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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대남이 만든 ‘여심 저격’ 에슬레저 브랜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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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하나로 중국 시장 접수

베네언더 매장 내부. 사진 허쉰

베네언더 매장 내부. 사진 허쉰

10년 전만 해도 아무도 우산을 팔던 ‘베네언더(蕉下, Beneunder)’가 중국에서 룰루레몬의 적수가 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비록 실패로 돌아가긴 했지만, 베네언더는 중국 내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이미 두 차례나 IPO를 시도한 바 있다.

베네언더는 초기 자금 조달 단계에서 세쿼이아 캐피털(紅杉資本, Sequoia Capital), 코스톤 캐피털 (基石資本, Costone Captital) 등 유명 투자 기관의 투자를 받았다. 2015년 11월, 세쿼이아 캐피털은 586만 달러(한화 약 76억 5316만 원)를 투자하며 베네언더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 유치에 참여했다. 당시 베네언더의 투자 후 평가액은 2900만 달러(약 378억 7400만 원)였다.

그 후 베네언더는 수많은 히트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지난해 베네언더의 총 소매액과 온라인 소매액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0%와 12.9%(이 중 온라인 소매액은 2위 브랜드의 5배)를 차지하며 중국 1위 자외선 차단 의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월 베네언더는 첫 번째 C라운드 파이낸싱을 완료했으며 차이나 르네상스(華興資本, China Renaissance)는 4500만 달러(한화 약 587억 7000만 원)를 투자했다. 이후 2월 그랜드 블레싱 홀딩스(宏祺控股, Grand Blessing Holdings)가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600만 원)를 투자하여 두 번째 C라운드 파이낸싱을 완료했다. 이때 베네언더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30억 2600만 달러(약 3조 9519억 5600만 원)에 달했다. 베너언더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2015년 2900만 달러(한화 약 378억 7400만 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무려 100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사진 베네언더

사진 베네언더

수익 면에서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베네언더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베네언더의 수입은 24억 700만 위안(한화 약 4515억 7727만 원)이었는데, 순손실은 54억 7300만 위안(한화 약 1조 267억 8953만 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황은 기적처럼 바뀌었다. 베네언더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22억 위안(한화 약 4127억 42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1.3% 증가한 수치다. 2022년 상반기 베네언더의 순이익은 4억 9100만 위안(한화 약 921억 1651만 원)으로,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공대남들이 만든 여심 저격 브랜드

2012년 베네언더의 창립자 마롱(馬龍)은 홍콩에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당시 저녁 시간이 되면 여학생들이 길거리에 나와 자전거를 타고 조깅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마롱은 시중에 이들을 위한 제품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때 처음으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애슬레저 브랜드를 구상했다.

마롱은 절친한 친구 린쩌(林澤)를 설득해 함께 창업에 뛰어들었다. 1년의 고군분투 후 베네언더가 탄생했다. 베네언더는 초기에 자외선 차단 기능 상품의 연구 및 개발에 전념했다. 당시 브랜드 최고 인기 상품은 이중(二重) 검은 우산이었는데, 우산 제품은 2019년까지 베네언더 총매출의 86.9%를 차지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베네언더의 자외선 차단 기능성 양산 겸 우산. 사진 베네언더

베네언더의 자외선 차단 기능성 양산 겸 우산. 사진 베네언더

베네언더는 다양한 시리즈의 자외선 차단 기능성 우산을 출시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3000만 위안(한화 56억 2,83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아이템은 22개 배출해냈다. 그중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219위안(한화 약 4만 1087원)의 높은 가격을 자랑하는‘과일잼 시리즈’ 양산 겸 우산이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은 베네언더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했다.

‘과일잼 시리즈’ 양산의 특징은 제품에 자체 개발한 L.R.C 코팅을 추가하여 열을 내리고 자외선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우산 내부 디자인은 꽃과 과일 패턴으로, 우산을 든 사람이 귀여운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베너언더 우산의 핵심기술인 L.R.C 코팅은 자외선 차단율이 99%에 달한다. 또한, 단열 및 차광 효과가 일반 블랙 젤 코팅보다 훨씬 높다. 베네언더가 동종업계를 뛰어넘는 L.R.C 기술을 보유하게 된 배경에는 두 창립자가 있다.

창립자 마롱은 화둥공대(華東理工大學) 고분자 소재 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베네언더를 창업하기 전 전동칫솔 브랜드 웨이브베터(wavebetter)를 창업한 바 있다. 공동창립자 린쩌(林澤)는 절강대학(浙江大學)에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했으며 노키아 솔루션즈 앤 네트웍스(Nokia Solutions and Networks)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두 공대 출신 창립자들은 에어루프(AirLoop) 원단부터 원사 자외선 차단 기술, L.R.C 코팅 기술, 벌집 전면 푸시 풀링 기술(양산 골격 폴딩 기술), 플렉스코어 (FlexCore) 경량 신발 바닥 기술에 이르기까지 베네언더가 다양한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도록 했다. 자체 연구 기술 덕분에 베네언더의 제품군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우산부터 코트까지, 무한 확장하는 제품라인

사진 베네언더

사진 베네언더

베네언더는 창립 이래 기능성 우산 제품 판매에 주력했다. 2017년부터는 우산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모자, 토시 등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의류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 마스크 등 액세서리로 제품 라인을 확장했으며 2021년 하반기에는 기능성에서 벗어난 일반 의류 제품군을 선보였다. 셔츠, 바지, 코트, 목도리, 신발,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다.

베네언더는 자외선 차단 기능성 제품을 넘어 방수 및 방풍 등 기능을 가진 아웃도어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있다. 시작은 ‘검은 우산’이었지만 모자, 의류, 액세서리 및 방수 기능 제품까지 출시하면서 산업 체인의 확장을 실현한 것이다.

무서운 기세로 확장 중인 베네언더. 룰루레몬, 유니클로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는 또 어떤 실적을 보일지 주목된다.

차이나랩 박고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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