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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보고…” 손님 저격한 中 유명 과일 체인, 수박 한 통으로 보상?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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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궈위안 매장 내부. 사진 바이두

바이궈위안 매장 내부. 사진 바이두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과일 소매 체인 '바이궈위안(百果園)'이 논란이 됐다.

한 고객이 바이궈위안에서 6.89위안(약 1253원)의 저렴한 공동구매권으로 3근짜리 수박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점원이 "가격 보고 사는 수박은 안 달다"고 비아냥거렸다는 것이다. 해당 고객은 틱톡에 바이궈위안의 서비스 태도에 불만을 표하는 영상을 올렸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네티즌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며칠 후 해당 고객은 바이궈위안이 자신에게 “수박 한 개를 보상하겠다”고 연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작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배상을 거부했고 다시는 바이궈위안의 과일을 소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이궈위안의 성명서. 사진 바이궈위안 웨이보

바이궈위안의 성명서. 사진 바이궈위안 웨이보

논란이 커지자 바이궈위안 측은 공식 웨이보(微博)를 통해 사건 성명을 내고 해당 고객의 연락처를 알지 못해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사건이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임이 밝혀졌다고 강조하며 직원 관리 및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바이궈위안은 허위 정보를 유포하여 브랜드 평판을 훼손하는 행위는 법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과 바이궈위안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바이궈위안의 서비스와 과일 품질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쳤다. 특히 바이궈위안 과일의 높은 가격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A,B,C… 과일 질에 따라 등급 나눴다

사진 바이두

사진 바이두

바이궈위안은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사과 한 개가 10위안(약 1818원), 블루베리 작은 상자가 30위안(약 5456원), 수박 반 통이 40~50위안(약 7274~9093원)가량이다. 모 네티즌은 바이궈위안에 가서 과일을 조금 담다 보면 100위안(약 1만 8180 원)은 우습게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동구매권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점원들에게 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바이궈위안은 실제로 과일을 대표급, A급, B급, C급 총 4등급으로 나눈다. 60종 이상의 과일을 취급하며 모든 과일을 크기, 색깔, 결함 여부는 물론 당도, 신선도, 아삭함, 풍미, 안전성 항목까지 포함해 평가한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이 있다. 바로 등급이 높은 과일일수록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사실이다. 바이궈위안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급과 A급 과일의 매출은 전체 매장 판매 수익의 약 70%를 차지한다.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비싼 가격에 불만을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바이궈위안은 연간 수입을 100억 위안(약 1조 8180억 원) 이상으로 늘렸다. 그뿐만 아니다. 올해 초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며 과일 소매 체인으로서는 처음으로 IPO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의 과일 소비량을 살펴봐야 한다. 중국 통계연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거주자의 1인당 과일 소비량은 40.5kg에서 55.5kg으로 증가했다. 이를 증명하듯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 데이터는 중국 과일 소매 시장의 시장 규모가 2016년 8273억 위안(약 150조 4197억 원)에서 2021년 1조 2290억 위안(약 223조 3585억)으로 증가했으며, 복합 연간 성장률은 약 8.2%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과일에 대한 중국인들의 수요 자체가 대폭 증가한 것이다.

붉은용과. 사진 잔쿠

붉은용과. 사진 잔쿠

두 번째로, 희소성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났다. 몇 년 전 중국에 붉은용과가 처음 들어왔을 때 농민들 사이에서 붉은용과 농사는 ‘지폐 인쇄기’라는 농담이 돌 정도로 높은 이윤을 자랑했다. 그런데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과 인기 역시 줄어들었다. 즉 품종, 원산지, 계절, 재배 난이도 등의 이유로 현재 시장 재고가 적은 과일이 높은 가격에 불티나게 팔리는 셈이다. 농업학 석사 쉬항(徐航)은 과일값은 파는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시장과 소비자가 얼마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바이궈위안은 브랜드화한 고품질 과일을 선보였고, 건강에 대한 인식과 소비 능력이 높아지고 있는 주류 인구를 소비자로 끌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바이궈위안은 고품질 과일 공급업체, 특히 대표급 및 A급 표준 과일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업체를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는 바이궈위안, 그 전망은?

바이궈위안의 마스코트. 사진 바이궈위안 웨이보

바이궈위안의 마스코트. 사진 바이궈위안 웨이보

그러나 바이궈위안의 장래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신선 식품과 마찬가지로 과일 역시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되기까지 수많은 단계를 거친다. 그 과정에서 지속해서 손실이 발생한다.

아이리서치(艾瑞咨詢)에 따르면 생산자에서 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오기까지 신선 제품의 가격 인상률은 100% 이상이며, 그중 채소와 과일의 손실률은 약 30% 이상으로 가장 높다. 과일을 따고, 분류하고 포장하고 운송하는 모든 과정이 계속해서 과일값을 높인다.

문제는 바이궈위안이 과일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유통한다는 점이다. 바이궈위안은 과일을 구매하는 데 큰 비용을 쓰고 있다. 지난해 회계 보고서에 따르면 과일 구매 비용이 기업 전체 판매 비용의 95.2%를 차지한다.

바이궈위안은 지난해 영업수익은 113억 1200만 위안(약 2조 539억  원)이었으며 총이익은 약 13억 1400만 위안(약 2385억)으로 총이익률 11.6%를 달성했다. 농지에서부터 매장에 이르는 산업 체인을 형성하여 높은 회전율과 낮은 손실률을 자랑한다. 그러나 순금리는 여전히 2.7%에 불과하며 4년 연속 3%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바이궈위안의 주고객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가맹 업주라는 점이다. 지난해 영업수익 중 과일 및 기타 식품 판매 수익은 97.1%를 차지했는데, 이 수익의 80.6%가 가맹점에서 나왔다. 4577개의 가맹점이 바이궈위안에서 88억 5000만 위안(약 1조 6065억) 상당의 과일을 사들인 것이다. 또한, 특허 가맹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가맹점으로부터 로열티 및 프랜차이즈 수입을 받는다.

바이궈위안은 가맹점이 매장 경영의 최종 결정권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본사의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매장 운영이 규범화되지 않아 브랜드가 언제든지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 바이궈위안이 세 번째 IPO에 도전했을 때, 매장 직원이 규정을 위반하고 하룻밤 지난 과일을 잘라 판 것이 알려지며 기업공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높은 수익률로 중국 최대 과일 기업으로 거듭난 바이궈위안이지만, 유사한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입지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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