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대로 ‘상고’가 맞았다…그가 픽한 ‘하반기 오를 기업’

  • 카드 발행 일시2023.08.01

머니랩

‘한 번 가본 집은 어디에나 있어도, 두 번 이상 가본 집은 진짜다.’ 요즘 유행하는 맛집 프로그램 ‘또간집’의 슬로건입니다. 시장에는 수많은 예측과 전망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무엇이 맞고 틀린지를 점검하고 되돌아보는 경우는 드뭅니다. 지난해 현재의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맞춘 전문가를 머니랩이 다시 만났습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입니다. 지난해 12월 많은 리서치센터가 올해 주가 흐름을 ‘상저하고’로 예상했죠. 하지만 당시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었던 윤 대표는 ‘상고하고’로 소수의견을 냈어요. 상반기 주식시장은 코스피 2218포인트에서 2641포인트까지, 400포인트 넘게 오르며 ‘상고’가 결국 맞았습니다.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하고 리테일 부문 전체를 이끌고 있는 윤지호 대표와 상반기 주식시장을 리뷰하고 하반기 투자전략을 살펴봤습니다.

‘상고하고’는 V자 반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최하단을 높이면서 증시가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년 코스피는 견고한 하단을 바탕으로 2200~2700으로 전망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원 리테일사업부 대표(전 리서치센터장)가 2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원 리테일사업부 대표(전 리서치센터장)가 2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난해 12월 많은 리서치센터에서 하반기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다수는 ‘상저하고(上低下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를 맡고 있던 윤 대표는 이처럼 ‘상고하고(上高下高)’를 전망했죠.

그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진 모습입니다. 코스피는 연초 2218.68(2023년 1월 3일)에서 시작해 2641.16(2023년 6월 9일)까지 올라섰습니다.

당시 그는 “아마도 내년(2023년)은 턴어라운드형 기업이 대단히 큰 힘을 받는 해가 될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안 좋아 보일 때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인과관계에 몰두하기보다는 향후 변화 방향을 더 바라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죠. 실제로 그 말대로 아직 적자이지만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반도체와 조선 등이 많이 오른 상반기였습니다.

투자자의 시선은 이제 하반기를 향합니다. 2차전지 주식으로 수급이 몰리며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에요.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시장이죠. 하지만 윤 대표는 “하반기도 나쁘지 않다. 주식에서 도망갈 때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같은 섹터 안에서도 주가가 차별화하고, 차별화에 성공해 오른 주식은 계속 오르는 장으로 개인투자자에게 굉장히 어려운 시장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한 종목이 올랐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만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어려운 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종목의 ‘공약수’를 윤 대표와 찾아봤습니다.

📍POINT1. ‘상고(上高)’는 맞았다… ‘하고(下高)’도 가능할까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지난해 올해 증시의 ‘상고하고(上高下高)’를 예상하셨죠. ‘하고(下高)’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시나요.
작년에는 상단을 2700p로 예상했는데, 올해는 저희 리서치센터는 상단을 2850p로 올려 잡았습니다.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금’이 동시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 두 자산이 모두 오르는 걸 설명할 수 있는 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입니다. 실물자산인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자산이죠. 그래서 오른 겁니다.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유지되면 금리도 많이 내려가기 힘듭니다. 금리와 반대로 가는 채권 수익률이 아주 높아지긴 힘들겠죠. 대출과 임대료의 영향을 받는 부동산은 금리에 더 예민합니다. 결국 투자할 만한 자산이 주식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투자금이 주식으로 와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거죠.

하반기에도 경기가 좋아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경착륙은 오지 않는다+인플레이션은 살아 있다+자산배분상 부동산보다는 주식이 낫다’는 세 가지 조건을 따져보면 주식시장이 나쁘지 않으리라 봅니다. 다만 모든 주식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동안 유지될 높은 금리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주는 기업만이 좋을 겁니다.

금리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주는 기업은 어떤 기업인가요.  
최근 해외와 국내 주식 시장을 볼까요.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만 오르고, 한국 증시에서는 2차전지 업종만 크게 움직였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구체적으로 ‘성장’이 나오는 산업입니다. 크게 보면 성장을 통해 ‘매출’이 늘어 이익이 커지는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매출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내용’도 중요해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또 하나는 비용을 잘 통제하는 기업입니다. 구조조정을 통해 사람과 사업부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곳들입니다.

또 높은 금리가 어느 정도 유지되리라 보기 때문에 신용도가 낮아 조달 비용이 높은 곳들은 피해야 합니다. 타인 자본, 즉 부채에 의존하는 기업을 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높은 금리를 견디지 못하는 기업이죠.

섹터별 2022년 10월을 기준점(100)으로 잡고 그려본 시가총액 증감. 차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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