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한 반도체, 살까? 팔까? 그 CEO 말에 힌트가 있다 [서학콘콜①]

폭락한 반도체, 살까? 팔까? 그 CEO 말에 힌트가 있다 [서학콘콜①] 유료 전용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AI 수요에 대해 ‘아주 아주 강하다(very very strong)’란 표현을 써가며 여러 번 강조했다. 서학콘콜 1회는 반도체 대표 기업인 ASML과 TSMC 그리고 넷플릭스의 기업 실적 발표를 다룬다. 📌주목할 멘트 웨이저자 CEO는 AI 수요가 ‘아주 아주 강하다’ ‘설비투자를 확장해도 수요를 못 따라갔다’ 등의 멘트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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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 증여 ‘월 19만원의 마법’…똑똑한 부모는 여기서 굴린다

    자식 증여 ‘월 19만원의 마법’…똑똑한 부모는 여기서 굴린다 유료 전용

    미혼인 20대 자녀가 어느 날 집을 사려 합니다. 이때 부모가 자녀에게 1억원을 증여하려면 증여세 공제 한도(미성년 2000만원, 성년 5000만원)에 해당하는 5000만원을 뺀 금액에 대해 485만원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2억원을 증여하면 세금이 1940만원으로 불어납니다. 자녀가 필요할 때 돈을 지원해 주고 싶지만 만만치 않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거죠.     10년 단위로 리셋되는 증여세 공제 한도를 잘 활용했다면 증여세를 줄일 수 있었지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이 ‘자녀 증여’를 태어나는 순간부터 하라고 조언하는 이유죠.   절세뿐 아니라 어차피 줄 돈이라면 증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습니다. ‘복리의 마법’ 때문이에요.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복리”라고 했을 정도죠. 복리를 극대화하는 최고의 방법은 ‘시간’ 확보입니다. 적은 돈도 일찍 증여해 오랜 투자로 ‘복리의 마법’을 누리면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거든요.   증여세 신고 제도와 복리의 마법을 잘 활용하면 20대 자녀에게 ‘억대’ 자산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증여세 공제 한도에 맞춰 매달 일정액을 증여하고, 이를 20년 동안 연 수익률 5~6%의 복리 상품에 투자하면 1억원 수준으로 불어나게 됩니다. 한꺼번에 목돈을 물려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죠. 사진 픽사베이 ‘머니랩’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자녀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불리는 방법을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첫 화에서는 매달 자산을 증여해 세금을 아끼고, 이를 굴릴 최적의 상품과 자산을 운용할 투자 방법을 세 단계로 설명합니다.    ━  📌 [STEP 1] 목돈 증여 부담?… ‘정기금 증여’ 활용   증여세를 아끼는 키워드는 ‘10년’ 입니다. 10년마다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는 한도가 리셋되기 때문이에요. 즉, 일찍 증여할수록 다음 주기도 빨리 돌아옵니다.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증여해야 하는 이유죠.   자녀에게 증여할 때는 10년 단위로 5000만원(미성년자 2000만원)씩 증여세가 공제됩니다. 0세에 2000만원, 10세에 2000만원씩 총 4000만원을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는 거죠. 성인이 된 뒤에는 10년마다 5000만원(결혼 시 1억원 추가)까지 가능하므로, 20세와 30세 각각에 5000만원씩 증여하면 미혼 자녀에게 총 1억4000만원을 증여세 없이 물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혼부부가 목돈으로 자녀에게 돈을 증여하는 건 부담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돈이 생길 때마다 주려 하니 그때마다 증여세 신고를 하는 것도 번거롭습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습니다. 바로 ‘유기정기금 증여’입니다.  관련기사 엄마, 서운해도 3억 빚내세요…10억집 상속세 줄일 ‘셀프부양’ “아들 건너뛰고 20억 줄게” 할머니 ‘손주 사랑’의 속내 회사 물려받을 아들 숨지자, 70대 사장에 온 260억 폭탄 차준홍 기자 ‘유기정기금 증여’는 정해진 기간에 일정 금액으로 나눠 증여할 경우 미리 한번에 신고할 수 있는 제도인데요. 국세청에서 신고만 하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혜택입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목돈이 없어도 증여를 미리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정기금 증여를 활용하면 증여세 공제 한도에 맞춰 더 많은 금액을 증여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이 미래 증여할 총금액을 현재 증여세 신고 시점을 기준으로 할인해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할인율은 3%예요.    예를 들어 10년 동안 2000만원을 증여한다고 할 때 할인율 3%를 적용하면 2276만원가량을 증여할 수 있습니다. 276만원을 추가로 세금 없이 아이에게 줄 수 있죠. 김준희 신한라이프 자산운용 수석연구원은 “10년을 꽉 채워 2000만원을 증여하고 싶다면 매달 18만9693원씩 입금하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신고를 완료하면 실제 사정이 생겨서 증여하지 못하더라도 증여한 것으로 간주하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 온라인으로 정기금 증여 간단하게 신청하기 「 ✔️ 1단계 : 홈택스 자녀 명의 로그인 →‘신고/납부’ 항목에서 증여세→증여세 일반증여(정기신고)를 클릭 *자녀 명의 로그인 위해 자녀 공인인증서 필요, 자녀 공인인증서는 자녀 명의 계좌가 있는 은행에서 발급 가능  ✔️ 2단계 : 기본정보 입력 후 증여재산명세 입력  ▶증여재산의 구분 : 일반  ▶증여재산의 종류 : 현금  ▶평가방법 : 현금 등 시가  ▶평가가액 : 10년 동안 증여한 유기정기금 평가금액을 기입(10년 동안 2000만원 증여 시 2276만원) ✔️ 3단계 : 증여계약서 입력 ※예시 : 1. 증여자가 소유한 현금(예금)을 무상으로 (○○년 ○월 ○일)부터 (○○년 ○월 ○일)까지 증여한다.  가. 현금 (예금) 나. 종류 : 유기정기금(매월 18만 9693원씩, 10년간)  」  소액인 만큼 신고하지 않고 자녀에게 돈을 줘도 괜찮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증여세는 가능하면 신고해 두는 게 유리하다고 하네요.    김준희 연구원은 “증여 자산의 경우 대체로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부동산 구입에 사용된다”며 “이때 증여세 신고를 해두지 않으면 입증 방법이 없어 지나간 공제 한도를 인정받지 못해 세금을 다 내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상속세와 증여세의 경우 부과 제척 기간이 15년으로 매우 길어 추징을 피하기 쉽지 않습니다.     ━  📌 [STEP 2] 어떤 형태로 증여할까?   매달 19만원씩 자녀에게 증여하기로 했다면, 어떤 방식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요. 안전하게 예금이나 적금에 넣어줄 수도 있겠죠. 주식 계좌에 넣어 적극적인 자산 증식을 꾀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은행에서는 주택청약을 권하기도 하는데요, 각각의 장단점을 알아봅니다.   사진 셔터스톡 ① 예금과 적금 앞서 말한 ‘정기금 증여’를 활용하려면 적금이 좋겠죠. 목돈으로 한번에 증여하려 한다면 예금이 이자 수익 측면에서 좋을 겁니다. 은행에서도 다양한 자녀 통장 상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신한 MY 주니어 적금’은 3~4%(우대금리 포함) 금리에 자녀 무료 보험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수시입출금 통장인 ‘KB YOUNG YOUTH 어린이통장’은 100만원까지 연 2.0% 금리를, 추가 액수에는 0.1% 금리가 적용됩니다.   ‘자녀 통장’보다 금리가 더 높은 일반 예·적금 상품도 많습니다. 이 경우 ‘직장인’ 등의 조건이 붙지 않은 상품이라면 미성년 자녀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꼭 ‘자녀 통장’이라 붙은 상품만 고수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달러 예금도 부모들이 관심을 갖는 상품입니다. KB국민은행 측은 “달러예금의 경우 환차익에 대한 비과세 적용 혜택이 있어 가입 시점의 환율이 낮다(원화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가입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환차익을 누리려면 수시입출금 통장이어야 하는데 이 경우 금리가 0%대로 굉장히 낮습니다. 반면에 돈이 묶이는 달러 예금이나 적금은 금리가 4%대로 높은 편이에요. 이 경우 자유로운 판매가 어려워 환차익을 누리기는 어렵습니다.  사진 셔터스톡 ② 청약통장 은행에서는 자녀에게 증여한 자금을 굴리는 상품으로 청약통장을 많이 권합니다. 미성년 자녀 계좌 해지나 재예치 때 여러 가지 서류가 필요한데 청약은 만기가 없고 자유불입식이기 때문에 용돈 모아주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단 일반 예·적금보다 평균적으로 금리가 낮습니다. 무엇보다 청약통장은 ‘단리’ 상품입니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게 큰 단점이죠. 무엇보다 미성년일 때는 가입 인정 기간이 최대 2년에 불과합니다. 성인이 된 뒤 집을 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 살 때 만드나 열여덟 살 때 만드나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셔터스톡 ③ 주식계좌, 연금저축 계좌 주식 계좌에 증여하는 것도 인기입니다. 좀 더 적극적인 자산 증식을 꾀하는 방법입니다. 요즘은 서류만 갖추면 비대면으로 자녀 명의의 주식 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자녀 연금저축’을 활용한 증여 방식을 권합니다. 2013년 세법 개정 이후 연금저축의 가입연령 제한 요건이 폐지되면서 갓 태어난 아기나 미성년 자녀도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 계좌에는 개별 주식을 담을 수 없지만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와 펀드 등을 활용해 투자할 수 있습니다(국내에 상장된 ETF만 거래 가능, 해외에 상장된 ETF는 불가능).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리서치팀 이사는 ‘연금저축’의 장점을 세 가지로 꼽습니다.     💡과세이연 기능으로 복리효과 극대 국내에 상장된 국내주식형 ETF의 경우 매매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다만 국내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에는 15.4%의 세금이 붙죠. 예컨대 미국 S&P500 지수에 투자하는 ETF에 투자해 얻은 이익에는 세금이 붙습니다. 배당에 대해서는 국내주식형과 해외주식형 ETF 모두 15.4%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연금저축계좌를 이용하면 운용 중 발생한 이익과 배당에 세금을 과세하지 않습니다. 대신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받으면 낮은 세금(3.3~5.5%)을 낼 수 있죠. 박 이사는 “아낀 세금에도 ‘복리’가 붙어 자산을 효과적으로 불릴 수 있다”고 추천합니다.    💡향후 자녀 세액공제 혜택 가능 어린 자녀에게 노후에 연금으로 받으라고 돈을 모아주는 건 너무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요. 하지만 이 돈은 자녀가 성장했을 때 세액공제 혜택에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자녀가 성장한 뒤 소득 활동을 하면 세금이 발생하게 되고 세액공제 혜택도 필요합니다. 이때 세액공제 전환특례를 신청하면 자녀 연금계좌에 부모가 넣어준 금액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부모가 자녀의 연금계좌에 2000만원을 넣어주었다면, 자녀가 추가 납입하지 않더라도 매년 600만원씩 약 3년에 걸쳐 세액공제 혜택을 자녀가 받을 수 있습니다.    💡중도인출 시 페널티도 거의 없어  그럼에도 큰돈을 오랜 시간 묶어 두는 게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연금저축계좌의 경우 자녀가 성장한 뒤 세액공제를 받기 전이라면 큰 페널티 없이 중도 인출할 수 있습니다. 비과세 혜택을 받은 운용 수익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 16.5%가 붙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액공제 등 어떤 혜택도 받지 않은 원금의 경우 별도의 비용 없이 그냥 인출할 수 있습니다.    박영호 이사는 “인출 시 페널티가 붙지 않는 원금부터 인출되기 때문에 연금저축계좌에 넣어 놓았다가 중간에 목돈이 필요하면 일정액은 빼서 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주원 기자  ━   📌 [STEP 3] 무엇을 넣어줄까?    자녀 명의로 주식이나 연금계좌를 만들었다면 무엇을 담아줄지도 큰 고민입니다. 무조건 삼성전자가 답일까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분산투자입니다. 한 주식을 무조건 담기보다는 여러 주식을, 주식만 담기보다는 안전자산인 채권 등에 골고루 분배하라고 조언했습니다. ETF 역시 좋은 선택이라고 추천했습니다.   ① 주식+채권 혼합 ETF   과거 증권가에서 아이 계좌에 많이 추천했던 대표적인 주식 디즈니와 나이키의 현재 주가를 보세요. 반토막이 났습니다. 개별 주식은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위험합니다. 무조건 ETF로 분산 투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본부장)    김 본부장은 “제 딸에게 실제로 사주고 있는 상품은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라며 “자녀 계좌라면 ‘성장 주식+채권 혼합 ETF’를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ETF는 주식과 채권에 자동으로 자산을 배분해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상품 구성을 살펴보면 엔비디아 주식 30%와 국내 단기채 70%로 구성돼 있습니다. 즉, 이 ETF를 구매하면 ‘위험자산 3 대 안전자산 7’에 자동적으로 자산이 분배되는 셈입니다.    특히 지금이 투자에 매력적인 시점이라고 하는데요. 왜냐하면 단기채 금리가 연 4~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본부장은 “성장 주식과 연 4% 정도 금리를 주는 예금에 동시에 가입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합니다. 단기채 금리는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은 아니고 수익률에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TIGER테슬라채권혼합Fn’ 등 다양한 성장 주식이 이런 형태의 ETF로 출시돼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연금계좌에서는 개별 주식 투자가 불가능한데, 이 같은 채권 혼합형 상품에는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도 자녀 계좌인 만큼 ETF를 통한 분산투자를 하는 게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예컨대 테슬라를 담고 싶다면 테슬라와 관련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ACE 테슬라 밸류체인 액티브’ ‘KODEX 테슬라 밸류체인 FactSet’을 담는 거죠.    ② 배당 ETF  김찬영 본부장은 ‘미국 배당 다우존스지수’를 추종하는 배당 ETF를 추천하며 “장기 투자이고 자녀의 투자금인 만큼 변동성과 위험이 적은 배당 ETF도 좋은 선택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배당 다우존스지수는 코카콜라와 에브비 등 주가방어력이 뛰어나면서 배당은 많이 주는 미국 고배당 100개 기업을 추려 만든 지수입니다. 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꼬박꼬박 월이나 분기마다 배당을 받을 수 있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3사에서 모두 내놓았어요. 외국에서 배당으로 유명한 SCHD의 ‘한국판’으로도 불립니다.    실제 투자하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미국배당다우존스’의 경우 지난 6일 기준가는 1만655원인데요, 배당수익률은 3.7% 정도 됩니다. 지난 1일 지급된 분배금은 주당 35원이었어요. 2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지난달 약 6만5000원을 받았습니다.   ③ TDF 박영수 이사는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를 추천했습니다. TDF는 은퇴 시점이 비슷한 투자자를 모아 그룹화한 뒤 이들의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입니다. 은퇴 시점을 목표 날짜로 정하고, 초기에는 주식 등 기대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은퇴 시점에 근접할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려 자동으로 자산배분을 하죠.   자녀의 계좌인 만큼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하다. 위험을 회피하려면 적절한 자산 분배가 중요하다. 주식이나 채권, 금 등 다양한 자산에 배분해야 하는데 개인 투자자가 개별 자산 편입 시점을 일일이 판단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자동으로 시기마다 자산을 배분해 주는 TDF를 추천한다. 특히 어린 자녀라면 자산을 적극적으로 불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높은 빈티지의 상품을 사면 좋을 것 같다. 현재 시장에 2060년 빈티지까지 나와 있는데 이 상품을 넣으면 ‘안전성’과 복리효과라는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좋은 선택지라고 본다.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 신재민 기자 ④ 성장성이 분명한 1등 주식 그럼에도 높은 수익률을 위해 개별 주식을 담고 싶은 부모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자녀 계좌에는 어떤 기준으로 주식을 골라 담는 게 좋을까요. 스타펀드 매니저 출신인 최광욱 더 제이자산운용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최 대표는 “장기투자라면 시장에서 검증된 1등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한다”고 말합니다. 등락이 있다 해도 장기 시계열로 보면 1등 기업의 주가는 코스피보다 좋았기 때문이에요. 최 대표는 “최근 주가가 반토막이 난 아모레퍼시픽조차도 10년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코스피보다 많이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2013년 8만5000원(액면분할 적용)에 거래되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45만원을 찍고 현재 13만원으로 내려왔어요. 그래도 10년 전보다 약 60% 올랐습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00에서 2500으로 25%가량 올랐죠.    한국 시가총액 1등 삼성전자를 담는 건 어떨까요. 최 대표는 “파운드리라는 비메모리 섹터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삼성전자 주가가 한번 더 레벨업할 수 있겠지만, 이미 크게 성장한 기업인 만큼 예전처럼 자녀 통장에 묻지마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낼 수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장하는 1등 기업’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최 대표는 “쉽게 접근한다면 소비재의 경우 점유율 1등 기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일상생활 속에서 내 지갑이 열리는 곳이 성장하는 1등 기업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자녀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실생활에 밀접한 주식이라면 경제 공부도 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추천 섹터는 ‘4차 산업혁명’과 ‘그린(친환경) 혁명’이다. 이 두 분야에서 또다시 크게 성장하는 기업이 나오리라 본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친환경에너지 등 성장하는 섹터에서 독보적인 기업이나 펀드를 담길 추천한다. 이 외에도 ‘해외에서 주목받는 기업’을 눈여겨보자. K팝이 한류 열풍을 가져오면서 K푸드와 K뷰티 등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다. 5000만 명에게 갇혀 장사하는 곳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회사는 장기적으로 접근해 볼 만하다.(최광욱 더제이자산운용 대표)   무엇보다 너무 높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적으로 꾸준히 ‘복리’를 가져가는 게 정답일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18만9693원을 매월 20년간 적립식 투자를 한다면 연 6% 수익률만 누려도 8937만원으로 2배로 불어나기 때문이죠. 이번 화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자산을 불릴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2화에서는 ‘자녀 스스로’ 자산을 불릴 수 있도록 하는 경제 공부의 길잡이가 돼 줄 여러 전문가의 조언을 소개합니다.

    2023.09.11 11:46

  • “경매 낙찰!” 환호도 잠시…뭐? 대출이 전혀 안된다고?

    “경매 낙찰!” 환호도 잠시…뭐? 대출이 전혀 안된다고? 유료 전용

      ■ 경매연구소 by 머니랩 「 부동산 경매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재테크로 꼽힌다. 픽사베이   “경매로 투자금 몇천만원 넣고 수억원 벌었대.” 전 국민이 자산의 평균 80%를 부동산으로 소유하고 있어 ‘부동산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투자 스토리입니다.   부동산 경매는 이제 막 부동산 투자에 관심 갖게 된 ‘부린이’(부동산+어린이)에게도, 부동산 투자 꽤 해봤다는 ‘고수’에게도, 부동산 투자가 전업인 ‘선수’에게도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매력적인 만큼 치명적입니다. 일반 매매와 달리 과정이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자칫 매입비용보다 부가비용이 많이 들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렵습니다.   머니랩이 매력적이지만 어려운 재테크인 경매의 맵고, 짜고, 달콤한 요소를 [경매연구소 by 머니랩]에 쉽고 꼼꼼히 담습니다.   입찰제안서 쓰는 법부터 명도 기술까지, ‘부린이’부터 ‘선수’까지 꼭 알아야 할 경매 지식을 단계별, 상황별로 정리합니다. 이론만으로는 아쉬워 경매 전문가와 함께 실제 낙찰된 물건의 권리 분석도 해보고 직접 임장도 갑니다.   이번 주는 ‘경매 2라운드’를 알아봤습니다. 원하는 경매 물건을 낙찰받기까지가 1라운드라면 낙찰 후 ‘진짜’ 경매가 시작되는 2라운드를 치러야 합니다. 지난 2~3회에 임장했던 아파트가 모두 낙찰됐네요. 어떤 매력이 있는 건지 다시 한번 짚어봤습니다.  」   ■ 📃글 싣는 순서 「 ①맛보기 : 경매, 누구냐 넌! ②맛보기 : 경매 절차, 한눈에 쏙! ③맛보기 : 경매, 팩트체크! ④기본기 : 경매 끝판왕, ‘지분경매’ ⑤기본기 : 낙찰, ‘진짜’ 경매 시작!  」  복잡하고 어려운 재테크인 부동산 경매의 매력은 짭짤한 수익이다. 픽사베이 「 ⑤기본기 : 낙찰 후, ‘진짜’ 경매 시작! 」 경매는 낯설고 어렵고 복잡한 영역입니다. 어설프게 접근하면 큰 손해를 보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바가지(대행수수료)를 쓰거나 아예 낙찰에 성공하지 못하고 헛수고만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 매력은 쉽게 떨치지 않습니다.   이번 주는 원하는 경매 물건을 낙찰받은 뒤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원하는 부동산에 대한 현장 조사, 권리 분석을 거쳐 최고가 매수신고인(낙찰자)으로 선정되면 ‘아, 이제 됐다. 성공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아닙니다. ‘진짜’ 경매는 낙찰 후 시작됩니다. 끈기 있는 인내와 철저한 자금 계획이 필요한 경매 2라운드, [경매연구소 by 머니랩]이 조목조목 짚어봤습니다.      ━  “이 경매 인정 못 해!”… 항고의 늪   입찰표에 가장 높은 가격을 써서 다른 입찰자를 물리치고 낙찰자로 선정되면 해당 부동산은 이제 ‘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상은 이제 출발선에 섰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 2회(‘신길동 22평’ 6.4억에 경매… 근데 세입자가 안 나가면요?)에서 살펴봤던 경매 절차 기억하시나요.     낙찰자로 정해졌다고 바로 해당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법원이 낙찰자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각할지 결정하는데 이 기간을 두는 이유는 바로 항고(재항고) 때문이에요. 해당 경매를 통해 불이익을 받는다고 판단한 이해관계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고장   법원이 항고에 대해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매각을 불허하고 다시 경매를 진행합니다. 이 경우 낙찰자는 헛수고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법원이 항고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답니다. 이 기간에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입찰할 때 냈던 입찰보증금은 그대로 묶여 있는 채로요. 입찰보증금은 대개 최저 낙찰가의 10%입니다.   항고가 없다면 법원은 낙찰 후 7일 안에 매각 여부를 결정합니다. 낙찰자에게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다면 매각허가결정을 해요. 결격사유는 대개 낙찰자가 경매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했거나 해당 부동산을 살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것 등입니다. 법원이 매각 허가를 하면 이제 30일 안에 입찰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 대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자, 경매 초보자라면 탐나는 경매 물건에 대한 입찰 이전에 이 부분을 잘 생각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부동산 매매는 계약금을 내고 대개 3개월 뒤에 잔금을 내죠.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합니다.     이전 주인이 담보대출을 받았다면 승계할 수 있고 그렇지 않아도 계약금을 냈다는 서류만 있으면 원하는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입주하지 않고 전세를 준다면 임대보증금을 보태서 대금을 치러도 됩니다.     반면에 경매는 매각 허가를 받은 매각결정기일부터 30일 안에 매각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내야 합니다. 신재민 기자    ━  “현금 있지?”… 30일 안에 매각대금 전액 납부   자, 그럼 예를 들어 볼게요. 10억원인 아파트가 있어요. 일반 매매로 거래하면 우선 계약금으로 매입 가격의 10% 수준인 1억원을 냅니다.    이후 잔금일은 계약자 간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3개월 정도 뒤가 됩니다. 그러면 이 사이 주택담보대출이나 임대보증금으로 매입 가격의 60%인 6억원을 마련한다고 할게요. 이렇게 되면 실제 이 아파트를 매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4억원이 됩니다.     경매도 입찰보증금으로 최저낙찰가의 10%를 내는데요, 대략 1억원이라고 보겠습니다. 이후 매각 허가를 받고 30일 만에 나머지 9억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경매도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바로 ‘경락잔금대출’입니다. 그런데 주택담보대출처럼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경락잔금대출의 경우 해당 경매 물건의 권리 문제에 따라 아예 대출을 못 받을 수 있어요. 대표적으로 낙찰 후에도 소멸하지 않는 권리가 있으면 대출이 힘듭니다. 무슨 얘기인지 자세히 살펴볼게요.     입찰보증금을 내고 해당 부동산을 낙찰받은 낙찰자는 낙찰가의 최대 80%까지 경락잔금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신용 등에 따라 달라지겠죠.    문제는 해당 부동산에 임차권이 설정됐거나 권리관계가 복잡하면 대출 한도가 확 줄거나 아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아직 낙찰자(대출자)에게 소유권이 넘어오지 않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해야 하니 더 엄격히 따져야겠죠.     조금 더 자세히 대출 조건을 알아보겠습니다. 낙찰받은 부동산(10억원)의 권리관계가 깨끗해서 낙찰가의 60%까지 경락잔금대출이 가능하다고 해볼까요. 이미 입찰보증금 1억원은 납부했고 6억원은 금융회사 등에서 빌리고 3억원은 스스로 마련해야겠죠. 이때 금융회사는 대출금 6억원을 지급하기 전에 낙찰자에게 3억원을 받습니다.     이후 대출금 6억원을 보태 9억원을 법원에 납부합니다. 이 때문에 3억원이라는 잔금을 미리 마련하지 못하면 경락잔금대출을 아예 받지 못합니다. 이후 법원에 대금을 대신 납부한 금융회사는 낙찰자가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자마자 대출금 6억원에 대한 근저당을 설정합니다. 한마디로 경락잔금대출은 변수가 많습니다. 이자도 비쌉니다. 담보대출의 1.5~2배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9억원을 현금으로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낙찰자가 해당 부동산을 보유했던 채무자의 빚을 인수하는 겁니다. 낙찰자가 채권자인 경우는 채무자에게 받을 빚을 내가 내야 할 대금으로 대신하는 거죠. 단, 이 경우 다른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매각결정기일이 정해지면 법원보관납부명령서를 받습니다. 이후 법원에서 지정한 은행에 대금을 납부하고 영수증을 챙기면 되는데 간혹 헷갈리는 게 이미 입찰보증금을 냈다는 거죠. 낙찰가에서 입찰보증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잔금으로 납부하면 됩니다.     그럼 30일 안에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기껏 낙찰받은 해당 부동산을 매입하지도 못하고 입찰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마지막으로 낭패를 피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입찰 전에 알아채지 못했던 복잡한 권리관계나 문제점을 발견한다면 입찰보증금을 날리더라도 낙찰을 무산시킬 수 있으니까요.   김영옥 기자  ━  “잔금 다 냈는데 내 것 같지 않네?”… ‘진짜’ 암초 등장   매각 대금을 내고 나면 소유권을 넘겨받아야겠죠. 법원이 소유권이전등기 촉탁을 하는데요, 매각 대금 납부 후 낙찰자가 직접 촉탁 등기신청서를 작성하고 필요한 첨부서류를 준비해서 법원에 접수시키면 됩니다. 법원은 관할지역 등기소에 등기하라고 촉탁하는데 단어 그대로 ‘촉탁’만 할 뿐입니다. 여기서 법원의 역할은 끝납니다. 실제 소유권이전등기 실행 여부는 법원이 관여하지 않습니다.   이제 매각대금을 받은 법원은 해당 부동산을 소유했던 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에게 이 돈을 배당합니다. 무슨 일이 생길까요. 원했던 만큼 배당을 받지 못한 채권자가 있겠죠. 배당이의신청과 배당액공탁, 배당이의의 소 등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셈이 아주 복잡해집니다. 소유권이전등기촉탁 이미 매각 대금을 지불했는데도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상황이 되거든요. 소송이 정리되기까지 평균 6개월~1년은 허비하게 됩니다. 낙찰자 입장에선 매각 대금이 고스란히 묶이는 셈이 됩니다. 경매에 도전할 때 자금 여유가 있어야 하는 이유겠죠.     배당까지 무사히 끝나면 ‘진짜’ 암초가 등장합니다. 명도(인도)입니다. 해당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점유자를 퇴거시켜야 하는데요, 민사집행법상 명도 대상자가 많지는 않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명도 대상자가 채무자와 소유자,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모든 점유자입니다.     말 그대로 해당 부동산에 대한 어떤 권리(대항권)도 없지만, 해당 부동산을 점거하고 있는 점유자입니다. 간단히 말해 세입자가 아닌데 해당 부동산에 살고 있어도 점유자입니다. 드라마에서 종종 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깡패들이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모르는 사람의 건물을 점유하고 사람들이 출입을 막으며 돈이나 헐값 매각을 요구하는 장면요. 네, 이들이 바로 점유자입니다.     인도명령신청서 간단하게 해당 부동산에 대한 권리가 없는 점유자를 내보내는 일을 명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해당 부동산의 주인이 됐지만, 점유자를 마음대로 막 내쫓을 수는 없어요.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첫걸음이 인도 명령 신청입니다.   매각대금 납부일 기준으로 6개월 안에 인도 명령 신청을 할 수 있는데요, 매각대금을 납부하면서 일단 바로 인도 명령 신청을 하면 명도 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겠죠. 인도 명령 신청을 하고 6개월이 지났는데도 점유자를 내보내지 못했다면 명도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일반 민사소송인 만큼 변호사 등 법률대리인이 필요하고 소송비용도 내야겠죠. 명도 소송 기간도 고려해야겠죠.   어떠신가요. 경매 2라운드, 변수가 많은 만큼 끈기 있는 인내는 물론 넉넉한 자금이 있어야겠죠. 자칫 대출 등으로 매각 대금을 치렀는데 각종 소송 진행으로 수년씩 소요된다면 이자 등으로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 경매 나온 아파트, 낙찰 이유는 「 [경매연구소 by 머니랩] 2~3회에 둘러봤던 아파트가 모두 낙찰됐습니다. 어떤 매력으로 낙찰자를 찾은 걸까요. 낙찰된 이유를 살펴보면 새로운 경매 물건을 분석할 때 도움이 되겠죠.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이 분석했습니다.     🚵“재건축 기대감+명도 우려↓”   -사건번호: 남부 2022 타경 361 -주소: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4533 우성2차, 4동 1506호 -관련기사: ‘신길동 22평’ 6.4억에 경매… 근데 세입자가 안 나가면요?   입찰경쟁률이 9대 1이네요. 9명이 경쟁을 했고 7억7642만3000원을 써낸 입찰자가 낙찰자로 선정됐습니다. 낙찰가율은 77.4%, 감정가 대비 77.4%라는 의미인데 최근 아파트 평균 낙찰가가 80%가 넘는 상황이라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죠.     20평대로 소형이고 1981년 보존등기가 이뤄진 오래된 아파트인 만큼 재건축 기대를 품은 투자 수요가 접근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까지 진행됐습니다.   같은 크기 아파트 매도 호가는 8억1500만원입니다. 호가 대비 5% 이내 가격인데 경쟁률은 낮은 반면 낙찰가는 꽤 높은 편이겠죠. 역시 현재 가치보다 재건축에 대한 미래 가치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매각허가일이 9월 6일인 만큼 항고 등 이의신청이 없다면 오는 13일 최종매각허가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후 30일 안에 잔금납부일이 정해지고 기간 안에 자금을 마련하면 됩니다. 일단 매각대금 잔금을 내면 낙찰자는 소유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부동산을 인도받을 권리가 생기는데 이 아파트의 경우 앞서 분석했듯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임차인 보증금 반환 채권을 인수했고 전액 배당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명도를 진행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싼 가격, 적은 투자금”   -사건번호: 수원 2022 타경 62828 -주소: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교동마을 신창 103동 1803호 -관련기사: “200만원에 2억 빌라 장만”… SNS가 안 알려준 경매 복병   3명이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낙찰가는 1억656만4000원이네요. 감정가 대비 25.4% 수준입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전세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까지 감안하면 최종 매입금액은 3억600만원입니다. 같은 크기 아파트 매도 호가가 3억3000만원이므로 일반 매매보다 7% 정도 낮게 매입한 셈이죠.     세입자가 임대차 계약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낙찰받아도 입주가 어려운 물건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투자 수요만 접근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낙찰자가 당장 필요한 금액은 1억원 수준으로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은 것이 장점으로 보입니다. 추후 전세 계약이 끝날 때 2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지만, 새로운 세입자를 찾는다면 추가 투자금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전세 시세가 2억4000만원인 만큼 새 세입자를 찾는다면 4000만원의 여유자금이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 투자금은 6000만원 정도 됩니다. 주변에 기업이 많아 전세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입니다.    명도에 들어가는 비용도 없고 복잡한 합의가 필요한 케이스도 아니라 낙찰자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오르기만 바라겠네요. 」    정근영 디자이너          

    2023.09.10 16:04

  • 가장 비싼 아이폰의 등장? 추락한 애플 주가 살릴까

    가장 비싼 아이폰의 등장? 추락한 애플 주가 살릴까 유료 전용

      ■ 머니랩 프리뷰 「 정보는 돈입니다. 투자자가 금융ㆍ자산시장의 이슈와 이벤트를 꿰고 있어야 하는 이유죠. 머니랩이 전문가 5인(그래픽 참조)의 조언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꼭 챙겨봐야 할 다음 주의 시장 이슈와 이벤트를 키워드로 정리해 매주 금요일 배송합니다. 」  꺼진 불씨도 다시 봐야 할까요. 국제유가발 긴축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등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은 데다 미국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물가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한 건데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우려에 채권 금리가 뛰고 주가지수는 하락했습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3%로 이달 초(4.18%)보다 0.1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2년물 국채 금리도 5.01%로 다시 5%를 넘어섰습니다.     다음 주(9월 11~15일)에는 미국의 긴축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됩니다. 오는 19~20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오는 마지막 물가 관련 지표입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그동안 데이터에 의존한 통화정책을 강조해 온 만큼 물가 지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경제에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있는 중국의 생산·소비·투자 흐름을 보여주는 실물경제지표도 나옵니다. 오늘(8일) 발표되는 중국의 CPI와 함께 중국 경제가 바닥을 찍고 반등을 할지 여부 등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김주원 기자    ━  📍키워드 1. 8월 물가, 높은 건 다 아는데…유가 우려까지   13일(현지시간)에는 미국 8월 CPI가 발표됩니다. 8월 물가상승률은 다소 높을 전망인데요.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2%, 전달 대비 0.79% 오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지난해 8월 CPI 상승률(전년 대비)이 8.3%였던 걸 고려하면 한풀 꺾였다고 할 수 있지만, 물가 목표(2%)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지난 6월 3%를 기록한 뒤 7월(3.2%)에 이어 두 달 연속 물가상승률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전월 대비 상승률은 7월(0.2%)보다 오름폭이 훌쩍 커졌습니다. 참고로 9월 CPI는 전년 대비 3.84% 오를 것으로 전망돼 8월보다 상승률이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물가상승률의 절대치보다 시장 전망치 상회 여부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 오는 11월 추가 긴축 우려가 대두하며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고, 반대 상황일 경우 추가 긴축 우려가 줄어들어 주식시장에 랠리가 찾아올 수 있다. 현재 국제유가가 오르더라도 향후 미국 물가는 휴가철 종료 등의 영향으로 점진적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물가가 다시 고개를 쳐든 건 반등한 국제유가 때문입니다. 그동안 국제유가가 내려가며 물가상승률 둔화를 주도해 왔는데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거죠. 이런 이유로 한국도 8월 CPI가 전년보다 3.4% 오르며 지난 4월(3.7%)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 소매가는 지난 4일 갤런당 3.807달러로 1년 전(3.746달러)보다 오히려 가격이 올랐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까지 갤런당 3.5달러 선을 유지하다 8월 이후 3.8달러를 다시 넘어선 뒤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습니다.     김영옥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등 유가가 더 오를 여지도 많습니다. 사우디는 지난 7월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오는 12월까지 3개월 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감산 우려에 국제유가는 9거래일째 상승세를 지속하며 배럴당 100달러 돌파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98% 오른 배럴당 87.5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다만 유가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산유국의 감산은 수요 둔화에 대한 대응 측면이 강하다. 이번 감산도 중국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수요자 측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다. 그동안 공급 측면으로 시작된 유가 상승은 수요 둔화 우려와 상쇄되며 일정 시기가 되면 진정돼 왔다. 이번에도 국제유가가 다시 내려올 수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 이코노미스트)   미국 경제가 강하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주 머니랩 프리뷰에서 주요 키워드로 짚었던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서비스업 지수(PMI)는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8월 ISM 서비스업 지수는 54.5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52.5)를 웃돌았습니다. 전달(52.75)보다 1.8포인트 증가한 수치인데요. ISM 서비스업 지수가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초과저축 감소 등 각종 우려에도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소비가 그만큼 강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비스업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다 보니 고용과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ISM 제조업 지수는 47.6으로 시장 전망치(47)를 상회했지만 서비스업보다는 못한 수치입니다.      경기 침체 신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물가가 유지되면서 투자자가 기대하는 금리 인하 시기는 멀어질 수 있습니다.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국제유가 상승 등에 오는 11월 추가 금리 인상 기대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국채 금리가 다시 뛴 이유입니다.    다만 오는 19~20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여전히 높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투자자가 예측하는 Fed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93% 수준입니다.   다음 주에는 유가의 움직임에 시장이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8월 CPI도 오를 것이라는 건 예상하지 못한 이슈는 아니지만 유가 상승으로 우려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외에 오는 13일 발표되는 미국의 재정수지도 주목해서 봐야 한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재정 지출을 크게 늘리다 보니 경기가 안 꺾이고 인플레이션이 지속하고 강달러가 이어져 세계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미국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서도 큰 폭의 인하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향후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증가까지 고려했을 때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구조적인 고물가가 이어지고, 인공지능(AI)과 프렌즈 쇼어링 등으로 인한 미국 내 강한 투자 등에 따른 고성장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은 고물가·고성장·고금리의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채권만 해도 지난해 말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수익에 베팅하는 수요가 컸지만, 앞으로는 이자수익을 노리는 전략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야 한다. 주식도 고금리 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소수의 기업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 (신동준 KB증권 WM투자전략본부 상무)    ━  📍키워드2. 이번에도 발목 잡을까…중국의 경제 지표   오는 15일에는 중국의 8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소비·생산·투자 등의 실물지표가 한꺼번에 발표됩니다. 참고로 고정자산투자는 인프라와 공장뿐 아니라 부동산 등과 같은 지표도 모두 포함됩니다. 중국 정부의 부양 의지나 기업의 경기 판단 등이 녹아 있죠.    사실 최근까지 중국의 경제 지표는 한국 투자자에게 좋은 신호는 아니었습니다. 지표가 나올 때마다 실망감만 줬기 때문인데요.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습니다.    예컨대 7월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3.7% 증가했는데 전문가 예상치(4.6%)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특히 부동산 등 중국 경기 상황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고정자산투자는 1~7월 누적 3.4%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3.8%)보다 떨어졌습니다.    김영옥 기자 이번에도 좋은 지표는 기대하기 힘들 전망입니다. 지난 5일 발표된 8월 차이신(財新)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1.8로 시장 전망치(53.8)를 밑돌았습니다. 7월(54.1)보다 크게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민간 경제매체인 차이신과 S&P 글로벌이 조사해 발표하는 PM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통상 50 이상이면 경기가 확장 국면이라는 걸 의미하지만 지난 3월(57.8)에 비하면 중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잇따라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건 그나마 기대할 만한 요소입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리고 주택 구매 요건도 완화했습니다.    주택을 살 때 구매 대금 중 일정 비율을 계약금 성격으로 일시불로 내는 서우푸(首付)를 첫 주택 구매 시엔 20%, 두 번째 구매 땐 30%로 일괄 조정했습니다. 그동안 해당 비율이 지역마다 달랐죠. 예컨대 수도 베이징의 서우푸 비율은 첫 주택 구매 때 35%, 두 번째 주택 구매 때는 80%였습니다. 서어푸 비율이 낮아지면 집을 사는 게 그만큼 쉬워진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의 경제 지표가 나올 때마다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이번 발표도 주식 등 위험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하에 대응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으며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주가가 꽤 올랐다는 건 그나마 긍정적이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중국에 대한 민감도가 조금 약해질 수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 이코노미스트)     ━  📍키워드3. 잠자던 스마트폰 수요 살릴까…아이폰15 출시   다음 주에는 애플의 아이폰15 출시도 예정돼 있습니다. 애플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니노 본사에서 ‘원더러스트(Wonderlust)’라는 스페셜 행사를 엽니다. 통상 애플은 매년 가을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를 공개했던 만큼 이번 행사에서도 아이폰 15 시리즈를 공개할 가능성이 큰데요.    애플. 사진 연합뉴스 아이폰 출시는 IT 업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업계는 글로벌 수요 감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애플 역시 3개 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했죠. 아이폰15가 이런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단 프리미엄 위주의 스마트폰 시장 재편과 아이폰11·12의 교체수요, 아이폰14의 이연 수요 등으로 잠재 수요가 높다는 분석(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이 나오고 있습니다.    변수는 애플의 고가 전략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5 프로의 가격을 100달러가량 올릴 가능성이 큰데요. 현재 아이폰14 프로 128GB 모델의 가격이 999달러인 만큼 1000달러를 훌쩍 넘어서게 됩니다.    애플은 기기 판매량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그동안 가격 인상을 통해 이익을 늘려오는 정책을 써왔는데, 이번에도 애플의 정책에 발맞춰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게다가 아이폰15 출시 전부터 애플은 또 다른 암초를 만났습니다. 6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중국이 보안 등을 이유로 공무원에게 아이폰 등 외국산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는데요.    해당 보도로 이날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58% 하락한 182.9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올해 들어 최대 하락 폭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애플 전체 매출의 19%가 발생하는 대형 시장입니다.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수요 둔화 우려가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미 2차전지 관련주도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며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5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면 IT 전반에 대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박경민 기자

    2023.09.07 16:35

  • 상속세는 엄마가 다 내세요…불효자식 아닌 ‘똑똑한 절세’

    상속세는 엄마가 다 내세요…불효자식 아닌 ‘똑똑한 절세’ 유료 전용

      ■ 패밀리오피스 M 「 전통적인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는 초고액 자산가 혹은 기업 오너 일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개인 운용사로, 최소 1000억원 이상을 굴립니다. 미국 ‘석유왕’ 록펠러가 가문의 자산 관리를 위해 19세기 ‘록펠러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한 게 패밀리오피스의 시작이죠. 이후 케네디가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유명 가문(가족기업)은 패밀리오피스를 활용해 재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머니랩은 ‘부자의 전유물’이었던 패밀리오피스의 축소판으로 머니랩 가족의 돈 관리를 돕는 [패밀리오피스 M]을 시작합니다. 누구나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상속·증여, 가업 상속, 사회환원, 세무 등 ‘돈 고민’을 세무사, 상속·증여 전문가,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풀어줍니다.     [패밀리오피스 M] 2회는 복잡한 상속 이슈 가운데 상속인 중 일부가 상속세를 내지 않을 경우 나머지 상속인이 연대책임을 지는 연대납세의무를 살펴봅니다. 연대납부 책임이 불씨가 되는 ‘상속세 폭탄’을 피하는 방법에 중점을 뒀습니다.  」  「 [패밀리오피스 M] 2회연대납부 책임에 따른 ‘상속세 폭탄’ 피하는 법 」   최근 이경애(50·가명)씨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느닷없이 집으로 날아온 세무당국의 독촉장 때문이죠. 상속세 미납으로 이른 시일 내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재산압류 등 체납처분이 이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6개월 전 홀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50억원 상당의 재산을 그를 포함한 3남매가 약 16억원씩 상속받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상속받은 비율대로 5억원 정도를 이미 상속세로 납부한 그에겐 영문 모를 독촉이었죠.   알고 보니 사업을 하는 둘째 오빠가 상속받자마자 ‘빚잔치’를 한 뒤 상속세는 나 몰라라 한 겁니다. 더 황당한 건 미납한 상속세는 나머지 상속인이 연대 납부할 책임이 있다는 국세청의 설명입니다.    그는 재산압류 우려에 미납 세금부터 낼까 싶다가도, 나중에라도 오빠에게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큽니다. 그는 “사업으로 바쁜 오빠와 이민 떠난 언니 대신 오랜 기간 어머니 병간호도 했는데 (형제들이) 상속까지 속을 썩일 줄 몰랐다”며 “갈수록 형제들에게 서운하고 화가 난다”고 토로합니다.     오빠의 상속세까지 내게 되면 그는 자칫 상속재산의 절반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해야 할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속세 연대책임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요. 또 토지와 빌딩 등 부동산을 상속받은 경우엔 단기간에 현금화가 어려워 상속세를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패밀리오피스 M] 자문단의 도움을 받아 복잡한 상속세 이슈를 풀어봅니다.     관련기사 돌아가신 아빠 몫 챙겨줬다, 착한 큰아빠 ‘상속포기 꼼수’ 60억 대학 기부한 미혼 여성…“유산 내놔” 오빠·동생의 돌변 “아들 건너뛰고 20억 줄게” 할머니 ‘손주 사랑’의 속내  ━  📍솔루션1. 상속세의 ‘연대납세의무’ 제대로 알기   이씨가 상속 절차에서 간과한 건 상속세의 연대납세의무입니다. 법무법인 가온의 배정식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은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전체 유산에 매기는 세금으로 상속인은 자신이 받은 재산 한도에서 연대해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며 “이런 연대책임을 상속인 상당수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쉽게 얘기하면 상속인 중 한 명이라도 상속세를 내지 못할 경우, 나머지 상속인이 연대책임을 지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수차례 독촉에도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상속 납세의무자 대상으로 재산압류 등의 체납처분이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경진 기자 이씨 사례로 살펴볼까요. 국내에서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재산을 모두 합산해 매기는 유산세 방식입니다. 현행 상속세율은 10~50%로 누진 구조죠. 1억원 이하는 10%의 세금을 부과하지만 30억원을 넘어서면 세율이 50%에 이릅니다. 그 결과 이씨 형제가 어머니에게 상속받은 50억원에 대해 16억3445만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양경섭 온세 세무사가 일괄공제(5억원)와 금융재산공제(2억원) 등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입니다.     3남매가 상속재산을 똑같이 나눴으니 상속세도 삼등분하면 됩니다. 이들은 각각 16억6666만원을 상속받고, 5억4481만원가량을 상속세로 내면 되는데요. 사례처럼 막내인 이씨가 오빠가 내지 않은 상속세를 연대 납부하면 상속재산의 65%(10억8962만원)가 세금으로 사라집니다.   김경진 기자 반면에 연대납세의무 제도를 절세 전략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제 조건은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생존해 상속인에 포함됐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부친이 사망한 경우 모친이 연대납세의무를 활용해 전체 상속세를 납부하면 자녀들의 상속재산을 온전히 지킬 수 있습니다.    양경섭 세무사는 “특히 모친이 상속세를 대신 납부해도 증여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더욱이 어머니 재산이 줄면서 (어머니 사망에 따른) 2차 상속에 따른 세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씨의 사례에서 상속인에 어머니가 포함됐다고 가정해 볼‘까요. 상속재산 50억원을 법정상속비율(배우자 1.5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면 어머니가 약 16억6666만원을 상속받고, 3남매가 11억1111만원씩 받습니다. 모친이 전체 상속세(8억6265만원)를 납부하면 그의 상속재산은 반 토막(8억401만원)으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자녀들은 세 부담 없이 각각 11억원 상당의 재산을 물려받게 됩니다.   관련기사 60억 대학 기부한 미혼 여성…“유산 내놔” 오빠·동생의 돌변 누군 월 95만원, 누군 월 19만원…연금액 가른 '시간의 마법' 1억 넣고 월 1000만원 탄다? ‘에미당·솔미당·타미당’ 기적  ━  📍솔루션2. 연대납부 다툼 피하려면 신탁·보험 활용     김경진 기자 패밀리오피스 M 자문단과 함께 연대납부에 따른 형제간 다툼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볼까요. 이씨 사례처럼 ‘중재자(부모)’가 사라진 상속 절차에선 형제간 다툼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지영 가온 변호사는 “상속개시 후 상속세는 물론 장례비와 부동산 감정평가비용 등 상속인이 공통으로 부담하는 비용 문제로 구상금 청구 소송 같은 다툼이 잦다”고 말합니다.    특히 안 변호사는 피상속인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을 때는 공동상속인 전원의 협의를 거쳐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상세하게 작성하는 게 안전하다고 덧붙입니다.   안 변호사는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작성할 땐 ‘상속재산에서 상속세를 먼저 정산한 뒤 분배’ 등 구체적인 상속세 부담 방식까지 정해둬야 한다”며 “(협의서를 작성해 두면) 연대납세의무로 상속세를 전액 부담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피상속인이 상속 플랜을 짤 때부터 상속세와 장례비 등 상속인이 공통으로 부담하는 비용까지 준비해 둬야 가족 간 분쟁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이 대표적인 상속세 재원 마련 방법인데요. 피보험자인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이 나오기 때문이죠.   금융교육 컨설팅업체 웰스에듀의 조재영 부사장은 “전통적으로 종신보험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사망 시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한정해 한 개의 종신보험에 가입하기보다는 상속인별로 법정상속인을 특정한 여러 개의 종신보험에 가입해야 상속인의 연대 납부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피상속인은 상속플랜을 짤 때부터 상속세와 장례비 등 상속인이 공통으로 부담하는 비용까지 준비해 둬야 가족 간 분쟁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중앙포토 상속세 문제로 가족 간 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피상속인이 상속 계획을 실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금융사의 ‘유언대용신탁’을 이용하는 건데요. 피상속인이 보험을 제외한 재산을 금융사에 맡기면 금융사가 피상속인 생전에는 자산을 굴려주고, 사후에는 금융사가 나서서 유언 집행을 책임지는 서비스입니다.     배정식 본부장은 “유언대용신탁 활용하면 상속재산에서 상속세를 먼저 납부한 뒤 상속인에게 재산을 골고루 분배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일부 상속인이 연대책임을 지는 부담에서 벗어나 가족 간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  📍솔루션 3. 당장 상속세 못 낼 땐 ‘분납ㆍ연부연납ㆍ물납’      김영희 디자이너 상속세는 상속 개시일 6개월 이내에 신고하고 현금으로 납부하는 게 원칙입니다. 상속재산이 아파트와 토지, 상가 등 부동산일 때는 상속세 마련이 쉽지 않은데요. 이때는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기보단 ‘상속세 쪼개기’가 나을 수 있습니다.     크게 두 번 나눠 내는 ‘분납’과 10년에 걸쳐 쪼개 내는 ‘연부연납’ 제도가 있습니다. 일시납부에 따른 과중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세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게 세무당국의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분납은 상속세 납부액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납부할 금액의 일부를 상속세 납부 기한이 지난 뒤 2개월 이내에 분할 납부하는 방식입니다.      분납 방식보다 더 장기간 나눠서 내고 싶다면 연부연납 제도가 낫습니다. 연부연납 제도를 신청하면 최대 10년까지 쪼개서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부연납 제도 신청 조건은 분납보다 까다롭습니다. 상속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넘어야 하고, 연부연납을 신청한 세액에 상당하는 담보를 국세청에 제공해야 합니다. 납세담보로 맡길 수 있는 건 금전과 유가증권, 부동산 등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상속세 납부 시기를 미룬 만큼 이자(연부연납 가산금)를 부담해야 하는데요. 올해 3월 기준 가산금 이자율은 연 2.9%로 1년 전(연 1.2%)보다 1.7%포인트 올랐습니다.   정근영 디자이너 ‘세금 쪼개기’로도 상속세 마련이 어렵다면 현금 대신 유가증권이나 부동산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물납을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 회장의 유족이 물려받은 지분 일부를 상속세로 정부에 물납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물납 신청 요건도 까다로운데요. 우선 상속세 납부세액은 2000만원을 초과해야 합니다. 상속받은 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을 합한 금액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 돼야 하고요. 또 상속받은 재산 중 금융재산이 상속세보다 적어야 합니다.     그동안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한정됐던 물납 대상이 올해부터 미술품으로 확대된 점도 눈에 띕니다. 올해 1월 1일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부터 현금 대신 미술품을 세금으로 납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미술품을 물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납을 신청한 문화재 등 미술품이 역사적·학술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물납 요청이 있는 경우에 가능합니다.     조재영 부사장은 “국내 상속 사례를 살펴보면 현금보다 부동산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다”며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헐값에 부동산을 매각하기보다 분납이나 물납, 연부연납 등의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2023.09.06 16:05

  • 中위기 ‘족집게 예측’ 해놓고…막스는 왜 징둥닷컴을 샀나

    中위기 ‘족집게 예측’ 해놓고…막스는 왜 징둥닷컴을 샀나 유료 전용

      ■ 🐋고래연구소 by 머니랩 「 ‘큰손’ 투자자를 흔히 고래라고 부릅니다. 그들의 투자 철학은 나이 들어도, 은퇴를 해도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치죠. 성공의 법칙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고래연구소 by 머니랩]이 글로벌 투자 구루의 분기별 포트폴리오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투자의 선구안을 제시합니다.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인 헤지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에 분기별로 보유 자산을 공개하는 13F(Form-13)를 분석해 3개월마다 투자 구루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봅니다 」  400억 달러(약 50조원). 불과 몇 년 전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이 회사의 몸값으로 책정한 금액입니다. 에어비앤비∙우버와 함께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불렸으니 그럴 만도 했죠. 하지만 기대했던 미래는 없었습니다. 지난 22일 장 마감 후 이 회사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낮다”며 상장 폐지 신청서를 냈는데요.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상장 폐지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공유 오피스 서비스를 전 세계로 확장한 부동산 업체 위워크(티커 WE)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에 표시된 위워크 로고. 연합뉴스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으나 그래도 위워크쯤 되는 회사가 파산에 직면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죠. 청운의 꿈을 품고 상장한 지 불과 2년도 안 됐습니다. 상장 당시엔 주당 13달러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지만, 지금은 0.1달러까지 추락했죠. 수년째 수조원대의 순손실을 이어왔는데 이젠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습니다. 더는 투자자도 없고요.     사실 위워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창 어려울 때 상장을 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성장을 의심하지 않았죠. 코로나19만 잡히면 모든 게 정상으로 되돌아올 줄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아니었죠. 첫째, 집에서 일하던 많은 사람 중 상당수는 그대로 집에 머무는 걸 택했습니다. 회사도, 직원도 “이래도 일이 된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이는 아주 중요하고, 구조적인 변화입니다.   둘째, 경기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위워크의 주 이용자는 작은 회사입니다. 사업 의지가 있고 아이템도 있으나 오피스가 없는 그런 곳이죠. 큰돈 들여 건물을 빌리고, 쪼개서 임대해야 하는데 들어오려는 회사가 줄었습니다. 전 세계 곳곳이 경기 침체와 씨름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인데요. 이 와중에 금리는 치솟았습니다.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난다는 뜻이죠.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이 근간부터 흔들린 겁니다.    ━  [STEP1] 정확했던 예측, 흔들리는 부동산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이유는 위워크에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상업용 부동산 전체의 위기죠. 코로나19 확산 직전 13%대였던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은 현재 20%를 넘어섰습니다.   재택근무의 일상화에 따른 오피스 수요 급감으로 공실률이 높아지며 뉴욕∙시카고∙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 자산 가격이 20~30%가량 하락한 상태다. 오피스 공실 증가로 인한 인구 이탈과 방문 고객 감소는 도심에 위치한 소매점이나 다세대 주거용 건물의 임차 수요에도 영향을 미친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이 침체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약 28%가 지난 상반기에 파산한 실리콘밸리 은행(SVB) 같은 중소형∙지역 은행에 집중돼 있어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 (지효진 마스턴투자운용 글로벌리서치팀 이사)   그런데 지금 이 상황, 넉 달 전에 정확히 예측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헤지펀드 오크트리캐피털을 이끄는 하워드 막스죠.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사태의 여진이 이어지던 지난 4월 쓴 메모에서 당장 몇 개 은행의 파산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걱정거리는 따로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게 바로 상업용 부동산이었죠. 박경민 기자 은행권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로 손실을 볼 것인지 혹은 그 강도가 어떠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로 인해 대출 기관은 공포에 사로잡히고 자금 조달과 차환 시스템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이는 시장의 위기감을 부추기는 데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   점쟁이도 이렇게 정확하진 않을 것 같은데 그의 눈엔 미래가 보였나 봅니다. 더욱 구조적인 변화도 짚었죠.   사람들이 주 5일 사무실 책상을 지킨다는 개념 자체가 흔들리고 있으며 이는 임대인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할 것이다. (The concept of people occupying desks in office buildings five days a week is in question, threatening landlords’ underlying business model.)   📌마이클 버리는 실패한 ‘징둥닷컴’ 투자, 막스는?  사실 상업용 부동산 침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부동산발(發) 위기가 확산 중인 중국에서도 사태가 주거용에서 상업용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이 대목에서도 막스의 예지력은 돋보였습니다. 약 2년 전 중국 헝다(恒大)그룹 사태가 터졌을 때죠. 막스는 한 인터뷰에서 “중국이 지난 30년간 불황을 경험하지 않고 성장을 지속해왔으나 선진국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며 “이처럼 떴다가 가라앉는 사이클을 나는 ‘경제의 현실’이라고 부르는데 (지금의) 거대한 통증과 위기는 중국 경제가 현실로 이행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라고 계속, 쭉 성장할 수는 없고, 경기가 꺼질 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이게 현실이고,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이란 거죠. 실제로 최근 중국은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후퇴를 목전에 뒀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가파른 회복을 예상했던 전망은 모두 틀렸죠. 오히려 수면 아래 숨겨뒀던 버블을 살살 터뜨려야 한다는 만만치 않은 숙제가 남았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의 물류창고. 연합뉴스 흥미로운 건 오크트리가 2분기에 중국 징둥닷컴(JD)을 새로 매수했다는 점입니다.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45% 정도(101만 주)라 엄청 대단한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중국 기업에 딱히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오크트리가 새로운 베팅을 했다는 점이 새롭습니다.     징둥닷컴은 알리바바 같은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데요. 최근엔 중국 내 물류망을 휩쓸며 덩치를 키워가고 있죠. 한국의 쿠팡 같은 모델을 떠올리면 되는데요. 징둥닷컴은 올해 1분기 월가에서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가 엄청 많이 사들였기 때문이죠. 당시 버리는 “중국에 대한 우려가 과하다”고 말했는데요. 더욱 재미있는 건 그가 1분기에 샀던 징둥닷컴 지분을 2분기에 전부 팔았다는 점입니다.     2021년 한때 주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징둥닷컴 주가는 올해 1월 60달러선까지 하락했고, 지금은 더 떨어져서 30달러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일단 버리는 재미를 못 봤을 게 확실하고, 2분기에 산 막스의 선택은 결과가 어떨지 관심이 가네요.    ━  [STEP2] ‘시장의 온도’를 측정하는 법   문득 궁금해집니다.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거라 예상하면서도 막스가 징둥닷컴을 산 이유는 무엇일까요. 콕 집어 말한 적이 없으니 정확히 알 순 없으나 그의 평소 철학을 통해 추론해 볼 순 있습니다. 막스는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30년 넘게 쓰고 있는 ‘메모’를 통해 자기 생각을 밝히죠. 워런 버핏이 “막스의 e메일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읽는다”고 말한 바로 그 메모입니다. 차준홍 기자 지난 7월 막스가 쓴 올해 두 번째 메모의 주제는 ‘시장의 온도’였습니다. 한 마디로 지금 시장이 과열인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건데 막스는 거시 지표나 기업 재무제표보다 현상을 이해하고, 투자자의 심리를 제대로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야 ‘시장의 온도’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거죠. 건전한 투자자라면 새겨둘 만한 부분이라 요약해봤습니다.   ■ 📈 하워드 막스 ‘시장의 온도’ 「 ①패턴 인식하기: 현재 상황을 잘 이해하려면 시장의 역사를 연구해야 한다. 시장의 사이클은 불안정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매우 가변적인 인과관계나 타이밍, 진폭 등을 무시하면 장기적으로 규칙적인 움직임을 거듭한다.   ②반작용: 사이클이란 ‘과잉과 조정’으로부터 기원하며 어느 한 방향으로 강한 움직임이 나타나면 그 다음 일어날 일은 ‘하늘로 치솟는 상승’보다는 ‘반대 방향으로의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③한쪽으로 쏠릴 때: 사람들이 상황이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순간을 경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생각을 정당화할 때 “너무 높은 가격은 없다”는 표현을 쓴다. 너무 우울해져서 상황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릴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의 생각이 극단적으로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인 때는 현재의 가격 수준과 방향을 더 지속할 수 없는 상태일 확률이 높다.   ④순응 아닌 역발상: 특정 자산의 미래에 대한 극단적인 관점을 수용하고, 그로 인해 가격이 정당화가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을 때 정반대로 행동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컨센서스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것과 다르다. 역발상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행동의 이유가 무엇인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그 대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⑤시장의 원리: 경제와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라 투자자의 감정 기복에서 비롯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그걸 늘 주시하고, 가능하면 이용해야 한다.   ⑥감정 억제: 본인의 감정을 억제해야 한다. 다른 투자자와 그들의 심리에서 멀찍이 떨어져야 한다. 편승하면 안 된다.   ⑦비논리와의 싸움: ‘주가가 많이 내렸으니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거야’ 같은 비논리적인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 널리 받아들여지는 주장이라도 말이 되지 않거나 사실이라 하기엔 너무 낙관적(혹은 비관적)인 명제를 발견하면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  사실 이 메모의 앞부분은 막스의 자기 자랑입니다. 2000년 이후 시장이 크게 요동치던 다섯 번의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자신이 어떤 전망을 했고, 그게 얼마나 적중했는지 상세히 서술했죠. 대가의 난데없는 자찬에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예측의 정확도는 확실히 놀라운 수준입니다. 핵심은 특유의 반골 기질인데요. 징둥닷컴 신규 매수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STEP3] 2023년 2분기: 막스는 뭘 사고, 뭘 팔았을까   2분기에도 포트폴리오 비중 1위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른 헤지펀드와 비교할 때 오크트리는 종목 변동이 잦은 편은 아닌데요. 큰 줄기는 대체로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오크트리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TORM(TRMD, 17.0%). 1889년 설립한 유럽 해운사로 약 85척의 선단을 운영하는데요. 주로 휘발유와 나프타, 디젤 및 제트 연료 등을 실어 나르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김영옥 기자 2021년 39억 달러(연결 기준)였던 매출이 지난해엔 100억 달러를 넘겼죠. 그 덕에 평소 10달러에도 못 미치던 주가가 30달러대로 치솟았는데요. 올해는 4월 초 정점을 찍고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같은 성과가 계속될 순 없으니까요. 일단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이 부진했던 건 오크트리의 2분기 성과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포트폴리오 비중 2위와 4위 종목은 조금씩 팔았는데요. 8200개가 넘는 유정의 지분을 보유한 셰일 개발업체 체서피크 에너지(CHK, 8.1%)는 약 14%인 123만 주를 매도했습니다. 체서피크는 수압으로 세일 암석을 깨뜨리는 프래킹 기술을 도입해 세일 혁명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인데요. 2021년까지 체서피크 주식을 열심히 끌어모았던 막스는 2022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조금씩 나눠 팔고 있습니다.     비스트라 에너지(VST, 5.9%)도 지분의 4분 1가량을 정리했습니다. 텍사스에 본사를 둔 비스트라는 미국 20개 주에 전기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업체인데요. 체서피크와 마찬가지로 비중을 꾸준히 줄여가고 있죠. 하지만 오크트리 입장에선 배가 좀 아플 것 같습니다. 비스트라 주가는 지난 4월부터 상승세를 타며 최근 주당 30달러를 돌파했는데요.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탄탄한 매출 증가세가 배경인데요. 올해는 순이익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거란 전망입니다.   📌브라질 1등 은행은 팔고, 2등 은행은 사고 각각 포트폴리오 비중이 1%대였던 유전 개발 업체 웨더포드(WFRD)와 벌크선 해운사 이글벌크(EGLE)는 지난 2분기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했습니다. 이렇게 일부 종목을 정리하고 있지만 보유 상위 5개 종목 전부가 에너지 관련주이고, 에너지·운송의 포트폴리오 비중도 50% 이상이네요. 여전히 대단한 에너지 사랑입니다.   오크트리 펀드에서 역시 비중이 큰 금융주도 약간의 조정이 있었는데요. 앨리 파이낸셜(ALLY)은 지분을 4분의 1 정도 줄였습니다. 미국 자동차 금융 회사인 앨리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최대주주인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최근 사업 영역을 확장(자회사로 인터넷은행인 앨리뱅크 보유)하고 있지만 앨리의 주력은 여전히 자동차 금융인데요. 신차든 중고차든 거래가 많아야 매출도 늘고, 이익도 남기는 구조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최근 미국 내 자동차 관련 업계는 대부분 부진을 겪고 있는데요. 앨리 역시 주가가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죠.   브라질 은행은 사고 또 팔았습니다. 지난 1분기에 보유량을 57%나 늘렸던 방코 브라데스코(BBD)는 2분기에도 44% 추가 매수했는데요. 브라질을 대표하는 민영은행 중 하나죠. 그런데 이타우 우니방코(ITAU)는 보유 지분의 절반가량을 매도했습니다. 두 은행의 실적은 큰 차이가 없는데요. 어떤 이유에선지 브라질 1등 은행은 팔고, 2등인 방코 브라데스코는 더 사들인 거니 그 자체로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김영옥 기자 올해 1분기 오크트리가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보텍(ALVO)이었습니다. 하지만 2분기엔 보유 지분 중 약 절반을 매도했죠.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끝난 복제약) 제조사인 알보텍은 블록버스터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복제약(AVT02)을 개발 중인데요. 지난 7월 ‘AVT02’를 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 번째 보완 요구 서한(CRL)을 받았습니다. 상용화에 차질을 빚고 있는 건데요. 이 때문에 주가 흐름도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2분기 포트폴리오에 새로 이름을 올린 종목도 있습니다. 인포시스(INFY)가 가장 눈에 띄는데요. 인도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이죠. 오래전부터 JP모건 같은 큰손들의 주요 투자처 중 하나였는데요. 오크트리 포트폴리오에선 워낙 IT 종목을 찾아보기 힘들다 보니 이색적으로 느껴집니다.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에 따라 수혜를 볼 거란 장기 전망이 있지만, 성장 둔화를 타개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했다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죠.   소시에다드 퀴미카(SQM)도 새로 담았습니다. 질산칼륨·요오드 등이 주력 제품인 칠레의 화학회사인데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도 생산하고 있어서 국내 투자자에게도 잘 알려진 종목입니다. 한때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던 주가는 최근 60달러 선으로 내려와 있죠. 그 밖에 룩셈부르크에 본사가 있는 철강업체 테르니움(TX)도 새로 편입했습니다.   ■ 아크레 캐피털의 2분기는 어땠을까? 「 1분기 이슈였던 은행의 위기 가능성은 희미한 기억으로 남았고, 시장의 초점은 크게 바뀌었다. 새로운 초점은 두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에서의 ‘A’와 ‘I’다. 6월 30일까지 S&P500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6.89%다. 이 강력한 수치는 엔비디아(NVDA) 같은 AI 혁명의 초기 선두주자 7곳의 주가 성과에 힘입은 바가 크다.   미국의 장수 헤지펀드 아크레 캐피털은 2분기 주주서한에서 올해 상반기 시장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물론 아크레 펀드 포트폴리오엔 7곳 중 하나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 반성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아크레다운 언급이 이어집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사옥. 연합뉴스  ━ AI와 담 쌓은 게 자랑? 그가 당당한 이유      7개 주도 기업 중 어느 기업도 소유하지 않은 건 AI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7개 기업이 AI 잠재적 성장의 수혜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 아니다. AI 확산의 가장 확실한 초기 수혜자인 엔비디아(NVDA)의 주가수익비율은 지난 1년 동안 35배에서 205배로 치솟았다. 우리가 이를 쫓아갈 생각이 없다는 걸 투자자에게 재차 말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 밸류에이션이 급등한, 잘 이해되지 않은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좇는 것보다 충분히 이해된 비즈니스를 소유하고 인내심을 갖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가치 투자, 장기 투자, 복리 효과 등은 아크레 펀드를 잘 설명하는 용어인데요. 쉽게 뭘 바꾸는 법이 없는 철학을 가진 곳이죠. AI라는 거대한 흐름을 받아들이기에 한 분기란 시간은 너무 짧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집중의 아이콘’답게 아크레 캐피털의 포트폴리오는 2분기에도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아크레 펀드는 약 15조원을 20개도 안 되는 종목으로 관리하죠. 펀드의 2분기 수익률은 8.62%로 S&P500 상승률(8.74%)과 거의 같았습니다.   AI 이슈를 철저히 외면한 덕에 초과 이익은 얻지 못했지만 펀드의 콘셉트를 유지한 대가로 딱히 뒤처진 것도 아니란 뜻이죠. AI가 중요한 키워드지만 관련주를 직접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이기도 합니다. 이미 보유한 종목으로 AI 성장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뜻인데요. 예컨대 마스터카드(MA)와 비자(V)는 방대한 카드 데이터를 두고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고, 아메리칸 타워(AMT)는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거죠. 이 당당함의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차준홍 기자 일단 2분기 좋은 성적을 이끈 건 카드 형제였습니다. 포트폴리오 비중 1위인 마스터카드와 4위 비자의 주가는 2분기 동안 각각 8.2%, 5.3% 상승했는데요. 팬데믹 종료 이후 경제 활동이 활기를 띠면서 결제량 또한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마스터카드의 2분기 순이익이 10% 증가(전년 동기 대비)했고, 비자도 8억 달러(약 1조원)가량 순이익이 늘었는데요. 마스터카드의 전 세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나 증가했죠. 물가 걱정이 많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나허(DHR)와의 인연도 10년 넘게 이어가는 중입니다. 2020년 GE의 생명공학 부문을 23조원에 인수한 다국적 헬스케어 브랜드인데요. 임플란트 제조사 ‘노벨’, 분자 진단 업체 ‘세페이드’, 진단 시약 제조사 ‘벡크만쿨터’ 등의 최대주주이기도 하죠, 지난 2분기 주가가 10%가량 떨어졌는데 지난 7월부터 빠르게 회복해 250달러선을 다시 회복했습니다. 」 

    2023.08.30 14:58

  • 한방에 혈액암 82% 죽인다, 3억 치료제 승부 건 두 기업

    한방에 혈액암 82% 죽인다, 3억 치료제 승부 건 두 기업 유료 전용

      ■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 「 금리 인상기 성장주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합니다. 성장주의 대표 격인 바이오도 예외는 아니죠. 특히 소형 바이오테크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큽니다. 물가 상승 등 연구개발비 증가는 자금 소진을 앞당기는데 조달은 쉽지 않으니 현금 흐름이 나빠질 수밖에 없죠. 치솟던 기준금리도 이제 곧 정점을 찍을 텐데요. 금리가 방향을 튼다면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김영옥 기자 투자자의 무관심과 높은 금리에도 바이오의 펀더멘털인 첨단 치료 물질의 임상 진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기술 수출에 성공하거나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기업도 많아졌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지나친 기대가 거품을 만든 것처럼 펀더멘털을 외면한 무관심은 반대로 좋은 투자 기회이기도 합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바이오의 시간이 오기 전, 함께 공부하자는 뜻에서 준비한 콘텐트입니다. 바이오 공부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핵심 키워드와 글로벌 트렌드를 짚어보고,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현황까지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와 함께하는데요. 대형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에서 펀드를 운용했던 이 대표는 최근 바이오 전도사로 변신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 📃 글 싣는 순서 「 ① 핵산치료제 ② 줄기세포 ③ 항체치료제 ④ 면역세포치료제 」  「 ④면역세포치료제  」 쉬운 예로 덥거나 추워지면 인간의 신체는 외부 기온에 맞춰 반응해 정상 체온으로 되돌리는 능력이 있다. 우리 몸이 생존에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는 경향을 항상성이라고 한다. 이런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면 다양한 조절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적이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인체에는 외부에서 유래한 물질이나 암세포가 나타났을 때 대응하는 면역 체계가 존재한다.   면역은 우리 몸이 자신을 보호하는 방어 시스템이다. 우리 몸에 속하는 ‘자기’와 이물질로 취급하는 ‘비(非)자기’를 구별하고, 만일 비자기로 확인되면 가차 없이 공격해 제거하는 방식이다. 면역 체계의 핵심 전력은 몸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암세포와 같은 병원체를 공격하는 면역 세포다. T세포∙B세포∙NK세포∙수지상세포 등이 대표적이다.   면역세포치료제 이미지. 지씨셀 크게는 선천적∙후천적 면역 세포로 구분할 수 있다. 선천적 면역 세포인 NK(Natural Killer·자연 살상)세포는 이름처럼 침입한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만나면 즉시 활성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정 타깃(표적)만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이물질이라고 판단되면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반면에 후천적 면역 세포는 공격 대상을 특정한다. T세포가 그렇다. 침입자에 대해 학습한 뒤 이 타깃(표적)만 제거한다. 한 번 경험한 침입자는 기억해 뒀다가 다시 침입했을 땐 학습 과정 없이 인식하고, 공격한다.   현재 항암 면역세포치료제로 가장 활발히 개발 중인 건 T세포다. T세포는 종류와 역할에 따라 세포독성 T세포, 도움 T세포, 조절 T세포, 자연 살상 T세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세포독성 T세포는 바이러스나 암세포 공격에 특화된 전사다. 직접 항원을 찾아내서 파괴하거나 사이토카인(Cytokine)을 활용해 다른 세포의 활성과 기능을 조절한다. 사이토카인은 면역 세포에서 분비되는 면역 조절 인자로, 암세포와의 전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평소 조용하던 T세포는 정찰병 역할을 하는 항원제시세포(APC, B세포나 수지상세포)를 만난 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APC는 인체의 이물질인 항원을 감지한 뒤 항원 단백질(펩타이드) 조각을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1(MHC1)’와 결합한 형태로 T세포에 보여준다. 이 ‘펩타이드-MHC1’ 조합이 세포의 표면에 위치하면 안테나 역할을 하는 T세포 수용체(TCR)는 평소와 다르다는 걸 인지한다. 그런 뒤 적군이라고 판단하면 T세포는 상대를 공격해 없앤다.   복잡하지만 효과적인 이 시스템이 늘 작동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마을에 흉악범이 잠입했다는 제보가 들어와서 경찰이 순찰을 강화했다고 하자. 마침내 흉악범이 검문에 걸렸는데 신분증이 없다고 했다. 범인이 아니라고 판단한 경찰이 그냥 보내줬다면 그건 정말 큰 실수다.   ‘펩타이드-MHC1’ 조합으로 암세포를 알아차리는데, 만일 암세포가 MHC1을 암 표면에서 제거해버리면 T세포는 암세포를 인식할 수 없다. 당연히 공격도 못 한다. 종양이 가진 ‘회피 기전’이다. T세포가 아무리 강력한 독성 무기를 갖췄다 해도 적을 알아채지 못하고 공격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초기에는 T세포가 암세포의 항원을 인지하고 공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암세포의 회피 기술도 향상된다. T세포의 허점을 암세포도 알아차린 것이다.  김경진 기자 앞선 흉악범 사례처럼 암세포의 회피 전술이 통한다는 건 T세포 수용체가 안테나 역할(경찰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기존 T세포 수용체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항원을 인식하는 고성능 안테나를 고안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다. 쉽게 말해 T세포에 ‘CAR’라는 새로운 수용체를 장착한 개념이다.   ‘CAR’는 B세포에서 분리한 항체의 유전자를 세포질 내 신호전달 유전자와 결합해 만든다. 기존 T세포의 복잡한 활성 과정을 생략하고, 다양한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의 장점을 활용해 특정 종양을 직접 인식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표적을 찾아가 결합하는 항체의 독특한 특성을 세포치료제에서 활용한 것이다.   ‘CAR-T’의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세포독성 T세포를 분리한다. 그다음 CAR 유전자를 세포독성 T세포와 결합하면 고성능 안테나를 장착한 CAR-T가 완성된다. 이 CAR-T를 대량으로 배양한 다음 다시 환자에게 넣어 준다. 특정 항원을 인식하도록 설계된 CAR-T는 해당 암세포만을 골라서 파괴한다. 신분증이 없다는 암세포의 잔꾀도 더는 통하지 않는 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9년 최초의 CAR-T 치료제인 킴리아(Kymriah)를 승인했다. B림프구 종양을 타깃하는 CAR-T로, 암세포 표면에 발현된 단백질(CD19)의 특정 부위를 인식하도록 설계된 치료제다. 킴리아는 기존에 5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했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의 치료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 킴리아로 치료한 환자의 완전관해율(CR·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이 82%를 나타냈고, 이 환자가 재발 없이 5년간 생존할 확률도 44%에 달한다. 혈액암 치료의 지형을 바꾼 것으로 평가할 만한 결과다.   CAR-T는 저마다 인식하는 특정 단백질의 이름을 앞에 넣어 CD19 CAR-T, BCMA(B세포 성숙 항원) CAR-T, HER2(인간 상피 성장인자 수용체2) CAR-T 등으로 부른다.    지금까지 상업화에 성공한 CAR-T는 CD19 계열로 킴리아∙예스카타∙브레얀지∙테카투스, BCMA 계열로 아벡마∙카빅티 등이 있다. 모두 혈액암 치료제로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해 만들고, 한 번 투여로 끝나는 ‘원샷’ 치료제 형태다. 미국 노바티스사의 백혈병 원샷 치료제 킴리아. 사진 노바티스 혈액암은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될수록 환자의 희망도 커진다. 다만 CAR-T는 놀라운 치료 효과만큼 가격 또한 놀랍다. 킴리아의 경우 국내 기준 3억원 이상이다. 환자 맞춤형으로 만드는 만큼 비싸고, 기간도 꽤 오래 걸린다.     부작용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사이토카인 신드롬’(CRS·Cytokine release syndrome)이 대표적이다. T세포 치료제를 주입한 뒤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사이토카인이 과분비 되는 증상을 말한다. 사이토카인은 암세포와 싸우기 위해 면역 세포가 내는 물질이지만, 과잉 상태가 되면 다른 장기까지 공격할 수 있다. CAR-T 치료 때 70% 이상의 환자에게서 발생하는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확장성 역시 고민거리다. 아직 CAR-T는 혈액암 치료에 한정돼 있다. 고형암(세포로 이뤄진 단단한 덩어리 형태의 종양을 총칭)으로 연구가 확장되고 있지만 종양미세환경(TME, 암을 둘러싼 주변 미세물질)이 혈액암보다 훨씬 복잡하다. 그래서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  국내 CAR-T 업체는…큐로셀·앱클론   해외에선 CAR-T 상용화 사례가 많지만 한국은 관련 연구가 빠르다고 보긴 어렵다. 국내 바이오테크 중에는 큐로셀이 선두 주자다. 림프종 및 백혈병 CAR-T 치료제 ‘안발셀(CRC01)’로 임상에 진입했다. CAR-T 치료제로는 국내 최초다. 현재 림프종 적응증 임상 2상을 진행 중인데 예정대로 연내 완료하면 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 다른 적응증인 급성림프구성 백혈병(ALL) 환자를 상대로 한 임상 1상도 최근 첫 투약을 마쳤다. ALL은 국내에서만 매년 2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5년 생존율이 10%에도 못 미친다. 비상장사인 큐로셀은 지난 5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시장이 평가하는 몸값은 대략 5000억원 정도다.   앱클론도 최근 림프종 CAR-T 치료제 ‘AT101’의 국내 1상을 마쳤다. 환자 12명을 상대로 진행한 1상 결과 완전관해율 66.7%, 객관적반응률(ORR) 91.7% 등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안전성 등의 다른 변수 분석도 무난히 통과했다. 기술 수출 기대감이 피어나지만, 아직 구체적인 소식은 없다.   임상에 성공해도 당장 수익과 직결되긴 어렵다. CAR-T 치료제는 이미 상업성이 입증된 시장이다. 단순히 치료 효과가 좋은 것만으로는 기존 치료제의 아성을 뛰어넘기 힘들다. 비용이나 제작 기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전보다 나은 장점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중국 제약사 그라셀의 CAR-T 치료제는 ‘CD19’와 ‘BCMA’를 동시에 타깃하면서도 생산 기간을 1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혀 큰 관심을 받았다. CAR-T 생산 기간은 보통 2주 이상이다. 면역세포치료제 생산시설 이미지. 큐로셀 NK세포 치료제도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T세포가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해 적을 공격하는 것과 달리 NK세포는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를 기준으로 공격 대상을 선별하는 선천적 면역 세포다. 쉽게 말해 신분증 제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그 자체를 비정상으로 간주하고 체포하는 식이다.   NK세포의 최대 장점은 특정 항원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별도의 유전자 조작 없이 타인에게 사용할 수 있는 동종 세포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당연히 치료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효과만 확인하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상용화할 수 있다. 타인의 NK세포를 사용할 수 있고, CAR-T와 비교할 때 부작용도 훨씬 적다.   이런 장점에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NK세포 치료제는 없다. 혈액 속에 소량의 비율로 존재하고, 증식도 덜 한다. 수명 또한 짧다. 대량으로 배양하고, 장기간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근엔 CAR-T와 NK세포의 장점을 결합한 ‘CAR-NK’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일본 제약사인 다케다가 가장 앞서 있는데 킴리아처럼 CD19를 타깃으로 한 ‘TAK-007’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NK세포는 최근 대형 사건을 경험하면서 투자 심리가 확 꺾였다. 2021년 미국 제약사 페이트는 글로벌 빅파마 얀센과 31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얀센 입장에선 페이트가 강점을 가진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만능줄기세포에서만 발현하는 특정 유전자를 만능성이 없는 체세포에 넣어 만능성이 있는 세포로 역분화한 세포) 기술을 활용하면 동종 유래 CAR-T와 CAR-NK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고 봤다.     NK세포 관련 계약으론 역대 최대 규모, 빅파마의 공식적인 참전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올해 1월 두 회사의 동행은 끝났다. 임상에서 만족할 만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자 얀센이 협업을 종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페이트가 개발하던 CAR-NK 치료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은 대부분 중단됐고, 회사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한때 100억 달러에 달했던 페이트의 시가총액은 현재 3억 달러에 불과하다.    ━  NK세포 연구에서는 지씨셀·엔케이맥스가 앞서 가   NK세포 국내 최강자 지씨셀의 주가가 올해 부진했던 것도 이 영향 때문이다. 든든한 모회사(녹십자)가 있는 지씨셀은 다행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최근 FDA는 지씨셀의 미국 관계사 아티바가 개발 중인 제대혈(탯줄 혈액) 유래 NK세포 치료제 ‘AB-101’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리툭시맙과 병용해 효능을 강화하는 목적이다. 자가면역질환 동종 NK세포 치료제로는 첫 승인이다. 기성품 형태로 개발돼 입원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암세포 표면에서 흔히 발현되는 ‘HER2’를 타깃으로 한 CAR-NK 치료제 ‘AB-201’도 지난해 1상 IND 승인을 받고, 이달 초 임상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씨셀은 2021년 빅파마 머크와 18억 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의 CAR-NK 치료제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고형암 대상 CAR-NK 치료제 개발이 목표인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2021~2022년과 달리 올해는 NK세포 관련 기술 이전 사례가 현저히 줄었다. 관련 기업의 주가도 바이오 지수 대비 하락 폭이 컸다. 하지만 iPSC에 기반을 둔 페이트와 제대혈 중심의 지씨셀은 기술이 다르고, NK세포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지씨셀의 경우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기 때문에 바이오 투자 심리 회복 국면에서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지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NK세포. 엔케이맥스 엔케이맥스도 있다. 불응성 육종암이나 후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NK세포 치료제인 ‘SNK01’과 면역항암제로 널리 쓰이는 ‘키트루다’를 병용하는 요법이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이다. 올해 하반기 미국 임상 1상 최종 결과가 나온다. 중간 데이터에서 나왔던 만족스러운 결과가 최종적으로 확인된다면 순조롭게 2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 기술 수출 가능성도 커진다.   현 단계에서 면역세포치료제의 기본적인 개념은 ‘CAR+면역 세포’ 형태다. 최근엔 ‘CAR-대식세포(M·암세포 등을 모조리 집어삼키는 능력을 갖춘 세포)’ ‘CAR-MIL(골수침윤림프구)’ 치료제로 아이디어가 확장하고 있다. CAR-T는 1~2개 종양 항원을 인식하지만, MIL은 다발골수종의 여러 항원을 인식할 수 있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둘 다 연구는 초기 단계다.

    2023.08.29 15:37

  • 여기서 하이브가 왜 나와? 구글 1조 산 애크먼 빅픽처

    여기서 하이브가 왜 나와? 구글 1조 산 애크먼 빅픽처 유료 전용

      ■ 🐋고래연구소 by 머니랩 「 ‘큰손’ 투자자를 흔히 고래라고 부릅니다. 그들의 투자 철학은 나이 들어도, 은퇴를 해도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치죠. 성공의 법칙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고래연구소 by 머니랩]이 글로벌 투자 구루의 분기별 포트폴리오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투자의 선구안을 제시합니다.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인 헤지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에 분기별로 보유 자산을 고개하는 13F(Form-13)를 분석해 3개월마다 투자 구루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봅니다. 」  폭풍 같은 금리 인상이 일단락되자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물가 목표치인 2%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습니다. 공급망 재편 등 경제구조 변화로 구조적 고물가가 도래한 만큼 Fed의 물가 목표를 3%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한 건데요. 반면 지금 물가 목표를 옮기면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의견도 팽팽합니다.   물가에 대한 ‘고래 투자자’의 생각도 다릅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장기 물가 상승률이 3%는 될 것이라며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영원한 낙관주의자인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이미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죠.  [고래연구소 by 머니랩] 시즌3 3회에서는 애크먼과 피셔의 올해 2분기 포트폴리오를 통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고래들의 생각을 분석해 봤습니다.      ━  [STEP1] AI 우려로 하락한 구글 산 애크먼…수익률 43.9%   애크먼의 물가와 금리 전망을 알아보기 전에 올해 2분기 포트폴리오부터 점검해 보겠습니다. 우선 주요 매수 종목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GOOGL)입니다. 지난 1분기 신규 편입한 뒤 2분기에도 130만7425주, 1억5800만 달러(6월 말 종가 기준)어치를 추가 매수했습니다.    일단 구글의 투자수익률도 나쁘지 않은데요. 주주서한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구글을 첫 매수한 뒤 지난 8월 15일까지 수익률은 43.9% 수준입니다. 애크먼에 따르면 평균 매수 단가는 94달러 정도인데, 현재 주가는 133달러 수준입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 연합뉴스 애크먼이 구글을 산 이유는 이번에 공개된 퍼싱스퀘어 반기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디지털 광고 시장과 검색 시장 등에서 이른바 진입장벽인 ‘경제적 해자’가 있는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오랫동안 관찰해 오던 중 1분기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경쟁 우려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매력적인 가격대까지 하락해 매수를 시작했다 정도인데요.    구글의 AI 경쟁력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막대한 검색 데이터 등이 쌓여 있어 AI 학습에 유리한 데다 검색과 메일 등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워낙 많아 AI 적용 제품의 유통도 용이하죠. AI 개발 비용 역시 구글의 현재 현금 창출력으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네요. AI 발전의 직접 수혜도 볼 수 있는데요. AI 기반 검색을 통해 맞춤형 광고를 더 잘 제공할 수 있는 만큼 광고주를 더 많이 끌어올 수 있고, AI 구동을 위한 클라우드 수요 증가도 구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AI는 음악 산업에 호재…하이브를 보라?   AI 관련해 애크먼이 투자 중인 유니버설뮤직그룹(UMG)도 짚어볼 만합니다. UMG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레이디 가가 등을 보유한 세계 3대 음악 유통사인데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13F 공시 항목은 아니지만 2021년 투자를 시작해 현재 UMG 지분 10.23%(42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애크먼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오락거리로, 향후 고성장이 이어질 수 있는 산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UMG는 글로벌 음원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만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김영희 디자이너 반면에 생성형 AI가 기존 음악 유통사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저작권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AI가 생성하는 수많은 음악으로 인해 기존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건데요. AI가 만든 수백만 개의 곡이 매일 새로 올라오면 기존 메이저 레이블의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게 이런 회의론의 근거죠.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당연히 UMG에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애크먼은 AI가 오히려 기회라는 입장입니다. 우선 AI가 만든 곡의 홍수 속에서도 UMG의 시장 점유율은 굳건한 상황입니다. 아무리 많은 곡이 올라오더라도 테일러 스위프트 등 기존 아티스트의 곡은 여전히 인기를 끌 수밖에 없습니다. AI가 만든 곡에 대해 저작권 단속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기존 원작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AI를 통해 가공한 곡에 대한 삭제 조치 등이 대표적입니다.    무엇보다 대형 레이블사가 AI를 이용한 수익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과거 명곡을 AI로 재가공해 유통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결국 AI가 기존 음반사나 아티스트들의 밥그릇을 키울지언정, 뺏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애크먼의 생각입니다.   UMG 산하 레이블인 리퍼블릭 레코드에 소속된 테일러 스위프트. 연합뉴스 애크먼이 직접 든 사례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입니다. 하이브는 올해 초 AI 오디오 기업인 수퍼톤을 인수한 뒤 AI 활용과 관련한 여러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데뷔시킨 미드낫이란 아티스트가 대표적입니다. 그룹 에이트의 보컬인 이현이 부른 노래를 다국어 발음 교정 기능을 이용해 한국어와 영어, 일본, 외국어, 중국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등 6개 언어로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지난 4월 음악잡지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인간만이 음악을 창작하고 제작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을지 오랫동안 의문을 품어왔다”며 수퍼톤 인수 이유를 밝혔습니다.      📌로우스는 매도했지만…“고금리에 집 고쳐 살 사람 늘어날 것” 애크먼이 지난 2분기 비중을 줄인 종목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주택 개량 소매업체인 로우스(LOW)입니다. 애크먼은 2분기 로우스 보유 주식 중 25%(256만7264주)를 팔았습니다. 지난 1분기 로우스 보유 주식 3%(33만8687주) 처분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매도입니다.    로우스의 경우 동일 점포의 매출이 역성장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습니다. 다만 애크먼은 로우스가 경쟁업체인 홈디포에 비해 싸게 거래되고, 전망도 밝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주택 개량 수요의 경우 늘어날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주택 전반이 노후화한 데다 신규 공급 부족으로 인해 리모델링 수요가 많다는 건데요.    게다가 고금리로 인해 미국에서 주택 갈아타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연 7%를 넘어선 상황에서 기존에 받았던 연 3%대의 모기지를 포기하고 새 집을 사는 결정이 쉽지 않아서죠. 실제 신규 모기지 신청은 1995년 4월 이후 가장 적다고 합니다.      ━  [STEP 2] 이번엔 장기 금리 상승에 베팅…구조적 고물가 온다     애크먼은 위험 회피(헤지)를 위한 파생상품 거래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애크먼은 코로나19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으로 퍼지기 전인 2020년 2월 신용부도스와프(CDS)에 2700만 달러를 투자한 뒤 3월 매각해, 한 달 만에 26억 달러를 챙겼죠.    애크먼은 이후 금리 상승 이익을 볼 수 있는 이자율 옵션 상품에 투자해 왔습니다. 다만 장·단기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선택이 갈렸는데요. 우선 단기 금리 상승에 대비한 파생상품은 지난해 팔아치웠습니다. 3억8400만 달러를 투자해 27억 달러를 벌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장기 금리 상승에 대비한 파생상품은 지난해 4월 매입한 뒤 현재도 보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애크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장기 금리 헤지 상품의 가치는 3억8100만 달러로, 원금 대비 83%가량 올랐다고 합니다. 다만 올해 초 경기 침체 우려와 지역은행 위기 등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현재 가치는 이보다는 떨어졌다고 합니다.   김영희 디자이너 어찌 보면 단기 금리 상승은 일단락되고, 장기 금리 상승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인데요. 애크먼이 헤지를 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예측대로 장기 금리가 빠르게 치솟을 경우 이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는데, 이자율 옵션 상품에서 거둔 이익으로 포트폴리오 가치 하락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예측이 빗나가 장기 금리가 뛰지 않는다면 주가 급락 등의 이벤트가 일어나지 않을 테니 어쨌든 주식에서 초과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애크먼은 가용 자본 중 10% 이내에서만 헤지를 위한 파생상품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 5.5% 될 것…“현재 금리 수준 낮다”   애크먼이 장기 금리 상승에 베팅한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요. ①3%대의 구조적 고물가 시대 도래 ②장기 채권의 수급 악화 ③경기 전망 개선에 따른 기업의 차입 증가 등입니다.    장기 채권 수급 악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긴축(QT)을 통해 국채 보유를 줄이는 반면, 미국 정부가 올해 하반기 장기 국채의 신규 공급을 늘릴 경우 수요 대비 공급이 늘어나 채권 가격 하락(채권 금리 상승)이 올 수 있다는 건데요.    여기에 일본과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기존 미국 국채의 주요 보유국이 ‘미국 국채 다이어트’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거죠. 일본의 금리 상승과 중국과의 관계 악화, 탈(脫)달러화 움직임 등 때문입니다.        애크먼은 최근에는 자신의 X계정(구 트위터)를 통해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연 5.5% 수준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죠. ‘장기 물가 상승률(3%)+실질 중립 금리(0.5%)+기간 프리미엄(2%)’을 더하면 30년물 금리는 연 5.5%가 적절하다는 설명입니다.    참고로 실질 중립 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식히지도 않은 채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오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입니다. 미국의 경우 통상 0.5%로 추정하는데요. Fed 점도표상 장기 정책금리 전망치의 중간값(2.5%)에서 물가 목표치(2%)를 뺀 수치입니다.    애크먼의 주장대로 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4월 초 3.6%에서 지난 22일 4.34%까지 뛴 상황입니다. 애크먼은 “투자자가 수년 동안 낮은 장기 금리에 익숙해져 연 4.3%는 높은 금리처럼 보이지만, 역사적 맥락과 적정 수익률을 계산하면 현재 장기 국채 금리 수준은 높지 않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죠.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츠 회장. 블룸버그  ━  [STEP3] 올해 ‘상고’ 맞춘 켄 피셔…올해 하반기에도 좋다   애크먼이 구조적인 고물가·고금리,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면 ‘월가의 교장 선생님’이자 낙관주의자 켄 피셔는 어떨까요. 피셔는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 상반기까지는 중간선거의 기적이 유효했습니다. 피셔는 중간선거 전 9개월까지를 “주식시장 역사상 가장 일관되게 수익이 높은 시기”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0월부터 상승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죠. 실제 올해 상반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6.9% 상승했습니다.      피셔는 중간선거의 기적이 끝나는 올해 하반기도 상반기만큼은 아니더라도 좋을 것이라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피셔가 이끄는 피셔인베스트먼트의 올해 3분기 주식 전망 보고서는 “새로운 강세장이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10월 저점 이후 증시가 크게 반등한 데다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새로운 강세장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김영희 디자이너 이번 강세장 전망의 근거로는 ‘대통령 임기 3년 차 효과’를 꺼내 들었는데요. 1939년 이후 대통령 임기 3년 차 때 S&P500 지수가 하락했던 적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3년 차 하반기에는 75%의 확률로 주가가 상승했는데 평균 수익률은 5.5%로 상반기(12.5%)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하네요.    피셔가 주장하는 중간선거와 대통령 임기 3년 차 효과의 원인으로 꼽는 것이 ‘정치적 교착상태(gridlock)’입니다. 한마디로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불필요한 규제 등을 만들지 않아 주식시장에 리스크(위험) 요인이 줄어든다는 겁니다.      피셔는 물가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선 피셔는 인플레이션을 너무 많은 돈이 너무 적은 상품과 서비스를 좇을 때 생긴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Fed의 긴축과 글로벌 공급망 개선 등으로 인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원인이 상당히 완화됐다는 게 피셔의 주장인데요. 예컨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 추세를 보면 이미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애크먼의 구조적 고물가와는 견해가 정반대입니다. 피셔는 인플레이션 둔화로 장기 금리도 안정적이 될 것이고, 단기 금리 역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난 만큼 시장에 주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가 잡혔다…원유 시추 기업 대거 매도 경기와 물가에 대한 피셔의 전망은 그가 사들인 종목에서도 드러납니다. 피셔는 지난 2분기에는 펩시 등을 보유한 식품회사인 펩시코(PEP) 주식 수를 8552%(440만 주)나 늘렸고 질레트와 페브리즈 등 각종 생활용품을 파는 프록터앤드갬블(PG)도 742%(428만 주) 늘렸습니다.    이들 종목은 인플레이션 기간에 가격 인상을 꾸준히 해왔던 종목인데요. 물가가 안정되면 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종목들입니다. 예컨대 펩시코는 올해 2분기 전년 대비 매출은 10.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3.2% 올랐습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제품 가격 상승에도 펩시코의 음료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2022년 대비 비용 압력이 약화하며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밖에 피셔는 미국의 민간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의 보유 주식 수를 1만1955%(154만 주), 반도체 회사인 브로드컴(AVGO)을 63%(76만 주) 늘렸습니다.    반면에 에너지 관련 종목의 비중을 대폭 줄였죠. 포트폴리오 내 에너지 업종의 비중은 1분기 5.64%에서 2분기 4.93%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유전서비스 업체인 슐룸버거(SLB)와 원유 채굴·생산 기업인 헤스(HES), 데본에너지(DVN), 마라톤오일코퍼레이션(MRO), 할리버턴(HAL) 등의 주식 수를 대폭 줄였는데요. 이들 기업은 유가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스트림(원유 생산) 분야 기업입니다.    다만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원유 정제 및 판매) 등을 모두 다 하는 엑손모빌(XOM)은 주식 수를 373%(522만 주) 늘려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0.09%에서 0.39%로 확대됐습니다.     📌투자자 시선 끄는 대형 성장주와 명품주 담아라 그럼에도 피셔의 포트폴리오를 살려보면 상승장 초반의 강력한 기세가 끝났다고 판단할 수 있는 정황도 엿보입니다. 기술주 중 보유 주식을 대폭 줄인 종목이 많습니다.    지난해 4분기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고래연구소] 시즌1 때 소개했던 블록(SQ)은 보유 주식의 98%에 해당하는 1121만 주를 팔아치우며 사실상 정리했습니다.    이 밖에 페이팔의 경우 보유 주식의 57%(812만 주)를 매도했습니다. 전자서명 업체 도큐사인(578만 주)과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인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514만 주)은 보유 주식의 99%를 처분했죠. 공유 차량 업체 우버의 경우도 보유한 주식의 55%(1149만 주)를 정리했습니다. 이들 종목은 금리 상승기 때 누렸던 영광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기업입니다.   김영희 디자이너 실제 올해 상반기 상승장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 7’ 같은 시가총액이 큰 대형 성장주가 이끌었습니다.    피셔는 이런 상황을 투자자가 경제성장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지 않아 생긴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가 경제가 침체한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업만 골라 투자한다는 건데요. 피셔가 예로 든 것은 애플과 구글 등으로 대표되는 메가 테크 기업과 명품 생산업체입니다.    피셔는 대형 성장 우량주가 앞으로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특히 기술주의 경우 지난해 낙폭이 컸던 만큼 강세장 때 상승 여력이 큰 데다, 경제성장이 느려지면 투자자들이 매출 증가에 더 많은 가산점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명품주는 올해 초반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중국의 수요 둔화 등으로 최근에는 주가가 주춤한데요. 피셔는 최근 명품주 하락은 일시적인 만큼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편 피셔는 보유 비중 상위 10개 종목 중에는 애플(AAPL)과 구글(GOOGL)은 주식을 소량 추가 매수했고, TSMC(TSM)는 전 분기 대비 보유 주식 수를 17%(433만 주) 늘렸습니다.    매도한 종목으로는 MS와 아마존(AMZN) 등을 소량 매도했고 엔비디아(NVDA)는 주식 수를 14%(146만 주) 줄였는데요. 그럼에도 주가 상승으로 인해 엔비디아의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전 분기 1.7%에서 2.01%로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2023.08.28 17:22

  • 바로 사지말고 “홀드” 외쳐라…초보자 위한 프리즈 공략법

    바로 사지말고 “홀드” 외쳐라…초보자 위한 프리즈 공략법 유료 전용

      ■  「 미술 투자와 관련한 아트 파이낸스를 다룬 [아트 테크] 1회에 이어 이번 머니랩에서는 실제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구매할 때 꼭 필요한 전략을 소개합니다. [아트 테크] 2회는 작품 감상을 넘어서 직접 구매해보고 싶은 초보 투자자를 위한 ‘실전 가이드’입니다.   때마침 초보 미술 투자자가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습니다. 다음 달 6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다음 달 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입니다.    아트테크가 아직은 낯선 분들을 위해 머니랩이 제대로 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프리즈 사용설명서’를 준비했습니다. 이를 위해 주최 측인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와 국내 3대 갤러리 중 하나인 갤러리현대의 김재석 이사(시니어 디렉터), MZ(20~40대 초반)세대 대표 컬렉터인 노재명 컬렉터를 모셨습니다.    」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가 22일 서울 강남구 중앙엠앤비 사옥에서 더중앙플러스 '머니랩'과 인터뷰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중국 갤러리도 참여   일단 ‘프리즈 서울’에 대해 살펴볼까요.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처음 열린 ‘프리즈 서울’은 지난해 7만 명이 방문, 추정 판매액이 6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아트 테크] 1회에 소개한 대로 올해도 ‘프리즈 서울’에 대한 관심은 뜨겁습니다. 지난 6월 19일 얼리버드로 오픈한 프리뷰 티켓은 하루 만에 매진됐고, 지난 4월 오픈한 유료 멤버십 ‘프리즈 91’도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22일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를 만났습니다. 그는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서 보여준 에너지와 열정, 프리즈에 대한 기대감에 맞춰 서울과 아시아 지역의 잠재력을 뽐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국가(30개국)와 갤러리(120여 곳)가 참여합니다. 지난해 길었던 입장 줄이 올해는 더 길어질 전망인데요. 눈에 띄는 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참여하지 못했던 중국 갤러리 7곳이 이번에 부스를 여는 건데요. 대만의 TKG+, 홍콩의 KiangMalingue, 상하이의 Bank 등입니다.   리 디렉터는 “올해는 중국 갤러리와 컬렉터, 페트론(후원자), 기관 관계자의 방문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프리즈 서울’은 아시아 지역의 특징을 보여주는 페어로, 아시아 아트마켓을 서포팅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30% 수준이던 아시아 갤러리 비중이 올해는 40%, 서구 갤러리의 아시아 지점까지 포함하면 50%에 달한다”고 덧붙였죠.     중국 갤러리의 참여로 작품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뿐 아니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게다가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한 만큼 올해 ‘프리즈 서울’엔 중국인 ‘큰손’까지 가세해 지난해에 이은 ‘완판(완전 판매)’ 행진이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죠.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17%)이 미국·영국 다음으로 높습니다.   김영옥 기자 지난해엔 벨기에 갤러리인 자비에르 위프켄스가 선보인 스털링 루비의 그림(37만5000~47만5000달러)들이 일찌감치 완판됐고, 갤러리 LGDR 역시 조엘 매슬러 작품 12점(2만5000~4만5000달러)을 모두 팔았습니다. 스위스 갤러리인 하우저앤워스가 내놓은 조지 콘도의 작품(280만 달러, 약 37억원)과 마크 브래드포드 작품(180만 달러, 약 24억원) 등 14점도 문을 열자마자 팔려 나갔죠.     갤러리와 투자자뿐 아니라 ‘프리즈 서울’의 경제적 효과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트바젤과 UBS가 발간하는 ‘아트마켓 2023’ 보고서는 “지난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KIAF) 개최 효과로 인해 한국 아트 딜러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추산한 5년간 ‘프리즈 서울’ 개최의 생산 유발 효과는 1345억5000만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최소 595억5000만원 규모에 달합니다.     ━  ‘뷰잉룸’으로 미리 작품과 갤러리 ‘예습’     아트 테크를 고민하는 초보 투자자에게 아트 페어는 좋은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백화점처럼 한 공간 내에서 여러 갤러리와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무엇보다 갤러리들이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전시보다는 조금 더 대중성 있는 작품, 한마디로 잘 팔릴 것 같은 작품을 가지고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세계 2대 아트페어로 불리는 ‘프리즈 서울’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볼까요. 리 디렉터는 “프리즈는 전시 전에 작품을 먼저 접해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뷰잉룸을 운영하고 있다”며 “어떤 갤러리에 어떤 작품이 나오는지 꼼꼼히 살펴본 뒤 페어에 갈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예습’하고 가라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김재석 이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프리즈 참여 갤러리가 120개에 달하기 때문에 부스를 모두 다 둘러보려면 현기증이 날 수 있다. 사전에 유명한 갤러리를 중심으로 어떤 갤러리가 어떤 작가를 보여주는지 파악하고 가야 한다. 작가나 작품 세계를 잘 몰라도 이 갤러리에 가면 이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만 알고 가도 매우 훌륭한 접근이다. 놀이공원에 가서도 먼저 탈 놀이기구를 정해 놓지 않나. 미리 봐야 할 갤러리를 정해 동선을 짜서 충분히 즐기고 난 뒤에 주변 갤러리를 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올해 프리즈 서울의 갤러리현대 부스에 전시될 예정인 이성자 화백의 '천사의 땅' 작품. 사진 갤러리현대 여기서 또 하나 리 디렉터가 알려주는 팁이 있습니다.  뷰잉룸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얻은 뒤 실제 페어에서 관심이 있던 갤러리를 방문해 관계를 맺기 바란다. 갤러리에 자신의 정보를 남기면 페어뿐 아니라 이후에도 작가나 전시 소식이 나올 때마다 관련 내용과 작품 가격 등에 대한 정보를 받아 볼 수가 있다. 컬렉터와 관계를 맺고 소통하면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게 갤러리 본연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예습’을 마쳤다면 아트 페어장으로 가보죠. 미리 생각하고 왔던 작품이 이미 팔렸을 수도 있고, 갑자기 다른 작품이 눈에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해당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데 바로 옆에선 작품을 사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마음이 급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 디렉터는 “절대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첫 컬렉팅에 나서는 사람에겐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시간을 갖고 공부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아트페어는 컨템포러리 아트(동시대 미술)의 스냅숏을 보여주는 곳이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탐구할 기회다. 아티스트에 대해 공부하고 어떤 작품인지,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갤러리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밟은 뒤에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간을 갖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아티스트와 작품에 빠져 있는지 판단한 뒤에 컬렉팅을 시작해야 한다. (패트릭 리) 김영옥 기자 전문 컬렉터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네요.   아트페어는 수많은 갤러리가 한번에 나오기 때문에 1차 스크리닝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페어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는 마음보다는 페어에서 처음 보게 된 갤러리와 작가가 있을 때 추가로 그 작가나 갤러리를 찾아보는 방법을 권한다. 처음 컬렉팅을 하는 사람은 지금 이걸 안 사면 다시는 못 살 것 같고, 손해 보는 것 같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작가와 작품은 계속 나오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고민을 해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 (노재명 컬렉터)    ━  ‘홀드’로 고민할 시간 벌고, 때에 따라 할인도 가능      초짜 투자자는 신중 또 신중하라는 의미인데요. 그럼에도 사고 싶은 작품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재석 이사가 알려주는 방법을 염두에 두시는 것도 좋겠네요.     마음에 드는 작품이 생겼는데 당장 결정하기 어렵다면, 갤러리에 해당 작품의 예약이 가능한지 문의해 보길 바란다. 아직 누군가의 구매가 확정되지 않은 작품이라면 페어 기간 작품을 ‘찜’해 놓을 수 있다. 물론 1순위가 아닌 2순위, 3순위 대기를 할 수도 있다. 앞선 예약자가 구매하지 않으면 갤러리가 다음 차례인 당신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그 작품을 꼭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밑져야 본전’이란 마음으로 할인이 가능한지 물어봐도 좋다. (김재석 이사)   노재명 컬렉터는 기존에 잘 몰랐던 작가의 작품과 관련해 현장에서 빨리 정보를 찾는 방법으로 인스타그램과 유료 사이트 검색을 추천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다른 검색 툴과 달리 작가의 작품 이미지만 빠르게 볼 수 있어 유용하다고 합니다.     처음 본 작가라 해도 작품이 마음에 무척 들면 그 자리에서 작가나 갤러리에 대해 알아본다. 아예 백지상태에서 구매할 경우엔 후회할 수 있는 리스크(위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 작가가 기존에 다른 전시나 작업은 어떤 것을 했는지 빠르게 찾아본다. 아트넷 등 유료 사이트에서 작가와 전시에 대해 검색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재명 컬렉터)  노재명(오른쪽)ㆍ박소현 부부 컬렉터. 서울 서대문구에 수장고와 뷰잉룸을 갖추고 약 2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가장 중요한 작품을 고르는 일이 남았는데요. 머니랩의 주제가 [아트 테크]인 만큼 소장의 기쁨을 누리는 것만이 아닌, 작품의 가격 상승도 누릴 수 있는 작품을 골라야 할 텐데요.    리 디렉터는 “아트를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며 “소장은 쉽지만, 파는 게 정말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어떤 갤러리에서 재테크 측면에서 구입하는 게 좋겠다고 한다면 권하고 싶지 않은 갤러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자산 가치를 염두에 두고 소장한다면 신진 아티스트보다 현재 작품 거래 시장이 형성된 작가의 작품을 사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2차(경매) 시장이 형성된 작가의 작품은 아무래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죠. 돈이 있다고 해도 구매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언감생심이죠. 갤러리 입장에선 평소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오래 소장할 사람을 선호하다 보니 페어가 열리기 전 미리 VIP 고객에게 구매를 제안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쯤 되면 궁금증이 생길 겁니다. 도대체 작품의 가격은 얼마나 할까죠. 프리즈에 등장하는 작품 가격은 100만원 미만의 젊은 작가의 소품부터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작품까지 천차만별입니다. 만만찮은 가격에 구매 기회조차 얻기 힘든 작가의 작품 소장이 어렵다면 신예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우량주’ 대신 ‘성장주’를 사는 것과 비슷한 거죠.    성장 가능성은 어떻게 가늠해 볼 수 있을까요. 젊은 작가의 작품을 다수 소장한 노재명 컬렉터에게 물었습니다. 노 컬렉터는 한선우, 유예림, 송승은 등 젊은 한국 작가뿐 아니라 페루 출신의 파올로 살바도르(Paolo Salvador), 라이언 슈나이더(Ryan Schneider), 일본 작가인 오타니 워크숍(Otani Workshop) 등 젊은 해외 작가의 작품도 다수 소장하고 있습니다.    20~40대 작가의 작품을 고를 때는 작가의 현재보다는 미래가, 무엇보다 작가의 유니크함이 중요하다. 나중에 스킬(기술)은 늘 수 있어도 유니크함은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큰 사이즈의 작품을 해본 작가인지도 중요하다. 좋은 전시 공간에서 전시하려면 큰 사이즈의 작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작품의 크기가 커졌을 때 퀄리티가 떨어지는 작가가 있다. 또 전시해 본 경험도 중요한데, 좋은 전시를 하면서 가격이 오른 작가인지, 전시 없이 마켓만 팽창한 작가인지 봐야 한다. (노재명 컬렉터)    작품 가격이 오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한번에 빠르게 오르지 않고 아트 페어보다는 큰 미술관 전시 등을 하면 가격 변동 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참고로 리 디렉터는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로 ‘포커스 아시아’ 섹션의 정수정(에이라운지), 유신애(실린더), 론디박(화이트 노이즈)을 추천했습니다. 아시아 지역 내에서 2011년 이후 설립된 갤러리의 작가 10명의 솔로 부스에 주목해 보라는 거죠.    그리고 작품 구매 전에 꼭 확인해야 하는 게 있다는데요. 바로 갤러리입니다.       프리즈에서 작품을 살 때 갤러리가 해당 작가에 얼마나 집중해 지속해서 홍보하고 앞으로 지원해 나갈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좋다. 갤러리와 한번 관계를 맺으면 오래 가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좋은 갤러리는 컬렉터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컬렉터의 취향이 바뀌는 경우 그 작품을 되사고 다시 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컬렉터가 갤러리를 공부하듯, 갤러리도 컬렉터를 공부한다. 투자 목적의 관계를 맺는 것은 지양한다. 아트 페어에서 갤러리가 작품을 팔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티스트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패트릭 리 디렉터)   갤러리와 작가는 부부 관계와 같다. 훌륭한 작가라도 좋은 갤러리를 만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고, 작가의 노력에 더해 좋은 갤러리를 만나서 더 크게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그림이 잘 팔린다고 그림만 전시하는 갤러리가 있는 반면, 작가의 세계관을 알리기 위해 안 팔리는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도 있다. 작품 판매도 중요하지만 작가에게 전시 경력을 꾸준히 만들어 주며 작가가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곳이 좋은 갤러리다. (노재명 컬렉터) 김영옥 기자 마지막으로 리 디렉터가 말하는 ‘프리즈 서울’을 더 알차게 즐길 방법을 소개합니다.     ‘프리즈 서울’ 전시는 모든 갤러리를 다 둘러보기 좋은 규모인 만큼 각각의 갤러리를 방문해 즐겼으면 한다. 이 밖에도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다. 키아프 서울과 예술경영지원센터(KAMS)가 함께 진행하는 토크 프로그램, 비영리 독립 공간에서 열리는 프리즈 필름, 올해 첫선을 보이는 프리즈 뮤직, 늦은 시간까지 갤러리와 뮤지엄의 전시를 즐길 수 있는 한남(5일)·청담(6일)·삼청(7일) 나이트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만끽하길 바란다. (패트릭 리 디렉터) 관련기사 미술품, 난 은행에서 사! 게다가 그걸로 담보대출도 위기때 빛난 ‘놀라운 수익률’…찐부자는 불황에 갤러리 간다 김창열 작품 수익률 1488%…미술투자, 지금 하면 ‘상투’?    

    2023.08.24 14:29

  • “18개월뒤 미국경제 대혼란”…달리오는 중국을 더 담았다

    “18개월뒤 미국경제 대혼란”…달리오는 중국을 더 담았다 유료 전용

      ■ 🐋고래연구소 by 머니랩 「 ‘큰손’ 투자자를 흔히 고래라고 부릅니다. 그들의 투자 철학은 나이 들어도, 은퇴를 해도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치죠. 성공의 법칙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고래연구소 by 머니랩]이 글로벌 투자 구루의 분기별 포트폴리오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투자의 선구안을 제시합니다.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인 헤지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에 분기별로 보유 자산을 고개하는 13F(Form-13)를 분석해 3개월마다 투자 구루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봅니다. 」  주식시장은 오르기도 내리기도 합니다. 보통은 시장이 오를 때는 수익을 기대하고 시장이 내릴 땐 손실도 감수할 생각을 하죠. 일반적인 펀드매니저들은 시장이 하락해 계좌가 마이너스를 가리켜도 시장보다 더 나은 성과만 내면 선방했다고 합니다.     여기 헤지펀드계의 살아 있는 두 전설은 이를 거부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수익을 내는 방법을 연구해 왔고, 실제 성과로 보여줬죠.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이하 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와 워런 버핏 등 투자 대가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이하 르네상스)의 창업자 짐 사이먼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올해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 2023'에 참석한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이에이츠 창업자. 연합뉴스 두 전설의 투자 스타일은 전혀 다릅니다. 경제 상황이 맑은 날이나 비 오는 날, 심지어 눈이 오는 날에도 지속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표방하는 ‘올 웨더 포트폴리오(All Weather Portfolio)’는 지금의 레이 달리오를 있게 한 대표적인 투자 전략입니다. 쉽게 말해 큰 그림을 보고 투자의 방향을 결정하는 전략인데요. 달리오는 더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 최근 경제 변수에 대한 분석은 물론 지난 500년간의 시장·경제·국가의 흥망성쇠를 치밀하게 연구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깨달은 투자의 ‘빅 사이클’을 굳게 믿는 편이죠.    반면 짐 사이먼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퀀트 전략을 활용합니다. 그는 천재 수학자 출신답게 난수표 같은 시장을 꿰뚫는 알고리즘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르네상스는 매년 진화를 거듭한 이 비밀 알고리즘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작은 순간까지 포착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매 순간 시장에 대해 걱정하고 싶지 않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을 원한다”는 말에 그의 투자 철학이 녹아 있습니다. 짐 사이먼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창업자. 연합뉴스 웨일위즈돔에 따르면 브리지워터는 올해 2분기 5.4%의 성과를 거뒀고, 르네상스는 6.55%의 수익을 냈습니다. 시계열을 1년으로 넓혀보면(올해 2분기 말 기준) 브리지워터는 10.39%, 르네상스는 26.74%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절대 수익의 대가들은 어떻게 이런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요. [고래연구소 by 머니랩] 시즌3 2회에서는 시장의 풍파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성과를 내는 고래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를 함께 들여다보고 분석해 보겠습니다.   관련기사 “한국 기업 포함된 걸 사라” 달리오가 꽂힌 이머징 ETF 천재 수학자 30년 수익률 66%…그 ‘비밀 알고리즘’ 풀어봤다  ━  [STEP1] 브리지워터가 위기의 ‘중국’을 늘린 이유   먼저 브리지워터의 2분기 포트폴리오를 살펴볼까요. 브리지워터는 이 기간 77개의 새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았고, 기존에 담고 있던 종목 270개는 더 사들였습니다. 보유하던 91개 종목은 모두 팔아 치웠고, 342개 종목은 비중을 줄였죠.     이번 포트폴리오에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코어 S&P500(티커 IVV)’의 비중을 가장 많이 늘렸습니다. 눈에 띄는 건 중국에 투자하는 ETF의 비중도 상당히 늘렸다는 점입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0.2%를 담고 있었던 ‘아이셰어즈 차이나 라지캡 ETF(iShares China Large-Cap ETF, FXI)’의 비중을 올 2분기엔 0.54%(1억5704만 달러)까지 늘렸습니다. 이 ETF는 중국의 대표 테크주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투안, 바이두, 넷이즈 등 중국 상위 50개 대형주를 담고 있습니다. 중국 대형주뿐만 아니라 중형주까지 범위를 넓힌 ‘아이셰어즈 MSCI 차이나(iShares MSCI China, MCHI)’도 포트폴리오 비중을 0.2%에서 0.39%(6381만 달러)까지 늘렸습니다. 김경진 기자    📌 미국 경제가 대혼란을 앞두고 있다면? 브리지워터는 지난 1분기에도 신흥국 ETF 비중을 늘렸습니다. 이번엔 신흥국 중에서도 중국 주식을 더 적극적으로 담은 건데요. 왜 중국을 더 담았을까요. 지난 6월 달리오가 타임지에 쓴 ‘세계가 대혼란 직전에 와 있는 이유(Why the World Is on the Brink of Great Disorder)’란 제목의 기고에서 그 힌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계’라고 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상 ‘미국’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18개월 뒤 미국 경제의 대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중국 등 신흥국으로 투자 위험을 분산했다고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글은 달리오가 자신을 “50년 넘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베팅해온 글로벌 매크로 투자자”라고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러곤 자신이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역사를 공부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는데요. 달리오가 1971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사무원으로 일할 때였습니다. 달리오는 어느 날 미국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기로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닉슨 쇼크’였습니다. 달리오는 그 당시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주가는 오히려 많이 올라 충격을 받았다고 하죠.   달리오는 당시엔 이유를 몰랐지만, 역사를 공부해 보니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금본위제를 포기했을 때 똑같은 현상이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이후 과거 연구에 매진하게 되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큰 부를 일궈냅니다. 1920년대의 부채 거품이 어떻게 1929년 경제 대공황으로 이어졌는지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2008년의 금융위기를 예상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혜안으로 달리오는 향후 18개월 동안 대혼란의 5가지 징후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먼저, 부채 거품의 붕괴입니다. 미국에선 1945년 이후 약 7년 주기의 단기 부채 붕괴 사이클이 약 3년 주기로 반복됐는데, 현재 13번째 사이클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이 사이클이 끝나는 향후 18개월 동안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또다시 돈을 찍어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로 인해 화폐(달러)가치가 떨어지면서 미국의 부채와 재정 상태는 매우 심각하게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미국 내부 질서의 변화도 미국 경제의 악재로 꼽습니다. 달리오는 미국에서 온건파가 줄어들고 포퓰리스트 극단주의자의 비율이 증가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내년 말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양극단의 포퓰리스트 후보들이 경쟁하면서 경제 여건이 더욱 열악해질 가능성이 있죠. 특히 이는 미·중 갈등을 더 부추길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인들이 반중 정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어떤 형태로든 두 나라 사이의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내년엔 지구온난화 단계인 엘니뇨 주기여서 향후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AI)의 기술 발전은 번영을 가져오기에 앞서 파괴적 변화를 수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달리오는 기고의 말미에서 “글로벌 거시 투자자로서 50년 동안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이라는 면피용 멘트도 잊지 않았습니다.   사실 달리오는 지난 40여 년간 중국 고위층과 교류하며 중국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앞설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로 중국을 꼽을 정도죠. 실제 브리지워터는 지난해 중국 내 펀드 자산을 두 배로 늘렸습니다. 그 규모는 27억400만 달러(약 3조7000억원)를 돌파해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헤지펀드 중에서 최대 규모입니다.   달리오는 지난 4월에 쓴 뉴스레터에서도 비슷한 진단을 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 온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가 쇠퇴하고 중국이 부상할 것이란 게 주된 내용입니다.   미국의 상대적 위치는 하락했고, 중국의 상대적 상황은 상승했습니다. 중국이 미국을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지만, 갈등이 발생하면 양국은 대등한 강대국이 될 것이며 이러한 갈등은 다차원적일 것입니다. (지난 4월, 레이 달리오)   김경진 기자 📌 “중국의 경제적 고통이 깊다”는데…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상황은 달리오의 진단과는 정반대입니다. 미국은 경제 지표가 너무 좋습니다. 오히려 그게 걱정일 정도죠.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 경제 주체가 느끼는 고통도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최근 중국의 경제 상황은 심각합니다.   미국 경제매체 배런스는 지난 15일 ‘중국의 경제적 고통이 깊다. 신속한 구조(Rescue)를 기대하지 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과거의 고성장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은 2010년 10.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뒤 2011~15년 매년 7% 안팎의 고성장 기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2016년 이후엔 성장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6%대는 유지했죠. 하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2020년의 성장률은 문화대혁명 이후 44년 만에 최저치인 2.2%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절치부심하며 성장률을 3%까지 끌어올린 중국은 올해 ‘5% 안팎’의 목표치를 제시하며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소비와 투자·수출 모두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미국의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4%에서 4.8%로 낮췄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죠.    올해 2분기엔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이 컸고,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기대만큼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중국을 좋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김종협 키움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물론 달리오처럼 더 긴 안목으로 본다면 지금이 중국을 매수할 기회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2021년 말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디폴트 선언 때도 금융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지만,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지나갔습니다.    증권가에서도 비구이위안의 부동산 프로젝트 규모가 헝다보다 2배 이상 커 중국 부동산 침체의 골은 더 깊어질 수 있지만, 금융시장 전반으로 이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중국 당국도 아직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잇따라 유동성 공급 카드를 꺼내들며 방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선진국 주식은 오르고 신흥국 주식은 내리면서 신흥국의 가격 매력이 커졌어요. 향후 3년간은 신흥국의 상승 탄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이고요. 신흥국 주가가 오르기 시작할 때 투자하면 이미 늦을 수 있으니 미리 투자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5년 뒤를 본다면 신흥국 간에도 양극화가 진행될 것으로 판단하는데요. 중국을 비롯해 대만, 한국, 인도 등 정보통신(IT) 산업 위주로 성장하는 국가에는 여전히 성장동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천영록 두물머리 대표)   📌 달리오 “중국, 아름다운 디레버리징 필요” 달리오가 중국을 믿고 계속 투자할지는 3분기 이후 포트폴리오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의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달리오는 최근 뉴스레터에서 “중국이 부채 구조조정을 할 시기를 놓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달리오는 “(중국이) 지금 당장 아름다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며 “디레버리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중국의 경우 부채 대부분이 자국 통화(위안화)로 되어 있고 자국민이 보유한 만큼 관리가 더 쉬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옹호론자인 달리오의 입에서 따끔한 지적이 나온 건데요. 다만 그의 표현대로 ‘아름다운 디레버리징’ 과정을 거친다면 위기는 기회로 바뀔수 있겠죠.     ━  [STEP2] 짐 사이먼스의 톱5, 챗GPT 분석은?   르네상스는 지난 2분기에도 많은 종목을 사고팔았습니다. 541개 종목을 새로 매수했고, 1602개 종목을 추가 매수했습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606개 종목은 전량 매도했고, 1699개 종목은 비중을 덜어냈습니다.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린 종목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입니다. 지난 1분기엔 단 1주도 없었는데, 이번에 491만여 주를 사들이면서 포트폴리오의 1.38%까지 비중을 늘렸습니다.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 중 세 번째로 많습니다. 그 뒤를 이어 메타 플랫폼스와 엔비디아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누차 설명하지만 르네상스의 투자 이유는 사이먼스의 며느리는 물론 사이먼스도 알지 못합니다. 사람의 판단은 배제한 채 AI가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죠. 이번에도 ChatGPT(챗GPT)를 활용한 종목 분석 서비스인 ‘테일러’를 통해 르네상스 알고리즘의 생각을 유추해 보겠습니다. 단, 챗GPT의 분석은 참고용일 뿐, 투자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습니다.  차준홍 기자   📌 애플, 아이폰15 출시 효과 있을까 애플은 지난 2분기에만 주가가 18% 가까이 올랐고, 지난 7월엔 전 세계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3개 분기 연속 매출이 줄어들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주가 역시 조정을 받았습니다. 다가올 3분기 실적도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이란 게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설명입니다.    앞으론 어떨까요. 챗GPT의 투자 종합 의견은 ‘매수’입니다. 애플은 특히 ‘주주 성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이 점수가 높을수록 고성장을 유지하면서도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인 기업입니다. 챗GPT는 “안정적인 재무 조건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연구개발비(R&D)를 지출하고 시장 기대치를 능가해 성장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해외 IB의 분석은 다소 엇갈리는데요.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낸 월가의 애널리스트 41명 중 33명(80%)이 매수 의견입니다. 애플 담당 애널리스트 중 애플에 가장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아티프 말리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가 출시됐을 때마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현재 주당 170달러 수준인 애플 주가가 240달러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애플은 다음 달 아이폰15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반면 이달 들어 ‘매수’ 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로렌블랫의 바튼 크로켓 애널리스트는 “고금리가 지속하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이 단기적으로는 크게 매력적인 종목은 아니다”며 “아마존과 메타 플랫폼스 등 마진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 메타 플랫폼스, 경쟁사 ‘틱톡’과의 승부가 관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최근엔 엑스(X·옛 트위터)에 대적하는 스레드까지 서비스하고 있는 메타 플랫폼스는 최근 흐름이 매우 좋습니다. 2분기엔 주가가 35%나 올랐고, 실적도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메타의 두 자릿수 성장은 코로나19 이후 2년 만입니다. AI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 물량이 대폭 늘어난 데다 숏폼 콘텐트인 릴스 사용량이 늘며 광고주를 다시 끌어들인 점이 유효했습니다. 앞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 비용을 절감한 것도 효과가 있었죠.    챗GPT의 투자 의견은 ‘강력 매수’입니다. 메타 플랫폼스는 가격 모멘텀 스코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는 최근 주가 상승률이 높았고 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익의 질이 높다는 걸 의미합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도 메타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투자 의견을 제시한 66명 중 57명(86%)이 매수 의견을 냈습니다. 현재 주가는 280달러 수준인데, 목표 주가 평균도 360달러대입니다.    물론 메타 주가가 고점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 투자회사 니덤(Needham)이 과감하게 메타에 대한 매도 의견(Underperform)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경쟁사 틱톡과의 승부에서 이겨야 하지만, 이기더라도 과당 경쟁으로 수익률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이 회사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메타는 틱톡으로부터 크리에이터, 사용자, 광고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메타가 승리하더라도 투자자본수익률(ROICs)과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 마진이 구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차준홍 기자   📌 엔비디아, 2분기만 52% 올랐어도…“AI 붐을 사실상 독점 중”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분기 52% 급등했습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에 이어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하기도 했죠. 주가 급등의 원인은 AI 붐입니다. 엔비디아의 대표 상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머신러닝을 구동하는 데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AI 반도체 시장을 무려 90%나 점유하고 있습니다.   향후 주가 전망도 밝습니다. 챗GPT의 종합 의견은 ‘강력 매수’고요. 최근 3년 매출액 성장률과 순이익 장기 성장률, 매출 서프라이즈 등 12개의 성장 모멘텀 스코어 기준에 부합하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도 긍정적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 50명 중 43명(86%)은 현재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초엔 매수 의견이 28명에 그쳤었죠. 현재 주가는 460달러대인데, 이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 주가는 529달러입니다. 여전히 15%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바클레이스는 “엔비디아가 확실한 경쟁자가 없는 AI 붐을 사실상 독점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023.08.23 16:08

  • 암 죽이는 미사일 갖고 있다, 국내에 딱 1곳뿐인 상장사

    암 죽이는 미사일 갖고 있다, 국내에 딱 1곳뿐인 상장사 유료 전용

      ■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 「 금리 인상기 성장주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합니다. 성장주의 대표 격인 바이오도 예외는 아니죠. 특히 소형 바이오테크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큽니다. 물가 상승 등 연구개발비 증가는 자금 소진을 앞당기는데 조달은 쉽지 않으니 현금 흐름이 나빠질 수밖에 없죠. 치솟던 기준금리도 이제 곧 정점을 찍을 텐데요. 금리가 방향을 튼다면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김영옥 기자 투자자의 무관심과 높은 금리에도 바이오의 펀더멘털인 첨단 치료 물질의 임상 진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기술 수출에 성공하거나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기업도 많아졌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지나친 기대가 거품을 만든 것처럼 펀더멘털을 외면한 무관심은 반대로 좋은 투자 기회이기도 합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바이오의 시간이 오기 전, 함께 공부하자는 뜻에서 준비한 콘텐트입니다. 바이오 공부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핵심 키워드와 글로벌 트렌드를 짚어보고,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현황까지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와 함께하는데요. 대형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에서 펀드를 운용했던 이 대표는 최근 바이오 전도사로 변신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 📃 글 싣는 순서 「 ① 핵산치료제 ② 줄기세포 ③ 항체치료제 」  「 ③항체치료제 」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특정 약물을 주입하면 바이러스는 활동을 멈춘다. 이렇게 사멸한 바이러스는 인체에 주입해도 독감에 걸리지 않는다. 대신 좋은 기능을 한다. 외부에서 들어온 적에 대응해 항체(Antibody)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생성된 항체는 이후 실제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독감 예방주사의 원리다. 백신 이미지. 픽사베이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부쩍 항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됐다. 일상에서 “몸에 항체가 있다” 혹은 “항체가 만들어졌다”는 말을 쉽게 쓴다. 항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항원(Antigen)에 대항하기 위해 면역세포에서 만든 물질이다. 항체는 항원에 결합해 항원의 활동을 차단한다.   특정 항원에 대응해 생성된 항체는 그 항원 외에 다른 항원에는 반응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특정 항원에만 결합하는 항체의 특성을 이용한 게 항체치료제다. 의약품 시장의 주력은 여전히 화학 물질을 조합한 합성의약품이지만,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을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의약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항체치료제가 그 대표 주자다.   항체는 Y자 모양으로 이뤄져 있다. Y자 모양의 긴 단백질 사슬 2개와 Y자의 윗부분에 짧은 단백질 사슬 2개가 더 결합한 형태다. Y자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윗부분을 가변부위(Fab Region)라 하고, 아래 기둥 부분을 고정부위(Fc Region)라고 한다. 이 중에서 항체의 가변부위는 항원과 만나는 항원결합자리(Antigen Binding Site)로서 항체치료제의 효과를 결정짓는다.   항체치료제는 어떻게 만들까. 바이러스 같은 외부 물질이 침투하면 항체가 생성된다. 항체치료제는 이 중 가장 효과적으로 항원에 대항하는 항체를 골라서 만든다. 초기에는 동물 면역계를 이용한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제작 기술이 널리 사용됐다. 현재 승인된 항체치료제 대부분이 단클론항체인 만큼 우선 그 의미를 꼭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단클론항체는 한 종류의 모두 똑같은 항체란 의미다. 다른 항체가 섞여 있지 않은 똑같은 항체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항체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첫 과정으로 항원을 동물에 주입하면 동물의 면역세포인 B세포는 항원을 감지하고, 항체를 생산한다. 그런데 수많은 B세포는 각자 항원의 다른 에피토프(항체가 항원을 인지하는 항원의 일부)와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게 된다.    하나의 항원에는 항체가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 수없이 많다. 모든 B세포는 저마다 항원의 다른 부분을 인식하는 다양한 항체를 생산한다. 외부의 공격을 철저히 막아 내기 위해 우리 몸이 오랜 시간 축적한 방식이다.   예컨대 항원을 인지한 B세포를 골수암세포와 융합하면 두 가지 세포의 속성을 갖게 된다. 이후 암세포처럼 계속 증식하면서 항체를 생산하는 잡종세포(골수암 B세포)가 된다. 이 잡종세포를 항체별로 각각 분리해 배양하면 항체A∙항체B∙항체C와 같이 다양한 단클론항체를 생산할 수 있다. 즉, 항원의 같은 에피토프와 결합하는 동일한 단클론항체가 만들어진 셈이다. 김영옥 기자 그런데 동물의 B세포에서 생산된 단클론항체 치료제는 인간의 면역체계에선 항원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동물의 유전 정보가 포함되면 우리 면역계를 자극하고, 이에 대응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그러면 결국 치료제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간화 항체 혹은 완전 인간 항체 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효과적인 인간 항체를 개발하기 위해 항원과 항체의 여러 결합 정보를 한곳에 모아 놓은 것이 ‘항체 라이브러리’다. 다양한 기전의 항체로 이뤄진 항체 은행과 같다. 이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항원의 특정 부위를 공격하는 최적의 항체를 찾아내는 것이다. 만일 어떤 암 항원의 유전 정보가 밝혀지게 되면 항체 라이브러리를 통해 비교적 빨리 맞춤형 항체를 개발할 수 있다. 라이브러리의 다양성이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의 핵심 경쟁력인 셈이다.   항원은 단백질이다. 수많은 아미노산이 선형으로 연결돼 매우 복잡한 3차원 구조를 형성한다. 최적의 항체를 선별하는 작업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단백질의 구조를 밝히는 구조생물학 연구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항원을 정확히 찾아가는 하이브리드 항체 기술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도 최근 신약 개발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아스트라제네카∙길리어드 같은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가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데, 화이자도 이 분야 강자인 시젠(Seagen) 인수로 참전을 선언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9년 글로벌 ADC 시장은 연간 360억 달러(약 4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일명 ‘유도미사일 항암제’로 불리는 ADC는 항체와 약물(Drug)이 결합한 구조다. 항체는 ADC를 공격하고자 하는 목표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목표에 도달하면 항체와 약물을 화학적으로 연결하고 있던 ‘링커’가 특정 조건하에서 분리된다. 그러면 약물이 목표를 공격하는 원리다. 예를 들어 암세포 치료제로 개발된 ADC는 혈관을 타고 수많은 정상세포 사이에 숨어 있는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가 탑재된 약물로 사멸한다. 유도미사일이라 불릴 만하다.  항체치료제. 픽사베이 ADC가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일본 제약사 다이이치산교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한 ‘엔허투(트라스트주맙–데룩스테칸)’가 유방암 치료에서 뛰어난 효과를 증명하면서다. 여기서 트라스트주맙은 항체, 데룩스테칸은 암을 공격하는 약물이다. 항체인 트라스트주맙이 타깃인 암세포 표면에 발현된 ‘HER2(인간 상피 성장인자 수용체2)’를 찾아가 결합하면 세포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세포질에서 ADC의 링커가 풀리며 데룩스테칸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아이디어는 비교적 간단해 보이지만 항체와 약물, 링커 각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이 셋이 조화롭게 움직여야 한다. 무엇보다 항체의 특정 부위에 링커를 접합해 특정 환경에서만 약물을 방출하는 안정적인 플랫폼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항체의 변형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 제약회사가 약물과 링커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검증된 항체까지 보유한 경우는 드물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여러 제약사 간 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만약 혈중에서 즉, 목표에 도착하기 전에 항체와 약물이 분리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혈중에서는 단단히 결합력을 유지하다가 정확한 장소에서 약물이 분리되는 링커 기술이 중요한 이유다.   혹시 ‘배달 사고’로 조기에 약물이 방출되더라도 비활성 상태를 유지해 위험을 줄이는 ‘톡신 플랫폼’도 필요하다. 약물의 경우 독성이 강한 물질일수록 치료 효과는 높지만, 부작용의 위험 또한 증가한다. ADC 돌풍을 일으킨 엔허투도 간질성 폐 질환 부작용 가능성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후발주자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 이중 항체 이미지. 에이비엘바이오 또 다른 항체 응용 치료제로는 이중 항체 치료제가 있다. 앞의 설명처럼 항체치료제는 하나의 항원에만 결합하지만 이중 항체는 두 개의 항원을 인식해 동시에 결합하는 항체치료제다. 단일 항체 대비 치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쪽 부위로는 T세포와 결합하고, 다른 한쪽은 암세포와 결합해 살상 효과를 극대화하는 식이다.   이중 항체 치료제는 2022년 12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바비스모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망막의 중앙부에 위치한 황반은 시각세포가 밀집한 중심 기관이다. 어떤 이유로 황반에 변형이 생기면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노화가 주원인이라 60세 이상에게 흔히 발병하고,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도 매우 많다.    아일리아 등 기존 주사 치료제가 있지만 바비스모는 치료 횟수가 적다는 게 강점이다. 출시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올해 2분기에만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타이틀을 얻었다. 이중 항체는 두 개의 결합 부위를 갖는다는 공통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Y자 항체의 말단 부분으로도 항원과 결합하는 형태, 몸통을 제거한 한쪽 가변부위 2개와 결합하는 V자 형태 등 여러 연구가 진행 중이다.   ■ 항체치료제 관련 국내 기업은 어디일까요 「 [레고켐바이오] 올해 기술 이전 계약과 빅딜이 독보적이었던 분야는 단연 ADC다. 지난 2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KYM바이오사이언스와 11억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3월에는 화이자가 시젠(Seagen, 미국)과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하며 ADC 플랫폼이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다케다-Innate, 바이오엔텍-Duality, BMS-Tubuli 등이 공동 개발을 발표하며 바야흐로 ADC 시대가 시작된 것을 증명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살펴본 대로 ‘엔허투’의 성공 이후 ADC는 항체치료제의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국내 바이오테크 중에도 ADC 플랫폼 기술을 보유했거나 관련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곳이 꽤 많은데요. 상장사로는 레고켐바이오가 거의 유일합니다. 피노바이오와 인투셀 등은 상장을 준비 중인 시점이죠.   뇌질환 이미지. 픽사베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중에서 항체 기술을 보유한 곳은 많습니다. 면역항암제를 만들 능력이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ADC의 경우 항체 말고도 링커나 약물 역시 중요합니다. 빅파마 중에서도 이걸 전부 다루는 곳은 없는데요. 그래서 제약사 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작은 제약사라도 좋은 링커 기술을 보유하면 언제든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구조인 거죠.   레고켐바이오가 대표적인데요. 지난해 12월 레고켐바이오는 미국 제약사 암젠과 최대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암젠이 레고켐바이오가 보유한 ADC 플랫폼 원천 기술을 이전받아 치료제를 개발하는 거죠. 계약 금액에는 기술 이용료와 임상 개발·허가, 상업화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실제로 약이 출시되면 별도의 로열티도 받을 수 있죠. 암젠과의 계약은 레고켐바이오가 ADC와 관련해 기술을 수출한 열 번째 사례입니다.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죠.   처음 ADC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던 2015년 후보 물질 1개당 가격은 약 15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암젠과의 계약에선 물질 1개당 약 2600억원 수준이 됐다. 7년간 9개 기술을 이전한 성과와 함께 임상에서 안전성 결과가 확보돼 플랫폼 가치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향후 플랫폼 기술 이전 시, 더 높은 금액의 기술 이전 계약을 기대할 만하다. 여러 후보 물질의 전임상 진입도 기대된다.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의 특정 부위에 원하는 수량의 약물을 결합했다가 암세포에 도달해 효율적으로 약물을 방출하는 전 과정을 조절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톡신 부분의 기술력도 뛰어나다는 평가인데요. 환자의 혈중이나 정상 세포에서는 비활성화 상태를 지속하다가, 암세포의 특정 환경에서 안전핀 역할을 하는 결합 화합물이 분리돼 활성화가 시작되는 거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입니다.    다수의 제약사가 협업을 제안한 이유일 텐데요. 이미 레고켐바이오가 이전한 기술을 활용한 여러 항체치료제가 상용화에 다가가는 중입니다. 2015년 중국 포순제약에 기술을 이전한 LCB14는 현재 중국에서 유방암 임상 3상이 진행 중인데요. 상용화에 성공한 ‘엔허투’처럼 ‘HER2’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입니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권리는 영국 익수다가 기술을 이전했는데요. 최근 호주에서 임상 1상에 착수했습니다.   톡신 플랫폼 개념도. 레고켐바이오 작은 바이오테크 입장에서 기술 이전만으로도 큰 성과지만 사실 어느 단계에서 이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유망한 후보 물질이나 기술이라도 임상을 통해 체급을 높이면 훨씬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죠. 레고켐바이오가 꾸준한 기술 이전으로 실력을 검증하면서 독자 개발 또한 포기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레고켐바이오의 고형암(세포로 이루어진 단단한 덩어리 형태의 종양을 총칭) 치료제 LCB84의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습니다. LCB84는 ‘TROP2(영양막 세포 표면 항원2)’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인데요. ADC 시장의 개화가 ‘HER2’에서 시작했다면 앞으로는 암세포 표면에서 많이 관찰되는 ‘TROP2’로 전장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레고켐바이오는 하반기 중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성 고형암 환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테스트할 계획인데요. 첫 독자 임상인 만큼 기대가 큽니다.   관련 시장의 성장세에 탄력이 붙었고, 기술력도 가지고 있으니 레코켐바이오는 꽤 오래전부터 투자자의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요. 현재 주가는 이전 고점의 약 절반인 3만5000원 수준입니다. 전반적인 바이오 주가 하락세에 따라 부침을 겪긴 했지만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는데요. 물론 치료제의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기까진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술 수출 소식이 주가 흐름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네요.   ☞핵심 요약 ▶국내 유일의 ADC 상장사 ▶박파마가 인정한 링커·톡신 플랫폼 보유 ▶고형암 치료제 첫 독자 임상 시작   [에이비엘바이오] ADC 시대에 선두에 선 국내 기업이 레고켐바이오라면, 이중 항체 분야에선 에이비엘바이오가 있습니다. 설립은 7년, 상장은 5년밖에 안 된 작은 바이오테크지만 짧은 기간 이뤄낸 성과는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죠. 가장 놀라운 건 지난해 들려온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와의 기술 이전 계약이었습니다. 대상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 이중 항체 치료제인 ABL-301인데요. 계약 금액이 무려 10억6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는 이중 항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픽사베이 전임상 단계에서 계약금 7500만 달러(약 1000억원), 총 1조4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계약한 건 글로벌 기술 이전 역사에서도 흔하지 않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 항체 분야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어떤 항체치료제든 가장 중요한 건 항원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만나야 싸우든 말든 할 테니까요. 에이비엘바이오 이중 항체 플랫폼의 이름은 ‘그랩바디(Grabody)’, 그중에서도 중추신경계 질환(CNS) 쪽은 ‘그랩바디-B’라고 부르는데요. 여기서 B는 뇌혈관장벽(BBB)을 의미하죠. 평소 BBB는 소중한 뇌를 지키는 역할을 하지만, 약물 전달도 차단하기 때문에 질병이 생겼을 때가 문제입니다.   쉽게 말해 ‘그랩바디-B’는 표적 단백질과 싸울 항체와 BBB를 뚫을 항체가 같이 있는 형태입니다. 사노피가 큰돈을 들여 이 기술을 사기로 한 것도 ABL301의 BBB 투과율이 단클론항체보다 10배 이상 높았기 때문이죠. 올해 초 임상 1상, 첫 투여 소식이 전해졌으니까 한참 더 걸리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신약 가치가 큰 건 분명합니다. 환자 수도 많고, 현재까진 마땅한 치료제도 없으니까요.   에이비엘바이오는 총 7개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ABL301이 그렇듯 대부분 개발 초기 단계입니다. 여전히 불확실성은 크다고 할 수 있겠죠. 속도가 가장 빠른 건 ABL001입니다. 2018년 미국 컴패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을 이전한 물질인데요. 미국에서 담도암 3상, 대장암 2상이 진행 중이고 하반기엔 다른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ABL001은 국내에서도 한독이 임상 2상을 진행 중입니다. ‘그랩바디-B’ 개념도. 에이비엘바이오 ABL111도 기대하는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데요. 위암∙식도암∙췌장암 등에서 많이 관측되는 단백질 ‘CLDN18.2’를 표적으로 하는 이중 항체입니다. ‘CLDN18.2’는 앞서 살펴본 ‘HER2’나 ‘TROP2’ 다음으로 주목받는 암 항원입니다. 올해 하반기 중 글로벌 임상 2상에 착수할 전망인데요. 다른 약물과의 병용뿐만 아니라 단독요법에서도 효과가 나타나서 치료제로서의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평가입니다.   자체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이비엘바이오의 고형암 치료제 ABL103의 국내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습니다. ABL103은 ‘B7-H4’와 ‘4-1BB’를 동시에 노리는 이중 항체치료제입니다. 면역 관문(B7-H4)은 억제하고, 면역세포를 돕는 4-1BB는 활성화하는 방식이죠. 동물실험 때 장기간의 종양 억제가 관측돼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DC 분야에서 레고켐바이오와 협력하고 있기도 한데요. 주가 흐름도 비슷합니다. 이전 고점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급락은 피했는데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 기술료 수입 덕에 흑자로 전환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임상 결과가 나올 텐데요. 주가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핵심 요약 ▶치료 효과 높이는 이중 항체 플랫폼 보유 ▶빅파마 사노피에 1조4000억원 규모 기술 수출 ▶쏟아질 임상 결과가 주가 변곡점  」 

    2023.08.22 16:35

  • 부동산 공포에도 1조원 베팅…버핏은 왜 주택건설주 샀나

    부동산 공포에도 1조원 베팅…버핏은 왜 주택건설주 샀나 유료 전용

      ■ 🐋고래연구소 by 머니랩 「 ‘큰손’ 투자자를 흔히 고래라고 부릅니다. 그들의 투자 철학은 나이 들어도, 은퇴를 해도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치죠. 성공의 법칙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고래연구소 by 머니랩]이 글로벌 투자 구루의 분기별 포트폴리오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투자의 선구안을 제시합니다.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인 헤지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에 분기별로 보유 자산을 공개하는 13F(Form-13)를 분석해 3개월마다 투자 구루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봅니다. 」  전 세계 금융시장이 한 단어에 떨고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입니다. 뛰어오른 금리에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휘청이고 있는데요. 집을 짓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고금리에 울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고래 투자자’는 주택 건설 관련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봤습니다. 올해만 이 주식들은 30%가량 올랐는데요. ‘위기는 기회’인 걸까요?   최근 워런 버핏과 세스 클라만 같은 가치투자 고래들이 주택 건설 관련 주식들에 투자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분기 미국의 D.R.호튼을 비롯한 주택건설업체 세 곳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버핏이 샀다는 소식에 뒤늦게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뜨거운데요.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가 공개된 당일 D.R.호튼은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오르기도 했죠.   주택건설업체에 관심을 보인 ‘고래 투자자’는 버핏만이 아닙니다. ‘제2의 버핏’으로 불리는 가치투자자 세스 클라만 바우포스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2분기 포트폴리오에 주택 건설 관련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고래’가 투자한다고 공부 없이 뛰어들면 안 되겠죠. 주택 관련 기업은 금리와 건설 지수 등 고려해야 할 지표가 많습니다. [고래연구소 by 머니랩] 시즌3 1회에서는 가치투자의 대가인 두 명의 고래 투자자가 ‘찜’한 기업을 집중 탐구합니다.     ━  [STEP1] ‘위기가 기회?’ 고래들이 ‘주택건설주’ 산 이유는?    웨일위즈돔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분기 주택건설기업을 새롭게 담았습니다. 먼저 D.R.호튼의 주식 597만 주(7억2600만 달러·약 9747억원)를 매수했죠. 이 외에도 NVR(1만1112주)과 레나(15만3000주) 주식도 각각 7000만 달러(약 940억원), 1720만 달러(약 231억원) 규모로 사들였죠. D.R.호튼과 레나는 미국의 주택건설업계의 1·2위를 다투는 회사입니다.     박경민 기자 ‘제2의 버핏’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세스 클라만 바우포스트 CEO도 2분기에 주택 관련 기업인 CRH(CRH Public Limited Company)를 새롭게 매수한 게 눈에 띕니다. 이 회사는 건설 자재를 제공하는 업체인데요. 인프라·주택·상업 등 각종 건설 프로젝트에 자재를 납품하는 회사죠. 참고로 또 다른 고래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역시 2분기에 CRH 주식 비중을 늘렸다고 합니다.    김영희 디자이너 이들의 투자 결정이 시장의 이목을 더 끄는 건, 미국 주택시장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서죠.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30년 고정금리 대출의 평균 금리는 상반기 6%대를 뚫더니, 지난 17일에는 연 7.09%를 찍었습니다. 2002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투자할 만큼 어떤 매력이 있는 회사인 걸까요? 본격적으로 D.R.호튼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D.R.호튼 로고   국내 투자자에게 다소 낯선 기업이지만, D.R.호튼은 미국 홈빌더 1위 업체입니다. 호튼과 에메랄드 홈즈, 익스프레스 홈즈, 프리덤 홈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죠. 단순히 집을 지을 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 사업을 통해 주택 구입자에게 모기지 금융 및 등기 대리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이 주식을 왜 샀을지 미국 주식을 담당하는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과 건설 업종을 담당하는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과 함께 고민해 보았습니다.    결국 D.R호튼 같은 주택시장 관련 주식은 금리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기보다는 결국 좋아질 거라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금리가 더는 많이 오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판단이겠죠. 실제로 이런 전망을 선반영해 올해 들어 D.R.호튼 주가는 이미 급반등한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 버핏은 비싼 주식은 안 사는데요. 주가가 올랐지만, 아직도 부담되는 가격은 아닙니다. 8월 초 기준 D.R.호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0배에 불과해 9~12배로 형성된 동료 기업 대비 매력적입니다. 버핏이 매수한 2분기에는 더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었겠죠.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버크셔해서웨이는 자회사로 부동산 중개업체인 롱앤포스터(Long&Foster)를 가지고 있죠. 따라서 여러 지표를 먼저 받아 보고 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주택 거래량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수치 등을 빠르게 확인했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결국 주택 경기, 특히 신규 주거용 주택은 수요가 더는 나빠지지 않고 좋아지리라는 기대감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   외신은 버핏이 보유한 페인트업체 벤자민무어와 이동주택업체 클레이턴홈스 등이 2분기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주택건설주 매집을 이어갔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모습인데요. CNN은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기존 주택이 매물로 나오지 않으면서 신규 주택 판매가 강세를 보인다”며 버핏이 주택건설기업에 베팅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해석했습니다.    기존 주택이 매물로 나오지 않는 건, 변동금리가 주택담보대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대다수가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때문입니다. 저금리 시기에 받아놓은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새 주택을 사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죠. 기존 주택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그간 고금리로 주택 공급이 되지 않았으니 신규 주택 대기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결국 새 집을 짓는 주택건설기업이 좋겠죠. 3분기 실적 발표에서 D.R.호튼 도널드 호튼 회장은 “지속적인 모기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저렴한 가격대의 신규 및 기존 주택 공급은 제한적”이라면서 “주택 수요를 뒷받침하는 인구 통계도 여전히 우호적인 가운데 순매도 주문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고 설명했죠.    D.R호튼과 레나 같은 주택건설주의 투자 포인트를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투자포인트 1. 금리 고점 가까이 왔다?  주택 건설 경기는 고금리와 상극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 국면에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합니다. 즉, 금리가 방향을 틀 시점을 투자 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데요.    최보원 연구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9월까지 언급되겠지만 금리 인상 사이클이 후반에 접어든 만큼 모기지 금리 상승세는 둔화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는 점도 이 주식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악화하면 세계경제가 같이 흔들린다. 결국 미국 역시 더 강한 긴축 페달을 밟기 힘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투자포인트 2. 미국 신규 주택 수요는 많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주거용 부동산 경기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형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박세라 연구원은 “베이비부머의 은퇴시기가 맞물려 주택 수요가 큰 데다, 재택근무 등이 한국과 달리 완전히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다 보니 주거에 대한 욕구가 최근 미국에서는 커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신규 주택 지표는 반등 시그널을 보여왔는데요. 미 상무부가 발표한 올 2분기 주택 착공 건수는 평균 145만 건으로 전 분기(139만 건) 대비 증가했습니다. 주택 착공 건수가 분기별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초 이후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모기지 금리가 연 7%대까지 오르자 지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전미주택건설협회 주택시장지수에 따르면 신축 주택시장의 건축업자심리지수는 8월에 50을 기록하며 전달보다 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 지수가 50 이상이면 긍정적 영역으로 평가되지만, 7개월 만에 첫 하락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 지수는 주택 경기의 선행지표로 여겨집니다.   📌투자포인트 3. 좋았던 3분기 실적과 가이던스  3분기 D.R.호튼 실적은 좋았습니다. D.R.호튼은 9월 결산 기업으로 지난 7월에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올해 3분기(4~6월) 매출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97억3000만 달러, 순이익은 전년 대비 19.0% 감소한 13억4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컨센서스(시장 예상치)였던 83억5000만 달러와 9억6000만 달러를 웃돌았죠. 주택 준공 건 수(2만2985건)가 전년 대비 8%, 주택 판매 매출이 87억 달러로 전년 대비 4.4% 증가한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D.R.호튼은 분기·연간 가이던스(기업의 전망치)를 높여 잡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D.R.호튼은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97억~101억 달러, 주택 준공 건수 가이던스를 2만2800~2만3000건으로 제시했습니다. 또 올해 전체 매출은 347억~351억 달러, 주택 준공 건수는 8만2800~8만3300건으로 전망하는 등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수치를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럼 지금 투자해도 될까요? 최보원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이라 주가 변동성은 클 수 있다”면서도 “긴축 우려가 한층 완화되고, 경기 저점 시기가 구체화할 하반기와 내년 초에 주목할 만한 기업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반기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사 모으면 좋겠다는 평가네요. 박세라 연구원은 “미국의 주택 경기는 나쁘지는 않지만 여전히 위험 요소는 존재한다”며 “개별 주식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가 좋아 보인다”고 했습니다.      ■ 미국 ‘주택건설업체’에 투자하는 ETF는? 「 ‘iShares U.S. HOME Construction ETF(티커명 : ITB)’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세 회사를 모두 담고 있는 ETF입니다. D.R호튼을 14.8%, 레나를 12.1%, NVR을 7.3% 담고 있습니다. 미국 주택 건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건설·가구·건설 재료, 관련 판매 및 유통 기업을 모두 포괄하는데요. 세 주식 외에도 주택 리모델링 관련 유통업을 영위하는 로우스와 홈디포도 상위 비중에 편입돼 있죠.   테이트스트리트가 운용하는 ‘SPDR S&P Homebuilders(XHB)’도 미국의 주택 건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구성 기업은 비슷합니다. 다만, ITB는 기업의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편입해 소수 기업의 종목 비중이 높습니다. XHB는 동일 가중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    다만 연초 많이 올랐기 때문일까요. 이들 주식은 해외 투자은행(IB)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종목은 아니었습니다. D.R호튼의 경우 절반 정도(56.5%)의 기관투자가만이 ‘매수’ 의견을 냈습니다. 39.1%는 ‘보유’, 4.3%는 ‘매도’ 의견이었습니다. 오히려 클라만이 ‘픽’한 CRH를 좀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요. CRH의 매수 의견은 26개 중 23개로 85.2%에 달했습니다.    ━  [STEP2] 주의! 버크셔, 주식 줄이고 현금 늘렸다?   다만 버핏이 현재 주식시장을 좋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2분기 버크셔해서웨이는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과 채권을 늘리는 모습입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1분기에 주식을 약 100억 달러(약 13조원)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2분기에도 80억 달러(약 11조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했습니다. 반대로 현금 보유 비중은 역대 최대입니다. 2분기 버크셔헤서웨이의 주주총회 결과를 보면 2분기 버핏은 1474억 달러(약 197조원)의 현금을 보유 중입니다. 1분기보다 약 13% 늘어난 수준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두 번째로 현금을 많이 들고 있다고 합니다.   주식 대신 채권, 그중에서도 금리가 높은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모습인데요. 보유 현금 중 대부분인 1204억 달러(약 161조원)를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지난 3일 “매주 월요일에 100억 달러 상당의 3개월과 6개월 만기 단기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채와 관련해 최근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슈가 있었지만, 버핏은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라고 일축했죠.    그럼 버크셔해서웨이가 어떤 주식을 많이 팔았는지 볼까요. 버핏은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보유 주식 중 전체의 70%에 해당하는 3470만 주를 팔았습니다. 블리자드 주가는 올해 들어 19% 상승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의 블리자드 인수가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에 부닥쳐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버핏은 지난해 1월 해당 거래가 발표된 뒤에 합병차익거래를 위해 블리자드 주식을 매수했으나 인수가 장기화하자 지분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분기에 GM 지분도 45% 줄였습니다. GM 투자는 버핏의 후계자로 꼽히는 자금운용 담당 토드 콤스 또는 테드 웨슐러가 약 10년 전에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버핏은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사업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올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자신과 파트너인 찰리 멍거가 “오랫동안 자동차 산업은 너무 어렵다고 느껴왔다”고 말한 바 있죠.   이 외에도 쉐브론을 928만 주 팔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포인트가량 줄였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포트폴리오의 5.56%를 담고 있어, 다섯 번째로 많이 투자하고 있는 주식인데요. 따라서 투자 의견을 아예 바꾼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쉐브론은 미국 최대 석유기업입니다. 올해는 국제유가 하락세로 주가가 부진하지만 최근 유가가 다시 꿈틀대는 만큼 하반기 주가는 지켜봐야겠네요.    ━  [STEP3] 가치투자자가 사랑한 성장주    최근 시장에서는 성장주 외에는 모두 외면받는 모습입니다. 과거에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최근에는 M7(Magnificent 7·훌륭한 주식 7개란 뜻으로 알파벳,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이란 애칭을 가지고 있는 빅테크주가 고금리 상황에서도 승승장구 중이죠.   ‘가치투자자는 성장주를 싫어한다’는 오랜 통념은 이제 폐기해야 할 듯합니다. 가치투자의 대표주자인 버핏과 클라만 모두 성장주를 포트폴리오에 비중 있게 담고 있어서죠.    버핏의 ‘애플 사랑‘은 유명하죠. 2분기 지분을 추가 매입하지 않았지만 주가 상승 덕에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절반(51%)을 넘어섰습니다.    8월 들어 애플 주가가 11%가량 떨어졌지만, 올해 최고점(190달러대)과 연초 가격을 비교하면 수익률은 50%에 달하죠. 버크셔해서웨이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은 2분기에만 약 18% 상승하며 미실현 투자이익이 259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했습니다.    박경민 기자 클라만은 지난 1분기 알파벳(구글)을 대거 사들였는데요. 2분기에는 173만 주를 팔며 차익 실현을 한 모습입니다. 다만 여전히 포트폴리오에 구글은 세 번째로 많이 담겨 있습니다.   김영희 디자이너 클라만은 2분기에 아마존에 다시 투자를 했습니다. 올해 1분기 아마존을 전량 매도했던 클라만이 2분기에 96만 주를 다시 사들였습니다. 꽤 많은 수익을 봤을 걸로 추정됩니다. 최근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이후 아마존 주가는 승승장구 중이니까요. 2분기가 시작되는 4월(102.41달러)에 구매했다고 가정하면 최근 주가 기준(135달러대) 30%가량 수익을 냈다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아마존은 해외 IB가 입을 모아 추천하는 주식입니다. 아마존에 대한 의견을 낸 63개 IB 중 ‘매수’ 추천이 60개로 95.2%에 달했습니다. ‘중립’이 3곳, ‘매도’ 의견은 없었습니다. 아마존과 관련된 국내외 전문가의 의견을 한번 들어볼까요.   최근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빅테크 업체의 주가 회복세는 미국 소비 경기 회복에서 기인하기보다는 인공지능(AI) 붐과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판단된다. 아미존은 지난 3월 생성형 AI 기반 시스템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는 ‘아마존 베드록’ 서비스를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생태계 확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그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사업도 주가 회복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대감과 함께 경쟁도 심화돼 24% 수준으로 낮아진 AWS 영업이익률 회복이 더딜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   이달 초 도이치방크는 아마존의 3분기 목표주가를 150달러에서 175달러로 상향했습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죠.   코로나19로 인해 e커머스 도입이 앞당겨졌고, 이는 플랫폼에 대한 높은 수요로 이어졌다. 그러나 수요 증가와 함께 이러한 물량 처리 비용도 증가했다. 아마존은 주문 처리 센터를 늘리고 더 빠른 배송을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에 투자해왔다. 이는 예상보다 이익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어 이익 예상치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AWS는 회사의 수익 창출에 기여해 왔지만, 클라우드 분야에서 여러 플레이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AWS가 경쟁사 대비 서비스 제공과 플랫폼 규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시장 점유율 하락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도이치방크 8월 4일 보고서) 박경민 기자 김영희 디자이너

    2023.08.21 15:29

  • ‘신길동 22평’ 6.4억에 경매…근데 세입자가 안 나가면요?

    ‘신길동 22평’ 6.4억에 경매…근데 세입자가 안 나가면요? 유료 전용

      ■ 경매연구소 by 머니랩 「 부동산 경매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재테크로 꼽힌다. 픽사베이 “경매로 투자금 몇천만원 넣고 수억원 벌었대.” 전 국민이 자산의 평균 80%를 부동산으로 소유하고 있어 ‘부동산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투자 스토리입니다.     부동산 경매는 이제 막 부동산 투자에 관심 갖게 된 ‘부린이’(부동산+어린이)에게도, 부동산 투자 꽤 해봤다는 ‘고수’에게도, 부동산 투자가 전업인 ‘선수’에게도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매력적인 만큼 치명적입니다. 일반 매매와 달리 과정이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자칫 매입비용보다 부가비용이 많이 들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렵습니다.   머니랩이 매력적이지만 어려운 재테크인 경매의 맵고, 짜고, 달콤한 요소를 [경매연구소 by 머니랩]에 쉽고 꼼꼼히 담습니다.     입찰제안서 쓰는 법부터 명도 기술까지, ‘부린이’부터 ‘선수’까지 꼭 알아야 할 경매 지식을 15회에 걸쳐 단계별, 상황별로 정리했습니다. 이론만으로는 아쉬워 매회 경매전문가와 함께 실제 낙찰된 물건의 권리 분석도 해보고 직접 임장도 갑니다.     알파벳을 모르는데 영어로 대화할 수 없는 법. 1회에 이어 2회에도 꼭 알아야할 경매 기본 지식을 담았는데요, 경매 절차를 짚어봤습니다. 더불어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이 경매 초보자도 도전해볼 만한 서울 영등포 중소형 아파트를 권리분석했습니다.    」   ■ 📃글 싣는 순서 「  ① 맛보기 : 경매, 누구냐 넌!  ② 맛보기 : 경매 절차, 한눈에 쏙! 」  복잡하고 어려운 재테크인 부동산 경매의 매력은 짭짤한 수익이다. 픽사베이   「 ②맛보기 : 경매 절차, 한눈에 쏙!  」   경매는 낯설고 어렵고 복잡한 영역입니다. 어설프게 접근하면 큰 손해를 보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바가지(대행수수료)를 쓰거나 아예 낙찰에 성공하지 못하고 헛수고만 할 수 있습니다.    낯설고 어렵고 복잡할수록 기본이 탄탄해야죠.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경매연구소 by 머니랩]과 함께 ‘경매의 매력’을 쉽고 자세히 알아보시죠.     ━  “경매 절차, 술술 꿰자”   경매의 뼈대,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채무자와 채권자가 있습니다. 채무자가 약속한 날까지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채권자는 채무자가 가진 재산을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하려고 하죠. 그런데 마음대로 막 팔 수는 없습니다. 법원을 통해야 합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법원에 ‘공개경쟁입찰매매’, 즉 경매 신청(①)을 합니다.     법원은 경매 신청에 대해 검토하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매개시결정(②)을 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소유자)에게 경매개시 결정문을 통보(송달)합니다.    일단 법원이 경매개시를 결정하면 2일 안에 관할등기소에 기입등기를 촉탁합니다. 기입등기가 완료되면 해당 부동산에 대한 압류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 부분은 일반적인 부동산 매매를 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기입등기가 이뤄진 뒤에 해당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취득(매입)해도 (압류)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즉 채권자에게 빚을 갚아야 해당 부동산을 온전히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신재민 기자 경매개시를 결정하고 나면 법원은 감정평가사를 선임해 해당 부동산에 대한 평가를 진행(③)합니다. 위치부터 주변 시세‧건물 구조‧마감재까지 평가해 감정가, 즉 최저입찰가를 결정합니다. 이때 대지와 건물의 감정가를 구분해 평가하는데요. 지난 1회에서 알아봤죠, 부동산등기부등본의 ‘갑구’와 ‘을구’의 권리 사항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법원은 집행관을 통해 해당 부동산의 점유 관계나 차임 등 현황 조사를 시행합니다. 이후 매각기일 14일 전에 신문이나 법원 게시판(온라인)에 경매 관련 공고(④)를 냅니다. 알아둬야 할 점은 신문 공고는 첫 매각 기일 전 한 번만 실시한다는 점입니다. 해당 경매물건이 유찰된 뒤 진행되는 경매에 대한 정보는 온라인 공고만 이뤄집니다.   집행관이 조사한 내용은 경매기일 7일 전까지 법원(경매계)에 사본을 비치하고 온라인에 게재합니다. 물건명세서‧현황조사서‧임대차조사서‧감정평가서 등 자료는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해당 경매 물건에 관심이 있다면 이 자료부터 열람(⑤)해야겠죠. 이후 현장 답사(⑥)를 꼭 나가야 합니다.    가장 먼저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내용부터 눈으로 확인해야겠죠. 예컨대 등기부등본에는 주택으로 기재돼 있는데 실제로는 상가로 이용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요. 주민센터나 부동산 중개업소도 방문해야 합니다. 실제 거래 가격이나 호가를 알아야 적절한 입찰 가격을 정할 수 있겠죠. 실제 누가 점유하고 있는지도 봐야 합니다. 서류나 현장을 살펴볼 시간은 넉넉합니다. 대개 경매 신청부터 개시까지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입니다.   신재민 기자    ━  “낙찰 후 항고·명도 기간도 고려해야”    경매기일이 되면 신분증과 도장, 입찰보증금을 준비해 법원에 갑니다. 입찰표와 입찰보증금을 제출(⑦)하면 당일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가 최고가 매수신고인(낙찰자)으로 결정됩니다. 입찰에서 탈락하면 입찰보증금은 바로 돌려받습니다.     법원은 7일 안에 낙찰자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각할지 결정(⑧)하는데 이때 해당 경매를 통해 불이익을 받는다고 판단한 이해 관계자들이 항고(재항고)할 수 있습니다. 항고 여부에 대한 결정까지 일반적으로 평균 6개월은 걸립니다. 만약 항고 이유가 적절하다고 인정되면 경매가 취소될 수 있는데 낙찰자 입장에선 기껏 낙찰받고 헛수고만 하게 되는 거죠.   항고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30일이면 소유권이전등기 촉탁(⑨)이 이뤄집니다. 여기서부터 아주 신중해야 하는데 법원의 역할이 사실상 끝났기 때문입니다. 소유권이전 등기는 법원이 진행하지 않습니다. 매각 대금을 납부한 뒤 낙찰자가 직접 촉탁 등기신청서를 작성하고 필요한 첨부서류를 준비해 법원에 접수하면 법원은 관할등기소에 등기하라는 촉탁만 대신할 뿐입니다.    이후 해당 부동산을 소유했던 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에 대한 배당(⑩)이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원했던 만큼 배당을 받지 못한 채권자가 배당이의신청, 배당액공탁, 배당이의의 소 등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진짜’ 암초도 등장합니다. 바로 명도(인도)입니다. 해당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점유자를 퇴거시켜야 하는데요. 민사집행법상 명도 대상자가 많지는 않지만 경매 과정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밥인지, 죽인지는 솥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죠. 명도가 끝나야 비로소 경매가 종료됐다고 보면 됩니다.     신재민 기자 명도 대상자는 채무자와 소유자,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모든 점유자입니다. 무슨 말인지 언뜻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여기 아파트 A가 있습니다. 집주인(채무자)이 빚을 갚지 못해 경매가 진행되면 A에 사는 세입자는 대항권이 생깁니다. 즉 임차보증금을 보호받는다는 것이죠. 명도 대상자는 이런 권리(대항권)는 없지만 A를 점거하고 있는 점유자입니다. 세입자가 아닌데 A에 무단으로 거주하고 있어도 점유자로 봅니다.    낙찰자 입장에선 난감하겠죠.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매각 대금을 치르고 A의 주인이 됐는데 내 집에 내가 들어갈 수도 없으니까요. 매각대금을 납부하고 6개월 안에 인도명령 신청을 하고 6개월이 지나면 명도소송을 제기(⑪)해야 합니다. 인도명령신청서는 법원마다 비치하고 있습니다. 매각 대금을 납부하자마자 인도명령 신청부터 하는 것이 좋겠죠.    명도소송까지 하게 되면 일반인이 감당하기 버거워집니다. 변호사 등 법률대리인이 필요하게 되고 소송 비용도 지불해야겠죠. 이 경우 경매 개시부터 실제 소유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  “사건번호·입찰가 꼭꼭 숨기고, 수표 준비”    어쨌든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죠. 일단 원하는 경매 물건을 낙찰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몇 가지 요령을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법원마다 입찰 시간이 조금씩 다릅니다. 대개 오전 10시~11시30분에 진행되는데 정확한 시간을 파악해서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입찰자가 몰리면 예상치 못한 지연이 있을 수 있어서입니다.     법원에 들어가면 입찰표와 입찰보증금 봉투, 이들을 담을 큰 입찰 봉투를 받습니다. 입찰표에 기재할 사항은 많지 않습니다. 사건번호와 입찰자의 인적사항, 입찰 가격 등을 적으면 되는데 의외로 실수가 잦습니다.    경매 입찰표. 자료 법원 특히 입찰 가격은 숫자 하나면 더 써도 아주 난감한 상황이 되겠죠. 입찰보증금은 대개 입찰가의 10~20%인데, 신속한 경매 진행을 위해 미리 수표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법원 1층에 은행 지점이 있는데 입찰 시간 전마다 현금을 수표로 바꾸려는 입찰자로 북적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입찰표를 쓸 때도 의외의 실수를 하게 됩니다. 특히 경매 초보자의 경우 제대로 적었는지 불안해 옆 사람에게 묻기도 하는데요. 이때 내 입찰표를 보여줘서는 안 됩니다. 경매는 해당 부동산을 가장 높은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이 낙찰받는 구조입니다. 해당 법원에 있는 사람들은 잠재적 입찰자이자 경쟁자인데 사건번호나 입찰 가격이 노출되면 경쟁에서 불리해지겠죠.     입찰보증금 봉투와 입찰 봉투에 도장 찍는 것을 잊기도 합니다. 도장이 없으면 기껏 낙찰받고도 무효 처리됩니다. 입찰 봉투를 제출할 때 받은 수취증도 잘 보관해야 합니다. 낙찰에 실패하면 당일에 바로 입찰 보증금을 돌려받는데, 이때 필요합니다.     ■ 서울 영등포 신길동 22평 아파트 가보니 「 이런저런 이유로 서울에 살아야 하는데 자금 사정은 여의치 않으면 경매 시장을 쳐다보게 됩니다. 10억원이 훌쩍 넘는 아파트값을 감당하기 쉽지 않죠.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값(7월 기준)은 12억9354만원입니다. 전셋값도 만만찮아요. 평균 6억344만원입니다.   그런데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72㎡(약 22평) 아파트를 6억원 선에 장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합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과 함께 어떤 아파트인지 살펴봤습니다. 오는 3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될 아파트인데요, 주소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주소  -사건번호 : 남부 2022 타경 361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4533 우성2차, 4동 1506호   지난 18일 지하철을 타고 해당 아파트를 찾아가봤습니다. 7호선 신풍역이 가장 가까웠는데요, 강남역에서 출발(1회 환승)하니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광화문에서도 소요 시간은 비슷했는데 대신 2회 환승이라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신안산선이 개통하면 강남이나 여의도로 이동하기는 더 좋아지겠네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우성2차 아파트 위치. 자료 네이버지도 🏘️입지  신풍역 1번출구에서 주택가를 5분 정도 걸으니 아파트가 보였습니다. 이 지역은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가 모여 있는 주택가입니다. 동네가 깨끗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는데요, 재개발이 진행 중이네요. 해당 단지 맞은 편에 래미안 에스티움이 있는데요, 신길 개재발 7구역을 재개발한 단지입니다. 2017년 4월 완공한 1722가구 대단지죠.    해당 아파트도 재건축 이슈가 있습니다. 1981년 보존등기가 이뤄졌는데요, 현재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까지 진행됐습니다. 주변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도 있네요. 다만 초등학교는 찻길을 건너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재개발이 진행 중이고 재건축 대상 단지라 거주 여건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입지가 좋고 아파트 용적률이 191%라 재건축 사업성도 좋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눈여겨볼 만 합니다.”   🏘️주변 시세   가격을 보겠습니다. 이 아파트의 감정가는 10억300만원입니다. 하지만 두번의 유찰 끝에 현재 최저 입찰가는 6억4192만원입니다. 감정가의 64% 수준이죠. 대개 감정가는 주변 시세, 즉 일반 매매가격의 80% 선에 책정됩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감정가가 진행될 당시는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었습니다. 적정 입찰가를 정해야 하는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거죠. 이 선임연구원이 보는 적절한 가격대는 8억원 선입니다.   “2021년 모든 아파트 가격이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이 아파트도 마찬가지겠죠.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을 살펴보면 현재 최저 매도 호가는 8억원 초반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최저 입찰가인 6억4000만원 선이면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죠. 눈여겨볼 점은 매매가격과 달리 전세가격 변동률이 크기 않다는 점입니다. 다시 얘기하면 실거주자의 주거만족도가 높다는 거죠.”   그럼 본격적으로 권리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낙찰받은 뒤 감당해야할 빚은 없네요. 낙찰자가 인수해야할 권리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2020년 1월 8일에 설정된 국민은행 근저당권이라는 말소기준권리가 있습니다. 이후 다른 채권자가 근저당권과 가압류를 설정하기 했지만, 낙찰자가 잔금 납부와 동시에 말소촉탁을 신청하면 모두 지워지는 권리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우성2차 아파트 전경. 사진 지지옥션   🏘️권리 관계  가장 신경써야할 임차인도 이미 정리가 됐네요. 해당 아파트의 전세 세입자의 전입일자는 2020년 12월 28일입니다. 말소기준권리인 국민은행 근저당(같은 해 1월 8일)보다 늦게 전입했네요. 세입자가 낙찰자에게 보증금이나 전세계약 승계를 요구할 수 있는 대항력이 없다는 의미죠.    더구나 이미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회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요. 법원에서 제공하는 임대차조사서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입니다.   “임대차조사서에 주택공사가 있다는 의미는 세입자가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다시 말해 세입자가 집주인인 채무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는데 반환받지 못했고 보증을 선 주택공사에서 보증금 2억3000만원을 받았다는 거죠. 주택공사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고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중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세입자가 전세계약 후 전입신고를 통해 확정일자를 받았고 배당요구종기일 전에 정상적으로 배당 요구를 했습니다. 1·2순위 근저당권자 다음으로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현재 최저 입찰가가 6억4192만원입니다. 1·2순위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의 합이 3억9600만원이라 최저 입찰가에 낙찰돼도 나머지 금액으로 주택공사가 보증 선 2억3000만원 전액을 반환할 수 있습니다.”    🏘️명도 경매의 가장 큰 암초라는 명도 우려가 크지 않습니다. 세입자는 이미 주택공사에서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았기 때문에 굳이 점유를 유지할 필요는 없겠죠. 더구나 임차권 등기 명령에 의한 임차권 등기가 된 것으로 보면 세입자가 이미 다른 곳으로 이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세입자가 아직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택공사가 세입자에게 반환한 임대보증금을 배당받으려면 낙찰자의 명도 확인서가 필요하거든요. 낙찰자가 아파트가 비어있다는 확인을 해줘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명도가 필요해도 주택공사가 알아서 하겠죠. 기껏 낙찰받고 경매가 취소될 수도 있는데요, 그런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등기부등본 상 채권(근저당·가압류 등) 총합이 15억원이 넘습니다. 최저 입찰가는 물론 시세를 훨씬 넘는 과다한 채무입니다. 이해 관계자가 항고를 할 경우 경매를 취소하고 일반 매매시장에서 거래를 해서 빚을 회수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해당 아파트는 일반 매매 거래로는 채무 변제가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경매가 취소될 확률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총평  이 선임연구원의 총평을 들어봤습니다.    “권리 관계가 복잡하지 않고 명도도 상당히 쉬워 경매 초보자도 도전해볼 만합니다. 교통이나 입지가 좋고 재건축이 진행 중인 점도 투자 가치를 가늠해볼 만한 요소입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할 것입니다.” 」  정근영 디자이너          

    2023.08.20 16:19

  • 中 심상찮은 ‘부동산 저주’…파월의 입, 더 궁금해졌다

    中 심상찮은 ‘부동산 저주’…파월의 입, 더 궁금해졌다 유료 전용

      ■ 머니랩 프리뷰 「 정보는 돈입니다. 투자자가 금융·자산시장의 이슈와 이벤트를 꿰고 있어야 하는 이유죠. 머니랩이 전문가 5인(그래픽 참조)의 조언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꼭 챙겨봐야 할 다음 주의 시장 이슈와 이벤트를 키워드로 정리해 매주 금요일 배송합니다. 」    미국과 중국의 엇갈리는 경기 흐름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경고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죠. 반면 미국은 긴축 기조에도 경제 지표가 과도하게 좋아서 문제입니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만큼 장기간 고금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죠.   두 강대국 사이에 끼인 한국 금융 시장은 미국과 중국 ‘경제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오는 24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잭슨홀 미팅’이 열립니다. 다음 주(21일~25일) 시장의 관심사는 잭슨홀 미팅과 부동산 위기에 놓인 중국 정부가 소방수로 나설지입니다.     김주원 기자  ━  📍키워드 1. ‘디플레’ 맞설 中 정부의 대책     박경민 기자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오는 21일 발표합니다. 인민은행은 지난 6월 1년 만기 LPR 은 연 3.55%,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10개월 만에 각각 0.1%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동결됐던 LPR 금리를 인민은행이 이달 다시 인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는데요.   이런 전망이 나오는 건 지난 15일 인민은행이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연 2.5%)를 0.15%포인트 낮췄기 때문입니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입니다. 일반적으로 MLF를 내리면 LPR을 인하하는 게 수순입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돈 풀기(유동성 조절)에 나섰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중국 민간 건설기업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연합뉴스 하지만 ‘금리 인하’ 카드로는 부족하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중국 경제를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가 돌아온 10억 달러 규모의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약 300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비구이위안은 30일 유예기간 안에 이자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 처리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구이위안뿐 아니라 빚을 못 갚는 중국 부동산 업체가 늘고 있다는 점이죠. 중국생명보험이 주요 주주인 위안양그룹도 지난 13일 만기였던 이자 2094만 달러(약 280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우려’는 중국 금융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중 부동산 관련 업종이 25%를 차지합니다. 프리뷰 자문단이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정체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죠.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은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상당합니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가 비구이위안 사태에 미온적인 대책으로 일관한다면 중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 효과는 커질 겁니다. 일본식 장기 침체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번진 ‘리먼 사태’가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하진 않습니다. (중국은) 정부 입김이 강한 폐쇄 정책을 쓰기 때문이죠. 하지만 부동산을 통해 성장해온 경제에 제동이 걸린 건 확실합니다. 이번 부동산 파고를 제대로 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활력을 찾긴 어려울 수 있어요.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는 국내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위안화 가치’ 하락을 국내 외환시장을 흔들 ‘변수’로 꼽습니다. 지난 16일 역내(상하이)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29 위안으로 움직였는데요. 2008년 1월 18일(달러당 7.3015위안)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낮습니다. 위안화 약세는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원화가치 하락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원화가치 하락은 외국인 자금 이탈로 국내 주식시장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 위기는 달러 강세는 물론 신흥국 통화 약세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여파로 환율(달러당 원화가치)이 튈 수 있다는 거죠. 17일에도 원화가치는 단숨에 (종가) 달러당 1340원까지 하락할 정도입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  📍키워드 2. 잭슨홀 미팅의 ‘파월 메시지’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 연합뉴스. 다음 주 가장 큰 이벤트는 ‘잭슨홀 미팅’ 입니다. 오는 24일(현지시간)일부터 사흘 동안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릴 예정입니다.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입니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부 장관, 학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행사입니다. 특히 2010년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이곳에서 ‘양적 완화’를 시사한 뒤, 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장소로 부각됐죠.   이번 미팅에도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연사로 나섭니다. 오는 25일(현지시간)에 ‘경제 복원력과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인데요. 과연 파월 의장은 시장(투자자들)이 듣고 싶은 말을 꺼낼까요. 올해 초부터 시장이 기대한 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뚜렷한 메시지겠죠.     일단 지난달까진 Fed는 매파(통화 긴축)적 기류가 강했습니다. 지난 16일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7월 의사록을 보면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상승 위험이 목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달 회의에선 투표권을 가진 위원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죠.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5.25~5.5%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향후 금리 결정과 관련해선 파월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지표에 따른 접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프리뷰 자문단도 이번 잭슨홀 미팅서 나올 파월의 메시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립니다. 여전히 들썩이는 물가를 잡기 위해 매파적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입장과 은행 신용 등급 강등이나 중국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긴축 신호를 내비치기 어렵다는 의견으로 나뉩니다.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안정됐다’는 메시지를 내놓긴 어렵습니다. 지표를 중요하게 따지는데 소비자물가가 지난달부터 소폭 반등했고 이달에도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도 다시 들썩이는 것도 변수이고요. 파월 입장에선 ‘금리 인상을 열어두고 있다’는 매파적인 메시지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   지난달 FOMC 의사록은 이제 큰 의미가 없습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데 이어 은행 70여곳의 신용 등급까지 낮춘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에 중국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뛰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이 불안한) 이때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관련 매파 발언을 내놓긴 힘듭니다. (정명지 팀장)   결국 파월 의장이 애매모호한 ‘매둘기’(매+비둘기) 면모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학균 센터장은 “아직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7월 FOMC 기자회견처럼 데이터 디펜더스(경제지표에 의한 판단)를 강조하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합니다.     박경민 기자

    2023.08.17 17:23

  • 금기어였던 줄기세포 부활…파미셀·차바이오텍 또 어디?

    금기어였던 줄기세포 부활…파미셀·차바이오텍 또 어디? 유료 전용

      ■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 「 금리 인상기 성장주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합니다. 성장주의 대표 격인 바이오도 예외는 아니죠. 특히 소형 바이오테크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큽니다. 물가 상승 등 연구개발비 증가는 자금 소진을 앞당기는데 조달은 쉽지 않으니 현금 흐름이 나빠질 수밖에 없죠. 치솟던 기준금리도 이제 곧 정점을 찍을 텐데요. 금리가 방향을 튼다면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김영옥 기자 투자자의 무관심과 높은 금리에도 바이오의 펀더멘털인 첨단 치료 물질의 임상 진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기술 수출에 성공하거나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기업도 많아졌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지나친 기대가 거품을 만든 것처럼 펀더멘털을 외면한 무관심은 반대로 좋은 투자 기회이기도 합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바이오의 시간이 오기 전, 함께 공부하자는 뜻에서 준비한 콘텐트입니다. 바이오 공부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핵심 키워드와 글로벌 트렌드를 짚어보고,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현황까지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K-바이오 지도 by 머니랩]은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와 함께하는데요. 대형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에서 펀드를 운용했던 이 대표는 최근 바이오 전도사로 변신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1회 핵산치료제에 이어 2회에는 줄기세포에 대해 다룹니다.  」   ■ 📃 글 싣는 순서 「 ① 핵산치료제 ② 줄기세포 」  「 ②줄기세포 」 2019년 일본 국립 세이이쿠 의료연구센터는 배아줄기세포를 간세포로 만들어 요소회로 이상증을 앓고 있는 신생아에게 임시로 이식하는 시험을 했다. 이 병은 요소 관련 효소가 부족해 고암모니아혈증과 중추신경계 독성이 나타난다. 간 이식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신생아의 경우 체중 6㎏이 될 때까지 이식이 불가능하다. 시간을 벌어야 하는 셈이다.    세이이쿠 연구센터는 생후 6일째에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1억9000만 개의 간세포를 이식해 신생아의 생명을 유지한 뒤 아버지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잘 설명해주는 임상 사례다. 줄기세포 치료제 이미지. 중앙포토 식물이 싹을 틔워 뿌리와 줄기의 형태를 갖추고 나면 줄기는 또 다른 줄기와 가지, 그리고 잎으로 변화하며 성장한다. 인간도 이와 유사한 과정을 거쳐 하나의 개체로 완성된다. 성장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상처 입거나 정해진 수명을 다하고 죽은 세포를 대신할 다양한 종류의 세포를 만들고 교체한다.    이렇게 인간이 하나의 수정란에서 출발해 생명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는 미분화 상태의 세포를 줄기세포라고 한다. 어릴 적 뛰어놀다 다친 상처가 감쪽같이 나았던 것은 우리 몸에 존재하는 줄기세포가 스스로 복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약 210가지 종류의 세포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은 한 개의 세포에서 분화한 세포다. 수정된 세포는 난할(세포의 분할)을 거듭해 속이 비어 있는 공 모양의 배반포를 형성한다. 그 안에는 액체와 아기로 성장할 세포인 내부세포 덩어리가 들어 있다. 세포는 또 분열과 분화를 거듭하고, 8주가 지나면 태아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210여 가지 세포로 분화해 하나의 개체를 이루게 된다. 이 배반포의 내부세포 덩어리로부터 만든 줄기세포가 바로 ‘배아(신체 조직이 만들어지기 시작되는 태아의 전 단계)줄기세포’다.    그러면 줄기세포는 어떤 공통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을까. 먼저 줄기세포라 칭하려면 자가재생 능력이 있어야 한다. 세포의 생김새는 물론 기능도 같은 딸세포(세포가 분열해 새로 생긴 세포)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줄기세포는 종류에 따라 자가재생 능력에 차이를 보인다. 배아와 임신 8~12주에 유산된 태아에서 추출한 배아줄기세포를 적절한 조건으로 배양하면 무한대로 증식한다. 반면 뒤에서 설명할 성체줄기세포는 10계대 정도까지만 분열할 수 있어 증식에 한계가 있다.   줄기세포의 두 번째 특징은 분화 능력이다. 배반포의 내부세포 덩어리가 다양한 세포로 분화해 우리 몸의 조직과 기관을 형성하듯, 줄기세포는 그 자체로 직접 기능하지 않고 다른 세포로 분화한 뒤 기능한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가 외부로부터 침범한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해 죽이거나 수명이 다한 혈관의 내피세포를 대체할 수는 없다. 줄기세포가 특정한 기능을 하기 위해선 그 기능을 갖는 세포로 먼저 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어떻게 보면 줄기세포는 무한히 발행되는 화폐와 같다. 화폐는 그 자체로 기능하지 못한다. 배고프다고 돈을 먹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돈으로 야채나 고기 등 식재료를 사고, 최종적으로 음식으로 만들어야 먹을 수 있다. 돈으로 물건도 사고 여행도 간다. 이처럼 줄기세포는 그 자체로 기능하지 않지만 다양한 세포로 분화해 곳곳에서 일한다.    대표적인 줄기세포인 조혈모세포는 산소를 실어 나르는 적혈구, 암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림프구, 그리고 식균 작용을 하는 백혈구 등으로 분화해 일하게 된다. 만일 줄기세포가 분화하는 능력이 없다면 갑작스러운 상처에 대응할 수도 없고, 수명이 다한 세포를 교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러한 줄기세포의 분화 능력은 다시 만능성과 다능성 등으로 구분한다. 만능성이란 몸을 이루는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능력을 뜻한다. 앞에서 설명한 배반포 내부세포 덩어리에서 수립된 줄기세포가 만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만능성을 지닌 걸 만능 줄기세포라 한다.   만능성을 지닌 배아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을 간략히 살펴보자. 먼저 시험관 아기를 만들기 위해 채취한 뒤 사용하지 않은 난자를 기증받아야만 연구가 가능하다. 기증된 난자를 인공 수정해 배반포가 만들어지면 안쪽의 내부세포 덩어리에서 배아줄기세포를 분리한 뒤 성장을 돕는 다른 세포층 위에서 배양한다.     이때 배아줄기세포가 다른 세포로 분화되는 것을 막는 용액을 넣어 준다. 수가 늘어난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다시 접시에 나눠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원하는 양의 배아줄기세포를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를 냉동 보관했다가 원하는 여러 조직으로 분화시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난자로부터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항상 윤리적인 문제가 뒤따른다. 배아줄기세포 이미지. 픽사베이 다능성 줄기세포는 두 가지 이상의 최종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걸 말한다. 신체의 여러 적소(謫所·줄기세포가 그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특정 미세환경)에 분포하다가 각 조직에 필요한 세포로 분화해 기능한다. 성체줄기세포가 다능성 줄기세포의 특징을 갖고 있다. 골수에서 발견되는 조혈모세포는 적혈구∙백혈구∙림프구 등 여러 혈구 세포로 분화하는 대표적인 성체줄기세포다.    성체줄기세포는 적소에 대기하다가 기존 세포에 치명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된다. 배아줄기세포가 모든 걸 살 수 있는 현금이라면 성체줄기세포는 상품권과 같다.   골수에 분포하는 세포 중 골세포로 분화하는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도 성체줄기세포 중 하나다. 중간엽줄기세포는 다양한 조직을 연결하는 결합조직으로 골수∙근육∙지방∙연골∙뼈 등에 분포한다. 중간엽줄기세포는 면역 거부 반응이 없어 더욱 활용 범위가 넓다. 무엇보다 성체줄기세포는 성인의 조직으로부터 얻을 수 있어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있다.   제대혈, 즉 아기의 탯줄에도 줄기세포가 들어 있다. 이 제대혈에는 혈액 성분인 백혈구와 혈소판 등을 만드는 조혈모세포와 뼈∙연골의 재생이나 신경세포 조직 재생에 이용하는 중간엽줄기세포가 다량 포함돼 있다. 탯줄의 의료적 가치가 재발견되면서 아기가 태어난 뒤 제대혈을 냉동 보관했다가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암과 유전병 치료에 대비하는 것도 흔해졌다.   배아줄기세포는 만능성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윤리적 이슈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만능성이 독이 되면 암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게 불안 요소다. 성체줄기세포는 이런 문제에선 비교적 자유롭지만 분화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게 바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다. 분화가 끝난 체세포(몸을 구성하고 있는 전 세포 중 생식세포를 제외한 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해 만든다. 만능줄기세포에서만 발현하는 특정 유전자를 만능성이 없는 체세포에 넣어 만능성이 있는 세포로 만드는 방식이다. 세포 분화의 흐름을 거꾸로 되돌리는 일종의 역분화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네 가지 유전자의 조합은 ‘야마나카 칵테일’이라고 부른다. 이 방식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이름을 딴 것이다. 단순하게 설명하면 성인의 세포에 야마나카 칵테일을 넣어 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2009년 10월 선고 공판이 끝나고 차로 향하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중앙포토 이렇게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형성되는 형태나 유전자 발현 패턴이 만능줄기세포인 배아줄기세포와 거의 비슷하다. 글로벌 바이오테크는 이렇게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를 T세포 치료제나 NK세포 치료제와 같은 다양한 항암 세포치료제로 활용하려 시도하고 있다.   약 20년 전 황우석 사태 이후 한국 줄기세포 연구는 암흑기를 거쳤다. 일종의 금기어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크게 위축됐지만 지금도 핵을 제거한 난자에 환자의 핵을 삽입해 안과 질환 치료제를 만드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 성체줄기세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배아줄기세포 연구도 명맥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중심으로 연구 속도를 높이고 있다.   ■ 줄기세포 관련 국내 기업은 어디일까요 「 살펴본 대로 줄기세포 치료제는 활용 범위가 넓습니다. 문제가 생긴 세포를 대체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매력적이죠. 전 세계적으로 항암제나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데요. 국내 바이오테크는 대부분 중간엽줄기세포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결합조직으로 분화하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염증을 억제하고, 빠르게 조직을 재생하는 특징 때문입니다. 픽사베이 [파미셀] 줄기세포 치료제라고 하면 이 회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상용화한 곳이기 때문이죠. 2011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은 ‘하티셀그램-AMI’입니다. 지방이나 근육 등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해 급성 심근경색 치료제를 만든 건데요. 환자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로 제조해 관상동맥 내에 투여하는 방식입니다. 심장에 도달해 손상된 세포를 재생하고, 심장 기능을 어느 정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죠.   첫 치료제라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나 큰 성공을 거뒀다고 보긴 힘듭니다. 치료제란 게 어쨌든 잘 팔려야 하니까요. 환자 수도 적고 치료비도 건당 200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라 치료 실적이 많지 않습니다. 지난해 하티셀그램의 매출은 71억원 정도, 전체 매출 비중이 1.19% 정도에 그치죠.    그래도 성공 경험이 있다는 건 중요합니다. 가장 앞서 있는 건 알코올성 간경변 치료제 ‘셀그램-LC’인데요. 간이 오랫동안 손상을 받으면 간세포가 다시 살아나지 않고, 이 부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발생합니다. 간경변이 한번 시작되면 정상 간세포의 활동도 위축되기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위험해지죠. 셀그램은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다시 간에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 3상, 미국에서 1상이 진행 중인데 중간 단계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한 상태죠.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치료제 하티셀그램. 사진 파미셀 하티셀그램과 비교하면 일단 환자 숫자부터 월등히 많은데요. 효과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시판되면 상당한 흥행을 기대할 만합니다. 국내 중소형 바이오테크는 당장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파미셀은 이례적으로 꾸준한 이익을 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신약 개발에 도전하면서도 버틸 체력이 있다는 뜻이죠. 원동력은 뉴클레오사이드(Nucleoside)인데요. 지난 시간 살펴본 핵산치료제의 원재료입니다.    핵산치료제의 핵심은 DNA나 RNA 단계에서 잘못된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요. 이런 치료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게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입니다. 자연적인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는 여러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원재료인 뉴클레오사이드를 여러 형태로 변형시켜 효과적인 핵산치료제를 만드는 거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핵산치료제 연구가 활발한데요. 그 덕에 파미셀의 뉴클레오사이드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매출 성장세에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바이오의 전반적인 부진을 피해가진 못했는데요. 단기적으로는 제1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된 여파도 있었죠. 최근 주가가 600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했는데 아직은 1년 전의 절반 수준입니다.   ☞핵심 요약 -세계 최초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역량 -임상 3상 중인 알코올성 간경변증 치료제 기대 -핵산치료제 원재료 뉴클레오사이드 매출 성장세   [차바이오텍] 바이오 투자자 사이에서 줄기세포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기업일 텐데요. 업력이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고려하면 국내 줄기세포계의 터줏대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대형 병원인 차병원 그룹과 관련이 있는데요. 기업 부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죠. 상장사인 차백신연구소, CMG제약의 최대주주이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병원 사업을 하는 차헬스케어도 자회사로 두고 있죠.   규모나 매출 구조로 보면 신약 개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바이오테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제대혈 보관이나 유전체 진단(분석), 의료 컨설팅 등 의료 서비스 부문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최근엔 위탁개발생산(CDMO) 쪽에 부쩍 힘을 싣고 있습니다. 차바이오텍은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진출을 위해 마티카 바이오를 설립하고,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에 생산 시설도 준공했습니다. 계약 건수가 늘고, 2공장 설립에도 착수했죠. 미래의 먹거리로 삼겠다는 의지입니다.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 마티카바이오. 사진 차바이오텍 그러면서도 차바이오텍이 놓지 않는 끈이 바로 줄기세포 신약이죠. 대표적으로 제대혈 중간엽줄기세포를 활용한 만성 요통 치료제 ‘코드스템-DD’입니다. 줄기세포의 분화 능력을 이용해 연골 재생능력을 높이는 치료법인데요. 소위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한 요통은 워낙 환자가 많지만 수술이 아니면 신경차단술이나 물리치료 정도로 호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드스템-DD가 효과를 확인한다면 수술 이외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죠.    역시 제대혈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소기능부전 치료제 ‘코드스템-POI’도 지난해 국내 임상 1상에 착수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가임기 여성의 약 1% 정도가 난소기능부전을 앓는데 대부분은 원인을 알지 못하죠. 이 경우 임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치료를 원하는 수요가 많은데요. 현재는 여성호르몬을 조절하는 방식을 쓰지만, 부작용 위험이 커 대체 치료법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차바이오텍이 10년 넘게 진행했던 스타가르트병(SMD)과 황반변성(AMD) 망막 관련 연구는 일본 제약사 아스텔라스와 기술 수출 계약을 하고 임상을 종료했습니다. 망막색소상피세포(RPE)와 배아줄기세포 분화 기술을 이전한 400억원대 계약인데요. 회사의 약 3년치 연구개발 자금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와 별도로 고형암 NK세포 치료제 ‘CBT101’도 개발 중입니다. NK세포는 인체에 존재하는 강력한 면역세포입니다. 특정한 항원 없이도 비정상 세포를 직접 살상하기 때문에 ‘자연살해세포’라고도 불리는데요. 차바이오텍이 특허를 받은 세포 배양 기술을 활용해 NK세포가 적당한 수준으로 증식해 항암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이제 임상 1상을 마쳤지만 경쟁 제품이 없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이 가능해 기대가 큽니다.   차바이오그룹은 기업∙학교∙연구소∙병원 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연구개발 단계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병원에서 개발을 시작해 상업화 가능성이 큰 파이프라인을 동사로 이전하는 구조로, 초기 연구개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실패 위험도 감소시킬 수 있다. 사업을 통해 창출된 현금 흐름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바이오테크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IV리서치 보고서)   ☞핵심 요약 -국내를 대표하는 경험 많은 줄기세포 바이오테크 -의료 서비스 부문 탄탄한 실적과 그룹의 든든한 지원 -CDMO, NK세포 등 사업 확장성도 우수   [강스템바이오텍] 회사 이름부터 줄기세포가 주력이란 걸 알 수 있는 곳입니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화장품도 생산하죠. 역시 제대혈 속 중간엽줄기세포를 여러 치료제로 만드는 것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가장 앞선 건 ‘퓨어스템-AD’입니다.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제 등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중등도 이상의 만성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약인데요. 아토피 피부염 유발에 관여하는 TH2, B세포 등 여러 면역세포의 활성 경로를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화장품 라인. 사진 강스템바이오텍 현재 3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데요. 투약을 거의 마친 상태인데 이르면 올해 내로 결과가 나올 전망입니다. 회사 측은 내년 초 품목 허가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이죠.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아토피 치료제입니다. 아토피는 환자 수가 많습니다.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기도 한데요. 줄기세포 치료제라 안전하다는 게 강점일 수 있지만 듀피젠트 같은 기존의 강자를 이기려면 효능이 월등히 좋다는 게 입증돼야 합니다. 성공과 흥행은 별개란 뜻이죠.   무릎 골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OA’는 이달 초 임상 1상 첫 투여를 마쳤습니다. 투여한 세포가 연골세포로 분화해 조직을 재생하는 방식인데요. 무릎 골관절염이 심해지면 수술해야 하는데 환자가 연로해 예후가 좋지 않은 사례가 꽤 있습니다. 주사 치료에 대한 기대가 큰 영역이란 뜻이죠. 비슷한 형태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퓨어스템-RA’는 현재 임상 2상을 준비 중입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최근 주가가 크게 출렁였는데요. 지난 14일엔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죠.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35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작지도 않은데요. 기존 투자자는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자금 조달이 가장 큰 숙제인 바이오 업계에서 유상증자가 생소한 건 아닌데요. 투자 전에 항상 이런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 요약 -세계 최초 줄기세포 아토피 치료제 개발 도전 -환자 수 많은 골관절염, 류머티스 치료제도 대기 -갑작스러운 유상증자, 주가는 출렁 」 

    2023.08.15 16:19

  • “몇 천 넣고 수억 벌었대” 부동산 경매, 시작은 등본

    “몇 천 넣고 수억 벌었대” 부동산 경매, 시작은 등본 유료 전용

      ■ 경매연구소 by 머니랩 「 부동산 경매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재테크로 꼽힌다. 픽사베이   “경매로 투자금 몇천만원 넣고 수억원 벌었대.” 전 국민이 자산의 평균 80%를 부동산으로 소유하고 있어 ‘부동산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투자 스토리입니다.     부동산 경매는 이제 막 부동산 투자에 관심 갖게 된 ‘부린이’(부동산+어린이)에게도, 부동산 투자 꽤 해봤다는 ‘고수’에게도, 부동산 투자가 전업인 ‘선수’에게도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매력적인 만큼 치명적입니다. 일반 매매와 달리 과정이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자칫 매입비용보다 부가비용이 많이 들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렵습니다.   머니랩이 매력적이지만 어려운 재테크인 경매의 맵고, 짜고, 달콤한 요소를 [경매연구소 by 머니랩]에 쉽고 꼼꼼히 담습니다.    입찰제안서 쓰는 법부터 명도 기술까지, ‘부린이’부터 ‘선수’까지 꼭 알아야 할 경매 지식을 15회에 걸쳐 단계별, 상황별로 정리했습니다. 이론만으로는 아쉬워 매회 경매전문가와 함께 실제 낙찰된 물건의 권리 분석도 해보고 직접 임장도 갑니다.     알파벳을 모르는데 영어로 대화할 수 없는 법. 꼭 알아야 할 경매 기본 지식을 향한 첫걸음, 1회에 담았습니다.  」  복잡하고 어려운 재테크인 부동산 경매의 매력은 짭짤한 수익이다. 픽사베이   「 ①맛보기 : 경매, 누구냐 넌! 」 경매는 낯설고 어렵고 복잡한 영역입니다. 어설프게 접근하면 큰 손해를 보거나 사기를 당하거나 바가지(대행수수료)를 쓰거나 아예 낙찰에 성공하지 못하고 헛수고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매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도, 이익을 얻고 싶은 투자자도, 경매 중개인에게 투자를 맡긴 의뢰인도, 심지어 경매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도 알아두면 도움이 될 영역입니다. 이유는 ‘경매의 매력’에 있죠. 머니랩의 [경매연구소 by 머니랩]이 경매를 쉽고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  경매 매력이 뭔데?…“시세 차익이지”   복잡하고 위험한 경매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는 이유는 단연 수익입니다.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에 원하는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자, 여기 채권자와 채무자가 있습니다.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언제까지 빌린 돈을 갚겠다고 약속하겠죠.    그런데 약속한 날에 빌린 돈을 갚지 않습니다. 채권자는 법원에 호소합니다. 법원은 채무자가 소유한 부동산을 ‘공개경쟁입찰매매’, 즉 경매로 처분합니다. 해당 부동산을 경매로 처분한 자금으로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한 채권자의 손실을 보전합니다.     이때 법원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해당 부동산의 가치를 판단합니다. 즉 감정가가 최저입찰가가 됩니다. 이 감정가는 일반적으로 거래 시세의 평균 80% 수준입니다. 자 그럼, 최저입찰가에만 낙찰받아도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해당 부동산을 살 수 있는 셈이죠. 그런데 해당 부동산이 첫 번째 경매에서 낙찰자를 찾지 못해 유찰되면 두 번째, 세 번째 경매가 진행되는데요.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최저입찰가가 20~30% 낮아집니다.     시세가 6억원인 아파트로 간단히 따져볼게요. 통상 이 아파트의 최저입찰가는 5억원 정도입니다. 첫 번째 경매에서 유찰되면 두 번째는 20% 낮아진 4억원이 되겠죠. 세 번째 경매에서 최저입찰가는 3억2000만원입니다. 만약 세 번째 경매에서 최저입찰가에 최고가 매수신고인(낙찰자)으로 선정되면 시세의 절반 수준에 해당 부동산을 갖게 됩니다.   일반인이 경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는 2002년 7월 민사집행법이 시행되면서입니다. 민사집행법은 강제집행과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민법·상법과 그 밖의 법률 규정에 의한 경매 및 보전처분의 절차를 규정합니다. 이 법은 2001년까지 민사소송법의 한 부분이었지만, 2002년 1월 별도의 법률로 제정된 거죠.     당시 돈을 빌려준 채권자,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할 낙찰자 보호에 대한 부분이 강화됐는데요. 대표적으로 인도명령대상자가 낙찰자에게 대항력이 없는 모든 점유자로 확대(ⓐ)됐고 이미 낙찰된 물건에 대해 항고하려면 항고 보증금을 공탁(ⓑ)하게 했습니다.     “무슨 의미지?”라며 고개를 갸우뚱댄다면 간단히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낙찰자가 별도의 명도 소송 없이 낙찰받은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점유자에게 법적 절차를 따라 강제 집행할 수 있어 소송했을 때보다 빠르게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고 낙찰받은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뺏길 우려가 줄었다(ⓑ)는 겁니다.   신재민 기자  ━  경매 언제가 적기인데?…“부동산 침체기지”   그러면 경매는 언제 도전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대개 ‘부동산 침체기 끝물’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그런데 이 ‘끝물’이 언제인지 정확히 알기가 어려우니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았다면 경매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어야겠죠. 이 때문에 경매는 부동산 경기 선행지표로 불립니다.    경매 시장이 꿈틀거리며 살아나기 시작하면 부동산 침체기가 거의 끝났다는 신호로 보는 거죠. 반대로 경매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낙찰률(입찰 물건 중 낙찰된 물건 비율)이 떨어지면 호황기가 끝나고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는 겁니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떨까요. 경매데이터 전문업체인 지지옥션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2214건) 현황을 따져보니 평균 낙찰률이 37.5%로, 전달보다 4.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데요. 지난 6월 78%였던 낙찰가율이 지난 7월 80.3%로 올라섰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낙찰가율이 80%대를 넘은 것은 9개월 만입니다.   신재민기자 경매 물건도 많습니다. 그럴 법도 합니다. 침체기를 겪으면서 빚을 견디지 못하고 경매로 내몰린 수요가 많기 때문이죠.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69건으로, 2016년 11월(171건)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슬슬 경매 참여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평균 응찰자 수는 7.6명으로, 지난 6월(5.8명)보다 1.8명 증가했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앞서 말한 실수요자도, 투자자도, 의뢰인도, 일반인도 경매를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원하는 집을 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일반적인 매매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죠. 경매 대행인에게 투자를 맡긴 의뢰인은 대행인 말만 믿고 ‘빈 깡통’ 같은 물건을 낙찰받거나 대행수수료를 바가지 쓸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가 속출한 인천의 한 아파트 승강장 내. 뉴스1   그러면 경매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은 왜 알아둬야 할까요. 연초 ‘전세 사기’가 사회적인 문제로 큰 논란이 됐죠. 전세 사기의 주요 대상은 주변 전세 시세 파악이 어려운 빌라 세입자였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 가장 큰 우려는 집주인의 빚 때문에 사는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돼 보증금을 온전히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주택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3.1%입니다. 해당 전셋집은 경매에서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 입찰이 진행되는데요. 한 번만 유찰돼도 전세보증금을 100% 찾을 수 없는 위험이 크죠.     자, 그럼 경매 지식이 있는 빌라 세입자라면 어떨까요. 빌라는 조건에 따라서 임대보증금 차이가 큽니다. 전세 사기의 주요 대상이 된 것도 이런 허점을 노린 거죠. 경매 지식이 있다면 해당 지역 빌라의 법원경매정보를 통해 해당 전셋집의 대략적인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내 전셋집이 있는 지역에서 경매에 나온 빌라의 시세와 최저낙찰가를 비교해보면 내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어느 정도 가치로 평가될지 대략 가늠할 수 있죠. 여기에 낙찰가율까지 따져본다면 해당 보증금이 무리한 금액인지, 합리적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경매 탐구 앞서…“등본 보는 법부터 익혀라”   이쯤 되니 경매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면 본격적인 탐구에 앞서 부동산 등기부 등본 보는 법부터 익혀야 합니다. 등기부 등본은 일종의 ‘부동산 주민등록증’입니다. 해당 부동산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거든요.    등본은 크게 토지 등기부와 건물(집합건물) 등기부로 나뉩니다. 단어 그대로 토지에 대한 정보, 건물에 대한 정보를 각각 다룹니다. 등본은 표제부, 갑구, 을구로 구성되는데요. 표제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해당 부동산 소재 지번, 면적, 지목, 건물구조, 사용 용도 등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법원 인터넷등기소 '부동산 건물 등기부' 샘플. 법원 표제부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건물구조나 사용 용도인데요. 주택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상가로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 사용 용도와 등본상 사용 용도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겠죠. 대개 한 장에 모든 정보가 담기는데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집합건물은 두 장으로 이뤄집니다. 한 장은 건물 전체에 대한 정보가, 다른 한 장은 전유부분에 대한 정보가 담깁니다.     갑구에는 부동산 소유권에 대한 사항이 기재됩니다. 소유권 이전이나 행사를 제한하는 가등기 여부와 (가)압류, 가처분,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기입등기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꼭 경매가 목적이 아니라도 부동산 매매, 전‧월세 거래를 할 때도 꼼꼼히 봐야 할 부분이죠.    을구는 갑구에 기재되지 않은 소유권 이외의 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근)저당권, 지상권, 전세권 등 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물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주 2회에선 경매 절차를 자세히 알아보고 서울 중저가 아파트 임장기와 권리분석을 다룹니다.     ■ “외계어 아냐?”…알쏭달쏭 경매용어 「 경매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낯섦’이다. ‘부동산 좀 해봤다’는 투자자도 낯선 경매 용어가 쏟아지면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경매 용어를 알아봤다.     📌신경매 : 처음 경매를 진행하거나 최초 매각기일에 입찰자가 없었던 경우, 항고심에서 매각 허가가 취소돼 다시 시행하는 경매를 말한다.     📌재경매 : 매각기일에 매수인이 지정됐고 대금납부기한까지 지정됐지만, 매수인이 대금을 납부하지 못한 경우 다시 실시하는 경매다. 재경매의 경우 신경매보다 더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기껏 낙찰받아놓고 포기했다면 이유가 있어서다.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는 거의 없다. 10건 중 6건은 권리분석 착오로 인한 자발적 포기다.   📌매각기일 : 경매법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경매를 진행하는 날이다. 매각기일에 가장 높은 가격을 적으면 최고가 매수신고인 으로 지정된다.   📌매각결정일 : 매각기일에 최고가 매수신고인이 정해지면 7일 후 매수신고에 대한 허가 여부가 정해진다. 이날 불허가 결정이 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다시 매각기일이 정해지고 다시 경매가 진행된다.     📌매각물건명세서 : 경매에 나온 부동산에 대한 일종의 보증서다. 세입자 등 해당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점유자에 대한 내용(점유 기간‧차임‧보증금 등), 해당 부동산에 대한 권리나 가처분으로서 매각 효력 등을 알 수 있다. 경매 집행 법원(집행관)에서 조사해 작성하는데 잘못 기재된 내용이 있으면 국가가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매각기일 7일 전부터 당일까지 공람할 수 있는데 온라인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입찰 : 매각기일에 절차에 따라 입찰표를 제출한 응찰자 중에서 최고가격을 쓴 응찰자를 선정하는 절차다.     📌낙찰 : 입찰에서 최고가격을 써낸 사람을 ‘최고가 매수신고인’이라고 하고 이 사람에게 해당 부동산이 낙찰됐다고 말한다.     📌유찰 : 매각기일에 입찰한 사람이 없는 경우다. ‘입찰 불능’과 같은 말이다. 유찰되면 다음 매각기일이 정해진다. 유찰될 때마다 최저매각가격이 20~30% 낮아지기 때문에 유찰 횟수가 늘수록 싸게 낙찰받을 확률이 커진다. 물론 유찰이 거듭된 이유를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물권 : 해당 부동산을 점유하거나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권리다. 물권법정주의에 따라 법률로 규정하는 8가지가 해당한다. 소유권, 점유권이 대표적이다. 담보물권으로 (근)저당권, 유치권, 질권이 있고 용익물권으로 전세권, 지상권, 지역권이 있다.     📌소유권 : 해당 부동산 소유자가 법률 범위 내에서 소유물을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권리다(민법 제211조).     📌점유권 : 소유권 유무와 상관없이 해당 부동산을 사실상 지배(점유)하고 있는 권리다. 점유 자체에 대한 합법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예컨대 법적으로 전세 계약 기간이 지난 세입자가 해당 아파트에서 퇴거하지 않고 있어도 점유권이 생긴다.     📌(근)저당권 : 채무자나 제삼자(물상보증인)가 채무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을 채권자가 담보가치만 지배(점유권은 이전받지 않음)하고 있다가 채무자가 약속한 시기(변제기)에 빚을 갚지 않으면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해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다.     📌유치권 : 점유권이 있는 점유자가 해당 빚(채권)을 받을 때까지 해당 부동산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다. 등기가 필요하지도 않고 말소기준권리도 통하지 않기 때문에 경매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전세권 : 전세보증금을 내고 해당 부동산을 점유하는 권리다. 전세권자는 후순위 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을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데 실제 거주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다만 반드시 등기해야 하고 등기에 전세금액, 존속기간이 기재돼야 한다. 존속기간은 최장 10년이다.     📌지상권 : 다른 사람의 토지에 지은 건물이나 수목, 기타 공작물을 소유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다. 해당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로 보면 되는데 견고한 건물이나 수목은 30년, 기타 건물은 15년, 공작물은 5년 동안 지상권이 존속된다. 낙찰받아도 지상권 존속기간 동안 권리 행사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입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제시 외 물건 : 미등기된 상태의 건물이다. 증축이나 개축한 부분, 주 건물에 속한 부속 건물 등이다. 일반적으로 제시 외 물건은 감정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각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     📌입찰 외 물건 : 평가 외 건물, 감정 외 건물이라고도 부른다. 등기 여부에 상관없이 토지만 경매가 진행되고 해당 토지에 있는 건물이 감정평가에서 제외돼 매각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다. 낙찰받아도 토지에 대한 소유권만 인정되기 때문에 건물 소유자 등 권리자와 별도로 거래를 진행해야 한다. 즉 법정지상권 문제가 불거지게 된다.     📌중복사건 : 병합사건이라고도 부른다. ‘해당 경매의 주민등록번호’ 같은 경매사건번호가 2개 이상으로 진행되는 경우다. 해당 부동산의 소유자는 1명(공동소유)인데 여러 명의 채권자가 각각 경매를 신청하게 되면 각 신청 사건마다 사건번호가 부여된다. 예컨대 채권자 A가 경매 신청을 했어도 채권자 B가 다시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최고가 매수인이 여러 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합쳐서 진행하는 것이다. 중복사건은 입찰표에 적어야 하는 사건번호 칸에 가장 먼저 진행되는 사건번호를 기재하면 된다.     📌항고보증금 : 최고가 매수신고인에게 매각허가결정이나 불허가 결정이 내려지면 해당 결정에 불복하는 이해관계인이 결정의 취소를 요구하는 항고를 제기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낙찰금액의 10%를 공탁해야 한다. 항고 남발로 인한 경매 절차 지연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인데 경매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하사유 :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는 최고가 매수신고일 전까지 임의로 경매를 취하할 수 있다. 매수신고일이 지난 후에도 취하할 수 있는데 과정이 복잡하다. 낙찰받은 최고가 매수신고인의 경매 취하동의서를 첨부하거나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또는 청구이의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를 신청해 대응해야 한다. 📌각하 : 경매절차나 신청형식이 잘못돼 신청서류 자체가 반려되는 것이다. 📌기각 : 경매 신청인의 신청내용이나 청구내용이 합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신청이나 청구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한다.   」 관련기사 “200만원에 2억 빌라 장만”…SNS가 안 알려준 경매 복병 ‘신길동 22평’ 6.4억에 경매…근데 세입자가 안 나가면요? 아파트 2억 넣고 2억 벌었다…‘수익 끝판왕’ 지분경매 함정 “경매 낙찰!” 환호도 잠시…뭐? 대출이 전혀 안된다고? 정근영 디자이너

    2023.08.13 14:52

  • 60억 대학 기부한 미혼 여성…“유산 내놔” 오빠·동생의 돌변

    60억 대학 기부한 미혼 여성…“유산 내놔” 오빠·동생의 돌변 유료 전용

      ■ 패밀리오피스 M 「 전통적인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는 초고액 자산가 혹은 기업 오너 일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개인 운용사로, 최소 1000억원 이상을 굴립니다. 미국 ‘석유왕’ 록펠러가 가문의 자산 관리를 위해 19세기 ‘록펠러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한 게 패밀리오피스의 시작이죠. 이후 케네디가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유명 가문(가족기업)은 패밀리오피스를 활용해 재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머니랩은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던 패밀리오피스의 축소판으로 머니랩 가족의 돈 관리를 돕는 [패밀리오피스 M]을 시작합니다. 누구나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상속·증여, 가업 상속, 사회환원, 세무 등 ‘돈 고민’을 세무사, 상속·증여 전문가,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풀어줍니다.    [패밀리오피스 M] 1회는 유산을 물려줄 마땅한 상속인이 없는 싱글족이 전 재산을 형제나 조카에 물려주기보다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  「 [패밀리오피스 M] 1회-싱글족이 유산을 똑똑하게 기부하는 법 」   A대학은 최근 60억원을 기부받았다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기부자의 형제자매가 “내 몫(유류분)을 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내며 학교를 상대로 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내비치면서죠. 이 대학 졸업생인 사업가 김영숙(64·가명)씨가 아파트와 상가 등을 팔아 마련한 60억원을 기부한 뒤 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딱 두 달 뒤에 벌어진 일입니다. 미혼인 김씨가 수년 전 부모가 돌아가시자 유산을 모교에 기부한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는데도 이런 일이 생긴 겁니다.       A대학 측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을 돕고 싶다’는 고인의 뜻을 지키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며 “한편으론 (기부자의 형제인) 오빠 2명과 여동생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유류분 다툼은 없을 것이라 장담했던 고인의 말이 떠올라 씁쓸했다”고 토로합니다.     김씨가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에서 간과한 건 형제들의 유류분입니다. 김씨처럼 배우자와 자녀(1순위 상속인), 부모(2순위)가 없는 경우 형제자매와 조카(3순위)가 법정상속인 자격을 얻습니다. 법정상속인이 유증으로 인해 다른 상속인이나 제삼자에게 이전한 상속재산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유류분입니다.     현행 민법상 배우자와 직계비속(자녀·손자녀)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부모·조부모)과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사례 속 김씨의 오빠 2명과 여동생은 각각 법정상속분(20억원) 중 6억6600만원 상당의 유류분을 달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유산을 물려줄 마땅한 상속인이 없는 1인 가구(싱글족)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기부 의지를 지킬 방법은 없을까요. 사회적 관심사기도 하죠. 싱글족이 늘면서 ‘유산 쓰임’에 대한 고민을 하는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주원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750만2000가구입니다. 전체 가구의 34.5%를 차지하죠. 2010년(약 414만 가구) 대비 1.8배 증가했습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난 영향이죠. 지난해 기준 30대 남성 미혼율은 50.8%, 여성 미혼율은 33.6%에 달합니다. 특히 이혼하거나 사별한 적 없는 40대 미혼 비중도 5명 중 1명(17.9%)에 가까워졌습니다.     서울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는 이지은(가명·47)씨도 요즘 유산 상속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미혼인 그는 홀어머니가 사는 집을 포함해 약 18억원 상당의 재산을 물려줄 마땅한 상속인이 없습니다. 특히 사이가 좋지 않은 여동생에게 재산을 물려주기보다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마음도 커졌습니다. 물론 20~30년 뒤의 일이지만 갑작스러운 사고 등을 대비해 미리 상속 계획을 짜고 싶다는 겁니다.   이씨는 “(계획을 세운다면) 그동안 모은 돈은 여동생이나 조카에게 주기보다 국제구호단체에 기부하고 싶다”며 “이때 어머니 생전까지는 주거와 생활비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도 궁금하다”고 말합니다.     법무법인 가온의 배정식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은 “요즘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40~50대의 유산 상속 관련 상담이 많아진 건 사실”이라며 “특히 왕래가 거의 없는 형제나 조카에게 재산을 물려주기보다 기부 등으로 의미 있게 쓰고 싶다는 사람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패밀리오피스 M 자문단과 함께 ‘싱글족이 기부 등을 통해 현명하게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볼까요.      ━  📍솔루션 1. 유류분 다툼 피하려면 상속개시 1년 전에 기부해야     일러스트 중앙DB 우선 첫 번째 사례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김씨가 기부금 관련 형제간의 유류분 다툼을 막을 방법은 있었습니다. 바로 기부 시기가 상속 개시 1년 전이었다면 유류분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피상속인의 기부 의지가 확고하다면 기부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이유죠.     배정식 본부장은 “민법상 유류분의 범위는 피상속인의 생전에 증여한 재산이나 상속이 이뤄지는 시점에 고인이 갖고 있던 재산 또는 사망하기 1년 이내에 제삼자에게 증여한 재산이 해당한다”며 “제삼자 증여 재산엔 기부도 포함되므로 (상속개시) 1년 전에 기부했다면 유류분 다툼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기부 계획을 세울 때 유류분 다툼을 대비해 ‘법정상속인’도 정확히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권남규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 변호사는 “민법상 피상속인의 재산은 배우자와 자녀가 없다면 법정상속순위에 따라 형제자매 또는 대습상속인인 조카에게 자동으로 상속된다”며 “형제가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상속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직까진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2021년 법무부는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제외하는 민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는데요. 관련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도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으로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주원 기자    ━  📍솔루션 2. 구체적인 상속 계획은 유언장과 신탁 활용     패밀리오피스 M 자문단은 상속 플랜의 첫 단추로 ‘유언장 작성’을 꼽는데요. 피상속인의 재산 분배 의지를 명확하게 밝히는 거죠. 그뿐만 아니라 유언장을 작성하지 않으면 재산은 민법상 법정 상속 순위에 따라 자동으로 상속될 수 있습니다. 또 유산을 기부했을 때 가족 간 분쟁이 클 것으로 예상될 때는 손으로 직접 쓰는 자필증서 유언장보다는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이 안전합니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두 명의 증인 앞에서 유언의 취지를 얘기하면 공증인이 해당 내용을 유언장으로 만드는 방법인데요. 절차가 복잡하지만 유언장 원본을 공증인이 보관하기 때문에 분실이나 위조, 변조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죠. 차준홍 기자   사망한 이후뿐 아니라 생애주기별로 피상속인이 원하는 기부 등 상속 플랜을 세울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즘 은행·증권사가 적극적으로 내놓은 유언대용신탁 상품입니다. 피상속인이 보험을 제외한 재산을 금융사에 맡기면 금융사가 피상속인이 살아 있을 때는 자산을 굴려주고, 사후에는 유언 집행을 책임지는 서비스입니다.     김유성 KB증권 고객자산운용센터 상무는 “생전에 재산 상당 부분을 기부하면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등에 대처하기 어렵다”며 “반면에 유언대용신탁은 노후까지 병원비를 포함한 생활비로 쓰다가 사망하면 장학재단 등 공익법인에 기부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유언대용신탁은 구체적인 기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죠. 편리한 만큼 비용 부담이 있습니다. 수수료는 재산 규모와 관리 방식, 금융사마다 차이가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금융자산을 맡길 경우엔 맡긴 금액의 연 0.2~0.5%를 수수료로 납부해야 합니다.      ━  📍솔루션 3. 공익법인 아닌 곳에 기부했다간 세금 폭탄     김주원 기자 재산을 기부할 때는 기부처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기부자가 돈을 쓸 곳이 공익법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제삼자에게 재산을 준 것으로 보고 최대 50%의 상속세를 매기기 때문입니다.     공익법인은 사회복지, 종교, 교육, 장학, 의료 등 사회 일반의 이익을 목적으로 민법 또는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법인을 의미합니다. 세법에선 이런 공익성을 고려해 피상속인(기부자)이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업을 하는 공익법인에 출연한 재산에 상속·증여세를 매기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에 기부처가 공익법인이 아니면 아무리 선의로 시작한 기부라도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2020년 김구 선생의 자손이 42억원을 기부했다가 14억원 상당의 세금이 부과된 게 대표적인 사례죠.    김구 선생의 차남인 고(故)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 한국을 알리는 데 써달라며 수년간 미국 하버드대 등 해외 대학에 기부한 게 세금 부메랑이 된 겁니다. 김 전 총장이 선택한 기부처인 외국대학은 국내에서 공익법인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죠. 국세청은 제삼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고 세금을 부과한 겁니다.   공익법인에 주식을 기부할 땐 ‘5% 규정’을 지켜야 세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기부할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5%까지 상속세를 매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의결권 행사하지 않음을 정관에 명시한 자선·장학·사회복지 목적의 공익법인 등 일부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20%까지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세금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 건 상속세는 연대납세의무가 있어 5% 초과분에 대해 기부처(공익법인)가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상속인에게 세부담이 전가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관련기사 상속세는 엄마가 다 내세요…불효자식 아닌 ‘똑똑한 절세’ 1억 넣고 월 1000만원 탄다? ‘에미당·솔미당·타미당’ 기적 미술품, 난 은행에서 사! 게다가 그걸로 담보대출도 누군 월 95만원, 누군 41만원…연금액 가른 ‘시간의 마법’ 집 물려준다고 연금 안 든다? ‘연금 부자’의 뼈 때리는 충고   박경민 기자

    2023.08.07 14:42

  • ‘주식 쏠림’의 역사가 말한다…2차전지 광기 뒤 벌어질 일들

    ‘주식 쏠림’의 역사가 말한다…2차전지 광기 뒤 벌어질 일들 유료 전용

    모두가 시장이 과열됐음을 알고 있지만 손쓸 방책이 없다. 주식시장의 주도권이 공격적인 투자자에게 넘어간 탓이다. 주가 변동성을 야기하는 2차전지 종목은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선택은 둘 중 하나다. 동참하거나 무시하거나.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   2차전지 투자가 이성의 영역을 벗어나는 양상입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쏠림’을 말하지만, 개인투자자는 덮어놓고 ‘가즈아~’를 외치고 있죠. 지난 400년간 거품 붕괴의 역사를 관찰해 온 경제사학자 찰스 킨들버거 전 MIT 경제학과 교수는 “광기 국면에서 자산 가격 상승이 멈추면, 곧바로 하락이 시작된다. 평평한 고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2년 전 비트코인 광풍이 보여준 어떤 결말을 떠올리면, 2차전지 섹터에서 비슷한 양상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을 의심해서가 아닙니다. 성장성 이상으로 주식 거래에서 나타난 쏠림 현상은 되돌림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2차전지 쏠림 해소 이후 증시의 새로운 주도주를 찾을 때입니다. ‘포스트 2차전지’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죠. 이번 머니랩에선 국내 증시에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던 과거를 되짚어보고, 지금의 투자 전략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  📍2차전지 쏠림, 어디까지 왔나   시장이 비이성적 광기에 휩싸이면, 전문가의 자산 거품 경고는 ‘잔칫날 접시 깨는 소리’로 치부되곤 합니다. 동네 카페에서도 별다른 근거 없이 2차전지 관련주 주가가 지금보다 2~3배는 더 오를 것이란 주장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죠. 이럴 때일수록 과학적 사고가 절실합니다.   먼저 시장의 쏠림을 체크할 수 있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 지수는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시총)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제곱한 값을 모두 더해서 구하는데요. 특정 종목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 관련 기업의 시총 비중을 제곱한 값도 커지기 때문에 HHI지수도 커지게 됩니다.    2차전지 관련주가 다수 상장된 코스닥 시장의 지난달 28일 기준 HHI지수는 0.015로 셀트리온 쏠림 현상이 있었던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불쑥 오른 이 지수가 앞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2차전지 관련주 주가도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죠.  김영옥 기자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에서 2차전지 업종의 거래대금이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따져봐도 쏠림 현상을 판정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전체 거래대금에서 특정 업종 거래 비중이 20% 이상이면 과열이라고 판단하고, 30~40% 수준에 이르면 과열이 절정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2004~2007년 쏠림을 주도했던 조선주의 당시 비중은 20%를 기록했고, 2014~2017년까지 제약업종은 30% 수준에서 최고점을 형성했습니다. 2차전지 업종의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달 말 50%에 육박할 정도로 유례없는 쏠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의 코스닥 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은 연초 6%에서 6개월 만에 21%로 급등했다”며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진단했습니다.   증권가에선 최근 이런 쏠림이 증시에서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로 가계의 초과저축을 꼽습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이전의 추세를 웃도는 가계의 저축액을 초과저축을 따져봤는데요. 가계가 예금·주식 등으로 보유한 초과저축액은 지난해 말 기준 101조원이라고 추산했습니다. 개인의 이런 여윳돈이 공매도 투자자마저 무릎 꿇릴 정도로 특정 종목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죠.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시의 강력한 쏠림 현상은 초과저축이 넉넉한 개인투자자의 영향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시장이 약세로 전환하면 과열 국면에서 투자한 종목의 주가에는 부담이 되게 마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쏠림 현상이 해소하면 증시는 더 오른다?   도로에 교통 체증은 일상이듯, 증시에서 쏠림 현상도 늘 반복됐습니다. 1990년대에는 건설·은행·통신·철강·증권주로 쏠림이 나타났고요. 2000년대 들어서는 반도체·통신·신용카드 관련주에, 2010년대에는 정치 테마주와 플랫폼·바이오업종에 투자가 쏠렸습니다. 2020년대에는 플랫폼·바이오에 이어 2차전지 업종에서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죠.   김영옥 기자 ‘작용·반작용의 법칙’처럼 쏠림 현상 이후엔 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쏠림의 끝자락을 잡는 투자자는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쏠림 현상이 해소된 이후 전반적인 주식시장은 공통적으로 상승 패턴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KB증권에 따르면 특정 섹터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난 이후 코스피의 6개월 수익률은 평균 12.71%를 기록했습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쏠림 현상이 하락장에서 진행된 경우는 하락의 끝을, 상승장에서 진행됐을 때는 추가 상승의 시작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았다”며 “쏠림의 열기가 식는 것은 주식시장의 끝이라기보다 상승을 알리는 신호”라고 강조했습니다.  차준홍 기자 이런 경향은 미국 증시에서도 관찰됩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시장에서 시총 상위 기업의 주가 상승이 전체 지수 상승으로 이어진 쏠림 현상은 1990년 이후 14차례 있었는데요. 쏠림 현상 이후 S&P500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4%, 1년 평균 수익률은 10.1%로 나타났습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쏠림이 과하면 주식시장이 대폭 조정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때에 따라 이유는 모두 다를 수 있지만, 경험적으로 쏠림 현상 이후에도 주식시장은 추가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거품이 꺼진 자리, 누가 대신했을까   쏠림 현상 해소 이후에도 증시가 더 활황을 보였다는 건, 증시 내의 다른 섹터가 특정 부문으로 쏠렸던 투자금을 받아줬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KB증권이 2000년 이후 한국 증시에서 쏠림 현상을 경험한 뒤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기간 6개월)이 높았던 업종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자동차·증권업종 등이 이에 해당했습니다.   종목별로 따져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S-Oil·한화·대한항공·삼성전기·리노공업·엔씨소프트 등이 꼽힙니다. 대안 투자처를 찾는 자금은 결국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이자, 증시를 지탱해 온 대표적인 종목으로 흐른다는 얘기죠.   차준홍 기자 김경진 기자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증시 광풍이 잠잠해지면 투자자는 ‘버블(거품)이 꺼지면 믿을 건 반도체·자동차 등 대표주고, 그 덕에 증시가 쉽게 꺾이진 않겠구나(증권주)’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과거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그래서 ‘포스트 2차전지’는 어디?   궁금한 것은 지금까지 살펴본 과거의 경향이 앞으로도 나타날 것이냐죠. 이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주식시장 상황을 복기하면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요. 당시 2차전지 쏠림 현상이 일부 완화하면서 관련주 주가가 동반 하락세로 접어들 때, 반도체·자동차·기계·조선 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① 외국인 관심주  이런 패턴이 나타난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행태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입니다. 외국인은 지난 3~6월 꾸준히 반도체·자동차·기계·IT·가전·조선·증권업종을 매수하고, 2차전지 소재주와 중국·내수 소비주는 매도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패턴은 비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중순 2차전지 관련주의 하락 반전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된 반도체·자동차·조선·소프트웨어·운송업종 등은 강세로 전환했다”며 “외국인 주로 사들이는 업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② 실적 개선주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이성을 되찾으면 결국 숫자로 증명될 수 있는 실적 개선주를 투자 대안으로 삼을 가능성도 큽니다. 철강·화장품·의류 업종이 대표적인 매출액 반등 업종으로 꼽힙니다.   ③ 고배당주  이와 함께 역사적으로 3분기부터 주가 성과가 좋았던 배당주도 주목할만한 투자처로 거론됩니다. 전통적으로 금융지주·은행·통신·증권주 등이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지만,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현대차 등 자동차 업종도 증권가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배당주의 주가 성과는 3분기에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며 “자동차 등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2차전지 이미지. 중앙포토.  ━  📍2차전지는 당분간 쳐다보지도 말아야 하나?   2차전지 관련주는 당분간 과열을 해소할 때까지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 원료인 리튬 가격 하락에 따라올 3분기 배터리와 양극재의 평균판매단가(ASP)도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관측합니다. 기업의 매출 실적은 가격에 수량을 곱한 값이기 때문에 ASP가 하락하면 매출 실적도 감소할 수밖에 없죠.   다만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종목 위주로 살펴볼 필요는 있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지난 6월에는 에코프로, 7월에는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소재 업체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배터리 셀 제조사나 비양극재 소재 기업이 투자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삼성증권은 배터리 셀 업체 중 삼성SDI를 최선호주로 꼽고 있고 비양극재 소재업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선호 종목으로 추천했습니다. 다만 2차전지 섹터는 쏠림 현상을 경험한 업종이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접근해선 곤란하다고 강조합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관련주는 당분간 수급 여파로 기초체력의 변화와 무관한 주가 움직임이 벌어질 수 있다”며 “개별 종목의 수급을 예측하기 어렵다면, 확실한 성장 추세에 있는 종목으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접근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김경진 기자

    2023.08.06 14:33

  • 엔비디아로 퇴직연금 굴리기? ‘몰빵 ETF’, 화끈하긴 한데…

    엔비디아로 퇴직연금 굴리기? ‘몰빵 ETF’, 화끈하긴 한데… 유료 전용

    테슬라와 애플, 엔비디아, 삼성전자가 앞으로 5년, 10년을 넘어 20년 후에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보는 투자자라면 눈여겨볼 금융상품이 있습니다. 이들 종목 1개만 담은 단일 종목 상장지수펀드(ETF)인데요. 통상 ETF가 여러 종목을 담아 위험을 분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정반대의 성격입니다. 이른바 ‘몰빵 ETF’인 셈이죠.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첫 상장이 이뤄졌습니다. 엔비디아를 담은 ETF는 상장 이후 수익률이 42%입니다. 올해에만 주가가 3배가 뛴 엔비디아를 생각하면 아쉬운 수익률인데요. ‘단일 종목’ ETF인데 수익률이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머니랩에서 단일 종목 ETF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연금계좌를 엔비디아와 애플, 테슬라로 채울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합니다.      ━  📍포인트1. 단일 종목 ETF이지만, 채권 70% 담는다     단일 종목 ETF는 주식 한 종목을 30% 담고 나머지 70%는 국채 등 채권에 투자해 변동성을 낮춘 상품입니다. 정식 명칭은 ‘신(新)혼합형 ETF’인데요. 그동안 국내에서는 혼합형 ETF를 출시할 때 주식과 채권 각각 10종목 이상으로 종목으로 구성해야 했지만, 지난해 8월 주식과 채권을 합쳐 10종목 이상만 담으면 ETF를 상장할 수 있게 규정이 바뀌며 출시됐습니다. 주식 1개 종목과 채권 9개 종목을 담은 ETF가 가능해진 겁니다. 여러 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았던 종전의 ETF와는 확연한 차이점입니다. 다만 ETF의 단일 종목 최대 투자 한도(30%)는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주식 1개 종목의 비중은 30%를 넘지 못하는 한계는 있죠.   현재 국내에 상장된 단일 종목 ETF는 4개입니다. ETF 운용사가 상장 전 한국거래소 등과의 협의를 거쳐 겹치는 종목은 없습니다. KODEX삼성전자채권혼합Wise(이하 삼성전자ETF), TIGER테슬라채권혼합Fn(테슬라 ETF),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엔비디아ETF), ARIRANG 애플채권혼합Fn(애플ETF) 등입니다. 단일 종목 ETF 외에 삼성그룹 3종목(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SDI), 미국 대표 종목 5종목(애플·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아마존·테슬라) 등에 40%를 투자하고 나머지 60%를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소수 종목 ETF도 출시됐습니다.   김영희 디자이너  ━  📍포인트2. 수익률은 주식 30%가 좌우, 종목 선정이 중요   단일 종목 ETF 운용법은 간단합니다. 삼성전자와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 단일 종목을 30% 고정 비중(테슬라 ETF 29.5%)으로 담습니다. 주가 상승으로 해당 종목의 비중이 30%를 넘어서면 이를 팔아 현금화해 단일 종목의 비중을 30% 밑으로 낮추죠.    주식 외 나머지는 채권으로 채우게 되는데요. 만기가 비교적 짧은 채권을 주로 담습니다. 엔비디아 ETF의 경우 채권 20종을 담는데, 만기 1년 이내의 국고채나 통화안정증권 등을 95% 비중으로 편입합니다.    삼성전자 ETF는 만기 3~5년의 국고채 9개 종목을, 애플 ETF는 3년물 4종목(70.2%), 5년물 3종목(26.3%), 10년물 2종목(3.5%) 등 9개 종목을 담았죠. 테슬라 ETF는 만기 3, 5, 10년물을 각각 3종목씩 담는데, 이 중 10년물의 비중(50%)이 가장 높습니다.     채권은 만기가 짧을수록 변동성이 낮아지는 만큼 채권 가격 상승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자본 수익도 낮아지게 됩니다. 만기가 짧은 채권을 주로 담은 단일 종목 ETF의 수익률은 결국 개별 주식에 달린 셈이죠. 결국 어떤 종목을 택했는지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운용사는 한국인이 선호하고 장기간 우상향이 기대되는 대형주 위주로 종목을 구성했습니다. 삼성전자와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등 이른바 ‘대장주’로 상품이 출시된 이유입니다. 운용사마다 어떤 종목을 단일 종목으로 편입할지 치열한 고민과 눈치싸움을 했다네요.   실제 올해 들어 수익률은 종목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6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건 엔비디아 ETF로, 수익률은 37.17%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 ETF(17.72%)와 애플 ETF(12.19%), 삼성전자 ETF(3.99%) 등이 뒤를 이었죠.    눈에 차지 않은 수익률일 수 있지만 같은 기간 나스닥 100 지수에 30%, 한국 국채에 70%를 투자하는 TIGER 미국나스닥 100TR채권혼합 ETF의 수익률이 9.93%인 걸 보면 높다면 높은 수익률입니다.    다만 엔비디아 등 단일 종목 수익률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엔비디아 ETF 대신 엔비디아에 직접 투자했다면 같은 기간 143.97%의 수익률을 낼 수 있습니다. 개별 종목을 직접 사면 되는데 굳이 단일 종목 ETF에 투자해야 하는지에 의문이 들 수 있겠죠. 김영희 디자이너  ━  📍포인트3. 연금계좌, 개별주식 ETF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에 대한 해답은 각 자산운용사가 집중하고 있는 연금투자에 있습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계좌의 경우 개별주식 투자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단일 종목 ETF 투자를 통해 단일 종목에 대한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해외주식 투자가 불가능한 개인종합 자산관리계좌(ISA)에서도 애플과 테슬라 등 특정 종목만 골라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ETF는 국내주식형 ETF를 제외한 채권·원자재·해외주식 ETF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15.4%)를 원천징수하는데 비해, 연금계좌는 매매차익이 발생해도 당장 세금을 부과하지 않습니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세율이 3.3~5.5%(연금 외 수령 시 16.5%)로 낮아지게 됩니다.       단일 종목 ETF는 퇴직연금 투자자를 타깃으로 개발한 상품이다. 채권의 안정성과 애플 등 단일 종목 한 종목의 성장성이 같이 결합하면 충분히 안정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 본부장)   (단일 종목 ETF는) 개별 주식을 담지 못하는 퇴직연금 계좌에 애플과 테슬라 등 개별 종목을 담고 싶어 하는 30·40대 투자자를 타깃으로 한 상품이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30·40대는 분산투자가 잘 돼 있는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에 60~80% 정도를 투자하고, 나머지 20~40%를 본인이 좋아하는 개별 기업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해당 기업의 업황 변화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하는 등 다른 분산 투자보다 품이 많이 든다는 것은 염두에 둬야 한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   단일 종목 ETF가 채권 비중이 60%를 넘는 채권혼합형 ETF라는 점도 연금 투자에서는 장점인데요. 퇴직연금 계좌는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이 70%를 넘을 수 없고, 나머지 30%는 안전자산으로만 투자해야 합니다. 단일 종목 ETF는 채권 비중이 70% 이상이라 안전자산(주식 비중 40% 이하)으로 분류되는데요.    테슬라에 집중 투자하려는 투자자라면 테슬라 ETF 하나로만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한 종목에만 집중한 포트폴리오가 부담된다면 나스닥 100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나 미국 성장주 10개 정도를 집중적으로 담고 있는 ETF를 70%, 나머지 30%를 단일 종목 ETF로 포트폴리오를 채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퇴직연금 계좌에서 성장주의 비중을 79%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자회사인 코스콤이 운영 중인 ETF CHECK 사이트 내 종목찾기 메뉴를 통해 특정 종목의 비중이 높은 ETF를 선별해 담는 것도 방법입니다. 엔비디아의 경우 ACE글로벌반도체TOP4Plus(엔비디아 비중 27.73%)와 TIMEFOLIO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23.62%), KODEX미국반도체MV(19.24%) 등이 엔비디아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5월 30일 미국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3 전시회에서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주식과 채권, 원화와 달러 자산을 섞어 분산투자 효과를 늘린 것도 연금계좌에서의 활용도를 높여주는데요. 예컨대 개별 종목이 10% 하락하더라도 개별 종목 ETF는 3% 정도만 하락하게 됩니다. 채권 이자수익 등도 고려하면 이보다 낮은 하락 폭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만기가 긴 장기채를 담고 있는 테슬라 ETF의 경우 테슬라 주가로 인한 손실을 보는 와중에 수익을 보는 구간이 생기기도 합니다. 삼성전자 ETF를 제외한 나머지 ETF의 경우 달러로 투자하는 해외 주식과 원화로 투자하는 국내 채권으로 자산을 배분해 달러화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엔비디아 등 성장주는 3~5년 이상 꾸준히 투자하면 성과가 좋을 수밖에 없지만, 큰 변동성으로 이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투자자는 단일 종목 ETF를 고려해 볼 만하다. 10%씩 등락을 거듭하는 개별 주식보다 3%씩 등락을 거듭하는 단일 종목 ETF가 장기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 ETF 마케팅 본부장)      ━  📂연금인데 단일 종목은 글쎄…차라리 5~10개 종목이 낫다   다만 이런 단일 종목 ETF가 연금계좌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채권을 섞었지만, 단일 종목만 담고 있는 만큼 개별 기업 리스크를 피할 수 없습니다. 애플과 엔비디아, 테슬라 등이 현재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대형주지만 이들 회사가 20~30년 후에도 승자로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죠.    2005년만 하더라도 S&P500의 시가총액(시총) 상위 5위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엑손모빌, MS, 씨티그룹, 월마트 등이었습니다. 이 중 여전히 시총 상위 5위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건 MS가 유일합니다.     현재 주목받은 기업이라도 20~30년 후의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1~2개 기업에 집중한 ETF를 연금과 같은 장기 투자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해당 회사에 대한 사전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투자자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천영록 두물머리 대표)   단일 종목으로만 구성돼 개별 기업 리스크에 취약한 데다 변동성을 줄이기 채권 70% 담은 만큼 수익률 면에서도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어 연금계좌에는 오히려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IT 등 특정 섹터의 주식 비중을 늘리고 싶다면 해당 섹터의 10개 정도 종목에 분산투자한 ETF에 70%를 투자하고, 나머지 30%를 주식 비중이 높은 TDF에 투자하는 방법이 차라리 나아 보인다. (『월급쟁이 연금투자 법칙』저자 장덕진 연금금융 박사)    ━  📍심화편 : 미국에서는 1.5슬라가 대세   국내 단일 종목 ETF가 변동성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미국의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미국에서도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 7월부터 단일 종목 ETF가 출시되기 시작했는데요. 단일 종목의 움직임을 1.5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나 특정 종목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 등 변동성을 늘린 ETF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테슬라만 하더라도 일일 변동 폭을 1.5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테슬라 불 1.5배(TSLL)’ ETF, 일일 변동 폭을 -1배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인 ‘디렉시온 테슬라 베어 1배(TSLS)’ ETF 등이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일일 변동 폭을 1.5배로 추종하는 ‘그라니트셰어스 1.5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NVDL)’ ETF도 인기를 끌고 있죠.     이 중 TSLL은 ‘레버리지의 민족’ 한국 투자자가 가장 사랑하는 종목 중 하나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TSLL은 국내 투자자가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사고판 해외 주식 10위에 올랐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20억4300만 달러의 결재가 이뤄졌는데 매수(10억4600만 달러), 매도(9억9700만 달러)로 순매수액만 4900만 달러 수준입니다. TSLL은 단일 종목 ETF로는 순자산액이 최초로 1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죠.    나이키와 화이자 등 다양한 단일 종목 ETF가 출시됐지만, 현재 이런 종목은 상장 폐지됐습니다. 아무래도 주가의 변동성이 큰 데다 팬덤을 보유한 종목이 레버리지 투자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김영희 디자이너 미국에 상장된 단일 종목 ETF는 개별 종목의 일일 변동 폭의 1.5배, -1배를 따라잡기 위해 순자산의 80% 이상을 단일 종목, 단일 종목에 대한 스와프 등 파생상품 계약으로 구성하게 되는데요.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해당 상품의 수익을 볼 때는 거래 상대방(통상 투자은행)으로부터 초과 수익분을 돌려받고 반대의 경우 실제 손실보다 더 큰 초과 손실을 거래 상대방에게 지급하는 형태입니다.      ━  📂투자 수익률만 400% 찍은 ETF… 장기 투자에는 ‘글쎄’   올해 이들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건 투자 수익률이 그만큼 높았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의 일일 변동 폭을 1.5배 추종하는 NVDL ETF의 경우 연초 대비 수익률이 402.96%를 기록했습니다. 엔비디아 개별 종목 수익률(226.58%)을 훌쩍 상회합니다. TSLL도 같은 기간 245.78%의 수익률로 테슬라(146.86%)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습니다.    다만 이들 종목은 장기 투자에는 부적절한 상품으로 꼽힙니다. 올해 상반기처럼 주가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장이 등락을 반복할 때는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와 단일 종목의 장기 성과를 추종하는 게 아니라 일일 변동 폭을 추종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A종목과 A종목의 변동 폭을 2배로 추종하는 2배 ETF에 각각 10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투자 1일 차에 10%가 하락할 경우 A종목에 투자한 돈은 900만원(-10%), 2배 ETF 투자한 돈은 800만원(-20%)이 됩니다. 2일 차에 A종목이 10% 상승했다면 A종목에 투자한 돈은 990만원(+10%), 2배 ETF는 960만원(+20%)이 됩니다.    이 이틀 동안의 일일 수익률만 보면 ETF는 개별 종목 수익률의 두 배를 기록하게 되는데요. 다만 이틀의 변동 폭을 합해 보면 A종목은 -1% 2배 ETF는 -4%의 손실을 보게 돼 2배가 아닌 4배의 차이가 벌어지게 됩니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런 식으로 등락이 거듭하게 되면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게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TSLL이 상장된 지난해 8월 10일에 투자를 시작했다면 올해 7월 28일 기준으로 테슬라 -9.48%, TSLL -30.84%의 수익률을 기록하게 됩니다. 수익률의 1.5배를 추종하더라도 한 번 본 손해를 만회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직접 단일 종목 ETF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죠.   실제 TSLL 등 여러 레버리지 ETF를 운영 중인 디렉시온 자산운용사는 매수 후 장기간 보유하는 투자에 대해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요. 하루 이상 장기 보유의 경우 투자자의 위험 허용 범위나 해당 종목 혹은 지수의 수익률 경로 등에 따라서만 적절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단일 종목 ETF를 운영 중인 그래닛셰어즈의 윌 린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단일 종목 ETF는 매수 후 보유 상품이 아니다”고 언급했습니다.     (단일 종목 ETF는)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투자를 하는 형태의 ETF로 접근해야 한다. 다만 운용사의 자신도 데일리(Daily) 투자를 위한 상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한편 미국의 투자자문업체인 트랜딩스톡스의 존 더피 CEO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과 같은 회사의 단일 주식 ETF를 사용하면 주식 비용의 일부만 투자할 수 있어 총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애플 등 개별 종목의 가격보다 ETF의 가격이 싼 데다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적은 금액으로도 같은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해당 인터뷰도 “단일 종목 ETF는 투기꾼을 끌어들이기 위해 존재한다”고 마무리됩니다. 결국 레버리지를 활용한 ETF 투자에는 언제나 유의해야 한다는 의미겠죠.  

    2023.08.01 15:35

  • 그의 말대로 ‘상고’가 맞았다…그가 픽한 ‘하반기 오를 기업’

    그의 말대로 ‘상고’가 맞았다…그가 픽한 ‘하반기 오를 기업’ 유료 전용

      ■  「 ‘한 번 가본 집은 어디에나 있어도, 두 번 이상 가본 집은 진짜다.’ 요즘 유행하는 맛집 프로그램 ‘또간집’의 슬로건입니다. 시장에는 수많은 예측과 전망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무엇이 맞고 틀린지를 점검하고 되돌아보는 경우는 드뭅니다. 지난해 현재의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맞춘 전문가를 머니랩이 다시 만났습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입니다. 지난해 12월 많은 리서치센터가 올해 주가 흐름을 ‘상저하고’로 예상했죠. 하지만 당시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었던 윤 대표는 ‘상고하고’로 소수의견을 냈어요. 상반기 주식시장은 코스피 2218포인트에서 2641포인트까지, 400포인트 넘게 오르며 ‘상고’가 결국 맞았습니다.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하고 리테일 부문 전체를 이끌고 있는 윤지호 대표와 상반기 주식시장을 리뷰하고 하반기 투자전략을 살펴봤습니다. 」  ‘상고하고’는 V자 반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최하단을 높이면서 증시가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년 코스피는 견고한 하단을 바탕으로 2200~2700으로 전망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원 리테일사업부 대표(전 리서치센터장)가 2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난해 12월 많은 리서치센터에서 하반기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다수는 ‘상저하고(上低下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를 맡고 있던 윤 대표는 이처럼 ‘상고하고(上高下高)’를 전망했죠. 그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진 모습입니다. 코스피는 연초 2218.68(2023년 1월 3일)에서 시작해 2641.16(2023년 6월 9일)까지 올라섰습니다.    당시 그는 “아마도 내년(2023년)은 턴어라운드형 기업이 대단히 큰 힘을 받는 해가 될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안 좋아 보일 때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인과관계에 몰두하기보다는 향후 변화 방향을 더 바라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죠. 실제로 그 말대로 아직 적자이지만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반도체와 조선 등이 많이 오른 상반기였습니다.    투자자의 시선은 이제 하반기를 향합니다. 2차전지 주식으로 수급이 몰리며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에요.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시장이죠. 하지만 윤 대표는 “하반기도 나쁘지 않다. 주식에서 도망갈 때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같은 섹터 안에서도 주가가 차별화하고, 차별화에 성공해 오른 주식은 계속 오르는 장으로 개인투자자에게 굉장히 어려운 시장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그는 올해 상반기에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한 종목이 올랐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만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어려운 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종목의 ‘공약수’를 윤 대표와 찾아봤습니다.     ━  📍POINT1. ‘상고(上高)’는 맞았다… ‘하고(下高)’도 가능할까   김경진 기자 지난해 올해 증시의 ‘상고하고(上高下高)’를 예상하셨죠. ‘하고(下高)’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시나요. 작년에는 상단을 2700p로 예상했는데, 올해는 저희 리서치센터는 상단을 2850p로 올려 잡았습니다.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금’이 동시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 두 자산이 모두 오르는 걸 설명할 수 있는 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입니다. 실물자산인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자산이죠. 그래서 오른 겁니다.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유지되면 금리도 많이 내려가기 힘듭니다. 금리와 반대로 가는 채권 수익률이 아주 높아지긴 힘들겠죠. 대출과 임대료의 영향을 받는 부동산은 금리에 더 예민합니다. 결국 투자할 만한 자산이 주식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투자금이 주식으로 와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거죠. 하반기에도 경기가 좋아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경착륙은 오지 않는다+인플레이션은 살아 있다+자산배분상 부동산보다는 주식이 낫다’는 세 가지 조건을 따져보면 주식시장이 나쁘지 않으리라 봅니다. 다만 모든 주식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동안 유지될 높은 금리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주는 기업만이 좋을 겁니다.   금리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주는 기업은 어떤 기업인가요.   최근 해외와 국내 주식 시장을 볼까요.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만 오르고, 한국 증시에서는 2차전지 업종만 크게 움직였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구체적으로 ‘성장’이 나오는 산업입니다. 크게 보면 성장을 통해 ‘매출’이 늘어 이익이 커지는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매출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내용’도 중요해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또 하나는 비용을 잘 통제하는 기업입니다. 구조조정을 통해 사람과 사업부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곳들입니다. 또 높은 금리가 어느 정도 유지되리라 보기 때문에 신용도가 낮아 조달 비용이 높은 곳들은 피해야 합니다. 타인 자본, 즉 부채에 의존하는 기업을 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높은 금리를 견디지 못하는 기업이죠. 섹터별 2022년 10월을 기준점(100)으로 잡고 그려본 시가총액 증감. 차준홍 기자 상반기 지수는 올랐지만 2차전지 주식에 투자한 개인 외에는 별로 행복하지 못했던 시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성장성이 높은 섹터 간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2차전지만 오른 것 같지만, 방산주와 반도체주, 조선주 등 오른 섹터는 상당히 많이 올랐습니다. 이들끼리 돌아가면서 오르고 있죠. 이 섹터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들은 주가지수는 오르는데 내 주식은 모두 내려가는 경험을 하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섹터를 잘 골랐다고 해서 모두 오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침체는 아니지만, 시장은 경기 하향 국면을 반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모든 게 좋아지는 강세장은 아니죠. 또 섹터 내에서도 선별적으로 오르는 모습입니다. 예컨대 같은 식품주지만 농심은 많이 올랐어도 CJ제일제당의 주가는 엄청 내렸죠. 반도체도 한미반도체 같은 후공정은 올랐지만 전공정 주식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장에서 많은 분이 이게 좋아 보이면 내가 가진 주식을 팔아 사고, 그러면 그게 다시 고점에 물리는 실수를 많이 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른 주식만 더 오르는 모습이라 투자를 어렵게 하는 듯합니다. 과거 강세장은 주도주가 가면 낙수효과랄까요, 다른 섹터에도 순차적으로 온기가 전해지는 형태를 띠곤 했습니다. 그 가정대로라면 은행주나 백화점주도 오르고 해야겠죠. 시장에 그런 기대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문제는 이 기대감은 모두 가을께 중국 경기가 좋아진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이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증시가 전체적으로 좋아지는 장을 빨리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주식에 투자하면 안 되는 거 아닐까요.  도망가는 매매를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온기가 언제 전체로 확산할지는 알 수 없죠. 글로벌 경기가 다 활황이 돼 실제 개개인의 경기가 좋아질 때쯤이 아마 주식시장의 고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나요? 장기적으로 본다면 지금 굳이 ‘시장의 끝’을 이야기할 시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온기가 제한적이고, 의구심이 커지는데 주가는 이럴 때 계속 슬금슬금 올라갑니다. 투자 여지가 남은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POINT2. 주가 상승의 공약수는 ‘이것’, 이런 주식만 올랐고 오른다   중국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탈중국’ 섹터를 눈여겨봐야 할까요.  정확히 그런 주식만 올랐습니다. 2차전지도 좋지만 올해 상반기 이끌어 왔던 곳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까요. ‘수출’ 쪽에 강점을 가진 회사,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 쪽으로 좋은 회사였죠. 2차전지가 대표적이죠. 반도체도 그렇고 조선주도 그렇습니다. 즉, 이들 섹터의 공약수는 ‘수출’과 ‘미국’ 두 단어였습니다. 사업에서 중국 비중이 높은 화학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LNG 생산과 운송이 급증하고 미국이 LNG터미널을 증설하면서 관련 수혜를 받는 한국 조선주나 기계주가 좋아지고 있습니다.오히려 ‘내수’나 ‘중국’ 쪽에 지분이 많은 기업은 여전히 힘든 모습입니다. 같은 의류 회사지만 F&F와 영원무역 주가도 정반대 흐름을 보였죠. F&F의 대표 브랜드인 MLB는 중국에서 사랑을 받는 브랜드입니다. 반면에 영원무역은 룰루레몬 등 미국 고객사를 많이 두고 있죠.또 다른 예를 볼까요. 같은 식품주에서도 농심은 아주 많이 오르고, CJ제일제당은 부진했습니다. 농심 같은 경우에는 미국에 공장 증설을 해 왔고, 또 세 번째 공장 설립 이야기도 나옵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팁은 향후 미국 매출을 늘리기 위한 설비투자를 많이 한 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겁니다. 반면에 CJ제일제당은 미국으로의 수출이 농심보다 부족했죠. 화장품주도 볼까요. 중국을 중심으로 매출을 늘려 왔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계속 하향곡선입니다. 반면에 파마리서치라는 새로운 화장품주가 정말 많이 올랐어요. K뷰티에 힘입어 여타 국가로 수출 가능성이 커지는 회사죠.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하지만 그런 기업은 이미 너무 올라 투자가 부담스러운 면도 있어요.  중국과 미국의 거리두기는 한두 해의 일로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경쟁력 있는 기업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섹터는 계속 눈여겨봐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 많이 오르지 않은 후보군을 찾는다면 항공과 바이오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바이오 기업 중에도 수출이 좋은 기업이 많습니다. 다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바이오 중에서 ‘성장’이 분명한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빚’으로 투자한 기업이 바이오 섹터에 많은데, 그런 곳은 높은 금리 상황을 견디기 힘들 테니까요.   중국 말고 투자를 피해야 할 섹터가 있다면요. 솔직히 경제 주체 중 가장 걱정되는 건 개인입니다. 이자율이 높아지면 실질가처분 소득이 줍니다. 내수가 그래서 더 안 좋아질 것 같습니다. (주가가) 덜 올랐다고 내수주에 투자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돈을 쓴다면 여행 정도일 것 같습니다. 심지어 여행에 쓰는 순간 백화점 매출은 더 안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말씀하신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좋았던 게 더 좋아지고’ ‘안 오른 건 계속 안 오를 수 있다’로 들립니다.   주식이 싸다고 저평가됐다고 생각하고 잘못 투자하면 ‘밸류 트랩(Value trap· ‘가치가 덫에 걸렸다’는 의미로 저평가 기업에 투자했는데 주가가 오랜 시간 동안 오르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에 빠질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산업은 쇠퇴하고 전성기가 지나면 도태됩니다. 솔직히 백화점은 도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을 생각해 보면 시어스는 완전히 쇠퇴하고 아마존이 성장하지 않았습니까. 한국도 미국과 중국의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전 세계가 자국 중심주의로 가면서 산업이 급격하게 변하는 시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칼럼에서 ‘기업 실적과 사랑에 빠지자’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더 이상 금리 예측은 어렵고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기업 실적이 오르면 주가는 오릅니다. 인플레이션이 상수가 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인플레이션은 회사의 명목이익 성장에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회사마다 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는 걸 계속 반복해서 말하고 있어요. 변덕스러운 금리 예측보다 기업 자신의 매력 찾기에 집중하자는 겁니다. 즉 ‘실적’이 적자지만 흑자로 돌아설 기업을 지금 찾아 투자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투자자 중 3분기 EPS(주당순이익)가 좋아지겠냐고 의심하는 이가 많아요. 3분기에 당장 좋아지지 않더라도 방향을 튼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시점이란 이야기입니다.     ━  📍POINT3. 실적과 사랑에 빠져라? 실적 시즌 이렇게 보자   윤지호 대표는 실적이 돌아서는 기업을 찾기 위한 ‘이익 컨센서스 해석의 5가지 팁’을 아래와 같이 제시했습니다.     ① 레벨보다는 추세 변화가 중요하다. ② 가정의 변화에 집중하자. ③ 변하지 않는 이익 컨센서스는 주의해야 한다. ④ 보다 최근의 이익 컨센서스의 가중치를 두자. ⑤ 이익 컨센서스는 실적 발표 전후에 가장 빈번하게 변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원 리테일사업부 대표(전 리서치센터장)는 "맞추기 어려운 금리 예측보다는 기업 실적에 집중해 투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정현 기자 이 중 ③번과 ④번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즉, ‘호재’는 즉각적으로 컨센서스에 반영되기 마련이에요. 회사에서도 널리 알리려 할 테니까요. 어떤 기업의 컨센서스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변하지 않는다? 그러면 ‘하향’ 조정의 가능성이 높다는 의심을 해볼 수 있죠. ④번 역시 가장 최근에 발표된 이익 전망치는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한 뒤 계산이 이뤄줬을 테니 보다 비중 있게 보자는 이야기입니다.    ①번과 ②번과 ⑤번이 바로 윤 대표가 투자자에게 주는 ‘실적’을 읽는 주요한 팁이에요. 하나씩 자세히 설명을 들어보았습니다.    💡① 레벨보다는 추세 변화가 중요하다  아이러니하지만 컨센서스는 ‘실적 예상치’란 뜻과 다르게 선행지표가 아닙니다. 오히려 후행 내지 동행 지표입니다. 이미 애널리스트가 컨세서스가 올릴 때면 주가는 이미 다 올라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익 컨센서스가 실질적으로 좋아지는 ‘레벨’의 변화를 보이는 주식보다는 ‘추세가 위를 향할 것 같은’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실제로 이미 그런 장세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실적’이 좋은 장이 아닙니다. ‘좋아질 기대’로 움직이는 장이죠. 예컨대 ‘2차전지 매출은 미래에 늘어날 거야’ ‘조선은 수주가 더 있을 거야’ 이런 기대에 (주가가) 올라가고 있죠. SK하이닉스가 적자인데 주가가 10만원으로 올라선 게 말이 되나요. 주가에서 제일 중요한 건 ‘추세 변화에 대한 기대’란 겁니다. 실제 ‘숫자’로 찍히는 실적이 아니라요.   💡② 가정의 변화에 집중하자 그럼 추세 변화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좋아지는 ‘가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조선주 주가는 실적도 좋아졌지만, 미국의 터미널 추가 증설이라는 ‘좋아지고 있는 가정’이 더 힘 있게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가정이 지속 가능하고 더 커질 수 있을지를 봐야 합니다. 물론 상품을 내놨을 때 ‘잘 팔릴지, 안 팔릴지’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후행적으로 쫓아가도 됩니다.최근 방산 산업만 봐도 한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주가가 올라갔습니다. 그때 현대로템 등은 하나도 안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현대로템도 얼마 전 크게 올랐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좋아질 때’도 관심이 없습니다. ‘아주 좋아질 때’만 관심을 가집니다. 최근에는 저는 국내 바이오와 헬스케어주도 좋아지고 있는 국면이라고 봅니다. 이 중 골라서 투자할 만한 기업이 많습니다.    💡⑤ 이익 컨센서스는 실적 발표 전후에 가장 빈번하게 변한다 실적 추정치를 보면 주가가 빠질 때 뒤따라서 내립니다. ‘늦게 내린다’고 비난해요. 사실 (실적 추정치는) 올릴 때도 늦게 올립니다. 기업이 주는 여러 정보를 종합해 내는 거니까요. 시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는 실적을 생각보다 좋게 전망하지 않을 겁니다. 즉, 실적은 올해 가을, 10월께 발표되는 3분기부터 좋은 숫자로 나타날 것 같습니다. 즉, 애널리스트는 내년 전망을 3분기 실적 발표 시즌 때 올릴 겁니다. 하지만 이때 투자하면 늦죠. 이때 주가가 고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때를 바라보고 지금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023.07.31 14:59

  • 2차전지, 에코프로만 아니? 증권사가 본 알토란 종목들

    2차전지, 에코프로만 아니? 증권사가 본 알토란 종목들 유료 전용

    「 ‘2차전지’   」 올해 주식 시장에서 가장 ‘핫’한 단어죠. 주식 투자자가 아니어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데요, ‘2차전지=대박’이라는 등식이 떠오를 정도죠. 그럴 법도 합니다. 대장주로 꼽히는 이른바 ‘에코프로 3형제’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10배 치솟았거든요. 투자금 10만원이 100만원이 됐으니 대박은 대박입니다.  2차 전지. 중앙포토   상황이 이렇다 보니 ‘2차전지=에코프로’로 통하는 분위기입니다. ‘에코프로 3형제’의 주가가 조금만 흔들려도 2차전지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판국입니다. 연초 주당 11만원 수준이었던 에코프로가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로 등극했는데도 막상 시장 전문가는 우려합니다. 2차전지 시장이 기업 매출이나 이익‧현금 흐름‧배당 등을 따져서 가치를 평가하는 밸류에이션과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2차전지 시장은 소재 업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대부분 양극재를 다루는 업체죠.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주목받지 못한 부품이나 장비 업체 중에 알토란이 숨어있다고 귀띔합니다. 이런 종목을 머니랩이 살펴봤습니다.    ━  📍포인트1. 폭풍 성장한 2차 전지 시장, 왜?   2차전지는 배터리(Battery)입니다. 1차전지가 한 번만 사용하는 배터리라면 2차전지는 지속해서 충전해서 쓸 수 있는 반영구적 배터리입니다. 스마트폰에 장착된 배터리도 2차전지랍니다. 배터리를 바꾸지 않아도 충전기로 계속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죠.    2차전지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때문입니다. 전기가 동력인 전기차의 엔진 역할을 2차전지가 하거든요.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침투율(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2017년 1% 선에 지난해 13%까지 치솟았습니다. 2035년에는 침투율이 9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주식투자 성과가 가장 좋은 시기는 기술 침투율 0~10%의 초입 국면이다. 기술 대중화 직전의 단계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   전기차가 판매가 늘어난다는 것인 엔진 역할을 할 2차전지 수요도 늘어난다는 거죠. SNE리서치는 올해 1210억 달러(약 154조원)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8년 3030억 달러(약 387조원), 2035년 6160억 달러(약 78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12년 만에 5배로 커진다고 예상하는 거죠. 이는 한국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와 비슷합니다. 지난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600억 달러(약 204조원) 수준입니다.   신재민 기자   더구나 전기차 원가에서 2차전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이릅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2차전지의 수명은 5~10년으로 봅니다. 충전과 방전을 지속하면서 주행거리가 줄어들고 충전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최대 10년이 지나면 교체해야 한다는 거죠. 수요가 꾸준하다는 겁니다.    전기차에서 배터리의 원가 비중은 59%에 달한다.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격 안정화가 필수적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2차전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미‧중 무역갈등의 ‘풍선 효과’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내놨죠. 이 법안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핵심 경제 공약입니다. 3690억 달러(약 471조원)를 투입해 미국산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IRA에 따라 미국 정부는 미국산 재료나 부품을 사용하는 친환경 업체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데, 중국 업체를 혜택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한국의 가장 큰 라이벌이었던 중국이 미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게 된 거죠. 세금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과 원자재 상당 부분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하거든요.   신재민 기자    ━  📍포인트2. 2차전지주 에코프로만 있는 건 아닌데?   이런 배경이 2차전지 시장을 달구고 있는데요, 사실 현재 주목받는 2차전지 종목은 대부분 소재 업체입니다. 2차전지 소재 업체가 높은 관심을 받은 직접적인 이유는 IRA입니다. 핵심 광물을 해외에서 조달해도 미국과 FTA를 체결한 한국에서 가공해 부가가치를 50% 이상 창출하면 IRA에 따라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요, 2차전지를 만드는 양극화 물질이 이에 해당합니다.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를 볼까요. 연초 에코프로 주가는 주당 11만원(1월 2일, 종가 기준)이었는데요, 현재는 110만4000원(7월 28일)입니다. 7개월 만에 10배 뛰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기간 9만3400원→40만7500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4만5000원→8만730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에 탑재될 고용량 양극재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꼽힙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지난 2021년 에코프로 환경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업체입니다. 대기환경 개선 솔루션을 제공하죠. 포스코퓨처엠(19만1500원→51만원) 주가도 올해 들어서만 두배 이상 뛰었는데요, 역시 양극재를 다루는 소재 업체입니다.  김주원 기자   그런데 2차전지 관련주에 소재 업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크게 소재‧부품‧장비 업체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소재만 해도 종류가 많습니다. 양극재뿐 아니라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이 있습니다. 양극재는 2차전지의 용량과 출력, 수명을 결정합니다, 2차전지 재료비의 40%를 차지합니다. 니켈과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같은 원료를 조합해서 만듭니다.     음극재는 전기차의 충전 속도에 관여합니다. 천연 흑연에서 만들었는데 최근엔 실리콘 음극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같은 무게라도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어서 한번 충전했을 때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길어집니다. 전해질은 2차전지의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방전할 수 있도록 돕는 물질입니다. 분리막은 절연(전기‧열을 통하지 않게 함) 소재로 만든 얇은 막인데요,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2차전지 안정성을 좌지우지하죠.  2차 전지. 중앙포토   부품이나 장비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크게 공정 장비, 검사 장비, 자동화 장비 등이 필요한데요. 크게 전극공정, 조립공정, 화성공정 등을 거쳐야 합니다. 양극재 등 소재를 이용해 2차전지를 완성하려면 거쳐야 하는 과정이죠. 장비의 경우 반고체 배터리 장비, 엑스레이 검사 장비, 활성화 공정 고온에이징 장비 등 다양한 장비가 필요합니다.   부품업체 영역도 넓습니다. 2차전지용 기능성 필름부터 배터리 폭발방지장치, 케이스까지 다양합니다. 더구나 IRA에 따른 혜택을 누리려면 소재를 해외에서 조달하더라도 가공은 한국에서 해야 합니다. 2차전지 수요가 늘어날수록 이들 부품‧장비 수요도 증가하게 됩니다. 배터리 완성품을 만드는 ‘셀 제조업체’의 주문도 늘겠죠.    대표적인 부품업체로 코스모신소재가 있습니다. 기능성 필름, 2차 전지용 양극활물질, 토너, 토너용 자성체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입니다. 연초 5만2600원(1월 2일)이던 코스모신소재 주가는 현재 17만4100원(7월 28일)까지 뛰었습니다.    ━  📍포인트3. 증권사가 본 2차 전지 알토란 종목은?   그렇다면 시장 전문가들이 보는 2차전지 시장 전망은 어떨까요. ‘유망한 분야’라는 데는 모두 동의합니다. 그런데 특정 종목의 주가가 밸류에이션에 상관없이 단기간에 지나치게 급등한 점을 경계하네요.     그동안 2차전지 시장에서 집중 조명을 받은 종목은 소재 업체인데요, 그중에서도 양극재를 다루는 업체가 특히 폭풍 성장한 데는 주요 재료인 금속 가격이 오른 영향이 큽니다. 그런데 최근 금속 가격이 내려가고 있죠.  김영옥 기자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양극재 주요 재료인 리튬의 지난해 가격은 전년 대비 79% 상승했습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445% 올랐죠. 그런데 올해 1분기 들어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떨어졌습니다. 니켈도 지난해는 전년 대비 45% 올랐지만, 올해 1분기는 22% 떨어졌습니다. 코발트도 올 1분기 들어 34% 하락했습니다.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2분기 실적도 투자에 주의해야 할 요소로 꼽혔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을 볼까요. 이 업체의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21억3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감소했습니다. 시장의 추정치(630억원)를 밑돌았네요. 매출은 1조19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5% 늘었고 순이익은 431억1700만원으로 7.1% 줄었습니다.    음극재 대안, 그룹사와 연계한 2차 전지 사업, 탄탄한 재무 구조 등 포스코퓨처엠의 성장성에 의심은 없다. 단 적정 주가는 현재(51만원)보다 낮은 45만원으로 하향 제시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   김경진 기자 자, 그럼 궁금해집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사실 답은 간단합니다. ‘기본이 탄탄’해야죠.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 추천하는 알토란 종목 중 몇 가지만 간단히 짚어보겠습니다.   그동안 2차전지 시장에서 소재주가 대장주 역할을 해왔는데 기업 기초 경영 여건인 펀더멘털이 탄탄한 반면 주가는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은 종목을 선별해서 투자를 고민해볼 만하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     ■ 🔋 엘앤에프 「 -매출액 / 2021년 9710억원→2022년 3조8870억원→2023년(추정) 6조3840억원 -영업이익 / 2021년 440억원→2022년 2660억원→2023년(추정) 3050억원 -시가총액 / 8조6432억원 -현재주가 / 23만8500원(28일 기준)   -목표주가 / 50만원 -양극재 업종 중 최선호주. 원재료 탈중국화로 그간 경쟁사 대비 주가가 낮았던 이유인 원재료 내재화 이슈 해소될 것으로 판단. 원재료 탈중국화로 북미 시장에서 추가 신규 수주 연결 기대. 음극재 등 신사업은 추가 업사이드(상승 여력)로 작용 전망. (대신증권)  」   ■ 🔋 에스에프에이 「 -매출액 / 2021년 1조5650억원→2022년 1조6844억원→2023년(추정) 2조1280억원 -영업이익 / 2021년 1889억원→2022년 1609억원→2023년(추정) 2404억원   -시가총액 / 8조6432억원   -현재주가 / 3만6900원 -목표주가 / 5만5000원 -지난해 수주 잔고가 1조원 수준이고 올해 1분기 신규 수주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 대규모 발주 덕분. 올해 연간 신규 수주 규모는 1조5800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할 전망. 회계상 지연됐던 매출까지 하면 전년대비 43% 늘어날 것으로 예상. 지난해 2차 전지 전국 공정 장비업체인 CIS 지분 25.8% 인수해 경영권 확보, 이를 통해 2차전지 장비 공급 라인업에서 빠져 있었던 전극 공정까지 포함. (삼성증권) 」   ■ 🔋 피엔티 「 -매출액 / 2021년 3780억원→2022년 4180억원→2023년(추정) 6210억원 -영업이익 / 2021년 540억원→2022년 780억원→2023년(추정) 1030억원   -시가총액 / 1조6942억원 -현재주가 / 7만4500원   -목표주가 / 9만2000원 -타이타늄 드럼, 알루미늄 압출 장비 등을 검토·개발하고 있음. 국내 최초 전극 공정 장비 국산화 성공 이력. 올 상반기까지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지연과 고객사 공장 설립 지연 영향받았음. 하반기 국내 주요 고객사의 미국 증설 발주가 시작되고 2021년부터 미리 수주했던 해외 신규 업체의 추가 수주 기대. 동박 장비 규모가 커지고 고객사도 다변화, 확장되고 있음. (미래에셋증권) 」   ■ 🔋 코스모신소재 「 -매출액 / 2021년 3060억원→2022년 4860억원→2023년(추정) 9690억원 -영업이익 / 2021년 220억원→2022년 320억원→2023년(추정) 480억원 -시가총액 / 5조3363억원 -현재주가 / 17만4100원 -목표주가 / 20만7000원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전략이 가속하며 배터리 소싱을 다변화하고 있음. 대부분 양극재가 ESS용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최근 삼성SDI 수주 물량 확대되고 LG화학과 공급 계약 통해 EV용 하이니켈 8시리즈 양극재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 고객 다변화를 통한 동반 개선으로 실적 성장 기여 기대. 2023~25년 예상 영업이익 연평균 성장률은 126%로 양극재 기업 중 성장 폭 가장 클 전망. (DS투자증권) 」  현재까지 2차전지 시장은 ‘(실적을) 따져보지 않는’ 시장이었다. 2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실적을) 따지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본연의 사업에 충실한 종목이 주목받을 때가 됐다. (장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2023.07.30 15:55

  • 코인판 뺨친 에코프로 급락…K증시, 8월 첫날 주목해라

    코인판 뺨친 에코프로 급락…K증시, 8월 첫날 주목해라 유료 전용

      ■ 머니랩 프리뷰 「 정보는 돈입니다. 투자자가 금융ㆍ자산시장의 이슈와 이벤트를 꿰고 있어야 하는 이유죠. 머니랩이 전문가 5인(그래픽 참조)의 조언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꼭 챙겨봐야 할 다음 주의 시장 이슈와 이벤트를 키워드로 정리해 매주 금요일 배송합니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5~2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5.5%가 됐죠.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예상대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은 애매했습니다. 그는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죠.   하지만 시장에선 마지막 인상으로 보는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기대가 담긴 전망이기도 할 텐데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가 확실히 관측되는 상황이라 추가 긴축을 택하긴 어려울 거란 거죠. 아무튼 약 1년 반 정도의 가팔랐던 긴축이 끝나가는 건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제 관심은 확실히 실물 경기로 넘어갈 거란 전망입니다.   8월 첫째 주(7월 31일~8월 4일) 시장의 키워드는 ▶2차전지 쏠림을 보는 관점 ▶미국 ISM 제조업 지수 ▶성장 정체입니다. 정근영 디자이너  ━  📍키워드 1. 2차전지 쏠림을 보는 관점   이번 주엔 복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이 하루가 멀다고 요동치고 있어서죠. 특히 코스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입니다. 오죽하면 ‘코인 판 같다’는 말까지 나올까요. 그럴 만도 한 게 지난 26일엔 하루 동안 70포인트까지 진폭을 키웠는데요. 대단한 외부 요인이 있었던 게 아니니 매우 이례적인 일이죠.     아시다시피 시장을 뒤흔드는 주역은 2차전지 관련주입니다. 이제는 하나의 ‘밈’이 된 에코프로는 이날 5.26% 하락한 12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오후 1시쯤 에코프로의 주가는 153만9000원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결국 20% 이상 떨어진 채 장을 마친 거죠. 그리고 이튿날인 지난 27일에도 연이어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홀딩스 등도 비슷했는데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이날 대략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추론할 수 있습니다. 에코프로 주가가 150만원까지 올랐으니 매도로 돌아선 투자자가 많았을 테고, 이 물량을 받아줄 주체가 없었으니 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었겠죠. 폭등을 목격한 일부 투자자는 보유하던 다른 주식을 팔고, 혹은 빚을 내 혈투에 참전했을 거고요. 그런 이들은 단 이틀 만에 큰 손해를 봤을 겁니다. 주식시장에서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나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겠죠.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시장 지표. 뉴스1 에코프로는 최근 6개월 동안 10배 정도 상승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특히 많은 애정을 쏟았죠. 외국인이 ‘숏 스퀴즈(Short Squeeze·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려 팔았던 주식을 다시 사들일 때 주가가 급등하는 것)’까지 경험했으니 ‘개미의 역사적 승리’를 언급하는 것도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그 결론을 알 수 없을 뿐이죠.   전문가의 의견도 엇갈립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에코프로 주가가 30만원, 50만원으로 뛰던 때엔 과열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 컸는데요. 실제 돈을 굴리는 운용사에선 하락에 베팅한 경우가 꽤 많았죠. 당연히 손실을 봤을 겁니다. 그러면서도 ‘너무 과하다’고 지적할 뿐 다음에 일어날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죠. 그래서 자성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급등하는 주식을 하나의 현상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 담긴 함의를 읽어내야 했는데 늘 하던 대로 계산기만 두드려서 맞다, 틀렸다 한 거다. 그러면서 개인투자자가 이상한 것처럼 몰아간 측면이 있다. 그 사이 10배 넘게 올랐는데 무슨 할 말이 있나. 전문가 집단이 오판했다. (익명의 자산운용사 임원)   하지만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에 “폭락하라고 기도하는 거냐”며 비꼬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이 자체도 과열의 증거겠죠. 좋은 투자자라면 이 상황이 계속될 수 없다는 것에는 공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2차전지든 아니든 과도한 쏠림엔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니까요.   과거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이런 과열은 보통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나타난다. 딱히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을 때 특정 섹터가 앞으로 잘 될 거라는 기대가 더 적극적으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장래가 밝아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상승했고, 다른 쪽은 너무 억눌려 있었다. 과도한 기대감으로 상승한 경우엔 단기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 경기 상황이 나아지고, 투자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서서히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  📍키워드 2. 미국 ISM 제조업 지수   본론으로 돌아와 8월을 여는 첫날엔 미국의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나옵니다.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높다고 알려진 대표적 지표인데요. 20개 업종, 약 400개 회사의 주문과 생산, 원자재 수급 등을 파악해 경기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코스피와는 대략 2007년부터 비슷하게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상당수의 한국 기업이 미국 경기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겠죠.   미국 ISM 제조업 지수는 6월 46으로 5월(46.9)보다 0.9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계속 기준선(50) 아래에 머물고 있는데요. 46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2020년 5월(43.1)에 거의 근접한 수준입니다. 사실상 바닥에 근접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죠. 단순히 낮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의 태도가 달라지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미국 제조업 지수와 코스피는 지금까지 거의 같은 사이클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이 실적 발표와 맞물려 하나같이 설비투자(Capex)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떠나 투자하겠다는 것이고, 이는 곧 제조업 사이클이 돌아선다는 의미다. 그런데 (제조업 지수는) 지금 거의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7월부터 살아나는 그림이 나오면 외국인 투자자부터 ‘바이 코리아’에 착수하고, 랠리가 나올 수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코스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는데 미국 제조업 경기가 좋아지면 미국 증시에도 당연히 긍정적이겠죠. 그런데 미국 증시는 이미 가파르게 상승해 직전 고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로고. 연합뉴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침체 우려가 거의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사실 연초까지만 해도 강력한 긴축과 글로벌 경기 침체 때문에 미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있었는데요. 지금은 다가올 확장 국면까지 충격을 피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둘째, 기업 실적이 너무나 좋습니다. 빅테크 기업은 대부분 쇼크보다 서프라이즈 쪽에 서 있습니다. 소비의 바로미터인 비자(카드사)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습니다. 여전히 잘 벌어, 잘 쓴다는 얘깁니다. 여행·항공 등도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셋째는 기본기입니다. 증시 전체의 탄탄한 펀더멘털이 전 세계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그 돈이 완충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한국 퇴직연금과 달리 미국은 401K(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한다. 이것이 시장 전체적으로 큰 버팀목 역할을 한다. 또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피하기 위해 기회 있을 때마다 대주주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한다. 상속 등을 위해 거꾸로 주가 하락을 고대하는 한국과 다르다. 또한 공정한 판이 마련돼 있다. 과거의 학습 효과로 회계 부정 등에 대해선 철저하게 대응한다. 문제가 있으면 바로 퇴출당한다.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뜻이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그 밖에 다음 달 2일 발표될 7월 ADP 민간기업 고용과 다음 달 4일 나올 7월 고용보고서도 지켜볼 포인트입니다. 예전보다 주목을 좀 덜 받긴 해도 미국 경기, 특히 고용의 움직임은 중요한 지표니까요. 특히 ADP 고용 지표는 지난달 발표 이후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출렁이기도 했습니다. 6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49만7000명 증가했는데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망치(22만명)의 두 배 이상이었죠. 이 때문에 추가 긴축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  📍키워드 3. 성장 정체가 길어진다면   경기 얘기를 하다 보니 서글픈 부분도 있습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했는데요. 0.6%였습니다. 뜯어보면 좀 걱정이 됩니다. GDP는 크게 소비와 투자, 순수출(수출-소비)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2분기엔 소비와 투자가 모두 줄었습니다. 그것도 정부와 민간이 동시에. 2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그나마 순수출이 늘어난 덕분에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수출이 잘 돼서 그런 게 아니고, 수출보다 수입 감소가 더 컸기 때문이죠. 지난 분기까지 버텨주던 민간 소비마저 마이너스로 전환한 건 특히 뼈아픈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고, 금리 역시 방향을 틀기까진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실질소득이 줄었으니 예전만큼 쓸 수 없는 게 당연하겠죠.   수출 상황이 최악은 벗어나고 있어 하반기엔 좀 더 나을 거란 전망이 있지만 반대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예컨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또 내렸는데요. 지난해 7월부터 5회 연속 하향 조정입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2%포인트 높였죠. 세계 경제는 반등 조짐을 보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IMF가 제시한 근거는 중국의 더딘 회복인데요. 실제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만 시작되면 수출을 중심으로 탄력을 받을 거란 기대를 했죠. 예상은 많이 빗나갔고요. 1.4%라고 하면 정확히 감은 안 오는데,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수준입니다. 저성장과 장기 불황으로 널리 알려진 바로 그 일본 말이죠. 한국의 경우 성장의 핵심이 수출이고, 수출의 핵심은 중국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예전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미∙중 갈등의 장기화는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죠. 둘 사이가 갑자기 좋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고요. 저성장의 골이 예상보다 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시장의 성장률 전망치가 1% 초반인데 이는 역대 다섯 번째로 낮다. 이전 네 번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대형 이벤트의 영향을 받았고, 이후 빠르게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올해가 바닥이라 해도 내년 역시 2% 초반 수준이고, 합해도 잠재성장률에 못 미친다. 상당히 구조화된 저성장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물론 나라의 성장률이 주가를 결정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 낮은 성장률의 원인, 즉 수출 부진은 기업의 실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죠. 이건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해 기준 반도체는 국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반도체 수출의 40%는 중국입니다. 그런데 주력인 D램 가격이 추락하고, 수요가 둔화하면서 1분기 충격적인 실적을 발표했죠.    예상대로 반도체는 2분기에도 좋지 않은 모습입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만 4조4000억원가량의 적자를 냈습니다. 다른 부문이 방어했지만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5% 이상 감소했죠. SK하이닉스도 손실이 3조원에 가까운데요. 상반기 손실 규모만 6조원이 넘습니다. 그나마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늘고, 손실은 줄었는데요.    사실상 2분기는 저점을 확인하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삼성전자나 SK의 주가는 크게 요동치지 않았죠. 많은 전문가가 하반기에 조금씩 반등할 거라고 하지만 중요한 건 속도겠죠.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이 있는데 기대는 주가에 너무 빨리 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분명 존재합니다.   반도체가 어려움을 겪는 동안 버팀목 역할을 한 게 바로 자동차인데요. 현대차는 또 한 번 대단한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기억하기도 쉽게 매출은 42조원,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인데요. 딱 10%를 남긴 겁니다. 둘 다 역대 분기 최고 기록이죠. 제네시스 같은 비싼 차가 잘 팔린 효과를 톡톡히 봤죠. 하반기 기상도 역시 ‘맑음’입니다. 친환경차의 글로벌 수요가 기대 이상이라 랠리가 내후년까지 이어질 거란 낙관론도 있죠. 지난 13일 공개한 현대차 '아이오닉 5N. 연합뉴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또 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이 눈에 띕니다. 그 밖에 기계∙건설∙은행 등도 좋은 성적을 내놨는데요. 반도체만 빼고 그럭저럭 선방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주가를 결정하는 변수는 여러 가지이나 실적만큼 확실한 소재도 없을 텐데요. 현대차가 잘 보여주고 있죠. 업종별 실적을 꼼꼼히 살피면서 2차전지 랠리 이후의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박경민 기자

    2023.07.27 17:32

  • ‘초단타’로 연 4억 번 증권맨, ‘초장기’ 연금 전도사 된 이유

    ‘초단타’로 연 4억 번 증권맨, ‘초장기’ 연금 전도사 된 이유 유료 전용

    프랍 트레이더(Proprietary Trader). 고객 돈이 아닌 증권사의 자산을 투자해 절대 수익을 벌어다 주는 사람들인데요. 회삿돈을 잘 굴리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곧바로 퇴출당하는 치열한 프로 투자자의 세계입니다.    이런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의 최첨단’에 27세 청년이 뛰어들어 7년을 살아남았습니다.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메리츠증권에 합병)으로 자리를 옮기며 몸값을 키웠죠. 초단타 매매에 소질을 보였던 그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연봉 4억원을 받으며 남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로보 어드바이저 ‘불리오’로 잘 알려진 두물머리를 창업한 천영록(42) 대표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염리동 사무실에서 천영록 두물머리투자자문 대표를 만났다. 장진영 기자 천 대표는 프랍 트레이더 시절 명료한 ‘돈의 세계’에 살았습니다. 업무 성과도 돈을 버는 것이었고, 그에 대한 보상도 돈이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쯤 문득 음악 활동도 하며 ‘의미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던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땐 세상에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길을 찾으려고 스스로 집착했던 시기였죠.    고민 끝에 자신이 가장 잘하는 투자를 일반인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2015년 여의도 증권가에서 나와 두물머리를 창업했습니다. 그는 『부의 확장』『감으로 하는 투자, 데이터로 하는 투자』의 저자로, 구독자 18만 명의 재테크 유튜버로도 활동하며 일반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머니랩 [연금연구소] 7회는 천 대표가 추천하는 연금 자산 투자 방법, 바로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길고 긴 연금 투자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그의 철학이 인상적입니다. ‘초단타’ 프랍 트레이더에서 ‘초장기’ 연금 투자자로 변신한 그의 살아온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염리동 두물머리 본사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  [STEP1] “30명 있던 프랍 운용팀, 1년에 30명이 바뀌더라”   창업 전 프랍 트레이더 생활은 어땠나요.   업계 톱 클래스 트레이더는 1년에 100억원도 벌어 갔는데, 다른 사람은 대부분 석 달 정도면 잘렸어요. 부서에 30명 정도 있었는데, 1년에 교체되는 사람이 30명 정도였죠(웃음). 각자 회사 자금을 할당받아 투자하거든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이 아니라 ‘못할 것 같으면’ 여지없이 퇴출당했습니다. 자본주의의 참맛을 많이 느꼈죠. 프랍 트레이더는 업무 성과와 보상이 명확해요. 돈을 벌면 돈을 가져갑니다. 그런 걸 꿈꾸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던 것 같아요. 매일매일 실력으로 승부하고 평가받았죠. 생활은 자유롭습니다. 돈만 잘 벌면 장 시작하고 1시간 만에 퇴근해도 아무도 건드리지 않을 정도죠. 천영록 두물머리투자자문 대표. 장진영 기자   그런 곳에서 7년 동안, 그것도 연봉 4억원을 받았다는 건데 소질이 있었나 봐요.   적성에 맞았어요. 대단한 스펙이 없는 사람이 자본주의에서 억 단위의 승부를 볼 수 있는 길이 별로 없어 보였는데, 여기선 승부에서 이기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죠. 7년 동안 꾸준히 수익을 냈던 건 나만의 원칙을 잘 정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1년에 10개월 이상은 플러스 수익을 냈어요. 한두 건을 잘하려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실수하지 않는 게 비결이었어요. 트레이딩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수가 한 100가지가 있는데, 그중 내 실수가 뭔지 정확히 알고 그 수십 개의 실수를 체계적으로 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일의 연속이었죠.   단타라는 게 어떻게 보면 ‘운의 영역’ 아닌가요. 실수를 줄인다는 말이 잘 이해가 안 되네요.   크게 보면 실수할 가능성까지 포함해 누구도 운을 벗어나기는 어려운데요. 굉장히 얇게 분해해보면, 예를 들어 하루 1000번의 거래 기회 중 990번은 예측하기 어려운데 한 10번 정도는 소위 패턴이 발생해요. 그 패턴 안에선 굉장히 높은 확률로 수익을 낼 수 있죠. 특정한 방식으로 훈련된 사람들은 그 패턴을 읽어내는 게 충분히 가능합니다. 올라가는 기세를 읽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실수로 일어난 순간들일 수도 있죠. 하루에 그것을 포착해 정확한 의사결정으로 빠르게 실행하는 데 성공하면 승률이 조금씩 높아지는 겁니다.     그런 초단타 매매를 하다가 초장기 상품인 연금 투자 상품을 운용하게 됐네요. 창업한 계기가 있나요.   트레이딩하면서 배웠던 건 일종의 법칙이었어요. 실수를 줄이는 방법론 같은 거죠. 이걸 저는 시스템화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투자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의미가 있으려면 초장기 투자에서 성공하는 것이고, 저는 그걸 도와서 개개인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게 더 강력하다고 생각했죠. 사람들이 단기적으로 50~100%를 한 번 운 좋게 벌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을 좋은 쪽으로 바꿔주는 케이스를 사실 별로 못 봤습니다. 그렇게 창업해서 일에 매진하다 보니 연금 시장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금계좌로 투자하는 게 일반인에게 매우 좋다고 생각해요. 장기로 꾸준히 투자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으면서, 16.5%의 세액공제 혜택(총급여 5500만원 초과할 경우 13.2%)을 받을 수 있거든요. 세액공제 효과와 과세 이연 효과가 초장기 투자자에게 갖는 힘은 매우 강력합니다.      ━  [STEP2] 연금 자산 투자, 글로벌 자산 배분을 해야 하는 이유   천 대표는 연금 자산을 불려 나가기 가장 적합한 투자 전략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을 추천합니다. 장기 투자에서 투자자가 실수를 가장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하는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묵혀두거나 변동성이 큰 자산에 이른바 ‘몰빵’ 투자하는 건 30년 이상의 긴 시간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천영록 두물머리투자자문 대표. 장진영 기자   연금 자산,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으로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30년 이상 장기로 투자할 때는 최악의 리스크를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게 실수를 피하는 방법인데요. 아주 큰 상승이 오는데 나만 놓치는 것도 리스크이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내 계좌의 상대 수익률이 내려가는 것도 리스크입니다. 길게 보면 자본주의는 분명 성장할 텐데, 이런 기이한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입니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은 30~50년 동안 2.5~3배 오릅니다. 이 GDP 성장을 견인하는 건 결국 기업이죠. 시장 상황에 따라 더 과대 평가되거나 과소 평가되더라도 결국 기업 수익률도 GDP 2.5~3배로 귀결하게 됩니다. 투자에서 이만큼 확실한 정보는 없습니다. 이를 온전히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죠. 물론 단기간에는 움직임이 재미없어서 포기하는 분이 많지만요.     은퇴 후엔 소득이 없으니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많은 분이 퇴직연금을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30년 이상 모아갈 연금 자산을 굴리는 데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맞지 않다고 봐요. 예를 들어 친구한테 30년 뒤에 받을 돈을 빌려주는데 지금 예·적금 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건 손해잖아요. 30년간 빌려줄 거면 훨씬 높은 이자를 받아야 적정하겠죠. 30년간 갚으라고 안 할 테니 중간에 그 친구가 사업에서 손해를 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30년 뒤에 많은 이자만 주면 됩니다.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은퇴 후 써야 할 돈이라 투자해야죠. 30년간 예·적금에 넣어뒀다가 그사이 물가가 크게 오르면 그 돈은 가치가 떨어지는 겁니다.     과거 데이터는 어땠나요. 장기간 투자했을 때 돈을 가장 많이 벌어다주는 건 결국 주식이었어요. 채권은 시장이 빠졌을 때 안정감을 위해 담아가는 거고요. 2003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20년간 예금(1~3개월 미국 단기 채권 수익률 기준)에 넣어뒀다면 누적 수익률은 13.12%, 연 환산 수익률은 0.77%에 불과합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은 283%(연평균 6.94%) 성장했고, 미국 S&P500지수는 357%(연평균 7.89%) 성장했죠. 일반적인 자산 배분 방식인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의 누적 수익률은 262%(연평균 6.64%)였습니다. 물론 자산 배분 전략은 주식시장 수익률보다는 낮지만, 샤프지수가 높아 변동성이 더 작습니다. 더 편안한 투자라는 거죠. 김경진 기자   수익률을 보면 이해되지만 이렇게 장기로 위험 자산에 투자한다는 건 굉장한 믿음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투자자 절반 이상이 어떻게 보면 투자를 ‘유흥’으로 접근하죠. 나무를 심어서 오래 키워 열매 맺길 기대하기보단 당장 크게 오를 주식을 찾아다니는 거죠. 하지만 수영장에 가서 하루 이틀 물놀이만 즐기기보다 장기간 수영을 배워서 몸을 키우는 건 결과가 다르잖아요. 물놀이도 물론 필요합니다. 잠깐 투자해서 20~30% 벌고 나오는 유흥도 필요하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투자 근육을 키운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연금 투자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요.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선진국 주식과 신흥국 주식, 채권 등을 골고루 담는 수준의 분산 전략으로도 괜찮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투자 비중을 정해 놓고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는 겁니다. 가격이 내려오면 고맙다는 생각으로 투자하고, 가격이 오르면 더 벌자는 생각으로 계속 투자하는 거죠. 가장 큰 실수가 20~30% 벌었다고 금세 팔아버리는 거예요. 투자를 유흥으로 접근해 그런 건데, 10년 투자해서 200% 벌고, 30년 투자해서 1000%를 벌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프랍 트레이더 시절 저는 1~2초 사이에 주가가 내리는 거에 대해선 별로 의미 없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30분, 2시간을 들고 있을 건데 그 짧은 시간 동안엔 맘대로 움직여도 된다고 생각했죠. 10년을 투자하는 사람들에겐 1분기가 그래요. 이번 분기가 빠져도 어차피 10년 들고 갈 것이라면 흔들리지 않아도 됩니다. 10년 후 내 갈 길 가면 되지, 그동안 주가가 내렸는지 모니터를 쳐다보는 시간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요.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하면 세액공제로 매년 돈을 돌려받는데, 그 돈도 다른 데 쓰지 말고 계속 투자하면 복리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그럼 시간이 해결해줄 겁니다. 여기에 전략적인 방법이 더 있긴 합니다. ‘동적 자산 배분’이라고 해서 시황을 반영해 주가가 낮을 때 더 매입하고, 높을 때 줄이는 방식으로 매입 단가를 낮춰 수익을 극대화하는 거죠.    자산 배분을 하더라도 지난해처럼 주식과 채권이 모두 망가지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해하기 쉽게 자산별로 분산해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은 위험을 분산해야 해요. 지난해처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급격히 올릴 때는 주식과 채권 모두 손실이 나는 국면이었어요. 물리적으로 자산은 분리돼 있지만 모두 ‘금리 인상’이라는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었던 거죠. 가령 코스닥 소형주 주식과 채권을 다 샀는데, 회사가 망가지면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모두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거예요. 중요한 건 그 금리 위험을 분산하도록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희 펀드(키움불리오글로벌멀티에셋EMP펀드)의 경우엔 지난해 금리 인상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천연가스 등 원자재 투자 비중을 늘렸어요. 물가 상승기에는 원자재가 함께 오르는 경향을 반영했죠. 지난해 펀드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였는데 저희는 원자재 투자 성과 덕분에 플러스 수익을 냈습니다. 이 펀드는 2019년 12월 최초 설정된 뒤 최근까지 3년6개월간 24.9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죠. 저희 인공지능(AI) 로보 어드바이저 시스템이 이를 포착해 그걸 펀드에 녹여낸 결과물입니다.   천영록 두물머리투자자문 대표. 장진영 기자   AI 시스템은 그걸 어떻게 잡아낸 거죠. 금리 인상에 따라 수많은 자산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저희가 예측할 수는 없으니 AI가 과거 금리 인상기 분석을 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해 입력합니다. 기본적으로 127개국의 12만 개 종목과 40여 년치의 재무 데이터, 글로벌 자산에 대한 20년치 데이터가 입력돼 있죠. 이를 통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에 숨겨진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투자 성과로 이어지는 원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한 AI가 과거 금리 인상기에 천연가스 등이 상승했다는 걸 포착해 매니저에게 알려주면 매니저는 이를 하나의 시나리오로 준비해둡니다. ‘금리 인상’이란 사건이 터졌을 때 잘 대응해 고객의 손실을 줄이고 장기 투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죠. AI로 투자한다면 투자시장이 활황일 때 모두 수익화할 순 없더라도, 시장이 나빠질 때는 훨씬 안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모든 일이 새롭게 발생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비슷한 일들이 비슷하게 반복됩니다. 세상이 망하지 않는다는 점만 믿는다면, 이런 거시적인 경제 변화를 잘 극복하는 방법은 늘 비슷합니다. 조만간 챗GPT를 연동한 투자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챗GPT를 투자와 접목하면 어떤 게 좋아지죠. 역시 원칙과 상관이 있는데요. 과거의 시스템 투자는 숫자만을 다뤘지, 글로 된 데이터를 활용해 원칙을 만들긴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건 사람의 역할이었죠. 그러나 AI가 이를 모두 바꾼 것 같습니다. 이제 글도 모두 데이터가 됐어요. 챗GPT를 활용하면 기본적인 기업의 재무 데이터뿐만 아니라 매일 쏟아지는 기사와 책에서 나오는 유의미한 내용을 단숨에 요약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가 더 발전하면 ‘책 10권과 재무제표 1000페이지, 뉴스 100만 개를 읽고 나에게 맞는 투자 정보를 요약해 달라’는 명령도 내릴 수 있게 되는 거죠. 연금 투자자 역시 챗GPT라는 투자 파트너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두물머리도 운용하고 있지만, 글로벌 자산 배분 펀드를 선택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요.   요즘 ‘핫(Hot)’한 시장과 다르게 움직이는 펀드가 오히려 원칙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펀드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펀드는 최근 ‘핫’한 시장을 추종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이 높아 보이지만 시장이 꺾이면 고객이 모든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름은 글로벌 자산 배분 펀드지만, 단기 성과를 위해 원칙을 저버리는 펀드도 있습니다. 올해 성과를 잘 내기 위한 의사 결정과 10년 뒤 성과를 잘 내기 위한 의사 결정은 분명 다르고, 성과도 달라질 거거든요. 물론 10년 후 무조건 이기는 방식을 쓰다 보면 단기적으로는 손해도 발생합니다.   그런데 30대라면 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30년이란 시간이 있지만, 40~50대에겐 부족한데요. 40~50대에게도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 적합할까요.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시점이 아닌 연금 수령이 끝나는 시점을 봐야죠. 지금 50세인 투자자가 10년 뒤에 자기가 가진 연금 자산을 모두 다 빼서 쓰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땐 인출하는 자금도 생기겠지만, 여전히 모아둔 연금 자산을 잘 굴려야 합니다. 그분들이 80~90대에 인출할 돈은 30년 넘게 투자를 해야 합니다. 사실 연금 자산이 고갈될 수 있는 이런 분들이 더 열심히 투자해야 합니다.    

    2023.07.26 15:05

  • 우크라전 끝나면 이미 늦다, 여의도가 찜한 종목은 어디

    우크라전 끝나면 이미 늦다, 여의도가 찜한 종목은 어디 유료 전용

    지난해부터 시작한 통화 긴축 국면에 부동산 경기까지 가라앉으면서 건설사 주가는 지난해 1~2분기를 고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7일 대우건설(9.82%)·GS건설(5.15%)·현대건설(4%) 등 건설주 주가는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한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재건 계획을 발표한 영향입니다. 우크라이나 재건 이슈가 건설주에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었죠.   1년5개월여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 물가와 통화정책,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지만 전쟁도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죠.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도 세계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증시는 늘 실물경기나 이슈보다 앞서서 움직이는 만큼 전쟁이 끝났을 때 투자 아이디어를 찾기 시작하면 이미 늦습니다. 전쟁 이후 상황을 그려보며 미리 준비해 놓는 게 현명한 투자자가 취해야 할 행동이겠죠. 이렇게 해야 묻지마식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 바람에 휩쓸릴 여지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증시는 장기와 중기·단기에 걸친 종합적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당장의 전쟁 피해 복구를 위한 재건사업에서 시장이 형성될 수 있죠. 중기적으로는 경제 자립을 이루려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폴란드·루마니아 등 주변국의 안보 강화 움직임 속에서 생겨날 새로운 시장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장기적 시야에서는 전쟁 이후 더욱 강한 보호무역주의로 재편될 국제정세에서 어떤 섹터가 유망한지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임엔 틀림이 없습니다. 국제정치는 물론 경제 질서에도 거시적인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투자자에게는 바둑을 둘 때처럼 몇 수 앞을 내다볼 안목이 필요하죠. 이번 머니랩에선 그런 안목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총정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러시아? 우크라이나? 누가 이겨도 재건은 필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전쟁의 승패와 관계없이 반드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 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파괴된 주택과 도로·다리 등 사회 기반시설을 복구해야 합니다.    세계은행은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우크라이나의 전쟁 복구에 4110억 달러(약 527조원)가 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의 2.6배에 달하는 규모죠. 물론 전쟁이 계속 길어지면 복구 비용 추산액은 더 늘 수도 있습니다. 박경민 기자 우크라이나 경제도 전쟁으로 크게 타격을 입은 상황(지난해 GDP 성장률 -29.1%)이기 때문에 세금 수입 등 정부 예산만으로는 복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올해 5월까지 이미 총 290억 달러(37조2000억원)를 해외에서 빌려 썼습니다.    지금까진 빌린 돈을 대부분 전쟁에 투입했기 때문에 재건사업에 쓸 돈은 아예 새롭게 마련해야 할 형편입니다.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인 국가·기업이나 유럽연합(EU)·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유럽투자은행(EIB)·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의 무상 원조·차관·투자 등으로 자금을 끌어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제2 마셜 플랜’에 비견됩니다. 마셜 플랜(유럽 부흥 계획)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7년, 서유럽 내 자유 진영 동맹국 재건을 위해 미국이 조직한 대규모 원조 계획입니다. 미국은 총 120억 달러, 지금 환율로 따지면 우리 돈 약 140조원을 영국·프랑스·이탈리아·서독·벨기에 등 16개국에 집행했습니다.    마셜 플랜은 미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국제질서에 뛰어든 신흥 강자 옛소련을 봉쇄하고, 서유럽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여 미국이 진출할 수 있는 수출시장으로 삼았던 것이죠.   우크라이나에서 ‘제2 마셜 플랜’이 실행되면 적극적으로 재건에 참여한 국가의 기업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큽니다. 원조 규모가 큰 국가일수록 해당국 기업이 얻을 수혜도 커질 수 있죠.    이 때문에 한국 정부도 지난해 1억 달러(1282억원)를 이미 유·무상으로 원조했고, 올해에도 1억300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할 계획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 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최소 520억 달러(66조원=정부 25조원+민간 41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당장 다음 달 말부터 민관으로 구성한 ‘원팀코리아’ 재건 협력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합니다. 김영옥 기자  ━  📍재건사업, 어떻게 진행될까?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이미 ‘우크라이나 복구 계획(National Recovery Plan)’을 발표했습니다. 전쟁이 길어진 만큼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가 예상한 복구 비용(2032년까지 최소 7200억 달러)보다 더 큰 비용이 들 전망입니다.    하지만 재건 계획의 기본 골격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쟁 피해가 컸던 주택과 도로·철도 등 운송 인프라, 발전소 등을 우선 복구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적·군사적 자립을 위해 산업 경쟁력 확충, 국방력 강화 등에 자원을 투입할 방침이죠. 김영옥 기자 지난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재건 자금 투자 협력사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선정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JP모건도 합류했죠. 모던디플로머시 등 외신에 따르면 총 42개국, 500여 개 기업이 이미 우크라이나와 사업 협약을 맺었습니다.   증권가에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군사적 유대감이 강한 미국이나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유럽 기업을 중심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KOTRA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프랑스 마티에르, 튀르키에의 오누르그룹 등 유럽계 건설사들은 이미 교량 복구공사 등을 수주했죠.    현재 진행 중인 재건사업 대부분을 유럽 업체가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재건 목표가 러시아로부터 자립과 유럽연합(EU)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를 개편하는 것인 만큼 재건사업의 주도권은 유럽과 미국이 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  📍유럽·미국이 주도하는 재건사업… 한국 기업 수혜는?   한국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으로 얻을 수혜 규모를 정확히 예상하긴 어렵지만, 한국 또한 재건사업 참여를 통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라크전쟁(2003년)·리비아내전(2011년) 등 과거 재건사업 참여 사례를 통해 유추할 수 있죠.   가령 2003년 이라크전쟁 발발 이후 한국 정부는 2003~2007년 총 2억6000만 달러의 무상 원조를 제공했습니다. 정부의 재건사업 지원은 한국 기업의 대규모 사업 수주로 이어졌습니다.    2006년까지 한국 기업은 이라크에 아예 진출하지 못했지만, 2010년 한국가스공사가 유전 개발에 나선 이후 한국 기업의 이라크 진출이 활발해졌습니다. 한화도 2012년 80억 달러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국민주택 10만 호 건설 프로젝트를 따낸 데 이어, 현대건설·대우건설 등 12개 건설사도 바그다드와 바스라 지역에 진출했습니다.   2011년 리비아 내전 이후 재건사업 성과는 최근 들어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2011년 카다피 독재 정부가 전복됐지만, 이후에도 내전이 길어졌죠. 이 때문에 국내 건설사는 2014년 리비아에서 철수했고, 일감도 끊겼습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리비아 복귀를 위해 계속해서 문을 두드린 결과, 최근 수주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이 지난 3월 1조원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따낸 게 대표적입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전쟁 이후 업황이 살아난 국내 건설주는 당시 코스피지수 전체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며 “전쟁 재건사업은 수주 성과가 실제 매출액으로 찍힐 때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중장기적인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는 미리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증권가가 꼽는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는 어디?   증권가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으로 당장 수혜를 입을 업종으로 건설과 건설기계, 원자력 발전, 방위산업 분야를 꼽습니다. 전쟁 피해가 가장 커 복구가 시급한 곳이 바로 주택과 인프라·발전소, 안보 부문이죠.   ① 건설·건설기계  HD현대건설기계는 최대주주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 건설기계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는 이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앞으로 5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는 1만4000대의 건설장비의 40%를 납품할 계획입니다.    현대건설도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협력 계약을 맺었고, 원자로 핵심 기자재를 생산하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삼성물산·GS에너지와 함께 SMR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② 철도·에너지  전쟁 전부터 우크라이나에 전동차를 공급해 온 현대코퍼레이션·현대로템 등도 철도망 재건 과정에 참여해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큽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수소·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체도 사업 확장 기회를 얻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세계 최초로 상업용 연료전지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두산퓨얼셀과 태양광 업체 한화솔루션 등도 수혜주로 거론됩니다.   ③ ETF 투자도 방법… K방산 ETF ‘주목’  증시 전문가들은 개별 수혜주 선별이 어렵다면 재건사업에 나서는 종목을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건설 분야에선 HD현대건설기계와 한국전력·두산에너빌리티·LS 등에 투자하는 ‘HANARO CAPEX 설비투자iSelect ETF’(NH아문디자산운용),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 등에 투자하는 ‘TIGER 200 건설 ETF’(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거론됩니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테마로는 ‘ACE 원자력테마딥서치 ETF’(한국투자신탁운용)와 ‘TIGER Fn 신재생에너지 ETF’(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있고, 방위산업 분야에선 ‘ARIRANG K방산 Fn ETF’(한화자산운용) 등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폴란드·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 주변 동유럽 국가에서 한국산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점은 우크라이나에서도 한국산 무기를 도입할 만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경민 기자  ━  📍바뀌는 국제정세, 반도체·2차전지 계속 잘 나갈까?   증권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국제경제 질서가 크게 바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유럽 등 서방 블록과 러시아·중국 등 비서방 국가 간 갈등도 전쟁을 통해 표출되고 있어서죠.   먼저 2018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부터 시작된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화를 중심에 둔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자국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완성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것도 우방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설정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 shoring)입니다. 한국도 미국·일본 등 동맹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다시 짤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죠.   이런 변화는 이미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를 주도한 섹터는 기계·자동차·2차전지 등으로 미국 시장과 밀접한 업종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증시에서도 주식시장 수익률이 가장 큰 나라는 일본(29.1%)과 대만(18.9%)으로 중국이 배제될 첨단산업 먹거리를 확보할 가능성이 큰 나라 위주였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한국에선 미·중 갈등이 수출 중심 경제의 골칫거리로 거론되지만, 이런 대립 구도가 한국에도 긍정적이란 견해도 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엥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탈세계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은 한국에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할 수는 있지만, 미국·유럽 등 서방 국가의 중국산 대체 수요가 한국산 제품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미죠.   이 때문에 2차전지·반도체·전기차·디스플레이·통신장비 등 국내 주력 업종은 여전히 증시를 주도할 섹터일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주식전략파트장은 “미국이 배터리·반도체·통신장비 등의 품목에서 중국 비중을 줄이려는 시기에서 한국 기업들은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023.07.25 14:47

  • 삼전 바닥 맞힌 애널리스트 “주가 더 간다, 지금 담아라”

    삼전 바닥 맞힌 애널리스트 “주가 더 간다, 지금 담아라” 유료 전용

      ■  「 ‘한 번 가본 집은 어디에나 있어도, 두 번 이상 가본 집은 진짜다.’ 요즘 유행하는 맛집 프로그램 ‘또간집’의 슬로건입니다. 시장에는 수많은 예측과 전망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무엇이 맞고 틀린 지를 점검하고 되돌아보는 경우는 드뭅니다. 지난해 현재의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맞춘 전문가를 머니랩이 다시 만났습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주가 저점 5만 1000원대를 정확히 예상한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입니다. 20년간 반도체 섹터를 다뤄온 그에게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이번 반도체 주가 고점은 어딘지, 또 언제쯤 도달하게 될지 물었습니다. 」  삼성전자 주가 5만1000원은 내년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해당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과거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PBR 1배까지 내려가면 항상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곤 했다. 올해 말과 내년 1~3월까지만 버티면 된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때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죠. 당시 그는 삼성전자의 바닥은 ‘5만1000원’이라고 전망했죠. 그리고 정확히 삼성전자 주가는 5만1800원에서 하락을 멈췄습니다. 이후도 그의 예측대로였습니다. 올해 2분기부터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우상향을 그리고 있죠. 저점과 비교해 삼성전자 주가는 40%, SK하이닉스 주가는 50%가량 올랐습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현대차증권 사무실에서 반도체 전망과 관련해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작년 10월 노근창 센터장 인터뷰 발췌 노 센터장을 비롯한 다수의 반도체 애널리스트가 2021년 반도체 사이클 때 ‘10만전자’를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9만1000원을 찍은 뒤 빠르게 하강 곡선을 그렸는데요. 이때 실망한 투자자가 많죠. 노 센터장은 “이번 사이클이 2021년보다 더 오래갈 듯하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때는 왜 틀렸는지, 그래서 이번 반도체 사이클이 언제 시작해 얼마까지 오를지, 그렇다면 지금 투자를 시작해도 될지 등을 머니랩 인터뷰를 통해 따져봅니다.    ━  📍 포인트1. 국내 반도체 주가, 수퍼컴퓨터 보다 중요한 건 '이것'?   노 센터장은 20여 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만 다뤄온 애널리스트입니다. 30명에 달하는 연구원을 총괄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도체 섹터 보고서를 직접 씁니다. 많을 때는 한 달에 10개 넘는 보고서를 내기도 하죠. 최근에는 4박5일 일정으로 일본과 대만의 현지 반도체 기업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하루에 6개의 세미나를 소화할 정도로 반도체에 대한 기관 투자자의 관심도 뜨겁다고 하죠.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현대차증권 사무실에서 반도체 전망과 관련해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최근 세미나를 많을 때는 하루 여섯 개씩 하신다고요. 기관 투자자는 무엇을 묻나요. 엔비디아에 실적이 언제 꺾이겠냐를 많이 묻습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멘텀이 얼마까지 가겠냐는 궁금증인데요. 저는 2024년 4분기까지는 초과 수요일 것 같습니다. 물론 기관 투자자는 ‘그렇게까지 많이 남았냐’고 되묻기도 하지만요.   실제로 엔비디아가 주도한 수퍼컴퓨터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도체 사이클이 예상보다 빨리 돌아온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소위 메모리 반도체에서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져서 D램 가격이 오르는 것을 ‘업턴 사이클’로 봅니다. 초과 수요일 때죠. 반대로 공급 과잉기는 ‘다운턴 사이클’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다운턴 사이클에 있다고 봅니다. 다만 연내에 업턴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며 주가가 먼저 오른 모습입니다.  사이클의 업턴을 예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첫째로 삼성전자 감산 영향이 가장 큽니다. 공급이 줄고 있으니까요. 둘째로 D램 가격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생긴 모습입니다. 셋째로 수요인데요. 사실 수요는 아직 회복이 덜 됐습니다. 수퍼컴퓨터로 현재 일시적으로 수요가 회복한 모습입니다. 4분기부터는 일반 서버 수요까지도 전면 회복할 겁니다.지금은 사이클의 초입으로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D램 출하량의 바닥은 지난 1분기, D램 가격의 바닥은 2분기로, 3분기는 가격이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4분기에는 출하량과 가격 모두 올라가는 모습을 예상합니다. 김영옥 기자 수퍼컴퓨터발 (반도체) 수요가 메모리 반도체 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정말 호재인가요. 인공지능(AI)으로 시작된 수퍼컴퓨터 하이퍼 스케일의 최대 수혜는 엔비디아입니다. 오히려 수퍼컴퓨터 수요만 ‘핫’하다 보니 전체 예산에서 서버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와 같은 빅테크 기업의 전체 투자 비용은 늘지만, 그 안에서 서버 투자 비용은 수퍼컴퓨터에 밀려 줄어드는 모습이 감지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D램이랑 낸드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수퍼컴퓨터 사이클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중요한 건 서버 수요 회복이죠. 다만 최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른 건 고대역폭메모리(HBM)3 수요 때문이죠. 엔비디아 GPU에 한국 기업의 HBM이 들어갑니다. 가격의 약 3~5%를 차지합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삼성전자보다 더 많이 오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HBM의 매출액 비중이 SK하이닉스는 10%, 삼성전자는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5% 내외로 추정합니다. HBM 매출이 높은 SK하이닉스가 수퍼컴퓨터발 수요에 더 직접적인 수혜주였던 셈이죠. H100에 들어가는 HBM3. 사진 현대차증권 내년에 서버 수요 회복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 있을까요.  수퍼컴퓨터로 챗봇을 가동하려면 다른 서버와도 연동돼야 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서버 교체나 업그레이드 수요가 커질 겁니다. 수퍼컴퓨터의 온기가 서서히 일반 서버로 전달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또 서버 자체가 2018년에 많이 대거 교체됐습니다. 5년 정도 흘렀으니, 교체 주기가 도래한 상황인데요. 사실 교체 시기가 벌써 왔어야 했습니다. 경기가 나빠서 지연됐죠. 하지만 기업도 내년 이후로는 미룰 수 없으리라 봅니다.   ■ ❓ 메모리 반도체 vs 비메모리 반도체 「 메모리 반도체는 말 그대로 ‘기억(메모리)’하는 반도체입니다. USB와 스마트폰, 컴퓨터의 저장장치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메모리죠.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이 있습니다. 3개 기업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죠. 2023년 1분기 트랜드포스가 발표한 매출액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 43.1%, SK하이닉스 27.7% 마이크론 24% 순입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생각하는 반도체’입니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처럼 저장해둔 정보를 그대로 기억하는 게 아니라 학습한 내용을 종합해 스스로 답변을 내놓는 기술의 중추적 역할을 합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성장성도 더 높은 분야로 꼽힙니다.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비메모리 반도체는 ‘설계(팹리스)’ ‘생산(파운드리)’ ‘검수’를 한 기업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화한 기업이 나눠서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설계 기업이 설계 도면을 전달하면, 생산 기업이 제작을 담당하고, 잘 만들어졌는지 검수하는 총 3가지 과정이 필요하고 각각을 대표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팹리스 업체는 엔비디아·퀄컴·AMD·애플, 파운드리 기업은 SMIC·TSMC, 검수를 담당하는 기업은 GUC 등이 있죠. 현재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부터 더블데이터레이트(DDR)4에서 DDR5로의 D램 세대교체 때 수퍼사이클이 오리란 기대도 있었는데요. 아직인가요. 지난해 DDR5로의 교체는 PC 쪽이었습니다. PC는 매출 비중이 적습니다. 중요한 서버 쪽은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가 올해 1분기 양산을 시작했으니,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교체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죠. 아직 DDR5로의 교체 수요는 주가에 반영이 안 됐다고 봅니다. 반도체 섹터에서 모든 이슈를 엔비디아의 GPU와 HBM이 덮어버렸어요.향후 일반 서버 투자에서 DDR5로 교체가 시작되면 D램 고정 가격이 오를 것이고, 그 시점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회사는 한 번 더 업사이드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고정 가격보다 현물 가격이 먼저 움직일 텐데, 현물 가격이 세게 움직이면 긍정적 시그널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정 가격은 현물 가격이 오른 뒤 3~4개월 뒤에 따라 오릅니다. 고정 가격이 오르면 실제 실적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거고요. 기본적으로 반도체 기업이 고정 가격으로 거래를 하기 때문이죠.    ■ ❓ HBM? DDR5? 최신 반도체 이슈는? 「 ①H100, A100 최근 가장 핫한 비메모리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DGX A100, DGX H100입니다. 둘 다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듈인데요. H100이 A100 보다 더 최신 반도체입니다. 올 초만 해도 공급 부족으로 4700만원에서 6000만원 이상으로 치솟았다고 합니다. 엔비디아는 2025년에는 보다 발전된 B100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②HBM3 HBM은 기존 D램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제품으로 꼽힙니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고사양 메모리인데요. 현재 GPU에 탑재됩니다. 특히 엔비디아의 H100에 SK하이닉스의 HBM3가 탑재되면서 주목받고 있죠. HBM은 성능은 뛰어나지만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고난도의 작업이 필요해 평균 단가가 D램보다 최소 3배 이상 높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률이 크게 남는 고부가가치 영역입니다.   ③DDR5  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D램과 S램, 낸드플래시로 분류되는데요. 주력 상품은 D램입니다. D램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1클럭(전기신호단위)에 데이터 1개를 처리하던 SDR(Single Data Rate)에서 2개를 처리할 수 있는 DDR(Double Date Rate)로 발전했습니다. 이후 DDR2, DDR3, DDR4, DDR5 까지 나왔는데요. 현재 DDR4가 가장 많이 쓰이는 상품입니다. 속도도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적어지고, 가격은 비싸진 DDR5가 얼마나 침투할 수 있을 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노근창 센터장은 “DDR5가 2024년이 되면 평균 40%로 높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최근 인텔은 새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사파이어래피즈가를 올해 양산하는데, 이는 DDR5에 대표적인 호재입니다. 현재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 90%를 점하고 있는데, 사파이어래피즈 교체 수요와 맞물려 DDR5 수요도 대폭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죠. 」   ━  📍 포인트2. 이미 올랐다? 기다릴까 사야 할까   김경진 기자 주가는 선반영합니다. 수퍼컴퓨터 수요는 이미 가격에 다 반영되었다고 봐야 할까요. 이미 많이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합니다. 사실 지금 가격은 D램 사이클이 오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선반영한 상황입니다. 낸드는 여전히 너무 좋지 않은 상황인데,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대비 50% 가까이 올랐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도 30% 넘게 올랐고요. 수퍼컴퓨터와 AI 모멘텀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봐야겠네요. 남은 주요 모멘텀은 앞서 말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일반 서버의 D램 수요 증가입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지금 사도 되나요. 내년에 사이클이 온다면 조금 더 투자를 기다려야 할까요.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시 저점 매수 전략이 맞을 것 같습니다. 2023년은 반도체를 사야 할 때입니다. 설령 많이 오르긴 했어도 업사이드가 남아 있습니다. 2021년은 D램 가격이 오르자마자 빠졌습니다. 그때를 기억하는 투자자는 D램 가격이 오를 때면 주가가 재미없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2017년과 2018년은 D램 가격이 1년 이상 오른 뒤 주가가 빠졌습니다. 이번 D램 사이클의 특징은 2017년과 2018년처럼 길게 올 것 같다는 겁니다.이유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이 설비 투자를 크게 줄였습니다. 설비 투자를 줄이면 2025년 공급에 영향을 줍니다. 2025년에 공급이 줄면 D램 가격은 꾸준히 오를 겁니다. 공급 부족으로 2025년까지 (D램 가격이) 우상향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조금 더 긍정적으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21년 D램 가격이 오르자마자 주가가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시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9개월 오르고 주가가 빠르게 빠졌는데요. 그때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주문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주가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박경민 기자 연말까지 반도체 업체의 주가가 지지부진할 수도 있겠다고 들리는데요.   주가 예측은 어렵긴 합니다. 4분기 정도 되면 삼성전자가 흑자 전환할 겁니다. D램 고정 가격도 많이 오를 거고요. 삼성전자 주가가 5만1000원일 때는 자신 있게 사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당시 PBR이 1.1배였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레벨업 됐기 때문에, 상승률은 떨어지겠지만 우상향하는 방향은 유효합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 초반, SK하이닉스 주가는 10만원 중반이면 살 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연말까지는 기다리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내에 D램 가격이 오를 것이고, 사이클은 길게 갈 거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사서 들고 있기 나쁜 시점이 아니라고 봅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PBR 기준 1.7배(약 8만7000원 선) 정도까지는 여유가 있다고 봅니다.    ━  📍 포인트3. 반도체 주식 얼마나, 언제까지 갈까. 전고점 뚫나   지난번 사이클 때 ‘10만전자’를 예상하던 목소리가 많았는데요. 왜 못 갔나요.  당시 ‘10만전자’를 예상할 때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매출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경기 침체 우려가 급격히 커지면서 D램 가격이 오르는 와중에 사이클이 꺾여버렸습니다. 메모리 사이클이 그때는 9개월 만에 꺾여버렸습니다.     이번에는 전고점을 뚫을 수 있을까요. 메모리 반도체만으로 ‘10만전자’는 어렵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가 얼마나 성장할지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메모리는 더 이상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파운드리가 기대감이 아니라 매출에서 숫자로 구체화할 수 있을 때 직전 고점을 넘어서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당장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 추정치는 2021년 144억 달러, 지난해 170억 달러인데요. 향후에 적어도 300억 달러 정도까지 갈 수 있다면 전고점을 충분히 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MSC의 올해 매출이 730억 달러로 4배 정도 차이 나는데, 2배 정도로 차이를 줄이는 거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이번에는 기대해 봐도 될까요. 애플을 제외하고 팹리스 고객은 이원화 욕망이 강합니다. 삼성전자가 케파(최대 생산량)도 많이 늘렸고, 선단공정 수요도 늘었기 때문에 고객의 눈높이만 맞출 수 있다면 매출액 300억 달러 달성도 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엔비디아 측에서 TSMC에 대한 불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애플보다 가격 측면에서 덜 깎아주는 등 배려가 부족하다는 건데요. 엔비디아 GPU의 경우 한 회사가 다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원화 니즈(수요)가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병목현상을 탈피해 원하는 만큼의 A100과 H100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서죠. 실제로 이번 대만과 일본 출장을 통해 해외의 업계 관계자와 소통한 바로는 엔비디아가 AI GPU 생산을 위한 협의를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런 시장의 소문을 모두 수용할 이유는 없지만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정황이 크로스체크되고 있는 점을 봤을 때, 가능성이 아예 없는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팹리스 회사 입장에서도 멀티 벤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향후 있을 수 있는 생산 리스크 대비에 유리하니까요. 미·중 갈등이 반도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요.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있죠.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 기업 외 대안이 별로 없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중국 기업이 마이크론을 덜 쓰고 한국 기업 제품을 더 쓰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중국 내의 리더십은 꼭 숫자는 아니더라도 심리적인 면에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미죠.파운드리에서도 결국 미·중 간의 갈등이 ‘TSMC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이자’로 갈 수 있습니다. 물론 그때 전제조건은 삼성전자의 기술력 확보죠. 미·중 갈등은 기회지 위험은 아니라고 봅니다.    ━  📍 포인트4.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하나만 투자한다면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현대차증권 사무실에서 반도체 전망과 관련해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HBM은 지금 SK하이닉스가 앞서 나가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HBM3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HBM3를 아직 납품하지 않고 있는데요. 연내 공급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HBM3의 주도권은 SK하이닉스가 잡고 있지만 삼성전자 역시 빠르게 의미 있는 속도로 따라붙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어느 쪽의 주가를 더 긍정적으로 보시는지요.  삼성전자가 일단은 원픽입니다. HBM3에서 앞서고 있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오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연내 기술 리더십을 재확보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또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달리 설비 투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만 봐도 메모리 반도체 설비 투자를 50% 줄였습니다. 결국 투자를 덜 줄인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2025년쯤 되면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대만과 일본을 다녀오셨는데요. 해외 경쟁사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일단은 일본은 정부가 정말 지원을 많이 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비덴의 인쇄회로기판(PCB) 공장을 방문했는데, 이 공장에도 정부 보조금이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한국으로 치면 대덕전자 같은 회사까지 보조금을 준 겁니다. 레벨이 다른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는 소니 같은 경우에도 이미지 센서 등에서 매출액이 올라가고 있고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대만의 경우 TSMC의 디자인 하우스인 GUC와 미팅을 했습니다. TSMC 파운드리 생태계가 더 건강하고 강해지는데 협력사가 기여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첨단 패키징 기술에도 투자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앞으로는 이종형 반도체 간의 결합이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반도체 칩을 더 작게 만드는 건 어려우니, 결국 성능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반도체를 조합하는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거죠.   엔비디아 주가 많이 올랐는데, 더 오른다는 관측도 많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챗GPT 열풍이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DGX A100, DGX H100 수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CSP(Cloud Service Provider) 업체와 통신사업자, 주요 국가 기관도 기존 수퍼컴퓨터를 신규 GPU로 업그레이드하거나, 신규로 수퍼컴퓨터 구축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제품이 빅테크 클라우드 사업에 의미 있게 침투를 하면 엔비디아 주가는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자율주행에서도 반(反)테슬라 진영의 선두주자가 엔비디아입니다. 자율주행 반도체 역시 남아 있는 호재입니다. 향후 이 두 가지 이슈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주가는 레벨업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텔이나 TSMC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인텔은 외장형 GPU 파운드리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큰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인텔은 정말 많은 기술 혁신을 보여줘야만 신뢰가 생길 것 같습니다. 여전히 적자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봅니다.TSMC는 삼성이 의미 있는 수준까지 파운드리 시장 경쟁력이 올라가기 전까지는 시장을 지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최소 향후 2년간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파운드리 시장성이 높은 데다, 고객군이 워낙 탄탄하니까요. 다만 최고의 위협 요소는 삼성전자일 것 같습니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대한 관심도 많습니다. 사실 저희 하우스의 탑픽이 ISC와 한미반도체였는데 이미 너무 많이 올라버렸습니다. 현재 오른 반도체 소부장 주식도 대부분 엔비디아 관련 주인데요. 이번에 일본과 대만 기업을 가보니 내년부터는 많은 기업이 설비 투자를 늘릴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 외 메모리 반도체 관련 소부장 모두 2024년부터 실적 회복이 예상됩니다. 컨센서스도 4분기부터 올라가면 주가는 비례해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궁금하다면? 삼성전자 10% 뛸 때 20% 뛰었다, 소부장 히든 챔피언은…

    2023.07.24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