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풀 꺾인 국내 홈쇼핑앱…‘중국 앱’이 빈자리 파고 들었다

    한풀 꺾인 국내 홈쇼핑앱…‘중국 앱’이 빈자리 파고 들었다

    지난달 중국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알리) 앱의 국내 사용자 수는 613만 명이었다. 20~50대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알리 앱을 사용했다는 얘기다. 최근 3년 새 4배로 늘었다. 올해 1~3분기 월평균 사용자 기준으로 주요 쇼핑 앱 가운데 7번째로 많았다.   30일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알리 같은 중국 쇼핑 앱과 에이블리·무신사·올리브영 등 전문 카테고리 앱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쇼핑 앱 순위의 변화는 익일 새벽 배송 정착이나 인테리어 유행, 개인 취향 다양화 등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래픽 참조〉   신재민 기자 지난 5년 내내 쿠팡과 11번가는 각각 1, 2위를 유지했다. 신세계가 2021년 인수한 G마켓은 3·4위권이었다. 특히 쿠팡은 올해 1~3분기 월평균 사용자 수가 2918만 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전(2019년 1390만 명)과 비교해 두 배가 됐다. 이장희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약진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 쇼핑이 ‘주류’로 자리매김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반면 홈쇼핑 앱은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2019년만 해도 국내 10대 쇼핑 앱에는 홈앤쇼핑(6위), GS숍(8위), CJ온스타일(9위), 현대H몰(10위) 등 홈쇼핑 업체가 운영하는 앱이 4개나 들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에이블리(3위)와 지그재그(8위)는 꾸준히 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에이블리는 월평균 사용자 수가 2021년 1~3분기 443만 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687만 명으로 55% 증가했다. 쿠팡과 11번가에 이어 ‘빅3’다.   각각 패션과 뷰티 분야를 전문화한 무신사(5위)와 올리브영(6위)도 새롭게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가 52조원대(2022년, 통계청)로 성장한 가운데 무신사는 에이블리, 지그재그와 3대 패션 앱으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영 역시 독보적인 뷰티 쇼핑몰로 떠오르며 연 매출 3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영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7971억원, 영업이익은 2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4%, 44.3% 성장했다.   고물가의 기습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쇼핑몰 앱의 급부상도 주목거리다. 알리 외에도 테무, 쉬인 등 중국계 앱이 국내 쇼핑 시장을 흔들어놓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테무의 사용자 수는 지난달 266만 명으로 두 달 만에 411.5% 성장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2023.12.01 00:02

  • 시진핑, 바이든에 조전…“키신저는 중국인의 라오펑유”

    ‘현대 외교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타계 소식에 전 세계의 추모가 쏟아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 키신저 전 장관의 별세에 대한 깊은 애도와 유가족에게 위문을 담은 조전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키신저 박사는 중국 국민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이자 좋은 친구였으며 중·미 관계의 개척자이자 건설자”였다며 시 주석의 조전 전달 소식을 전했다. 왕 대변인은 “그는 오랜 기간 중·미 관계 발전에 관심과 지지를 표했으며, 100여 차례 중국을 찾아 중·미 관계의 정상화를 추진하는 데 역사적 공헌을 했다”며 “중국 국민은 키신저 박사가 중·미 관계에 쏟은 진지한 감정과 중요한 공헌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조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그가 만난 지도자가 세계 현대사였다 [사진] ‘죽의 장막’ 열었다, 현대사 100년의 설계자, 헨리 키신저 1923~2023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외교 문제에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뚜렷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장관으로 있는 동안 그가 보내준 은혜로운 조언과 도움에 항상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비범한 삶에서 얻은 지혜를 끝없이 베풀었다”고 회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키신저를 두고 “미국 내 외교정책에서 비할 데 없는 권력을 휘두른 학자, 정치가, 유명 외교관”이라며 “전략적 이익을 인권보다 우선시하는 냉혈한 실용주의자라는 비난도 받았다”고 짚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69~73년 캄보디아 폭격을 주도한 의혹으로 전범 취급을 받은 적 있고 70~80년대 남미 반체제 인사를 탄압한 미국 ‘콘도르 작전’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키신저는 역사의 거인이었다”며 “세기의 사상과 외교 활동은 그의 시대뿐 아니라 우리 시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애도를 표했다. 워싱턴·베이징=김형구·신경진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2023.12.01 00:01

  • "中, 탈북민 북송 말라" 결의안 253명 찬성…윤미향 등 7명 기권

    "中, 탈북민 북송 말라" 결의안 253명 찬성…윤미향 등 7명 기권

    국회가 30일 중국의 북한 이탈주민 강제 북송 중단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재적의원 260명 중 253명이 찬성하고 7명이 기권했다.    지난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 기자회견에서 김태훈 탈북민 강제북송 비대위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결된 ‘중국의 북한이탈주민 강제북송 중단 촉구 결의안’에서 기권한 7명의 의원은 윤미향(무소속), 강성희(진보당), 강은미(정의당), 김정호·민형배·백혜련·신정훈(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결의안은 중국의 북한 이탈주민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북한 이탈주민을 난민으로 인정해 대한민국이나 제3국으로 이동하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국제기구에는 북한 이탈주민의 강제 북송 중단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촉구하고, 대한민국 정부에는 북한 이탈주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 유관국과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았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북한이탈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책무를 이행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권한 윤미향 의원은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횡령 혐의로 최근 2심에서 징역 1년6개월 형을 받았다. 강성희 의원이 소속된 진보당은 위헌정당으로 판결돼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2023.11.30 22:56

  • "침대 한 개, 방 한 칸, 집 한 채까지" 시진핑, 청년주택난 해결 지시

    "침대 한 개, 방 한 칸, 집 한 채까지" 시진핑, 청년주택난 해결 지시

    29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 민항구의 건설 노동자 주택단지를 찾아 주거 상황을 살피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침대 한 개, 방 한 칸, 집 한 채까지 보장성 임대주택의 다양한 공급 시스템을 만들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년 만에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를 찾아 청년층의 주택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30일 보도했다. 헝다(恒大), 비구이위안(碧桂園) 등 대형 부동산 건설사의 자금 위기로 빈사 상태가 된 중국 부동산 시장의 활로를 보장성 주택 건설에서 찾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지난 2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상하이를 시찰하며 최근 중국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긍정적인 신호를 발신했다. 신화사는 시 주석이 상하이선물거래소, 과학기술 혁신 성과 전시회, 건설노동자 임대주택 단지를 찾았다며 금융, 과학기술, 민생 분야에 중요한 신호를 발신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먼저 지난 1999년 개설한 선물거래소를 방문했다. 지난 10월 말 6년 만에 개최한 중앙금융공작회의에서 금융 강국을 건설하겠다며 “상하이를 국제 금융 중심의 경쟁력과 영향력을 강화하겠다”고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라고 신화사는 풀이했다. 특히 시 주석이 상하이 서기로 근무했던 2007년에 선물거래소를 시찰했던 점도 강조했다.   시 주석의 선물거래소 방문은 중국이 미래 자원의 효과적 배분을 위해 시장의 기능을 여전히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외 자본의 중국 투자가 올해 들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시 주석이 상하이 첫 방문지로 미래 중국 경제의 좌표인 선물거래소로 결정했다고 미국의소리(VOA) 중문판이 풀이했다. 28일 시진핑(왼쪽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 선물거래소를 찾아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 주석은 이어 장장(張江) 과학단지를 찾아 상하이 과학기술 혁신성과 전시회를 시찰했다. 시 주석은 전시회에서 지난 10년간 상하이의 강화된 과학기술 혁신의 후방기능과 국제 과학기술 혁신 센터 건설의 진전 상황을 점검했다. 신화사는 첨단 과학기술의 자립자강을 강조했다. 반도체 등 첨단 과학기술의 중국 유입을 미국이 차단하는 데 맞서 기술 자립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행보로 보인다.     시 주석은 끝으로 민항(閔行)구의 신시대 도시 건설자 및 관리자의 주택 단지를 방문했다. 신화사는 시 주석의 임대주택 건설 현황을 전하며 “인민의 도시는 인민이 건설하고, 인민 도시는 인민을 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중국 부동산 정책이 건설사나 기업이 아닌 서민이나 저소득층의 주거 보장 위조로 전개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상하이 시찰을 마친 시 주석은 30일 창장(長江) 경제벨트 회의를 주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3.11.30 18:48

  • 알리·테무·쉬인 중국이 ‘급가속’…쇼핑 앱 순위 급변

    알리·테무·쉬인 중국이 ‘급가속’…쇼핑 앱 순위 급변

    지난달 중국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알리) 앱의 국내 사용자 수는 613만 명이었다. 20~50대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알리 앱을 사용했다는 얘기다. 최근 3년 새 4배로 늘었다. 올해 1~3분기 월평균 사용자 기준으로 주요 쇼핑 앱 가운데 7번째로 많았다.    30일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알리 같은 중국 쇼핑 앱과 에이블리‧무신사‧올리브영 등 전문 카테고리 앱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알리익스프레스 팝업스토어 개막식 축하 영상에서 알리익스프레스 한국의 모델로 선정된 배우 마동석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인기 쇼핑 앱 순위의 변화는 익일 새벽 배송 정착이나 인테리어 유행, 개인 취향 다양화 등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그래픽 참조〉   지난 5년 내내 쿠팡과 11번가는 각각 1, 2위를 유지했다. 신세계가 2021년 인수한 G마켓은 3·4위권이었다. 특히 쿠팡은 올해 1~3분기 월평균 사용자 수가 2918만 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전(2019년 1390만 명)과 비교해 두 배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쿠팡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23조1767억원, 영업이익 4448억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장희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약진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 쇼핑이 ‘주류’로 자리매김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반면 홈쇼핑 앱은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2019년만 해도 국내 10대 쇼핑 앱에는 홈앤쇼핑(6위), GS숍(8위), CJ온스타일(9위), 현대H몰(10위) 등 홈쇼핑 업체가 운영하는 앱이 4개나 들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4위에 올랐던 오늘의집(4위·인테리어)도 불과 2년 새 10위권에서 사라졌다. 오늘의집은 2014년 인테리어 정보 공유 커뮤니티로 시작해 2021년에만 누적 다운로드 2000만 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부동산 불황과 경기 침체가 불어닥치자 인기가 시들해졌다.    신재민 기자   이런 가운데 에이블리(3위)와 지그재그(8위)는 꾸준히 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에이블리는 월평균 사용자 수가 2021년 1~3분기 443만 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687만 명으로 55% 증가했다. 쿠팡과 11번가에 이어 ‘빅3’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2015년 설립 이래 첫 흑자를 기록했다.     각각 패션과 뷰티 분야를 전문화한 무신사(5위)와 올리브영(6위)도 새롭게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가 52조원대(2022년, 통계청)로 성장한 가운데 무신사는 에이블리, 지그재그와 3대 패션 앱으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영 역시 독보적인 뷰티 쇼핑몰로 떠오르며 연 매출 3조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영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7971억원, 영업이익은 2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4%, 44.3% 성장했다.    고물가의 기습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쇼핑몰 앱의 급부상도 주목거리다. 알리 외에도 테무, 쉬인 등 중국계 앱이 국내 쇼핑 시장을 흔들어놓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테무의 사용자 수는 지난달 266만 명으로 두 달 만에 411.5% 성장했다. 온라인에서는 알리에서 구입한 초저가 제품을 소개하는 동영상인 ‘알리깡’에 이어 ‘테무깡’도 공유되고 있다. ‘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리는 쉬인의 앱 사용자 수도 최근 두 달 새 56만→68만 명으로 늘었다.   서울 명동의 CJ올리브영 매장. 올리브영과 무신사 등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전략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뉴시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관계자는 “코로나19팬데믹 기간 전문성을 강화한 ‘버티컬 커머스 앱’이 주목받는 시기를 거쳐, 최근에는 전례 없는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해외직구 쇼핑 앱이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바일‧이커머스 시장 진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신세계 쓱닷컴과 롯데쇼핑 롯데온은 한 번도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관련기사 발 디딜틈 없는 '직구 천국'…중국 포장 까보니 '애플 짝퉁'이었다 "등산스틱 반값에 샀어요"…날개 단 '알리' 韓직구 1위 장악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2023.11.30 18:27

  • 엔비디아 CEO “美 반도체, 中 공급망 독립 최소 10년 걸려”

    엔비디아 CEO “美 반도체, 中 공급망 독립 최소 10년 걸려”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EPA   반도체 패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에서 벗어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칩 제조업체가 중국으로부터 공급망을 독립하는 데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서밋’ 강연에서다. 그는 엔비디아 제품이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부품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설명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황 CEO는 중국과 디커플링(공급망 분리)하려는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정책에 대해 “우리는 반드시 그 여정(공급망 독립)을 가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공급망의 완전한 독립은 10∼20년 동안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첨단 반도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을 완전히 외면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A100·H100 등 엔비디아의 AI 칩은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5%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대중(對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이후 성능을 기존보다 낮춘 중국 시장 전용 AI 칩을 만들어 거래를 이어왔다.   미중 반도체 패권 갈등.   미 상무부는 지난달 중국의 AI 산업 발전을 막기 위해 수출 금지 품목을 저사양 반도체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강화된 수출 규제 조치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나 최근 기술적 문제로 출하가 늦어지고 있다.   미국은 엔비디아 외에도 AMD·인텔 등의 첨단 반도체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중국에서는 미국산 제품 대신 자체 개발한 GPU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중국 최대의 포털인 바이두는 이달 초 화웨이가 개발한 AI 칩 1600개를 주문해 이미 절반 이상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시간)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황 CEO는 AI 기술의 고도화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인간의 지능과 비슷한 수준의 AI가 5년 안에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칩 설계 및 소프트웨어 제작부터 신약 발견 및 방사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이 필요에 따라 AI 도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구글은 최근 AI를 이용해 수십억 개의 소재 조합 중 초전도체·배터리 등에 사용할 유력한 소재 결정구조 후보를 발표하기도 했다.   2024년 HBM 시장 점유율 전망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랜드포스]   한편, AI 칩 가동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그간 SK하이닉스가 독점했던 엔비디아 물량을 두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세대 제품 HBM3이 엔비디아 샘플 검증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SK하이닉스 외에도 삼성과 마이크론으로부터 HBM 샘플을 받아 테스트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추가로 연내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경우 양산 물량이 전체의 10% 미만이고 점유율 확대도 쉽지 않다”면서 “SK하이닉스는 이미 6세대 HBM4 개발에 착수하는 등 시장 선점 효과가 커 내년 영업이익 측면에서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2023.11.30 17:26

  • '흑연 대란' 당장 없겠지만…中 수출통제, 기업 5개월치 재고 확보

    '흑연 대란' 당장 없겠지만…中 수출통제, 기업 5개월치 재고 확보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흑연 가루.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12월 1일부터 흑연의 수출통제를 시행함에 따라 정부·배터리 업계가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업체별로 3~5개월 치 재고를 확보하면서 당장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대(對)중 의존도가 높고 향후 변수도 많은 만큼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민관 합동으로 흑연 공급망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와 포스코퓨처엠, 배터리협회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흑연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 생산에 중요한 만큼 국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긴밀히 협력해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의 73%가 흑연만을 썼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중국 상무부의 수출통제 발표 이후 흑연 수급대응 전담반(TF)을 가동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중 통상 당국 간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지난 8일엔 인조흑연 국내 생산공장 증설을 위한 인허가 신속 처리도 추진키로 했다. 신재민 기자   관련 업계 역시 분주하다. 수출통제 시행 전 추가 도입 계약 등으로 업체별로 3~5개월분의 흑연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가로의 공급망 다변화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탄자니아 등의 흑연 광산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흑연 부족 사태가 벌어지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최근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 사례로 볼 때 다소 기간은 걸리더라도 흑연 수급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이달 베이징에서 한국 기업 대상 설명회를 열고 "중국 법률만 지키면 아무 문제가 없다. 신뢰할 만한 기업엔 수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흑연의 대중 의존도가 워낙 높은 만큼 '수급 리스크'는 여전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천연 흑연의 97.7%, 인조 흑연의 94.5%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천연·인조 흑연의 대중 수입 비중은 2020년보다 각각 7%포인트, 10.4%포인트 올랐다. 모잠비크(천연)·일본(인조) 등으로 당장 수입선을 바꾸기 쉽지 않은 셈이다. 이번처럼 중국이 흑연 수출통제 대상 목록을 조정한 2006년 9월에 중국의 대세계 흑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4% 급감한 선례도 있다. 단기적으론 수입 감소를 감수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재민 기자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중국이 고순도 흑연을 잘 만들고 비용도 싸다 보니 당분간 기업들이 중국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수출통제가 미국을 겨냥한 것인 만큼 국내 수요 충당은 아직 큰 걱정이 없지만, 향후 미국에 공장을 둔 국내 배터리 업체의 흑연 수입이 차질을 빚을 위험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참에 중장기적인 흑연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외 자원 개발에서 국내 자체 생산까지 이어지는 흑연 '밸류체인'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흑연을 대체할 '고용량·친환경' 실리콘 음극재의 기술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한국과 멀지 않은 동남아 등에서 천연흑연을 확보하고, 국내에서 인조흑연과 음극재를 만드는 식으로 가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도 흑연 자급률을 높이도록 해당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세제 지원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2023.11.30 16:50

  • 키신저 별세에 시진핑도 조전 발송…“中국민의 라오펑유”

    키신저 별세에 시진핑도 조전 발송…“中국민의 라오펑유”

    2019년 11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9 신경제 포럼에 참석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현대 외교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29일(현지시간) 타계 소식에 각계의 추모가 쏟아졌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외교 문제에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뚜렷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키신저는 미국과 세계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며 “장관으로 있는 동안 그가 보내준 은혜로운 조언과 도움에 항상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비범한 삶에서 얻은 지혜를 끝없이 베풀었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외신은 별세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세계 외교사에 깊숙이 새긴 그의 명암을 조명했다. 키신저를 과거 여러 차례 인터뷰했던 뉴욕타임스(NYT)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부고 기사에서 “키신저와 같은 열정으로 존경을 받고 또 욕을 먹은 외교관은 거의 없다”고 고인을 평가했다. 이어 “그는 마오쩌둥부터 시진핑까지 모든 중국 지도자들을 상대한 유일한 미국인이었다”며 키신저 전 장관이 만 100세를 맞은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댜오위타이에서 시 주석을 만나 극진한 대접을 받은 일을 언급했다.     2018년 11월 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키신저를 두고 “미국 내 외교정책에서 비할 데 없는 권력을 휘두른 학자, 정치가, 유명 외교관”이라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동시에 역임한 유일한 인물인 그는 대통령직은 지내지 않았지만 그와 거의 동등하게 미 외교정책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이익을 인권보다 우선시하는 냉혈한 실용주의자라는 비난도 받았다”고 짚었다. 실제로 키신저는 1969~1973년 캄보디아 폭격을 주도한 의혹으로 전범 취급을 받은 적 있고 1970~1980년대 남미 반체제 인사를 탄압한 미국 ‘콘도르 작전’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  中애도 물결, “소중한 친구” 2분 영상 틀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30일 헨리 키신저 박사의 서거에 대한 깊은 애도와 유가족에게 위문을 담은 조전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키신저 박사는 중국 국민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이자 좋은 친구였으며 중·미 관계의 개척자이자 건설자”였다면서 시 주석의 조문 전달 소식을 전했다.     왕 대변인은 “그는 오랜 기간 중·미 관계의 발전에 관심과 지지를 표했으며, 100여 차례 중국을 찾아 중·미 관계의 정상화를 추진하는 데에 역사적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국민은 키신저 박사가 중미 관계에 쏟은 진지한 감정과 중요한 공헌을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대변인은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조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셰펑(謝鋒)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키신저 박사의 서거에 깊은 충격과 비통에 빠졌다”며 “우리나라와 세계에 거대한 손실”이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셰 대사는 “역사는 키신저가 중·미 관계에 끼친 공헌을 기억할 것이며 그는 소중한 라오펑유로 중국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며 고인의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1970년대 ‘핑퐁 외교’로 미ㆍ중 수교의 기틀을 닦은 키신저 전 장관의 타계 소식을 주요 기사로 다루며 애도를 표했다. 중국중앙TV(CCTV)는 키신저의 생애를 돌아보는 1분 57초짜리 영상을 보도하며 “키신저 전 장관은 전설적 외교관이자 중ㆍ미 관계의 발전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고 평했다. 또 “그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중국 방문을 성사시켜 세계를 뒤흔든 ‘태평양을 넘어서는 악수’를 이뤄냈다”고 했다.   중국신문망은 고인을 ‘중ㆍ미 관계의 증인’으로 칭하고 그가 생전에 중국을 100여 차례 방문한 사실을 부각하며 “그가 중ㆍ미 관계를 위해 걸출한 공헌을 했다”고 평했다. 셰펑 주미 중국대사는 소셜미디어 X 글을 통해 “깊은 충격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그의 죽음은) 양국과 세계 모두에 엄청난 손실이다. 역사는 그가 중ㆍ미 관계에 기여한 바를 기억할 것이고 그는 가장 소중한 오랜 친구로 중국인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AP통신은 “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외교관 중 한 명인 키신저 전 장관의 별세에 양극화된 반응이 쏟아졌다”며 “미국의 국익을 옹호한 유능한 인물이라는 극찬이 있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지속적인 피해를 남긴 전범으로 널리 불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미 롤링스톤지는 키신저의 부고를 전하며 ‘미국 지배층이 사랑한 전범 헨리 키신저, 마침내 사망’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  ‘전쟁 중’ 러 푸틴도 “키신저, 美실용 외교 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007년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미러 회담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각각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이스라엘을 포함한 세계 정상들은 잇따라 조의를 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키신저는 미국의 실용적 외교 노선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으며, 이로 인해 소련·미국은 국제적 긴장을 완화하는 협정에 도달할 수 있었다”면서 “나는 이 심오하고 비범한 인물과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대화할 기회를 가졌으며, 의심할 여지 없이 그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간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키신저 박사의 별세는 그의 지성과 외교적 능력이 미국 외교 정책뿐 아니라 전 세계에 크나큰 영향을 주던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의미”라면서 “그는 외교뿐 아니라 정치술의 대가였으며, 우리 세계가 직면한 도전에 대한 그의 특별한 통찰력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관저에서 취재진을 만나 “그는 미·중 국교 정상화 등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큰 공적을 남긴 인물로, 나도 자주 직접 만나 식견을 얻었다”고 조의를 표명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세계는 위대한 외교관을 잃었다. 키신저의 헌신은 대서양을 횡단하는 미·독 간 우정에 중요했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키신저는 역사의 거인이었다”며 “세기의 사상과 외교 활동은 그의 시대뿐 아니라 우리 시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애도를 표했다.     한국 외교가도 조의를 표명했다. 서울의 싱크탱크 아산정책연구원은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큰 공헌을 한 키신저 박사의 서거를 애도한다”면서 “키신저 박사는 한국 국민의 평생 친구였으며, 우리는 키신저 박사와 그의 현명한 조언을 항상 기억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연구원은 이어 “6.25 전쟁 당시 하버드 대학원생이었던 키신저 박사는 소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힘의 우위를 활용해 주요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해 향후 공산주의 세력에 대응하는 데 기초가 됐다”면서 “키신저 박사의 역할에 대해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세계 질서 유지에 대한 키신저 박사의 열정과 통찰력은 후학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했다. 워싱턴·베이징=김형구·신경진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2023.11.30 15:04

  • "미역인가 했는데 박쥐 날개"…中 이번엔 마라탕 위생 논란

    "미역인가 했는데 박쥐 날개"…中 이번엔 마라탕 위생 논란

    중국의 유명 식품업체가 판매하는 즉석 마라탕에서 최근 박쥐 몸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웨이보 캡처 중국의 유명 식품업체가 판매하는 즉석 마라탕에서 박쥐 몸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톈진 지역의 류모씨는 지난 27일 소셜미디어에서 "집 근처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즉석 마라탕에서 박쥐의 몸체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마라탕을 데워 국물과 건더기를 먹던 중 아이가 미역인 줄 알고 집어 보니 박쥐 날갯죽지 부위였다"며 "나와 아이 모두 정신적 충격이 너무 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쥐를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질지 모를 일이고, 박쥐 체내 바이러스 잠복기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며 "나중에 건강 문제가 생기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제조업체인 양궈푸식품은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3년 설립된 이 업체는 중국 내 6000여 개 가맹점과 21개 해외 가맹점을 통해 마라탕과 마라탕 소스를 판매한다. 2021년부터는 포장된 즉석 마라탕도 슈퍼마켓 등을 통해 팔고 있다.     ━  쥐머리부터 소변까지…中서 잇단 식품 위생 논란      중국에서는 최근 식품 위생 문제가 잇달아 제기돼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장시성 난창의 한 직업학교 구내식당 음식에서 쥐머리가 나왔다. 학교 측과 난칭시 당국은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오리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지속되자 진상 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쥐 머리가 맞다고 인정하며 관련자들을 처벌했다.    지난달에는 산둥성 핑두시 칭다오 3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퍼졌다. 이 사건으로 칭다오 맥주는 판매량이 줄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타격을 받았다.    최근에는 안후이성 한 정육점의 남성 작업자가 소셜미디어에 생 양갈비를 입으로 뼈를 발라내는 영상을 올린 뒤 "전통 기술로, 도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빠르다"고 자랑했다가 소비자들로부터 역겹다는 비난을 받았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2023.11.30 14:52

  • 美, ‘전기차 보조금 제외’ 세부 규정 발표…한·중 합작법인 긴장

    美, ‘전기차 보조금 제외’ 세부 규정 발표…한·중 합작법인 긴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미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자동차 회사 캐딜락의 전기차 '리릭'에 탑승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되는 ‘외국 우려기업’(FEOC)에 대한 세부 규정을 다음달 1일(현지시간) 발표할 전망이다. 현재로썬 중국 국영기업이 FEOC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되고, 이들 기업의 배터리나 부품, 핵심광물을 쓴 전기차 제품에 대해 공제 혜택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배터리 업계는 미 정부가 한국과 중국의 합작법인도 FEOC에 포함시킬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재무부가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되는 FEOC 관련 세부규정을 12월 1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배터리나 부품,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중국 국영기업이 우선적으로 FEOC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월 미국 일리노이주 노멀에 있는 전기차 회사 리비안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지난해 8월 시행된 IRA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970만원)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재무부는 지난 3월 2024년부터 배터리 부품, 2025년에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이 FEOC에서 조달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IRA에선 FEOC를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4개국 중 관련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것이 중국뿐이라서다.   하지만 IRA을 시행한 지 1년여가 지나도록 세부 지침이 나오지 않아 관련 업계의 애를 태워왔다. 한국 정부도 지난 6월 미국에 FEOC 정의를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5월 경북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코퓨처엠, 중국 절강화유코발트 간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 이달희 경북도경제부지사,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천 쉬에화 중국 절강화유코바트 회장, 이강덕 포항시장, 백인규 포항시의장. 뉴스1 세부 규정의 가장 큰 관건은 합작 기업이다. 중국은 한국·미국 기업 등과 합작 형태의 법인을 설립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으로 FEOC를 우회했다. 실제로 LG화학은 화유코발트와 1조2000억원, SK온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중국 거린메이(GEM)와 손잡고 1조2100억원을 들여 전북 새만금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도 중국 CNGR(중웨이·中偉) 등과 경북 포항에 1조5000억원을 들여 니켈·전구체 생산 계획을 세웠다. 국내 업계도 이번 FEOC 세부 규정 발표에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중국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술로 만들어진 미국 기업의 배터리에 대한 세액공제 자격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 CATL(닝더스다이·寧德時代)가 미국 포드와 손잡고 지난 2월 미국에 합작공장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두 기업은 포드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CATL의 기술협력을 받는 방식으로 IRA 규제를 피했다.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2023 인터내셔널 모터쇼에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의 전기차가 전시돼 있다. 신화=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재무부는 중국 민간기업이 일부 지분을 보유한 미국 및 제3국 기업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고심해 왔다. FEOC 범위를 너무 넓게 잡으면 세액공제 대상이 대폭 축소돼 친환경 전기차 확산이라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범위를 지나치게 좁히면 자국 내 제조업 보호·육성이라는 법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선 배터리와 광물 공급 등에서 중국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걸 고려하면 FEOC를 엄격히 적용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미 하원이 CATL과 포드의 합작공장 설립을 중단시킨 것처럼 정치권의 강경론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이번엔 재무부가 합작기업에 관한 중국 기업 지분율, 중국산 부품 및 광물의 허용 범위를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정도의 절충안을 FEOC 세부규정에 담을 거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 FEOC 규정에 맞춰 소유 구조를 조정하려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중국 자본 지분 허용률은 50%, 중국 부품 및 광물의 최소 기준치는 25% 정도로 규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경우 한국 이차전지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련기사 미국은 돈줄·일자리 다 챙겼다…IRA 1년, 한국기업 속타는 사연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2023.11.30 13:50

  • "주권 침해 아냐" 미얀마 국경서 대규모 훈련 나선 中 속내

    "주권 침해 아냐" 미얀마 국경서 대규모 훈련 나선 中 속내

    25일 중국 남부전구 소속 육군 포병부대가 미얀마 국경 인근에서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미얀마 북부 접경지대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진행 중인 중국군 남부전구가 28일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군 출신 군사전문가는 국경을 넘어 무장세력을 공격해도 해당 국가의 주권을 침범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군 남부전구는 박격포와 자주포 부대의 기동과 실사격 훈련을 담은 60초 분량의 영상을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앞선 지난 25일 톈쥔리(田軍里) 남부전구 대변인은 '실전화 훈련'의 개시를 밝히면서 “신속 기동, 국경 봉쇄 및 통제, 화력 타격 능력을 점검하고, 각종 돌발 상황에 대응을 준비하며, 국가 주권, 국경 안정과 인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단호히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훈련의 종료 시점을 밝히지 않은 채 미얀마 북부 코캉 지역의 내전이 중국으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훈련 개시 사흘째인 27일엔 해군 부함장 등을 역임한 왕윈페이(王雲飛) 중국국방정책연구회 연구원이 미얀마로 중국군 진입을 검토해야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스토리)을 통해 “이른바 이웃 나라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것은 사전에 해당 정부에 통지하고 해방군의 국경 밖 작전은 단지 적대 세력, 무장 집단만 겨냥하며, 상대방 정부군을 습격하지 않고 영토를 점령하지 않으며 부대를 장기간 주둔시키지 않은 채 작전 종료 후 병력을 즉각 철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반정부 성향의 무장 세력에 대한 공격은 국경을 넘어 진행하더라고, 해당 정부에 사전 통지하고 작전 완료 후 바로 철수한다면 해당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란 취지다.    왕 연구원은 “해외 군사작전은 국제적으로도 흔하다”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시리아·이라크·투르키예에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타격했고, 인도는 카슈미르의 반군 무장세력을 공격했다”고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만일 해외 군사작전을 시작할 수 있다면 밀수·마약 매매·보이스피싱 등 중국 국민의 안전에 해를 끼치는 근원을 뿌리 뽑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방군의 해외 작전 능력을 제고할 수 있다”며 과감한 행동을 촉구했다.     이어 “중국은 과거 오랫동안 해외에 군대를 한 명도 주둔시키지 않았지만 이후 대규모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면서도 국제적으로 어떠한 부정적 반응도 야기하지 않았으며 적지 않은 국가의 환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왕 연구원이 국경 밖 군사작전을 주장하자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환호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해외 군사작전을 단행하기 위한 여론 군불 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얀마 북부 코캉 자치구를 장악해 보이스피싱, 마약매매 등 각종 범죄행위를 주도한 4대 가문 대표. 성도일보 캡처    ━  中외교부 “해군 호위편대 미얀마 수도 도착”   중국 외교부는 말을 아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중국과 미얀마는 우호적인 이웃으로 미얀마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한다”면서 “중국·미얀마 두 나라의 친척 같은 우정에 어떠한 도발도 인심을 얻을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전날 “27일 중국 해군 제44 호위 편대가 미얀마 수도 양곤에 기착, 나흘 일정의 우호 방문을 시작했다”며 “북부 충돌 사태를 고도로 주시하며 확실하고 효과적인 조치로 중국·미얀마 국경의 안보와 안정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데서 한발 물러선 어조였다.   미얀마 코캉 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중국계 소수민족이 살고 있어 제2의 크림반도로 불리는 지역이다. 특히 내전에 따른 대규모 난민 유입이 반복되고 있어 만일 한반도 급변사태 발생 시 중국의 대응을 예측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불리는 지역이다.   이번 코캉 내전은 지난 10월 27일 보이스피싱 단속을 내건 펑더런(德德仁)이 현지 토착 바이(白)씨와웨이(魏)씨, 두 개의 류(劉)씨 등 4대 가문의 본거지 라오까이(老街)를 습격하면서 시작됐다.     펑더런은 지난 2009년 미얀마 정부군과 전투에서 패배했던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 사령관 펑자성(彭家聲·92)의 아들이다. ‘코캉왕’으로 불리던 펑자성이 정부군에 패해 몰락하자 4대 가문은 각각 민병대, 변경수비대, 경찰부대를 나눠 장악한 채 마약·도박·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를 자행하는 정치·군사·상업이 삼위일체를 이룬 시스템을 구축했다.    ━  “일대일로 방해 해외 범죄세력 제거 나선 듯”   펑더런은 최근 “아군은 라오까이 총공세를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며 “시내 주민 및 외국 상인이 전투를 피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이므로 체류 중인 중국인은 서둘러 귀국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앞서 펑더런은 현지의 보이스피싱 조직 두목 63명, 수배자 1531명 등을 포함한 범죄혐의자 3만1000명을 중국 측에 인도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2009년 미얀마 정부군과 펑자성의 충돌 당시 난민 3만7000명과 무장세력 700여명이 중국 국경 안으로 진입했다. 당시 중국 중앙정부는 1급 급변사태를 발령하고 유입된 난민을 임시 수용소에 수용하다가 사태가 진정된 뒤 미얀마로 돌려보냈다.   신상진 광운대 국제학부 교수는 “코캉 4대 가문의 각종 범죄에 중국인 피해가 늘고, 미얀마를 관통해 인도양에 진출하려는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전략에도 영향이 우려되자 중국이 친중 성향의 펑 씨를 막후 지원하는 방식으로 4대 가문 제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미얀마 국경에서의 중국군 동향은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3.11.30 05:00

  • “반도체·배터리·AI…민관 합심해 K초격차 기술 키우자” [중앙포럼]

    “반도체·배터리·AI…민관 합심해 K초격차 기술 키우자” [중앙포럼]

     ━  세션2:한국 산업의 생존 전략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는 기조연설에 이어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스 수석 경제논설위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김현동 기자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한마음으로 초격차 기술을 키워야 합니다.”(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따라잡기 힘든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특훈교수)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미·중 패권 경쟁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 행사의 두 번째 세션 ‘한국 산업의 생존 전략은’에서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금융 분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기술 초격차’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중국이 따라잡기 어려운 분야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미·중 반도체 전쟁을 극복할 키워드 K-초격차’를 주제로 발표한 박재근 교수는 ‘초격차’를 거듭 힘줘 말했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 강국이지만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원활한 중국 공장 가동이 위협받고 있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미국이 대중 장비 수출 통제에 나선 것은 중국이 너무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인재 양성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미국의 국가 반도체기술센터(NSTC)와 협력해 한·미 간 기술 교류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재필 교수는 ‘K-배터리 산업의 적자생존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기술 우위’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성장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내다봤다. 이른바 ‘가성비’가 뛰어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의 성장세에 대해선 “배터리의 품질, 성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은 K-배터리 3사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이니켈(니켈 비중 80~90%)’ 배터리에 주목하라고 했다. 국내 업체가 강점을 가진 삼원계 배터리에서는 니켈 함량을 높일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주행거리가 늘어나며 성능이 좋아진다. 조 교수는 “니켈 비중이 95% 이상인 울트라 하이니켈 등을 개발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분야 발표자로 나선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우리가 잘하는 영역에서부터 AI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이 모든 분야에서 AI를 미국만큼 잘할 수 없다”면서다. 그러면서 생성 AI 기술을 접목할 경우 생산성 향상이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로 제조업·바이오·문화예술·로봇·반도체 등 5개 부문을 꼽았다. 제조업에선 공장에 AI를 적용해 불량제품을 잡아내고, 바이오 분야에선 AI가 최적의 신약 후보물질을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무역·기술 전쟁에 이은 새로운 미·중 전쟁은 ‘금융 전쟁’이 될 것”이라며 “이 전쟁이 오히려 한국에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금융은 선진국이 후진국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산업”이라며 “중국의 국방·식량·기술·에너지·자원 안전 분야에 투자하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내부적으로 자본시장을 키울 자생력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라는 ‘메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국 금융의 중국 투자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특별취재팀=유지혜·하남현·박민제·임주리·김기환·김경희·최선을·정진우·김기정·박현주·나상현·김남준 기자 wisepen@joongang.co.kr

    2023.11.30 05:00

  • 마틴 울프 “지금 새로운 무질서 시대…한국, 첨단기술로 승부를” [중앙포럼]

    마틴 울프 “지금 새로운 무질서 시대…한국, 첨단기술로 승부를” [중앙포럼]

     ━  마틴 울프 FT 수석 경제논설위원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 수석 논설위원이 ‘새로운 무질서 시대 속 한국’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경제논설위원은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도 한국에 기회는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동안 해온 것처럼 지속해서 경쟁력 있는 첨단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마틴 울프는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로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는 FT의 간판 경제 칼럼니스트다.   29일 ‘2023 중앙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울프 논설위원은 주제를 ‘새로운 무질서 시대 속 한국(Korea in the new world disorder)’으로 정했을 정도로 한국을 둘러싼 세계 정세가 급변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성을 잘 내는(fractious)’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며 “미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의 개입, 보호주의 경향이 거세졌다”고 말했다.   미·중 패권 경쟁에선 미국의 우위를 점쳤다. 그는 “중국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중반까지 미국과 그 동맹국의 경제 규모가 중국을 앞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거로 ▶중국이 세계 최대 제조국이지만 최대 ‘첨단 기술’ 제조국은 아니며 ▶개방된 금융시장과 신뢰할 수 있는 법체계가 없고 ▶글로벌 외환시장이 미국과 동맹국의 통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한국은 미·중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개방된 경제 체제를 갖고 있다”며 “한국의 수출 성장세가 더뎌졌지만, 현재 수준의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탈(脫)세계화 기조가 한국에 악재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모든 전망이 불투명해질 것(everything would be up in the air)”이라고도 우려했다. 하지만 “세계화, 자유 시장, 민주화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더라도 세계는 큰 충돌 없이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세계화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동면(sleep)에 들어갔을 뿐이며, 한국과 같은 개방 경제에 기회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수출 의존도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한 한국의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에 대해 “중국의 대안으로서 아시아를 일컫는 ‘알타시아(Alternative+Asia)’나 남반구 개발도상국을 일컫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비롯해 무역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유지혜·하남현·박민제·임주리·김기환·김경희·최선을·정진우·김기정·박현주·나상현·김남준 기자 wisepen@joongang.co.kr

    2023.11.30 05:00

  • 윤 대통령 “한미일 더 협력, 중국과 더 교류” [중앙포럼]

    윤 대통령 “한미일 더 협력, 중국과 더 교류” [중앙포럼]

     ━  [2023 중앙포럼] 미·중 패권 경쟁시대, 한국 경제 활로는   ‘한·미·일은 더 밀착, 중국과는 관계 유지.’ 윤석열 대통령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중 패권 갈등 속에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을 이렇게 제시했다.   29일 열린 ‘2023 중앙포럼’ 축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구축한 한·미·일 3국 간 안보·경제 협력체계는 첨단기술 협력과 공급망 안정을 심화시키고 인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의 전략적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중국과 호혜적 협력을 지속하면서 양국 기업과 국민이 더 많은 교류의 기회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첨단기술 산업에 강점이 있는 미·일과 손을 잡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는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경제적 실리를 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윤 대통령의 축사는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대독했다.   ‘2023 중앙포럼’이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중 패권 경쟁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열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미·중 패권 경쟁 및 세계 각지의 무력 충돌 등으로 대내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먼저 언급한 윤 대통령은 ‘미래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세제·금융 등 대폭적인 지원을 통해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의 초격차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민간과 시장에서 연구개발하기 어려운 기초원천 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자유로운 기업 활동과 투자를 저해하는 ‘킬러 규제’를 혁파해 기업의 혁신과 창의를 지원하겠다”며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혁신,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의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노동개혁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미·중 패권 경쟁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이라는 주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미·중 패권 갈등으로 공급망 다변화, 보호무역 기조 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산업계 관계자,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경제논설위원,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 등이 연사로 나서 다각적 해법을 내놨다.   참석자들은 미·중 패권 갈등이 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두고 있는 한국 경제에 큰 위협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첨단 산업 거점의 자국 복귀 노력, 주요 핵심 품목·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심화 등 보호주의가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며 “자유무역 질서의 대표 수혜국인 한국에도 중차대한 도전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  “한국, 20년간 대표수출품 그대로…다음 먹거리 찾는게 중요해졌다”     이에 대한 정부 대응으로 추 부총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기반의 다자 무역체제가 자유무역 규범에 입각한 시스템으로 복원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과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핵심 규제 혁파 및 구조개혁을 통해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참석자들은 한국이 미·중 패권 갈등 속에서 한쪽에 지나치게 쏠리기보다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틴 울프 FT 논설위원은 미·중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점치면서도 “개방 경제 체제에서 중국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는 건 한국의 국익에 필수 요소”라고 했다. 또 그는 “세계화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동면(sleep)에 들어갔을 뿐이며, 한국과 같은 개방 경제에 기회는 남아 있다”고 했다.   미·중 패권 경쟁에도 불구하고, 결국 새로운 첨단 기술이 세계경제를 이끌 것이라며 한국이 이 분야에서 가진 이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스펜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다변화로 세계경제 둔화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향후 등장할 ▶인공지능(AI) ▶바이오 ▶에너지 전환 기술이 공급망 제약을 일부 감소시키면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트렌드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AI 등 디지털 기술에 강점이 많은 한국은 “디지털 전환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용진 맥킨지코리아 시니어파트너도 “최근 20년간 한국의 대표 수출 제품은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으로 큰 변화가 없다”면서 “미·중 갈등 속에서 다음 먹거리를 찾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개회사를 한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의 진단도 유사했다. 홍 부회장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중이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게 우리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첨단 제조역량에 달려 있다. 고슴도치 가시처럼, 잘 벼린 날카로운 비수처럼 뭔가 뾰족한 것을 갖춘 나라가 돼야 한다”고 했다. 또 홍 부회장은 미·중 패권 경쟁과 관련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리의 균형이 아니라 이익의 균형, 원칙을 기반으로 발휘하는 유연성”이라며 “미국도 중국과 ‘경쟁적 공존’을 모색하는데, 한국 스스로 선택의 딜레마에 놓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유지혜·하남현·박민제·임주리·김기환·김경희·최선을·정진우·김기정·박현주·나상현·김남준 기자 wisepen@joongang.co.kr

    2023.11.30 05:00

  • “중국이 따라잡기 어려운 기술에서 활로 찾아야” 전문가 진단 [중앙포럼]

    “중국이 따라잡기 어려운 기술에서 활로 찾아야” 전문가 진단 [중앙포럼]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한마음으로 초격차 기술을 키워야 합니다.”(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따라잡기 힘든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특훈교수)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미·중 패권 경쟁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 행사의 두 번째 세션 ‘한국 산업의 생존 전략은’에서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금융 분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기술 초격차’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중국이 따라잡기 어려운 분야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2023 중앙포럼'에서 반도체 부문 발표자로 나선 박재근 교수. 김종호 기자   반도체에서 ‘미·중 반도체 전쟁 극복할 키워드 K-초격차’를 주제로 발표한 박재근 교수는 ‘초격차’를 거듭 힘줘 말했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 강국이지만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원활한 중국 공장 가동이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미국이 대중 장비 수출 통제에 나선 것은 중국이 너무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기술 경쟁력을 유지·확대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할이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박 교수는 “국가가 인재 양성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미국의 국가 반도체기술센터(NSTC)와 협력해서 한·미 간 기술 교류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23 중앙포럼'에서 배터리 부문 발표자로 나선 조재필 교수. 김종호 기자   조재필 교수는 ‘K-배터리 산업의 적자생존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기술 우위’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성장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내다봤다. 이른바 ‘가성비’가 뛰어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의 성장세에 대해선 “배터리의 품질, 성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은 K-배터리 3사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이니켈(니켈 비중 80~90%)’ 배터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가 강점을 가진 삼원계 배터리에서는 니켈 함량을 높일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등 성능이 좋아진다. 조 교수는 “니켈 비중이 95% 이상인 울트라 하이니켈 등을 개발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 중앙포럼'에서 AI 부문 발표자로 나선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 김종호 기자   인공지능(AI) 분야 발표자로 나선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우리가 잘하는 영역에서부터 AI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이 모든 분야에서 AI를 미국만큼 잘할 수 없다”면서다.     배경훈 원장은 생성 AI 기술을 접목할 경우 생산성 향상이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로 제조업·바이오·문화예술·로봇·반도체 등 5개 부문을 꼽았다. 제조업에선 공장에 AI를 적용해 불량제품을 잡아내고, 바이오 분야에선 AI가 신약 최적의 후보물질을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 원장은 또 AI 기술의 실제 산업 적용을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 및 관리 역량, 데이터 보안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2023 중앙포럼'에서 발표한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장진영 기자   금융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무역·기술 전쟁에 이은 새로운 미·중 전쟁은 ‘금융 전쟁’이 될 것”이라며 “이 전쟁이 오히려 한국에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금융은 선진국이 후진국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산업”이라며 “중국의 국방·식량·기술·에너지·자원 안전 분야에 투자하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이 금융 산업을 개방하지 않은 건 그만큼 취약하기 때문이다. 중국 내부적으로 자본 시장을 키울 자생력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라는 ‘메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관련기사 홍정도 부회장 "고슴도치 가시처럼 잘 벼린 첨단제조 역량 키워야" [중앙포럼] 추경호 “지경학적 분절의 시대…규제혁파‧구조개혁으로 대응” [중앙포럼] 마틴 울프 "세계화 잠시 동면 들어갈 뿐…한국엔 기회 있다" [중앙포럼]특별취재팀=유지혜ㆍ하남현ㆍ박민제ㆍ임주리ㆍ정진우ㆍ최선을ㆍ박현주ㆍ나상현 기자 ohmaju@joongang.co.kr

    2023.11.29 19:15

  • “배터리는 ‘10년 내 10배’ 성장…中 따라오지 못하게 격차 벌려야” [중앙포럼]

    “배터리는 ‘10년 내 10배’ 성장…中 따라오지 못하게 격차 벌려야” [중앙포럼]

      “중국은 전기차·배터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따라잡기 힘든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는 29일 서울 중국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K-배터리 산업의 적자생존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기술 우위’를 거듭 강조했다.     조 교수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고성장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내다봤다. 2차전지는 전기차뿐 아니라 로봇·드론·선박·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두루 쓰이는 만큼 관련 시장이 10년 내 10배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 교수는 “2030년 글로벌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규모는 3700억 달러(약 477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며 “배터리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가 배터리 부문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문제는 ‘가성비’가 좋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K-배터리 3사의 비(非)중국 시장 점유율은 현재 약 48%지만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조 교수는 LFP 시장이 무한정 성장하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LFP 점유율이 점차 커질 것으로는 보이지만, 그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 주행거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서다. 조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삼원계 위주로 배터리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지만, 앞으로는 아직 전기차 침투율이 낮은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에서 조 교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를 쓰는 삼원계에서 강점을 가진 K-배터리 3사가 중장기적으로 그 세(勢)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원계에서 경쟁력을 유지·확대하는 일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그는 “배터리의 품질, 성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은 K-배터리 3사를 따라오지 못한다”며 이런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나아가 더 벌리는 일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가 배터리 부문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조 교수는 “그래서 ‘하이니켈(니켈 비중 80~90%)’ 배터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원계 배터리에서는 니켈 함량을 높일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등 성능이 좋아진다. 그는 “니켈 비중이 95% 이상인 울트라 하이니켈 등을 개발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아직 따라잡기 힘든 ‘단결정 양극 소재’ ‘실리콘 음극재’ 관련 기술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두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무엇보다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국내 업체들의 원자재 대(對)중 의존도가 매우 높아 중국 없이는 주요 산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완전한 탈(脫)중국은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한의 방어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를 받기 위해서라도 ‘공급망 다변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2023.11.29 18:17

  • “공장 짓는데 7~8년 걸려선 초격차 불가…민·관 머리 맞대야” [중앙포럼]

    “공장 짓는데 7~8년 걸려선 초격차 불가…민·관 머리 맞대야” [중앙포럼]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는 29일 “미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뺏기면 군사력·인공지능(AI) 분야도 뒤처질 수 있기에 계속해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한마음으로 초격차 기술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미·중 반도체 전쟁 극복할 키워드 K-초격차’ 주제 강연을 통해서다.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대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박재근 한양대 석학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우선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과 서버 시장의 급성장으로 2030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은 2021년 대비 80%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은 우리나라와 대만·일본 등에 의존하는 생태계다. 미국은 매출액 기준 전체 반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는데, 생산 측면에서 보면 점유율이 11%에 그친다. 중국 역시 전 세계 반도체의 70%를 사용하지만, 직접 만들어 쓰는 비중은 작다. 이에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바 있다.   박 교수는 “미국이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추격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라며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누가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가질지’ 치열한 전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참석 내빈들이 행사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즈 수석경제논설위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김현동 기자   이런 가운데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은 초격차 기술을 키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2년 전만 해도 미국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의 D램 기술에 1년 6개월 이상 뒤처졌는데, 요즘은 동일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미래 기술을 키우기 위해선 정부가 주도적으로 연구 인력 육성 등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미 간 정부가 주도하는 기술 공조도 제언했다. “미국의 국가반도체기술센터(NSTC)와 협력해 기술 교류·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다.    박 교수는 각국이 정부 주도로 반도체 전쟁에 나선 점을 주목하며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반도체지원법’을 만들어 5년간 약 67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 점유율을 두 배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과 일본, 대만 등도 유사한 법을 만들어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대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어 “국내 공장을 ‘마더팩토리’(생산 선도 공장)로 삼아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용인 클러스터(SK하이닉스)와 용인 남사읍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삼성전자)를 계획대로 추진해야만 초격차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규제 개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교수는 “미국이나 대만은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2년 6개월이면 되는데 우리는 7~8년이 걸린다”며 “정부와 국회, 기업이 한마음으로 대응해야만 세계적 반도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관련기사 尹 “한·미·일 협력 강화…中과는 호혜적 협력 지속” [중앙포럼] 홍정도 부회장 "고슴도치 가시처럼 잘 벼린 첨단제조 역량 키워야" [중앙포럼] 추경호 “지경학적 분절의 시대…규제혁파‧구조개혁으로 대응” [중앙포럼] 마틴 울프 “새로운 무질서 시대…한국에 기회 있다” [중앙포럼]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2023.11.29 18:03

  • 전병서 “미중 패권경쟁, 금융에서 기회 찾아야” [중앙포럼]

    전병서 “미중 패권경쟁, 금융에서 기회 찾아야” [중앙포럼]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29일 “미국의 최고 경쟁력은 금융, 중국의 최대 약점도 금융”이라며 “무역전쟁ㆍ기술전쟁에 이은 새로운 미ㆍ중 전쟁은 ‘금융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 참석해 ‘미ㆍ중 패권전쟁, 금융에서 기회 찾아야’를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을 우선시하는 ‘슈퍼맨’ 전략을 썼다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을 끌어들여 그물을 치는 ‘스파이더맨’ 전략을 썼다고 비유하면서 “지난 7년간 대중 무역전쟁ㆍ기술전쟁을 했지만 결국 중국을 좌초시키진 못했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반도체 위탁제조(파운드리) 기업 SMIC는 규제에도 불구하고 2021년 2022년 연속으로 순이익이 최고치를 갱신했고, 화웨이 역시 2020년부터 제재를 받아 순이익이 급감했지만 2023년 상반기의 순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또한 지난해 중국 반도체 기업 15만2000곳 중 1만3000곳이 폐업한 수준(부도율 9%)에 불과하다.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대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세션2에서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전 소장은 1985년 미ㆍ일 무역전쟁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당시 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를 50% 이상 절상시켰고, 그 결과 글로벌 DRAM 시장에서 8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던 일본의 반도체 회사들이 세계 1등의 지위를 한국에 다 넘겨야 했다면서다. 전 소장은 “1300원대 환율이 650원대가 된다고 하면 삼성전자가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며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전쟁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만큼 다음 단계는 금융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싸움을 할 때는 상대가 잘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잘하는 걸 활용해야 한다”며 “무역이나 기술은 미국이 중국에 절대적 우위가 아니지만 금융은 다르다. 미국의 시가총액 비중은 중국의 4.2배, 결제통화 비중은 12.6배, 외환보유액 비중은 24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중국이 모든 산업을 다 개방했지만 금융만큼은 하지 않은 이유가 그만큼 취약하기 때문이라면서 “중국 내부적으로 자본 시장을 키울 자생력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라는 메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ㆍ중 금융전쟁은 오히려 한국에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소장은 “대안은 손이 아니라 돈을 일하게 하라는 것”이라며 “한국이 제조업에선 중국에 밀렸지만 금융은 선진국이 후진국에 투자해 돈 먹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 가장 유망한 산업은 안보산업”이라며 “국방ㆍ식량ㆍ기술ㆍ에너지ㆍ자원 안전에 투자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 일본이 미국한테 당한 역사를 되짚어보면 우리에게 굉장히 좋은 팁이 될 수 있고, 우리 산업의 경험을 잘 활용한다면 미ㆍ중 전쟁에서 한국이 어부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2023.11.29 17:59

  • 주재우 "中 향한 환상 버려야…국익 우선해 목소리 낼 때" [중앙포럼]

    주재우 "中 향한 환상 버려야…국익 우선해 목소리 낼 때" [중앙포럼]

    "중국이 한반도 통일과 북한 비핵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저자세 외교를 탈피해야 한다"   주재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미‧중 패권 경쟁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열린 ‘2023년 중앙포럼’ 1세션에서 한국이 대중 전략을 재설계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세션1에서 주재우 경희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中, 우리 환상과 달라"    주 교수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에는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협력 국가이며, 중국 시장의 가치가 영구적이라는 세 가지 환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의 환상과 달리 중국은 북한과 함께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고,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해 '정당하고 합리적'이라며 두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시장과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한국의 대중 교역은 적자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 교수는 한국 경제의 활로로 "한반도 주변 4강의 먹이 사슬과 아킬레스건의 존재를 파악하고 세계정세를 전면적으로 해독(解讀)하라" 등 8가지 제언을 내놨다. 중국이 역내에서 가장 경계하는 국가인 일본과의 관계 강화 필요성 등을 언급하면서다.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세션1에서 주재우 경희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美·中 경쟁 격화할 것"   주 교수는 또 미·중 전략 경쟁의 본질을 '체제 경쟁'으로 규정하며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1990년대에 세계는 냉전 종식을 선언하고 자본주의의 승리를 자축했는데, 중국이라는 불씨가 그때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가 이제 활활 타오르는 모양새"라며 "중국은 2010년 세계 2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으며, 이제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딱 하나 남은 마지막 국가인 미국을 따라잡으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공세적인 대외 전략을 '식탐'에 비유하며 "중국은 과욕을 채우기 위해 기존의 법을 모두 장애물로 인식, 이를 무시하거나 위반하고 타파하는 행위를 일삼는다"고 비판했다.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세션1에서 주재우 경희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주 교수는 또 "중국 경제가 급성장을 통해 덩치를 키우다 보니 더는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며 "에너지, 식량, 광물뿐 아니라 빅데이터도 해외 조달에 의존하게 됐으며, 자국민 15억명 외 나머지 전 세계 인구에 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해킹 등 불법 수단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대해서도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순수한 경제적 의미로 볼 수 없다"며 "따라서 한국은 이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전 세계의 공공재와 자원을 무차별하게 확보하려는 중국의 과욕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시진핑 4연임 가능…방한 어려워"   주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4연임 가능성도 제기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당 대회에서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아 3연임을 확정했다. 주 교수는 "중국 사회주의 현대화 달성의 목표 시점인 2035년에 근접한 시기까지 시 주석이 집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교수는 "시 주석의 한국 답방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 주석의 발이 땅에 닿는 순간 중국 입장에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가 해결됐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라면서다. 시 주석의 방한 성사를 위해 중국에 매달리는 듯한 태도를 보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방한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이 마지막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세션1 회의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주 교수는 2016년 7월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한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경제 보복에 나선 이후 한국 내에서 이런 보복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당당한 외교'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일부 형성된 것 역시 경계했다. 주 교수는 "글로벌 협업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에 더는 경제 보복을 가할 수 없다"고 봤다.   한편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내년 초로 추진 중인 한·일·중 정상회의와 관련해 주 교수는 "중국이 소극적으로 나올 경우 한국도 '안 하겠다'고 엄포를 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 개최가 불발되더라도 한국은 의장국 지위를 계속 유지하게 되며, 중국은 과거에도 네 차례나 3국 정상회의를 취소한 전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2023.11.29 17:10

  • "다신 계란볶음밥 안해" 유명 中셰프 욕먹고 영상 지운 까닭

    "다신 계란볶음밥 안해" 유명 中셰프 욕먹고 영상 지운 까닭

    평안남도 회창군에 위치한 마오쩌둥 아들의 묘를 방문한 중국인. 신화=연합뉴스 중국 한 유명 셰프가 소셜미디어에 계란볶음밥 요리 영상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에게 집중포화를 맞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29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팔로워 330여만명을 보유한 셰프 왕강은 지난 27일 소셜미디어에 계란볶음밥 요리 영상을 올린 것에 대해 사과하며 "요리사로서 다시는 계란볶음밥을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왕강이 계란볶음밥 요리 영상을 올리자 네티즌들은 중국 초대 주석 마오쩌둥의 아들 마오안잉을 조롱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마오 전 주석의 장남인 마오안잉은 1950년 11월 25일 한국전쟁 때 유엔군 폭격으로 숨졌는데 그의 죽음은 오랜 논쟁거리였다.   한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의 비망록에 따르면 마오안잉은 막사에서 계란볶음밥을 만들다가 위치가 노출돼 폭사했다. 방공수칙을 어기고 불을 피운 탓에 연기가 연합군 폭격기의 눈에 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역사연구원은 2020년 11월 해당 이야기는 마오안잉의 죽음을 희화화한 헛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목격자 증언 등을 인용해 마오안잉의 위치가 알려진 것은 부대 사령부의 무전이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1년 6월 중국이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과거사 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마오안잉이 계란볶음밥을 만들다 폭격을 맞았다고 적힌 중국군 장교의 비망록은 2003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공식 발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중국 공산당은 2021년 7월 10가지 '헛소문' 리스트를 내고 계란볶음밥 관련 마오안잉 사망설을 부인했다.   또 같은해 10월 중국에서 역대 최대 제작비를 들여 개봉한 영화 '장진호'에서는 마오안잉이 가장 인상적인 영웅 가운데 한 사람으로 나온다.   영화 속에서 마오안잉은 미군 폭격이 시작되고 다른 사람들은 대피했는데도 총알이 빗발치는 가운데 지도를 챙기러 작전실에 들어갔다가 결국 폭탄이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묘사됐다.   이를 두고 마오안잉을 둘러싼 소문을 불식하고자 의도적으로 삽입된 장면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중국 좌파들은 계란볶음밥 얘기만 나오면 마오안잉과 마오쩌둥을 모욕했다며 비난한다. 왕강이 계란볶음밥 영상을 올린 날이 마오안잉의 기일 이틀 후라는 점 때문에 네티즌들은 마오안잉의 죽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강은 이번까지 5년 연속 계란볶음밥 영상을 올렸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2023.11.29 11:56

  • 덕성여대, 중국 대련에 ‘덕성-차이홍유학센터’ 오픈

    덕성여대, 중국 대련에 ‘덕성-차이홍유학센터’ 오픈

    덕성여자대학교가 11월 17일 중국 대련대학교에서 중국 유학생 대상 전문적인 한국어교육 및 유학컨설팅을 지원하기 위해 ‘덕성-차이홍유학센터’를 오픈했다.   센터 오픈에 대해 덕성여대 이원정 국제처장은 “중국 대련대학교, 한국 덕성여자대학교, 한국 차이홍공자아카데미 3자가 ‘덕성-차이홍 유학센터’를 공동으로 설립하는 것”이며 “설립된 센터는 대련대학교 국제교육센터에 위치해 체계적이면서 전문적인 한국어교육 과정 및 유학컨설팅을 제공하고 대련대학교와 덕성여대의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구축, 두 학교의 강점 활용을 통한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픈했다”고 밝혔다.   대련대학교는 중국 랴오닝성 대련시에 위치한 종합 공립대학으로, 국가 111 계획, 교육부 우수 교사 양성 계획, 교육부 신공학 연구 및 실천 프로젝트에 선발된 랴오닝성 ‘일류 학문’ 건설대학으로 교육국제화에 중점을 두며 국제교류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련대학교 국제교육센터는 해외 유학 교육기관으로서 국제 학사 및 국제 석사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경험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 유학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한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덕성여대 이원정 국제처장을 비롯, 포영 대련대학교 국제협력교류처장, 왕원 대련대학교 국제교육센터 부주임, 김진무 차이홍공자아카데미 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개소식 이후 양교 간 협력 방안 및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 실현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한편, 덕성여대는 우수한 유학생 유치 활성화를 위한 구심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올해 3개의 해외 센터(덕성울란바토르센터, 덕성타슈켄트센터, 덕성-차이홍유학센터)를 개소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2023.11.29 11:10

  • 신안 가거도 해상서 中화물선 침몰…승선원은 발견 못했다

    신안 가거도 해상서 中화물선 침몰…승선원은 발견 못했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 해상에서 침몰한 중국 화물선이 열흘 전 중국 항구에서 유실돼 우리나라 해안까지 떠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목포해경은 가거도 해상에서 29일 오전 침몰한 200t급 중국 화물선 A호의 선박 정보를 확인, 중국 측 해경과 선주를 통해 해당 화물선이 우리 해역까지 표류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 해상에서 침몰한 중국 화물선이 열흘 전 중국 항구에서 유실돼 우리나라 해안까지 떠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목포해경   A호 선주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의 항구에 정박 중이던 선박이 이달 17일부터 보이지 않아 이튿날 중국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의 시뮬레이션 결과 A호는 선주가 지목한 항구에서 기관 동력 없이 해류를 타고 가거도까지 흘러올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해경은 A호가 표류했을 시 예상 이동 경로 주변에서 최근 조업했던 어민을 대상으로 탐문도 벌였는데 2∼3일 전 가거도 주변 해상에서 목격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일련의 사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해경은 A호가 범죄에 연루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판단해 도서 지역에서 강화한 밀입국 위기관리 체제를 해제했다.   이날 오전 7시 28분쯤 가거도 서쪽 약 10m 해안에 중국 화물선으로 추정되는 선박 1척이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해경은 현장에 경비함정, 연안구조정 등을 보내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화물선 안팎에서 승선원을 1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A호에는 구명정, 자체 동력장치가 달린 소형선박이 실려있었고 선적된 화물은 없었다.   A호는 밀물이 들어와 가거도 주변 해상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완전히 침몰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2023.11.29 09:16

  • “한국, 중국과 서방국가 연결…동북아 싱가포르 역할해야” [중앙포럼]

    “한국, 중국과 서방국가 연결…동북아 싱가포르 역할해야” [중앙포럼]

    29일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열리는 2023 중앙포럼을 앞두고 중앙일보는 양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의 진단과 조언을 들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인 원인과 전망에선 양측의 시각차가 컸다. 하지만 미·중 대결의 격화와 탈(脫)세계화 흐름에 대해선 모두가 패배자가 될 수 있다며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왕후이야오 중국국제화센터 이사장 왕후이야오(王輝耀) 중국국제화센터 이사장은 ‘피크 차이나’론에 대해 “단기적 현상만 보고 장기 전망을 한 것”이라며 중국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고 반박했다. 그는 서면 인터뷰에서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한국은 중국과 서방국가를 연결하는 ‘교량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 역할이 적절하다는 의미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보다 약하다. “중국 당국은 방역정책을 최적화한 뒤 경제 성장을 신중하게 5%로 예측했다. 올 한 해 국내외적으로 경제 환경이 복잡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중국 내 소비는 3분기까지 완만하게 회복했다. 국제 수요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중국의 대외 무역이 둔화한 것 역시 객관적 현상이지만 중국 경제의 회복 정도와는 무관하다. 부동산과 지방정부의 부채는 장기적인 경제 발전 과정에서 누적된 구조적 문제이며, 코로나19 영향으로 확대됐다.”   그렇다고 해도 활력이 떨어진 것 아닌가. “중국 정부는 최근 새로운 정책을 내놨다. 정책의 효과가 시간상 늦어질 수 있지만, 시장에는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중국 경제 발전은 구조적 전환의 과정에 들어섰다. 더는 기존 패턴과 경로에 의존할 수 없다. 필연적으로 문제를 겪게 된다.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민생에 끼칠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중국은 초대형 경제 대국이다. 강대한 근성과 내재적인 발전 동력을 갖고 있다.”   관련기사 “한국이 지나친 친중 안하면 미·중 사이 운신 폭 커질 것” [중앙포럼] 애덤 포센 PIIE 소장의 ‘중국 경제 기적의 종말’에 대해 어떻게 보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글은 중국의 단기적 경제 상황으로 중국의 장기적 경제 발전을 예측했다. 좀 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 발전의 몇 가지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인프라 시설을 보유했다. 가장 긴 고속철도망, 가장 많은 5세대(5G) 이동통신 기지국이 있다. 매년 1000만 명 안팎의 대학 졸업생이 있고, 수억 명의 구매력 강한 중산층을 가졌다. 중국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중추라는 지위 역시 단기간 안에 바꿀 수 없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 첨단기술 통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미국의 기술 패권 행위다. 미국 기업의 첨단 제품조차 중국 수출을 제한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 역시 대중국 수출에서 적지 않은 손해를 입고 있다. 반면에 중국 기업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면서 조만간 중국산 제품으로의 대체를 실현할 것이다. 미국이 조속히 보호주의 기조를 바꾸길 희망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억제가 더욱 강경해졌다. “바이든 시기 대중국 정책의 특징 중 하나는 정책 구상과 국가 안보의 연계다. 미국은 여러 방면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각종 방식으로 기술·정치·군사·안보에서 협력 동맹을 구축했다. 바이든 정부의 행동은 세계를 강제로 쪼개서 협력과 소통이 어려운 여러 블록을 만들었다. 글로벌 평화와 발전에 매우 불리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전 세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번 회담으로 양자 관계가 호전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적어도 두 나라의 태도가 긍정적이었다. 양국 모두 어느 정도 갈등의 원인을 이해했고, 대화와 소통 채널도 만들었다. 시진핑 주석은 중·미 관계의 5대 기둥을 제시했다. 인문 교류의 촉진을 강조했다. 중국은 향후 5년간 5만 명의 미국 청소년을 중국으로 초청할 의향이 있다.”   한국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한국이 안보상 미국에 의지하고 정치적으로 미국과 가깝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한국은 경제적으로 중국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으며 모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원국이다. 한국은 동북아에서 싱가포르처럼 중국과 서방 사이의 다리가 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한·중 고위급 접촉이 빈번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선 정식 회담이 이뤄지지 못했다. “최근 중·한 양국 지도자의 만남이 잦았다. 리창 총리가 자카르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시진핑 주석은 항저우에서 한덕수 총리를 만났다. 앞으로도 이러한 고위급 대화의 수준과 빈도를 높여야 한다.”   ☞왕후이야오=중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중국국제화센터(CCG) 설립자 겸 이사장으로 국무원(정부)의 정책 자문기구인 참사실 참사(2015~2022년)를 역임했다. 광둥외국어대 학사, 영국 맨체스터대 국제경영학 박사로 중국과 세계화, 글로벌 거버넌스, 미·중 관계에 대한 100여 권의 중·영문 편저 및 저서가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2023.11.29 00:17

  • “한국이 지나친 친중 안하면 미·중 사이 운신 폭 커질 것” [중앙포럼]

    “한국이 지나친 친중 안하면 미·중 사이 운신 폭 커질 것” [중앙포럼]

    29일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열리는 2023 중앙포럼을 앞두고 중앙일보는 양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의 진단과 조언을 들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인 원인과 전망에선 양측의 시각차가 컸다. 하지만 미·중 대결의 격화와 탈(脫)세계화 흐름에 대해선 모두가 패배자가 될 수 있다며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애덤 포센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 AFP=연합뉴스 애덤 포센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최근 워싱턴 정가에 중국의 성장이 정점을 지났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론에 불을 붙여 주목받은 인물이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시진핑 권위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경제적 자유가 제한됐고, 경제 기적도 막을 내리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포린어페어스(2023년 9~10월호)에 쓴 ‘중국 경제 기적의 종말’이 화제다. “중국 경제의 둔화 원인을 다룬 글이다. 2015년 이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일상적인 상업활동까지 간섭하고 있는 게 중국 경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팬데믹 봉쇄정책 때문에 평범한 중국인마저 자신의 재산과 직장이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간섭과 통제가 현재 중국 경제를 둔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란 얘기다.”   미국의 제재도 중국 경제 둔화에 한몫하고 있을 듯한데. “미국 제재 때문에 당장 중국이 입은 타격은 거의 없다. 교역은 샛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요즘 중국 컨테이너선이 멕시코나 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온다. 미국 선박도 비슷한 샛길을 거쳐 중국에 이르고 있다. 중국인들은 달러를 직접 사지 않는다. 중동 아부다비나 두바이로 위안화를 보낸 뒤 그곳에서 달러로 환전한다. 다만 교역과 투자, 기술 교류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시진핑과 공산당이 자급자족 경제를 추구하도록 유도해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좋지 않을 것이다.”   관련기사 “한국, 중국과 서방국가 연결…동북아 싱가포르 역할해야” [중앙포럼] 미 제재 탓에 중국이 폐쇄경제로 갈 수 있다는 건가. “(중국처럼 큰 나라의) 폐쇄경제는 불가능하다. 다만 미 제재가 중국이 자급경제를 추구하도록 할 수는 있다. 이는 중국과 미국 모두를 가난하게 만들 뿐이다. 시진핑과 공산당이 자급경제 모델을 추구할 경우, 마오쩌둥(毛澤東)이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 등 바이든 정부의 산업정책은 효과가 있나. “보조금 지급과 세금 감면을 중심으로 한 산업정책으로 업종 내 챔피언이 (시장 경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다. 게다가 군비 경쟁과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중국과 유럽 등도 미국이 주는 보조금에 맞춰 기업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결국 바이든의 산업정책은 글로벌 시장을 하나로 통합하는 게 아니라 갈라놓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바이든 행정부가 산업정책을 동원해 중국을 압박하는 이유는. “미국 내 정치 상황뿐 아니라 내가 이데올로기적이라고 부르는 것이 작용한 탓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요직에는 ‘세계화는 미국에 좋지 않고, 힘을 활용해서라도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바이든을 설득한 인물들이 있다. 이런 좁아터진 생각은 도널드 트럼프의 세계관의 연장이다.”   미·중 갈등은 사실상 세계화의 종말이지 않을까. “한 부문의 세계화가 주춤하는 사이 다른 부분의 세계화는 빠르게 진행되곤 한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대해 규범보다 힘을 이용해 압박하는 바람에 ‘세계화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정치적 힘이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워싱턴에선 중국 제재의 효과를 어떻게 보나. “사실 제재의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 반면에 우리는 많은 역효과를 보고 있다. 미·중 사이에 높은 관세장벽이 놓여 있다. 이미 투자된 상대국 자본도 중국과 미국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유학생 유입이 줄었다. 다만 두 나라 정부가 관세장벽 등을 동원해 압박하지만, 교역 상황 등이 보기보다 나쁘지 않다. 그렇더라도 제재 상태가 몇 년 더 이어진다면, 두 나라의 경제적 결별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미국의 기술 중상주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얻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다. 세계의 기술혁신을 더디게 하고, 비효율만 키울 뿐이다. 중국에 수출하고 싶어 하는 개발도상국이나 한국 같은 동맹국만 화나게 한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도 헛돈만 많이 쓰게 된다.”   한국은 미·중 갈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한국이 일본이나 싱가포르처럼 정치적으로 안정돼 친중 국가로 지나치게 기울지 않는다면,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국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애덤 포센=1966년 미국 브루클린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에서 정치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97년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경제 분석을 담당했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일본 내각부, 유럽 국가의 거시경제정책을 컨설팅했다. 2009~2012년엔 영국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이었다. 2013년부터 PIIE 소장을 맡고 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2023.11.29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