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DP 말고 종합 경쟁력 순위' 中 대도시 지수 TOP 10

    'GDP 말고 종합 경쟁력 순위' 中 대도시 지수 TOP 10

    중국 선전 GDP를 넘어 중국 도시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순위가 발표됐다. 〈중국 대도시 지수 보고서 2024(中國大城強城指數報告2024)〉에 따르면, 올해 1위는 선전(深圳)이었고 2위와 3위는 각각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이 차지했다. 이어 항저우(杭州), 광저우(廣州), 난징(南京), 우한(武漢), 쑤저우(囌州), 닝보(寧波), 우시(無錫)가 TOP 10에 랭크됐다.   지난 2022년 보고서와 비교할 때, 선전은 베이징과 상하이를 제치고 3위에서 1위로 올랐다. 항저우는 8위에서 4위로 상승하며, 1선 도시 광저우를 앞섰다.  ━  1선 도시 저력은 여전, 항목별로 순위 갈려   중국 대도시 지수는 상하이 교통대학 중국발전연구원(上海交通大學中國發展研究院)에서 발표하며, 지난 2022년 첫 보고서가 나온 이래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도시별 GDP 순위를 보완하자는 취지에서 발간하는 이 명단은 경제 수준뿐만 아니라, 인재 유치, 디지털화, 환경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위를 도출한다. 해당 보고서에서 소위 ‘대도시’의 기준은 GDP 5000억 위안(약 95조 원)이다. 이에 따라, 이번 명단에 포함된 도시의 수는 총 59개로 늘었다.   순위 변동은 있었지만, 선전, 상하이, 베이징은 여전히 TOP 3 자리를 지켰다. 지난 2022년 3위에서 1위로 상승한 선전은 모든 지표에서 모두 13위 안에 들며 치우침 없이 균형적으로 발전된 도시임을 보여주었다. 다만, 기타 항목은 모두 10위권 안에 든 것에 비해, 노동 생산율은 13위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상하이와 베이징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선전과 비교하면, 두 도시는 ‘과학 발전’에 약간 치우쳤다는 특징이 있었다. 상하이는 1만 명당 특허권 등록 건수와 공기질 양호 일수(환경 지표) 순위가 비교적 뒤처져, 59개 도시 가운데 21위를 기록했다. 베이징의 경우, 환경 지표에서 47위에 그친 것이 전체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명단에서 항저우는 광저우를 제치고 4위에 오르며 약진했다. 그러나 종합 점수를 볼 때, 항저우와 광저우의 점수 차는 단 2점에 불과했으며, 항목별로 각각의 장단점이 엇갈렸다. 예를 들어, 특허와 인재 관련 항목은 항저우가 앞섰지만, 자본 생산율과 환경 지표에서는 광저우가 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 보고서와 비교할 때, TOP 10의 구성원도 일부 달라졌다. 창저우(常州)는 10위에서 18위로 미끄러진 반면, 닝보는 11위에서 2계단 상승해 9위를 차지하며 TOP 10에 합류했다. 창저우의 순위 하락은 올해 새로 도입된 환경 지표(43위)와 디지털화(31위)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대도시 지수 TOP 20  ━  덩치에 비해 약한 충칭, 장강 삼각주 파워 여전    앞서 언급했듯, GDP가 5000억 위안을 넘으면 ‘대도시’로 간주하지만, 대도시라고 해서 반드시 ‘파워 도시(强城)’는 아니다. 즉, GDP 순위로는 상위권을 차지했음에도 대도시 지수에서는 밀려난 도시가 있다는 얘기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충칭(重慶)이다. 충칭은 GDP로는 중국의 5대 도시이지만, 이번 대도시 지수 순위에서는 23위에 그쳤다. 다만, 지난 2022년 41위를 기록한 대도시 지수가 23위로 약 20위 가까이 상승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톈진(天津) 역시 GDP 순위는 11위에 올랐으나, 대도시 지수에서는 27위에 만족해야 했다. 정저우(鄭州)도 GDP 순위와 대도시 지수에서 각각 16위와 29위로 큰 차이가 벌어졌다. 이들 도시의 경우, 앞으로 양적 발전보다 질적 발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밖에, 도시권 분포를 살펴보면, 장강 삼각주(長三角)에 파워 도시의 수가 19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산둥반도(山東半島) 도시권, 주강삼각주(珠三角) 도시권, 창강중류(長江中遊) 도시권이 각각 6개, 5개, 5개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도시권 내 파워 도시의 GDP 총합이 중국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가장 순위가 높은 곳은 예상대로 장강 삼각주로 18.23%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주강삼각주와 징진지(京津冀, 중국의 수도권)였으며, 각각 7.56%와 6.12%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대도시 지수 TOP 10 항목별 순위 중국 대도시 지수 TOP 10 항목별 순위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10.15 07:00

  • 딘타이펑마저… 달라진 소비패턴에 中 고급 식당도 폐점 잇따라

    딘타이펑마저… 달라진 소비패턴에 中 고급 식당도 폐점 잇따라

    올해 중국 고급 레스토랑 업계의 키워드는 ‘배틀 로얄(BATTLE ROYALE)’이다. 최근 들어 중국 기사에 부쩍 ‘고급 레스토랑 배틀 로얄(高耑餐飲大逃殺)’이라는 문구가 자주 보인다. ‘배틀 로얄’은 일본의 영화감독 후카사쿠 킨지(深作訢二)가 연출한 영화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포맷과도 비슷하다. 특히 영화 속 대사가 올해 외식업계 종사자들이 느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 인생은 게임이다. 끊임없이 싸워서 생존하라!  」 한마디로 동료가 망한 건 슬프지만 그럼에도 정신 차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딘타이펑(鼎泰豐·중국의 딤섬 전문 레스토랑)이 10월에 14개 매장을 폐점하고 중국 화베이(華北)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딘타이펑은 중국의 중고가 레스토랑으로 주로 월수입 10만 위안(약 1895만 원) 이상의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다. 파인 다이닝(fine dinning)이라고도 하는 고급 레스토랑은 1인당 지출 금액이 1000위안(약 19만 원) 이상인 식당을 말한다. 파인 다이닝(fine dinning)이라고도 하는 고급 레스토랑은 1인당 지출 금액이 1000위안(약 19만 원) 이상인 식당을 말한다. 주로 서양 요리와 고급 일식이 있고 중국요리로는 광둥 요리와 쓰팡차이(私房菜·프라이빗 다이닝)가 대표적이다. 1인당 1000위안이 넘는 베이징의 고급 레스토랑 리퍼(Refer), 티아고(TIAGO), 오페라 밤바나(Opera Bambana) 등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상하이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작년 5월에는 단가가 500위안(약 9만 5000원) 이상인 레스토랑이 2700여 곳이었으나 올해 7월, 1300여 개로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올해 중추절(中鞦節·우리나라의 추석에 해당하는 중화권의 명절)에도 중국 소비 시장에 변화가 있었다. 월병(月餅·보름달을 본뜬 모양의 중국 과자) 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CCTV(China Central Television·중국 중앙텔레비전)는 명절 전, 500위안(약 9만 5000원)이 넘던 고가 월병은 이미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고 100위안(약 1만 9000원)대 선물 세트가 주력상품이 됐다고 보도했다. 과거 1888위안(약 35만 8000원)짜리 월병 세트를 출시했던 베이징 국제무역호텔에서 이번에 내놓은 가장 비싼 월병 세트는 488위안(약 9만 2500원)에 불과했다. 매년 웃돈을 줘야 살 수 있었던 홍콩의 메이신(美心) 월병도 올해는 명절 1~2주 전부터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됐다.  홍콩의 메이신 월병 그렇다면 고급 레스토랑은 왜 기울고 있을까?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비즈니스 접대 수요가 줄어들면서 고급 레스토랑 영업이 큰 타격을 받았고 소비자들의 선택에도 변화가 있었다. 불경기가 지속됨에 따라 사람들은 한 끼 식사에 큰돈을 지출하는 욜로(YOLO)성 소비를 줄이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리서치 회사 민텔(Mintel)의 조사에 따르면, 지금은 ‘신중한 소비’ 시대로 올해 들어 ‘고급 레스토랑에 매우 가고 싶어 하는’소비자 비율이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달 차이신(財新) 매거진도 1000위안(약 19만 원) 이상의 돈을 써야 하는 고급 레스토랑에 도전하던 젊은이들의 열기가 점차 식고 있으며 예약이 필수였던 고급 레스토랑들도 방문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보도했다. 불경기가 지속됨에 따라 사람들은 한 끼 식사에 큰돈을 지출하는 욜로(YOLO) 성 소비를 줄이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시장 환경 때문이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모델 자체가 지닌 근본적인 결함에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중국의 조사 기관 데이터비전(有數·DataVision)은 고급 레스토랑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분석하며 주요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언급했다.   첫 번째,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 중국의 작가이자 미식가인 차이란(蔡瀾)은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고들 하지만,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사람은 충분히 겉모습으로 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은 고급 레스토랑 업계에서도 유효하다. 고급 레스토랑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고객이 단번에 ‘이 가격이 합당하다’라는 인상을 받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급 레스토랑은 재료, 서비스, 분위기에 특히 공을 들이고 이러한 요소들은 비용을 증가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또한 고급 레스토랑은 대체로 번화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일반 식당보다 임대료가 훨씬 비싸고 인건비도 높게 책정돼 있다. 모든 요인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두 번째, 표준화 혹은 규모화할 수 없다. 고급 레스토랑의 주요 매력 중 하나는 셰프에게 있다. 유일무이한 인적 자원이 레스토랑의 경쟁력이자 정체성인 셈이다. 즉 셰프가 바뀌면 손님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객단가를 높게 잡아도 규모가 작거나 표준화할 수 없다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세 번째, 고급 식재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세계 3대 진미’로 불리는 거위 간(Foie gras·푸아그라), 블랙 트러플, 캐비어는 원래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접할 수 있는 희귀한 식재료였다. 그런데 현재 세계 푸아그라의 45%, 블랙 트러플의 70%, 캐비어의 60%가 중국에서 생산되면서 적어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이 식재료들은 희소성을 잃었다. 많은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칼루가 캐비어도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70위안(약 만 3000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이에 중국의 많은 고급 레스토랑은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점포 규모 축소다. 이는 가장 직접적인 비용 절감 방법으로 많은 레스토랑이 같은 상권 내에서 더 작은 매장으로 이전해 임대료 부담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간접적인 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를 유치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일부 레스토랑은 가격을 낮춘 저렴한 세트 메뉴를 내놓았다. 예를 들어 1인당 800위안(약 15만 2000원) 이었던 신룽지(新榮記·베이징 미슐랭 가이드 3 스타 레스토랑)는 최근 398위안(약 7만 5000원)짜리 점심 세트를 출시했다.   일부 고급 중식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브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1인당 2500위안(약 47만 5000원) 이었던 차오산(潮汕) 요리 레스토랑은 항저우에 서브 브랜드를 출시했는데 1인당 객단가를 기존의 20% 수준인 500위안(약 9만 5000원)으로 낮췄다. 신룽지의 398위안 점심 세트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이다. 일부 레스토랑은 매장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해 성과를 내고 있다. 고급 닝보(寧波·저장성 항구 도시 ) 요리 전문점인 융푸(甬府·2023 상하이 미슐랭 가이드 레스토랑)는 올해 싱가포르에 매장을 오픈했는데 ‘신선함’과 ‘이국적인 분위기’가 돌파구가 됐다.   고급 광둥(廣東)-잔장(湛江·중국 남부에 있는 항구 도시) 요리 전문 레스토랑인 위거잔장(Yu Ge Zhanjiang·2024 상하이 미슐랭 가이드 레스토랑)도 최근 상하이에서 성공적으로 확장 중이다. 현지의 신선한 해산물을 이용한 깊고 풍부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레스토랑은 광둥의 전통적인 요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특히 중국의 대도시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박지후 차이나랩 에디터

    2024.10.14 09:09

  • 당 원로 대접하기 시작한 시진핑, 이유는?

    당 원로 대접하기 시작한 시진핑, 이유는?

    지난달 30일 저녁 시진핑?리창?자오러지?왕후닝?차이치?딩쉐샹?리시?한정 등 중국 당과 국가 지도자들을 비롯해 약 3000명의 중국 국내외 인사가 한자리에 모여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5주년을 경축했다. 신화통신 중국 공산당 정권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집단 지도체제 형태다. ‘7명의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상무위원들은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에 자율성을 보장받았다. 이런 시스템을 만든 이는 덩샤오핑(鄧小平)이다. 신중국의 국부로 추앙받는 마오쩌둥(毛澤東)이 발휘한 절대적 카리스마의 폐해를 겪고서다.   대신 덩샤오핑은 중앙고문위원회를 만들었다. 후야오방(胡耀邦), 자오쯔양(趙紫陽) 같은 이들이 당 총서기와 국무원 총리를 맡아 정치의 전면에 섰다면 이들을 뒤에서 통제하는 실세는 중앙고문위원회의 이른바 ‘8대 원로’였다. 덩샤오핑과 그의 혁명 동지인 왕전(王震), 천윈(陳雲), 리셴녠(李先念), 펑전(彭眞), 쑹런충(宋任窮), 양상쿤(楊尙昆), 보이보(薄一波)가 그들이다.   이를 깨고 1인자에게 권력을 몰아주게 바꾼 것이 시진핑 체제다. 시진핑은 덩샤오핑 이후 지켜져 왔던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은 2연임으로 그친다’는 관례를 깨고 3연임 중이다. 총리와 다른 상무위원들의 결정을 자신이 ‘결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최근 이런 중국 권력 판도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다고 보이는 현상이 관측됐다. 중공 정권 수립일인 10월 1일 국경절 75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이 후진타오(胡錦濤) 정권 시절 총리였던 원자바오(溫家寶)를 초청해 환담하는 모습이 관영 언론에 공개됐다. 이를 두고 경제 정책 실패로 위기에 몰린 시진핑이 그동안 배척했던 당 원로들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경절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열린 리셉션에서 원자바오는 시진핑 바로 왼편에 앉았다. 최고 주빈 대우를 받은 셈이다. 시진핑의 다른 쪽 옆자리에는 장쩌민(江澤民) 시기 정치협상회의 주석이었던 리루이환(李瑞環)이 자리했다.   시진핑은 그간 당 원로들을 찬밥 취급해 왔다고 알려졌다. 장쩌민과 권력 투쟁을 벌인 것은 베이징 정가에 파다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2022년 10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 도중 석연치 않게 퇴장하면서 ‘강제 퇴장’ 논란이 일었고, 이후 공개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해외 중화권 매체들은 시진핑이 원자바오와 환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뭔가를 얻으려 했다고 분석했다. 원로 정치인들에게 구애하고 아첨하는 자세를 취해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일종의 설득 행위라는 것이다. 2022년 후진타오를 끌어내다시피 퇴장시키던 때와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그해 장쩌민 사망 추모식 때도 전현직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지만 관영 매체에서는 후진타오의 참석만 소개됐을 뿐 다른 당 원로들은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그 시기 당 원로들은 사실상 가택 연금됐으며 정치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엄격히 금지됐다. 중국 공산당은 역대로 당 원로들의 입김이 강한 정치 집단이었으나, 시진핑이 권력을 독점한 후 원로들의 존재감은 증발했다.   지난해 같은 행사 때 모든 조명은 시진핑에게 쏟아졌다. 원래 정권 수립 기념 리셉션은 총리가 주최하고 연설도 총리가 맡는 것이 관행이었다. 국가주석은 5주년마다 한 번씩만 연설했다. 그런데 지난해 리셉션 때는 이례적으로 시진핑이 연단에 올랐고 리창(李强) 총리는 철저히 들러리로 전락했다. 당 원로들은 이름조차 호명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리셉션에는 당내 온건파인 원자바오가 주빈으로 등장했고 리루이환 등 주요 원로 참석자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호명됐다.   중화권 매체들이 인용한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최근 원로 정치인들의 가택 연금이 해제됐다”며 “1~2년 사이 상황이 정반대로 돌변했다. 원로들이 중요 행사에 주빈으로 초청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열린 중공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뭔가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이 ‘중대한 변화’란 권력 누수를 뜻한다. 인민해방군에선 최근 대대적인 숙청이 이뤄졌다. 공식적으로는 ‘부패’ 문제가 거론됐지만, 시진핑이 임명한 측근들의 정치적 배신이 적발됐다는 게 중화권의 중론이었다.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이 약화되면서 당권이 약화됐고, 그동안 무시했던 당 원로 세력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이번 리셉션에선 시진핑이 상석에 앉은 메인 탁자에 현 정치국 상무위원 7명 포함 총 23명이 둘러앉았다. 원자바오와 리루이환을 비롯해 15명이 퇴임한 고위층, 즉 당 원로들이었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 광경을 “일정 부분 집단 지도체제를 복원한 것”으로 평가하며 “시진핑은 정치적 위기, 전례 없는 경제적 위기, 서방 국가들에 둘러싸인 외교적 위기로 불안정한 처지에서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신화통신의 보도사진을 보면 큰 테이블이긴 하지만 23명이 앉다 보니 조금 비좁아 보인다. 하지만 권력 서열에 따라 계층 구분이 뚜렷한 중공 시스템에서는 아마도 일진들은 모두 같은 테이블에 앉아야만 했었을 것이다. 그만큼 시진핑이 신경 써야 하는 인사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차이나랩 이충형 특임기자(중국학 박사)

    2024.10.12 09:00

  • '초특가 개미지옥' 대륙 사로잡은 中 할인 전문점

    '초특가 개미지옥' 대륙 사로잡은 中 할인 전문점

    중국의 경기 불황을 타고 특가 마트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 격인 하이터거우(HitGoo, 嗨特購) 가는 최근 1억 위안(약 188억 4000만 원) 상당의 투자를 새로 유치하며 공급망과 기술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중국의 할인 전문점, 하이터거우 지난 2021년 1월 설립된 하이터거우는 할인 전문점으로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 둔화로 재고가 누적되면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형태로 출발했다. ‘정품, 유명 브랜드, 초특가 할인’을 바탕으로 현지 젊은 소비자의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매장은 주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톈진(天津) 등 대도시에 분포해 있다.   ━  특가점 열풍 속 찾아온 위기 신호    현지 매체 제몐(界麵)은 하이터거우가 딱 필요한 시기에 투자를 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된 지금, 잉여 제품(surplus goods)을 할인 판매하는 기존 방식을 지속하기 어려워져서다. 입점한 일부 브랜드 업체들은 하이터거우를 비롯한 특가 마트의 할인 방식에 제동을 걸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하이터거우의 창립자 장창(張強)은 앞선 인터뷰에서, “매장 내 잉여 제품은 전체의 약 30~40%를 차지한다"라며, “그중 일부는 유통기한이 6개월 이상 남은 것들이고, 나머지는 업스트림 공장에 남은 재고”라고 밝혔다. 하이터거우는 공장에서 직접 물건을 가져오거나, 유통이 상대적으로 느린 제품에 대해 공장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로썬 안정적인 제품 확보 여부가 이들 할인 전문점과 취급 브랜드 및 대리상과의 관계, 그리고 공급망 운영 능력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하이터거우의 경우, 현재 약 500개의 매장을 보유 중이다. 중요한 사실은 매장별로 취급하는 제품과 고객 유입을 위한 제품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주택가 매장에는 베이킹이나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많이 비치한다. 또한 동일 제품이어도 매장별로 판매 가격도 조금씩 다르게 설정된다. 콜라 하나라도 유통기한 잔여 일에 따라서도 가격대를 세밀하게 구분해 판매한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은 모두 매장의 빅데이터 시스템에 근거해 이루어진다. 하이터거우가 이번 투자금으로 공급망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경쟁 환경 변화 속 HitGoo의 차별점은?    하오터마이는 하이터거우의 최대 경쟁자다. 하이터거우의 경쟁 환경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 우선, 제품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제품 선정의 중요성은 하이터거우의 최대 경쟁자인 하오터마이(好特賣, HotMaxx)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오터마이의 공동 창립자 장닝(張寧)은제몐과의 인터뷰에서, “제품 선정과 할당은 이제 알고리즘에 따라 진행한다"라고 밝혔었다. 하오터마이는 현재 알고리즘 연구개발팀에만 약 100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하이터거우 전체 임직원 수에 맞먹는 수준이다.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경쟁사로서, 하이터거우도 향후 이와 같은 기술 향상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현재, 가성비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할인 전문점의 경쟁자도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다. 중국 유통업계 전통의 강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2023년) 10월, 융후이(永輝) 마트는 쇼핑몰에 할인점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며, 제품을 30%~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그 결과, 자체 구매⋅재고 관리 시스템을 가진 대형마트의 강점 덕분에 보다 효율적인 제품 선정 및 재고 확보가 가능했고, 중간 유통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하이터거우 등 할인 전문점에 비해 진열 제품의 유통기한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싼즈쑹수(三只鬆鼠), 량핀푸쯔(良品鋪子) 등 중국 대표 간식 전문점도 매장 내에서 특가 할인을 진행 중이다.   하이터거우의 차별점은 제품의 속성에 있다. 다른 할인 마트에 식품 비중이 높은 반면, 하이터거우의 매장에는 일용품이 많은 편이다. 창립자 장창에 따르면, 하이터거우 매장 내 일용품의 비중은 40%에 달하며, 식품과 음료가 50%, 나머지 10%는 잡화다. 다만, 일용품은 정가가 비쌀수록 할인 금액이 높아져 하이터거우의 이윤이 줄어든다.   그밖에, 하이터거우는 수입제품 확보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매장 내 절반 이상이 수입제품이다. 동일한 가격대에 더 다양한 제품을 확보해 가성비를 부각함으로써 소비자를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장창은 “중국 현지 음료 브랜드 위안치썬린(元氣森林)의 탄산수가 5위안(약 940원)인데, 수입한 페리에(Perrier)도 같은 가격”이라며, 가격대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가격대의 더 좋은 제품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지 초특가 할인 전문점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iiMedia Research, 艾媒咨詢)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특가 마트 시장 규모는 809억 위안(약 15조 2221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오는 2025년에는 1239억 위안(약 23조 31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터거우는 올해 연말까지 매장을 1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징진지(京津冀, 중국의 수도권)와 산둥(山東), 둥베이(東北) 지역에 집중하고, 다른 지역은 점차 규모를 줄이는 등 수익성을 고려해 확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10.08 07:00

  • 중국 기업 해외 진출 2라운드, 관건은 이것!

    중국 기업 해외 진출 2라운드, 관건은 이것!

    글로벌 경제 둔화 속에서, 해외 진출이 중국 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2라운드를 맞이했다. ‘중국 제조’에서 ‘스마트 제조’로, ‘제품 수출’에서 ‘브랜드 수출’로 흐름이 변화하면서 해외 진출의 방식도 다원화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중국 상장회사 실적에서도 해외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경제 둔화 속에서, 해외 진출이 중국 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해외 진출 中 기업의 8대 특징    중국 매체 정취안스바오(証券時報)에 따르면, 중국 A주(본토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최근 해외 진출 현황을 크게 8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해외 진출 회사의 수가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의 정책적 지원과 해외 진출 규제 완화로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4년 상반기, 2049개 회사 가운데 해외 시장에 진출한 회사의 수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A주 상장사 가운데 해외 진출 회사의 비중도 계속 상승, 2024년 상반기 52.81%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p 증가한 것이다. 상장사들이 해외 사업을 갈수록 중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둘째, 해외 매출 기여도도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데이터에 따르면, 상술한 2049개 회사의 해외 매출 기여도도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데이터에 따르면, 상술한 2049개 회사는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로 총 2조 4600억 위안(약 466조 224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사상 최고(동기 대비) 기록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셋째, 해외 진출이 제2의 돌파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중국 국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현지 업계에서는 “해외 진출을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라는 말이 마치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외 진출이 중국 기업의 사업 개척을 위한 중요한 선택지이자, 제2의 성장곡선을 그리기 위한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해외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기업의 실적이 상승곡선을 달리고, 해외 사업을 하지 않는 회사에 비해 매출 증가율 면에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째, 대기업의 해외 진출 비중이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해외 진출 회사의 규모를 살펴보면,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해외 진출에 더 적극적이며, 비중도 현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물론, 대기업이 브랜드 인지도나 공급망 등 여러 면에서 해외 진출에 유리한 덕분이다. 중국 국내 시장이 과도한 경쟁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해외 진출은 대기업에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단일 시장의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이 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 역시 대기업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다.   다섯째, 민영기업이 해외 진출의 주력군으로 부상했다. 회사의 속성으로 구분할 때, 민영기업의 해외 진출 속도, 해외 매출, 매출 기여도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민영기업이 중국 기업 글로벌화를 촉진하는 주력군이 된 셈이다.   여섯째, ‘전정특신’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정특신(專精特新)’이란, 전문화(專)·정밀화(精)·특색화(特)·참신화(新)를 특성으로 갖춘 강소기업을 뜻한다. 세분 시장을 공략하는 특성상, 이들 기업은 해외 진출 의사가 강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 전정특신 기업의 해외 진출 비율은 63.37%에 달해, 최근 3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곱째, 기술력 향상이 해외 진출 구조의 업그레이드를 촉진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공급망 확보는 해외 진출 구조 변화의 관건이다. 지난 10년간, 전자, 통신, 가전 등 업종의 해외 진출 적극성이 꾸준히 높아지고, 해외 매출 비중에서도 줄곧 높은 순위를 기록해 왔다. 중국 제조업 수출의 3대 선두주자가 기존에는 의류, 가구, 가전이었다면, 최근에는 전기차, 리튬 배터리, 태양광이 차세대 수출 3대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덟째, 동남아가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동남아 등 신흥시장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인다. 인구 보너스 효과와 개방된 투자 환경에 힘입어, 해외 진출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기업은 유럽과 미주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 갈수록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서 ‘아시아’ 혹은 ‘동남아’가 언급된 회사가 1000개에 달한 것만 봐도, 해당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늠할 수 있다.  ━  해외 진출 3단계: 시장 진출〉현지화〉시장 선도    중궈정취안바오(中國証券報)는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은 ‘제품 수출〉해외인수합병〉해외 제조’의 3단계를 거쳤다"라며, “해외 시장 진출(走出去)과 현지화를 거쳐 시장에 녹아들고(走進去), 이후 기술 혁신 등을 통해 시장을 선도(走上去) 하기 위해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라고 업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지화는 한 기업의 글로벌화 수준을 판단하는 척도이자, 해외 시장에 제대로 녹아드는 데 관건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많은 중국 상장사들이 해외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한편, 판매 및 서비스망을 지속해서 강화하며 현지 맞춤형 서비스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게 체계적으로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것 역시 이를 위해서다.   현지화 외에 부단한 기술 혁신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제품군 확대, 프리미엄 시장 진출, 경쟁 우위 확보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현지화 이후의 단계라는 것이다.   물론 리스크 예방에도 주의해야 한다. 지정학적 위기와 지식 재산권, 고용 계약 문제 등이 중국 기업 해외 진출의 주요 리스크로 꼽힌다. 특히 지정학적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가 중국의 수출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중국 기업에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따른 공급망 변화는 우리나라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산 부품이나 기술을 탑재한 차량도 판매를 금지했다. 중국 정부는 차별적 조치라고 반발했지만, 백악관은 향후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 등 분야의 제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공급망이 상호 연계된 상황 속,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도 일부 중국산 제품의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10.02 14:10

  • 중국 때리기 경쟁 중인 미 대선, 안보에선 예외?

    중국 때리기 경쟁 중인 미 대선, 안보에선 예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ABC 방송이 주최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의 대선 토론에서 발언하며 손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안보와 경제는 소프트파워와 함께 한 국가의 국력을 결정하는 3대 핵심 요소다. 소프트파워 역량은 특정 정권에 의해 큰 폭으로 성장하거나 쇠락하지 않는다. 반면 안보와 경제는 정권의 정책 방향에 의해 큰 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래서 이 두 요소는 대선처럼 차기 정권을 결정짓는 이벤트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다.   미국 대선이 안개 속에서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흥미로운 점은 중국에 대한 태도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대(對)중 경제와 안보 정책 방향이 묘하게 닮아있다는 점이다. 경제 분야에선 중국을 때려서 유권자의 지지를 얻고 안보에선 중국과의 대립을 잠정적으로 회피하거나 소극적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먼저 경제 분야. 트럼프는 23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농업인 행사에서 백악관 재입성 시 "첫 번째 통화를 시진핑 주석과 할 것이며, '당신이 한 합의를 존중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2020년 1월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를 이행하라는 요구다. 당시 중국은 500억 달러의 미국산 농산물을 포함, 총 2000억 달러(약 266조7000억 원)의 상품, 에너지, 서비스 등을 수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고 트럼프는 2021년 1월 퇴임했다.   대선 최대 경합 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는 미시간 등과 함께 쇠락한 공업지대인 이른바 ‘러스트 벨트’에 속한다. 트럼프는 같은 날 펜실베이니아주 인디애나 유세에선 “중국, 멕시코 등이 미 자동차 노동자에게 해를 끼치는 차를 미국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관세를 통한 중국산 자동차 퇴출을 예고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들을 두고 재집권 시 중국과의 ‘2차 무역전쟁’을 구체화하는 수순이라는 해석들이 나온다. 그는 최근 “재집권하면 중국의 무역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2018년 미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2020년 1월 합의로 일단락됐지만 ‘난타전’이 끝났을 뿐 미국의 중국 압박 수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합 지역을 뜻하는 ‘스윙 스테이트’ 표가 절실한 해리스도 중국 때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일 트럼프와의 TV토론에서 “트럼프가 (집권 중) 무역전쟁을 초래해 미국을 중국에 팔아넘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미 수입 물가가 상승했고 서민들이 고통받았다는 얘기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3일 미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 유권자를 겨냥해 2027년부터 중국산 자동차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겠다고 밝혀 해리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해리스는 8월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선 “인공지능(AI), 우주 분야의 21세기 경쟁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승리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후보의 중국 때리기는 현재 미국인의 강한 반(反)중 성향에 편승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5월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자료에서 미국 성인의 81%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같은 문항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 올해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24년 5월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81%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경제에 비해 대중의 민감도가 떨어지는 안보 분야에선 다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 새뮤얼 퍼파로가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사령원 우야난과 화상 통화를 했다. 미·중의 야전 사령관급 통화는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강행을 계기로 중국이 일방적으로 단절을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4일 뒤인 13일 필리핀의 해경 함정 테레사 마구바누아호가 분쟁 해역인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필리핀명 에스코다 암초)에서 철수했다. 중국의 불법적인 인공섬 매립을 감시한다는 목적으로 이 해역에 파견된 지 약 5개월 만의 귀환이다. 필리핀 당국은 함정 수리와 선원들에게 휴가와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미·중 양국의 사전 합의에 의한 것이란 분석들이 나왔다.   미국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동맹국인 필리핀에 대한 안보 공약이 확고하다고 약속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지난달 미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보급선을 직접 호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개입 의지까지 피력했다. 앞서 7월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필리핀 해경 함정이 공격받을 경우 상호 방위 조약을 발동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군사적 위기를 피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를 거론하면서 곧 3차 대전이 일어날 것처럼 해리스를 몰아붙이고 있다. 이런 판국에서 민주당 정부는 중국과의 군사적 갈등을 일단 잠재우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있다. 미·중은 대선 1년 전인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한 이후 일련의 안보 분야 실무 회담을 이어왔다.   트럼프는 지난 행정부에서 소위 ‘역외 균형(offshore balancing)’ 전략을 폈다. 미국이 역외 지역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해당 지역 동맹국들에 안보 책임을 전가 또는 분산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줄곧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세계의 경찰’ 역할에 불필요하게 국력을 소모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무임승차’론으로 한국과 일본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봉쇄를 떠넘기는 기조를 취했다.   바이든의 적극적 중국 포위 전략으로 고민하던 중국 입장에선 트럼프 당선을 환영할 만한 대목이다. 푸틴의 리더십이 가장 부럽다는 등 트럼프의 노골적 친러 행보도 중국에 나쁘지 않다. 트럼프는 근래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비민주적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보이고 있어 해리스에 비해 시진핑, 푸틴과 코드가 맞다.   요약하면 두 후보는 여러 분야에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대 중국 정책은 실제 내용상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와 달리 해리스가 당선되면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처럼 동맹국들과 광범위한 연대를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선 국면이라는 현재의 특수한 상황이 이를 강조하지 않게 하고 있다.   차이나랩 이충형 특임기자(중국학 박사)

    2024.09.27 07:00

  • 中박물관이 하루 매출 1억 찍는다…MZ 홀린 '굿즈' 뭐길래

    中박물관이 하루 매출 1억 찍는다…MZ 홀린 '굿즈' 뭐길래

    베이징 중국국가박물관이 몰려든 여행객들로 북적거린다. 샤오홍슈(小紅書 )갈무리 최근 중국에서 박물관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추절 연휴 기간 중국의 주요 박물관들은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박물관은 관람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관람 인원을 확대하고 관람 시간을 연장해 운영했다. 일부 박물관에서는 기존에 계획된 휴관 일정을 취소하고 주 7일 운영을 시작했을 정도다.   중국 국가문물국(國家文物局)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전국 6833개 박물관에 9억 4000만 명이 방문했으며 7~8월 두 달 동안에만 2억 9900만 명이 방문해 전체의 31.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물관의 인기는 중국 최대 여행 플랫폼인 씨트립(攜程)의 보고서에서도 확인됐다. 이번 여름 중국 박물관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박물관 입장권 예약량이 한때 테마파크를 뛰어넘어 모든 카테고리 중 1위를 차지했다.   박물관 열풍은 주변 숙박 시설에 대한 수요 증가도 이끌었다. 씨트립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 각지 박물관 주변의 숙박 예약이 평균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싼싱두이박물관(三星堆博物館) 주변 숙박 시설 예약량은 전년 대비 15배 이상 늘어났다.  ━  박물관 ‘굿즈’ 열풍,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아   중국 쓰촨성 광한의 싼싱두이박물관(三星堆博物館) 신관에 전시된 싼싱두이 청동 가면(왼), 싼싱두이문창스튜디오(三星堆文創工作室)에서 제작한 싼싱두이 청동 가면 굿즈 상품. 글로벌 타임즈(Global Times) 이러한 인기를 견인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박물관에서 제작한 '굿즈'다. 박물관 방문자들은 단순히 전시된 유물을 관람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박물관 굿즈를 구매하는 것이 필수 코스가 됐다. 이번 연휴 기간 싼싱두이박물관은 싼싱두이 유적 피규어와 랜덤박스 등의 굿즈로 하루 평균 60만 위안(약 1억 1300만 원)에 달하는 판매 매출을 기록했고, 간쑤성박물관(甘肅省博物館)의 '마라탕' 인형은 온라인 사전 판매 기간에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한 판매량을 보였다. 고대 이집트 문명 대전을 개최 중인 상하이박물관(上海博物館)의 타오바오(淘寶) 온라인 스토어도 지난 8월 한 달 동안 이집트 유물을 모티브로 한 굿즈의 재고가 매일 소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굿즈의 인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더욱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굿즈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이를 직접 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는 방문객 수도 크게 증가했다. 반대로 오프라인에서 굿즈를 접한 소비자들이 이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면서 온라인 수요도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서로 순환하며 굿즈의 인기를 이끌면서 박물관 자체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제 굿즈는 단순한 상품을 넘어 박물관의 중요한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더우인(抖音, 중국판 틱톡)의 보고서에 따르면 박물관 관련 영상의 연간 조회수는 513억 4000만 회를 돌파했으며 올해는 동영상 수가 전년 대비 191% 증가, 누적 조회수는 62% 늘어나 박물관 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  ‘굿즈’ 개발의 선두주자… 베이징 고궁박물원   2014년 베이징 고궁박물원이 온라인에 공개한 사진. 옹정(雍正)제와 강희(康熙)제가 귀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 박물관 굿즈 개발의 선두 주자는 단연 중국의 국가 1급 박물관인 베이징 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이다.   2008년 문화창작사업부(文創事業部, 고궁박물원 문화 창작 사업 관리 담당 부서)를 설립한 고궁박물원은 2010년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하며 굿즈 시장 진출을 예고한다. 2014 기존엔 엄숙한 역사적 인물로 알려져 있던 ‘옹정(雍正)제’를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로 재탄생시키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때부터 고궁박물원의 굿즈 개발이 본격화됐다.   2020년 기준 고궁박물원은 도자기, 의류, 식품, 뷰티, 문구류, 명절 기념품 등을 포함한 1만 4000종의 굿즈를 개발해 냈으며, 고궁박물원은 굿즈를 단순히 유물을 복제하는 것을 넘어서 창의적인 디자인과 현대적 감각을 더해 예술적인 요소를 부각시켰다. 그 결과 고궁박물원은 굿즈로만 연간 10억 위안(약 18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항저우박물관의 '소형 분홍 컵(小粉杯)', 충칭박물관의 '소형 분홍 향로(小粉爐)', 둔황박물관의 '행운 가득한 쑥 방망이(好運連連艾草錘)'. 샤오홍슈(小紅書) 갈무리 대다수의 중국 박물관들이 굿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모든 박물관이 자체적으로 굿즈를 개발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박물관들은 굿즈 개발을 전문 기업에 위탁하거나 외부 업체의 협력을 통해 굿즈를 라이선스 화하여 개발하고 있다.   허베이성에 위치한 한단박물관(邯鄲博物館)은 외부 업체와의 협력으로 ‘한단문박(邯鄲文博)’을 설립했고, 싼싱두이박물관도 동일한 방식으로 '싼싱두이문창스튜디오(三星堆文創工作室)’를 출범시켰다. 중국 박물관들은 적어도 하나의 히트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항저우박물관의 '작은 분홍 컵(小粉杯)', 충칭박물관의 '소형 분홍 향로(小粉爐)', 한단박물관의 '뚱뚱 오리(大肚鴨)', 상하이 박물관의 '고대 이집트 문명 굿즈 시리즈', 둔황박물관의 '행운 가득한 쑥 방망이(好運連連艾草錘)'가 바로 그것이다.  ━  '랜덤 쇼핑' 즐기는 중국 MZ세대   후난성박물관에서 판매 중인 ‘고고학 랜덤 박스(考古盲盒)’. 후난성박물관(湖南省博物館) 박물관 굿즈 중에서도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랜덤박스'다. 구매자들은 어떤 유물이 들어 있을지 몰라 박스를 여는 순간까지 긴장과 설렘을 함께 느낄 수 있다. 후난성박물관의 ‘고고학 랜덤 박스(考古盲盒)’는 실제 고고학자들이 유물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유물을 흙 속에서 찾아내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싼싱두이박물관에서는 대형 청동 가면을 랜덤박스에 넣어 출시했고, 허난박물원도 청동기, 은패(銀牌), 옥기(玉器), 기념패, 도자기 등이 무작위로 나오는 랜덤박스를 선보였다.   베이징대학고고문박학원(北京大學考古文博學院) 왕쓰위(王思渝)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여가 활동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대중이 점점 더 재미있는 콘텐트를 선호하게 됐다”면서 “최근 중국의 박물관들은 전체적으로 매우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대중의 취향에 맞는 콘텐트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2024.09.25 07:30

  • [옌타이와 나] 중국서 농업회사 이끄는 한인 대표…“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재산”

    [옌타이와 나] 중국서 농업회사 이끄는 한인 대표…“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재산”

    옌타이(연태). 한국인에게는 고량주 브랜드로 유명하다. 한국과 접점이 없을 것 같은 중국의 이 도시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모로 한국과 가깝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면 닿는다. 인천, 평택, 부산 등 한국 항구도시와 연결되는 항로도 무려 6개다. 가까운 만큼 교류도 많다. 약 5만 명의 한국인이 거주 중이며 중국 도시 중 한국 대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이 마음껏 비즈니스 할 수 있는 여건도 갖췄다. 한중산업단지 조성 이후 한국 기업은 세금 감면, 보조금 등 각종 우대를 받으며 이곳에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옌타이로 기업과 사람이 몰려드는 이유가 뭘까? 그 매력을 현지에서 느껴본 6인에게 물어봤다.    ━  (6) 최광우 옌타이한람농업과학기술유한공사 대표   옌타이한람농업과학기술유한공사 최광우 대표. 취재원 제공 언제, 어떤 계기로 옌타이와 인연을 맺게 됐나? 2000년 베이징에 있던 CCID 컨설팅그룹(赛迪顾问·공신부 산하의 중국 IT분야 조사기업)에서 한국 담당 고문으로 재직하다 지인의 소개로 2009년 옌타이에 왔다. 옌타이에 오자마자 느낀 것은 '한국과 같은 친숙함', '깨끗한 공기와 기분 좋은 날씨'였다. 한마디로 사람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옌타이에 자리를 잡고 산 세월이 어느덧 15년이다.   옌타이에 간 지 3년 만에 창업했다. 그것도 농업으로. 창업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2010년 한국에 묘목을 수출한 것을 계기로 2012년 옌타이한람농업과학기술회사를 설립했다.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풍부한 옌타이는 과일이나 묘목 생산에 최적화돼있다. 이곳에서 약 6만평의 농업 기지를 운영 중이다. 처음에는 외국인이라 중국 현지 농민들과 융합하는 것이 어려웠고 급변하는 중국 농지 정책에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웠다. 그러나 옌타이시정부, 구(區)정부, 진(鎭)정부, 공안국, 농업국, 전기국 그리고 세무국 등 유관 정부기관들이 물심양면 도와줬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내는 동안 회사는 농업 하이테크 기업 인증을 받았고, 올해는 산둥성 정부로부터 10만 위안(약 2000만 원)의 현금 지원도 받았다. 이런 전폭적인 지원이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최광우 대표가 운영 중인 한람의 재배지. 취재원 제공   총 네 곳의 농업전문회사를 운영 중이라고 들었다.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나? 옌타이에서 한람(韓藍), 한림(韓林), 한삼(韓森), 총림(丛林) 총 4개의 회사를 운영 중이다. ▲한람은 묘목, 종자 화훼의 수입 허가 및 격리 재배* 지역 관리(중국중앙정부 허가증 보유) ▲한림은 묘목 종자 화훼의 수출 ▲한삼은 과일의 신선 보관 장치, 100% 과일주스 제조 등 가공 공장을 보유 ▲총림은 농업 관련 전문 컨설팅 회사다. 사업체가 이렇게 확장 및 세분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다. 6만 평의 토지에 블루베리와 포도, 체리 등 과실수를 재배하고 묘목 기지를 운영하다 보니 생산된 과일의 2차 가공이 필요했고 그에 따라 하나씩 생긴 회사다.   최광우 대표가 운영 중인 한람의 재배지. 취재원 제공 옌타이에서 생활하며 가장 만족스러웠거나 잊지 못할 경험이 있는가? 우선 옌타이는 사람들이 참 좋다. 사람들의 인품이 이곳 날씨처럼 온화하고 순하다. 그리고 이들과 오랜 시간 교류하며 신뢰가 쌓이면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돕는다. '옌타이 사람들은 한 다리 건너면 다 친구'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특히나 농업에 종사하다 보니 주변에 한국인은 없고 옌타이 주민이나 공무원들과 더욱 돈독하게 지내고 있다.   잊지 못할 경험도 많다. 초창기 오롯이 혼자 농업 회사를 운영하며 중국 현지인과 공무원과 만나고 교류할 일이 많았다. 당시 중국 검역 당국과 중국세관이 합병하게 됐고 소속 공무원들이 보직 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로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천운인지 나와 교류가 많고 친분이 있던 공무원들이 인허가 담당 부서로 대거 배치되면서 중국인들도 받기 어려운 인허가를 좋은 평가를 받고 통과해 취득했을 때 정말 기뻤다. 결과적으로 우리 회사는 산둥성에서 유일하게 묘목 수출입 허가를 동시에 보유한 업체가 됐다.   옌타이에 장기간 거주하게 되면서 옌타이 한인 사회를 대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 수석 부회장직을 맡은 후 중국 정부와의 회의가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재중한국인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중 한국 정부기관들과 더불어 한국인들의 안전보장, 권익 신장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는 덜 알려진 옌타이의 맛이나 특산품, 멋진 공간이 있다면? 중국 옌타이시의 북동쪽에 위치한 섬 양마도. 취재원 제공 개인적으로 중국 옌타이시의 북동쪽에 위치한 섬 양마도(養馬島)의 바닷가 둘레길을 좋아한다. 양마도는 '기를 양', '말 마'를 써서 풀이 그대로 '말을 키웠던 섬'이다. 기병으로 유명했던 진시황 군대의 말 사육장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섬 곳곳에 사진찍기 좋은 장소들이 많고 바다가 깨끗해서 기분이 좋다. 벤치에 앉아 석양을 보면 운치가 있다. 곳곳에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는데, 바닷가로 내려가 작은 게나 조개, 홍합을 딸 수도 있어서 자녀와 함께 가기에도 좋다. 해변 근처 식당에서 신선한 해산물로 조리한 음식도 맛볼 수 있어서 참 좋아하는 장소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2024.09.24 14:10

  • ‘단일 메뉴’로 웨이팅 대란 일으킨 윈난 찻집

    ‘단일 메뉴’로 웨이팅 대란 일으킨 윈난 찻집

    중국 윈난(云南)성의 한 찻집이 웨이팅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타 브랜드가 공격적인 가맹점 확장과 빠른 메뉴 업데이트를 통해 세를 불리는 것과 달리, ‘단일 메뉴’와 ‘직영점’을 고수하는 정반대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치린다커우차(麒麟大口茶, DAKOTEA) 얘기다.   ━  윈난의 웨이팅 맛집, 전국구 확장    윈난의 1호점을 비롯한 치린다커우차의 매장은 웨이팅이 일상이다. 치린다커우차는 ‘단일 메뉴’로 중국 음료업계에서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다. 윈난의 1호점을 비롯한 치린다커우차의 매장은 웨이팅이 일상이다. 특히, 쿤밍(昆明) 퉁더광장(同德廣場)점은 수개월 연속 2시간은 대기해야 구매할 수 있어 ‘대리 웨이팅’으로 돈을 받는 업자들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중국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올해 들어서는 허난(河南), 허베이(河北), 구이저우(貴州), 네이멍구(內懞) 등 다른 지역으로 본격 확장에 나섰는데, 새로 여는 매장마다 소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정저우(鄭州)의 한 매장은 배달 주문 없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90일 연속 하루에 1000잔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허베이점은 개업 7일 만에 맛집 평가앱에서 인기 1위에 올랐고, 구이저우점은 춘절 귀성객 인파를 연상시킬 정도로 손님몰이를 하고 있다.  ━  섣부른 확장 패착, 직영점에 집중    신규 매장을 여는 족족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치린다커우차는 직영점 체제라는 다소 보수적인 전략으로 매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상적인 체제가 잡히기 전까지는 직영점으로 시행착오를 개선할 방침이다.    치린다커우차의 창업자 린썬(林森)은 3단계에 거쳐 매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단계는 지난 2017년 1호점을 낸 후, ‘단일 메뉴’라는 전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한 것이다. 이후 2단계에 돌입해서는 직영점을 본떠 40여 개 매장을 내고, 다양한 루트에서 다양한 매장의 형태를 테스트했다.   이 과정에서 치린다커우차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난해, 린썬은 어느 정도 매장 체계가 무르익었다고 판단, 5월부터 윈난 지역에 가맹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4시간 만에 3000여 개의 신청서가 폭주했고, 포지셔닝과 입지 선정의 불협화음 등으로 인해 감당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섣부른 확장이 패착을 부르고 만 셈이다.   치린다커우차는 이후 부단한 조정과 혁신을 거쳐 올해부터 3단계에 진입, ‘1인이 세심하게 운영하는 매장 모델’에 집중했다. 이 방식으로 통해 중국의 소비 둔화세 속에서도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올여름, 린썬은 ‘1인 매장’ 체제를 각 매장의 운영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정하며 업그레이드했다. 고객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수 매장은 ‘1인 매장’을 채택해 2인이 교대 근무로 운영한다면, 고객이 많은 매장은 1+1 모델을 채택했다. 즉, 음료를 제조하는 직원 외에 매장 밖에서 브랜드를 홍보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직원 1인을 더 배치한 것이다. 이 방식을 토대로 15제곱미터 매장에서 60만 위안(약 1억 1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수 있었다.  ━  단일 메뉴, 1만 개의 디테일로 차별화    올해, 치린다커우차는 ‘윈난’을 넘어 본격적으로 전국구 진출에 돌입했다. 그러면서 ‘단일 메뉴, 1만 개의 디테일’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내세웠다.   “제품의 독특한 가치 창출을 위해 모든 자원과 노력을 쏟았습니다.” 린썬은 이렇게 말했다. ‘1만 개의 디테일’은 ‘독특한 가치’라는 장벽을 공고히하기 위한 전략이다. 치린다커우차를 복제한 소위 ‘짝퉁’ 브랜드가 범접할 수 없는 디테일로 승부하겠다는 것. 치린다커우차의 음료 일례로 독자적인 맛 ‘치린향(麒麟香)’을 구축했다. 치린다커우차는 일반적인 레몬티(檸檬茶)와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특징은 차의 향으로, 한 모금만 맛을 봐도 세 가지 향이 혼합된 ‘치린향’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만들어낸 성과다.   단일 메뉴이지만, 공동 창업자 3인 가운데 2명이 연구개발에 참여할 만큼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인다. 우선, 차의 원료를 직접 재배하며, 다양한 산지와 시기에 생산된 5종의 찻잎으로 독자적인 과정을 거쳐 독특하고 자연스러운 향기를 극대화했다. 레몬의 경우에도 12번의 칼집을 내고, 차를 만들 때 사용하는 도구도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해 맞춤형으로 사용한다.   덕분에 치린다커우차는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서도 경쟁력을 가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후각을 즐겁게 만드는 특유의 향에 신세계를 맛본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09.24 07:00

  • ‘달구경 가요’ 2024 중추절 중국인 여행 뉴트렌드

    ‘달구경 가요’ 2024 중추절 중국인 여행 뉴트렌드

    중국은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중추절(中鞦節) 연휴에 돌입한다. 우리나라보다 연휴가 짧아 중단기 여행이 다수인 한편, 올해는 중추절 달구경 등 중국식 야간 투어, 맛집 탐방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전통놀이에 대한 젊은이들의 수요도 부쩍 늘었다.   이번 중주철은 여름 휴가철과 국경절(國慶節) 황금연휴 사이에 위치, 중국 국내 항공권 및 호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가성비 여행’을 즐기기에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날(去哪兒)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연휴 항공권 평균 가격은 여름 휴가철의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  짧은 명절, 중단거리 여행 위주    올해 중국의 중추절 연휴는 단 3일인 관계로, 다수의 중국인이 중단거리 여행을 선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중국의 중추절 연휴는 단 3일인 관계로, 다수의 중국인이 중단거리 여행을 선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퉁청여행(同程旅行)이 발표한 중추절 연휴 여행 예측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중추절 연휴는 단기 여행이 다수를 차지하며, 빈도가 높고 수요가 다양화하는 특징을 보였다. 장강 삼각주(長三角), 주강 삼각주(珠三角), 징진지(京津冀, 중국의 수도권) 및 청두-충칭 도시권 등의 중단거리 여행 수요가 가장 왕성했고, 3시간 이내 거리의 고속철 여행도 인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트립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중추절 연휴 주변 도시로의 여행 예약 건수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직전의 단기 연휴였던 단오절(耑午節)과 비교할 때 그 비중이 더 높았다. 올해 중추절 중국 국내 인기 여행지는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항저우(杭州), 청두(成都), 쑤저우(囌州),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난징(南京), 충칭(重慶), 칭다오(青島) 순이었다.  ━  ‘중추절 달구경’ 중국식 야간 투어 각광   또한 올해 중추절에는 달구경, 연등회 등 전통적인 여행 방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퉁청여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달구경 문화를 중심으로 ‘중국식 야간 투어’가 올해 중추절 여행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야간 유람선, 장터 연등회, 고진(古鎮)과 원림(園林) 야간 투어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퉁청여행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중국 국내 고진 및 원림 야간 투어 관련 검색량이 직전 주 대비 7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야간 유람선 검색량도 42% 증가했다.   마펑워(馬蜂窩) 데이터에 따르면, 진회하(秦淮河), 봉래각(蓬萊閣), 대당불야성(大唐不夜城) 등 전통문화 느낌이 충만한 관광지가 중추절 달구경 필수 코스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봉래각은 9월 들어 검색량이 133% 치솟았다. 전통적인 장소에서 전통복을 입고 달구경을 하는 의식적인 체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멍구(內懞古) 초원에서 달구경과 캠핑을 함께 즐기는 등 중추절 달구경을 대자연과 접목한 여행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통 놀이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메이퇀(美團)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통 명절 중추절을 맞아 전통 다과와 단선(團扇, 둥글부채), 등롱, 종이공예(剪紙) 등 수공예품 관련 검색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활쏘기, 마술(馬朮), 비파 연주 등에 관한 검색량도 마찬가지로 늘었다.  ━  中 젊은 세대는 ‘맛집 탐방’이 대세    한편,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맛집 탐방이 여행을 떠나는 주된 목적이 되고 있다. 마펑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66.1%의 젊은이가 여행할 때 ‘맛집’에 가장 많은 예산을 배정한다고 답했다. ‘여행 전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에 관한 조사에서도 ‘특색 있는 맛집 추천’이 78.4%라는 높은 비율로 1위에 올랐다.   특히 중추절 대표 먹거리 ‘월병(月餅)’은 이번 연휴 미식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통음식이다. 다중뎬핑(大眾點評) 데이터에 따르면, 8월 이후 중국 전역에서 ‘현지 특색 월병’ 관련 포스팅이 동기 대비 약 16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랜 전통 브랜드인 라오쯔하오(老字號)와 유명 베이커리의 월병이 특히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밖에, 게임 IP 관련 여행지도 급부상하고 있다. 얼마 전 출시된 〈검은 신화: 오공(黑神話:悟空)〉라는 중국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해당 게임의 모티브인 서유기(西遊記)와 관련한 타이위안(太原), 다퉁(大同), 둔황(敦煌) 등지의 여행 열기도 높아지는 추세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09.17 07:00

  • 한해 입장료 3954억 넘었다…초대박 터진 사찰의 비결

    한해 입장료 3954억 넘었다…초대박 터진 사찰의 비결

    비즈니스 세계에서 발견되는 흥미로운 현상이 하나 있다. 갑자기 등장한 ‘초특급 상품’이 파생 산업을 대거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과거 자동차의 보급은 수많은 정비소를 살렸고, 아이폰은 보호필름 공장을 번성하게 했으며 올림픽은 중국 저장성 이우(義烏·세계 최대 잡화 도매시장) 상인들을 바쁘게 만들었다. 중국 최초 AAA 게임 ‘검은 신화: 오공' 지난달 출시된 중국 최초 AAA 게임 ‘검은 신화: 오공’도 마찬가지다. 중국 고전 ‘서유기(西遊記)’를 모티브로 하는 이 게임은 서유기 관련 상품뿐만 아니라 사찰의 수익 창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게임 인기의 수혜를 입고 있는 지역은 산시(山西) 성이다. ‘검은 신화: 오공’이 공식 발표한 촬영지 36곳 중 27곳이 산시성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제3차 문화유물조사 통계에 따르면 산시성에 2만 8027개의 고건축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성(省) 가운데 가장 많은 고건축물을 보유했다. 특히 서유기의 배경이 되는 현존하는 당대 목조 건축물이 많다. 게임 촬영지였던 옥황묘(玉皇廟), 숭복사(崇福寺), 소서천(小西天), 철불사(鐵彿寺), 쌍림사(雙林寺) 등은 인기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습현 소서천의 대웅보전 게임의 인기로 사찰 문화 콘텐트가 주목받는 가운데 중국 전역의 사찰이 몇 년 사이 큰 수익을 올리고 있어 화제다. 중국 산시성 다퉁(大同)에 있는 윈강(雲岡) 석굴(원래 이름은 '석불사')이 좋은 사례다. 윈강 연구원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윈강 석굴 관광지 방문객 수는 300만 명을 넘었고, 입장료 수익도 2억 위안(약 376억 8000만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또 다른 예로 습현(隰縣)의 소서천이 있다. 올해 상반기 이곳의 누적 관광객 수는 13만 5000명에 달했으며 문화, 상업, 관광을 합한 종합 수입은 2억 2000만 위안(약 414억 4140만 원)을 넘어섰다. 「 과거에는 사찰을 특별한 문화 시설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날 사찰은 매우 다양한 사업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 부동산 리서치 전문가인 루쥔(盧俊)은 사찰의 사업 형태에 대해 분석을 내놓았다. 분석에 따르면 사찰의 사업 형태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사찰의 관광지화다. 사찰 수익의 대부분은 입장료에서 나온다. ‘사찰 열풍’으로 인해 근 몇 년간 사찰의 입장료 수익이 많이 증가했다. 씨트립(C-trip·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플랫폼)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사찰 관련 티켓 주문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0% 증가했다고 한다. 2023년에는 융허궁(雍和宫), 보타사(普陀寺), 소림사(少林寺), 영산대불(靈山大彿) 등 사찰의 입장료 수익이 모두 1억 위안(약 188억 3300만 원)을 돌파했으며 그중 보타사의 입장료 수익은 무려 21억 위안(3954억 9300만 원)에 달했다. 입장료 외에 사찰의 또 다른 주요 수입원은 법회와 기부금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많은 사찰에서 전자 공덕함을 도입해 QR코드로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둘째, 사찰에서 직접 제작하는 굿즈다. 융허궁의 염주 팔찌 사찰의 주변 상품은 채식, 밀크티, 커피, 염주 팔찌 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융허궁의 염주 팔찌는 사찰의 수익을 증대시켰을 뿐만 아니라 염주 팔찌 시장 자체의 번영을 이끌었다. 항저우 영은사(靈隱寺)의 특산품 진피간장(陳皮醬油), 계명사(雞鳴寺)의 자체 개발 밀크티인 ‘계명 밀크티’도 있다. 이 밀크티는 하루에 백 잔 이상 팔린다고 한다. 이 밖에도 재신묘(財神廟)의 재연(財緣) 커피, 융푸사(永福寺)의시베이(慈杯) 커피, 영은사의 시더(囍德) 커피, 법희사(法喜寺)의 무환시(沐歡喜)커피 등이 있다. 신기술을 활용해 사찰의 영향력을 확장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베이징의 용천사(龍泉寺)는 대화형 로봇인 ‘로봇 스님 셴얼(賢二機器僧)’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일찍이 2021년에는 바이두(百度·중국 포털사이트)와 소림사가 협력하여 AI 기술로 소림사 가상 인간을 만들어 소림 쿵후를 홍보하기도 했다. 셋째, 사찰을 테마로 한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산시성의 법문사(法門寺)는 자체적으로 청소년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유기농 농업과 생태 관광을 결합한 선농쌍수(禪農雙收) 모델을 발전시켰다. 푸젠성 싼밍의 길상사(吉祥寺)는 노인 복지를 위해 중국 최초의 사찰 요양원을 설립했다. 해외 진출도 하나의 방법이다. 중국의 많은 사찰이 이제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해외로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소림사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소림사에는 세계 5대륙 주요 국가에서 운영 중인 200개 이상의 해외 문화 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는소림 쿵후뿐만 아니라 중국어 수업, 다도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022년 현대 중국 및 세계 연구 아카데미(The Academy of Contemporary China and World Studies)에서 발표한 ‘중국 담론의 해외 인식에 관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국어 단어 100개 중 ‘소림’이 1위를 차지했다.   사찰을 찾는 관광객의 연령대가 낮아짐에 따라 사찰과 방문객 간의 상호작용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사찰은 주변 상품, 신기술, 새로운 사업 형태 등을 통해 젊은 세대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박지후 차이나랩 에디터

    2024.09.15 07:00

  • 친강 해프닝 통해 새삼 깨닫는 중공의 통치방식

    친강 해프닝 통해 새삼 깨닫는 중공의 통치방식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 27일 전인대 대표 자격 사퇴가 처리됐다. 지난해 외교부장과 국무위원 직위에서 면직된 친강은 20기 중앙위원 자격만 남게 됐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중국 외교 부장에서 물러난 후 중국 정계에서 사라졌던 친강(秦剛)의 근황이 최근 국제적인 갑론을박 대상이 됐다.   시작은 미국 워싱턴포스트(WP)였다. WP는 8일 두 명의 전직 미국 관리를 인용해 "한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가까운 최고위직이었던 친강의 직위는 매우 낮아졌다"면서 친강이 중국 외교부 산하 세계지식출판사의 낮은 직급 자리에 이름이 올라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25일 자로 외교부장에서 물러난 후 1년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던 그에 관한 뉴스였다. 또 그의 강등은 봄에 이뤄졌으며, 위상이 추락하긴 했지만 그 정도 수준에서 처벌을 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곧바로 각국 매체들의 문의가 중국 외교부에 쇄도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보도 내용을 확인해달라는 외국 기자에게 "나는 당신이 언급한 상황을 알지 못한다"라고 답했다. 세계지식출판사 직원들도 친강의 자사 근무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고 WP는 전했다.   이어 친강에 관한 뉴스가 오보라는 중국 매체들의 기사가 흘러나왔다. 홍콩 명보(明報)는 11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세계지식출판사에 ‘친강’이라는 이름의 직원이 있으나, 이름만 같을 뿐 전 외교부장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澎湃)의 편집장도 SNS를 통해 WP 기사에 대해 "수준이 높지 않은 미숙한 보도"라고 지적했다.   친강의 근황이 이렇게 세계 언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가 보여줬던 대단했던 존재감 때문이다. 마치 태양을 향해 드높이 날아오르다가 태양열에 날개가 녹아 추락한 이카로스처럼, 그는 화려하게 승승장구하다 급전직하 추락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1966년생인 그는 국제관계대학 국제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외교부 산하 직속사업단위인 베이징외교인원복무국(北京外交人員服務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2005~2010년 외교부 신문사 부사장과 대변인을 거쳐 2015년 외교부 의전부서인 예빈사(禮賓司) 사장을 맡았다. 이때부터 시진핑 주석의 대외활동을 챙기면서 그의 눈에 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2015년 시 주석의 벨라루스 방문을 앞두곤 새벽에 상대국 의전 책임자에게 전화해 시 주석이 올라가야 할 계단이 총 몇 개인지 세어서 알려 달라고 요청하며 완벽하게 동선을 짰다고 한다.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땐 그를 황제급으로 예우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후 외교부 부부장과 주미 대사를 거쳐 2022년 12월 외교부장에 올랐다. 2023년 3월부턴 한 직급 위인 외교 담당 국무위원까지 겸직했다. 이때 한국, 일본과 서방 국가들을 맹비난하는 전랑(戰狼·늑대 전사)외교로 악명을 떨쳤다.   그러다 그해 6월 25일을 끝으로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 외교부의 공식 해명은 ‘건강상 이유’였지만 베이징 외교가에선 그의 숙청설이 확산했다. 마침내 7월 25일 외교부는 친강을 해임하고 전임자인 왕이를 다시 부장에 임명했다. 반년이 안 되는 207일만 재임하면서 친강은 1950년대 이후 최단명 외교부장으로 기록됐다. 10월에는 국무위원직도 박탈됐다. 올해 2월에는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대표 자격을 공식 상실했고 7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직후엔 당 중앙위원회에서 면직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다만 그를 '동지'라고 언급해 공산당적은 유지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친강 축출 배경에 대해 가장 유력한 설은 그가 주미 대사 시절 홍콩 봉황TV 유명 진행자 푸샤오톈과의 사이에서 혼외자식을 낳았다는 불륜설이다. 푸샤오톈은 베이징대학에서 경제학 학사, 케임브리지대 처칠 칼리지에서 철학 석사를 딴 재원이다. 그는 2022년 11월 미국에서 아들을 출산했는데 이 아이가 친강과의 혼외자라는 것이다. 푸샤오톈도 친강처럼 1년 이상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친강 불륜설 홍콩 피닉스TV 기자 사진 캡처 미국과의 내통설도 있다. 지난해 6월 중국 해커들이 미국 국무부 메일서버를 해킹했는데 여기서 친강이 개인적 친분이 있는 미국 외교관과 정보를 주고받은 것이 발견돼 문제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WP는 시진핑의 충성파인 친강의 초고속 승진이 동료들의 질시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또 친강을 상대한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은 그가 경험이 더 많은 동료에 비해 외교적 수완이 부족하고 '늑대 전사' 모드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친강의 부침은 아무리 잘나가는 공직자나 기업인, 연예인도 공산당 눈 밖에 나거나 부패 혐의 등에 연루되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친강을 처벌하지 않고도 그의 행방을 철저히 감추고 낙마 경위도 비밀에 부침으로써 ‘어떤 공직자도 당의 손아귀에 있다’는 선전 효과를 거둔 셈이다. 사회주의 중국에서 공산당이 절대권력을 유지하는 방식을 친강 사례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차이나랩 이충형 특임기자(중국학 박사)

    2024.09.13 09:00

  • 미래 성장 이끈다, 중국 혁신 기업 돌아보기

    미래 성장 이끈다, 중국 혁신 기업 돌아보기

    「 텐센트(腾讯), 샤오미(小米), 메이퇀(美團), 샤오훙수(小紅書) 」 이들은 과거 한때 떠오르는 성장형 기업으로 꼽혔고, 지금은 중국 각 업계 주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 잡지 〈중국기업가(中國企業家)〉에서 2024 고성장형 혁신기업 21곳을 ‘미래의 별(未來之星)’로 선정했다. 2024년 현재, 중국 재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성장형 기업은 어디일까 얼마 전, 중국 잡지 〈중국기업가(中國企業家)〉에서 2024 고성장형 혁신기업 21곳을 ‘미래의 별(未來之星)’로 선정했다. 신에너지, 신소재, 신소비 관련 회사가 가장 많았고, 헬스/반도체, 인공지능 회사가 그 뒤를 이었다. 21개 회사의 평균 가치는 78억 위안(약 1조 4664억 원)으로, 모두 유니콘 기업(1조 원 이상)의 기준을 충족했다.   ━  혁신의 중심, 기술 기업 비중 최다    올해 명단에서는 기술 기업이 16곳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신에너지, 스마트자동차, 자율주행이 가장 핫한 기술 분야로 꼽힌다. 올해 ‘미래의 별’로 선정된 기업의 업종 분포를 봐도 자본과 창업가들이 이들 분야에 가장 몰리고 있었다. 〈중국기업가〉는 최근 동향을 보면, 거대 언어 모델을 주축으로 하는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4년 21개 혁신 기업에 선정된 인공지능 회사는 즈푸AI(智谱AI)와 미니맥스(MiniMax)로, 두 업체 모두 AGI를 다룬다.   신에너지 분야에서는 리튬 배터리가 여전히 강세를 보였고, 고체 리튬 배터리를 개발하는 WELION(衛藍新能源)이 올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밖에, 소듐 이온 배터리, 에너지 저장 등 분야가 부상 중이다. 소듐 이온 배터리를 예로 들면, 비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아직 리튬 배터리처럼 광범위하게 활동할 수는 없지만, 미래 발전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한다.   올해 명단에 선정된 HINA BATTERY(中科海鈉)가 바로 소듐 이온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고 활용하는 회사다. 소듐 이온 신형 에너지 저장 기술을 전 세계 최초로 대규모 상용화한 프로젝트에 배터리 셀을 제공하기도 했다. 역시 명단에 이름을 올린 WeView(緯景儲能)는 친환경, 고효율, 합리적 가격의 에너지⋅전력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다.   스마트 자동차와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스마트 중장비 전기트럭 회사 딥웨이(DeepWay)와 자동차 SoC 칩을 공급하는 Oritek Semiconductors(歐冶半導體)이 선정됐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부 분야를 다루는 회사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올해 3곳이 명단에 올랐다. ZHUZHOU CRRC TIMES SEMICONDUCTOR(中車時代半導體)는 통합설계제조, AXERA(愛芯元智)는 스마트센서와 엣지 컴퓨팅 칩, Oritek Semiconductors(欧冶半导体)는 3세대 전기 아키텍처(Electrical Architecture) 솔루션에 주력하고 있다. 그 외 기술 분야에서는 바이오 기술 기업 XBIOME(未知君), 신소재 기업 Blue Pha(藍晶微生物), 항공 모빌리티 회사 XPENG AEROHT(小鵬匯天)와 로봇회사 FLEXIV(非夕科技) 등이 명단에 올랐다. 2024년 고성장형 혁신기업. 자료: 중국기업가  ━  생활의 중심, 신소비와 헬스    몇 년 전, 크게 붐을 일으켰던 신소비 열풍이 다소 잦아들었지만, 제품 및 서비스 업그레이드와 공급망을 개선한 신소비 브랜드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젊은 세대 사이에서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소비 분야에서 선정된 밀크티 전문점 CHAGEE(霸王茶姬), 간식 체인점 MMHM.GROUP(鳴鳴很忙), 꼬치 전문점 KWAFOOD FRIED CHUAN(夸父炸串), 특가 할인점 HitGoo(嗨特購)는 모두 각자의 세부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헬스 분야에서는 총 3곳이 선정됐다. XBIOME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장 질환 및 기타 전신 질환 치료를 목표로 하는 AI 제약회사로, 지난 2021년 중국 미생물 제약회사 최초로 미국 FDA 임상 신청 허가를 받았다.   그밖에, 전자상거래(이커머스)/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TREE SHEEP GROUP(三隻羊)가 올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를 대표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라이브 커머스로, 인터넷 라이브 방송과 숏폼이 유행하면서 자체 콘텐트로 유입량을 늘린 인플루언서들이 라이브 커머스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TREE SHEEP은 지난 2022년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이 100억 위안(약 1조 8800억 원)을 넘어섰고, 서비스 수입이 8억 6000만 위안(약 1620억 원)에 달한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 글로벌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 글로벌 최대 통신장비업체, 글로벌 최대 부동산업체가 중국에 있었다. 방대한 인구와 시장, 당국의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규모로 업계를 선도한 시대였다. 〈중국기업가는〉 10년 전과 10년 후 중국을 지탱하는 업종은 달라질 것이라며, “앞으로의 10년은 인공지능, 스마트 제조 기술, 친환경 에너지 등 분야에서 새로운 선도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09.10 07:00

  • '1800원도 비싸' 中 소비 심리 악화에 밀크티도 사치품 됐다

    '1800원도 비싸' 中 소비 심리 악화에 밀크티도 사치품 됐다

    차백도. 시나닷컴(新浪網) 지난달 26일 중국의 선두 밀크티 업체인 차백도(茶百道, 중국명: 차바이둬)가 4월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첫 반기 실적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차백도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23억 9600만 위안(약 4500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억 3900만 위안(약 4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9% 급감했다.   실적 악화는 비단 차백도만의 문제가 아닌 중국 신개념 밀크티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비슷한 시기 실적 보고서를 발표한 또 다른 브랜드 나이쉐더차(奈雪的茶) 역시 4억 4000만 위안(약 82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차백도와 나이쉐더차는 중국에서 크게 각광받는 신개념 밀크티 업체들로 차백도의 경우 지난해 10억 잔의 밀크티를 판매하여 한화 약 3조 2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 순이익은 약 2200억 원에 달했다. 또한 차백도는 오키드아시아그룹(Orchid Asia Group)과 중국국제금융공사 등 여러 투자 기관으로부터 약 18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4월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180억 위안(약 3조 4000억 원)으로 올해 중국 최대 규모의 IPO를 기록하며 성장의 궤도에 오른 듯 보였다.   그러나 상장 후 주가는 예상외로 부진을 겪었다. 17.5 홍콩달러로 시작했던 차백도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6.02 홍콩달러에 거래되며 상장 초기 대비 약 65.6% 하락해 시가총액이 1조 7000억 원 이상 줄어들었다. 2021년 6월에 상장한 나이쉐더차 역시 상장가 19.8 홍콩달러에서 1.45 홍콩달러로 떨어져 현재 약 92.68% 폭락하며 한화로 약 5조 1000억 원이 증발한 상태다.  ━  밀크티 업계 부진 이유는? 중국의 ‘소비심리 약화’ 때문   중국 상하이 푸동 신구에 위치한 루자쭈이 금융무역구(陸傢嘴金融貿易區). 로이터통신(Reuters) 각 업체는 실적 부진의 이유로 ‘소비심리 약화’를 지목했다. 8월 28일 중기 실적 발표회에서 나이쉐더차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선하오(申昊)는 "회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수요 부진과 수익 감소"라고 강조했다.   나이쉐더차의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은 예상보다 더딘 소비 회복과 그에 따른 직영점 수익 감소였다. 차백도 역시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이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졌고 가맹점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상품을 할인 판매한 것이 매출 하락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소비 부진이 음료 업계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신개념 밀크티 업체 나이쉐더차의 도시별 점포 운영 이익률. 나이쉐더차(奈雪的茶) 재무 보고서 충격적인 사실은 매출 하락이 가장 두드러진 곳이 중국의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와 신(新) 1선 도시(청두·항저우·충칭 등)라는 점이다. 나이쉐더차의 보고서에 따르면 1선 도시와 신1선 도시에서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초일류 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에서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상하이 매장의 평균 이익률은 전년 동기 17.1%에서 올해 2%로 90.5% 급락했으며 베이징은 15.8%에서 1.5%로 88.3%나 급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소비력 약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한 네티즌은 “밀크티 한 잔 값으로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고 있다”며 “이제는 10위안(약 1800원)짜리 밀크티조차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경제 불황 속에서 임금 삭감과 해고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밀크티를 마실 여유가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중국 소비 심리의 약화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베이징시 통계국에 따르면 연 매출 1000만 위안(약 18억 2000만 원) 이상을 기록하는 외식업체들의 총수익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88.8% 급감하여 1억 8000만 위안(약 324억 원)에 그쳤으며 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이익률은 0.37%로 떨어졌다.   대만의 유명 프랜차이즈인 딘타이펑(鼎泰豐)은 10월 말까지 베이징과 톈진을 포함한 14개의 레스토랑을 폐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동안 중국에서 최소 74개의 식음료 브랜드가 4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점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전했다.  ━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출혈 경쟁' 갈수록 심화   중국의 소울 드링크 '밀크티'. 연합보(聯合報) 중국 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밀크티 브랜드 간의 출혈 경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각 업체들은 상품 가격을 일제히 인하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기존 20위안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했던 희차·나이쉐더차 같은 고급 밀크티 브랜드들도 저가형 신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고급 밀크티 브랜드의 제품 가격이 평균 16위안 정도로 하락했으며 20위안 이하의 음료 시장을 공략하는 경쟁자들이 급증하면서 업계는 치킨 게임에, 시장은 포화상태에 빠졌다.   음료 업계의 출혈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둥성 개혁 연구회의 펑펑(彭澎) 이사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소득 감소와 불확실한 경제 전망에 직면하면서 외식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업계의 가격 전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 중국에서 한국의 아메리카노처럼 일상에 깊이 자리 잡은 ‘밀크티’. 이 소울 드링크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단순히 음료 시장의 침체를 넘어 중국 경제 전반에 드리운 어둠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2024.09.03 07:30

  • 소도시의 반란, 대륙 휩쓴 비빔밥 프랜차이즈의 정체

    소도시의 반란, 대륙 휩쓴 비빔밥 프랜차이즈의 정체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연길)에서 시작한 비빔밥 프랜차이즈가 대륙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1000개 매장을 돌파한 후, 올해도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춘반판(米村拌飯)은 현지에서 ‘둥베이의 맥도날드’라고 평가받는다.   지난 8월 18일, 미춘반판은 샤오훙수(小紅書)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 전역 매장 수가 1400개를 돌파했다고 게시했다. 지난해 연말 1000개 매장을 달성한 후, 약 8개월 만에 400개 매장을 더 늘린 셈이다.   ━  ‘조선족 전통음식’ 내세워, 속도와 가성비 장점    돌솥비빔밥은 미춘반판의 대표메뉴다 ‘미춘반판’을 글자 그대로 풀면, ‘쌀 마을(米村) 비빔밥(拌飯)’이라는 뜻으로, 이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는 돌솥비빔밥이다. 누가 봐도 한식을 떠올릴 이 메뉴를 미춘반판은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非物質文化遺產)’이라고 소개한다.   미춘반판은 옌지(연길)조선족자치주에서 지난 2014년 4월 설립됐다. “철저한 표준화와 사전 작업을 통해 조선족 전통음식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제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현지 업계는 분석한다.   옌지 조선족자치주에서 출발한 만큼, 대부분의 매장이 랴오닝(遼寧)성, 헤이룽장(黑龍江)성, 지린 등 둥베이(東北) 3성(省)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며, ‘둥베이의 맥도날드’라고 불린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주요 도시 중에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톈진(天津)에 진출해 있다.  ━  온-오프라인 인기, 코로나 팬데믹 위기 역이용    2024년 7월 30일 기준, 더우인(抖音, 중국의 틱톡)에서 미춘반판 관련 조회 수는 14억 5000만 회에 달한다. 중국 로컬 프랜차이즈의 대표격인 라오샹지(老鄉雞)의 조회 수가 16억 6000만 회라는 걸 고려하면, 미춘반판의 화제성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체감할 수 있다. 샤오훙수에서도 미춘반판 관련 콘텐트는 7만 건을 넘어섰다.  미춘반판 매장 내부 중국 외식업 콘텐트 플랫폼 훙찬왕(紅餐網)에 따르면, 미춘반판의 인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1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며, 3~4선 소도시 매장의 일일 매출이 2만 위안(약 372만 원)을 돌파하는 것도 흔한 일이라는 것이다.   현지 매체 제몐신원(界麵新聞)의 보도에 따르면, 미춘반판이 최근 1~2년 사이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정반대의 전략을 펼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업체들이 신규 매장 확장에 소극적일 때, 미춘반판은 오히려 선진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공동 창업자 황하오(黄浩)는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더 큰 시장에 진출할 기회로 전환시킨 셈이다.  ━  소도시 ‘스타’ 탄생, 中 지방 외식업 경제 성장세    미춘반판을 낳은 옌지(연길)은현급(縣級)시다. 중국의 행정구역에서 현급시는 우리나라의 ‘군’에 해당한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옌지의 상주인구는 66만 9000명이며, 도시화율은 93.08%로 집계됐다. 이 정도 규모의 현급시에서매장 수가 1400개에 달하는 프랜차이즈가 탄생했다는 사실을 두고, 지방 소도시 외식업 경제의 성장을 보여준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중국의 행정구역은 ‘성(직할시, 자치구)-시(지급시)-현(현급시)-진-향’의 순서로 구분된다. 각각 한국의 ‘도(광역시)-시-군-읍-면’에 해당한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외식업 브랜드의 다수가 지방 도시에서 탄생하는 추세다. ‘극가성비 밀크티’ 브랜드로 한국에도 진출한 미쉐빙청(蜜雪冰城)은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중국식 햄버거’ 프랜차이즈 타쓰팅(塔斯汀·TASTIEN)은장시(江西)성 일대에서 창업 초기 기틀을 잡았다. 갈수록 많은 외식업 브랜드가 소도시에서 먼저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린 후, 점차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대도시로 세를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 대표 배달 서비스 플랫폼 메이퇀(美團) 산하 메이퇀신음식연구원(美團新餐飲研究)은 이 같은 ‘현급시 브랜드(縣城品牌)’를 “창업 초기 현급 도시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여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정의한다. 메이퇀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11월 현급시에 기반을 둔 주요 외식업 브랜드들이 1선 대도시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주문량과 이용자 수 평균 증가율이 모두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이들 브랜드의 베이징, 상하이 평균 매장 증가율은 각각 148%와 225%에 달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09.03 07:00

  • GDP 성장률 7.4%, 대도시 뺨친다…중국서 잘 나가는 시골 정체

    GDP 성장률 7.4%, 대도시 뺨친다…중국서 잘 나가는 시골 정체

    얼마 전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수입 삼륜차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면서 중국 삼륜차가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발동한 이번 조사는 관람차, 골프 카트, 전기 삼륜차 등 저속 유인 차량을 대상으로 한다.   중국산 삼륜차는 현지에서도 매우 경쟁력 있는 제품이다. 몇 년 전 미국의 페덱스(FedEx)가 전기 삼륜차를 출시했으나 가격이 약 1486만 원에 달해 가성비 좋은 중국산 삼륜차에 크게 뒤진 사례도 있다. 이렇게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인 삼륜차는 대부분 한 곳에서 생산된다. 바로 중국 정저우 허난성 뤄양시의 옌스(偃師)다. ‘중국 삼륜차의 수도’라는 별명을 지닌 옌스는 뤄양시의 한 지역이다. 중국 삼륜차의 40% 가까이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2023년에만 삼륜차 5만 8000대와 관련 부품 54만 개가 옌스에서 수출됐고 수출액은 6억 위안(약 1117억 2600만 원)을 넘어섰다. 다양한 중국의 삼륜차 중 하나 중국의 곡창지대로 유명한 허난성은 아주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옌시의 삼륜차가 그 증거다. 다양한 중국의 삼륜차 중 하나 「 그렇다면 삼륜차 외에 해외에서 활약 중인 허난성 토종 제조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중국의 재정 경제 전문가 선솨이보(瀋帥波)는 허난성의 몇몇 제조업 관련 수출 산업에 대해 분석을 내놓았다.   첫 번째는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산업(Laboratory Grown Diamond·실험실에서 길러진 다이아몬드)이다.   작년부터 다이아몬드값이 내렸다는 뉴스가 많이 보도됐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와 천연 다이아몬드는 화학 성분, 물리적 특성, 외관에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차이는 엄청나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약 10분의 1 정도다. 지난해에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며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저청현에서 생산되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전 세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절반은 중국에서 생산된다. 중국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80%는 허난성에서 만들어지고, 허난성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저청(柘城)이라는 작은 현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된다. 1960년대, 허난성의 연마재 연구소에서 인조 다이아몬드 제조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이후 이 기술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분야로 확장했다. 현재 저청에서는 매년 600만 캐럿이 넘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생산한다. 이는 중국 시장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아 해외 시장까지 저청의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수출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 정저우(鄭州)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4월 허난성에서 수출한 다이아몬드 관련 제품은 총 1677k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다고 한다.   두 번째 산업은 바이올린이다.   전 세계 바이올린의 90%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그중 80%가 넘는 중국산 중고급 바이올린이 허난성 주마뎬(駐馬店)시 췌산(確山)현에서 생산된다. 이곳에서는 매년 40만 개의 중고급 바이올린을 생산하고 연간 수출액은 2000만 달러(약 265억 5200만 원)에 달한다. 췌산현에서 생산되는 바이올린 초기에 췌산현의 바이올린 산업은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 가르치고 전수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1980년대 췌산현 사람 한 명이 외국에서 바이올린 제작 기술을 배워온 뒤 점차 더 많은 마을 사람이 그를 따라 바이올린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현재 췌산현의 바이올린은 중고급 바이올린의 주요 시장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해외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업계 전시회에서 췌산 지역 기업의 허난 사투리만 들어도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고 말하는 외국 고객이 있을 정도다. 심지어 바이올린에 ‘Made in China’라는 라벨을 붙여야 한다는 고객도 있다.   세 번째는 쉬창(許昌)의 가발 산업이다.   쉬창은 가발을 세계로 수출한다. 2023년 쉬창 가발 수출액은 168억 5000만 위안(약 3조 1398억 2900만 원)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허난성 쉬창에는 1400개가 넘는 헤어 제품 관련 기업이 있으며 종사자 수는 30만 명이 넘는다. 쉬창 가발 중국에서의 가발 수요는 크지 않지만 특정 해외 시장, 특히 흑인 여성에게 가발은 스타일링 필수품이다. 1990년대 쉬창 사람들은 이미 자체 브랜드 ‘레베카(Rebecca)’를 설립해 저부가가치의 단순 제조 단계에 있던 가발 산업의 브랜드화를 이뤄냈다. 최근 몇 년 동안 쉬창의 가발 산업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성장과 함께 디지털화된 해외 진출의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며 글로벌 시장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난한 기후와 풍부한 강수량으로 농업이 발달한 허난은 중국 최대의 밀 생산지다. 하지만 내륙지역인 탓에 개혁 개방 정책에서 제외된 뒤로는 산둥, 톈진 등 연안 지역보다 발달이 뒤처졌었다. 그런데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허난성이 속한 정저우의 GDP 성장률이 7.4%로 제일 높았다.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허난성의 특정 산업군이 크게 한몫한 것이다.  「 삼륜차부터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바이올린, 가발까지…. 」 허난성에 포함된다는 사실 외에 딱히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각각의 산업들이 정저우의 GDP 성장을 이끌었다. 산업마다 성장 과정이 다르므로 필요한 자양분도, 그로 인한 결실도 다르다. 이것이야말로 ‘중국’ 하면 떠오르는 ‘다양성’의 순기능 아닐까?   박지후 차이나랩 에디터

    2024.09.01 07:00

  • ‘요즘 뜨는’ 중국 기업은 3가지 공통점이 있다?

    ‘요즘 뜨는’ 중국 기업은 3가지 공통점이 있다?

    「 틱톡, 알리페이, 쉬인 」 모두 중국 기업 산하 플랫폼이면서 글로벌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브랜드다. 동시에 중국 3대 유니콘 기업(바이트댄스, 앤트그룹, 쉬인) 산하 플랫폼이기도 하다. 2024년 현재 급성장하는 중국 기업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중국 유명 이코노미스트 런쩌핑(任澤平)이 이끄는 쩌핑훙관(澤平宏觀)의 보고서(中國獨角獸榜單2024)를 바탕으로 정상급 유니콘 기업의 3대 특징을 정리해 봤다.   *유니콘 기업: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  기술 혁신 선도    중국의 주요 유니콘 기업의 핵심 성장 동력은 빠른 기술 혁신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데이터, AI 등 기술을 통해 사업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틱톡 예를 들어, 중국 1등 유니콘 기업이자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字節跳動)는 데이터를 핵심 원동력으로 삼아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거뒀다. 이용자의 행동을 심층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콘텐트를 추천하여 정보의 흐름을 만들고, 데이터를 토대로 생산한 정보를 활용해 소비를 촉진한다.   이른바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로 성장 가도에 오른 바이트댄스는 숏폼(짧은 동영상) 경쟁 판도를 재구축한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2023년 바이트댄스의 매출은 1100억 달러(약 146조 원)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증가했다. 이익도 동기 대비 60% 상승한 400억 달러(약 53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플라이휠 효과: 저비용 구조를 주요 동력으로 한 경영전략으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경험 개선과 고객 증가를 통해 트래픽, 판매자, 상품군을 늘리는 선순환 효과를 가리킨다.   핀테크 기업 위뱅크(微眾銀行)도 데이터와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대형 언어 모델 등 신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거뒀다. 분산식 은행 시스템 구축으로 종합 운영 및 계좌 관리 비용을 절감해 디지털 금융 사업의 성장을 촉진했다. 2023년 위뱅크의 순이익은 동기 대비 21% 증가한 108억 위안(약 2조 원)으로 집계됐다.  ━  글로벌화    두 번째 특징은 글로벌화다. 중국 유니콘 기업은 해외 진출 면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서비스와 소비재의 수출은 이미 플랫폼화, 규모화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중국의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Shein) 중국의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Shein)은 메이시 백화점을 뛰어넘어 미국의 제3대 온라인 패션 유통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전통의 유통 강자 아마존과 월마트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쉬인은 디지털 기반 공급망 관리를 통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업체로서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23년 쉬인은 미국 온라인 유통 사업을 통해 81억 달러(약 10조 8000억 원)를 벌어들였다.   ‘아동복 분야의 쉬인’이라 불리는 패스트패션 업체 펫펫(PatPat)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역시 가성비 좋은 제품을 기반으로 해외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콘텐트 수출 분야에서는 게임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2023년) 미호요(米哈遊)는 ‘원신(原神)’과 ‘붕괴: 스타레일(崩壞:星穹鐵道)’에 힘입어 글로벌 10대 게임업체가 됐다. 같은 해 미호요의 해외 매출은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보고서는 미호요가 매출의 약 69%를 중국 외 기타 지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해외 시장은 일본, 미국, 유럽이다.  ━  다원화    셋째, 이들은 다원화를 통해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성장을 수익으로 전환하려면, 신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여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요 사업의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영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제2, 제3 성장곡선으로 새로운 매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샤오훙수 라이브 화면 캡처 소셜 커머스 플랫폼 샤오훙수(小紅書)는 SNS로서 콘텐트를 제공하되 이커머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원화했다. 라이브 방송 업계에서 입지를 쌓는 한편, 광고 수입 확대에도 공을 들였다. 지난 2023년 샤오훙수는 동기 대비 85% 늘어난 37억 달러(약 4조 93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5억 달러(약 6600억 원)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징둥테크(京東科技, JDT)는징둥그룹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기술을 활용해 기업, 금융기관, 정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성장 곡선을 개척했다. 사업 루트를 B2B(기업 간 거래)에서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로 확장한 셈이다. 2023년 징둥테크는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징둥 클라우드 사업부를 통합하고 판매, 솔루션, 결제 센터를 설립했으며, 기업가치 천억 위안(약 18조 원) 이상의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08.28 10:31

  • 파리·서울 한복판 줄 세운 中 아트토이 전문점

    파리·서울 한복판 줄 세운 中 아트토이 전문점

    지난 7월 27일, 파리 올림픽 성화 봉송이 한창이던 루브르 박물관 앞. 같은 시간, 루브르 박물관 내부에서는 중국의 아트토이 전문점 팝마트 루브르 박물관점이 문을 열었다. 파리 오페라 극장, 퐁피두 센터, 라파예트 백화점에 이어 파리의 4번째 매장이다. 팝마트는 파리 올림픽 기간 각종 IP와의 콜라보를 통해 올림픽 굿즈를 만들어 고객 몰이를 했다.   팝마트는 지난 2018년 글로벌 진출을 선언한 후, 동남아와 유럽의 여러 나라와 한국, 일본에 매장을 열고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각국 소비자의 취향과 트렌드에 맞는 IP 콜라보를 통해 맞춤형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블핑 리사 PICK, 태국서 VIP 대접받는 캐릭터    라부부(Labubu) 걸그룹 블랙핑크의 태국인 멤버 리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덕분에 품절 대란이 벌어진 라부부(Labubu) 키링. 태국에서 라부부는 이미 캐릭터를 넘어 트렌드 문화의 상징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월 1일, 라부부의 태국 상륙 소식에 태국의 관광 관련 고위 공직자들이 일제히 방콕 공항에 친히 마중을 나왔고, 현장은 수많은 팬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라부부는 태국에서 ‘귀빈’이자 ‘셀럽’인 셈이다.   앞서 지난 2022년, 팝마트가 상하이 최고 번화가인 난징루(南京路)에 글로벌 최대 규모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던 당시, 개점 첫 달 매출액이 1000만 위안(약 19억 원)을 돌파했다. 그런데 얼마 전 문을 연 태국 라부부 IP 매장이 단 하루 만에 이 기록을 달성한 것. 태국에서 라부부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  트렌드 중심지 공략, 해외 성장세로 실적 호전    팝마트 팝마트는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 외에도,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과 유럽 각국에 약 1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Amazon),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쇼피(Shopee), 라자다(Lazada) 등 글로벌 이커머스 채널까지 더하면, 이미 전 세계 80여 개 국가 및 지역에 진출한 상태다.   글로벌 성장세로 인해 팝마트의 실적도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22년, 팝마트의 연간 매출 증가율은 2.82%에 그쳤고, 순이익은 44.32% 하락했다. 그러나 해외 진출이 탄력을 받으면서, 실적이 호전됐다. 지난해(2023년) 매출은 36.46% 증가한 63억 위안(약 1조 2000억 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128.8% 늘어난 10억 88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500억 홍콩달러(약 8조 7490억 원)까지 반등했다. 팝마트 창립자 왕닝(王寧)은 포브스가 발표한 〈2024 중국 최고의 CEO(2024中國最佳CEO)〉 명단에서 사상 최연소 자수성가 창업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  명동엔 K-POP 테마숍, 핵심은 현지 맞춤형 전략    팝마트의 대표 캐릭터 몰리 중국 매체 화상타오뤠(華商韜略)의 보도에 따르면, 왕닝은 어떤 지역이든 단계적으로 공략했다. 일단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현지 대리상을 통해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의 수용도를 테스트한 후, 시장의 반응이 좋으면 팝마트가 직접 뛰어드는 방식이었다. 그마저도 먼저 저비용의 로보샵(피규어 자판기)와 팝업스토어를 연 후, 결과가 좋으면 대규모 직영 매장을 여는 수순을 밟았다.  아트토이는 트렌드 문화와 직결되는 소비재다. 때문에 왕닝은 해외 진출에 앞서 현지화에도 공을 들였다. 입점 위치를 선정할 때도 현지의 상황을 우선으로 고려했다. 젊은 세대가 주 고객층인 만큼 팝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은 기본적으로 트렌드의 중심인 번화가에 위치해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명동과 홍대, 런던 옥스퍼드 스트리트, 도쿄 시부야 거리 등이다.   각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으로 팝마트는 현지 맞춤형 IP 콜라보를 내세웠다. 일례로, 일본에서는 일명 ‘돈을 부르는 고양이상’을, 캐나다에서는 ‘메이플’ 옷을 입은 캐릭터를 선보였다. 지난 2023년 디즈니 100주년 당시에는 디즈니와 손잡고 ‘디즈니 100주년 시리즈 몰리(Molly) 인형’을 출시했다. 팝마트의 대표 캐릭터 몰리 인형에 미키마우스와 도널드덕의 옷을 입힌 형태였다. 지난 7월에는 서울 명동에 K-POP 콘셉트의 프리미엄 테마숍을 선보여 웨이팅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08.20 07:00

  • “중국은 정친원 신드롬!”… 亞 최초 금메달에 대륙서 테니스 광풍

    “중국은 정친원 신드롬!”… 亞 최초 금메달에 대륙서 테니스 광풍

    지난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중국의 정친원이 폴란드 이가 시비옹테크를 2-0(6-2 7-5)으로 제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신화통신 「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테니스 금메달, 올림픽 역사 새로 썼다!” 」 중국 테니스 선수 정친원(鄭欽文)이 새 역사를 써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년 올림픽 여자 테니스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정친원이 세계 랭킹 21위 도나 베키치(크로아티아)를 2-0(6-2, 6-3)으로 꺾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20년 벨기에 안트베르펜 올림픽에서 일본의 구마가에 이치야가 은메달을 딴 이후,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테니스에서 거둔 104년 만의 쾌거다.   정친원의 이번 우승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아시아 테니스 역사에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서구 중심의 테니스 패권 구조를 뒤흔든 이번 성과는 글로벌 테니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정친원의 우승 이후 WTA(여자 테니스 협회) 등 주요 테니스 대회들은 중국 소셜미디어에 축하 메시지를 올리며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은 14억 인구와 방대한 스포츠 애호가 기반을 바탕으로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주목받아 왔다. 국제 테니스 연맹(ITF)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테니스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수는 약 1992만 명에 달한다. 또한 중국에는 약 4만 9767개의 테니스 코트가 운영되고 있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테니스 코트를 보유하고 있다.  ━  中, 테니스에 대한 관심 폭발적… 코트 예약 하늘의 별 따기   지난 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년 올림픽 여자 테니스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정친원이 세계 랭킹 21위 도나 베키치(크로아티아)를 2-0(6-2, 6-3)으로 꺾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20년 벨기에 안트베르펜 올림픽에서 일본의 구마가에 이치야가 은메달을 딴 이후,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테니스에서 거둔 104년 만의 쾌거다. 신화통신 중국의 주요 쇼핑 플랫폼인 메이퇀(美團)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테니스' 검색량이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상하이, 베이징, 선전, 청두, 광저우 등 일선 도시와 신(新)일선 도시의 소비자들 중심으로 테니스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으며, 25세에서 35세 사이의 젊은 층이 유행을 이끌었다.   중국 온라인 할인 판매 플랫폼 웨이핀후이(唯品会)에 따르면 7월부터 테니스 스커트 판매량이 전년 대비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5년대생은 179%, 00년대생은 155% 증가해 다른 연령층을 크게 앞섰다. 지역별로는 일선 도시와 신일선 도시의 여성들이 테니스 스커트를 가장 많이 구매했다.   중국 테니스 협회 이사 류펑닝(刘丰宁)은 “각종 소셜 플랫폼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테니스 검색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정친원의 금메달 이후 테니스 소비 시장이 새로운 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뜨거운 테니스 열기가 테니스 업계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테니스 클럽의 매출과 주문량도 함께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주요 테니스 클럽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상하이·베이징·선전과 같은 일선 도시에서는 테니스 코트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테니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테니스 코트 사용료와 수업료도 함께 상승하는 추세다. 광저우의 한 테니스 마니아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친원이 준결승에 진출한 이후 테니스코트의 가격이 약 20% 인상됐다”고 말했다.  ━  “정친원, 연 97억 원 수입”… 글로벌 브랜드들이 정친원에 목매는 이유는?   경기가 끝난 직후 정친원의 사진이 담긴 나이키의 대형 광고판이 중국 도심 곳곳에서 포착됐다. 광고에는 "승리는 모든 것을 대답한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샤오홍슈(小紅書) 정친원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눈여겨본 것은 나이키였다. 정친원이 13세에 전국 청소년 테니스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그녀와 첫 계약을 체결한 것. 나이키를 비롯해 알리바바 그룹, 롤렉스, 랑콤, 맥도날드, 게토레이 등 여러 글로벌 브랜드들이 정친원과의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 후원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최근 들어 정친원과 같은 ‘MZ 세대’ 운동선수들과의 협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MZ 세대’ 운동선수는 뛰어난 경기력 뿐 아니라 뚜렷한 개성과 강력한 소셜 미디어 영향력을 갖추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가치 향상에 이상적인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각 브랜드는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여 운동선수와 함께 콘텐트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정친원의 성공 뒤에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IMG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IMG는 로저 페더러, 스페인 라파엘 나달, 세리나 윌리엄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관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친원이 11살이던 2013년부터 그녀의 커리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다. 전문적인 매니지먼트 덕분에 정친원은 글로벌 무대에서 여러 브랜드와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황하이천(黄海晨) 엔데버(Endeavor, IMG의 모회사) 중국지사 CEO는 "최고 수준의 스포츠 경기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이며 일종의 경험 경제다”라며 스포츠 산업이 지역과 문화를 초월해 현지 시장에 깊이 뿌리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2024.08.18 07:00

  • 전 731 부대원이 79년 만에 중국 땅 밟은 이유는

    전 731 부대원이 79년 만에 중국 땅 밟은 이유는

    하얼빈에 도착한 시미즈 히데오(93) 씨. 신화통신 90대 노인이 된 일본인이 10대 시절 자신이 군 복무를 했던 중국 땅을 밟았다. 그가 찾은 곳은 이른바 731 부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일로 유명하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731 부대 소년병 출신인 시미즈 히데오(93) 씨가 12일 저녁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공항에 도착해 13일 731 부대 만행 현장을 찾아 참회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방문한 곳은 사령관실과 표본실,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동상을 실험했던 곳 등이었다.   표본실에서 시미즈 씨는 포르말린 병에 담긴, 해부된 다양한 인간 장기를 봤고 실험 대상으로 사용된 죄수들의 뼈를 수집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또 일본 항복 직전 범죄 증거를 감추기 위해 감옥 등 시설을 폭파했고 수감자들을 학살하고 시신을 불태웠으며, 자신은 폭탄 운반과 불태운 유골을 수습하는 일에 참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국에 온 것은 일본 당국이 역사를 직시하고 평화를 수호하며 전쟁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미즈 씨는 일본이 1945년 하얼빈에 파견한 마지막 731 부대 대원 중 한 명이었다. 일본 패망 전 4개월 이상 그곳에서 병원균 배양과 인체 해부, 인체 실험 등 전쟁 범죄를 목격했다.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기 하루 전날인 8월 14일 퇴각하는 일본군과 함께 중국을 떠났다. 14세의 나이에 학교 선생님 추천으로 731 부대에 들어갔다는 시미즈 씨는 자기 경력을 숨겨오다 2016년 731 부대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공개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일본군 만행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날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일본 귀국 후 복무 경력을 숨기고 부대와 연락하지 말 것을 지시받았다. 시미즈 씨가 자신이 겪은 일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것은 약 10년 전, 반전(反戰) 주제의 한 전시회에서 ‘이다(飯田)시 평화기념관을 생각하는 모임’의 요시자와 아키라(吉澤章) 부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전쟁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면서였다. 그는 기고문에서 “731 부대 소년병으로 있을 때 상관이 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면 최소 시체 3구를 해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731 부대 표본실에 영유아 표본이 적지 않았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회상다. “수년 동안 손주를 볼 때마다 당시 표본실에서 봤던 영유아 표본이 떠올랐다”며 “매번 생각이 날 때마다 고통과 죄책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시미즈 씨가 중국 땅을 밟은 것은 일본으로 퇴각한 지 79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중국에 가서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내오다 일본 민간단체들의 기부로 뜻을 이룰 수 있었다.   하얼빈의 731 부대 죄증(罪證·범죄증거) 진열관 진청민 관장은 “시미즈 씨가 하얼빈에 와서 참회하는 마지막 731 부대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간 소수의 부대원들이 당시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고 참회한 일이 있었다. 유아사 겐 씨는 6명의 사람들을 마취 없이 생체해부했다고 한다. 부대에 복무할 당시 생체해부를 하면서 동료들과 농담을 하고 이게 뭐가 잘못된 일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이후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고 부대 실상을 증언했다. 그는 유일하게 소련군에 끌려가지도, 일본에 돌아가지도 않고 현지에서 중국군에 붙잡혔다가 10년 후 일본에 돌아왔다. 증언 후엔 일본 우익이 협박 공세를 벌였지만 굴하지 않고 증언과 참회를 이어오다 2010년 세상을 떠났다. 시노즈카 요시오 씨도 동영상을 통해 부대 상황을 증언하고 공개적으로 참회했다. 중국 매체들은 신화통신이 시미즈 씨가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그를 인터뷰하는 등 이번 중국 방문에 큰 관심을 보였다. 731 부대는 중국을 침략한 일본 관동군이 2차 세계대전 중인 1930년대 중국과 동남아 생화학전 중추 센터로서 하얼빈에 세운 비밀 생화학 및 화학전 연구 기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인체실험 과정에서 최소 3000명이 희생됐다. 피해자의 절대다수는 중국인이었고 러시아인과 미국인 전쟁 포로도 있었다. 한국인도 범죄자와 공산주의자, 독립운동가 등 반체제 인사들이 희생됐다. 또 일본의 생물학 무기에 따른 중국 내 사망자도 30만 명이 넘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일본군은 ‘마루타’(통나무라는 뜻의 일본어)라고 불린 실험 대상을 조달하기 위해 ‘특별이송’이라는 방식을 썼다. 만주 지방 일대에서 일본군 헌병대가 체포한 항일 독립운동가, 국민당군이나 공산군 포로, 외국의 첩보원 등을 취조한 뒤 완강하게 버티는 인사들은 ‘개전의 정이 엿보이지 않는다’거나 ‘항일정신이 뼈에 사무치니 없애 버리는 편이 낫겠다’는 이유로 재판도 없이 실험 대상으로 압송했다. 마루타가 모자랄 때엔 애꿎은 민간인이 헌병대에 잡혀 특별이송 되기도 했다. 731 부대 측에서 성별, 연령대, 신체 조건을 명시하고 여기에 맞는 사람에 대한 특별이송 요구를 하기도 했다. 1939년 6월에 특별이송된 한 한국인은 중국 공산당원과 접촉했다가 하얼빈시 헌병분대장에 의해 체포돼 독약 주사로 사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제국주의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지 79년째를 맞았다. 731 부대처럼 군국주의의 광기가 벌인 참극이 재현돼선 안될 것이다. 시미즈 씨처럼 부끄러운 과거를 참회하는 용기를 일본 정부도 내주길 바란다. 차이나랩 이충형 특임기자(중국학 박사)

    2024.08.15 15:47

  • '中 4대 신 수출 성장동력'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그다음은?

    '中 4대 신 수출 성장동력'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그다음은?

    「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 중국에서 ‘신3양(新三樣, 3대 신 수출 성장동력)’으로 꼽는 품목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 ‘신4양(新四樣)’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로 추가된 품목은 ‘수전해(電解槽)’, 즉, 그린 수소 생산 설비다.   *수전해 설비: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로,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 수소 제조의 핵심 설비   ’신4양’이라는 표현은 올해 들어 어우양밍가오(歐暘明高) 중국 과학원 원사(院士)가 “기존 신3양에 이어 수전해가 중국에 4번째 신 수출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 최대 수소 생산국이기도 하다. 중국 매체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의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중국 수전해 기술의 발전 과정과 수출 현황 등을 들여다본다.  ━  중국 수전해 프로젝트 수출 붐 ‘한창’    룽지수소에너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그린 수소 프로젝트가 늘면서,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의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 수전해 설비 업체 CSSC PERIC(派瑞氫能)는 지난 2021년(7000만 위안, 약 134억 원)부터 2023년(3억 위안, 약 575억 원)까지 3년 연속으로 수출액 2배 성장을 달성했다. CSSCPERIC의리하이펑(李海鵬) CMO(Chief Marketing Officer)는 메이르징지신원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후 CSSC의 주문량은 지금의 10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수전해 업체인 싸이커싸이쓰(SAIKESAISI Hydrogen Energy) 관계자도 “2024년 해외 시장의 매출이 중국 국내 시장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5년 후에는 (중국 외) 해외 시장이 수십 배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실 20년 전만 해도, 수전해 설비에 대한 관심은 지금처럼 뜨겁지 않았다. 물론 중국의 수전해 설비 수출이 최근에 비로소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유리, 철강 등 전통 공업 분야에 사용됐지만 규모가 작았을 뿐이다. 해외 시장 규모는 대략 5~6억 위안(약 950억 원~1150억 원)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탄소 중립 시대, 그린 수소가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린 수소 생산에 사용되는 수전해 설비의 수요가 많이 늘어난 것이다. 일례로, CSSCPERIC가 처음으로 수주한 해외 그린 수소 프로젝트는 지난 2002년경이었다. 당시 주문은 설비 한 대에 그쳤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대규모 프로젝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늘어난 해외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CSSCPERIC의 경우, 올해 상반기 생산량이 이미 동기 대비 2배에 달했다. 내년은 1000대 이상의 설비를 생산하고, 그중 40% 이상이 해외로 수출될 것으로 사측은 전망한다. 또 다른 업체 GUOFUHEE(國富氫能)의 관계자는 이미 독일,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질 등지에 공장 부지를 알아보는 중이며, 오는 2025년 말 완공 및 본격 가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주요 수출 시장은 유럽과 중동    현재 중국의 수전해 업체 다수는 유럽과 중동 지역에 집중돼 있다. “(중국 외) 해외의 수소에너지 활용은 현재 시범 단계에서 규모화 단계로 옮아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특히,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재생 가능 수소에너지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수전해 설비 수요가 ‘양적’ 수요에서 ‘질적’ 수요로 변화하고 있다.   앞서 2020년 EU 집행위원회는 ‘EU 수소 전략(EU Hydrogen Strategy)’을 발표했다. 이 전략에 따르면, EU는 2024년까지 수전해 설비 6GW(기가 와트)를 확보해 1년 내 100만톤의 그린 수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2030년까지는 수전해 설비 40GW를 확보해 1000만 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메이르징지신원은 중국 내 최대 그린 수소 프로젝트를 참고로 추산할 때, “연간 100만 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하려면 약 2600대의 수전해 장비가 필요하다”며, “EU의 수소 전략은 곧 중국 공급업체에 큰 기회가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업계에서는 유럽 외 중동 시장의 잠재력도 높이 평가한다. 대표적인 산유국이지만, 중동 지역의 국가들은 일찍이 에너지 전환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어서다. 대다수 중동 국가들은 모두 풍부한 태양광 에너지를 보유한 덕분에 그린 수소 생산의 지리적 강점을 지닌다.   야오창성(姚昌晟) SINOHYD(海德氫能) CEO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많은 태양광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전력의 활용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중동 국가는 저비용의 그린에너지로 그린 수소와 그린 암모니아를 제조하고, 지리적 강점을 활용해 유럽 등지에 판매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  글로벌 기술 선도, 제각각 현지 기준 ‘숙제’    “중국의 알칼라인 수전해 기술은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수준을 앞선다.”고 현지 업계는 판단한다. 지난 2017년 중국은 1000Nm³/h 규모의 대형 수전해 수소 생산 설비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후 이 설비는 점차 글로벌 절반 이상의 수소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주요 모델로 자리 잡았다. 중국산 수전해 설비는 성능 외 가격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중국 수전해 업체들은 “중국 국내에서 가격전을 하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설비의 품질과 기업의 브랜드 평판을 중시한다”며, “이 역시 중국 업체들에 (해외 수출이) 큰 이득이 되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현지 인가는 해외 진출을 위해 꼭 넘어야 할 관문이다. 중국 수전해 설비 업체들 사이에서도 해외 진출의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힌다. 국가 및 지역별 기준이 천차만별인 데다, 인가를 받는 과정에서 높은 비용과 복잡한 절차, 긴 주기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각기 다른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일부 기업은 설계를 아예 새로 다시하고, 새로운 공급업체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실제로 한 공급업체 관계자는 EU의 인증을 받기 위해서 수천만 위안의 거금을 들여 수전해 설비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정부업무보고(政府工作報告)에서 처음으로 수소에너지를 전략적 신흥산업에 포함시켰다. 앞서 2022년에도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2021~2035)〉을 발표하는 등 수소에너지 산업을 국가의 중점 사업으로 육성해왔다.   기존 ‘신3양(태양광, 전기차, 배터리)’은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과 자본력에 힘입어 해외 시장을 선점한 사례다. 중국산 제품과 기술에 대한 의혹은 끊이질 않지만 현재 중국이 ‘신3양’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을 선도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어 ‘신4양’으로 새롭게 ‘낙점’된 중국의 수전해 설비는 해외 시장에서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을까. 미래 에너지 그린 수소를 놓고 펼쳐질 글로벌 각축전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08.13 07:00

  • 알리, 한국서 '쿠팡' 다음으로 우뚝… 中 이커머스가 한국 노리는 이유

    알리, 한국서 '쿠팡' 다음으로 우뚝… 中 이커머스가 한국 노리는 이유

    중국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업계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한국 소비자에게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알테쉬(알리·테무·쉬인)뿐만 아니라 징둥(JD.com·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VIP.com(唯品會·패션, 화장품 등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Dangdang(儅儅網·중국의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 Suning(囌寧易購·중국의 대형 전자제품 유통 업체) 등도 한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2023년은 그야말로 중국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전성기였다. 수입량에서 미국을 제쳤다. 2023년 한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량은 2022년 대비 70.3% 증가했다. 이 기세를 타고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알리익스프레스는 2024년 쿠팡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이커머스 플랫폼이 됐다. 한국 3대 이커머스 플랫폼에 해외 플랫폼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2024년 쿠팡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이커머스 플랫폼이 됐다. 「 중국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기업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 얼마 전 중국의 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 문제 연구센터의 취안샤오싱(權小星) 연구원은 이에 대해 전문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첫째, 한국의 크로스보더 기반은 매우 탄탄하다. 한국은 모바일 기기 보급률이 97%에 달하며, 대다수의 사람이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서 예측한 바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이커머스 보급률은 53.2%, 2029년에는 63.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요한 점은 이들의 소비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1인당 온라인 소비 수준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요컨대 이커머스 플랫폼 입장에서 한국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이상적인 소비층이라는 얘기다.   둘째, 한국의 인구는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이커머스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유리하다. 2023년 말 기준 수도권 주민등록 인구는 전국 총인구의 50.7%를 차지하는 약 2610만 명이다. 다시 말해 한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 경기, 인천 등 몇몇 핵심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셋째, 한국의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커머스 쇼핑이 주류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42%에 달하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 중 21.8%가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 고령화,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트렌드가 이커머스의 인기를 더욱 높이고 있다. 「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하여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이커머스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한국의 이커머스 거래량은 이미 동남아시아 6개국(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의 이커머스 거래량을 넘어섰다. 」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해외 기업에 한국은 항상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미국의 아마존조차 한국 현지 이커머스와의 제휴를 통해서만 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한다. 오죽하면 인터넷에 한국 시장은 월마트, 까르푸 등 해외 기업이 모두 실패한 ‘해외 브랜드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돌았을까.  「 그렇다면 아마존 같은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중국 이커머스의 장점은 무엇일까? 」 첫째, 공급망이다. 중국 이커머스의 가장 큰 강점이기도 하다. 상품 소싱의 경우 중국의 이우(義烏)와 광둥(廣東)에서 가성비 좋은 상품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제품은 주로 소형 상품들에 집중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2023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알리익스프레스의 10대 품목도 애완동물 용품, 유아용품, 어린이 장난감 같은 소형 상품들이었다. 취안샤오싱 연구원은 그 이유를 한국이 현재 원화 가치 하락과 물가 급등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았다. 한국인의 소비 패턴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중국 이커머스 상품은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류 운송의 경우 중국 웨이하이(威海)에서 상품을 포장해 발송하면 해운으로는 다음날, 항공 운송으로는 당일 한국에 도착한다.   둘째,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중국 기업의 현지화 능력이 뛰어나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는 올해 한국 정부에 향후 3년간 11억 달러(약 1조 5720억 원)를 투자해 사업을 확장하고 3000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런 움직임은 알리익스프레스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한국에서 큰 호감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장기적인 운영을 위한 기반도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됐다. 중국 이커머스는 이렇듯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축적해 왔으며 이 전략이 한국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탄탄한 이커머스 기반을 갖춘 데다 저출산, 고령화, 소비 감소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의 가성비 제품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은 중국 이커머스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탐나는 무대가 됐다.   박지후 차이나랩 에디터

    2024.08.11 07:00

  • 커피숍, 식당 이어 철물점까지…남중국해 굳히기 들어간 중국

    커피숍, 식당 이어 철물점까지…남중국해 굳히기 들어간 중국

    파라셀 군도 중 가장 큰 섬인 우디섬(Woody Islan). 중국명으로 ‘융싱섬'이다. By Paul Spijkers - http://www.airliners.net/photo/ 파라셀 군도(Paracel Islands·중국명 ‘시사군도西沙君島’)는 스프래틀리 군도(Spratly Islands·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와 더불어 남중국해에서 가장 요충지이다. 암초로 분류되는 스프래틀리 군도와 달리 파라셀 군도는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도 살고 있다. 군도 중 가장 큰 섬인 우디섬(Woody Island·중국명 ‘융싱섬永興島’)은 남중국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섬으로 2020년 말 기준 2333명이 상주하고 있다.   이 융싱섬에 철물점이 들어섰다고 파라셀 군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발표했다. 이 섬을 관할하는 중국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 인민정부는 지난 2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전날 씬이우철물점(鑫宜五金店)을 공식 개점했으며, 해당 철물점은 융싱섬 지창(機場·공항)로 공항 화물터미널 옆에 자리했다. 면적 100㎡ 규모의 매장은 12개 진열대에 8개 범주의 공구, 전기부품, 소방 안전용품, 수도관, 창호 부품, 전차 부품, 페인트 등 수천 가지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고 밝혔다. 융싱섬에 씬이우철물점이 개점했다. 하이난성 싼사시 인민정부 공식 SNS 계정   매장 운영·관리를 책임진 왕하이룽(王海隴) 싼사시 천근서비스관리유한공사(天勤服務管理有限公司) 종합팀 부팀장은 “씬이우철물점은 2개월 가까운 사전 준비 기간을 갖고 각 섬의 암초에 주둔하는 군민(軍民)에게 일상적으로 필요한 철물 관련 용품을 준비했다”며 “현재 매장 진열품은 섬 주민들이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도록 완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대만 일간지 연합보(聯合報)는 “중국은 융싱섬에 대한 실효 지배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커피숍, 샤브샤브 식당, 군중(軍中) 슈퍼마켓에 이어 철물을 주로 취급하는 잡화점까지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철물점 입점은 그동안 중국이 그동안 추진해 온 남중국해 분쟁 도서(島嶼) 영유권 굳히기의 연장선상이다. 우디(융싱)섬의 면적은 2.1㎢, 길이 1.850㎞, 너비 1.160㎞다. 중국 언론은 이 섬이 ‘남중국해의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 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과거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대만에 대해 똑같은 표현을 쓴 적이 있다.   싼사시는 2012년 중국이 설치한 하이난성 산하 지급(地級)시로 인민정부 청사 소재지는 융싱섬이다. 파라셀 군도는 중국이 실효 지배 중이지만 대만, 베트남과 영토 분쟁 중인 지역이다. 역사적으로는 중국 어민들이 정박지로 사용하던 곳이었다. 1884~85년 청불전쟁 이후 프랑스의 간섭이 심해지자 청나라는 1902년 관리를 보내 자국의 일부임을 선언하는 비석을 세워 근대적 편입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1933년 프랑스령 인도차이나가 일방적으로 편입을 선언하면서 영유권 분쟁이 시작되었다.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이 종식되고 동남아시아에 힘의 공백이 발생하게 되면서 영유권 분쟁은 새 국면을 맞았다. 1946년 중화민국이 탈환을 시도했으나 프랑스가 지켜냈고, 이후 남베트남에 넘어갔다. 46년 당시 국민혁명군은 해군 초계함 융싱(永興)함을 이곳에 보냈는데 이후 융싱섬의 지명이 됐다. 국공 내전 결과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패퇴한 후에도 양안 모두 이 섬을 중화의 전통적인 영역이라 봤다. 장제스(蔣介石)가 ‘베이징이 여력이 안되면 우리가 대신 탈환하겠다’ 공산당 정부에 타진할 정도였다.   베트남 전쟁 와중인 1974년 1월 중국 인민해방군이 마침내 군도 전체를 점령했고 지금까지 중국, 대만, 베트남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대만의 경우 스카버러 암초나 스프래틀리 군도 정도에만 군사력을 행사하기에 사실상 중국과 베트남 간의 분쟁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 측의 점령 행위가 사실상 불법 침공으로 이뤄진 것이라 아직도 파라셀 군도 일대가 베트남령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2018년 호치민에 있는 한국국제학교는 파라셀 군도의 명칭 문제로 세계지리 교과서를 회수했다가 2달 뒤 학생들에게 돌려줬는데, 파라셀 군도가 적힌 부분을 찢겨있었다고 한다. 베트남은 이 섬들을 ‘호앙사 군도’라고 부른다.   베트남전쟁 중국군은 군도 곳곳에 활주로와 항구 등 군사기지 등을 건설해 요새화를 거의 완성한 상태다. 남중국해에 대한 군사력 투사를 쉽게 하기 위해 2016년 싼사융싱공항(三沙永興機場)을 개장했다. 공항에는 인민해방군 해군 항공대 소속 전투기 J-11B가 항시 배치되어 있다. 공식 행정구역 싼사시 설립 후 융싱섬에는 군인, 민간인 이주가 본격 시작됐다. 보잉 737, 에어버스 320 등 중소형 민항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가 놓여 있다. 중국 하이난항공(海航)은 하이난성 성도(省都) 하이커우(海口)를 연결하는 부정기노선을 운영 중이다. 2018년엔 봄바이 암초에도 감시용 탐지기를 설치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각 도서(島嶼)·서초(暑礁)의 실효 지배를 굳히고 있다. 지속적으로 해수면을 매립하여 도서·서초 면적을 확장하고 있다. 섬 상주민을 위한 부대 시설 확충도 줄을 잇고 있다. 우체국, 은행, 학교, 도서관, 공원, 병원, 발전소를 건설했다.   베트남은 최근까지도 영유권 탈환을 위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지난해 5월 베트남 외교부는 “베트남은 자국의 주권이 파라셀제도에 미친다는 것에 대한 국제법적 근거, 역사적 증거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밝히며 “베트남은 파라셀 군도에 대한 주권과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7월 17일엔 남중국해 중부 해역에서 베트남 해안선 기점 200해리(배타적 경제수역·EEZ)를 제외한 대륙붕 외부 경계선 획정안을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공식 상정했다. 상정안이 채택되면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에 대한 베트남의 주권이 국제법,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미친다고 주변국에 통보했다.   앞서 지난 5월, 중국 인민해방군은 파라셀 군도에 대형 병원선 유아이함을 파견해 베트남 정부의 반발을 샀다. 중국은 관영 CCTV를 통해 “유아이함이 7일간 약 600해리(약 1111㎞)를 항해해 파라셀 군도로 이동, 현지에 배치된 인민해방군 군인들의 건강 검진을 실시하고 심리상담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유아이함은 길이 약 100m, 배수량 5000t 규모의 헬기 이착함이 가능한 대형 병원선이다. 스프래틀리 군도 최대 섬인 타이핑다오. 바이두바이커   이 와중에 대만은 자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스프래틀리 군도 최대 섬인 타이핑다오(太平島·영어명 이투 아바) 챙기기에 나섰다. 자체 기술로 건조한 첫 1만t급 해군 상륙함인 위산(LPD-1401)함이 5일 4천t급 청궁급 호위함과 함께 타이핑다오에 도착, 스프래틀리 군도의 첫 순찰 항해를 마쳤다고 대만 매체들이 보도했다. 중동의 석유가 동아시아로 흘러가는 전략적 요충지인데다 석유 등 천연자원의 보고인 남중국해에서 바람 잘 날은 없을 것 같다.   차이나랩 이충형 특임기자(중국학 박사)

    2024.08.09 08:40

  • 업계 대세는 누구? 2024 중국 최고의 CEO 명단 톺아보기

    업계 대세는 누구? 2024 중국 최고의 CEO 명단 톺아보기

    2024 중국 최고의 CEO 명단 2024년 현재 중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CEO는 누구일까. ‘대세 CEO’는 곧 그가 이끄는 기업과 업종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음을 뜻한다. 포브스 선정 〈2024 중국 최고의 CEO 명단(2024福佈斯中國最佳CEO)〉을 바탕으로 중국의 최신 산업 판도를 분석해 본다.   지난 7월 22일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올해 〈중국 최고의 CEO 명단〉에서 TOP 10은 핀둬둬(拼多多)의 천레이(陳磊)와 자오자전(趙佳臻), 샤오미(小米) 레이쥔(雷軍), CATL(寧德時代) 쩡위췬(曾毓群), BYD 왕촨푸(王傳福), 트립닷컴 그룹(攜程集團) 쑨제(孫潔), 메이디 그룹(美的集團) 팡훙보(方洪波), SUNGROW(暘光電源) 차오런셴(曹仁賢), 하이얼 스마트 홈(海爾智傢) 리화강(李華剛), 눙푸산취안(農伕山泉) 중산산(鐘睒睒), 넷이즈(網易)의 딩레이(丁磊)가 이름을 올렸다.   1년 전 명단과 비교했을 때, 핀둬둬 천레이&자오자전, CATL 쩡위췬, BYD 왕촨푸, 눙푸산취안 중산산, 넷이즈 딩레이 등 5개 기업의 CEO는 TOP 10의 자리를 지켰고, 나머지는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졌다. TOP 10이 이끄는 회사의 최근 회계연도 순이익은 평균 1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 평가 기간 내 주가는 평균 47% 올랐다.  ━  핀둬둬 성장 독보적, BYD 왕촨푸 4년 연속 선정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의 CEO 천레이와 자오자전은 주주 환원과 성장 지표로만 볼 때 여타 기업가들을 크게 앞섰다. 최근 1~2년 사이 핀둬둬는 본토 시장 경영 업그레이드와 해외 시장 확장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BYD CEO 왕촨푸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BYD의 CEO 왕촨푸는 4년 연속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BYD는 ‘판매왕’의 명목을 이어갔다. 지난 5월 말 발표된 5세대 DM-i 시스템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주행거리를 2100km까지 끌어올렸다.   몇 해 연속으로 명단에 오른 CEO의 경우 신에너지, 반도체 관련 업종 출신이 많았다. 다만, 올해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면, 소비재 회사 CEO의 비중이 현저하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내구소비재 회사의 강세가 돌아온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  ‘샤오미 전기차’ 열풍, 레이쥔의 화려한 귀환    올해 샤오미의 레이쥔은 TOP 10에 다시 합류했다. 샤오미는 16개 분기에 걸쳐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TOP3를 지켜온 데 이어, 올해 선보인 첫 번째 전기차 SU7이 큰 인기를 끌면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당시 CEO 레이쥔은 신차를 직접 시승하는 라이브쇼를 선보였는데, 무려 3900만 명이 접속했다. 이후 SU7는 출시 24시간 만에 8만 8898대를 판매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레이쥔은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씻었으며, 일명‘스타 CEO’의 마케팅 효과를 다시금 인정받았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저명한 이코노미스트 런쩌핑(任澤平)은 “이는 200억 위안(약 3조 8000억 원)의 GMV(총 상품 판매량)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전통적인 마케팅에 충격을 안겼다"라고 평했다.   메이디그룹의 팡훙보도 2년 만에 TOP 10에 복귀했다. 중국 대표 가전 기업으로서 두드러지는 글로벌 성장세를 보이면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  해외 매출 증가, 평균 연령 54.8세   특기할 만한 점은, 올해 명단에 오른 CEO 중 42인이 이끄는 기업이 해외에서 나쁘지 않은 실적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1년 전과 비교해, 해외 매출이 12% 증가했다. TOP 10의 경우, 해외 매출 평균 기여도가 3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선정된 CEO의 평균 연령은 54.8세였고, 80년대생 젊은 CEO의 비중이 가장 높은 한 해였다. 그중 1987년생 팝마트(泡泡瑪特) CEO 왕닝(王寧)은 해당 명단에 오른 역대 최연소 자수성가 창업가라는 기록을 썼다. 팝마트는 랜덤 피규어로 열풍을 일으킨 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트립닷컴 그룹 CEO 쑨제 그밖에, 중국 대표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의 쑨제는 여성 CEO 중 유일하게 TOP 10에 올랐다. 전체 명단에서 여성 CEO는 총 7명으로, 가전업체 GREE(格力電器)의둥밍주(董明珠)외에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의 CEO 양리쥐안(楊利娟)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포브스는 지난 2005년부터 지난 20년간 중국 최고의 CEO 명단을 발표해왔다. 이 명단은 상장사 시가총액, 주가 상승 및 하락폭, 순이익 및 성장률,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기초적인 재무 지표와 주주 환원 지표를 바탕으로 종합 순위를 매겨 CEO 50인을 선정한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2024.08.06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