처음으로 반정부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일으킨 반란은 일단 하루 만에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23년간 유지해온 푸틴 체제가 종말을 맞을 수도 있다는 말들이 무성하게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여파는 러시아와 가장 가깝고 강력한 우방인 중국에도 미치고 있다. 경제 매체인 차이신왕(財新網)은 프리고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대 군사적 변수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러시아 반란 사태를 중국의 역사적 사건들과 연결 지었다.   웨이보 등 SNS엔 “안녹산(安祿山)의 반란 같은 느낌이 든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양국충(楊國忠·양귀비의 사촌 오빠), 푸틴은 당 현종이고 대본도 거의 똑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왔다. 이 사건을 중국 당나라 때 현종의 신임을 받던 무장 안녹산이 일으킨 반란에 빗댄 것이다. 당나라의 장군 안녹산(安祿山). 755년 안녹산의 난을 일으켰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조광윤(趙匡胤)이 송나라를 건국한 일화인 ‘진교병변(陳橋兵變)’과 명나라 말기 무장 오삼계(吳三桂)가 산해관을 열어 청나라 군을 끌어들인 사건도 언급됐다. 조광윤은 부하들이 자신에게 술을 먹이고 황포(黃布)를 입혀 강제로 황제로 추대하자 못이기는 척 이를 받아들였다.   1989년 천안문 시위 주동자 중 한명인 왕단(王丹)도 트위터로 이번 일을 언급했다. “시진핑(習近平)이 (대만 통일) 전쟁을 일으키면 러시아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중국에서도 일어나지 않을까?”라고 했고, “절대적으로 가능하다”는 답글이 달렸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마오쩌둥(毛澤東)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이번 사태는 정치와 군의 관계를 새삼 돌이키게 만들었다. 민주적 정치 시스템이 취약할수록 군이 정치에 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커진다. 한국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 국가들 상당수에서 군부 쿠데타로 군인들이 권력을 잡았다. 마오쩌둥 사후 실권자가 된 덩샤오핑(鄧小平)은 공산당 총서기나 국가주석을 맡지 않았지만 중앙군사위 주석직만 보유하면서 권력을 유지했다.   시진핑도 군에 의지해 권력을 굳히고 반대 세력을 견제하고 있다.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대로 중국도 공식적으론 공산당이 군을 지배한다. 하지만 실제 권력 관계도 그러한지는 물음표다. 역대 공산당 지도자들은 선심 공세로 군심, 특히 장성들의 마음을 샀다. 진급은 가장 큰 당근이다. 장쩌민(江澤民)은 64명, 후진타오(胡錦濤)는 60명, 시진핑은 69명을 상장(한국의 대장에 해당)으로 진급시켰고, 이를 통해 각각 10년 동안 군권을 장악했다.   군에 자기 사람을 심어놓는 방법도 활용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선 군 수뇌부가 대대적으로 물갈이됐다. 시진핑은 군권 안정을 위해 칠상팔하(七上八下·68세 이상이 되면 공직에서 은퇴한다는 관례)를 어기고 올해 73세인 최측근 장유샤(張又俠)를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유임시켰다. 또 다른 군사위 부주석 허웨이둥(何衛東)은 시진핑이 푸젠(福建)성에 근무할 당시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시진핑의 복심인 중사오쥔(鍾紹軍) 중앙군사위 판공청 주임은 군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았다.   2012년 집권 이후 시진핑의 군 장악 시도와 관련한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다. 지난해 9월 북부전구(戰區) 사령관 왕창(王強) 한 사람을 위한 상장 진급식이 치러졌다. 전임 북부전구 사령관 리차오밍(李橋銘)이 노선 투쟁에 휘말렸고 반란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왕창은 올해 초 육군사령관에 부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진핑은 집권 1기 5년 동안 반부패를 내세워 200명에 가까운 고위 장성을 척결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민해방군에서 현재 실권을 쥐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전 정권인 장쩌민 시기에 발탁한 사람들이 주류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2017년 시진핑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이후론 군내 반부패 척결 소식이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2023년 2월, 중국 베이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셔터스톡 2021년 말 상장으로 퇴역한 태자당 출신 류야저우(劉亞洲)가 체포됐다는 소문이 돌았고, 올해 들어 홍콩 언론들이 이 사건을 보도했지만 지금까지 공식 발표는 없다. 중화권 매체들은 군심 동요를 피하기 위해 비공개로 은밀히 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해석한다. 부패한 장성들을 척결하고는 있지만 미국 등 서방 진영과의 대치, 대만 통일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군심을 안정시키려는 방향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인민해방군은 최근 ‘군 지도간부’의 사회적 교류 행위에 관한 문서를 발행했다. 간부들에게 “사교권, 생활권, 친구권을 지속적으로 정화하라”는 내용이었다.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내용인데 군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프리고진 사태는 군부에 대한 시진핑 정권의 경각심을 일깨울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은 국민당, 일본과의 전투를 치른 야전사령관이었기 때문에 군부가 든든한 우군이었다. 하지만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진핑은 최고지도자가 되기 전까지 군 경력이 없었다. 3연임까지 성공시킨 시진핑의 권력체제가 얼마나 단단한지 곱씹어볼 만한 사건이 터진 셈이다.   차이나랩 이충형 특임기자(중국학 박사)

    2023.06.30 08:00

  • ‘상견니’ 허광한 썼지만…中 국민 음료, 예전 같지 않은 이유

    ‘상견니’ 허광한 썼지만…中 국민 음료, 예전 같지 않은 이유

    와하하(哇哈哈)는 한때 중국 음료 계의 대표주자로, 업계에서 성공의 교과서로 여겨졌다. 생수, 요구르트, 콜라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중국의 국민 음료 브랜드로 널리 사랑받았다. 그러나 2020년대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눙푸산취안(農夫山泉·농부산천), 위안치썬린(元氣森林) 등 경쟁업체에 밀리며 ‘옛날’ 브랜드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  2000년대 전성기, 국민 브랜드 등극   와하하 이전 모델 왕리훙. 사진 bjnews닷컴 캡처 가수 겸 배우 왕리훙(王力宏)의 얼굴이 들어간 와하하 생수는 중국 청장년층의 어린 시절 추억이다. 1987년 설립된 와하하는 90년대 후반 출시한 AD칼슘 요구르트(AD鈣奶)와 페이창 콜라(非常可樂)가 대히트를 거두며 서서히 중국 대표 음료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 AD칼슘 요구르트는 중국에서 요거트 음료가 늘어나는 시기에 맞춰 출시되어 성공을 거두었고, 코카콜라와 펩시를 겨냥해 선보인 페이창 콜라는 콜라 시장의 일부 점유율을 가져가며 코카콜라와 펩시가 주도하던 흐름을 깨고, 콜라 가격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와하하 AD칼슘 요구르트(좌) 잉양콰이셴(우). 사진 와하하 홈페이지 지난 2005년 출시한 음료 잉양콰이셴(營養快線·과일주스+우유)은 4년 후인 2009년, 단일 제품 매출 120억 위안(약 2조원)을 기록하며 당시의 인기 음료 왕라오지(王老吉)를 제치고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인기를 누렸다. 당시 잉양콰이셴은 초중등생들이 아침마다 챙겨 먹는 음료로 통했다.   2013년, 와하하는 연 매출 782억 8000만 위안(약 14조 원)의 신기록을 달성한다. 이로써 당시 화웨이(華爲)에 이어 중국 2대 비상장 민영기업에 등극한다. 같은 해, 와하하의 창립자 쭝칭허우(宗慶後)는 중국 본토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으며, 와하하는 그야말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다.   ━  뒤늦은 타이밍, 젊은 세대 트렌드 읽어야   그러나 2014년을 기점으로 와하하는 내리막길에 들어선다. 지난 2018년, 중국 포장 생수 시장에서 눙푸산취안과 화룬이바오(華潤怡寶)가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와하하는 5위에 그쳤다.   와하하의 추락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생수 외 매출을 견인하던 AD칼슘 요구르트와 잉양콰이셴의 판매도 둔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잉양콰이셴 이후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지 못한 것도 와하하가 시장의 점유율을 내어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20년 와하하는 연 매출 440억 위안(약 7조 9000억원)으로 다시 한번 사상 최저 실적을 기록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와하하의 존재감은 예전 같지 않아졌다. 특히 젊은 세대의 선택지에서 와하하는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대도시 마트나 편의점에서 와하하 음료는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없다. 3~4선 지방 소도시나 농촌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옛날’ 브랜드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음료는 젊은 세대의 입맛에 크게 좌우되는 업계 중 하나다. 최근 중국 음료 업계는 개성이 넘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갈수록 세분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와하하는 소위 ‘신박한’ 제품 출시 측면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와하하 쭝칭허우는 중국 관영 CCTV 프로그램 〈대화(對話)〉에서 “와하하가 쇠락한 원인은 혁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와하하 페이창 콜라. 사진 와하하 홈페이지 그동안 와하하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과거 코카콜라와 펩시가 중국 시장을 휩쓸 때, 와하하는 ‘페이창 콜라’를 출시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위안치썬린이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하자, 뒤이어 유사한 제품을 선보였다. 매번 시장의 흐름을 좇기는 하지만, 남을 모방할 뿐 새로운 혁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상품의 업그레이드 측면에서도 ‘반 박자 늦은’ 대처로 경쟁에서 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저당⋅제로 음료 열풍에 따라 와하하도 올해 잉양콰이셴의 저당 버전을 출시했으나, 그 시점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사실 저당⋅제로 음료는 지난 2018년부터 주목받으며 이미 시장에 비슷한 유형의 음료가 많이 출시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와하하가 차별화를 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 2020년 위안치썬린이 저당⋅저지방 유제품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했다. 새로운 와하하 광고 모델 쉬광한. 사진 텐센트 비디오 캡쳐 최근 와하하는 약 20년간 유지해온 광고 모델 왕리훙을 쉬광한(許光漢·허광한)으로 교체하며 이미지 쇄신을 시도 중이다. 춘제(春節·중국의 음력 설) 연휴에는 명절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춘완(春晚)에 대대적인 PPL을 하는 등 제품 홍보에도 공을 들였다. 와하하는 중국 음료 업계의 큰형님으로서 탄탄한 공급망과 방대한 유통망을 갖췄으므로, 아직은 반등의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러나 와하하가 선보이는 신제품은 여전히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와하하가 계속해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업계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와하하에는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음료 시장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시험대에 오른 와하하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3.06.27 07:00

  • “화물차로는 우버 앞섰다” 中 포커 선수가 차린 ‘훠라라’

    “화물차로는 우버 앞섰다” 中 포커 선수가 차린 ‘훠라라’

    공유경제 대명사로 통하는 승차 공유업체 ‘우버(Uber)’. 우버는 물류 시장에도 관심을 갖고 2016년 화주와 화물차 운전자를 연결해주는 ‘우버 프레이트(Uber Freight)’를 출시했다. 그러나 우버보다 한발 앞서 물류 시장에 진출해 활약 중인 기업이 있다. 2013년 홍콩에서 태동한 ‘훠라라(貨拉拉·Lalamove)’다.   사진 훠라라 홈페이지 캡처 훠라라는 중화권(중국 본토·홍콩·대만)은 물론 동남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와 중남미(멕시코·브라질)까지 세력을 확장해 다양한 물류사업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지난해 훠라라는 4억 2800만 건의 주문을 처리하고 67억 1500만 달러(약 8조 7617억원)의 총 거래액(GTV, Gross Transaction Value)을 달성했다. GTV 기준, 훠라라의 2023년 상반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43.5%로 2위인 우버 프레이트보다 3.5배 높다.     2013년 설립 이후, 총 11차례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에도 2억3000만 달러(약 3001억원)의 시리즈 G 투자를 받았다. 올해 3월에는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 JP모건체이스를 스폰서로 홍콩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중국 산업컨설팅 기관인 후룬(胡潤)경제연구원은 이러한 훠라라의 기업가치를 900억 위안(약 16조 2567억원)으로 평가했다.     *훠라라(貨拉拉)는 중국 본토에서 사용되는 브랜드명이며, 홍콩을 포함한 해외에서는 라라무브(Lalamove)로 불린다.     오토바이부터 대형화물차까지, 맞춤형 물류로 시장 잡는다 오토바이부터 다마스, 밴, 소형·준중형트럭, 대형화물차까지. 다양한 차종을 보유한 훠라라는 개인 및 기업고객에 적합한 맞춤형 물류 솔루션을 제공한다. 훠라라가 운영하는 사업은 크게 ①이사 ②화물 운송 ③기업물류 ④퀵서비스로 나뉜다.      ━  ① 이사     훠라라의 이사 서비스는 가격 체계가 투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웹페이지나 앱(App)에 거리당 평균 비용, 엘리베이터 유무에 따른 추가 비용 등이 상세하게 공개되어 있다. 가구의 경우, 분해·운반·조립·하역 등 단계별 비용이 세세하게 책정되어 있어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   사진 훠라라 홈페이지 캡처 기사1인 도움이사, 기사2인 반포장이사/포장이사 등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다양하다. 1:1 고객 전담 서비스는 이사 과정에서 발생한 소비자의 불만을 신속하게 해소한다.      ━  ② 화물 운송   1톤 카고부터 25톤 대형 화물차까지. 다양한 화물차주와 화주를 연결해 근거리(시내) 및 중·장거리(시외) 화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2년 말 기준, 훠라라에 등록된 화물차 운전자는 100만 명 이상, 중국 내 서비스 운영 도시는 360곳에 달한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운송을 위해 중국 전역에 표준 노선 46만개를 만들었다.   사진 훠라라 홈페이지 캡처 훠라라의 화물 운송 가격은 두 가지 방식으로 결정된다. 첫째는 정찰제로, 가격이 정해져 있어 호출 즉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정찰제를 이용하면 빠르면 30초 안에 화물차 운전자가 배정되고, 30분 안에 화물차가 선적지에 도착해 물건을 싣기 시작한다. 둘째는 입찰제로, 화주와 화물차 운전자가 실시간 협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정찰제보다 시간은 더 소요되나, 협상을 잘하면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③ 기업물류     업종별/기업별 맞춤형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자상거래 기업의 경우, ‘솽스이(雙十一·11월 11일)’나 ‘618 쇼핑축제’ 등 성수기에 폭증하는 배송 물량을 원활히 소화하도록 도움을 준다. 출장이 잦은 기업에는 출장 차량을 지원한다. 훠라라를 이용하면 직원이 출장 교통편을 예매하고 영수증을 제출해 환급받는 과정이 생략돼 업무의 효율성이 향상된다.   외부업체에 하청을 맡기지 않고 직접 ‘기업물류 전담팀’을 운영하기에 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세계적으로 구글, 알리페이, 맥도날드, 징둥닷컴, 시노펙, 세븐일레븐을 포함한 150만 기업이 훠라라를 물류 파트너로 선택했다.      ━  ④ 퀵서비스   퀵서비스는 최근에 훠라라가 새롭게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컨설팅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파오투이(跑腿·즉시 배송+퀵서비스) 시장 규모는 131억 위안(약 2조 3662억원)까지 성장한 가운데 2025년에는 664억 위안(약 11조 99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디이차이징 캡처 훠라라는 그간의 물류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잠재력이 큰 파오투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4월부터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지에서 파오투이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물론 이 분야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중국 대표 차량 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과 배달 플랫폼 강자인 메이퇀(美團), 어러머(餓了麼)등이 앞다퉈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막대한 물류 자원과 디지털 능력을 갖춘 훠라라가 보여줄 저력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 홍콩 수능 만점 → 스탠퍼드대 물리학과 → 베인 컨설턴트 → 전업 포커선수?! 「 훠라라 창업자 겸 CEO 저우성푸. 사진 펑황신원 캡처 훠라라의 창업자 겸 CEO는 77년생 저우성푸(周勝馥)다. 광둥성 지에양(揭揚)시에서 태어나 3살 때 홍콩 신제(新界)지역로 이사했다. 어려서부터 똑똑했던 저우는 1995년 그 당시 홍콩 대입시험이었던 ‘홍콩 중등교육검정시험(HKCEE)’에서 10과목 A 평점을 받았다. 한국으로 치면 수능 전 과목 1등급보다 어려운 것으로, 신제 지역에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듬해 저우는 장학금을 받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 입학했다. 입학 당시 저우의 전공은 물리학이었다. 그러나 이내 적성에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경제학으로 전과했다. 졸업을 앞두고 저우는 세계 3대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컨설팅의 러브콜을 받아 컨설턴트로 합류했다. 그대로만 가면 안정된 커리어를 쌓는 건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졸업 후 그는 포커선수의 길을 택했다. 2002년부터 7년간 포커 테이블에 앉아 텍사스 홀덤을 쳤다. 카지노에 살다시피 했지만, 처음 4년은 한 달에 100만 원도 채 벌지 못했다. 그러나 끈질긴 노력으로 선수 생활 말기엔 3000만 홍콩달러(약 50억원)의 상금을 따기도 했다.   2009년, 저우는 7년간의 포커선수 생활 접고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 이번에 그가 주목한 것은 ‘창업’이었다. 저우는 홍콩에 놀고 있는 화물차가 많고, 중개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공략해 2013년 훠라라를 세웠다.  」 

    2023.06.26 08:54

  • “소비력 회복 안 되네”… 전자상거래 기업들 너도나도 뛰어드는 사업은?

    “소비력 회복 안 되네”… 전자상거래 기업들 너도나도 뛰어드는 사업은?

    지난 10년 간 중국 경제를 이끌어 온 대표 주자는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인터넷 기업이었다.     독일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디스타가 발표한 글로벌 인터넷 기업 시가총액 순위(2022년 6월 기준)를 살펴보면 10위권 내에 5곳(텐센트·바이트댄스·알리바바·메이퇀·핀둬둬)이 중국 기업이다. 최근 3년 간 이어진 코로나19는 디지털 경제 발전의 기폭제로 작용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IT·디지털 영향력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다양한 요인으로 몸집을 불려가던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최근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으로 지난 10년간의 성장과 비교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중국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618 쇼핑 페스티벌'에서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관 기업들이 판매량 지표를 공개하지 않은 것. 광군제와 618 쇼핑 페스티벌은 중국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통하는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약화된 중국의 소비력이 아직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점 찍은 사업은 뭘까?     바로 '물류 부동산'과 '물류 솔루션 서비스'다. 기업이 공급망을 직접 운영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자체 물류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다년간 축적한 물류 관련 유·무형 자산을 판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도 돈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징둥닷컴(JD.com)은 2018년 물류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관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해 유관 업무를 전개할 자회사인 징둥스마트산업발전그룹(이하 징둥찬파)을 설립했다. 사진 셔터스톡 알리바바의 물류 계열사인 차이냐오(菜鳥)스마트 로지스틱스 네트워크(이하 차이냐오)는 지난달 18일 홍콩증시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차이냐오는 상품 분류·물류 창고 관리·최적의 배송 경로 확인 등의 업무를 전담하는 물류 플랫폼으로 '물류 부동산'은 차이냐오의 5대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지난달 23일에는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이 베이징싱샨(象鮮)창고물류서비스 회사(이하 싱샨)를 설립했다. 싱샨은 창고 및 물류 서비스, 공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 2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징둥닷컴(JD.com)은 2018년 물류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관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유관 업무를 전개할 자회사인 징둥스마트산업발전그룹(京東智能產業發展集團, 이하 징둥찬파)을 설립했다. 징둥찬파는 '스마트 산업으로 도시 개발을 지원한다'는 사명을 갖고 글로벌 시장에 부동산 등을 포함한 종합 자산 관리, 산업 발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는 현대화된 고급 물류 창고나 상업용 사옥, 복합 스마트 산업단지, 데이터 센터, 태양광 단지 등 인프라 건설과 운영을 위한 솔루션 제공 등이 포함된다.   징둥닷컴이 갖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들에 가치를 더하고,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업무도 징둥찬파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사진 징둥찬파   징둥그룹은 2019년 말까지 토지 사용권, 창고 건물 인수 및 설비 구입을 위해 총 26억 달러(약 3조 2968억 원)를 지출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전투적으로 임했다. 해외 물류 네트워크 확장에도 적극 나서 동남아시아 등 고성장 시장에 물류 창고 및 산업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징둥찬파의 총 자산 관리 규모는 937억 위안(약 16조 7400억 위안)에 이르렀다. 징둥이 보유한 물류 관련 총 건축 면적은 2330만㎡를 초과한다. 규모면에서 중국 2위, 아시아 3위다. 일반 물류 센터 면적이 보통 5~10만㎡ 정도인 점을 감안했을 때 200여 곳을 관리 하는 것과 같은 규모다.     올해 2월 8일에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JD 창고(Warehouse)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508098.SH)가 상장했다. 중국 최초의 민간 공모 리츠다. 상하이증권거래소가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JD 창고 리츠의 인프라 자산은 총 건축 면적은 35만 995제곱미터(㎡)로 중국 충칭, 우한, 랑팡에 위치한 3곳의 대형 물류 단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징둥찬파는 기업 창고 및 물류 관련 부동산을 구매·관리·업그레이드해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키는 주체가 됐다. 징둥닷컴이 갖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들에 가치를 더하고,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업무도 징둥찬파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지난 3년 간 징둥찬파의 매출액은 5억 8200만 위안(약 1051억 원), 7억 9870만 위안(약 1443억 원), 23억 2000만 위안(약 4191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괄목할만한 성장에 기업을 보는 업계 시선도 달라졌다. 중국의 산업 연구 기관인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2023 글로벌 유니콘 기업(4월 18일 기준) 92위에 올랐다. 후룬은 징둥찬파의 기업 가치를 530억 위안(약 9조 4700억 원)으로 평가했다. 징둥찬파가 보유한 물류 시설 및 기타 부동산 등은 주요 사업을 전개하는 징둥닷컴에 주요 자원을 제공하면서, 향후 징둥그룹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임서영 차이나랩 에디터

    2023.06.24 10:00

  • 한중관계 개선 열쇠는 중동에 있다?

    한중관계 개선 열쇠는 중동에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2년 12월 사우디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중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하려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돌연 방중을 취소했다. 중국 정찰풍선(중국 측은 민간 기상 관측용이란 입장)이 미국 상공으로 진입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대만 문제와 신장위구르·티베트·홍콩 인권 문제 등으로 날이 서 있던 두 나라가 정찰풍선 이슈로 폭발한 것이다. 5월 열린 G7 정상회의 참가국들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회의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도 여기에 동참했다. 환구시보, 글로벌타임스 같은 중국의 국수주의 매체들은 이보다 높은 강도로 한국을 비난했다.   반목의 수위를 높여가던 한중관계에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이 기름을 부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관저로 초청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다가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한국인들을 격앙시켰다. 비슷한 시기 자국 홍보 목적 행사에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만 초청하기도 했다.   6월 들어 미중 관계에 돌파구가 될 만한 계기가 마련됐다. 블링컨 장관이 19일 미국을 찾아 카운터파트인 친강(秦剛) 외교부장뿐 아니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공산당 내 외교 총괄인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을 잇따라 만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블링컨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미국의 기본 입장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최악으로 치닫던 미중 관계가 바닥을 친 것이란 분석들이 나왔다.   미국의 대중 전략이 변곡점을 지나 양국 관계 회복으로 방향을 튼다면 어떤 원인이 작용한 것일까. 국제정치적, 경제적으로 여러 요인을 들 수 있겠지만 하나의 흥미로운 가설이 있다. ‘중동으로의 회귀(return to Middle-east)’라는 것이다.   지난해 중동 지역 최대 이슈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곧이어 벌어진 탈레반의 아프간 정권 탈환이었다. 중국을 긴장케 하는 뉴스였다.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접경 지역인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 독립 세력과 탈레반이 본격적으로 손을 잡을까 신경을 곤두세웠다. 미국에 대해 ‘이렇게 무책임하게 떠나면 어떡하냐’는 볼멘소리가 중국 외교 수뇌부로부터 터져 나왔다.   아프간 철수는 미국의 전략적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 중 하나였다. 미국은 2010년대 들어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을 내걸고 그간 중동에 둬온 전략적 무게중심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겨왔다. 한마디로 중국 봉쇄 전략이었다.   2023년 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진 중동에서 적극적인 외교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3월 베이징에서 발표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정상화 선언은 중국의 중재로 이뤄졌다. 원수처럼 대립해 왔던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맹주국을 중국이 손잡게 만든 건 미국에게 일대 충격이었다. 최근 중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미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국은 최근 사우디와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합의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대표적 친미 국가였지만 기자 암살 의혹에 대한 미국의 비난 등으로 관계가 틀어졌다. 미국 입장에선 사우디가 자국에 대해 일시적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라 중국을 자신의 대체재로 인식하게 될까 두려워할 것이다.   중국은 중동의 고질병이었던 아랍-이스라엘 간 대립에도 손을 뻗쳤다. 아랍 국가들의 지지를 받는 팔레스타인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팔레스타인이 1967년 전쟁 이전의 국경을 근거로 국가를 수립하고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해야 한다는 아랍 쪽의 주장을 지지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수교를 중재하고 있던 미국에 한 방 먹인 것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가 파기했던 이란과의 핵 합의 협상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친중 국가인 이란과의 관계를 개선해 중동에서 확산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줄여보겠다는 포석이다. 이런 미국의 움직임을 두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미국이 중동에서 유지하던 압도적 세력을 잃지 않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확실히 봉쇄하겠다는 미국의 대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중동에서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했다가 다시 중동으로 무게중심을 회귀시키는 셈이다. 압도적인 세계 패권국도 두 지역 이상을 동시에 다스리기는 버거운 법이다. ‘해가 지지 않던’ 대영제국도 유럽 대륙에서 독일과 러시아가 팽창하자 이에 대적하기 위해 아메리카 대륙을 미국에, 동아시아를 일본에 맡기고 자신의 세력을 거둬들였다.   미국 외교 수장으로는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왼쪽)이 1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앞서 말했듯 미국이 중동에 재집중하기 위해선 동아시아 국제질서가 경쟁에서 안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해진다. 이번 베이징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정상회담을 포함한 추가적인 외교 교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안보 문제에서 한국과 일본, 특히 일본에 더 많은 역할을 맡길 것이고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각 공조가 더욱 중요해지게 된다.   한국 입장에선 중국과의 관계에서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넓어질 수 있다. 한중 관계는 미중 관계의 종속변수 성격이 강하다. 미국이 중국과의 대결 강도를 높여왔고 윤석열 정부가 한미 동맹 강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대중 관계는 경직돼왔다. 급기야 싱하이밍 대사의 노골적 발언까지 나왔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25% 내외에서 20%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미중 관계가 데탕트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한중 양국도 서로 신뢰도를 높여갈 가능성이 커진다. 셔터스톡 예전부터 중국은 한국을 미·일로부터 떨어져 자신 쪽으로 가까워지도록 당근과 채찍을 써왔다.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여전히 높은 전략적 가치를 지닌 셈이다. 미중 관계가 데탕트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한중 양국도 서로 신뢰도를 높여갈 가능성이 커진다. 국제관계에서 두 나라가 대결 강도를 높여가는 경우는 상대방의 의도에 대한 의심이 커질 때다. 쌓여가는 불신을 허물고 신뢰를 쌓기 위해선 동아시아에서 ‘기회의 틈’이 벌어지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부와 민간 채널에서 외교적 소통을 확대하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차이나랩 이충형 특임기자(중국학 박사)

    2023.06.23 10:24

  • 중국의 ‘원조 공구왕’, 빅테크 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중국의 ‘원조 공구왕’, 빅테크 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사진 바이두 2020년,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집에 갇힌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에선 온라인 구매는 물론 커뮤니티 공동 구매*가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이에 디디(滴滴), 핀둬둬(拼多多), 메이퇀(美團), 징둥, 알리바바 등 거물 기업들이 업계에 잇달아 진출했다. 자본이 풍부한 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무리한 가격 경쟁을 펼친다. 소비자들은 ‘0.1위안 채소’, ‘0.99위안 사과’ 등의 프로모션을 매일 같이 즐길 수 있었다.    ■  「  *커뮤니티 공동구매: 앱으로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면 이튿날 동네 공동 하역장(주로 '‘단장**’의 가게)에 상품이 도착한다. 단장이 다시 상품을 주문자들에게 나눠준다. 이런 모델을 중국에서는 셔취퇀거우(社區團購, 커뮤니티 공동구매)라고 부른다.   **단장: 공급자(플랫폼)에게 소비자를 모아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는 사람. 커뮤니티 공동구매 과정에서 단장은 소비자와 플랫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  커뮤니티 공동구매가 성황리 전개되던 2020년 말,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칼을 빼 들었다.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커뮤니티 공동구매의 새로운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하고, 가격 보조금·시장 독점·경쟁 등에 대한 엄격한 요구를 제시했다. 이 영향으로 커뮤니티 공동구매 플랫폼의 급진적인 성장은 일시 정지됐다.   2021년 3월, 시장감독총국은 가격을 파격적으로 인하하는 호객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렸다. 6월에는 커뮤니티 공동구매 보조금을 축소해 ‘깜짝 세일’ 활동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초저가’라는 강력한 장점이 사라지자 커뮤니티 공동구매 업계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2021년 7월부터 중국의 ‘원조’ 커뮤니티 공동구매 기업으로 불렸던 퉁청셩훠(同程生活)와 스후이탄(十荟團)은 파산 및 폐업을 선언했다. 또 다른 원조 거물인 스상후이(食享会)는 직원 임금 체불 이슈가 생기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디디추싱 산하의 청신유쉬안(橙心优選)은 커뮤니티 공동 구매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중국의 각종 커뮤니티 구매 어플. IC photo 이후 커뮤니티 공동구매 트래픽은 메이퇀 산하의 메이퇀유쉬안(美團优選)과 핀둬둬의 둬둬마이차이(多多買菜), 알리바바 산하의 타오차이차이(淘菜菜)로 집중되는 듯했다.   그러나 아직 원조 기업 한곳이 살아있다. 바로 ‘싱성유쉬안(兴盛优選)’이다. 빅테크 거물 기업의 산하도 아닌 작은 기업이다. 그런데 이 기업, 2023년 후룬 유니콘 1천여 개 기업 중 무려 105위에 올랐다. 기업 가치는 480억 위안, 우리 돈 약 8조 6040억 원이다. 싱성유쉬안은 어떤 곳일까.  ━  커뮤니티 공동구매의 창시자…싱성유쉬안의 살아남기   사진 바이두 백과 싱성유쉬안은 커뮤니티 공동구매의 창시자격이라 할 수 있다. 2014년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에서 설립, 2016년 편의점 체인 푸룽싱성(芙蓉兴盛)및 동네 소상점을 기반으로 각종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예약 구매+ 직접 수령’하는 모델을 선보였다. 이용자들이 앱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다음 날 실체 매장에서 수령하는 시스템이 이때 처음 만들어졌다.   자체 물류 창고도 빠르게 만들어냈다. ‘중앙 창고-그리드 스테이션(网格站)-점포’의 3단계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제품 품질과 배송 적시성을 보장한다. 23시 이전 주문 시 익일 오전 11시 이전 도착하는 ‘211’ 서비스도 함께 생겨났다.   농촌 진흥 전략도 함께 펼쳤다.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않은 농촌 지역에 찾아가 싱성유쉬안의 자체 물류, 플랫폼 마케팅 및 매장 네트워크의 이점을 도입해 해당 지역의 농산물을 원스톱으로 판매하게 했다. 싱성유쉬안은 지방 농업 산업 체인의 발전을 촉진하며 농산물 판매량만 누적 100억 위안 이상을 돌파했고 40만 명 이상의 농민 소득을 창출시켰다. 생방송 플랫폼을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며 농촌 진흥 활동에 나선 싱성유쉬안. 싱성유쉬안 싱성유쉬안의 진가가 드러난 건 2020년, 코로나의 영향으로 온라인 구매력이 폭증했던 시기다. 당시 싱성유쉬안의 실적은 두 배로 증가했고 GMV(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주어진 기간 동안 이뤄진 총매출액)는 300억 위안을 돌파했다. 2019년 GMV가 100억 위안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무서운 속도의 성장세다.   2020년 싱성유쉬안의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300%, 제휴 매장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00%, 도시와 농촌 진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2021년 중국 전역 22개 성 중 무려 18개 성에서 서비스를 운영했던 싱성유쉬안. 1년간 거물 급 벤처로부터 누적 약 50억 달러(한화 약 6조 7835억 원)의 자금 조달을 받아냈다. 사진 싱성유쉬안 그러나 각종 자본이 개입되면서 운영 흐름과 계획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전국 각지로 서서히 확장할 예정이었지만, 다수의 대기업이 공동 커뮤니티 사업에 진출하면서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었고, 무리한 확장을 했다. 확장은 했지만 별다른 수익이 나지 않았다. 이 영향으로 현재의 일부 지역 서비스 철수와 수축이 계속되고 있다. (2023년 기준 15개 성에서 서비스 운영 중)   2021년 6월부터 싱성유쉬안은 모든 신규 가입자 대상 프로모션 및 초저가 할인 행사를 잠정 중단했다. 9월부터는 사업 확장 및 신도시 시장 진입을 중단하고 비효율 매장을 정리했다.   사실 대부분의 커뮤니티 공동 구매 플랫폼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엄격한 정책 규제가 아니다. 복병은 ‘수익’이다. 징둥(京東) 계열의 커뮤니티 공동구매 플랫폼 징시핀핀(京熹拼拼)도 이런 케이스다. 징시핀핀이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업계는 경쟁이 과열된 상태였다. 당시 빅테크 기업 산하의 업체가 업계를 점령하고 있었고, 징시핀핀은 그 사이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 결국, 올해 3월 막대한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대규모 감원을 시작했다.   싱성유쉬안은 커뮤니티 공동구매 사업에 처음 뛰어든 기업 중 하나로, 후발주자들에게 좋은 참고 모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만큼 새로운 플랫폼이 계속 이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싱성유쉬안은 차별화를 위해 공동구매를 넘어서 ‘온라인 슈퍼마켓’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판매 목록에 패션 코너를 추가하는가 하면 ‘가을 시즌’, ‘웨딩 시즌’ 등 시즌별 카테고리도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가구 및 가전제품, 뷰티, 문구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추가하며 ‘온라인 슈퍼마켓 + 다음날 직접 수령’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사진 싱성유쉬안 커뮤니티 공동구매가 진화함에 따라 플랫폼이 판매 상품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절차다. 그러나 싱성유쉬안은 본래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인 만큼 채소 등 신선식품의 품질과 가격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판매 제품의 가성비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우세 지역 확보에 집중하고 무리한 확장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경쟁 기업과의 정면 대결을 줄여야 한다고 진단한다.   결국 커뮤니티 공동구매의 핵심은 ‘최고의 가성비’다. 다시 말해 좋은 상품을 찾는 것이야말로 커뮤니티 공동구매 플랫폼이 발전하는 방법이다. 싱성유쉬안은 이 경쟁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귀추가 주목된다.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2023.06.22 0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