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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사는 中 2030, 저축 얼마나 했을까?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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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에 3000만원 모은 거면 잘 모은 건가요?”

“그 정도면 잘 모았네”
“적은 거 아님?”
“빚만 없어도 선방이지”

계속되는 고물가·고금리에 MZ세대를 중심으로 ‘거지방(절약 노하우를 공유하는 SNS 오픈 채팅방)’, ‘무지출챌린지(하루 지출 0원으로 살기)’ 등이 유행하고 있다. 동시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축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받으려는 글들이 넘쳐난다. 옆 나라 중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른 살에 모은 돈이 얼마나 되어야 정상인가요? (30歲多少存款算正常?)” “27살에 30만 위안(약 5500만원) 모았으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27歲存款30萬,算什麼水平?)” 등. 언어만 다를 뿐,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청년들의 질문이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 산하의 빅데이터 분석 뉴미디어 DT재경(DT財經)이 내놓은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DT재경은 중국 청년 1852명(남녀 비율 4:6, 90년대생 비율 70%)을 대상으로 저축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90%는 1선, 신(新)1선, 2선 도시 출신으로, 중국 도시 거주 청년들의 저축 실태를 보여준다.

5명 중 1명, 모은 돈 180만원 안 돼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현재 모아둔 돈은 어느 정도 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5명 중 1명(21.5%)이 ‘1만 위안(약 180만원) 이하’라고 답했다. ‘저축한 돈이 아예 없다’고 답한 비율도 12.2%나 됐다.

응답자가 가장 많이 몰린 구간은 ‘1~10만 위안(약 180만원~1800만원)’이었다(32.2%). 이어 ‘11~20만 위안(약 2000~3600만원)’이 15.2%, ‘21~30만 위안(약 3800~5400만원)이 10.4%, ‘31~50만 위안(약 5600~9000만원)’이 7.8%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51~100만 위안(약 9200만원~1억 8100만원)’과 ‘100만 위안(약 1억 8100만원) 이상’을 모았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6.6%, 6.3%에 달했다.

여기서 잠깐

참고로 2022년 중국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92492위안(약 1677만원, 출처: 국가통계국), 2021년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월급은 5688위안(약 103만원, 출처: 중국 구인구직 플랫폼 즈롄자오핀(智聯招聘))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기본적으로 연차가 쌓일수록 청년들의 저축액이 늘어났다. 그러나 사회생활 5년 차부터는 결혼을 하거나 차나 집을 사기도 해 일시적으로 모아둔 돈이 바닥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저축이 어렵게 느껴지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또는 ‘그런 편이다’라고 답한 비율은 1년 차 직장인이 가장 높았다(66.9%). 이들은 초봉은 낮은데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감당해야 할 지출은 커서 저축을 특히 어렵게 생각했다. 반면에, 3년 차 직장인은 실감하는 저축의 난도가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아직 부양할 가족이나 큰 빚은 없으나, 연봉은 계속 상승 중에 있어 비교적 쉽게 돈을 모았다.

우리는 왜 돈을 모으지 못하는가  

얼마 전 즈후(知乎)를 비롯한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왜 아버지 세대는 돈을 모았는데 우리 세대는 돈을 못 모으냐”는 짤이 화제가 되었다. 한 네티즌이 아버지 세대와 우리 세대의 저축관을 짤막하게 비교 묘사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내용 일부를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아버지 세대 VS 우리 세대

아버지 세대: 물
우리 세대: 스타벅스,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이디야, …

아버지 세대: 아이를 고생시킬 순 없다
우리 세대: 나를 고생시킬 순 없다

아버지 세대: 돈을 모으자, 언젠가 필요할 테니
우리 세대: 돈을 왜 모아, 내일 죽을 수도 있는데

DT재경도 설문조사에서 이와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복수 답변 허용). “아버지 세대보다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러자 ‘생활비가 더 많이 필요해서(80.7%)’라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소비 채널이 더 많아져서(57.6%)’, ‘소비 욕구가 더 강해져서(55.6%)’, ‘수입이 더 불안정해져서(21.7%)’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짤과 다르게, ‘저축 의식이 더 약해져서(19.8%)’라고 답한 사람은 의외로 적었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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